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4

Sejin Pak - [위안부문제] 책 <제국의 위안부>는 왜 한국서 문제가 되었나? 박유하의 설명. - 2년 전의 글.



Sejin Pak - [위안부문제] 책 <제국의 위안부>는 왜 한국서 문제가 되었나? 박유하의 설명. - 2년 전의 글.





[위안부문제] 책 <제국의 위안부>는 왜 한국서 문제가 되었나? 박유하의 설명.
- 2년 전의 글.


Sejin Pak
3 September 2016


[위안부문제] 책 <제국의 위안부>는 왜 한국서 문제가 되었나? 박유하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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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

- 짧게 필요한 말들이 전부 들어 있는 박유하 교수의 요약이다.
- 위안부문제에 대한 인식차이로 인해 나와 친구 관계를 끊으신 분들에게, 그리고 위안부문제에 대해 강한 의견을 가지고 계시면서, 더 알려고 공부는 하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짧은 글이다.
- 한국의 퀘이커 들 중에도 위안부문제로 나와 "거북한 관계"로 계신 분들이 있다. 그분들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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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하 글 2015.09

일본,한국, 중국 그리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는 과거 불행했던 역사에 대한 인식차이와 그로 인한 반목이 여전히 뿌리깊게 존재합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간 국민들간에는 아시아태평양 전쟁당시에 존재했던 위안부에 관해 바라보는 관점과 해결방법에 대해 큰 이견이 존재하는데, 이런 이견의 저변에는 양국 국민들의 배타적 민족주의와 좌우갈등이 있습니다.

위안부문제는 1930년대에 <일본>이 일으킨 문제로 되어 있지만, 정말은 <일본> 하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본 하나만의 문제로 단순화 시키기에는 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많은 이슈가 내재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하여 책임을 단순화시킬 경우, 우리는 다른 책임자들의 책임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게 되며,결과적으로 다른 형태로 반복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막지 못하게 됩니다.

1] 위안부 문제란, 국가의 세력확장 욕망에 따라 이동하거나 격리된 남성들을 위해 동원된 여성들의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여성들의 그런 대규모 이동이 가능했던 것은 제국주의가 교통의 발달과 함께 보다 전세계 강대국의 움직임으로 확장되기 시작한 근대이후였습니다.

2] 그리고 이 때 위안부로 동원된 것은 주로 가난 때문에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던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국가와 남성들의 욕구라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많은 중간업자들이 존재했습니다. 다시 말해 국가의 정치/경제욕망과 남성들의 성적/지배욕망을 이용해 경제적이득을 취한 이들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이들은 위안소를 이용한 사람들과 함께, 인간의 신체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용했다는 점에서,인간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에마뉴엘 칸트의 생각을 정면으로 배반한 이들이기도 합니다.

3] 저는 70여년 전 있었던 과거의 이 비극적인 사건이 현재의 한국의 가난한 여성들과,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많은 다른 나라의 여성들에게,반복되고 있는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대다수 한국 국민들의 견해는 이 문제를 ‘타 민족인 일본남성이’ ‘자민족인 한국여성을 강간했다.’는 인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보다근본적으로 가부장제의 희생이 된 여성들의 문제이자 하층계급의 착취라고 하는 계급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식민지화 된 지역의 가난한 여성들이 대거 동원된 것이 조선인위안부문제인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를 전부 보아야만 위안부문제는 해결될 수 있고, 반복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이 문제는 일본 뿐 아니라 , 국가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아시아 여러 곳에 식민지를 만들어 현지의 여성들을 성적대상을 삼고 착취했던 구 제국국가들, 즉 영국,프랑스, 네덜란드는 물론 지금도 세계 여러곳에 군기지를 구축해 현지여성들이 미군을 상대해야 하는 구도를 지속중인 미국도 위안부문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위안부문제는 단순히 <전쟁>이 야기한 문제가 아니라 ,주둔을 포함한, 전쟁이전의 <제국>—국가세력확장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일본군위안부란 원래는 일본인여성들이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식민지화에 따라 조선인 여성들도 그 대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른바 전시성폭력에서 <정복>의 의미로 강간당한 피해자들과 , 자국남성들을 <위로>하는 역할이 요구되었던 제국구조 안에서의 위안부와 군인의 관계는 엄밀히 말하자면 같지 않습니다.

