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6

김대중 평전 1 : 행동하는 양심으로 - 행동하는 양심으로

김대중 평전 1 : 행동하는 양심으로 - 행동하는 양심으로 l 시대의창 평전 시리즈 1

김삼웅 (지은이) | 시대의창 | 20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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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수집한 자료에 인터뷰로 살을 붙인 김대중의 일생을 조명한 평전. 수집한 자료 중에는 중앙정보부, 안기부가 몰래 뒷조사해 작성한 김대중에 관한 비밀문서를 비롯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것도 꽤 있다. 이 평전을 읽고 나면, 누구나 다 안다고 생각했던 ‘김대중’이란 인물의 진면목을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될 것이다.

1권 ‘행동하는 양심으로’ 편에서는 항쟁의 섬 하의도에서 태어나 전두환 정권 때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귀국하기까지 과정을 보여준다. 겁 많은 평범한 소년이 군사정권의 맞수로 성장한 동력이 무엇인지 좆을 수 있다.

2권 ‘역사는 진보한다’에서는 귀국 직후부터 2009년 8월 서거 때까지를 다룬다. 16년 만에 사면, 복권돼 다시 정치활동을 시작하고 마침내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된 과정 그리고 집권 후 IMF체제를 극복하고 분단 반세기 만에 남북정상회담을 이루었으며, 이 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야기와 함께 노벨상 수상 전후의 논란도 차근차근 짚었다.

저자는 망명, 투옥, 연금으로 점철된 김대중의 정치 행로를 좇는 한편 확고한 반공주의자였는데도 평생 좌경분자로 내몰렸던 이유를 비중 있게 파헤친다. 이에 대해 저자는 “김대중이 좌경분자로 잘못 알려진 데에는 독재권력, 정보정치의 탓도 크지만, 언론·지식인들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1권 행동하는 양심으로

1부 하의도의 전설

1장 행동하는 양심으로
2장 전라도 끝자락의 바다 소년
3장 청년 사업가, 정치를 만나다
4장 현실정치 속으로
5장 두각을 드러낸 정치 신인

2부 폭압의 시간

6장 박정희의 등장
7장 중견 야당 정치인으로 성장
8장 마침내 승리한 6·8선거
9장 대중 정치인, 김대중
10장 박정희와 첫 대결
11장 예고된 유신시대

3부 고난의 십자가

12장 1차 망명
13장 도쿄납치사건
14장 긴급조치시대
15장 유신의 종말

4부 죽음의 끝에서

16장 안개정국
17장 무고한 사형수
18장 옥중서신
19장 2차 망명


2권 역사는 진보한다v

5부 격랑 속의 의회주의자

20장 폭풍을 몰고 온 귀국
21장 다시 출발선에서
22장 후보 단일화 실패
23장 16년 만에 국회로

6부 끝내 민족을 놓지 않은 사람

24장 여소야대 무너뜨린 3당합당
25장 세 번째 패배
26장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27장 김대중의 통일론
28장 마침내 당선

7부 마침내 피어오른 인동초

29장 빈 곳간만 맡은 대통령
30장 분단 반세기 첫 남북정상회담
31장 노벨평화상 수상
32장 후반기 성과와 좌절
33장 퇴임 뒤에도 왕성한 활동
34장 그대, 별과 달로 속히 돌아오소서

부록 ­ 연보, 수상 내역, 학위, 저서






저자 : 김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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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 현재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 주필을 거쳐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문화론을 가르쳤으며, 4년여 동안 독립기념관장을 지냈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위원, 제주 4·3사건 희생자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백범학술원 운영위원 등을 역임하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친일파재산환수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맡아 바른 역사 찾기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역사·언론 바로잡기와 민주화·통일운동에 큰 관심을 두고, 독립운동...





40년간 수집한 자료에 인터뷰로 살을 붙인 비평적 전기

정녕 70년대 한국 국민은
한국에서 가장 정밀한 그를 모르고 살 수 없었다
― 고은 <김대중> 중에서

서거 직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려했다. “민주주의가 되돌아가고 경제가 양극화로 되돌아가고 남북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으니 이것이 꿈같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하다. 그러므로 “진정 평화롭고 정의로운 나라를 원한다면 행동하는 양심이 돼라.”던 그의 유언은 지금도 쟁쟁하게 울린다.

