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4

알라딘: [전자책] 서울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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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언 - 문헌학자 김시덕의 서울 걷기, 2002~2018
김시덕 (지은이)열린책들201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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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4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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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6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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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편집 회의
"당신의 서울은 언제, 어디입니까"
1994년, 서울은 온통 600년이란 문구로 가득했다. 그 이미지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여전히 서울의 역사는 600년이라 일컬어진다. 이 숫자는 우리를 조선 초기로 데려가 사대문 안 궁궐과 종묘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저 600년에는 1394년부터 1404년까지 10년도 있겠으나, 1984년부터 1994년까지 10년도 마찬가지로 포함된 게 아닐까. 두 시간의 무게와 의미가 다를 이유는 딱히 없을 터, 이 책은 그간 소외된 한성 백제 시대와 현대 한국 시대의 서울, 1936년과 1963년 이후 서울에 편입된 사대문 밖, 중인, 평민, 노비에 해당하는 옛 사람들의 흔적을 함께 살펴, 지나온 600년뿐 아니라 지금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까지 담아내려 노력한다.

이 시도가 가능했던 까닭은 무엇보다 저자 김시덕이다. 그는 서울 곳곳을, 정확하게 말하면 사대문 밖 변두리를 옮겨다니며 40여 년 동안 서울에서 살았고, 문헌학자로서 각종 기록과 자료 속에서 이야기를 찾아내 현실과 맞춰보는 능력을 키웠고, 마찬가지로 문헌학자로서 백 년 뒤 "21세기 초 한반도를 이해하기 위한 귀중한 문헌"을 남기려 무언가 끄적이고 찍어서 남기려는 소명을 품었다. 그렇게 서울 동남쪽 풍납토성에서 시작해 서북쪽 은평 뉴타운까지 이어지는 답사는, 대규모 농업이 이루어지는 생경한 서울의 풍경부터 과거의 복원이라는 목적으로 다른 과거를 삭제하는 엉뚱한 모습까지, 그야말로 오늘 서울에서 만들어지는 역사를 세심하게 살펴 꼼꼼하게 기록한다.

이렇게 자신이 걷고 보고 듣고 느낀 바를 바탕으로 그려낸 서울은, 지금 이 시간에도 각자의 서울이 마주치는 가운데 변하고 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니 나의 서울은 언제, 어디인지 궁금해진다. 서울 외곽도시에 살던 고등학교 시절,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잠실역 지하상가를 두리번거리던 때와 인천에 살며 매일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지금의 서울은 얼마나 달라진 걸까. 도시와 나, 도시와 사람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 그리고 그 감각을 오래 기억하여 그때와 지금을 비춰보고 싶다는 마음. 문헌학자 김시덕이 서울을 통해 건네준 선물이 아닐까 싶다.

- 인문 MD 박태근 (2018.06.12)




책소개
문헌학자 김시덕의 서울 걷기. 고문헌학자가 왜 서울 답사에 나섰을까? 그가 걷고 본 서울은 어떤 도시일까? 문헌학자가 서울 답사기를 썼다고 하면 아마도 <문화유산 답사>를 떠올릴 것이다. 궁궐과 박물관, 역사 유적을 돌아보겠거니 생각할 만하다. 그러나 이 책에 그런 장소는 등장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찬란한 문화유산이나, 아픈 근대의 흔적 같은 이야기는 없다. 물론 이 책도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시점은 대체로 현재에 가깝다.

저자는 주로 <여기도 서울인가?> 싶은 장소들을 걷는다. 그 장소들은 그가 40여 년간 살고 생활했던 곳들이다. 특별할 것 없고 역사가 없어 보이는 곳들을 걸으며 조금은 다른 서울의 역사를 읽어 낸다. 그는 그 장소들을 <무수히 많은 책이 꽃힌 도서관>이라고 칭한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어쩌면 진짜 서울의 역사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목차


제1장 여기도 서울이다
1. 여기도 서울인가?
2. 〈사대문 안〉만 서울인가?
3. 서울 보는 법: 삼문화 광장(三文化廣場)
4. 여러 모습의 서울

제2장 나의 서울 답사 40년
1. 잠실
2. 부천시 소사
3. 안양시 평촌
4. 방배동
5. 신반포와 구반포
6. 종로와 광화문
7. 중계동
8. 고양시 일산
9. 개포동

제3장 서울 걷기 실전편
1. 이제는 걸을 수 없는 답사 코스: 청계천
2. 식민지 시대의 신도시를 걷다: 청계천 남쪽에서 한강까지
3. 1925년 을축년 대홍수의 문화사: 양수리에서 영등포까지
4. 최초의 강남을 걷다: 영등포에서 흑석동까지
5. 변화는 서울의 끝에서 시작된다: 종교, 공장, 노동자

제4장 서울, 어떻게 기억할까?
1. 은평 뉴타운
2. 은평 한옥 마을과 은평 역사 한옥 박물관
3. 역사 왜곡으로부터 서울을 지켜라

나가며
인용한 글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앞서 여덟 장 사진 속의 풍경은 모두 서울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지역과 풍경이 왜<서울>이라 불리고 있을까요? 도대체 <서울>이란 어떤 도시일까요?




