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3

알라딘: 공자 평전 - 권위와 신화의 옷을 벗은 인간 공자를 찾아서



알라딘: 공자 평전 - 권위와 신화의 옷을 벗은 인간 공자를 찾아서

공자 평전 - 권위와 신화의 옷을 벗은 인간 공자를 찾아서
안핑 친 (지은이),김기협 (옮긴이),이광호 (감수)
돌베개2010-11-05
원제 : The Authentic Confuc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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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00자평(6)리뷰(6)
이 책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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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쪽
152*223mm (A5신)
458g
ISBN : 978897199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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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공자의 삶과 사상을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책이다. 저자 안칭 친은 서양에 중국사를 대중적으로 소개하는 데 큰 공헌을 한 저명한 중국학자인 조너선 스펜스의 아내이기도 하다. 중국계 미국인인 안핑 친은 청대 고증학을 전공한 역사학자로서 꼼꼼하게 고대 문헌들을 정독해가면서 가장 믿을 만한 인간 공자의 모습을 복원해냈다.

이제까지 사마천의 공자전은 공자의 삶에 대한 가장 믿을 만한 기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저자는 공자의 삶에 대한 사마천의 기록이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보다 더 오래된 문헌에 근거하여 공자의 인생을 재구성하려는 야심찬 시도를 했다. 이 작업에서 저자가 가장 크게 의지하는 문헌은 <논어>와 <춘추좌씨전>, <맹자>, &l;순자>, <장자> 등이다.

저자는 이 작업을 하면서 주로 공자의 만년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노나라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던 죽기 전 5년간과 공자가 자신의 도덕적 정치적 가르침을 폈던 유랑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또한 역사적 인물을 온전하고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공자 시대의 사회역사적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공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수많은 인물들에 대해서도 다룬다.


목차


감사의 말 5
프롤로그 9
2,500년의 세월 19
우울한 출발 35
공자 시대의 정치 57
젊은 길동무들 85
고달픈 유랑 117
돌아오는 길 161
가르친다는 일 191
삶과 죽음의 예법 233
두 사람의 후계자 259
에필로그 295
옮긴이의 말 299
주 304
집필 자료에 관한 한마디 314
참고문헌 316
찾아보기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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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공자는 이와 다른 사람이었다. 대화를 나누는 행위까지도 성찰과 토론의 좋은 주제로 여겼다. 이런 말을 한 일이 있다. "하루 종일 모여 앉아있어도 의로움에 관한 얘기는 없이 조그만 지혜를 과시하기에나 바쁜 사람들, 참 딱한 사람들이다."

(개인으로서의 자아를 고찰 대상으로 삼은 사람, 공자)-86쪽 접기 - 무해한모리군
공자는 백성에게서 노동력 아닌 물자를 거두는 것은 호혜적 관계를 망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통치자가 재물을 쌓아놓기 시작하면 어디에서 그칠지 한도가 없을 것이고, 백성은 불만을 가지게 되어 필요한 일이 있어도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게 되리라는 것이었다.-168쪽 - 무해한모리군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답답하게 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182쪽 - 무해한모리군
극도의 참상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어진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온나라 사람들이 서로를 잡아먹을 정도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을 그냥 둘 수 없었던 것이다.

(초나라왕이 자기 군대가 포위하고 있던 지역에 자반이라는 사람을 보내 성안 사정을 살피게 하였다. 그런데 성안에 들어가보니 자식을 서로 바꿔 잡아먹을 지경의 참혹한 사정이라 왕에게 돌아와 '우리군대가 군량이 떨어져간다고'는 것을 적에게 알려줬다고 이야기해 초나라왕이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위의 글은 그런데 왜 초나라왕이 자반을 처벌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동중서의 대답이다.)-196쪽 접기 - 무해한모리군
사람에게는 다섯가지 못된 재간이 있는데, 강도질과 도둑질은 거기 끼지도 못한다. 첫째는 통찰력이 있으면서 독을 품은 마음이다. 둘째는 편파적이면서 행동이 완고한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며 논쟁을 즐기는 것이다. 넷째는 기억력이 좋으면서 추악한 것만 담아놓는 것이다. 다섯째는 잘못을 잘 저지르면서 변명이 궁색하지 않은 것이다. 이 못된 재간 가운데 하나만 가진 사람도 종당 군자에 처형당하지 않을 수 없다.

(소정묘라는 군둥에게 연설하며 다니는 자를 공자가 처벌한 이유를 설명한 대목)-211쪽 접기 - 무해한모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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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그 거대한 명성과 달리 공자는 인간 자체의 모습은 명확하지 못했다. 안핑 친은 가장 믿을 만한 자료를 통해 수많은 억측 속에서 공자의 참 모습을 조탁해냈다.

-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인사회)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중앙일보
- 중앙일보(조인스닷컴) 2010년 11월 13일자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0년 11월 13일자 새로나온 책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0년 11월 12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안핑 친 (Annping Chin, 金安平) (지은이)


미시건 주립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하고 콜럼비아대학에서 중국사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웨슬레이언대학을 거쳐 예일대학 역사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유교, 도교와 중국 사상 전통 등을 연구해왔다. 지은 책으로 『Children of China: Voices from Recent Years』 『Tai Chen on Mencius』 『Four Sisters of Hofei』 등이 있다. 남편인 조너선 스펜스와 『20세기 포토 다큐 세계사1-중국의 세기』를 함께 쓰기도 했다.


최근작 : <공자 평전>,<20세기 포토 다큐 세계사 1> … 총 2종 (모두보기)

김기협 (옮긴이)


역사학자. 1950년 서울 출생.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이공계 수석으로 물리학과에 입학한 뒤 사학과로 전과한, 보기 드문 배경의 역사학자다.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중국 고대 천문학 연구로 석사 학위를,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마테오 리치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계명대학교 사학과 교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집위원(과학분과), 중앙일보 문화전문위원, 한국과학사학회 편집위원 등을 역임했다.
문명사의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리 역사와 동아시아 역사를 바라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미국인의 짐》 《밖에서 본 한국사》 《뉴라이트 비판》 《김기협의 페리스코프》 《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 《아흔 개의 봄》 《해방일기(1~10)》 《냉전 이후》 등이 있고, 《바보 만들기》 《역사의 원전》 《소설 장건》 《공자평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접기


최근작 : <냉전 이후>,<해방일기 10>,<해방일기 9> … 총 39종 (모두보기)

이광호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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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서양과 동양의 철학을 익혔다. 민족문화추진회 부설 국역연수원과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문과 유학의 경전을 익혔다. 한림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철학과에서 유학과 동양철학을 가르쳤다. 고전을 익히며 인격을 완성하는 가운데 진리를 체험하는 유학을, 현대인이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문학으로 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근사록집해』, 『국역 심경 주해 총람』, 『성학십도』, 『이자수어』 등을 번역하고, 『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를 편역하여 출간했다. 한국동양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8년 주자학상과 2013년 퇴계학 학술상을 수상했다.
접기