1970년대부터 준비된 평전
이 책은 김대중 일생을 조명한 평전이다. 저자가 40년간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1924년 1월 태어나서 2009년 8월 서거할 때까지 생애를 다각도로 비추어준다. 김대중은 신과 역사를 믿고 민주주의 실현과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면서 자신의 소임이라고 생각한 길을 나아갔다. 그러나 그 길은 고되었다. 저자는 망명, 투옥, 연금으로 점철되고 납치되어 살해까지 당할 뻔했던 김대중의 정치 행로를 좇는 한편 확고한 반공주의자였는데도 평생 좌경분자로 내몰렸던 이유도 비중 있게 파헤친다. 특히 이에 대해 저자는 “김대중이 좌경분자로 잘못 알려진 데에는 독재권력, 정보정치의 탓도 크지만, 언론·지식인들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정치지도자의 사상적 궤적을 좇으려면 무명 시절의 행적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이런 수고는 하지 않고 정보기관이 생산한 자료에만 의존해왔기 때문”이란 것이다. 저자는 2, 30대 무명 시절 김대중이 《인물계》 《신사조》 《사상계》 등에 기고한 글을 발굴해 그가 젊었을 때부터 철저한 반공주의자였음을 보여준다.
정치인으로서뿐만 아니라 통일이론가 김대중도 부각시킨다. 김대중은 여느 정치인과 달리 정치 신인 시절부터 통일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으며, 그것이 오랜 시간 무르익어 ‘햇볕정책’으로 발현됐음을 강조한다. 또 김대중이 민주주의 신봉자였음도 다시 확인시켜준다.
저자는 1971년 기자로 일할 때부터 김대중을 주목했다. 박정희만 ‘탁월한’ 야당 소장의원 김대중을 눈여겨본 것이 아니다. 저자는 당시 신민당 대선후보였던 김대중 유세 현장을 밀착 취재하고, 김대중에 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서거 전까지 약 40년 동안 모은 자료가 이 평전의 바탕이 되었다. 자료 중에는 중앙정보부, 안기부가 몰래 뒷조사해 작성한 김대중에 관한 비밀문서(‘신민당 대통령후보 김대중 인물 분석’ 등)를 비롯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것도 꽤 있다. 이 책이 사실을 근거로 촘촘히 짜여졌다면 그것은 치열한 조사를 거쳐 얻은 여러 자료를 충실히 활용한 까닭일 것이다.

객관성과 주관성의 프리즘으로 들여다본 김대중
또한 저자는 김대중을 직접 만나 궁금한 것들을 다시 확인하는 작업도 거쳤다. 퇴임 뒤 평전 작업을 위한 만남 외에도 30년 동안 저자는 김대중을 멀리서 때로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아주 가까이에서는 평민당 <평민신문> 주간으로 일한 적이 있고, 이때 김대중과 함께 반독재투쟁을 벌인 바 있다. 아태평화재단 설립 당시에는 기획조정실장으로 일했으며, 김대중이 정계은퇴 후 영국으로 건너갔을 때는 직접 영국으로 가서 여러 날을 함께 보내기도 했다. 이런 경험이 객관성과 주관성의 조합을 이루어 책을 더 풍성하게 했다.
이 평전은 두 권이다. 1권 ‘행동하는 양심으로’ 편에서는 항쟁의 섬 하의도에서 태어나 전두환 정권 때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귀국하기까지 과정을 보여준다. 겁 많은 평범한 소년이 군사정권의 맞수로 성장한 동력이 무엇인지 좇을 수 있다. 2권 ‘역사는 진보한다’에서는 귀국 직후부터 2009년 8월 서거 때까지를 다룬다. 16년 만에 사면, 복권돼 다시 정치활동을 시작하고 마침내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된 과정 그리고 집권 후 IMF체제를 극복하고 분단 반세기 만에 남북정상회담을 이루었으며, 이 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야기와 함께 노벨상 수상 전후의 논란도 차근차근 짚었다. 퇴임 후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고자 애썼던 활동과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며 “행동하는 양심이 돼라”고 강조했던 마지막 강연 모습까지, 김대중의 다층적인 면모를 복원한 이 평전을 읽노라면, 누구나 다 안다고 생각했던 ‘김대중’이란 인물의 진면목을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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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4편




김대중: 아주 오래된 미래의 시간 바다기린 ㅣ 2014-12-27 ㅣ 공감(2) ㅣ 댓글 (0)

“대통령 김대중. 국방장관 천용택....” 관등성명을 복창하며 외우던 기억이 떠올랐다. 신병 때였다. 김대중 정권 출범 후 반년이 지나 입대했다. 군복무와 어학연수로 김대중 대통령 재임기간 5년은 내게 거의 공백으로 남아있다.

