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9

알라딘: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의료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의료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요시다 타로(저자) | 위정훈(역자) | 파피에(딱정벌레) | 2011-05-27








정가 15,000원
판매가 13,500원 (10%, 1,500원 할인) | 무이자 할부


반양장본 | 295쪽 | 152*223mm (A5신) | 413g | ISBN : 9788985901628



"암치료에서 심장이식까지, 의료비 전부 무료!" 의료천국, 그 나라의 이름은 쿠바다. 우리에게는 '독재자' 카스트로와 부에나비스타의 선율, 찬란한 카리브 해의 태양과 살사댄스 정도의 이미지밖에 떠오르지 않는 카리브 해의 먼 나라, 쿠바.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뿐, 쿠바는 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하고 있는 의료대국이자 교육강국, 유기농업 강국이기도 하다.

1959년 쿠바혁명 직후 국내에 있던 의사들의 3분의 2가 해외로 빠져나가 쩔쩔 매던 쿠바가 오늘날 이런 의료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은이는 의료 관계자가 아니지만, 그런 만큼 오히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너무 전문적으로 파고들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와 취재에 의거해 세계적으로 인증된 자료들을 제시하며 쿠바의료의 현주소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준다.





들어가며 - 쿠바에의 유혹
붕괴하는 일본의 복지의료·지속가능한 복지의료는 가능한가·미국보다도 유아사망률이 낮은 쿠바·의료붕괴한 영국이 모델로서 배우는 나라·세계보건기구 사무국장이 보증한 의료대국·쿠바에서 온 젊은 여의사

I. 단연 돋보이는 쿠바의 지역예방의료
마을에서 환자와 함께 사는 패밀리 닥터·지역의료로 경제위기의 시련을 견디다·혁명 이전부터 뛰어났던 쿠바의학·농촌의료에서 출발한 쿠바의 일차진료·보건의료 활동의 주역이 된 시군 종합진료소의 창설·예방의료의 모델이 된 코뮤니티 진료소·일차진료 의료의 기둥, 패밀리 닥터·사람 건강의 90%는 환경이 결정한다

II. 외화획득 수단 - 전문의료와 의약품
1. 쿠바의 하이테크 의료
지역자원을 활용한 독특한 의약품 개발·유일무이한 오리지널 백신·마라도나도 찾아왔던 헬스 케어·12명의 미친 젊은이
2. 뎅기열과 쿠바의 생명공학 전략
미국의 바이오 테러로 34만 명이 병에?·인터페론 생산으로 세계를 리드·중앙계획경제 밑에서 시작한 생명공학 개발·생명공학 입국을 목표로 한 고투 - 카스트로의 도박·돈벌이와는 거리가 먼 생명공학 개발
3.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백신
세계 최초의 인공합성 항원 백신·캐나다와 협동개발된 신기술·제3세계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싸움
4. 연애대국 쿠바의 대(對) 에이즈 전략
수입혈액제제를 모두 폐기·환자 전원을 사나토리움에 강제수용·자력으로 에이즈 치료약을 개발·관광외화라는 마약과 주민총참가에 의한 예방전략

III. 대체의료와 전자정보 네트워크
1. 침뜸, 허브, 자연식, 기공, 요가
경제붕괴 속에서 태어난 대체의학·근대의료와 대체의학의 통합·대체요법 박람회·자연식에 주목하다·대체의료의 철학
2. 쿠바의 의료정보혁명
종이 없는 사회가 낳은 컴퓨터 네트워크·전자 네트워크로 넓어진 에비던스에 기초한 의료·의료전자 도서관과 사이버 대학·전세계에 무료로 발신되는 의료정보

IV. 국경 없는 의사단
1. 재난 피해국에서 활약하는 쿠바 의사들
극한의 히말라야 산중에서의 구조활동·중부 자바 - 피해지역에 머문 구원대·21세기의 선더버드, ‘헨리 리브’ 국제구조대
칼럼1 - 체르노빌의 아이들

2. 라틴 아메리카 의과대학
독특한 실전 의과대학·미국 학생도 배우는 의과대학·커플이 서로 끌어안은 명랑한 캠퍼스
칼럼2 - 뉴욕 할렘에서의 카스트로의 연설

3. 쿠바의 의료외교
50만 명에 다시 빛을 - 기적의 안과수술 프로젝트·혁명 직후부터 세계를 향해 전개된 의료원조·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에의 의료원조·의사수출로 석유를 획득한 경제성장

V. 지속가능한 의료와 복지사회 구조 만들기
1. 피크 오일과 에너지 절감 선언
피크 오일 시대의 모델로서 세계가 주목한 나라 쿠바·나라를 들썩이게 한 ‘아깝다 운동’의 전개·할리우드 영화는 인간을 바보 취급한다?

2. 120살까지 사는 섬
세계최장수 기록 보유자는 쿠바인?·노인들에게 친절한 사회, 독특한 노인 동아리·쿠바 스타일의 문화센터
칼럼3 - 쿠바 헌법 제9조

3. 격차사회 해소에의 도전
군사비를 삭감해서 의료, 복지예산을 증액·사회적 자본에 크게 좌우되는 사람들의 건강·의사와 택시 운전수가 40배의 월급차·15명 학급의 현실과 유치원부터의 컴퓨터 교육·예술학교의 창설과 전 국민 평생학습·사회 풍기문란과 노인을 지키는 젊은 사회 복지사들·실업중인 젊은이들의 재도전 프로그램·목표는 예술과 문화, 과학이 진전한 지식사회·하류지향 젊은이는 사회가 만든다

4. 지금도 살아 있는 체 게바라
현장의 진료소에서 실천하는 의학교육개혁·지금도 살아 있는 게바라의 말




P.22-23 : 2005년 1월 12일 「뉴욕 타임스」에 ‘헬스 케어? 쿠바에게 물어라’라는 특이한 기사가 실렸다. 내용을 간추려서 소개해보자.