최근작 : <다산학 공부>,<고전 강연 3>,<마음과 철학 : 유학편> … 총 2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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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오늘의 중국을 읽는 핵심 코드, 공자
최근 중국 공산당 5중 전회에서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출되면서 2012년 등장할 중국의 새 지도체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시진핑의 정치적 모토는 ‘포용과 조화’로 정리되는데, 이는 후진타오의 정치적 구호를 잇는 것이다. 조화사회 구현이라는 정책목표를 내세우고 있는 중국 공산당은 유교의 현대화를 통해 ‘평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유교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베트남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에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유교는 중국이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포장하여 전달하기에 여러모로 유용한 수단이다. 따라서 이 유교의 창시자이자 아이콘인 공자를 부각시키려는 중국의 노력은 자연스럽다. 중국이 최근 전 세계 54개국 156곳에 공자학원을 개설하면서 자국의 문화, 역사뿐 아니라 언어를 전파하기 위해 애쓰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파악이 가능하다. 중국어 교육을 주목적으로 하는 이 단체의 이름이 ‘공자’라는 사실,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중국이 공자를 이렇게 자국의 정치적 아이콘으로 삼아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공자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공자’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옛 사극에서 고리타분한 훈장이 늘어놓는 “공자왈, 맹자왈” 시작하는 경전의 낡은 구절들, 봉건, 충효, 전통 등의 관념들뿐인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중국이 2,500여 년 전의 인물을 현재에 부활시킨 것은 공자라는 인물이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모호한 관념들에 파묻혀 제대로 읽어볼 기회가 없었던 ‘인간’ 공자 본연의 모습을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 오랜 시공을 거슬러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공자를 만나려고 시도한 학자가 있다. 그녀가 바로 안핑 친이다. 그녀는 서양에 중국사를 대중적으로 소개하는 데 큰 공헌을 한 저명한 중국학자인 조너선 스펜스의 아내이기도 하다. 중국계 미국인인 안핑 친은 청대 고증학을 전공한 역사학자로서 꼼꼼하게 고대 문헌들을 정독해가면서 가장 믿을 만한 인간 공자의 모습을 복원해냈다. 그 역작이 바로 『공자 평전』이다.

드라마틱하게 재구성된 공자의 삶과 사상
이제까지 사마천의 공자전은 공자의 삶에 대한 가장 믿을 만한 기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안핑 친은 공자의 삶에 대한 사마천의 기록이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보다 더 오래된 문헌에 근거하여 공자의 인생을 재구성하려는 야심찬 시도를 했다. 이 작업에서 저자가 가장 크게 의지하는 문헌은 『논어』와 『춘추좌씨전』이다. 또한 저자는 사마천의 이전의 『맹자』, 『순자』, 『장자』 등 수많은 문헌을 통해 공자의 삶을 재구성한다. 게다가 곽점본이나 상해박물관의 죽간 등 최근 발굴된 고고학 자료까지 활용했다. 물론 이러한 저자의 작업은 공자 시대에 근접할수록 더 충실하게 공자의 인생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에 깔고 있다.
저자는 이 작업을 하면서 주로 공자의 만년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노나라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던 죽기 전 5년간과 공자가 자신의 도덕적 정치적 가르침을 폈던 유랑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저자는 공자의 삶을 재구성하기 위해 입체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역사적 인물을 온전하고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공자 시대의 사회역사적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공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수많은 인물들에 대해서도 다룬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하게 공자가 자신의 인생에 걸쳐 만난 인물과 사건의 단편적인 모음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보다는 공자가 살았던 중국의 ‘축의 시대’Axial age를 온전하게 그려내려는 시도에 더 가깝다. 주변상황과 사건을 분리하기보다는 사회적 맥락을 온전히 파악한 아래서 사건과 인물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같은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사마천의 기록에는 공자가 14년간 7개국을 돌아다니고 어떤 나라는 몇 차례 방문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저자는 『논어』나 『장자』를 근거로 공자가 7개국이 아니라 4개국을 유랑했으며 그의 루트가 같은 나라를 두 번 방문해서 겹치는 것이 아니라 원을 그리고 있음을 분명하게 확인해준다.
2천 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공자는 중국사에서 떼어낼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 거대한 명성과 달리 그 인간 자체의 모습은 명확하지 못하다. 안핑 친은 『공자 평전』에서 가장 믿을 만한 자료들을 통해 수많은 연의演義와 억측 속에서 공자의 참 모습을 조탁해냈다.
저자는 공자가 살던 시대의 정치적?사회적 분위기를 우선 그려낸다. 그러고 나서 그가 조정을 떠나 유랑의 길에 나서는 곡절, 인간성에 대한 관점을 갈고 닦으면서 도덕적 정치 질서의 원리를 정리해내고 스스로 바람직하지 않게 여기던 직업적 교사의 역할을 맡게 되는 곡절을 보여준다. 그렇게 해서 공자가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생각을 한 사람인지 알려주는 흥미롭고 참신한 책 하나를 만들었다. 공자의 습관과 취향, 사람들과의 관계, 스승과 조언자로서 그의 역할, 세태와 장래에 대한 그의 걱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공자가 우리에게 다가와 자신의 도덕 이념, 그리고 가정과 정치, 문화와 학문에 관한 자신의 가르침을 직접 전해주게 한다. 『공자 평전』은 지금의 세상에까지 힘찬 가르침을 남긴 한 사상가의 생애와 지적 발전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유랑과 가르침의 길에서 읽어낸 인간 공자의 질박한 삶

프롤로그
삶과 도덕의 탐구자 공자를 연구하는 목적과 과정, 전체 내용 요약을 기술한다. 저자는 중국을 대표하지만 제대로 된 이해를 얻지는 못하고 있는 공자라는 인물을 과장되지 않게, 철저히 수집된 자료에 근거해 연구하고자 한다.

2,500년의 세월
공자는 주나라의 봉건체제가 흔들리고 제후와 귀족이 자신들의 야심을 위해 움직이던 시기에 활동했다. 엄격한 계급체제가 느슨해지면서 사士 계층의 진출이 잦아졌는데, 공자는 그런 사 계층에 속했다. 기존과 달리 새로운 역사의 규칙을 마련할 수 있는 변환기이므로, 잠재력은 높았지만 그만큼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공자는 주나라 무왕의 동생인 주공을 자신의 지표로 삼았고, 자산이나 관중 같은 이를 참고하고자 했다. 그런 공자에게는 그의 그런 문제들을 함께 토론하는 제자들이 있었다. 그중 존재가 두드러지는 사람은 자공, 안회, 자로이다.
상인의 활동과 역할이 확대되기 시작하던 춘추시대에 자공은 상인으로 태어났다. 사 계층인 안회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기는 하지만 높은 이상을 지난 사람이었다. 한편 자로는 새로이 국가 체제에 편입된 외부인으로 공자의 제자가 된 사람이었다.
공자는 그들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과 대화를 즐겼다. 대화를 하며 가르침을 베풀기도 했지만 배우기도 했다.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할 때도 차별이 없었지만 차이는 두었다.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대화를 풀고 이해한 공자의 태도 때문에 훗날 그의 문장은 여러 관점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송대에 이르러 주희와 정이의 학설로 확장되고, 이 학설은 나중에 청대 말기에 강유위와 담사동으로 이어진다.