애초 현실과 유리된 학교교육과 경상도에서 자란 탓인지 나는 김대중은 물론 어떤 정치인인에게도 호감을 가지지 않았다. 이와는 별 상관없이 내게 김대중은 적과 비슷한 경우가 되었다. 97년 대선 당시 나는 국민승리21 후보 선거운동을 쫓아 다녔다. 지금에 와선 어떤 이유로 그랬는지 가뭇하다. 나와 가까운 선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정치인 김대중에 대해 정말 알지 못했다.



책을 들며 먼저 관심을 가진 것은 해방공간 당시 생산관계에 대한 김대중의 생각이었다. 비록 서자였다곤 하나 머슴을 거느린 지주출신이었던 그에게 토지모순관계가 어떻게 비춰졌을까 하는 거였다. 지주의 횡포와 소작농의 고통을 적시했더라면 공산주의에 대한 일면적 평가만을 하지 않았을 것 같았다. 건준과 인민위원회에 참여, 장인의 영향, 인민재판에서 살아남은 기억 등에 근거한 공산당에 대한 그의 판단은 체험에 근거한다. 그렇지만 독립을 위한 공산주의자들의 투쟁과 토지문제에 있어서 왜 남북한의 지식인 다수가 공산주의에의 경도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정당한 평가와 이해가 빠져있어 보인다. 얼토당토않게 일평생 빨갱이 딱지에 시달리며 반공주의자임을 입증해야 했던 그에게 공산주의와의 연계는 노년의 기억에서 조차 방어적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정치인 김대중에게 가장 돋보인 점은 그의 판단력과 실용노선이었다. 그는 항상 정세에 대해 적확한 판단을 내렸다. 흑백논리로 움직이는 다수 정치인들과 달리 사태의 핵심에 접근해 문제를 실용적으로 풀려했다. 그는 사태의 비판적 지점을 명확히 하고 항상 대안을 준비한다. 그는 진정 실사구시(實事求是)를 구현한 정치인이었다.

먼저 4.19 이후 장면정권 집권 당시 혁신세력에 대한 비판의 장면이다. 혁신계의 무책임한 남북통일 정책과 활동이 결국 군부에게 빌미를 준다는 지적은 적중한다.

“여러분에게 지금의 자유를 준 것이 어떤 정부입니까. ...그런 자유를 보장해 주고 있는 정권을 무너뜨린다면 그 뒤에 등장하는 것은 군사 정권뿐입니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 혁신계에게는 또다시 고난의 세월이 옵니다.”(1권 129쪽) 곧이어 5.16 쿠데타가 일어났고, 지금까지 한국사회 정치판에 유의미한 세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장면은 한일협정 체결 시기다. 야당은 즉각 결사반대를 외치는 반면 김대중은 한일협정에 찬성한다. “문제는 협약 내용이고, 그 내용에 불이익이 없도록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조건을 달고 반대를 해야 실리를 챙길 수 있는 것입니다.” 그의 이런 주장을 전국민이 매국노라고 비판했지만, 국익에 대한 계산과 군부의 동선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전제되어 있었다. “만일 일본 정부와 박정권의 형편없는 내용의 협약에 서명하고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시키면 어떡하겠습니까.”(1권 165쪽) 불행히도 그의 예언은 다시 적중한다. 국교 정상화를 위해 이승만 정권은 20억 달러, 장면정권은 28억 5000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박정희 정권은 3억 달러에 수교를 맺는다.

세 번째는 67년 총선에서 박정희의 3선개헌을 위한 부정선거 장면이다. 여당은 전국적으로 번지는 부정선거 규탄으로 15~20개 의석을 자진해서 내놓겠다고 했다. 그럴 경우 여당만으로는 개헌이 불가능 해졌다. 김대중은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이고 지방자치제 실시를 조건으로 내걸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신민당 지도부는 선거의 전면무효와 재선거를 요구한다. “이래서는 여당의 의도대로 헌법은 개정되고, 지방 자치제는 말도 꺼내지 못할 것입니다.”(1권 198쪽) 이번에도 예상은 그대로 적중된다.