P. 19 여기도 서울인가? 어디까지 서울인가? 인위적으로 구획된 행정 구역인 서울특별시 안의 지역들을 걷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나? 나는 왜 우연히 탄생한 것일 뿐인 행정 구역 서울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걸까?
P. 28 오늘날의 서울이 1963년에야 지금의 형태를 띠게 된 것처럼, 현재 서울의 역사라는 것도 원래부터 존재하던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와 같은 형태를 띤 서울특별시는 역사적으로 존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올바른 서울의 역사〉란 것도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P. 33 이제까지 서울을 말해 온 사람들이 조선 시대 궁궐과 왕릉, 양반의 저택과 정자들을 주로 거론해 온 것은 대단히 편협한 귀족주의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모든 옛 책이 동일하게 귀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 속의 모든 공간과 사람도 동일하게 가치 있는 존재들입니다.
P. 39 양천 향교는 양천구가 아니라 강서구에 있습니다. 사대문 가운데 동대문은 동대문구가 아니라 종로구에 있구요. 옛 시흥군은 지금의 시흥시와는 무관하게 서울 금천구 시흥동이 중심지였고, 매동 초등학교는 현재필운동에 있습니다. 명실상부하지 않은 지명이 많은 것 또한, 서울의 역사가 매우 복잡하다는 사실을 증언해 줍니다.
P. 49 현대 〈서울〉의 대부분은 1936년과 1963년 이후 〈서울〉이라 불리게 된 지역들입니다. 그리고 서울 시민의 절대 다수는 이들 지역에 삽니다. 조선 시대까지의 사대문 안 한양의 역사와 문화는, 저를 포함한 이들 새로운 서울의 시민들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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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시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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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서울 출생.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의 국문학 연구자료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HK 교수로 재직 중이다. 16~20세기 동부 유라시아 지역의 전쟁사가 주 연구 분야로, 특히 임진왜란을 조선?명?일본 간 국제 전쟁으로 바라보는 작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문헌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에 근거해 전쟁이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력을 살피고 역사의 흐름을 추적해왔다.
일본에서 펴낸 박사학위논문 <이국 정벌 전기의 세계>는 2011년 외국인 최초로 일본 고전문학학술상을 받았고... 더보기


최근작 : <일본인 이야기 1>,<갈등 도시>,<서울 선언> … 총 2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문헌학자답게 서울 걷기

규장각한국학연구소 김시덕(金時德) 교수의 새 책 『서울 선언』은 좀 의외의 주제를 다룬다. 제목과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일종의 답사기다. 고문헌학자가 왜 서울 답사에 나섰을까? 그가 걷고 본 서울은 어떤 도시일까?
문헌학자가 서울 답사기를 썼다고 하면 아마도 <문화유산 답사>를 떠올릴 것이다. 궁궐과 박물관, 역사 유적을 돌아보겠거니 생각할 만하다. 그러나 이 책에 그런 장소는 등장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찬란한 문화유산이나, 아픈 근대의 흔적 같은 이야기는 없다. 물론 이 책도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시점은 대체로 현재에 가깝다.
저자는 주로 <여기도 서울인가?> 싶은 장소들을 걷는다. 그 장소들은 그가 40여 년간 살고 생활했던 곳들이다. 특별할 것 없고 역사가 없어 보이는 곳들을 걸으며 조금은 다른 서울의 역사를 읽어 낸다. 그는 그 장소들을 <무수히 많은 책이 꽃힌 도서관>이라고 칭한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어쩌면 진짜 서울의 역사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여기도 서울인가?