우울한 출발
공자가 노나라를 떠난 이유를 탐색한다. 공자가 왜 노나라를 떠났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논어』에는 제나라에서 여자와 말을 보낸 뒤 계환자가 사흘간 조정에 나오지 않아 떠났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저자는 제나라의 여자와 말이나 제사 고기를 받지 못한 이야기 등은 사실이라기보다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는 데 쓴 핑계이기 쉽지 않나 생각한다. 이때의 노나라는 귀족 가문의 횡포가 극심했고, 공자의 노력만으로는 이 상황을 돌이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자 시대의 정치
공자는 천하에 도가 있으면 예악과 정벌을 천자가 주재하고 도가 없으면 제후가 주제하되, 제후가 주재하면 10대를 지키기 힘들고 대부가 주재하면 5대를 지키기 힘들며 가신이 주재하면 3대를 지키기는 일이 드물다고 했다.
저자는 이 말을 장 앞에 두고 주나라의 몰락과 제후들의 야심을 간략히 설명한다. 주나라 초기 역사의 왕들은 노력해서 봉건제도를 만들어 주나라의 체제를 유지했지만 결국 유왕이 살해되면서 서주의 시대는 끝난다. 이후에 제후들의 도움으로 주나라는 명맥만 유지한다.
공자는 예악과 전쟁을 제후가 주도하는 자신의 시대를 도가 행해지지 않는 시대라고 믿었다. 그러면서 주나라의 반석을 다진 주공을 흠모했다. 주공은 주나라 문왕의 아들이자 무왕의 동생으로, 일찍 죽은 무왕의 후계자 성왕을 보필했다. 반란을 일으킨 형제들을 처리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았다.
이 장에서 저자는 공자의 시대 전후의 역사 배경을 설명한다. 노나라의 3대 가문이 생겨난 배경과 그들의 횡포, 그로 인해 무너지는 원칙들. 그것을 걱정하는 공자. 춘추시대의 변화를 촉진했던 계무자의 이기적인 정책과 월권행위들, 그런 그와는 달리, 동시대를 살면서 좀 더 성실하고 충실했으나 무력했던 숙손목자. 숙손목자의 비극적인 최후와 뜻하지 않게 후계자가 되어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도모한 숙손소자와 근신 두설 이야기가 나오고, 공자가 높이 평가했던 정나라의 자산이 잠깐 언급된다.
그 뒤로는 계무자의 뒤를 이은 계평자의 행패, 그런 모욕을 견디지 못한 소공과 다른 가문의 ‘반란’이 어떤 식으로 실패했는지 기술한다. 거기에 어리석고 옹졸한 소공의 측근 자가자의 충성을 대비하며, 공자는 자가자나 두설 같은 이가 실패한 사람이라고 여기지는 않았으리라 짐작한다.

젊은 길동무들
공자의 유랑길에 함께했던 제자들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먼저 영리하고 언변이 좋지만 행실에 문제가 있어 공자의 걱정과 근심을 불렀던 재아가 나온다. 낮잠을 자다가 야단맞은 일화, 애공과 사당의 나무에 대해 나눈 대화, ‘어진 사람’에 대한 공자와의 대화를 통해, 그가 행실에서는 공자를 흡족하게 하지 못했지만 공자의 사고에 자극을 준 제자였음을 설명한다.
자공은 공자가 대화 상대로 가장 좋아했던 제자다. 공자는 자공이 자기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보았고, 침착하면서도 과장하지 않는 그와의 대화를 즐겼다.
공자는 안회를 자신도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사람으로 생각해, 인간의 도덕적 품성의 완성을 보여 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따라서 오히려 안회와는 사고를 깊이 하기 위한 대화가 적었다. 안타깝게도 안회는 요절했고, 공자는 크게 상심한다.
중궁은 천한 신분이지만 훌륭한 소질과 특성을 지니고 있어, 공자로부터 ‘남쪽을 향하고 앉게 해도 될 사람’이라는 극찬을 들었다. 그럼에도 그에 관한 언급은 『논어』에 거의 없다. 그가 공자의 유랑에 함께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그는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고달픈 유랑
공자는 기원전 497년부터 기원전 484년까지 노나라를 떠나 유랑했다. 이 세월 동안 그의 행적에는 많은 공백이 있다. 저자는 자료들을 모아 최선을 다해 이 기간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한다. 이 조각난 사실들을 하나의 연속으로 엮고자 시도한 사람은 사마천이다. 다만 그는 지나치게 과장하고 공자의 명예를 지키려는 열성으로 현실 문제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했다. 그의 글은 활동과 모험으로 가득한 이야기가 되었고, 공자는 그 이야기 속에서 쉼 없이 계속 움직인다. 공자의 시대에 좀 더 가까웠던 장자의 서술은 다소 간략하고 복잡하지 않다. 저자가 보기에, 사마천의 공자보다는 장자의 공자가 더 그럴듯하다. 그래서 장자를 기조 삼아 진행한다.

돌아오는 길
위나라의 대신 공문자와 친하게 지냈으나 그의 옳지 않은 행동을 보고 떠나려고 한 공자에게 마침 노나라에서 돌아오라는 요청이 전해졌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제자 중 염구와 자공의 출세가 공자의 귀국에 도움을 주었다. 염구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자공은 훌륭한 언변으로 계손씨를 위기에서 구한 적이 있다.
그러나 노나라는 더욱 혼란해져서 계손씨는 공자가 긍정적으로 보는 봉건제도를 무너뜨리고 백성에 전부田賦를 부과하고 싶어 했다. 염구가 조언을 청했지만 공자는 세금을 매기는 기본 원칙만을 넌지시 일러주었다. 염구는 스승의 말을 따르지 않았고 공자는 염구에게 몹시 화를 냈다.
노나라 애공에게는 아무런 권력이 없었다. 제나라의 대신 진항이 제나라 간공을 죽인 일이 일어나자 공자는 애공에게 제나라 백성들과 힘을 합쳐 진항을 치자고 하지만, 애공은 계손씨(혹은 3대 가문)에게 물으라고 대답한다. 공자는 애공의 말대로 그들에게 가서 말하지만 거부당한다. 이 일화는 주군의 명을 거역하지 않는 공자의 기본 원칙을 보여준다. 그리고 공자 역시 하나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치에서 느낀 무력함이 교육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젊은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더욱 교육에 집중했다. 새로운 제자의 대표는 자장과 자하로, 한 사람은 지나치다는 평을 듣고 한 사람은 모자라다는 평을 들었다. 저자는 자장을 솔직하고 분명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말만 앞세운 재아와 다르게 공자가 자장을 아끼고 성심껏 가르쳤다고 말한다. 반대로 글자 하나하나를 장인처럼 파고든 자하 쪽을 갑갑하게 보았다. 똑같이 『시경』에 대해 대화를 하더라도 자공과는 달리 자하와는 대화를 피했다고 생각한다.
만년의 공자는 체념 속에서 교육과 자기 세계로 파고들었다. 악사마저 노나라를 떠나는 마당이지만 공자는 떠나지 않았다. 체념을 통해 얻은 평정심으로 젊은 제자들을 가르치는 데 몰두했다.