“슬픈 사실을 전하자. 만약 미국의 유아사망률이 쿠바와 같았다면 우리는 1년에 2,212명의 아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쿠바와 같다면 말이다. 국민들은 미국의 의료제도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CIA 최신 세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신생아가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은 가난한 독재국가로 여겨지는 쿠바 이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유아사망률은 최근 들어 악화되고 있다. 1958년 이후 미국의 유아사망률은 개선되어 왔지만 2002년에 악화되었다. 현재 미국의 유아사망률은 1천 명당 7명이지만 지난해에는 6.8명이었다. 미국은 쿠바보다도 유아가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달린 감상을 인터넷 블로그에서 읽을 수 있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바보다. 미국의 유아사망률이 쿠바보다 높다고 자극적인 지적을 하지만 나라에 따라 유아사망률을 정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그것 이전에 쿠바라는 전제국가가 발표한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문제다. 독재자가 자기 나라의 의료상태를 성실하게 국제기관에게 보고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 국가로 지목된 나라, 그리고 2002년 여름에 쓰러지긴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카스트로가 건재하고, 혁명 이후 반 세기 가까이 군림하고 있는 독재국가 쿠바다. 이런 뒤떨어진 개발도상국에서 무슨 배울 점이 있겠는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품을 만한 솔직한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2003년에 유아사망률이 악화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2003년 이후의 정확한 데이터도 지금까지 발표되고 있지 않은 반면, 쿠바는 2005년도 수치를 공표하고 있다. 그 수치는 6.2명이며 2006년에는 5.3명으로 더욱 향상되었다. 평균수명도 선진국 수준이다. 게다가 쿠바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비가 무료이고, 암치료에서 심장이식까지 의료비도 전부 무료다.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전 보건복지부 장관)
: 쿠바의 의료를 비롯하여 교육, 사회적인 현황을 리포트 형식으로 전하고 있는 이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사실이 때로는 벅찬 감동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쿠바가 지난 50년 동안 지속된 미국의 가혹한 경제제재 속에서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기적일 것이다. 그런 혹독한 상황에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상교육과 무상의료의 실천, 대대적인 의료인 육성정책, 의학과 과학기술에 대한 아낌 없는 투자, 심지어 지진 등 재난 피해국가에 대한 인도적 의료원조 활동까지, 쿠바가 일구어낸 의료 성과는 참으로 눈부시다. 최악의 원전 사고가 있었던 체르노빌의 피해자들을 가장 많이, 심지어 모두 무료로 치료해준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가 쿠바라는 대목은 놀라움을 넘어 참된 국제적 연대란 무엇인가에 대한 감동적인 해답이기까지 하다.





저자 : 요시다 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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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교육천국, 쿠바를 가다>,<몰락선진국, 쿠바가 옳았다>,<농업이 문명을 움직인다> … 총 19종 (모두보기)
소개 :
1961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쓰쿠바대학 자연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지구과학연구과를 중퇴했다. 도쿄 산업노동국 농림수산부를 거쳐 지금은 나가노 현 농업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생태·쿠바 전문 저술가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4년 출간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200만 도시가 유기채소로 자급 가능한 이유―도시농업 대국 쿠바 리포트》 《1,000만 명이 반(反)글로벌리즘으로 자급·자립이 가능한 이유―슬로라이프 대국 쿠바 리포트》 《의료천국, 쿠바를 가...






“암치료에서 심장이식까지, 의료비 전부 무료!”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비 전부 무료!”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의료대국 쿠바 현지 리포트!

“단 한 명의 인간의 생명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의 전 재산보다도 100만 배나 더 가치가 있다.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자부심은 높은 소득을 얻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축재할 수 있는 모든 황금보다도 훨씬 결정적으로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인민들의 감사의 마음이다.”- 체 게바라

의료천국, 그 나라의 이름은 쿠바
의사 대 환자 비율은 165명당 1명으로 세계 최고!
1인당 연간 총의료비는 251달러로 영국의 10분의 1 이하!
암치료부터 심장이식까지, 모든 의료비 공짜!

지구상에 이런 의료천국이 있다니, 말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럼 그 나라는 어디일까? 완벽에 가까운 복지정책으로 유명한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 어느 나라? 아니면 캐나다나 뉴질랜드? 아니다. 그 나라는 바로 쿠바다. 우리에게는 ‘독재자’ 카스트로와 부에나비스타의 선율, 찬란한 카리브 해의 태양과 살사댄스 정도의 이미지밖에 떠오르지 않는 카리브 해의 먼 나라, 쿠바.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뿐, 쿠바는 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하고 있는 의료대국이자 교육강국, 유기농업 강국이기도 하다.

의료민영화하면 맹장수술 비용이 3,200만원?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의료민영화 이야기가 들썩거린다. 2008년에 화제에 올랐다가 전 국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잠시 수그러들었던 ‘의료민영화’ 의 유령은 언제 다시 스멀스멀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한편으로 공보험 상황은 어떤가?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7년 64.6%에서 2008년 62.2%로 오히려 떨어졌다. 의료비 개인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는 말이다. 건강보험이 의료비 부담을 해결해주지 못하자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해마다 평균 15%씩 급성장하는 등 공보험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라는 미명 아래 저질러진 의료민영화가 세계 각국에서 처참한 결과를 낳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과 뉴질랜드이다. 1970년대에 영국은 세계가 모델로 삼는 복지국가였다. 하지만 1980년대에 마거릿 대처 정권이 의료비를 너무 삭감한 결과 1990년대 중반부터 의료제도가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입원 대기 환자가 130만 명에 이르고 암환자가 수술이 너무 늦어 사망하는 비극까지 일어났다. 뉴질랜드 역시 공적의료비 예산의 억제와 삭감, 공립병원의 독립채산제가 요구된 결과 복지의료 제도가 무너져내렸다. 공립병원의 의료 서비스는 악화되고 이익이 나지 않는 지방 공립병원은 거의 폐쇄되어 공립병원은 대도시밖에 남지 않았다. 그 대신에 등장한 것이 민간 주식회사 병원이었다.
의료 민영화의 암울한 미래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가지 예가 있다. 맹장수술 비용이다. 현재 일본, 미국, 한국의 맹장수술 비용을 비교해보자.

