소설가 황석영 "평화열차 타고 평양 방문 추진중"
한국일보 | 2009.04.13 03:09
올 여름 성사 목표 유라시아 작가 6명과 함께… 당국과 논의 진행중
소설가 황석영(66)씨가 열차를 이용한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황씨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올해 여름 성사를 목표로 '유라시아 작가 평화열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황씨가 유럽과 아시아의 저명 작가들과 6량의 열차에 동승,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로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평양을 거쳐 경의선으로 서울에 도착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부터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황씨는 "정부 당국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계획안을 제시했으며,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리 정부는 남북간의 긴장이 완화되는 시기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며 "다른 일로 방북한 인사를 통해 북측에도 이같은 계획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내 문학ㆍ출판계 관계자들도 "황씨가 지난해부터 '평화열차 프로젝트'의 후원자 물색 등 활발한 물밑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경색된 남북관계 때문이다. 황씨는 "북측도 방북 인사를 통해 지금은 그런 행사를 논의할 계제는 아니지 않느냐, 관계 정상화 때까지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전해왔다"며 "하지만 '흥정은 붙여라'는 말처럼 계획 추진은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로켓 발사로 남북관계가 악화됐지만 조만간 북미 대화가 시작되고 남북관계도 급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석영씨는 분단 이후 남한 작가로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한 소설가다. 1989년 3월 민예총 대변인 자격으로 평양축전이 열리던 북한을 방문, 34일 간 머무르며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 등을 만났고 이후 일본 독일 미국 등지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1993년 4월 귀국과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돼 4년 11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그는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방문기와 동족상잔의 아픔 극복 등의 메시지를 담은 장편소설 <손님> 등을 발표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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