가르친다는 일
공자는 교육자이기를 바란 적이 없었다. ‘스승’이라는 사람을 존경하기는 했지만 배움은 스스로 닦고 스승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믿었다. 가르치는 일이 하나의 직업이 될 수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깨우쳐주고 밝혀준다는 의미에서의 교육을 행하는 데는 싫증내는 일이 없었다. 그는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빛을 던져줌으로써 스스로 깨닫게 하는 가르침을 좋아했고, 자신이 전해주는 사람이지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중시하는 것은 음악과 예법이었다. 『시경』의 즐겁되 넘치지 않고 슬프되 다치지 않는 노래와 순 임금의 〈소〉 음악을 좋아한 공자는 시에서 일어나 음악에서 모든 것이 완성된다고 믿었다.
그런 그가 싫어한 사람은 ‘명망가’의 평판을 가지면서 덕을 해치는 자들이었다. 그는 노나라의 재상을 대행하던 중에 소정묘라는 유명한 선비를 처형했다. 이에 따른 후대의 철학자 순자의 설명에는 그와 비슷한 사람으로 등석을 꼽으며, 사회에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이라고 지적했다. 사람을 깊이 아는 것이 가능하지만 사물에 대해 함부로 단언하지 않던 공자가 소정묘를 죽인 이유는 소정묘가 인간과 짐승의 차이를 흐리게 하는 짓을 했기 때문이었다. 소정묘는 그저 사람의 올바른 판단을 가로막는 데 취미를 가진 사람일 뿐이었다. 공자에게 이것은 중죄 중의 중죄였다.
이렇게 선으로 흐르는 마음을 가로막는 무엇인가가 인간의 본성의 하나이므로, 공자는 그것을 잡아주는 매개체로 예를 주장했다. 공자는 ‘예는 붙들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 혹은 예법은 명확한 구조와 규칙을 가져서 기본적인 인간성을 유지하게 해 준다. 공자는 특히 부모와 자식 간의 예법을 강조해 가례나 예라는 이름으로 따로 격식을 갖추었다. 그리고 자신을 억제하고 예로 돌아감으로써 인仁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통해 절도를 지키면, 지나치게 감정을 드러내 너무 기뻐하거나 너무 슬퍼하는 일이 없고 판단력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공자의 가르침은 결국 그 자신에게 하는 가르침과 같다. 공자에게 가르침과 삶은 하나였다. 삶이 자연스럽듯 가르침도 그에게는 자연스러웠다.

삶과 죽음의 예법
살아서의 예와 죽어서의 예에 대한 얘기가 전개된다. 대부분이 『논어』에서 관련 대목을 인용한 것이다. 마지막 부분은 공자가 죽은 후 공자의 제자들 사이에 있던 갈등과 그가 자기 자신에 대해 한 말을 역시 인용으로 채운다. 공자의 삶을 다루는 실질적인 마지막 장이다.

두 사람의 후계자
저자는 마지막 장을 맹자와 순자에게 할애한다. 먼저 공자 사후에 어떤 제자들이 그 뒤를 이었는지, 문제는 없었는지 서술하고, 공자의 시대에 상대적으로 가까웠던 맹자가 어떻게 학통을 이었는지 살핀다.
맹자는 공자의 직전 제자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공자의 가르침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며, 증자의 제자 자사가 가르친 제자에게 배웠다는 말이 있기도 하다. 맹자는 논쟁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었고, 자신의 논점을 밝히는 데 공자의 이야기들을 효과적으로 뽑아 썼다. 그에게 공자는 어려운 세상살이에서 공정하고 온정 있는 길을 밝혀줄 안내자였으며, 공자의 가르침에 자신의 생각을 얹어 모든 사람에게 측은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과장에 능했고, 묵자나 양주 같은 경쟁자를 지나치게 의식했으며 자신의 직업을 너무 고상하게 여겼다. 냉정과 명민함이 부족했던 그의 모호한 주장을 가장 강력하게 비판한 사람은 순자였다. 현실적인 인물인 순자에게 신화적 인물과 이야기를 끌어들인 맹자의 논설은 교활한 선택으로 보였다. 전국시대 말기를 몸으로 겪었던 순자는 인간의 이성과 지성으로 지켜지는 정의를 신봉했다. 그는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고 욕망이 인간의 본성이며, 그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힘이 지성이라고 믿었다. 그럼으로써 폭력이 난무하고 일상화돼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전국시대의 개혁을 역설했다.
세상을 보는 냉철한 눈으로 지나친 타협에 주의했던 지닌 공자와 순자에 비해, 좀 더 유화적인 맹자는 중국 역사를 통해 많은 군주의 애호를 받았다. 맹자 자신은 군주와의 시간을 불편해했지만, 그의 죽음 이후 그의 사상과 군주들은 더욱 가까워졌다. 그의 사상은 국가 이념의 핵심을 이루었고, 송대에 이르러 다시 한 번 각광을 받아 근대까지 이르렀다. 반면 순자는 맹자의 부흥과 더불어 몰락했다. 학자들은 인간의 본성을 ‘추악한 것’으로 본 그를 인정하지 않았고, 마침내 16세기에 이르자 공자의 사당에서 그의 위패를 치웠다. 18세기 청대에 이뤄진 잠시의 복권은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절대왕정의 옹호자라는 비난과 함께 사그라지고, 그 모습은 현재에 이른다. (그러나 공자는 순자가 자신의 진정한 후계자라고 말할 것이다.)

에필로그
저자가 곡부를 방문하면서 보았던 장면을 가볍게 스케치하면서 마무리하는 이 글에서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공자라는 인물이 무엇을 찾았는지 간략하게 정리한다.
그에 따르면 공자가 찾은 것은 ‘모든 것을 맞아들이며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걱정하며 모든 것을 하는 것’이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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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세상이 믿을만한 공자인가...그것이 알고싶다
블루데이지 2010-11-16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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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의 신화적 사상가 공자의 생애를 청명한 하늘로 올려놓은 완벽한 연구서다
gidon 2010-12-12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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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논어에서 만난 공자보다 좀더 세부적으로 공자를 만난 기분이다
라니 2017-03-2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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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린의 중용23장 인용부분에 매료되어 중용을 읽으면서 배경지식을 구하고자 함께 샀습니다.중용 20장 힘없는 (공자나라) 노나라의 어린왕 애공이 정치가 무언지 물음에 공자의 대답은 참으로 애절합니다. 공자평전 덕에 중용을 제대로 이해할수 있었어요. 추천 추천 합니다.
공짜는 없다 2016-08-1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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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사상사와 결합이 느슨해보여




물론 이 책이 공자의 평전이지만, 그가 고대 동아시아 문화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사상사와의 연관이 좀 더 있어야 하지 않나, 이 점만 아쉽다.

접근가능한 문헌을 통해 공자 생애와 그 시대에 대한 큰 그림을 짜고, 그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문장들을 인용하며 눈에 보이게 풀어내고 해석한다.

공자가 겪었을 인생살이가 차분하게 펼쳐진다.

지은이가 들었던 학문에 대한 공자의 태도는 다른 고대 사상가들과 구별되는 공자만의 특징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거 같다. 그와 같은 태도는 다른 제자백가 인물들도 겸비하고 공유한 특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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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2011-10-2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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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평전 / 안핑 친


1. 2,500년의 세월
1) 공자 시대의 현인들이 賢•尙•德 등의 가치 우위적인 개념어들의 정의를 새롭게 내린 이유는 혈통 중심의 사회질서를 깨뜨리기 위해서였다.
2) 공자는 제후들과는 정치 원리를, 대신들과는 인간 본성을 토론하였고, 서민들을 성심으로 대하였고, 은자들을 자기 비판의 거울로 삼았다.

2. 우울한 출발
(앞의 2권과 반복되는 내용)

3. 공자 시대의 정치
1) 공자에게 주공은 이상화된 정치가였고, 주나라는 이상화된 국가였다. 즉 도덕을 체현한 군주(와 그를 보필하는 바른 신하)와 그가 다스리는 나라인 것이다.

4. 젊은 길동무들
1) 자공은 주어진 상황에 체념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기민함을 가졌으므로 공자는 그와의 대화를 통해 주제의 다른 측면을 이끌어내곤 하였다.
2) 안회는 영민함만으로 도를 얻으려 하지 않고 높이 바라보고 깊이 파고드는 자세와 사라질 듯 멀어지는 진리를 향한 포기하지 않는 의지로 깨달음을 구했다.
3) 자로는 信•直•勇•剛을 갖춘 우직한 사람이지만, 공자는 그의 이러한 덕목들이 배움의 자세를 겸비하지 않으면 그른 길로 접어들 수 있음을 경계하였다.