네 번째 장면은 동아일보 광고탄압과 해직사태다. 그는 <동아일보> 사주와 별도로 접촉해 우선적으로는 서너 명을 제외한 전원을 복직 시키고 몇 달 뒤 모두 복직시키기로 약속을 받아 낸다. “몇 달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니 서너 명 생활비는 복직한 사람들이 걷어 주면 될 것 아니오.” 그러나 해직 기자들은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이라며 거부한다. 결국 농성장에 경찰이 투입되고 모두 직장을 잃게 된다. (1권 342쪽)

퇴임 후 한 여학생의 정치지망생에게 조언을 바란다는 물음에 다음과 같은 답변을 건넨다.



“정치인으로서 훌륭하게 성공하려면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생적 문제의식, 즉 원칙과 철학의 확고한 다리를 딛고 서서 그 기반 위에서 상인적 현실 감각을 갖춰야 합니다.”(2권 547쪽)



김대중 자신이 분명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을 갖춘 훌륭한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그가 두 번째 정계은퇴선언을 번복하며 야당의 대선주자가 되고 자민련과의 연정으로 대통령이 되면서 정치인 김대중과 대통령 김대중에 대한 평가는 갈라진다. 거짓말은 일단 나쁘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필요한 하얀거짓말도 경우에 따라서는 수긍 가능한 거짓말도 있다. 특히 보수언론과 극우세력은 이미 존재 자체가 거짓더미라는 점에서 그들의 김대중에 대한 거짓말 공격은 정치적 공세일 뿐이다. 그들은 그런말을 할 자격이 없다. 더 중요하게 눈여겨봐야할 지점은 김대중이 두 번째 거짓말을 하게 되는 계기 즉 은퇴철회를 하고 정계에 다시 발을 들여 놓은데 얽힌 민주화 세력의 무능과 빈약한 세력화일 것이다. 집권 후 김대중의 원맨쇼와 자민련과의 연정도 그런 맥락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자민련과의 연정은 김대중이 집권할 수 있는 유효득표로 작용했지만 집권 세력의 정체성 훼손과 표류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냉전적 사고가 우세한 당시 정치지형에서 보수세력과의 연정은 용공시비를 무력화시키고 대북정책을 수행하는 데도 방패막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비록 썩은 방패였지만 쓸모는 유효했던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정치가 순수한 이념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성공한 상인의 현실 감각이 더욱 노련하게 발휘된 마지막 한 수였던 것이다.



김대중 정권의 최대 업적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남북평화를 위한 실질적 초석을 놓은데 있다. 평전 2권 앞쪽에 나열된 대통령으로서 업무수행을 읽어 내리동안 지쳐가다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에서 팽팽한 긴장이 되살아났다. 평양에 내린 대통령의 감격처럼 내게도 “울컥울컥 뜨꺼운 것이 올라왔다.” 김대중은 과연 김정일을 어떻게 읽을까 궁금했다. 또한 브루스 커밍스가 《김정일 코드》에서 밝힌 김정일의 합리적인 면모를 확인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내게 충격이었던 것은 미군 주둔에 대한 김정일의 판단이었다. 예기치 못했다.

“김 대통령께서는 ‘통일이 되어도 미군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제 생각과도 일치합니다. 미군이 남조선에 주둔하는 것이 남조선 정부로서는 여러 가지로 부담이 많겠으나 결국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이번에는 내가 물었다.

“그런데 왜 언론 매체를 통해 계속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습니까.”

“그것은 우리 인민들의 감정을 달래기 위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2권 290~291쪽)



김정일은 북한이 처한 상황뿐만 아니라 이후 전개될 한반도와 주변 4강의 역학관계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었다. 합의문에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방문과 ‘제2차 정상 회담 개최’ 명시를 두고 일어난 갈등은 합의문 서명에 김정일 자신의 수표(서명)여부를 두고 다시 일어났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과 임동원 원장의 집요한 설득으로 김정일이 한 발 물러선다.



