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중립국으로 가자 / 신영전
등록 :2017-04-03
신영전
한양대 교수·사회의학
자꾸 반복해서 아프고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면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병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근치’(根治)다. 말 그대로 질병의 뿌리를 도려낸다는 뜻이다. 그러지 않고 병의 윗부분만을 치료하면 당장은 낫는 것 같지만 이내 도지기 마련이다.
지금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4대 강국의 힘겨루기와 전쟁 위기는 오랫동안 때만 되면 반복되는 병이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큰 위기다.
북한 핵심 시설의 선제타격을 염두에 둔 키리졸브 한-미 군사연습과 독수리훈련으로 한반도 상공에는 F-35B ‘라이트닝 Ⅱ’ 스텔스 전투기 비행대대가 날고, 바다에는 칼빈슨 강습 항모전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질세라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고, 최근에는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북 왕조 패밀리 암살사건이 백주대로에서 일어나고, 남한에서는 대통령 탄핵이란 초유의 정치상황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자신을 대통령으로 착각하는 권한대행은 미국의 ‘알박기’ 사드장비 일부 배치를 전격 허용했다. 이에 중국은 대규모 경제제재를 가동하고 러시아는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배치로 응수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발 경제제재, 남한은 중국발 경제제재에 한반도는 지금 아슬아슬하고도 고달프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얼마 전 미국 트럼프 새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일이 있었다. 국무장관 틸러슨이 방문한 것이다. 미국의 신임 장관이 내한했는데, 한국 정부가 식사 대접하겠다는 말을 안 했다는 것은 한국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발언이다. 더욱이 식사 대접한다는데 거절했다면, 그것이 한국에서는 얼마나 큰 결례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알면서도 거절했다면 이처럼 모욕적일 수 없다. 게다가 “한국은 파트너이고 일본은 동맹국”이라고 이야기했다 한다. 이것이 미국의 새 대북정책의 기조이자 한국에 대한 입장이라면 한반도의 미래는 더욱 불안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4대 열강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가 그 원인이라 해도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 다행히 이번의 위기가 원만히 해결된다고 해도 한반도는 여전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세계의 화약고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런 한반도를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는 복잡하지만 답은 명확하다. 한반도를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와 같이 ‘영세중립국화’하는 것이다.
- 남북한 모두 영세중립국을 선포하고 국제사회는 이를 받아들이면 된다.
- 당연히 남북한 모두 비군사화 과정을 진행해야 하고,
- 주변 강대국들은 국제 협약에 따라 중립국의 정치적 독립과 지역적 통합을 영구히 인정하고 한반도 평화를 약속해야 한다.
- ‘영세중립국’ 이야기는 1885년 유길준의 ‘조선중립론’ 이후 지속적으로 제안되어온 주장이니 새로울 것도 없다.
- 이미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이 그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적이 있는 만큼 가능성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 오히려 문제는 한반도를 자기네 앞마당처럼 생각하는 4대 강국이다.
- 남북한이 영세중립국이 되면 핵이나 전쟁, 경제제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봄이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봉오리가 터져나올 성주에서는 매운 최루탄이 먼저 터질 기세다. 100년 전에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목 놓아 울면서 외치던 구호,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제주 강정마을 앞에 걸려 있던 펼침막을 이 봄 또 피눈물로 적어 걸어야 하는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그만하면 됐다. 이제 그만 가자. 영세중립국으로.
연재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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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y Yoonsik Lim
약 1년 전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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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몽매한 공상가가 용감하다던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Day Dreamer 가 헛소리 하는군! 한반도 영세중립국? 그 말 꺼내기 전에 북한에 가서 김정은의 얘기 듣고 왔어야 하겠지요? 신영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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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약 1년 전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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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런 철없는 생각을 가진분들이 진보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한심합니다.
중립이 좋은 줄 몰라서 한미동맹 주장하는 줄 압니까?
시장통 조폭들이 설치는 곳에 노점상이 어느날 `나는 어느쪽 편더 안들테니 놔둬라`라고
주장하면 그냥 안건드리나요? 틀림없이 2명이 나타나서 두들겨 패고 돈뜯어낼겁니다.
이걸 방지하려면 그중 마음씨 좋은 조폭에 소액으로 상납하던지 노점상끼리 연합해서 대항해야지요 이게 현실입니다
`영세 중립` 좋은줄 다 압니다만 아무나 하지 못합니다.
스위스는 히틀러가 침공할 기미가 보이자 알프스터널을 폭파할 수 있는 카드를 썼고
스위스가 과거 전쟁때 산악지역에서 한번도 패배한적이 없는 역사와 군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켜진 겁니다. 오스트리아? 주위에 착한나라 잘사는 나라만 득시글 하니까
가능한 겁니다.
`중립` 좋은 말입니다만 평상시 아무 편도 안들겠다는 소리는
정작 자기나라가 침공당할때 누구도 도와줄 나라가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미국,중국,러시아가 힘이 없어서 어떻게든 동맹국 하나 더 만들고 그러겠습니까?
철딱서니 없는 소리는 병자호란때 3학사로 끝나야 합니다.
3학사처럼 아무 대책없이 좋은 말만 하다가 역사에 이름만 남기고
수십만의 백성을 희생시킨 그런 지식인이 다시는 나타나서는 안됩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789125.html#csidx30a39af80d4f562a8c0d599ed71be2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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