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6

04 [서울 리포트] 북한의 새 시장- 이원희 기자



[서울 리포트] 북한의 새 시장이원희 기자



[서울 리포트] 북한의 새 시장
이원희 기자

북한당국은 지난달 말부터 농민시장을 시장으로 명칭을 바꾸고 그 동안 농수산물을 팔아오던 시장에서 각종 공업제품도 판매 할 수 있도록 해 북한이 암시장을 사실상 양성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바뀐 시장에 대해 고려대학교 북한학 남성욱 교수와 탈북자들의 모임인 숭의동지회 김원형 사무국장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서울에서 이원희 기자가 전합니다.

북한의 국가 계획 위원회 최홍규 국장은 최근 조총련기관지를 통해 농민시장이 시장으로 바뀌어 시장기능이 전환되어 국가의 식량공급 망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일부 지방에서는 시장에서 쌀을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농민시장이 이렇게 바뀐 것에 대해 남한 고려대학교 북한학 남성욱 교수는 지난 7월의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북한의 물가가 상승하고 있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돈이 많이 풀려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만 물자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나온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남 교수는 말합니다.

남성욱: 이번 조치는 정부의 물자 공급량에 한계에 왔기 때문에 오히려 그럴 바에는 사적인 경제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포용을 함으로서 정부가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을 본격화 한 것으로 보고 정부가 일률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겠다는 것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농민시장은 1950년 10월 북한이 농민시장개설 의정서를 발표해 공식적으로 인정했지만 국가계획경제가 부진하자 농민시장을 단속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남성욱: 농민시장이 너무 활성화되면 국가의 계획경제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로 주기적으로 단속을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금하지는 못했습니다.

남한으로 온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그 동안 농민시장과 함께 암시장도 활성화가 되어 주민들이 많이 이용을 했습니다. 지난 97년 신의주에 살다가 탈북한 탈북자 모임 숭의동지회 김원형 사무국장은 암시장에는 농민시장에서 팔지 못하는 상품들이 거의 다 있다고 말합니다. 김원형: 암시장에 모든 것이 허용되었습니다 일제 공업품 같은 것은 시장에서 판매 못하도록 했지만 공업품이 다 판매되고 필요한 기계품목 같은 것도 심지어는 필요한 것이 모두 판매되어 일체 다 유통을 할 수 있는 시장 . . .

남성욱 교수도 농민시장에서 못 파는 물건들은 암시장이 활성화가 되자 북한당국도 이를 묵인해 왔다고 말합니다.

남성욱: 쌀 같은 곡물은 불법품목으로 팔지 못하게 외어 있었습니다. 간단한 채소나 양념종류 등의 농산물품목이었는데 워낙 식량을 구하지 못하니까 암시장에서의 판매를 묵인했습니다

앞으로도 정부가 금한 불법적인 물품이 아니라면 농민이장인 시장을 통해 거래를 허용해 암시장을 양성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성욱: 정부가 금한 사치품 암시장 거래 품목이었는데 정부가 아주 불법적인 물품이 아니라면 농산품 공산품 품목을 가리지 않고 농민시장을 통해 거래가 되도록 허용할 것으로 그러나 총기류 마약류 등의 문제가 되는 품목은 어렵겠죠.

아울러 앞으로는 주민들은 비상금을 풀 것이라고 말합니다.

남성욱: 북한은 은행에 그 동안 네차례 거친 화폐개혁이 있었고 은행에서 돈을 동결하는 조치를 가끔 취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민들이 집안의 벽장 속에 많이 감추어 두었습니다.

김원형 씨도 북한에 있을 때는 적은 돈이라도 은행을 이용할 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김원형: 은행에다 돈을 저금하면 다 공개가 되고 누가 얼마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자기 마음대로 찾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1만원을 은행에 저금했다고 하면 그것을 찾으러 여러번 걸음을 해야 되고 또 한번에 다 찾을 수가 없는 조건이 있어요.

따라서 주민들이 숨겨두었던 돈으로 시장을 이용할 경우 돈과 시장의 원리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남 교수는 말합니다.

남성욱: 국가가 운영하는 상점에서 물건을 사지 못할 경우에는 시장에서 구매를 해야하기 때문에 시장의 원리가 같이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북한당국의 조치가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남 교수는 지적합니다.

남성욱: 국가의 계획경제 부분이 80%이상 되고 사경제가 아무리 활성화되었던 시절도 20-25% 이었기 때문에 25%가 활성화된다고 해서 국가경제가 활성화된다고 볼 수는 없죠.

그러나 일단 주민들이 먹는 물자를 조달하고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김원형 씨도 북한에 있을 당시 농민시장이 없었다면 주민들이 더 많이 굶어 죽었을 것이라며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원형: 제가 있을 당시에는 식량배급 공급이 안되어 기본 시장구매로 생활을 했어요. 시장이 없으면 굶어 죽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텐데 시장에 나가 물물교환도 하고 현금 주고 사기도 하고 . . .

김원형 씨는 앞으로 농민시장이 시장으로 바뀌면 북한의 경제관리가 나아질 것이라 크게 반겼습니다.

김원형: 북한이 다소 개방정책을 하면서 지난 경제관리개선 조치를 해보았자 별 소득이 없으니까 시장을 개방해야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 . .

남 교수도 근래에 온 탈북자들을 조사한 바로는 월급은 상당히 올랐지만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소비를 많이 하기에는 불안한 실정이지만 이번 조치가 개혁개방으로 가는 일 단계 조치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이원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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