5. 고달픈 유랑
1)위나라는 노나라와 兄弟之國의 관계였기 때문에 공자는 그곳에서 정치적 부름을 기대하였지만 영공은 예법과 덕치보다 부국강병에 관심이 많았다.
2) 세상의 외면에 대해 자로는 스승의 모자람을 탓하고, 자공은 세상의 그릇에 스승이 맞추기를 바랐으나 안회는 스승의 도가 세상보다 넓음을 자부하였다.
3) 자신의 도를 널리 펼 수 없는 세상임을 알면서도 공자가 관직을 구하는 일에 부단히 노력한 것은 흙탕물에 뒹구는 일의 의로움을 이해하기 때문이었다.

6. 돌아오는 길
1) 염구는 전쟁에 임하여 승리하고 전부田賦를 시행하여 주군의 곳간을 넉넉히 채웠지만 이를 시행하면서 백성을 헤아리지 않아 의로움을 희생하였다.
2) 후진後進 제자였던 자장은 도덕적 명제들을 탐구하면서도 출세지향적인 반면, 자하는 사소한 가르침을 두텁께 쌓아올려 배움을 이루고자 하였다.

7. 가르친다는 일
1) 만년의 공자는 스승의 직분에 충실하였으며 그의 가르침은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敎)이나 말로 하는 것(訓)이 아니라 빛을 비추는 일(誨)이었다.
2) 예란 형식의 엄격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격식을 지키려는 마음의 바탕에 있는 것이므로 매사에 양 극단의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성찰 그 자체이다.

8. 삶과 죽음의 예법
(본문 인용)

9. 두 사람의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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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35 2014-05-15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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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평전


논어를 읽기 전 공자를 먼저 알고 싶었다.이 책은 바로 공자를 쉽게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 멀리 있는 공자를 가까운 이웃의 느낌으로 만났달까? 그랬다
해님반짝 2015-02-0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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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읽는 논어, 다시 만나는 공자




이번 달 출판문화(606호)에 실은 '이현우의 책읽는 세상'을 옮겨놓는다(지면의 오탈자는 바로잡았다). 오구라 기조의 <새로 읽는 논어>(교유서가, 2016)를 읽은 소감을 일부 적었다. 기대 이상의 자극으로 던져주는 책인데, 공자와 <논어>를 보는 시각으로는 내가 읽은 범위에서 가장 파격적이고 새롭다(덕분에 공자를 다시 보게 되었다!). 핵심은 맹자와 주자도 공자를 잘못 읽었다는 것. 주자의 <논어집주>를 신주 모시듯 해온 이땅에서는 나올 수 없는 견해다(이수태의 <공자의 발견>(바오, 2015)도 부제는 '탈주자(脫朱子) 논어학'이다). 그래서 희귀하며 계발적이다. 저자의 책이 더 번역되면 좋겠다.







출판문화(16년 6월) 논어의 재해석



동양 고전으로 <논어>만큼 유명하며 많이 읽히는 책은 달리 없을 것이다. 우리의 경우가 특히 그러한 듯싶은데, 고전 읽기 강좌라면 으레 <논어> 읽기를 출발점으로 하며 <논어>에 대한 이해가 동양사상, 혹은 중국사상에 대한 이해의 기본으로 간주된다. 한때 중국에서는 공자와 유교에 대한 비판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적도 있지만 한국에서 공자는 성인의 지위를 잃어본 적이 없고 <논어>는 경전의 자리에서 내쳐진 적이 없다. 물론 ‘공자왈’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건 아니어서 한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반향을 불러일으킨 적은 있지만 말이다.


공자와 마찬가지로 <논어>에 대한 이미지도 두 가지로 양분되는 듯싶다. 절대적인 존숭과 경탄의 대상이거나 구닥다리 같은 구시대적 인물과 낡은 사상의 대명사이거나. 즉 선생이거나 꼰대거나. 그 사이의 태도도 가능할까? 다수의 <논어> 번역본과 주석서를 읽고 때로 서평도 쓴 적이 있는 만큼 나는 <논어>를 고전으로서 예우해온 편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논어>를 열심히 읽었다고 할 수도 없다. <논어>에 대한 나의 독서는 언제나 발췌독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읽을 시간이 없다거나 재미가 없다거나 하는 것과는 좀 다른 이유에서다. <논어>를 읽어도 안 읽은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그 이유니까.






읽은 것과 읽지 않은 것에 차이가 없다는 건 무슨 말인가. 그건 <논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여 아직도 그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그것이 <논어>의 미스터리인데, 일단 ‘어록’이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논어>는 굉장히 쉬운 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가 쉽게 읽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약간의 한문학적 지식을 갖고 있으면 일반인도 해석을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쉽게 읽히는 문장들이 여전히 모호하거나 자주 모순적인 의미로 해석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첫머리에 나오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란 구절만 하더라도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익힌다는 말인지 모호하다. 게다가 '시’(時)라는 말의 뜻이 ‘때에 따라’인지 ‘때때로’인지 아니면 ‘계속’인지, 확정해서 말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의 견해가 그렇듯 다르기 때문이다. ‘위정’편에 나오는 ‘공호이단, 사해야이’(攻乎異端, 斯害也已)란 구절도 “이단을 전공하는 것은 해로울 뿐이다”라고 읽기도 하지만, 정반대로 “이단을 공격하는 것은 그 자체가 해로운 것이다”로 새기기도 한다. 정반대의 해석이 양립가능하다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까?


또 ‘자한’ 편에는 “나는 여색을 좋아하듯이 덕을 좋아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대목의 색(色)을 여색으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겉모습에 치중하는 것으로 읽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여색’과 ‘겉모습’이 반대말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의미가 완전히 같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사정이 이런 식이면 <논어>는 읽어도 제대로 읽었다는 느낌을 맛보기 어렵다. 뭔가 개운치 않은 뒷맛이 계속 남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논어>에 대한 온전한 독서는 미래의 일로 미뤄두고 있었는데, 예기치 않게도 <논어>를 읽는 눈을 새로 뜨게 해주는 책과 만났다. 오구라 기조의 <새로 읽는 논어>(교유서가)다. <일본의 혐한파는 무엇을 주장하는가>(제이앤씨)란 소책자가 지난해에 나오긴 했으나 그것도 따로 검색해서 알게 된 사실이고 우리에겐 생소한 저자다. 일본에도 공자와 <논어>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많은 권위자들이 없지 않다. 시라카와 시즈카나 미야자키 이치사다 등이 국내에는 소개된 바 있다. 오구라 기조는 그런 대가급은 아니지만 흥미롭게도 한국에 8년간 살았던 적이 있는 ‘지한파’다. 그리고 그의 말에 따르면 서울대 철학과 대학원에 적을 두고 공부한 8년간의 수학 경험 때문에 책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테면 그는 일본과 한국 ‘사이’를 체험했고 이 체험이 <새로 읽는 논어>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오구라 기조의 <논어> 해석에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그 ‘사이’다. 일단 그는 공자의 세계관을 생명철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아주 대범한 구도를 제시하는데, 그가 보기에 동아시아에는 생명에 대한 두 가지 해석이 대립해왔다. 바로 ‘애니미즘’과 ‘범령론’이고, 이 가운데 ‘애니미즘’을 대표하는 사상가가 바로 공자라는 것이다. 그가 정의하는 범령론은 “세계 혹은 우주가 하나의 영(spirit) 혹은 영적인 것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는 세계관”이다. 스피노자의 범신론도 범령론에 속하고, 동양에서는 우주 전체가 하나의 기로 되어 있다고 보는 도가나 유가의 기(氣)사상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공자는 “생명을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라 특정한 공동체나 감성을 공유하는 집단 속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보는 독특한 생명관을 갖고 있었다. 이를 일컬어 저자는 ‘애니미즘’이라고 부르는데, 통상적인 의미의 애니미즘과는 구별되기에 소울리즘(soulism)이라는 말로 부르기도 한다. 생명이라는 것이 혼(soul)과 혼(soul) ‘사이’에서 문득 드러나는 것이라고 보는 세계관을 가리킨다.