“대통령이 전라도 태생이라 그런지 무척 집요하군요.” 김정일의 뼈있는 농에 김대통령의 대받아친 농이 진국이다.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덕 좀 봅시다.” (2권 293쪽)



김정일은 만만치 않은 식견과 협상력을 가진 인물임에 분명했다. 더구나 대화주제가 사방으로 튀면서도 논리적 일관성을 견지하는 감정적으로 자유분방한 면이 있어 협상자로서는 아주 까다로운 인물이었다. 정상회담동안 김대중 대통령이 읽어낸 김정일은 ‘유창. 흥분한 빛. 장황한 말. 흔쾌한 동의. 경청. 예의. 굳어진 얼굴. 망설임. 미세한 동요.’ 를 오갔다. 하지만 회담은 김대통령의 술회처럼 남쪽이 얻어 낸 것이 훨씬 많았다. 김대통령은 노련했다.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2권 315쪽)



김 대통령의 북한과 국제 정세에 대한 식견은 탁월해 보인다. 부시의 집권으로 역풍을 맞은 남북관계를 다시 재개하려는 김대통령의 구술 편지에 담긴 견해는 당시의 국제정치 지형을 정확히 꿰뚫고 북한이 나아갈 방향을 진심을 담아 제시하고 있어 적지 않은 감동이었다. (p473~4) 또한 동티모르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요청하는 노력과 결실,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끊임없는 지원은 이후 노벨평화상 수상에도 중요한 준거가 되었다.



“그의 금융 전략은 한국의 어떤 과거 정부보다 세계 시장 개방에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오늘날까지 한국 국민이 누리는 성장의 시대가 이때 열린 것입니다.”(1권 14쪽)



빌 클린턴의 추천사에 적힌 이 말이 처음부터 거슬렸다. 취임과 함께 IMF 사태 수습 과제를 맡은 김대중 대통령은 대중경제 노선을 버리고 신자유주의를 택한다. 빌클린턴의 축사는 따지고 보면 IMF와 미국 측 이해관계를 그대로 이행해 준 김대중에 대한 미국 금융자본의 감사의 말에 다름 아닐 것이다. 김대통령의 이런 노력은 여과 없이 노무현 정권까지 이어진다.

무리한 자본시장 개방과 민영화, 정리해고제의 도입을 세트로한 경제개혁은 실업자의 양산과 노동빈곤층을 양산했다. 구조적으로는 주주자본주의로의 이행으로 기업의 장기적 투자가 사라지고 단기수익만 노리는 행태가 고착되었다. 가장 쉬운 노동력에 대한 설거지로 인건비를 줄이는 비정규직화가 전사회로 파급되었다. 그 결과 김대중 정권하에서 사회적 불평등은 김영삼 정권 때 보다 더욱 심해졌다. 불평등 수치를 말해주는 지니계수는 OECD기준을 적용할 경우 김대중 정권 5년 동안 0.298에서 0.358로 훨씬 악화됐다.

김대중 정권의 4대보험 정비와 기초생활보장제 등의 복지제도 정비는 지난 정권과의 차별화되지만 사회안전망으로는 작동하기에는 죄송한 수준이었다. 더군다나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인권이다”라는 일갈에도 불구하고 “복지란 일면 가진 자들의 호주머니를 뒤지는 일이며 또한 없는 자들의 밥그릇을 살피는 일이기도 하다.”(2권 351쪽)라는 발언에는 시혜적 복지관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김대중의 전회에 있어 더욱 놀라운 것은 다음의 서술이다.

“1998년 11월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대외경제조정위원회는 통상 정책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중요한 결정을 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터키 등 4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이를 미국, 일본, 아세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세계 경제가 대륙별로 블록화하는데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길은 FTA밖에 없었다.”(2권 514쪽)



눈이 의심스러웠다. 한미 FTA는 단지 노무현 정권의 갑작스런 대국민 사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우루과이라운드에서 “쌀 개방과 주요농산물 개방”에 단호히 반대하던 김대중은 간데없고 말년에 이렇게 변했다는 것이 서글프고 안타깝다. (단지 자유무역을 하자는 발언이 FTA를 하자는 발언으로 나온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세계 전체와 FTA를 맺자는 기획과 신자유주의 노선은 김대중에 대한 역사의 평가에서 가장 치명적 비판이 될 것이다.




“농민과 노동자의 희생 위에 대기업들의 특혜를 보장하는 것이 박정희 정부 경제의 본질”(1권 222쪽) 이라던 김대중의 비판은 화살의 방향을 달리해 ‘농민과 노동자의 희생 위에 대기업과 해외자본의 특혜를 보장한 것이 김대중 정부 경제의 본질’이라는 비판으로 김대중 정부의 심장을 관통할 것이다.






