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Yu
호주 문화/행사
호주의 현충일 안작데이(ANZAC Day)
2018. 4. 25. 11:14
URL 복사
본문 기타 기능
오늘은 호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경일인 ANZAC Day이다.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같은 날이다.
실제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나라에서 무슨 현충일이냐 할 수도 있는데, 전쟁의 경험없이 일차대전에 참전하였다가 터키의 갈리폴리 해안 상륙 작전에서 호주 뉴질랜드 연합군이 전멸하는 비극을 겪은 날을 기념하여 나라를 위해 애쓴 분들께 감사를 전하는 날이다.
실제로 이날을 위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준비를 한다, 이차대전 등의 참전군인들은 물론이고 각 학교의 밴드들 군인들 각종 단체에서 이날을 준비했다가 아침부터 진행되는 퍼레이드에 참가한다. 또한 관광객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퍼레이드를 구경하며 나라를 위해 애쓴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어렸을때 학교에서 행사에 강제 동원되어 불편한 마음으로 현충일이나 국군의날 행사를 맞이했던 기억에 비추어 보면 이곳의 행사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날을 귀히 여기며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선조들의 노고를 진심으로 감사하는 날이다. 실제 오늘 퍼레이드를 구경하며 아직은 반이방인인 나도 사람들의 행진하는 노병들에게 보내는 진심어린 박수와 환호에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낀다. 특히 휠체어를 타고 가는 연세 많으신 노병들께 또 이미 돌아가신 분의 영정 사진을 들고 손자 손녀, 가족들이 지나갈 때 큰 박수가 쏟아진다. 이를 구경하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국가나 희생의 가치가 스며듦은 당연한 것이리라.
이것을 구경하며 자연스레 우리나라와 비교를 하게된다. 우리도 유교문화가 깊숙하게 자리 잡은 나라로서 충효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인데 과연 이땅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쳐 희생한 순국선열들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많은 분들께 얼마나 존경과 감사를 느끼고 이를 표현해 왔는지를 돌아보면 씁쓸함이 올라온다.
호주도 서양의 선진국중 하나로 개인주의의 문화를 가진 나라인데 오늘같은 행사를 보면 인간의 존엄성에 큰 가치를 둔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다. 호주하면 흔히들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자원이 풍부한 복 받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런데 사회속을 잘 들여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자유와 서로를 존중하고 인간을 귀히 여기는 문화가 기저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Mateship으로 표현되는 이런 가치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끝까지 도와주고 가는 행위를 이끈다. 또한 서로간의 친절함의 표현이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주변에서 차 사고나 기타 어려움을 겪은 분들이 주변에 모르는 사람들이 도와주어 그 어려움을 해결했다는 사례를 많이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인구의 급격한 증가 덕분인지, 경쟁구조로의 사회변화 때문인지 또는 아직 이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이민자들이 많아지면서 부터인지는 명확치 않으나 이런 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늘의 행사를 보며 우리나라도 국가의 자유와 평화, 국민존중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희생된 분들께 진심어린 감사를 표현하는 그런 문화가 자리잡게 되기를 바란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
Note: Only a member of this blog may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