이런 새로운 개념(용어)들의 타당성은 물론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해석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논어>의 핵심 개념으로서 인(仁)을 저자는 어떻게 해석하는가. <논어>를 진지하게 읽어나가는 독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한데, 사실 <논어>에서 공자는 인에 관해서 명확한 정의를 제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통상 인에 관한 공자의 산발적인 발언들을 취합하여 인의 통일적인 의미를 추출해보려고 애쓴 것이 기존의 독법이었다. 하지만 오구라 기조는 이런 관행을 뒤집는다. 공자가 말하는 인이 통일적인 정의나 의미를 결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자의 세계관에 비추어 볼 때 인에는 그런 정의나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애니미즘(소울리즘)은 우연성이란 관점에서 생명에 접근하기에 무엇이 ‘생명’인지 보편적‧연역적으로 정의할 수 없다. 즉 인은 지극히 우연적이면서 우발적인 성격을 갖는다.


흔히 인에 대한 정의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이 ‘극기복례(克己復禮)’인데, 이 또한 저자가 보기에는 인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가 아니다. 극기복례할 때 거기에 인이라는 생명이 반짝인다는 뜻이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인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타나는 ‘생명’이고, 그 ‘사이의 생명’을 드러내기 위한 의지력”이다. 그리고 어진 사람으로서 인자(仁者)란 그러한 ‘사이의 생명’을 드러내기 위한 의지력이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사실 인(仁)란 한자 자체가 ‘인(人)’과 ‘이(二)’의 합성어이며 본래는 ‘친하다’는 뜻이라 한다. 그 원래적 의미에 따르더라도 인은 ‘두 사람 사이’를 가리키며,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맥락에서 오구라 기조는 인을 ‘사이의 생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을 내면화하거나 인격화할 때 발생한다. 바로 맹자가 한 일이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사상사에서 마음을 내재화한 이는 공자가 아니라 맹자다. 우리가 아는 대로 맹자는 인의예지(仁義禮智)라는 덕이 모든 인간에게 내재해 있다고 보았다. 인간의 내면에 선한 도덕적 본성이 내재해 있고 그것이 밖으로 발현된다고 본 것이다. 오구라 기조가 보기에 이것은 공자의 사상이 아니다. 공자의 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타나는 것이지 개인의 마음에 내재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군자 또한 특정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어떤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즉 “어떤 사람이 인을 실현할 때 가끔 군자가 되는 것”이어서 공자가 이상으로 여긴 것은 군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군자의 상태를 지속하는 것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극기복례’란 말도 다르게 해석된다. 주자는 극기(克己)를 ‘사욕을 이겨내다’로 해석하고 ‘복례(復禮)’는 ‘천리(天理)로 돌아가다’로 해석했지만, 오구라 기조는 자기 한 사람의 주관성을 극복하고 예라는 공동주관적 공간(사이)으로 가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한다. 한자의 어의를 좇자면, 인(仁)은 ‘사람들 사이’를 가리키는 ‘인간(人間)’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까. 곧 인간을 그러한 ‘사이적 존재’로 본 것이 공자의 인간관이자 생명관이라는 게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한편 ‘인간’을 일컬어 영어로는 ‘human being’이라고 옮기는데, 그 의미를 살리자면 ‘interhuman’이라고 옮기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이 두 용어를 원용하자면, 맹자는 공자가 말한 ‘인터휴먼’을 ‘휴먼비잉’으로 곡해했다고 할 수 있을까. 덧붙이자면,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사랑을 ‘둘의 무대’이자 ‘둘의 진리’라고 정의한다. 그것은 인(仁)의 정의에 바로 부합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인을 가르친 공자는 ‘사랑의 철학자’로 다시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구라 기조의 <새로 읽는 논어> 덕분에 도덕군자가 아닌 '사랑의 철학자'로서 공자를 다시 만난다.



16. 0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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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6-06-16 공감 (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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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그리고 공자




인간 공자를 다룬 책들과 논어 번역서 善本들.

1. 공자 전기



















영국의 동양학자 H. G. 크릴의 [공자, 인간과 신화]는 인간 공자의 면모를 사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이름을 떨쳤던 사계의 필독서. 이후 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靜) 선생과 이노우에 야스시 선생, 요시카와 고지로 선생 모두 20세기 일본의 동양학 대가 답게 공자의 일생을 설득력 있게 재구성한 책들을 하나씩 펴냈다. 시라카와 선생의 [孔子傳]은 중국에도 소개된 바 있고,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1977년도에 金河中 번역본이 知人社에서 나온 바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재야 사학자 김기평 선생의 번역서도 관심이 간다.

[수사고신록]은 고증학자 최술의 저술로, 이런 '인간 공자' 식의 저술들의 원류가 되는 책이라 한다. 이번에 부산권 한학자들의 작업을 통해 문세하게 되었다고 한다.





2. 국내 대표 번역서











가장 기초가 되는, 교과서적인 책부터 보자. 보통 주자의 주석서인 [논어집주]가 조선시대 이래로 많이 읽혀 왔고, 표준적인 해석으로 자리잡아 왔다. 성백효의 [현토완역 논어집주]는 초판 표지 색깔을 따라 소위 '파란책'으로 불렸던 것인데, 처음 나왔을 때부터 한학 전공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한문을 직역하는 식의 번역이어서 한문 교습에 적당했기 때문. 이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문제인데, 이런 직역투의 번역은 일반 독자가 그냥 읽기에는 조금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김도련의 [주주금석 논어]는 주자의 주석뿐만 아니라 정약용의 [논어고금주]까지 소개한 숨은 명저. 임동석 번역본은 원래 학고방에서 나왔던 것을 개정한 것으로, 퇴계 및 율곡 언해본을 소개한 자료적 가치가 높다. 가장 최근에 나온 박성규의 [대역 논어집주]는 원문-번역문 교차 편집에 [주자어류] 등의 관련 내용을 주석으로 꼼꼼하게 정리했다. [주자어류]가 완역되어 있지 않은 상황인지라, 특히나 소중한 자료가 되겠다. 약간은 구태의연한 모습이 없지 않은 기존 서적들을 뛰어넘는 바가 있어, 앞으로 학계의 표준적인 교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옥의 [논어한글역주] 또한 기본적으로 [논어집주]를 깔고, 다양한 자료를 원용한 역작.















이 밖에도 [논어집주]는 주자의 주석 뿐만 아니라 세주까지 번역하고 있는 작업들이 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조선조 경학의 최고봉, 다산 정약용의 [논어고금주]는 이전에 전주대학교출판부에서 나왔던 전집의 한 권으로 나온 바 있는데, 이번에 다섯 권 분량으로 완역되었다.











