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6

2018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가교 역할을 촉구한다 - 통일뉴스



2018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가교 역할을 촉구한다 - 통일뉴스





2018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가교 역할을 촉구한다<칼럼>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
곽태환 | thkwak38@hotmail.com

승인 2017.11.24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원장/미국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


미국의 대북 관여정책(engagement)의 분위기가 점진적으로 무르익어가는 듯해서 기대를 했는데, 트럼프 미 행정부의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11.20)은 실질적으로 북한의 피포위 강박증(siege mentality)을 고조 시킨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한반도 미래에 대해 불안하고 안타깝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미사일 시험을 유예(moratorium) 혹은 동결(freeze)한 지 거의 70일이 지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중단 2개월이 되면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말이 빈말이 안 되길 기대한다.

유엔 총회(11.13)에서 채택한 평창 동계올림픽 휴전 결의는 올림픽 주최국 주도 하에 1993년 이후 하계·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 2년마다 유엔 총회에서 채택해 왔다. 내년 봄 평창에서 제23회 동계올림픽대회(2018.2.9-25) 및 제12회 동계패럴림픽대회(2018. 3.9-18)가 개최된다. 동계올림픽 개막 7일 전 2월 2일부터 동계패럴림픽 폐막 7일 후 3월 25일까지 52일 동안 유엔 헌장의 틀 내에서 올림픽 휴전을 개별적으로, 또한 집단적으로 준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총회의 휴전 결의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만약 한‧미‧북 3국이 회원국으로 결의를 성실하게 준수한다면 올림픽 개최 기간 중에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유예 혹은 동결을 해야 하고 매년 동 기간에 실시하던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3월 25일 이후로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여 핵‧미사일 동결 문제 협의를 위한 한‧미‧북 3자 대화가 현실성이 보여 기대가 크다.

북한이 70일 이상 동안 핵‧미사일 시험 유예 혹은 동결을 하고 있는데 이 기회를 한미 당국은 최대한 이용하길 바란다. 한미 당국도 이젠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북한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다가 한미가 시기를 놓칠까 두렵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고 운전석에 앉아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가교 역할을 보여 주길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도 필요하다. 현시점에서 대화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그리고 평창올림픽에 북한의 참가를 유인하기 위해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은 대화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재인식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선제공격의 명분을 찾고 있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고 북한과의 건설적인 대화의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막말과 거침없는 트위터 댓글을 이젠 자제하고 현실적으로 핵무기를 소유한 북한과의 진실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결정을 강조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러므로 한미 당국이 현시점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 동결을 실시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적극적인 대화 시그널을 보내어 한‧미‧북 3자가 대화국면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유엔결의로 인해 다행이도 양측의 적대적 행위를 자제하라는 결의를 존중하여 한반도 주변에서 매년 봄에 실시하는 군사 훈련을 조정해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 북한이 2018년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 평창올림픽 행사를 계기로 한‧미‧북 3국이 한반도 평화 구축과 비핵화로 가는 길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북한이 그 동안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한 것을 두고 해석이 다양하다. 적어도 좋게 해석하면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자발적으로 유예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공식적으로 그런 메시지를 선언한 적이 없어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하는 중국의 쌍잠정 중단 방안은 북한문제 해법의 초등 단계로 핵‧미사일 중단과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동시에 추진하자는 방안인데 불행하게도 당사국인 한국‧미국‧북한 모두가 현 시점에서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현 시점에서 동결시킬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즉 3국간 건설적인 대화가 핵심요소인데 전제조건이 붙어 있어 현실적으로 대화는 지연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현실성 없는 요구를 하고 있어 북한이 대화의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 즉 미국이 대북 적대시정책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한미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 선언을 먼저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전제 조건 때문에 북미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한국의 선택은 무엇인가? 필자의 제안은 한국이 북미대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가교(架橋) 역할(bridge-building role)을 하자는 것이다. 북미대화가 전제조건 없이 북미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문 정부가 가교역할을 하면 남북간 신뢰가 구축되어 남북대화도 병행 추진이 가능하다. 이어서 남북‧미국 3자간 대화도, 중국을 포함한 4자대화도 궁극적으로 6자회담 재개가 이뤄지게 될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유엔의 올림픽 휴전 결의를 무시하고 한미 당국이 합동군사연습은 어디까지나 방어적 군사훈련이기 때문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에 동계올림픽 주최국인 한국정부가 지지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인 비합리적인 행동이 될 것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중‧러가 찬성하는 중국의 쌍잠정 중단 방안을 반대하면서 ‘등가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면 북한 역시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명분이 없어 핵‧미사일 시험을 다시 재개하게 될 것이다. 만약 한미 합동연습을 미국이 고집한다면 미국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것이고,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빌미로 미국은 첨단무기를 팔아먹는 무기장사꾼으로 오해를 받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합리적인 정책결정 과정을 촉구한다.

