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1

이념대결로 빚어진 신천사건 RFA 2015



이념대결로 빚어진 신천사건



이념대결로 빚어진 신천사건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09-09



북한 국가책임일꾼들과 성, 중앙기관 당, 행정 일꾼들이 지난달 12일 신천박물관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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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는 어떤 주제를 풀어볼까요?

정영: 북한 조선중앙 텔레비전이 최근 며칠 동안 반미선전장으로 꾸려놓은 신천박물관을 연속 편으로 방영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이 해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도 게재되고 있는데요, 북한 당국도 신천학살 사건이 좌우대립으로 발생한 동족상잔이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왜곡된 선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왜 김정은 정권이 반미교양에 매달리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 김정은 정권이 최근 유난히 반미교육을 주민들에게 강화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 북한 텔레비전에서 어떻게 방송하고 있습니까,

정영: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9월 7일까지 7차례에 거쳐 신천박물관에 대한 연속 참관기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미제승냥이들이 신천 땅에서 감행한 야수적인 인민학살만행자료들을 치솟는 적개심과 복수심으로 돌아보던 우리들은…

신천박물관은 북한이 1960년에 주민들에게 반미교양을 하기 위해 만든 대규모 전시장입니다. 그러던 것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2014년 11월 찾아가서 더 크게 확장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7월 완성된 박물관을 다시 찾아서는 “신천박물관은 계급교양의 거점이고 미제의 야수적 만행을 낱낱이 발 가놓는 역사의 고발장”이라며 “신천박물관을 통한 교양사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당시 현지시찰에 동행한 간부들을 보면, 북한 선전선동의 ‘귀재’라고 불리는 김기남 노동당 선전비서와 리재일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그리고 북한군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렴철성 등 선전선동을 맡은 측근 간부들이 대거 동행했는데요,

최민석: 북한에서 말을 제일 잘 만드는 사람들이 다 동원됐군요.

정영: 더욱이 최근 북한의 노동당 선전부를 김정은의 친 여동생 김여정이 맡고 있지 않습니까. 새세대에 대한 반미교양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제1비서가 신천박물관을 찾아가 어떻게 말했는가 하면, “전쟁의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 세대들이 우리 혁명의 주력으로 등장한 오늘 반제반미교양, 계급교양을 강화하는 것은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절박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최민석: 본인 이야기를 하는 거죠? 정영기자, 저희가 이전에 신천사건에 대해 이야기 한적이 있지요.

정영: 제가 신천박물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북한 청취자 분들은 잘 알고 있으리라 봅니다. 1950년 10월 17일부터 12월 7일까지 유엔군과 남한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북으로 올라가지 않았습니까, 이때 약 50일 동안 황해남도 신천군이 연합군의 지배하에 들어갔거든요.

그때 미군에 의해 신천군 주민의 4분에 1인 해당하는 3만 5천여명이 학살되었다고 북한은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어린이, 노인, 부녀자가 많이 학살됐다고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고, 증오심이 막 생기는 거죠. 미군이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목을 작두로 잘라 살해하고, 어린이와 부녀자들을 창고에 가둬 아사시키거나 질식시키고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는 해설자들의 설명을 들으면 오싹하고, 미국에 대한 증오심이 저절로 생깁니다. 하지만,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것과 외부에서 조사한 것과는 큰 모순이 존재합니다.


최민석: 북한이 신천군에서 학살당했다는 양민들에 대한 신빙성은 어느 정도 됩니까,

정영: 이미 우리 방송에서도 보도한 바 있지만, 올해 1월에 신천사건에 대해 최민석 기자와 방송을 했더라 구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청취자 분들에게 신천사건에 대해 상기시키는 것은 북한 주민들도 이제는 진실을 제대로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북한이 신천학살 주범이라고 미군을 규탄하고 있는데, 북한의 주장이 허위라는 사실이 여러 자료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신천군 위수사령관이 해리슨이라는 사람의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국립문서보관소는 미국 정부 산하의 독립기관인데요, 여기에는 미국의 역사나 전쟁 기록 같은 것들이 보관되어 있는데요,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이 열람하도록 허용하고 있는데요, 이 문서고에도 해리슨이라는 사람의 이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비치된 한국전쟁 자료에 따르면 1950년 10월13일 황해도 신천군에서 좌우 대립으로 나뉘어진 주민들 간에 살육전이 벌어졌다는 기록은 있는데, 이것이 미군에 의해 자행됐다는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미국측이 가지고 있는 문건에는 지역주민들이 서로 이념대립으로 인한 살육전이 벌어졌다. 그냥 지역 주민들 사이에 벌어진 사건이란 소리군요.