3. 국내 참고 번역서, 논저









전 성균관대 교수 이기동의 [논어강설]은 유교에 대한 자기류의 해석을 바탕으로 한 주장들이 약간은 강하게 들어간, 조금은 고루한 느낌의 해설서. 현 성균관대 교수 신정근의 [공자씨의 유쾌한 논어]는 소장학자의 참신한 시각을 볼 수 있는 저작.













배병삼, 김형찬, 황희경의 번역서들도 [최고의 고전번역을 찾아서] 등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은 저작들. [글로벌 논어]는 한국어-일본어-영어-현대 중국어(백화문) 대역본.















박이문의 [논어의 논리]는 분석철학적 관점에서, 김승혜의 저작 두 편은 '원시유교'와 기독교의 접목이라는 측면에서 공자의 사상을 해부한다.





[논어맹자와 행정학]은 현상학적 행정학의 관점에서 [논어]를 분석하고 있는데, 유가사상이 동아시아 정치사상사에서 차지한 위치를 생각하면 반드시 필요한 접근. 최근의 저술로는 강형기의 [논어의 자치학], 동서 비교철학적 관점에서 거시적인 접근을 꽤하는 황태연의 [공자와 세계] 등이 있다.











[분논어]는 악카드어, 라틴어 등 고대 언어 번역이라는 전무후무한 작업을 수행한 괴작. (대체 왜 이런 작업을? 이라는 질문은... 묻어두도록 하자.) 그냥 이런 책도 나오는구나, 하며 박수만 치시길. 이 책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국내에 얼마 안 될테니 말이다.













4. 해외 대표 번역서












오규 소라이의 명저 [논어징]은 일본 유학계의 대표작. 조선에 [논어고금주]가 있다면, 일본에는 [논어징]이 있다고 해도 되려나. 일본 동양사학계의 거두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논어]는 담백하고 현대적인 번역이 돋보이는 명저.













중국 학계를 보면 당대의 석학, 미학자 이택후의 [논어금독], 중화권의 표준적인 번역서인 양백준의 [논어역주](을유문화사), 남회근 선생의 저서(현재는 절판 상태인데, 부키에서 저작선의 일환으로 곧 나오지 않을까 한다) 등이 많이 읽힌다.





5. 해외 참고 번역서, 논저

조기빈의 [반논어]는 공산주의 중국에서 바라본 보수 반동주의자 공자의 모습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단순한 흥미 수준을 넘어서는 정치한 분석이 문제지만... (이런 틀에 박힌 뻔한 짓을 하다니, 역시 어쩔 수 없군, 에서... 어, 어라... 이게 아닌데! 정도로? ^^)









영어권 번역서들도 James Legge의 고색창연한 번역부터 Arthur Waley, Burton Watson, D. C. Lau 등 다양하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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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11-05-25 공감 (5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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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고 싶었던 글




그러니까 서재에 멋진 리뷰를 쓰면서 돌아오려고 계획했다.

내가 쓰려던 페이퍼의 개요는 이렇다.

일단

녹색평론에 나온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평을 간단히 소개하는 거다. 요지는 이런거지. 정의가 무엇인지 논리적, 지적 게임을 즐길 것이 아니라 내가 정의로운지, 지금 나의 주변의 일들이 정의로운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지 않겠느냐.

그러면서 결혼준비 과정에서 내가 겪었던 폐백이라던가 예단이라던가 하는 '다 그렇게 하는' 관습과의 나의 처절한 싸움과 끝없는 싸움의 와중에 내 마음속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작은 욕심들... '걍 확 해버리고 나도 왕창 받아버릴까' 같은..과 이유없는 서운함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직장에서 내가 당하는 혹은 내가 가하는 정의롭지 못한 일들과 또 밥벌이에 대해서만은 '다그래' 하면서 참아버리는 나에 대한 실망도 말이다.

그러면서 공자평전에 나오는 공자에 대한 평가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자신을 연구과제로 삼았던 사람이었다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새해에는 읽고 쓰고 공부하데 그것이 나에 대한 것이고 나를 바꾸는 것이 되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런데 이 계획을 세운지 언 이주가 넘었거늘 도저히 집안일에 술약속에 마감까지 짬이 안나서 그냥 이렇게 서재로 돌아온다.

서재분들 새해엔 더 멋진 글 많이 만나세요.

한해동안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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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12-31 공감 (9)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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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읽은 책 "2010, 이 책을 잊지 마라"



책 읽는 사람들의 페이스북 커뮤니티 소셜북스(www.facebook.com/socialbooks)에서 2010년 읽은 책을 결산했다. 2010년 출간된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이 아니라 2010년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책 1권을 추천받았다. 총 10명의 회원들이 댓글로 책을 추천했고, 추천을 통해 참여한 독자는 총 46명(중복 포함)이다. 키워드별로 재구성했고 추천수를 함께 소개한다. (원문은 아래 링크 참조
http://www.facebook.com/notes.php?id=158407580860652&notes_tab=app_2347471856#!/note.php?note_id=181886381839584)


미디어여 영원하라, 미디어 논쟁도 영원하리



21세기 대한민국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친 이슈는 단연 미디어 이슈다. 2006년 6월 삼성의 압력을 받아 언론사 사주가 기사를 무단으로 도려내 1년 넘게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른바 "시사저널 사태"로부터 시작해, 2008년 촛불집회와 함께 조선, 중앙, 동아일보를 대상으로 한 광고 불매운동, 위 세 신문사와 매일경제, 연합뉴스의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의 길을 열어주는 "미디어법"은 2008년 한나라당의 법안 제출과 2009년 7월 직권상정 파문, 헌법소원과 2010년 12월 3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업자 선정에 이르기까지 후폭풍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이에 맞물려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한 파문은 2010년 벽두부터 불거져온 언론 이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기존 미디어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대안 미디어의 등장도 2010년을 달군 이슈였다. 6.2지방선거와 추석 연휴 기간 기습 폭우는 언론환경이 완전히 바뀌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중요한 사례다. 소셜북스는 지금과 같은 미디어 격변기에 미디어가 대중에게 본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의 이해>를 가장 중요한 책으로 추천했다. (추천수11) <미디어의 이해>는 40년도 더 지난 책이지만 자동차, 비행기, 전화기, 타자기 등 당대 대중들이 사용하는 미디어매체의 특징을 특유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해낸 책으로 미디어 종사자에게는 필독도서다. 특히 페이스북과 마크 주커버그의 성장과정을 온전히 담아낸 <페이스북 이펙트>의 저자인 포춘 지 전 기자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페이스북 사람들이 마샬 맥루한을 숭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사람들이 숭배하는 유명한 사회 철학자이자 미디어 이론가인 마샬 맥루한은 1964년 자신의 저서 <미디어의 이해>에서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통일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지구를 통일시킬 수 있다고 예견했다. (페이스북 이펙트, 490쪽)

그러면서 커크패트릭은 맥루한이 주창한 '인지의 창의적 과정'(인류 확장의 마지막 단계로 맥루한이 제시한 개념)을 누구도 페이스북처럼 폭럽게 확장시키지 못했다고 평했다.


가족, 인권... "따뜻한 이 온도를 잊지 마"





2010년은 가족, 인권 등 따뜻한 낱말들이 거리로 내몰린 서슬퍼런 나날의 연속이다. 따뜻한 여성의 언어는 실종됐고 공격과 고발, 폭력의 언어만 무성했다. 국가인권위원회 파행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어울리는 책들이 추천되었다.