일본 : 6만 엔(약 80만원)
미국 : 244만 엔(약 3,200만원)
한국 : 평균 72~216만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8년 진료비 심사자료에 의함)

전 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에 비해 민영의료 서비스가 발달한 미국의 맹장수술 비용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재미교포들이 치료나 수술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들어온다는 것은 요즘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

암치료에서 심장이식까지 의료비가 전부 무료!
그렇다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의료복지의 모범은 어디일까?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는 그것에 대한 한 가지 힌트를 제시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소득과 수명은 ‘대체로’ 비례한다. 그런데 딱 한 나라, 예외가 있다. 바로 쿠바다. 쿠바는 소득은 미국의 13분의 1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지만 의료수준은 선진국에 버금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로 그런 이유로 세계도 쿠바를 주목한다. ‘쿠바 국민은 가난하게 살고 부자로 죽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쿠바의 2대 사인이 암과 심장병으로, 선진국과 같기 때문이다. 쿠바는 암치료에서 심장이식까지 의료비가 전부 무료고, 심지어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교육비도 모두 무료다.
하지만 45년 이상에 걸친 미국의 가혹한 경제봉쇄, 소련붕괴로 인한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어떻게 쿠바는 이런 놀라운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구축하고 유지해왔을까? 가장 큰 이유로는 패밀리 닥터로 대표되는, 코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일차진료 조직의 확립을 들 수 있다. 98% 이상의 국민을 커버하는 전국적인 일차진료 조직이 국민의 건강 파수꾼 노릇을 함과 동시에 치료보다 예방을 중시하는 선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과학과 의료기술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발상이다.
그런 한편으로 국제적으로도 쿠바의 인도적 의료원조 활동은 눈부시다. 2005년 파키스탄 지진, 2006년 인도네시아 자바 섬 지진 때 쿠바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의료 전문가들을 파견하여 피해 지역의 주민들을 도왔다. 또한,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중남미 여러 국가에 직간접적으로 의료원조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돈이 없어 의대에 가지 못하는 제3세계 학생들을 위해 아예 ‘라틴 아메리카 의과대학’이라는 의대를 만들어서 무료로 그들을 교육하고 있기도 하다.
1959년 쿠바혁명 직후 국내에 있던 의사들의 3분의 2가 해외로 빠져나가 쩔쩔 매던 쿠바가 오늘날 이런 의료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저력의 근원을 파헤치고 21세기 쿠바의 의료서비스 현장을 생생하게 취재해온 보고서가 바로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이다. 지은이는 의료 관계자가 아니지만, 그런 만큼 오히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너무 전문적으로 파고들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와 취재에 의거해 세계적으로 ‘인증된’ 자료들을 제시하며 쿠바의료의 현주소에 대한 큰 그림을 주려준다.

“아름다운 의료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섯 가지 답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료를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그밖에 과학, 교육, 사회 등 쿠바 사회의 다양한 면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1부 <단연 돋보이는 쿠바의 지역예방의료>에서는 패밀리 닥터로 대표되는 쿠바의 지역예방의료 체계를 살핀다. 의사를 코뮤니티에 녹아들게 만들어서 주민 개개인과 밀착하여 그들을 지속적으로 진료하고, 치료보다 예방을 중시한다는 선진적인 발상이 돋보인다. 혁명 후에 가장 열악한 의료 환경에 처해 있던 농촌부터 의료제도를 정비해갔다는 발상도 감탄스럽다.
2부 <외화획득 수단 - 전문의료와 의약품>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적인 고난이도 의료 수준과 쿠바가 만들어낸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쿠바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항 콜레스테롤제나 B형 간염 백신, 수막염 백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전세계에서 치료를 받으러 사람들이 쿠바로 몰려든다. 축구 스타 마라도나 역시 쿠바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을 정도다.
3부 <대체의료와 전자정보 네트워크>에서는 소련붕괴 후 힘든 경제봉쇄 속에서 오히려 대체의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적극 육성한 이야기와, 종이 수급이 불가능해지자 ‘새옹지마’ 격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정보 네트워크를 전국적으로 구축해버린 쿠바의 놀라운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다.
4부 <국경 없는 의사단>은 참으로 감동적인 부분이다. 전 세계의 재해 지역으로 달려가서 원조 활동을 벌이는 쿠바의 의사들, 아예 그런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꾸려진 ‘헨리 리브 국제구조대’, 그리고 어떤 나라도 감히 하지 않았던 체르노빌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인도적 원조 등은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아름다운 연대를 이야기한다.
5부 <지속가능한 의료와 복지사회 만들기>에서는 고령화 사회와 젊은이의 실업, 뉴리치 계층의 출현 등 21세기에 쿠바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이라는 무기를 선택한 대범한 발상이 놀라울 뿐이다. 그리고 국방비를 줄여서라도 복지를 유지한다는 발상 역시 감탄스럽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의사를 꿈꾸며
2010년 3월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의료보험 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그러자 카스트로는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법이 의회를 통과한 것을 “큰 성공이자 승리”라고 추켜세우면서도 “쿠바가 반세기 전에 해낸 전 국민 의료보험을 미국이 실시하는 데 1776년 필라델피아 독립 선언을 한 이후 234년이나 걸렸다는 게 참으로 놀랍다.”라고 일침을 가하는 논평을 했다.
쿠바는 경제적으로는 분명히 가난한 나라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자유가 제한되어 있는 나라인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를 읽어보면 ‘교육과 의료’에 관해서만은 쿠바가 너무나 넉넉하고 커다란 마음을 가진 나라임을 깨닫게 된다. 체 게바라의 말처럼,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생각. 의사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생각. 나보다 우리, 더 나아가 지구와 인류 전체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에너지를 절약하며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 첨단 의료기구나 으리으리한 의료시설보다는 진찰실에서 의사 선생님이 건네는 따뜻한 한 마디, 인간적인 대화, 친절하게 내 말에 귀기울여주고 손 한 번 잡아주는 의사 선생님을 바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쿠바를 세계 최고의 의료 선진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쿠바에는 생물학 적이고 기계적인 의사가 아니라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는 그런 의료 서비스를 꿈꾸고 일구어가려 애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필독서이자 한국의 의료개혁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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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놓치고 있었던 그 무엇. 한서민 ㅣ 2016-08-07 ㅣ 공감(1) ㅣ 댓글 (0)


쿠바하면 먼저 떠오르는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

그리고 그와 함께 쿠바혁명을 이끈 카스트로.

