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0

북쪽엔 젊은 철부지, 남쪽엔 늙은 철부지 | 제3의길



북쪽엔 젊은 철부지, 남쪽엔 늙은 철부지 | 제3의길




북쪽엔 젊은 철부지, 남쪽엔 늙은 철부지
제3의길2018.02.040정치, 정치 > 정치 TOP








¶글쓴이 : 김대호



-박근혜과 문재인을 비교하면 누가 더 멍청할까? 누가 더 부지런할까? 누가 더 과감할까?

-문재인 정권 지지하는 지대 수취자들, 공공, 민주, 진보, 합리, 양심 따위 소리는 접어두라

-자신만이 그 권한을 행사하기에 적합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권력 쥐는 것은 어리석고 위험










한반도 북쪽은 젊은 철부지, 남쪽은 늙은 철부지가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쥐고 있다.

성장과 통합의 요체는 사회적 유인보상(상벌) 체계와 각종 조직의 지배운영 구조라는 것이 상식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인센티브 체계와 거버넌스 구조다. 이를 바로잡는 것은 곧 정치경제적 기득권,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대 추구자들과의 전쟁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과 그 주변 패거리들에게는 이런 개념이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



2012년 총선 직후 문재인과 2시간 30분간 단독 대좌했을 때, 내 책 <2013년 이후>를 드리면서, 그 책의 부제(문제는 일자리와 공평이다)를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이를 설명했다. 얼마 후 문재인의 입에서 공평과 정의라는 말은 나오던데, 일자리 문제의 핵심이 유인보상체계라는 핵심 메시지는 완전 실종이었다.



문재인의 경남고와 사시 성적을 들어 엄청 머리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큰 착각이다. 고시 머리와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사회역사적 통찰력은 수학머리와 음악 재능 만큼이나 차이가 크다. 전혀 별개의 영역이라는 얘기다.



아무튼 문재인은 재정(예산과 기금) 투입하면 일자리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댓글을 보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누가 다 해놓았다.



[다산 칼럼] 일자리 줄이는 ‘거꾸로 정책’들



“일자리가 없으면 돈 더 들여 일자리 만들라 지시하고… 사고 나면 피해자 없게 하라 지시하고… 피해자 많이 생기면 국가책임이라 하고, 청와대 회의에 앞서 묵념하는 사진 찍고, 문상도 잘 가고, 경제가 나쁘면 경제 더 좋게 만들라 지시하고… 원전 위험하다 하니 위험하지 않게 만들라 하고… 원전이 장사 된다 하니 본인이 앞장서서 해외 세일즈 하겠다고 하고…….”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지출금액 기준으로 금융성 기금은 30%, 비금융성 기금은 20% 이하 범위에서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지출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이거 누가 저 멍맹이에게 가르쳐줬나? 이건 공무원 규모가 공무원 총정원법이 아니라 총정원령(대통령령)으로 되어 있으니 맘대로 늘리겠다는 것과 동일한 발상이다. 대통령이 법의 취지와 정신을 무시한다면, 국회가 법 개정을 통해 공무원 총정원과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수밖에…



어떤가 여전히 저 얼굴이 착하고 순진하고 어질어 보이나? 좀 멍하고 맹해 보이지 않나?



진보 동네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 보고 멍청하다는 욕 참 많이 하던데(물론 나도 여기에 동참했다), 박근혜과 문재인을 비교하면 누가 더 멍청할까? 누가 더 부지런할까? 누가 더 과감할까? 내가 볼 땐 모두 문재인이다. 한반도 북쪽은 젊은 철부지, 남쪽은 늙은 철부지가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쥐고 있다. 그래도 남쪽 철부지가(최소한 미국의 콧털을 뽑는 짓을 안하니까) 덜 위험하니, 지도자 복은 있다고 해야 하나? 촛불 시민의 한 명으로서 아무래도 촛불을 도둑맞은 것 같아 기분 더럽다.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재인의 이 말은 아마도 수백년 뒤에도 계속 회자될, 혼군의 역대급 망언이 아닐까 한다. 나는 20대 초중반에는 “군부독재(타도)”를 입에 달고 살았다. 3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 희한한 정권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고민한다. 요즈음 들어 떠오르는 개념이 몇 개 있다. 이건 “골 빈 정권”이요 “골 빈 독재”다. (김대중, 노무현) “사칭정권”이요 “참칭정권”이다. “칭노정권” “촛불 참칭 정권”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만동묘 섬기던 조선 선비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본다. 자신이 김대중, 노무현 지지자요, 민주당 지지자라면서, 문재인과 민주당이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진보와 노동의 철학, 가치, 정책, 실력과 민중의 삶이 어떠한지를 살피지 않고, 그저 “옳다. 맞다. 믿는다. 지지한다” “보수 우경화는 악이고, 그 반대(진보 좌경화?)는 선”이라고 얘기한다. 현실을 보지 않고, 인류 보편의 가치를 접고, 자신의 오래된 관념(기대, 당위 )과 선별적 정보에 입각하여 판단하면 절세의 애국자라는 김일성과 백두혈통 숭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긴 문재인 정권이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연대하려고 하는 “공공지대와 노조지대 수취자”라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어디 가서 공공이니, 민주니, 진보니, 합리니, 양심이니, 노무현 정신이니 하는 소리는 좀 접어두시면 좋겠다. 슬픈 일이다. 20세기 초중반 자주독립과 사회주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분투노력한 우국지사들이 북한이 저 모양이 될지 상상이나 했겠나? 20세기 중후반 민주주의와 민중해방을 위해 분투노력한 사람들이 문재인 정권이 이런 수준일지 상상이나 했겠나? 역사는 여전히 더 많은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하나 보다.



애덤 스미스 <국부론>의 경고는 덤이다. 정치개혁, 정부개혁, 공공개혁, 노동개혁 쌈싸드시고 재벌개혁 운운하는 조선 선비의 현신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다.



“자기의 자본을 어떤 생산 분야에 투입해야 좋을지, 그리고 어떤 분야의 생산물이 가치를 가장 크게 지니는지에 관해서는 개개인이 어떤 정치가나 입법자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감안해 더 잘 판단할 수 있다. 정치가가 민간인들에게 자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한다고 지시하는 것은 전혀 필요치 않은 수고를 스스로 떠맡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것은 한 개인에게는 물론 어떤 위원회나 의회에도 안심하고 위임할 수 없는 권한을 자신이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다. 자신만이 그 권한을 행사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여기는 사람의 손에 권력이 쥐어지는 것만큼 어리석고 위험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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