Joonha Lee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쓴 《이 시대를 사는 따뜻한 부모들의 이야기》(김영사)를 링크(http://koko8829.tistory.com/967)로 걸며 추천했다. (추천수 3) 이 책은 고등학교 국어교사, 부모교육 강사 등의 활동으로 잘 알려진 이민정 씨가 상담과 교육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2권으로 엮은 책이다. 부모와 자녀관계나 직장내에서의 관계에서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장애인 인권운동가로서 이동권 투쟁을 하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장애학 함께 읽기》(그 린비)라는 책도 추천을 받았다.(김광이 씨 추천, 추천수 2) '병신'이라는 말이 아직도 종종 쓰이듯, "장애"라는 개념이 신체적 정신적 장애라는 기초적이고 개인적인 수준의 이해에서 사회 문화 정치 경제적 관계의 산물로 보는 저자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성찰을 통해 "장애"를 역사적이고 학문적인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책이다. 인권에 대해서 좀더 생생한 이야기를 접하고 싶다면 《일어나라 인권 OTL》(깔 아논멍석 님 추천, 한겨레출판)을 추천한다.(추천수 3) <일어나라 인권 OTL>은 <한겨레21>에서 대한민국 인권 실태를 총 30회에 걸쳐 취재, 연재하여 독자로부터 많은 반응과 지지를 얻었던 '인권OTL'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우리는 문화다" 문화가 희망이다




가족과 문화를 동시에 읽을수 있는 책도 있다. 황재경 씨는 "청소년기 자녀를 키우는 분들이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겠다"며 《딸과 함께 문화논쟁》(에코리브르)를 추천했다. (추천수 4) 책은 첫머리부터 끝까지 문화에 대해서 알고 있던 편견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황재경 씨가 소개한 첫대목을 인용한다.

딸: 문화란 과연 무엇일까요?
아빠: 먼저 '우리'에 대해 말해보자꾸나.
딸: 우리에 대해서라니요? 하지만 그건 문화가 아니잖아...요?
아빠: 아니지, 아니야. 네 가족, 네 혈통, 네가 어디서 왔는지 이런 것도 다 문화지.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에서 점점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아이들에게 가족과 대화, 문화라는 키워드로 삶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책이라는 추천사를 덧붙였다.
영화비평의 흐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26년 노고가 담겨 있는 평론집 세트(2권 전집)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필사의 탐독》도 추천을 받았다. (추천수 3) 특히 《필사의 탐독》은 한국의 봉준호 〈괴물>과 박찬욱 <친절한 금자씨> 등 최근 대표작들에 대한 평론이 녹아 있다.

이 밖에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미래의 건강한 국가 모델을 이야기한 <유러피언 드림>(추천수 7), 고전과 한자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던 안핑친의 공자 평전(돌베개, 추천수 3), 20여년의 긴 세월동안 감옥이라는 삭막한 공간에서 사람과 공동체를 깊이 고민한 신영복 교수의 수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돌베개, 추천수 3) 등이 고른 추천을 받았다.

페이스북 책꾼들의 책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놀란 점은 폭력과 남성의 언어가 수년째 우리 주변을 아프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차분히 성찰하게 하는 책들을 찾는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찰"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은 조용히 책을 읽으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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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11-01-04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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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주목하는 2010년 11월 출간된 인문/사회 신간




아직 11월에 온 <바다>나 <왜 도덕인가?>도 하나도 읽지 못했는데, 벌써 새로운 책들을 추천해야 하나 보다. 이렇게 별로 책도 읽지 않고, 뻔뻔스럽게도 이 책이 어떻고, 저 책이 어떻고 하는 글을 써야하니 민망한 노릇이다. 어쩌면 이렇게 중언부언 설명을 붙이지 않고, 그저 책들만 죽 나열하는 다른 글들이 더 솔직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그래도 민망해서 오그라든 손가락을 펴는 차원에서라도 몇 마디 흰소리를 덧붙여 본다.

머리 속에 지식은 점점 얇아져만 가고, 보관함에 든 책들은 점점 늘어만 간다.....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 앨버트 O. 허시먼 / 웅진지식하우스

레토릭(rhetoric, 수사학)은 때로 다른 것들과 결합해 부정적인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보수 신문들의 레토릭을 이야기할 때, 그것은 그 레토릭 이면에 숨어 있는 다른 것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 역으로 생각해보면 보수 신문들이 어찌 되었건 우리나라 매스미디어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것에는 그들의 현란한 레토릭이 한몫을 한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지난 대선에도 먼저 경제에 대한 주제를 선점하고, 그로 인한 보수의 레토릭들이 보수정권에 승리를 안긴 것 또한 사실이지 않은가. 지배하기 위해서는 레토릭이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수사학하면 소피스트들을 연상하고, 소피스트하면 소크라테스의 독배를 연상하는데, 독배를 마시지 않기 위해서는 그 독배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추상적 사유의 위대한 힘- 튜링 & 괴델 / 박정일 / 김영사

현대는 인공지능의 시대이고, 우리는 싫든 좋든 인공지능에 둘러싸여 있다. 인간 이외에 또다른 생각하는 기계들의 출현. 이 출현에 획기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튜링과 괴델이다. 괴델은 '불완전성의 정리'를 내세워 논리적 사고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튜링은 '튜링 기계'를 고안하여 현대 컴퓨터의 시초를 만들었다. 그 튜링과 괴델의 시작들이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지, 또 앞으로의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에 놓여있는 암초들은 무엇인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있을 것 같다!



엥겔스 평전 / 트리스트럼 헌트 / 글항아리

엥겔스는 마르크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고, 그의 생애 역시 총체적으로 조망되어 국내에 소개된 적은 드물다. 이 책에는 '프록코트를 입은 공산주의자'라는 부제가 달려있는데, 이 부제가 그의 고민과 그가 처했던 위치를 잘 말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고민들은 왠지 현재 사회와도 조금은 연관이 되는 듯 하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 사회에도 공산주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다면(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그것의 주축은 노동자들이 아닌, 아마도 중상류층 이상의 지식인 층이 될 것이다. 왜 그런걸까. 이 책이 조금은 힌트가 될 수도 있을 듯.



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 아브람 노엄 촘스키, 미셸 푸코 / 시대의 창

촘스키와 푸코라. 언뜻 생각하면 두 사람을 연관지을 수 있는 끈은 '구조주의' 외에는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또 다르게 생각하면 두 사람의 공통점의 실마리가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다. 촘스키는 자신의 주전공인 언어학 외에 미국의 제국주의적 정책에 대해, 미국 및 강대국들의 권력에 대해 끊임없이 딴죽을 걸었던 학자이고, 푸코 역시 권력의 메커니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에서 꾸준히 논의를 전개해 왔다. 일단 그 두 사람의 만남이니 흥미가 가고, 그 두사람의 TV 토론을 책으로 만들었다니, 쉽게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다.



공자 평전 / 안핑 친 / 돌베개

중국에서 최근 공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 같다. 물론 중국에서 공자에 대한 숭상은 계속 이어져 왔으나, 최근 들어 그것이 더욱 강력해진 감이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주윤발 주연의 <공자>라는 영화가 개봉한 것도 그 맥락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그런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공자는 이미 박제된 지 오래고, 오래된 낡은 관념으로만 남아 있다. 그것은 물론 나도 마찬가지인데, 우리의 고정관념 속의 박제된 공자나 영화로 만들어진 스펙터클한 공자가 아니라, '인간 공자'는 진정으로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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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0-12-06 공감 (6)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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