20여년 이상 위안부문제가 풀리지 않았던 것은 이러한 구조가 명확히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이 문제를 다시 보자는 멧세지를 담아 <제국의 위안부-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한일양국에서 일정한 평가를 얻었지만,일부 한국/일본인들은 반발했습니다. 가장 반발한 것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오래 노력해 온 운동가와 연구자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저의 문제제기가 <일본>의 책임을 희석하는 것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한국의 한 지원단체는, 생존위안부들에게 자신들의 왜곡된 해석을 전하고, 저의 책이 거짓말로 위안부를 명예훼손하는 책이라면서 저를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막대한 배상금을 요구했습니다. .

그러나 위안부문제는 성차별계급차별민족차별이 얽혀 있는 문제입니다. 그 중에 그동안 주목받았던 것은 <일본>의 국가책임 뿐입니다. 제가 시도한 것은 <일본>이라는 고유명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책임, 즉 중간<계급>의 책임과 가부장제의 희생양으로 여성들을 내몰았을 뿐 아니라 실제로 여성들을 욕망을 해소하는 물건으로만 대했던 <남성>들의 책임의 환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제기는 아직 한국에서는 아직 충분히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고발 이후, 저의 책이 위안부를 비난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진 결과로 전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 기존 연구와 운동을 지키려는 이러한 움직임에는, 민족주의뿐 아니라 제국의 붕괴이후 본격화한 <냉전>구조도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오랫동안 일본의 문제로만 알려져 온 것은,일본이 전쟁을 한 기간이 길고,그 범위가 광대하고, 무엇보다 일본이 위안소를 시스템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처음 알려지던 무렵에 군인이 <무구한 소녀를 강제연행>했다고만 알려졌던 탓에, 기존 연구자와 운동가들은 그저 <강제성>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강제성이나 소녀에 대한 집착은 부모의 설득으로 자신을 희생해 자발적으로 갔거나 위안부로 가기 이전부터 매춘을 했던 이들을 배제하게 됩니다. 위안부를 단순히 매춘부라 말하며 위안부문제를 부정해 왔던 이들과 결과적으로 똑같이 매춘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구도에 가담하고 오히려 공고히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성들의 참혹한 경험에 대한 책임은 꼭 물리적 강제연행을 강조하지 않고도 물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학문적 접근방식이 이들에게는 낯설었던 것이 현재 제가 처해 있는 고난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조선의 여성들을 보호하지 못했던 조선이라는 공동체의 책임을 믈은 데 대해 반발하고, 누군가는 기존의 운동과 연구에 대한 이의제기에 반발합니다. 이러한 반발은 최근 들어 저에 대해 더욱 격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들의 <학문적>비판을 포함한 비난은 저의 집필을 <범죄>시합니다 . 학문적 견해가 <범죄>로 치부되는 정황에 학자들마저 가담중인 상황인 것입니다 .

. 그러나 저의 책은 위안부를 폄훼하긴 커녕 위안부의 편에 서서 쓴 책입니다. 오늘날 이시각에도 이어지고 있는 여성의 도구화를 경계하면서 이들의 존엄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위안부의 묵소리를 재현한 책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검찰도 재판부도 저의 항변을 듣지 않았습니다.

2015년, 책의 일부를 삭제하라는 가처분판결에 따라 일단 삭제판을 냈지만 이의신청을 냈고,배상금을 내라는 민사판결에 대해 항소했으며 형사재판도 이미 5회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의 민족주의와 이어진 기존 운동/연구권력이, 계급과 보편적 성차별 문제를 보이지 않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한국과 일본의 양극단 사람들이 민족문제로만 대립하면서 나머지 사람들까지 각기 편향적 정보에 노출되어 불화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안부문제가 정말은 계급과 성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이러한 태도들은, 동아시아의 갈등을 지속시킬 뿐 아니라 현실적인 위기조차 부를 수도 있을 만큼 그 갈등이 첨예합니다. 따라서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디.
특히 여성문제와 식민지문제에 관심을 갖는 분들의 관심을 기다립니다. 이러한 접근만이,위안부문제를 비롯한 여러 갈등들을 조화와 화해로 이끌고,동아시아의 우애와 평화를 가능케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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