광복이후 현대사는 여전히 외세로 인한 굴곡이 크지만 김일성과 박정희가 만들어 놓은 분단체제로 압축된다. ‘적대적 공범’이라고 상징되듯 남북은 상호 적대적 세력의 대치를 빌미삼아 일인권력체제를 구축한다. 그 둘은 죽고 없지만 그들의 유산은 여전히 한반도에 그늘을 드리고 있다. 지금 북에서는 김정일이 할아버지를 빼다 박은 김정은의 세습으로 분주하다. 남에서는 박정희를 롤모델로 정권을 잡은 이명박이 삽질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차기 대선주자로 치맛바람을 일으킨 지 오래다. 분단체제의 상속자들은 여전히 그 애비를 닮고 싶어 혈안이다.



이런 판국에 민주당은 여당과 정권의 실정으로부터 반사이익을 얻거나, 표를 얻기 위해서만 여당과 차별화를 내세운다. 그들은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안정된 수입을 얻는 관료집단이 되었다. 불행하게도 그들은 앞에서는 다투는 척 하지만 뒤로는 여당과 붙어먹는다. 떨어지는 콩고물과 나눠먹기에 재미가 쏠쏠해보인다. 이들도 민주당 윗세대를 그대로 상속한 모양이다.





김대중을 읽는 것은 한반도 현대사를 읽는 것과 같다. 교통사고, 납치, 사형선고, 연금 몇 차례의 죽음과 오랜 수감생활을 극복한 김대중의 당선만으로도 암울한 독재의 시대가 끝나고 비로소 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상징이었다. 그렇지만 민주주의는 경제와 달리 압축 성장이 되지 않는 것 같다. 현실은 여전히 암울하다. 이런 측면에서 김대중의 집권은 김대중 개인의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서구 민주주의 정착을 볼 때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인내의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은 여전히 우리에게 미래의 시간으로 저 멀리 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남북평화 세 바퀴로 굴러가자던 김대중의 기획은 한 축의 고장과 한 축의 부족으로 좌초되었다. 김대중의 성공과 실패를 되새기며 우리는 이제 세 바퀴가 아닌 네 바퀴로 가는 한국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 남북평화, 사회경제, 복지사회가 그 네 축이여야 한다. 민주주의와 남북평화를 김대중의 유산으로 이어받고, 시장경제의 오류를 수정할 사회경제로의 전환과 복지사회가 나머지 두 축이다. 이 네 바퀴로 안전하게 휴전선을 평화선으로, 분단체제와 불평등사회를 평화체제와 평등사회로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김대중은 우리에게 현재의 시간인 동시에 성찰하고 반성해야할 아주 오래된 미래의 시간이다.




역사의 무게를 감당한 그의 불편했던 다리에 가늠할 수 없는 빚을 졌다. 그 “첫 물방울”은 정말 용감했다. 비로소 마지막 물방울이 꿈꿀 수 있게 되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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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겨울...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말이 좋다 도모띠 ㅣ 2014-03-09 ㅣ 공감(0) ㅣ 댓글 (0)





작년 여름이었나. 평전을 여러권 샀었는데.

김삼웅씨가 평전전문가라고 해서 이 사람이 쓴 것으로 많이 선택했었다.

그의 생애는 한국의 현대사다. 나는 이 책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물론 다른 성격도 있겠지만) ‘침착함, 완벽주의추구’ 성격을 본 것 같다.

저자 김삼웅은 이 인용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아직 어둠 가득한 이 시대

그대, 별과 달로 속히 돌아오소서.







읽은지 꽤 오래되어서 기억이 선명치는 않지만, 기억에 남는 것이 몇가지 있다.

사람은 행동반경이 폐쇄되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미치는 경향이 누구나 있다고 난 생각한다.

그것이 법으로 규정된게 감옥일 것이고, 작가 이외수는 자기스스로 엄격한 글쓰기를 위해서 방문을 감옥문으로 교체하고 감옥에 자신을 가둔채 글을 썼다.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서 김대중이 자택에 감금당했을 때다.

이희호 여사가 장을 보러갈 때도 중정요원들이 따라붙고 자택주변의 이웃집들을 매수해서 감시초소로 쓰고 있었다.

오로지 집안에서만의 생활. 고시생도 아니고.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양복을 갈아입고 서재로 출근을 했다고 한다.

서재에서 하루를 보내고 안방으로 퇴근하는 생활 말이다. 이건 그가 미치지 않기 위해서 한 선택이라고 했다.

