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5

Jongrak Kim -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을 위해 여론...



Jongrak Kim -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을 위해 여론...




Jongrak Kim
2 hrs ·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을 위해 여론 수렴절차를 마감했단다. 의견 접수는 3만 건(어떤 기사에는 1만 건)을 넘었고, 그 중 대부분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국가 제외를 찬성했다고 한다. 수출 관리 분야의 법령 개정을 위한 의견 수렴에 이토록 많은 의견이 접수됐다는 사실도 의외지만 그 중 대부분이 찬성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일본에 널리 퍼진 혐한 감정을 보며, 오래 전 선생님의 수첩이 생각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생님이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책상 위에 펼쳐진 선생님의 수첩을 보니 그 결과가 그림으로 정리돼 있었다. A가 B를 좋아하면 A에서 B로 파란 화살선, A가 C를 싫어하면 A에서 C로 빨간 화살선을 그어 반 아이들의 호오(好惡)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 그림이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 파란 화살선이 집중된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 빨간 화살선이 집중된 아이는 의외였다. 공부는 못하지만 다른 아이에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 힘없는 아이였던 것이다. 내가 보기에 빨간 선이 집중되어야 할 아이는 따로 있었다. 걸핏하면 힘없는 누군가를 때리고 괴롭히는 힘세고 못된 아이였다. 이 못된 아이에겐 빨간 선 대신 파란 선이 여러 개 모여 있었다. 누굴 괴롭히기는커녕 매일 이유도 없이 두들겨 맞으며 우는 이 아이를 친구들은 왜 싫어했을까?

한 때 아시아 거의 대부분을 점령했던 일본을 패망시킨 나라는 미국이고, 망한 일본이 다시 일어섰을 때 이를 주저앉힌 나라도 미국이다. 현재 아베 정부에 여러 압력을 가하며 가장 격심하게 괴롭히는 나라도 미국이다. 일본 정부야 눈치를 봐야하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보통 일본 사람들은 이런 미국을 싫어하는 것이 상식에 맞음직 하다. 그런데 이들은 미국을 두려워하며 짝사랑하는 반면 한국은 싫어한다. 왜 그럴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경을 맞댄 나라는 서로 싫어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 보인다. 국경을 맞대고, 치열한 전쟁을 치렀으면서도 존경하는 나라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핀란드와 소련(혹은 러시아)이다. 1930년대 말과 1940년대 전반, 소련과 핀란드는 2차에 걸친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에서 핀란드는 끈질기게 저항했으나 결국 패배하고 영토의 상당 부분을 할양한다. 그러나 소련(의 스탈린)은 핀란드에게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는다. 영향권에 든 국가를 아예 집어 삼키(별 저항도 없이 점령당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거나 최소한 친소 공산 정권을 수립한 동구권 여러 국가와는 다른, 특별한 예외였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핀란드(와 핀란드 국민)을 만만찮게 보며(심지어 존경하기까지 했던) 소련(스탈린)의 시선도 큰몫을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뒤 냉전이 이어지면서 모스크바 주재 핀란드 외교관은 소련에서 주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비공산 국가 외교관이었다. 레이건 행정부를 거치며 소련 공산 정권이 흔들릴 당시, 소련 권력 핵심부의 결정적인 정보들이 핀란드를 통해 미국에 흘러든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사람에게 혐한 감정이 널리 퍼진 것에는 아베를 비롯한 정치인과 우익, 그리고 일본 언론의 탓이 클 것이다. 그럼에도 예상을 넘는 일본인의 (반한이 아닌) 혐한 감정이 마음에 걸린다. 이 땅의 보수 신문과 일부 정치인들은 이들의 혐한을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 일본에 맞서며 약속까지 어기는 한국 탓(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특히 지난 정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생각하기로 치면 트럼프 를 따라갈 수 있을까. 더욱이 일본인도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를 팽개치다시피 하지 않았나... (어쩌면 산골 초등학교 6학년의 의식 수준을 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는) 일본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본다.

앞장서 저희를 먹어 쥽쇼 하며 청원한 매국노가 있는 나라, 강점 당시 이른바 지도층이 충성을 맹세하며 민초를 전쟁에 내몬 나라, 해방 뒤 이들을 단죄하기는커녕 오히려 권력을 잡게 한 나라, 무역 전쟁이 벌어지자 자칭 1등이라는 신문과 1야당이 상대를 편들고 뒤에서 총질까지 하며 뜨거운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린다는 식의 논리를 전파하는 나라...를 어떻게 생각할지.

역사의 피해자이자 전후 일본 부흥의 일등 공신,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거액의 대일 무역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일본인에게 혐오의 대상이 된 한국은, 이유도 없이 맨날 두들겨 맞으면서도 온 친구들에게 얕보이고 미움까지 받은 초등 학교 시절의 그 아이와 무엇이 다를까?


49Jeongho Park and 48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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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 Sun Jang 앞장서 저희를 먹어 쥽쇼 하며 청원한 매국노가 있는 나라, 강점 당시 이른바 지도층이 충성을 맹세하며 민초를 전쟁에 내몬 나라, 해방 뒤 이들을 단죄하기는커녕 오히려 권력을 잡게 한 나라, 무역 전쟁이 벌어지자 자칭 1등이라는 신문과 1야당이 상대를 편들고 뒤에서 총질까지 하며 뜨거운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린다는 식의 논리를 잔파하는 나라...
..
까지 관심 없어요.
그냥 자꾸 사과하라니 승질난거 ㅎ

자기나라에도 저만큼 관심없고 정서가 달라요. 자꾸 “천황이 무릎꿇고...”이런 소리가 싫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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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rak Kim replied · 3 replies 1 hr


Shinhee Yim 알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ㅠ 그런데 이웃이니 그건 다욱 블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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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hee Yim replied · 2 replies 1 hr


Lee Jaewoo 지금 작업하는 책이 이 물결을 타고 잘 팔려야 하는데...#기회주의적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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