지난 50년간 계속된 미국의 가혹한 경제제재에도 버텨낸,

가난한 공산주의 나라. 그런 쿠바가 의료천국이라니.

복지선진국이라는 유럽이나 세계최강 미국도 아니고,

쿠바가 어떻게?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미국감독 마이클 무어가 만든 작품 <식코>.

식코는 세계최고 부자나라 미국의 처참한 의료제도 현실을 까발린다.



미국 의료보험제도 역시, 국민의료보험과 민간의료보험 두 가지.

하지만 우리처럼, 누구나 국민건강보험에 의무가입해야 하는 게 아니다.

아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할까.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 격인‘메디케이드’나‘메디케어’에 가입하려면

가난하거나 장애인, 노인이라야 한다고.

그럼 나머진 민간보험에 가입할 수 있냐, 여기에도 조건이.

꽤 괜찮은 직장에 다니거나 돈이 많거나.

엄청 비싼 민간보험료를 지원해줄 직장정도는 다녀주시던지,

개인이 다 부담할 수 있을 만큼 재력이라도 있어주시던지.

이도저도 안 되는 사람들이 무려, 울나라 인구에 육박하는 4천4백만.



식코에선, 의료보험이 없어 절박한 사람들을 보여준다.

사고로 손가락 두 개가 잘린 남자.

의사가 이 환자에게, “손가락 하나 봉합시술에 4천만원인데, 어떡할래?”

둘 다하면 이게 도대체 얼마야.

자기 형편으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비용에,

자신이 직접 바늘로 꿰매는, 소름 돋는 끔찍한 장면.

암처럼 큰 병에 걸린 환자에겐, 어마어마한 병원비와 약값.

암으로 절망에 빠진 여자가 마지막 희망을 걸고

국경을 넘어 찾아가는 곳, 바로 쿠바.

적국이나 다름없는 이 미국 환자를 무료로 정성껏 치료해준다.

내 조국 부자나라 미국에서도 못 받아본 인간적인 대우를

가난한 나라 쿠바에서 받게 된 여자는, 고마워하고 또 고마워한다.

다시 삶의 희망을 안겨준, 내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나라니까.



미국 의료제도 아래에선, 맹장수술 하는데 3천만원 넘게 들고

산모가 진통이 와, 앰블런스 함 불렀더니 수백만원

병원에서 출산하는데 수천만원 넘게 나오면

이거 어디 부담스러워 애 낳겠냐고, 애가 나오다가도 미안해 들어가겠다는.

미국 보통여자들이 신랑감 고를 때, 직장의료보험 되는 남잔지도 본다나.

내 살면서 미국 애들한테 짠한 맘이 들기도 첨이라는, 우째 이런 일이.



미국 의료제도가 왜 이지경까지 됐냐.

원인은 의료민영화.

세계최고 부자나라 미국이라는 위상에 비해,

쪽팔릴 정도로 비인간적이고 비효율적인 의료제도를 수술대에 올리려고

벌써 20년도 전에 클린턴이 시도했지만 끝내 좌절.

뒤를 이어 오바마도 우여곡절 끝에 의료법 개정안은 통과시켰지만

핵심은 못 건드린, 사실상 무늬만 의료개정안.



왜냐구?

거대자본이 거느린 보험사, 병원, 제약회사의 강력한 저항과 로비.

그리고 여기에 굴복한 썩어빠진 미국 정치인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유권자들 땜에.

자본권력 앞에 정치가 무릎 꿇었다고나 할까.

누군가의 불행을 이용하고 겁박하는 공포마케팅으로 돈을 버는

거대자본한텐 의료민영화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참 착한 제도.

미국의 대표적 지성 중 한 사람, 노암 촘스키는

‘부패한 권력은 모든 걸 민영화한다.’고 했다.



그럼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괜찮은 건가?

형님만한 동생없다 했는데, 요거만큼은 동생이 좀 났다는.

오죽하면 오바마도 한국의료제도가 부럽다했을까.

하지만 우리가 낫다한들, 쿠바나 유럽만이야 할라고.

그만큼 미국 의료제도가 비정하단 걸 시인한 셈이라고 봐야지.

근데도 뭐든 큰형님 따라하고 싶어 환장한, 요 아우란 놈은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는 거 같다는.



지난 대선 때, 국민들이 중병에 걸리더라도 본인부담 의료비가

100만원이 넘지 않도록 국민건강보험을 개혁하겠단 공약이 나왔더랬지.

대선토론 보다가 이 말에 솔깃했거든. 그게 가능해, 어떻게 하겠단 거지?

울나라 사람들, 매월 사보험료로 나가는 돈이

1인당 평균 27만원쯤 된다나, 거기다 건강보험료까지 하면 얼마야.

사람들 웬만하면, 따로 사보험 한두 개 이상 갖고 있지 않나?

자동차보험 같은 거 빼고 생명보험 뭐 이런 거.

평균 보험료가 저 정도라면, 여유 좀 되는 사람은 그 이상도 쓸 거고.



건강보험료 내면서 또 사보험까지 들어야하는 이유가

혹시나 건강보험으론 감당 안 되는 4대 중증질환 같은 병에 걸릴까,

그게 걱정돼서 그런 거 아닌가.

만약 그런 불행이 닥치기라도 한다면, 당장 병원비는 물론이고

가족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 입장에선 애들 학비에 가족생활비까지.

