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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평화칼럼]몽골 대통령의 ‘장성택 부장 구하기?’/김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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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몽골 대통령의 ‘장성택 부장 구하기?’/김병로
2014.01.21 14:17 뻬뻬로
카테고리통일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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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30일 북한에서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다. 김일성종합에서 몽골 대통령이 강연을 한 사건이었는데, 이것이 놀랄만한 사건이라는 이유는 그 강연 내용이 북한에서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내용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자유는 개개의 사람들에게 부여된 자산이다. 자유는 개개인으로 하여금 발전을 위한 기회와 변화를 찾고 그것을 실현하도록 만들어 준다,”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되지 못한다. 자유롭게 살려는 것은 인민의 욕망이며 그것이 궁극적인 힘이다,” “자유란 사람이 실수를 할 수 있고 또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다,” “몽골은 2009년 6월부터 사형집행을 완전히 중단했고 사형제도를 완전히 폐지했다. 21년 전에 몽골은 비핵지대를 선언했다”는 등 엄청난 내용들을 줄줄 쏟아 냈다.

북한의 변화와 개혁, 민주화를 주장하는 이러한 강연을 과연 누가 주선했을까? 김정은의 첫 정상회담국으로 몽골을 선택했고 몽골 대통령으로 하여금 김일성 종합대학 청년들에게 이처럼 엄청난 자유의 바람을 불어 넣으려고 했던 사람이 누구였을까? 나는 단연 장성택 부장이었다고 믿는다. 김일성대의 청년학생들에게 인간의 자유와 사형금지, 비핵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몽골의 경험을 들려줌으로써 북한 독재체제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자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물론 그 시점이 과연 장성택이 그만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때였는가 하는 반론도 있다. 몽골 대통령이 김일성대에서 강의를 했던 시기가 작년 10월 30일이니 장성택 부장이 처형당하기 1달 전이다. 11월 중순경에 장성택의 부하인 리룡하와 장수길 부부장이 처형되었으니 그 때는 이미 구금상태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장성택의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몽골 대통령이 강연을 통해 몽골이 2009년부터 사형제도를 폐지했다고 한 대목이나, 자유란 사람이 실수를 하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며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열변을 토한 이유도 바로 사형집행을 예감한 몽골 대통령이 장성택을 구하기 위해서 기울인 필사의 노력이 아니었을까.

장성택은 김정은 정권 집권 초기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를 종식하고 ‘경제강국’ 건설에 올인하도록 김정은을 후견하였다. 2012년 첫 해는 성공적이었다. 김정은은 “다시는 인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며 “핵무력이 있으니 이제는 경제강국 건설”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군부의 거센 반발과 당내 조직지도부의 반격으로 경제개혁과 변화의 꿈은 좌초되고 말았다.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로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병진노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쏠렸던 무게중심을 군사 쪽으로 옮겨놓았다. 그 결과 올해 신년사에서는 작년의 ‘경제강국’은 ‘강성국가’ 건설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장성택 부장 구하기’ 미션은 실패했다. 그러나 북한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자유롭게 살려는 인민의 욕망이 보장되고 사람이 실수를 하더라도 그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하는 나라 건설의 꿈은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몽골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사명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감당해주어야만 장부장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장성택 부장의 죽음에 삼가 애도를 표하며 그가 이루지 못했던 자유롭고 풍요로운 조국건설의 비전과 꿈이 속히 실현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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