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3

황대권 - 왜 <다른세상연구소> 인가?


황대권 - 왜 <다른세상연구소> 인가?

사람들은 생태운동가 황대권이 일반인들을 위한 생태체험 학교를 마련했다고 단순히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명칭에 ‘생태’나 ‘학교’가 붙였을 것입니다. 굳이 ‘다른세상’ ‘연구소’ 같은 단어를 사용한 데에는 오랜 세월의 고민이 녹아있습니다.
물론 지금같은 반생태적 사회 상황 속에서 생태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른세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적 가치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역사적, 문화적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왜 이런 극악한 반생태적 사회에 살게 되었는가를 역사적으로 추적해 보면 그 중심에 서구에 의한 제국주의 정책이 있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소유와 지배를 축으로 형성된 문명의 문제가 있습니다. 배타적 소유권, 약육강식, 경쟁, 탐욕... 이런 가치들이 세상을 이토록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든 것은 틀림없으나 사회적 약자나 다른 생물종들과 자연에게는 끔찍한 환경이 되고만 것도 사실입니다. 서구의 지식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해결책이 “지속가능한 발전” 또는 “생태 전환”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해결책 속에는 기존의 가치관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생태적으로 전환하겠다는 근본적 모순이 깔려있습니다. 저는 서양사람들이 주조한 현실 세계의 가치관이 생태사회와는 양립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들이 지금의 반생태적 사회를 만들었는데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다른세상을 만들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이 짓밟은 자연과 토착 원주민, 민족 전통문화와 영성 같은 것들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발견한 “야생초”는 그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제가 꿈꾸는 ‘다른세상’은 문명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자연 속에 노닐던 인간이 자기들만의 ‘사회’를 만들면서 어떻게 반생태적으로 변해갔는가를 추적하면서 지금의 삶을 조금씩 바꾸어 가는 것입니다. 이 일은 너무도 어렵고 외롭고 또 힘들기도 합니다. 무슨 매뉴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물어볼만한 선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같은(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다른세상 연구소>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사정상 함께 살 수 없는 분들을 위해 “객원 연구원” 제도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참고로 이곳은 책을 들여다보며 연구만 하는 사람은 원치 않습니다. 생활의 절반은 노동에 할당해야 합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습니다.


- 문명론
- 생태학과 생태영성
- 인식론, 지식체계, 노장철학, 토착 원주민의 문화와 사고방식
- 몸 노동 자연과의 연관 관계
- 마을공동체와 공동체문화
- 적정기술, 원시 테크놀로지, 재활용 기술, craft, 생태건축
- 자연농업, 퍼머컬춰, 토종작물, 야생초,
- 맛과 건강과 생태보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요리
- 자연주의 예술과 월드뮤직,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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