당연히 걱정되지, 남겨질 가족걱정에 허리띠 졸라매고 어떻게든 아껴서

이런저런 보험 하나라도 더 들어놓는 거 아니냐고.



울나라 의료보험제도가 미국보다야 낫다고 하지만

큰 병이라도 걸리면 여전히 병원비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니까.

정말 돈 나가는 치료엔 보험적용이 안 되는 게 많고.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건강보험 하나로’운동을 제안했었거든.

1인당 평균 만원씩 더 내면 우리도 거의 무료로 의료혜택을 보장할 수 있다고.

어차피 사보험료 나갈 바에야 차라리 이게 더 경제적이지 않냐는 거지.

우리보다 훨 가난한 쿠바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 할 이유는 없으니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사람 생명에 대한 생각과 의지에 달렸다고 할까.

미국 애들이 민간의료비 지출은 또 세계최고거든, 고비용 저효율.

그니까 부자나라 오바마가 가난한 나라 쿠바보기도 쪽팔린 거고.



쿠바의료제도라고 완벽한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뭐가 더 중요한지, 어디에 우선순위를 둬야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할까. 국민들의 공감하에 국가차원에서.

살면서 젤 걱정인 게 기본적인 의식주와 의료비, 교육비 뭐 이런 거 아닌가.

솔까, 대학 안 나오고 유학 안 갔다와도 죽는 건 아니지만

의료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잖아.

건강하게 살아있어야 돈을 벌든 공부를 하든 뭐라도 하지.



치료비가 없어 체념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거, 이건 아니잖아.

TV에 풀빵엄마 같은 딱한 사연이라도 나오면, 모른 척 외면할 수도 없어

ARS전화 한통으로 마음이라도 보탠 사람들 꽤 되지 않나?

풀빵엄마 경우는 방송이라도 타서 도움을 받긴 했다지만

알려지지 않은 사연들이 훨 많을 거고.

그렇다고 이런 딱한 사연들마다 일일이 다 보태기도 좀 부담스럽고

생까자니 괜히 기분 꿀꿀해지고.

이런 건 기부나 후원도 필요하지만 여기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 아닌가? 인간적으로다가.



선진국 애들이 지들보다 훨씬 가난한 나라 쿠바의료를 배우겠다고 찾아가는 건

그 동안 자기들이 놓치고 살아왔던 그 무언가를 찾고 싶어서겠지.

우리도 그렇지 않나?

돈부터 벌고 돈 더 모으면, 돈돈 하면서 살다가 나중으로 미뤄놓고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생각해보니 잊고 있었던 그 무엇.



















쿠바의 무상의료체계는 과연 구현가능할까? 처음처럼 ㅣ 2016-06-09 ㅣ 공감(7) ㅣ 댓글 (0)


쿠바의 의료체계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아무래도 마이클 무어감독의 2007년 작 영화 <시코>가 개봉된 다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민간의료보험체계를 쿠바식 무상의료체계와 비교하여 충격을 안겨준 영화입니다. 당시 쿠바식 무상의료체계를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쿠바의 의료체계에 대하여 알려진 바가 많지 않던 터라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바는 없습니다만,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마침 년초에 쿠바를 여행할 기회가 있어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는데, 정말 쿠바에서는 무상으로 진료를 받고 있고, 서구식 무상의료체계에서 드러나는 진료대기의 문제도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꿈의 의료체계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도, 여전히 가능하겠는가 하는 의문은 남았습니다. 일본 나가노현 농업대학의 요시다 다로교수가 쓴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는 쿠바의 무상의료체계에 대한 송가라는 느낌과 함께 저자가 행간에 남긴 의미들이 제가 가지고 있던 의문을 키워준 것 같습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쿠바가 사회주의혁명에 성공하고, 냉전시대에 소련에 밀착하여 미국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오랫동안 경제제제를 받아왔습니다. 최근 미국과 국교를 재개하고 있어 낙후된 쿠바경제가 회생의 기회를 맞았다고 합니다. 사실 현대의학은 이미 자본집약적인 산업의 경지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원할 자산이 충분치 않았을 쿠바의 의료수준이 경지에 올랐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에서는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 점과 맞았다는 점을 같이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책은 모두 네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의료전달체계의 기본이 되는 1차의료를 담당하는 쿠바의 지역예방의료는 저변이 넓고 단단하게 구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의사들이 자유롭게 직장을 선택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쿠바의 의학수준을 다룬 생명공학 부문에서의 성과를 보면 놀랄만하지만, 이 영역의 전반적인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의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이런 성과를 통하여 만든 의약품을 해외에 수출하여 막혀있는 외화의 취득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대체의학을 육성하는 것도 미국 등 서구사회가 대체의학을 추구하는 것과는 관점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구사회의 대체의학은 현대의학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틈새시장 같은 것인데, 과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서 주류의료체계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쿠바가 시도하는 대체의학은 제2차 세계대전 무렵의 일본이나 전후 중국 공산당이 채택했던 전통의학으로 무너진 현대의학 체계를 메웠던 시도에 가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쿠바는 의료를 통하여 라틴아메리카지역의 중심에 서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재난의 현장에 대규모의료진을 보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그리하여 의료를 통한 국제협력을 꾀하는 전략인 듯합니다. 인구 1100만 정도의 국가에서 연간 1만 명이 넘는 의사를 배출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한명의 의사를 교육시키려면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1960년 쿠바혁명이 일어난 직후 새로 배출된 의사는 330명이었습니다. 쿠바 최대의학교인 아바나의과대학에는 2만8천명이 재학하고 있다고 합니다. 쿠바의 의학교육이 6년제임을 고려한다면 년간 5천명이 졸업하고 의사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쿠바의 의사수에 대한 자료를 보면 21세기 초반에 인구 1천명당 5명을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뿐 만아니라 2012년 세계 68개국에 파견된 쿠바 의료인력은 의사 1만5천명을 비롯하여 3만9천여 명에 달했는데, 여기에는 베네주엘라에 파견된 쿠바의료인력 3만명은 제외한 것입니다. 베네주엘라정부는 대신 하루 9만 2천 배럴의 석유를 공급했습니다. 구 소련이 무너지고 쿠바에 대한 지원이 끊어진 것에 대한 대응전략이기도 합니다.(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4385)




