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7

교황, 우주를 살아 있는 성체로 본 테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의 우주관을 인용하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교황, 우주를 살아 있는 성체로 본 테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의 우주관을 인용하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교황, 우주를 살아 있는 성체로 본 테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의 우주관을 인용하다고 샤르뎅 신부의 평판과 공식적 입지에서 "진화적 도약"이 이루어지는 첫 움직임인가?

존 앨런 주니어 ( . )
승인 200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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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일, 교황 요한 베네딕토 16세가 이탈리아 레스콤베스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오솔길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 CNS)




교황 요한 베네딕토 16세를 벌써 '녹색 교황'으로 칭할 이는 아마 거의 없겠지만, 교황청에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하고 생태주의적 전환을 요청한 것에 이르기까지 그가 두드러지는 환경친화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가 이번에는 가톨릭 생태학의 공인 받지 못한 창시자인, 작고한 프랑스 예수회의 과학자 및 철학자 피에르 테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에게 새로운 관점을 부여할 가능성을 넌지시 비추고 있다.

샤르뎅 신부의 우주관을 '살아 있는 성체'라며 높이 산 교황의 지난 7월 24일의 짧은 언급은 다양한 차원에서 읽힐 수 있다. 예수회에 대한 관계회복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고, 혹은 스위스의 저항적 신학자이자 예전 동료였던 한스 큉과 최근 우호적인 분위기의 만남을 가졌던 것처럼, 교리적 경고체계를 작동시켰던 사상가들에게서 긍정적인 점을 찾으려 하는 또 하나의 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환경 신학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아, 샤르뎅 신부의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모두에게 가장 커다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55년, 샤르뎅 신부 사후 반세기가 더 지났지만, 진취적인 예수회 안에는 아직 지지자와 반대자가 모두 존재한다. 지지자들은 샤르뎅 신부를 그리스도교와 진화론을 성공적으로 조화시킨 선구자로 칭송하는 반면, 비판자들은 자연에 대한 그의 낙관적인 관점이 범신론의 위험을 갖고 있다고 비난한다.

종국에 우리는 진정한 우주적 예배를 드리게 될 것

이 발언은 7월 24일, 교황이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연간 여름휴가를 보냈던 이탈리아 북부의 아오스타 성당의 저녁기도 중에 이루어졌다.

교황은 세상 자체가 언젠가 일종의 살아있는 예배가 되리라는 로마서 말씀에 대해 강론하던 말미에 이와 같이 언급했다. "이는 작고한 테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 역시 가졌던 위대한 관점입니다. 종국에 우리는 진정한 우주적 예배를 드리게 될 것이며, 그곳에서 우주는 살아있는 성체가 될 것입니다."

"우리들이 이런 의미에서 사제가 될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 드립시다. 하느님께 대한 흠숭으로 세상이 변형될 수 있도록, 그리고 그것이 우리 자신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도록 하느님께 도움을 청합시다."

지나가면서 짧게 언급된 것인 만큼 과도한 해석의 위험 또한 높지만, 그럼에도 교황의 이 한 마디는 종종 '가톨릭의 다윈'이라고도 불리는 샤르뎅 신부의 '복권' 가능성을 놓고 이탈리아 언론의 머리 기사를 장식했다. 저명한 신학자이기도 한 교황은 샤르뎅 신부를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 숙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교황의 긍정적 언급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므로, 그의 해석은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소한 이 언급은 샤르뎅 신부의 사상을 탐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허용적인 발언인 듯하다. 뒤이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예수회 신부가 "이제 그 누구도 [샤르뎅 신부가] 연구해서는 안 되는 이단적 작가라고 말하려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언급함에 따라 이러한 짐작이 더욱 확신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저명한 샤르뎅 신부의 후학인 평신도 신학자 비토 만쿠소는 교황의 말에 "유쾌한 충격"을 받았으며, 교황의 말은 "상당한 중요성"이 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교회, 샤르뎅 신부의 자연해석이 원죄에 대한 가르침 위태롭게 할 것을 우려



▲테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
1955년, 73세의 나이로 작고한 테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는 프랑스 예수회 수사로서, 고생물학을 공부했고, 인간 종의 점진적 발전을 확증한 발견으로 알려진 1920년대의 중국 '베이징 원인' 발굴에 참여했다. 그는 또한 나중에 조작으로 밝혀진 1912년, 영국의 '필트다운인' 사건과도 연관이 있다.