감옥에서 보낸 나날중 편지들을 보면 (난 신앙심이 없지만) 그의 깊은 신앙심과 가족에 대한 사랑, 부인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했다. 이희호 여사도 대단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그의 신념이 내가 배울 가장 큰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하면서 성숙한 인간이란 이런 것일까하고 생각했다.

독서하는 대통령도 좋다. 김대중 도서관도 가보고싶다. 사실 학벌은 중요한게 아닌것 같다. 그가 얼마나 양질의 책을 읽고 자기화하는 노력을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다만 그건 눈으로 보이는게 아니니 우리는 눈에 확인되는 스펙이라는 라벨을 보는것이겠지. 나부터 그럴걸 아마.

나는 이 분과 같은 시대를 짧게나마 공유했지만 너무 무지했었지. 낯짝뜨겁게.

책을 읽자.





노화는 육체적 늙음을 말하는데, 그 늙음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늙어서 죽는’ 것보다 ‘늙어서 낡아지는’ 것이다.

인간에게 늙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낡음은 결코 그렇지 않다.

늙음과 낡음은 정비正比관계도 아니고 동격어는 더더욱 아니다.

늙음이란 성숙이나 기여를 뜻하지만, 낡음은 썩음이나 쓸모없음의 대명사이다.

그래서 늙었다고 해서 낡아서는 안되며, 늘 새롭고 젊게 살아야 한다. 한마디로 ‘늙은 젊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며, 흔히 말하는 노익장의 본새이다.

- 본서p.424인용문(정수일/ 초원 실크로드를 가다/ 경향신문)







행동하는 양심. 뒷날 전원책은 <자유의 적들>에서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말 자체가 서로 성립하기 힘든 성질의 조합이라고 생각을 말한바있다.

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부분에서 나는 살짝 <고조선과 고구려>에서 민족(한민족)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접근했던 저자의 태도가 오버랩되었다.

내 생각은 행동하는 양심이란 휴머니즘으로 이해해야 할 말이지 메스를 대고 분석할 것은 아닌것 같다. (아, 민족개념이 휴머니즘이란 뜻은 아님).

나는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이 말이 좋다.





인생은 생각할 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2009.1.7 김대중 대통령의 일기)





저자는 이렇게 책의 끝을 맺고 있다.

'권력은 짧고 역사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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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14 포스팅

오랫동안 적의 총구앞에서 버텨낸 행동하는 양심 onebook7 ㅣ 2012-07-10 ㅣ 공감(0) ㅣ 댓글 (0)








노무현 영결식때의 김대중 전 대통령



2009년 5월 노무현 영결실장에서 오열하며 " 내몸의 반쪽이 무너진것 같다"고 비통해하던 모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다.

생애 마지막연설에서도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달라고 호소하던 그의 모습

연설 이후 수꼴 한나라당, 조중동 ,가스통할배까지 들고 일어났던 수꼴의 발악을

보게 해준 연설이였다.









평생 따라다니던 빨갱이 논란.. 그걸로 먹고사는 수꼴의 발악





한국사에서 진보와 개혁의 기치를 든 지도자들은 언제나 보수의 총구앞에

참살되거나 자살하는등 제명에 죽은이가 거의 없다.

그런 보수의 철벽을 깬 첫 생존자였던 김대중 대통령

합리적 보수와 이상적인 실용주의자였지만 언제나 따라다니던 빨갱이라는 말을

죽어서도 들어야하는 비운의 인물.









작은섬 하의도에서 태어난 김대중 대통령(하의도 이섬의 역사가 김대중대통령의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









일제시대 ,해방,6.25를 거치며 어느새 청년이 되고 장면 부통령과의 만남이후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본격적인 정당생활에 뛰어들게 된다.

1958년 제 4대 민의원선거에서 강원도 인제에 출마하는데 여기서 재밌는 일화가 있다.자유당의 방해로 후보등록도 하지 못하게된 김대중은 열받아서 그 지역 사단장 관사를 방문했다.유감스럽게도 사단장은 자리에 없어서 만날수없었다.

그 사단장이 바로 박정희였다.

여기서 두사람이 만났다면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같은 호남사람이라는게 이유)을 데려와서

'김대중과 나는 같은 조직에 있었다. 그는 빨갱이다.'

평생을 따라다닌 빨갱이라는 딱지가 이때부터 시작이였다.

몇십년동안 ,죽어서도 따라다니는...