만약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미사일 개발을 유예한다면 그리고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행사기간 동안 유엔 총회의 휴전 결의를 존중한다면,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기간이 금년 12월과 2018년 1월 중이나 3월 25일 이후부터 가능할 것이다. 한편으로 한미 군사연습도 올림픽 기간 중에는 유엔 휴전 결의 위반이기 때문에 3월 25일 이후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미 합동군사연습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므로 동계올림픽 기간 중에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수 없게 될 것이고 한미 당국도 한미 합동군사연습도 불가능하게 되여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이 요구되고 가교 역할을 통해 북‧미‧한 3자 회담을 개최하여 이 문제를 논의함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의 복원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한 가지 걱정이 되는 부분은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다이내믹한 국제정치 현상에 대한 인식문제이다. 중국의 쌍잠정 중단 방안을 반대한 것인데 내년 봄에도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실행하면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리가 만무하고 유엔결의(적대적 행동 자제 조항) 등을 한미 당국이 무시하는 꼴이 된다면 평창올림픽은 실패작이 될 수도 있다. 그 동안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미사일 개발 유예 혹은 동결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북한지도부가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하면 또 다시 한반도는 (전쟁) 위기가 고조될 개연성이 높다.

국내정치적/국제정치적 측면을 고려할 때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하면 북한이 내년 2월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평화의 대전기를 마련하는가가 핵심쟁점이다. 아래 4개 정책 건의를 제언하오니 문 정부가 심각하게 고려해 주길 기대한다.

첫째로, 미국을 설득하여 내년 2월 2일부터 3월 25일까지 52일간 유엔총회의 올림픽 휴전 결의에 따라 우리 정부가 자발적으로 먼저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조정하거나 일시 중단하도록 권유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하도록 미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촉구한다.

둘째로, 이 칼럼 작성 현재까지 70일 동안 핵‧미사일 시험을 자발적으로 유예하고 있는 북한으로 하여금 계속하여 핵‧미사일 시험의 유예 (moratorium), 동결(freeze) 혹은 중단(suspension)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도록 유도한다.

셋째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한국정부가 북미간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여 한‧미‧북 3자 회담을 통해 일차적으로 남북간 신뢰 구축을 하여 장기적으로 북핵 해법의 단계적 로드맵에 합의하도록 추진한다.

넷째로, 성공적인 평창올림픽행사로 남북간 스포츠 교류와 비정치적 교류를 확대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재개하는 남북 실무회담 개최와 동시에 남북 정상회담도 추진한다.

북한이 참가한 성공적인 평창올림픽행사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 협력 조건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중장기적으로 북핵 해법에 합의하고 남북관계의 복원과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평화로운 한반도 미래 건설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가교 역할을 기대한다.

곽태환 (미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 원장)




한국외국어대 학사, 미국Clark대학원 석사, 미국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국제관계학 박사. 미국Eastern Kentucky대학교국제정치학교수; 전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소장/교수; 전통일연구원원장. 현재 미국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이사장, 통일전략 연구협의회(LA) 회장 등, 글로벌평화재단이 수여하는혁신학술연구 분야 평화상 수상(2012). 31권의저서,공저및편저; 칼럼, 시론, 학술논문 등 250편 이상 출판; 주요 저서: 『국제정치속의한반도: 평화와통일 구상』 공저: 『한반도평화체제의모색』 등; 영문 책 Editor/Co-editor: One Korea: Visions of Korean Unification (Routledge, 2017);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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