사회주의국가 쿠바가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의학교육의 산물인 의료인력을 국내에 재배치하는 전력으로서의 무상의료체계를 자본주의 국가에서 채택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재난현장에 투입되었다는 의료봉사단을 구성하는 의사들의 경력을 따져보았을 때도 응급의료에 대한 경험이 얼마나 충분했는지 의문이 들었다는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돈이 아닌, 생명 중심의 의료체계 이명재 ㅣ 2014-08-02 ㅣ 공감(1) ㅣ 댓글 (0)




삼복더위에 의미 있는 피서를 했다. 마른장마 속 폭서(暴暑)에 쿠바 여행을 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 했던가. 아열대에 위치해 있는 쿠바, 그 나라를 나에게 소개해 준 사람은 알레이다 게바라 마치(Aleida Guevarb March) 박사였다. 그녀는 쿠바 혁명의 영웅 체 게바라(Che Guevara)의 딸이기도 하다.





?지난 7월 15일이었다. 서울대 의대 행정관 3층 대강당에서 강연 하나가 열렸다.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에서 주최한 강연이었는데, 강사는 위에서 밝힌 알레이다 게바라였고 주제는 '쿠바의 1차 의료'였다. 의료는 생명과 관련된 것으로 국민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분야이다. 지금 우리는 의료 민영화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지 않는가.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지구상의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국가 GDP로 따진다면 개발 도상 국가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나라의 의료와 교육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뒤지지 않아 여러 나라의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나라 보건 의료 관계자들과 정치하는 사람들이 먼저 읽어 보면 좋겠다.





?알레이다 게바라는 쿠바의 의료체계에 대해 2시간 강의를 하고 30분 정도 청중의 질문을 받고 답했다. 스페인어 강의에 영어 통역이어서 전체 내용를 온전히 수용할 수는 없었지만 쿠바의 1차 의료에 대해 적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국가의 의료 보험 체계와 나 개인의 건강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책 한 권을 구입했다. 여름 피서를 이 책 읽기로 대신할 생각이었다. 쿠바의 1차 의료에 대한 강의 내용을 보완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의료 민영화 문제가 국민 각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욕심도 작동했다. 그 책 제목이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이다. 사회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가난한 나라 쿠바에 '천국'이란 수식어를 붙일 정도의 의료체계라니!



이 책을 사서 읽을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한 사람이 알레이다 게바라이니 그녀가 쿠바 여행을 소개한 사람이 되는 셈이고, 책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의료천국 쿠바를 재미있게 읽었으니 내겐 쿠바 여행을 다녀 온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책을 읽음으로써 독서삼매(讀書三昧)에 빠지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좋은 피서가 되겠다.



이 지구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국가들이 존재한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건강하게 지켜 주어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데 있다. 소수 특권층을 위한 국가가 아니라 국민 다수를 위한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이런 점에서 쿠바의 의료 정책에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철저하게 국민 다수를 위해 확립 운영되고 있는 의료 정책, 그들에겐 '돈'이 아니라 '생명'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시스템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일본인 관리이다. 요시다 타로는 유기농에 관심이 많은 관계로 쿠바를 방문했고, 유기농 관련 문제뿐 아니라 의료와 교육까지 관심 영역을 확대해서 관찰 탐구한 것을 리포트 형식의 책으로 출판했다. 그는 이미 쿠바를 여행하고 의미 있는 여러 권의 책을 공간한 바 있다. <200만 도시가 유기채소로 자급 가능한 이유>, <세계가 쿠바의 고학력에 주목하는 이유>, <몰락 선진국, 쿠바가 옳았다> 등 주로 리포트성 글들이다.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도서출판 파피에, 2011년)는 '들어가며','마치며'를 포함해서 총 5부의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은 이 땅의 사람이 아니지만 내가 좋아했던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간적 의료가 아름답다'는 제목의 추천서도 따사로왔다.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읽어 볼 것을 권하지만, 우선 각 부의 제목에서 책에 담길 내용을 가늠할 수 있도록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부 '단연 돋보이는 쿠바의 지역예방의료' 2부 '외화획득의 수단-전문의료와 의약품' 3부 '대체연료와 전자정보 네트워크' 4부 '국경 없는 의사단' 5부 '지속 가능한 의료와 복지사회 구조 만들기'로 되어 있다.





쿠바의 의료체계는 국가의료시스템이다. 국가에서 모든 의료 행위를 책임지는 체계이다. 암 수술에서부터 심장 이식까지 모든 의료비는 무료이다. 물론 사회주의 국가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자본주의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살펴볼 가치가 있는 의료 시스템이 아닌가 한다. 쿠바는 1차, 2차, 3차로 의료 체계가 나뉘어 있다. 이런 의료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가정의(家庭醫, family doctor)이다. 쿠바 전체 의사 6만7천 명의 47%를 차지하는 가정의는 1차 의료 조직을 책임지고 있으며 환자의 98%를 커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쿠바 예방중심 의료체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등이 쿠바 혁명(1959년)을 성공하기 전의 의료체계는 순전히 미국식이었다. 철저히 가진 자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스트로는 병원 갈 돈이 없어 죽어가는 농촌의 현실을 보고 소외 받아온 농촌 지역에서부터 의료체계를 정비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농촌 지역에 의료 시설과 서비스를 집중 지원하고, 이런 곳에 양질의 의사를 우선적으로 파견했다.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따라서 과거 소련과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었다. 1989년 소련과 동구 사회주위 국가들이 무너지면서 쿠바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미국이 '쿠바 민주화법', '헬름스버튼 통상금지법' 등을 통해 대 쿠바 봉쇄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쿠바 정부는 이 기간을 '특별시기(special period)'로 명명하고 전체 국민이 연대하여 어려움을 공동 대처했다.