60,70년대 한국정치의 두 주역이였던 박정희와 김대중

아이러니하게도 지방정치인이였던 김대중이 전국적인 인물로 급부상하게

만든 사건이 3선개헌저지 투쟁이다. 박정희가 만든 굿판에서 최고스타가 된

사람이 김대중이다. 그리고 김대중을 두번이나 죽이려 했고 엄청난 탄압을 가했던 박정희가 죽기까지 두사람은 딱한번 만난다.1963년 국회의원 당선후 한번본게 처음이자 마지막 대면이였다.

두사람의 악연에 비하면 대화 한마디 못하고 끝났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전두환의 등장과 또 한번의 생사의 기로 (내란죄로 사형선고)



김대중을 죽이려고 그렇게 노력했던 사람은 나중에 내란죄로 사형이 선고되고 김대중은 끝까지 살아남아서 대통령이 된다.

그리고 김대중의 도움으로 전두환은 사면을 받는다.(97년 12월 22일)

그리고 12년뒤 김대중이 입원한 병원에 와서 이희호여사 손을 잡으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전두환..

본문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이희호여사의 손을 잡고

"아이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라고 위로했다.

그는 "자꾸 나빠지는것 같아 휴가중에 올라왔다"며 "틀림없이 완쾌해서 영부인이 즐거운 마음으로 모시고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전두환은 " 김 전 대통령이 현직에 계실때 10번 가까이 초대받는등 전직 대통령들이 제일 행복했다"면서 "그런 전통이 다음부터 없어졌는데 이명박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의 의견을 들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ㅡ.ㅡ:: 머 이런





용서는 사람같은넘한테만 해야하는거다.용서해주니 눈치보다가 슬금슬금 기어나오기 시작하는 5공인사들



이책에선 한국정치,특히 야당의 역사를 알수있다.

그리고 '야당은 분열로 망한다.'는걸 알수있게 된다.



한국 현대사의 여러 장면 tabulasa ㅣ 2011-08-29 ㅣ 공감(0) ㅣ 댓글 (0)


한국 현대사를 관통해 온 이 시대의 지도자의 평전이다.

현대사의 중요 장면을 그리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같은 인물 평전이다. 젊은 학생들과 청년들이 많이 읽어봤으면 좋은 책이다. 읽고 난 감상은 어쩌면 김대중은 너무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통일에 대한 신념, 민주와 화해에 대한 시대가치등이 자신은 확고했으나 주변환경과 시대는 흡수하기에는 미흡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김대중시대에는 과거역사 청산 부분은 제대로 했어야 하는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너무 앞서서 화해를 시대가치로 구현코자 했고 당사자들은 오히려 진정성있게 받아들일 준비도 노력도 안했으며, 국민들 역시 시대를 반영하는 가치관에 실제로는 관심이 없었는지도, 아니면 당시의 정국구도가 그걸 원치 않는 자들 위주의 구도여서 한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역사적인 진실이 정말 승리하는 것인지? 언젠가는 역사가 진실들은 증명하게 될 것인지는 의문스럽다. 우리의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항상 사회적 약자가 희생해가면서 세운 민주주의와 역사적 진실들이 권력을 쥔 자들에게 힘없이 왜곡되고, 그게 사실인냥, 진실인양 만들어버리는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 진실은 분명 있을것인데 일부 가진자들의 논리에 의해 물타기되고( 왜 진실이나 역사적 사실이 ) 다른 시각에서는 아주 극단적으로 해석이 되는 ( 김대중의 용공조작) 것처럼 , 그리고 그것을 국민들은 일부 기득권이 만든 프레임에서 갇혀서는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는 우리의 현실은 되풀이되어서는 안되는 현상이다.

위정자들이 역사적인 평가를 두려워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진실이나 역사의 평가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 한번도 과거나 그릇된 역사가 청산된 적이 없기 때문에 . ..

나는 그런 측면에서 김대중의 한계를 보고 싶다. 우리 시대의 민주화를 이끈 지도자 이지만 민주화를 제대로 매듭짓지는 못한 우리의 지도자이다.

만약 과거, 역사 청산을 강하게 ( 조금 극단이라는 말을 듣더라도, 어차피 김대중 대통령은 권력을 쥐기까지 한계가 있었으며, 한 쪽의 극단적인 반대와 지지가 있었다고 치면) 밀어부치고, 이후 정권이 화해와 관용의 시대를 펼쳤다면 ,...

너무 낙관적인 시선인가 ? 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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