그는 자신의 과학적 작업에 근거해, 모든 창조는 그리스도가 곧 로고스, 혹은 하느님의 '말씀'이 되는 '오메가 포인트'를 향해 가고 있다는 진화적 신학을 발전시켰다. 이 점에서 그는 구원역사의 개념을 인간 개인과 인간 문화는 물론 우주 전체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넓혔다. 곧 그의 생각은 환경 관련 모든 가톨릭 논법의 의무적 출발점이 되었다.

그러나 또한 샤르뎅 신부의 신학은 애초부터 예수회 교단과 교황청 양측의 당국자들에게 조심스러운 대상이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샤르뎅 신부의 낙관주의적 자연해석이 원죄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위태롭게 할 것을 우려했다. 샤르뎅 신부 사후 7년이 지난 1962년, 교황청은 그의 저작에 "가톨릭의 교리를 공격할 수 있는 모호함, 심지어 심각한 오류"가 많다는 경고를 발표했다.

샤르뎅 신부 탄생 100주년인 1981년, 그의 복권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바티칸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이었던 아고스티노 카사롤리 추기경이 "샤르뎅 신부의 인격의 훌륭함과 사상의 풍부함은 물론 그의 연구의 놀라운 반향"을 칭송한 편지를 게재하며 더욱 가열되었다. 카사롤리 추기경은 샤르뎅 신부가 "문화, 문명, 진보"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두려워하지 말라"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요청을 예견했다고 단언했다.

교황청은 이 편지로 일어난 동요에 대응해, 1962년 샤르뎅 신부에 대한 평결―이는 샤르뎅 신부에 대한 교황청의 마지막 공식 평결이었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당시 추기경이던 현 교황이 신앙교리성 장관직을 위임받기 4달 전인, 1981년 7월에 발표되었다.)



베네딕토 교황의 혼란과 이중적 태도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교황은 스스로도 혼란스러워하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1968년, <그리스도교 입문(Introduction to Christianity)>이라는 책에서 그는 동방의 그리스도교가 서방의 그리스도교보다 그리스도교의 '우주적, 형이상학적' 차원에 대하여 더 깊은 이해를 갖고 있지만, 서방 역시 그 관점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특히 샤르뎅 신부의 저작이 자극한 결과"라고 썼다. 그는 샤르뎅 신부가 바오로 사도의 그리스도론을 정통적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교황이 된 이후에도 그는 때로 샤르뎅 신부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2006년, 부활절 강론에서 교황은 진화론을 언급하며 예수의 부활을 "가장 위대한 '변형(mutation)', 생명과 그 발전이라는 긴 역사에서 일어난,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의 진정 가장 중요한 도약"이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샤르뎅 신부에 대한 교황의 이중적 태도 또한 그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 최종회기에 대한 논평에서, 젊은 신학자였던 그는 "현대 사회의 교회 사목헌장"인 '가우디움 에트 스페스(Gaudium et Spes)'가 지나치게 "프랑스적이고, 특히 "테이야르적"인 영향으로 죄의 현실을 경시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전반적으로 교황은 샤르뎅 신부의 우주관이 정통 신앙과 대치되는 해석을 낳을 것을 우려하면서도, 그의 우주관의 상당 부분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7월 24일, 교황의 샤르뎅 신부 언급은 그의 두드러지는 환경친화적인 행보를 한층 공고히 하는 것으로, 많은 비평가들은 이 점을 그의 사회적 가르침 중 가장 뚜렷한 특징이라고 여기고 있다. 가장 최근, 교황은 새로운 사회적 회칙인 <진리 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의 한 부분을, 그가 "하느님의 창조적인 사랑을 반영해야 하는 인류와 환경 간의 약속"이라고 부른 바를 심화하자는 요청으로 채웠다.

가톨릭 저자 우딘 쾨닉 브리커(Woodeene Koenig-Bricker)는 최근 저서 <환경 십계명: 창조와 정의에 대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입장(Ten Commandments for the Environment: Pope Benedict XVI Speaks Out for Creation and Justice)>이라는 책에서 현 교황을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교황"이라 칭하며, 그는 뚜렷한 환경적 성명들을 발표해 왔을 뿐 아니라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관점에서 교황의 녹색 성향에 힘입어, 마침내 샤르뎅 신부가 사실상으로는 물론 교회법적으로도 가톨릭 생태학의 창시자로 명명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일 그렇다면 7월 24일은 고 샤르뎅 신부의 평판과 공식적 입지에서 "진화적 도약"이 이루어지는 첫 움직임으로 기억될 것이다.

번역/황근하

[National Catholic Reporter 2009.7.28. 존 앨런 주니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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