정영: 그리고 두 번째로 신천학살자의 진짜 주범은 공산당과 인민군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최민석: 아, 그러니까, 다른 쪽에서 나온 이야기는 살육전의 주동인물들이 공산당과 인민군대이라는 소립니까,

정영: 그렇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그 지역주민들 속에서 감정이 악화되면서 서로 살상을 했다? 그러면 미군은 아예 관계가 없는 거네요.

정영: 제가 지난 주말에 미국에 사는 신천군 출신 한 피난민의 자녀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최민석: 신천군 출신 생존자의 자녀분을 만난 거군요.

정영: 이분은 나이가 50대의 여성인데요, 이분의 아버님이 신천군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이 저를 만나자 어떤 말을 했는가 하면, 자기 아버지는 밤에 자다가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그분 아버님은 신천군의 한 반공 청년단체에서 일했다고 하는데요,

1950년도 10월경인가 아버지가 밤에 자댔는데요, 어떤 사람이 갑자기 뛰어와서 피신하라는 알려주더랍니다. “당신 지금 죽이려고 마을의 공산당원들과 청년들이 죽창을 가지고 따라온다, 빨리 피하라"라고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밤 중에 뒷문으로 빠져서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하는데요,

이분의 음성을 직접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50대 한인 여성: 아버지는 신천 동네 청년들이 죽창을 만들어가지고 찔러 죽인다고 그래서 뒷문으로 도망쳐 왔대요. 주무시다가 밤에, 아버지는 두 자녀와 할아버지는 다 거기에 있고요.

이 여성의 아버님은 재산이고 뭐고,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아들과 처도 데려오지 못하고 도망치다시피 남쪽으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최민석: 말 그대로 혈혈단신으로 도망쳐 온 거군요.

정영: 그러면서 고향에 남겨두고 온 아버님과 처자는 다 인민군에 의해 학살됐을 거라고 말씀했다고 이 여성은 말하더군요.

최민석: 그러니까 쉽게 이야기 하면, 같은 동네 살던 사람들이 이념을 놓고 너는 공산당, 나는 공산당이 아니다면서 감정이 나빠지면서 서로 공격한 거예요. 그게 목숨까지 잃게 되고 참사로 이어진 거죠.

정영: 그렇게 되니까, 시체도 누구의 시체인지 모르지 않겠습니까, 그걸 한 곳에 묻어놓고 미국놈들이 다 죽인 사람들이라고 선전하는 것으로 파악이 되는 거죠.

최민석: 그러니까, 좀 더 투명한 정권이 들어서서 여기에 대한 조사를 하면 뭔가 나올 텐데, 이걸 조사하지 않고 덮어놓은 다음에 아무 변명이나 다 붙이는 거예요.

정영: 그렇습니다.

최민석: 북한 당국자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

정영: 제가 얼마 전에 어떤 북한의 한 고위간부로부터 들은 이야기 인데요, 김정일도 황해도 신천군에 갔을 때 이 신천사건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황해도 지방 정권 책임자가 “신천사건은 미군이 아니라 지방 반동들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정일은 “그건 내부 비밀로 하되, 철저하게 미군의 만행으로 만들라”고 지시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도 신천박물관에 더 많은 자료를 진열하고 반미 선전장으로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대를 이어 체제유지를 위해 신천박물관을 반미선전장으로 꾸리고 이용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결국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도 또 똑 같은 방법을 취하면서 반미교육을 해서 정권유지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대를 이어 계속되는 신천사건의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음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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