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1

[2019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북한 주민 창업을 돕는 인큐베이터 - 'Startup's Story Platform’



[2019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북한 주민 창업을 돕는 인큐베이터 - 'Startup's Story Platform’




[2019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북한 주민 창업을 돕는 인큐베이터
손 요한POSTED ON 2019/06/21




이안 베넷 조선익스체인지 프로젝트 매니저/ 2019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 사진=플래텀DB



북한에 시장화 바람이 불던 90년 대 ‘돈주’라는 신흥 자본 세력이 등장했다. 북한의 사회주의 시스템이 약화되면서 암암리에 운영되는 자유시장 ‘장마당’ 상거래 활동으로 부를 축적한 집단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이들은 국가에서 놀리고 있는 공장을 빌려 직접 제조업을 하거나, 무역 사업에 나서 외화를 벌었다. 또 소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금융 기관의 역할도 했다. 국제 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이는 배경에는 이 돈주 집단의 자생력 덕분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2003년에는 ‘종합시장 개혁을 통해, 북한에서 장마당이 합법화, 상설화됐다. 이 시기 과거 국가 소유였던 외화 상점의 80%가 개인 돈주에게 넘어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 북한 내에는 문서상 국영 기업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업체와 소기업이 존재한다. 편법이긴 하지만 자본이 있는 개인이 부의 창출을 위한 창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흐름에서 북한 주민의 창업을 돕는 기관도 다수 등장했다. 대표적인 곳은 싱가포르에 있는 비정부기구(NGO) 조선익스체인지(Choson Exchange)다.

20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스타트업 생태계컨퍼런스’에서 이안 베넷 조선익스체인지 프로젝트 매니저가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북한 창업 생태계 현황을 설명했다.

2010년에 설립된 조선익스체인지는 현대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경제학자와 기업관계자 100여 명이 자원봉사자가 되어 북한 주민에게 창업 교육을 진행하는 NGO이다. 참여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자신의 시간을 할애한 교육 자원봉사는 물론이고 일체의 경비를 스스로 부담한다. 더 나아가 조선익스체인지에 일부 기부금을 내기도 한다.

조선익스체인지와 유사한 성격의 단체는 여럿 있으나 1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드물다.

10여년 간 이곳을 거쳐간 북한 주민은 2600여 명, 여성비율은 700여 명 수준이다. 그중 100여 명은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창업 연수를 하기도 했다. 가까운 예로 2015년 조선익스체인지는 북한 시민 12명을 싱가폴로 초청해 4개월가량 창업 관련 교육을 진행했고, 북한으로 돌아간 뒤 자금 지원을 받아 작년 말 기준 10개 내외의 기업을 세웠다. 우리가 아는 스타트업 유형으로, 아이템은 전자, 식약품 분야였다.

이안 베넷 매니저는 “2010년부터 북한 주민의 창업 교육을 추진해 왔다. 우리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자원봉사자들과 신청자가 함께하는 워크샵이다. 워크샵에서 비즈니스 모델 교육은 물론 사업 가능성까지 검증한다. 매회 100여 명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활동을 설명했다.

또 그는 “참가자들이 창업 노하우를 북한에 전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일례로, 2015년 해외서 미니MBA를 함께한 12명 중 4명은 싱가포르 현지 인큐베이터 인턴으로 근무하며 운영 노하우를 습득한 뒤 북한에 돌아가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안 베넷 매니저는 북한에서 창업과 관련되어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은정첨단기술개발구’를 들었다.

은정 지구는 2014년 북한 국가과학원 주도로 조성된 19㎢ 규모의 IT 첨단 기술 산업단지로, 평양 인근 평성이라는 도시에 속해있다. 평성은 북한의 최대 유통 거점 도시다. 전국 각지로 연결되는 철도 도로망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모든 물건이 평성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또 기술 인프라에 중국의 수입 원자재를 결합해 제조업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은정 지구 내에서 창업하는 기업의 경우, 해외 기업과 동등한 세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경제 특구로 지정되어 있는만큼 북한의 다른 지역보다는 외국 투자자와 기업에 대해 개방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조선익스체인지도 은정 지구에 창업 허브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은정 지구 이외에도 북한에는 현재 27개의 특구와 개발구가 존재한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에만 20여 개가 생겼다. 향후 이 지역들 역시 관련 분야 창업의 기지가 될거란 전망이다.

베넷 매니저는 여러 좋은 사례를 남기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어려움도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지속적인 수익창출, 인터넷 접속과 국제 통화의 어려움, 투자 자본의 부족과 관련 규제, 그리고 관료의 부패를 난관으로 들었다.

베넷 매니저는 “정확한 시점을 명기할순 없으나, 여건이 되는대로 해외 투자자와 북한 유망 스타트업을 연결하며 인큐베이터로서의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한국과 싱가포르 등과 협력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외교적 교착상태가 해소되면 북한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 될거라 전망한다”며, “그때까지 우리의 일을 열심히 하겠다”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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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요한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Yohan-SON is a Editor In Chief of Platum. He is the author of the book 'Startup's Story', which deals with the nation's most popular start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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