미국과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위기 상황 아래 놓여 있었지만 국방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교육과 의료 등 복지 예산은 늘렸다. 여기에 더해 의학 과학 기술에 대해 투자를 확대했으며 지진과 해일 등 재난 발생 국가에 대해 의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쿠바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가난한 나라를 돕는 데 솔선수범했다. 모두 꺼리는 체르노빌 원폭 피해자들을 적극 도왔고, 2005년 파키스탄에 지진이 났을 때, 그 이듬해 인도네시아 자바 섬 지진에 맨 먼저 달려가서 가장 나중에 의료진을 철수한 것도 쿠바였다.



그것뿐만 아니다. 헨리 리브 국제구조대를 조직해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이웃 나라에 직간접적으로 의료 지원을 아까지 않았고, 학생 규모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의과대학인 라틴아메리카 의과대학(ELAM)을 세워서 라틴아메리카, 카리브 해,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온 1만~1만2천 명의 학생들을 무료로 교육시키고 있다. 의학 공부를 하고 싶지만 형편이 닿지 않는 우리나라 학생들도 ELAM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을 알아보면 어떨까.



미국의 경제 봉쇄는 쿠바를 자급자족 경제로 진입하게 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나 할까. 의료 산업도 외국 의존에서 탈피해 대체 의료를 모색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에게 접종되는 13종의 예방 백신 가운데 12종을 국산으로 대체했고, 항 콜레스테롤제, 수막염 백신, B염 간염백신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쿠바의 바이오테크인데, 이런 자체 백신들을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지원까지 해 주고 있다.



쿠바는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지도 못하고 국민 소득도 높지 않은 가난한 나라지만 의료에 관해서만은 부자인 나라이다. 아프면 누구나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치료 전에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을 의료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유아 사망률(1천명당 5.2명)이 세계에서 가장 낮으며 평균 수명도 78세로 선진국 수준이다.





?지금 우리는 의료 민영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의료 민영화는 미국식 의료 시스템을 따라가는 것이다. 흔히들, 미국식 의료체계는 죽을 사람도 살려내는 첨단 의술을 가능하게 하지만, 살릴 수 있는 가난한 사람은 죽이는 의료 체계라고들 말한다. 돈이 생명을 좌우한다는 얘기이다.



미국식 의료 민영화가 되면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맹장 수술을 할 때, 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하고 있는 일본은 6만 엔(약 80만 원), 우리나라는 평균 72~216만 원인데 비해 민영 의료 서비스가 발달한 미국은 244만 엔(약 3천2백만 원)의 병원비가 있어야 한다.



영국과 뉴질랜드의 복지 의료 제도가 무너져 내렸다. 공립병원 의료 서비스가 약화되고 이익이 나지 않는 지방 공립병원은 거의 폐쇄되고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은 대도시 몇 개뿐이다. 그 대신 등장한 것이 민간 주식회사 병원이다. 이들 민간병원은 이익 창출을 제일의 목표로 한다. 과잉 진료와 과다한 의료비 청구는 불은 보듯 뻔하다. 의사의 능력도 수익을 얼마나 올리느냐에 따라 판가름 난다.



쿠바의 의료 제도는 돈이 아닌 사람 중심이다.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조류(潮流) 속에서 쿠바가 이런 생명 중심의 의료 시스템을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 특유의 '호혜와 평등, 참여와 연대'라는 사회 가치에 기인한다. 의사도 생물학적이고 기계적이 아니라 주민 생활에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연대의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쿠바의 의사는 지역 공동체에서 신뢰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지점에서 쿠바의 국가의료시스템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쿠바의 의료 시스템은 3가지 주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 사람의 생명은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둘째, 모든 국민은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무상 치료를 받을 권리를 가지며 셋째, 의료 지원은 지역에 상관없이 어디에 살든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국민 개개인의 입장에서 출발하고 있는 의료체계이다.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이끈 체 게바라는 의사 혁명가였다. 혁명 성공 후 쿠바의 의료 체계를 확립하는 데 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 체 게바라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단 한 사람의 생명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의 전 재산보다도 100만 배나 더 가치가 있다.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자부심은 높은 소득을 얻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축재할 수 있는 모든 황금보다도 훨씬 결정적으로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민중이 갖는 감사의 마음이다"?



우리와 비록 다른 환경과 조건이지만 그들 삶의 질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서 많은 교훈을 얻게 된다. 사회주의 국가 쿠바의 의료정책은 자본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와는 다르다. 돈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에 그것 외에도 사람을 위하는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은 증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사람은 왜 가난한 나라 쿠바를 의료 천국이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일독을 권한다.

우리 모두의 치료받을 권리를 위하여... 바람소리 ㅣ 2012-10-18 ㅣ 공감(2) ㅣ 댓글 (0)




쿠바는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 체게바라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 그랬고, 한국인 할아버지가 택시 기사를 하며 행복하게 늙어가고 있는 글을 봤을 때, 얼마 전 쿠바 여행기를 읽었을 때 그 생각은 더더욱 굳어졌다. 그러나 내 마음속의 이상적인 사회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고, 쿠바는 우리 사회와 정반대의 갈등을 겪으며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었다. 노인들은 혁명을 그리워하고, 젊은이들은 자본주의를 갈망하는 나라.

쿠바라는 나라가 어디를 향해 갈 지 그건 아무도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그래도 쉽게 무너질 나라는 아니구나'라는 것. 이 나라의 저력은 '연대'의 원칙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 사회든 갈등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고, 획일된 사고방식으로 사회를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절대 다수가 동의하는 어떤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이 합리적인 진보를 가능하게만 한다면 속도는 어떠하더라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그리고 결국엔 그런 꾸준한 진보가 승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물론, 그건 꼭 가보고 싶은 나라에 대한 나의 편애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나라의 위태로운 건강보험제도를 두고 세계 최고 레벨이니 뭐니 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쿠바에 비하면 그다지 대단할 것도 없으니까. 너무나 파격적이고, 너무나 급진적이기 때문에 당장 이렇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의료에 대한 철학,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 의학에 대한 투자, 국경과 이데올로기를 넘나드는 인류에와 연대 정신은 어떻게든 배워 왔으면 좋겠다.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2가지 조건, 의학과 인간성이다. 영원한 청춘 ㅣ 2011-07-07 ㅣ 공감(2) ㅣ 댓글 (0)


의료관광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의료와 관광을 접목한 일종의 신개념 서비스인데 환자는 자신에게 맞는 의학기술을 찾아 다른 도시 혹은 다른 나라로 방문하고 치료를 받는 동안 새로운 곳의 관광, 휴양을 더하는 그야말로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프리미엄 관광서비스’가 아닌가 싶다.



이 말을 처음 들었던 건 꽤 오랜 전 한국관광공사에서 잠깐 일을 할 때였다. 그 때 해외마케팅 부서에서 마케팅 관련 번역 자료를 찾고 번역하는 일을 했는데 내 기억으로는 태국과 싱가포르등이 의료관광에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관광사례나 마케팅 기법을 번역하면서 우리나라도 이런 의료관광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느꼈었던 기억이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되살아났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이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가깝기만 하면 쿠바로 의료관광을 가도 좋겠다싶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야 남미의 못 사는 나라 중 한 나라, 혹은 아직도 공산국가인 무서운 나라이겠지만 의료기술이 이만큼이나 발달한 곳이라는 걸 아는 이는 별로 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중의 하나이고.







하지만 쿠바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백신과 의약품을 개발하고 수출을 통해 거대한 외화획득이 가능한 나라이고 이들의 의료서비스를 받고자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환자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특히 수막염 B형 백신은 세계 유일의 백신으로 평가받았을 정도이다. 선진국보다 훨씬 싼 값에 전문치료를 받을 수 있다니 돈 없이 아픈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천국이 아닐까? 책 속에 나온 다른 예를 한 번 들어보자면,



1990년 어느 스페인 여성이 자동차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고 모든 의사들이 치료를 포기했지만 쿠바의 국제 신경회복 센터에서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고 불과 2개월만에 걷고 말을 하였다하여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어디 이뿐인가?



쿠바에서는 현재 ‘기적의 계획’이라 불리는 안과치료 프로젝트가 시행중이다. 볼리비아, 브라질, 자메이카인 등 15개국 이상의 라틴 아메리카의 가난한 환자들이 특별기를 타고 아바나로 날아와 수술 후 눈이 보이게 되어 돌아간다. 심지어 별 다섯 개짜리 관광호텔까지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숙박비,식사비는 물론 입국 경비도 무료이다. 이 시기에는 돈이 있어도 이 호텔들을 이용할 수 없고 심지어는 있던 사람들도 퇴거명령을 받는다. 왜냐구? 이 가난한 환자들에게 먼저 제공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5년까지 17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의 수혜자가 되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이들의 의료체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것이고 그 기초도 무척이나 탄탄하다. 마을에서 환자와 함께 사는 패밀리 닥터 제도는 물론 외지, 빈곤하고 더러운 시골 촌 구석에서부터 실행되어지는 의료봉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그 위대한 탄생에 빛을 발한다. 소련이 붕괴하고 미국의 경제봉쇄로 엄청난 위기에 닥쳐왔을 때 조차도 그들은 의료와 복지부분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아까지 않았다. 군사비를 삭감했을지언정. 이러한 노력이 바로 지금의 세계적인 쿠바 헬스 케어 시스템을 완성한 데 힘을 보탰고 이 제도를 이해하고 잘 따라준 많은 의사들의 희생정신도 결코 작지 않다. 혼자서만 잘 사는 엘리트적 욕망을 누르고 다 함께 잘사는 인간적인 사회를 지향했던 그들의 소망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그들은 미국의 방훼로 아직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의약품과 기술을 보유하는데 그것마저도 돈벌이에 급급한 수단으로 전락시키지 않았다.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하고 로열티를 받아 더 많은 최첨단 기술과 연구에 사용하지만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판매 로열티를 받지 않고 있다. 이유는 제 3세계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렇게 정한 것은 제 3세계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싸움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그건 미래를 염려하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p.102







해마다 300만 명의 아이들이 폐렴구군으로 목숨을 잃지만 미국산 백신은 4번의 투여량에 250달러나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쿠바는 값싸고 효과 좋은 백신개발에 몰두하는 것이다.



자, 어떤가? 이런 곳이 바로 쿠바라는 나라란다. 놀랍지 않은가 말이다.







물론, 이 나라가 이렇게 누군가의 프로젝트대로 수행되어 질 수 있었던 건 아직 공산국가이고 통제받는 국민이라는 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우리가 나고 자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의료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이 쿠바의 헬스케어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데 그 이유는 옛날에는 혁명의 이름으로, 독재의 그늘에서 사회가 발전될 수 있었다면 지금 쿠바의 젊은이들은 너무 많이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까놓고 얘기해서 해외관광객을 하룻밤 상대해 받는 접대비가 그들 한달치 월급을 넘기고 돈이 이 시대에 얼마나 중요한 지 모를리 없는데 그들이 언제까지고 국가의 통제를 받으며 자신들의 욕망을 잠재울 수 있겠냐는 말이다. 하물며 고급기술을 가진 의사들이 선진국들의 장밋빛 러브콜을 거부하기란 실로 어렵지 않겠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바가 자국은 물론 해외에서 봉사하며 수행해온 놀라운 업적들은 책을 읽는 내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제 3국에 행하는 아낌없는 의료 원조는 물론 의사란 비즈니스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하는 의사들. 돈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무상으로 교육시키는 ‘라틴 아메리카 의과대학’의 정신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직업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삐까뻔쩍한 첨단시설을 배경으로 담당의사랑 1분도 채 대면하기 어려운 대형병원이 아닌, 다 녹이 슬어 삐걱대는 의자에 앉아 진료를 받더라도 내 손을 잡고 내 아픔을 진지하게 듣고 처방해주는 그런 인간적인 의사에게 치료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란 생각이 오늘따라 더 간절해진다.







La mejor medicina es la que previene. (최고의 의료는 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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