이 책에 등장하는 장소들은 현대 서울이다. 얼핏 봐선 볼품없는 곳들이다. 아파트 단지와 상가와 골목, 공단과 종교 시설, 주택가와 빈민가, 유흥가와 집창촌, 서울 안의 농촌 지대, 이런 곳들이 저자의 관심사다. 이들 장소의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곳이 바로 시민의 생활 터전이라는 점이다. 경복궁 근처에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타워팰리스에 사는 사람도 극소수일 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시민 대다수가 사는 공간에 관심이 없고, 함부로 없애 버려도 된다고 생각할까. 저자가 보기에 이것은 아마도 그 장소들에서 역사가 지워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역사를 복원하기 위한 시도이다. 또한 <시민의 도시>로서 서울을 재정립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 장소들이 서울의 변두리라는 점이다. 이제는 서울의 새로운 중심처럼 느껴지는 강남도 사실은 가장 늦게 서울에 합류한 변두리 중 하나다. <강남은 서울이 아니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보는 변두리의 한 특징은 <역동성>이다. 이 장소들의 풍경은 말 그대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재개발은 그 한 단면일 뿐이다. 한편으로 역동성은 사회 변혁의 측면을 말하기도 한다. 위정자들은 불안 요소들을 서울의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 노력해 왔다. 빈민과 철거민, 집창촌, 공단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쌓인 불안이 사회 변혁의 불씨가 되어 왔다. 저자는 <현대 한국의 변화는 언제나 땅끝에서 시작되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서울이 어떤 도시인지 파악하려면 서울의 중심이 아니라 변두리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의 도시, 서울

그렇다 하더라도, 한양 도성 안의 풍성한 문화유산을 두고 굳이 변두리를 걸어야 할까. 경복궁이나 종묘에 가면 얻을 것이 더 많지 않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조선 왕조의 유산은 그 자체로 서울의 소중한 자산이다. 다만 이 책은 서울에서 소중히 보존되어야 할 것이 단지 그뿐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조선 왕조와 사대부 문화의 계승을 서울의 정체성 확립과 동일시하는 관점을 비판한다. 이 관점을 <조선 왕조 중심주의>라 칭하고, 강남 개발 과정에서 파괴된 백제 고분과 왕성들, 은평 한옥 마을 조성 과정에서 파괴된 5,000여 기의 평민 무덤을 예로 든다. 한편으로는 일제 잔재 청산을 이유로 근대 문화 유산을 마구잡이로 훼손하는 행태도 문제 삼는다. 일제를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아픈 역사를 감추고 지울 것이 아니라 보존하고 드러내야만 교훈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서울이 <역사 없는 도시>가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애초에 우리는 외국에 비해 문화유산이 그리 많지 않다. 흔히 <침략을 많이 받아서>, <일제의 약탈> 때문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 책임이 현대 한국에도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사대문 안 조선 왕조를 복원해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같은 일에 매달리는 한편, 사대문 밖 오래된 장소들은 함부로 파헤쳐 재개발하는 데 여념이 없다.
저자는 서울의 정체성을 다시 정립할 것을 요청한다. 그에 따르면, 서울은 조선 왕조와 사대부의 전통을 잇는 도시가 아니고, <공화국의 수도>이자 <시민의 도시>이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뿐 아니라 초라하고 더러운 모습도 공존하는 도시다. 이 모든 것을 역사로 받아들이는 것이 곧 서울의 진정한 주인, 시민을 존중하는 길임을 강조한다.


서울을 걷는 법

저자에게 서울 걷기는 곧 자신의 존재 근거를 찾는 방편이다. 그는 <사대문 안이 진짜 서울>이라는 동료 연구자의 말을 인용한다. <그렇다면 내가 나고 자란 서울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것이 바로 애초의 문제의식이다. 한편으로는 학자로서 정체성과도 맥락이 닿는다. 사학계 일부는 그의 학문적 관점을 두고 <친일파>라고 비판한다. 그는 사대문 밖 서울을 <가짜>로 보는 태도가 자신들과 다른 학문 관점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러한 편협한 시각에 맞서기 위해 위정자들과 학자들이 가치 없다고 치부하는 사대문 밖 서울을 걸었다.
즉, 이 책의 서울 걷기는 저자의 삶의 이력을 반영한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하지만, 누구나 나름의 삶이 깃든 장소가 또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더 많은 시민이 자신의 도시를 걷기를 권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도시를 가치 있게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역사적 맥락을 읽기 쉽도록 배려한 궁궐과 유적지에 비해, 우리가 사는 주변부를 걸음으로써 뭔가를 얻으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저자가 강조하는 노하우는 같은 장소를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걷는 것이다. <시간이야말로 서울의 주인이고, 변화야말로 서울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관찰해야만 의미를 짚을 수 있다. 또 하나의 노하우는 <여럿이 걷기>다. 무엇이든 혼자서는 알기 어렵다. 가능하면 동료와 함께 걷는 것이 좋다. 저자 역시 책의 곳곳에서 함께 걷던 동료로부터 중요한 통찰을 얻는다. 한편으로 선행 답사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가령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접기


북플 bookple






서울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과연 서울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매우 자유로운 오늘날에 이 같은 경계구분은 무의미 할수도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그 구분에 민감하다. 특히, 수도서울은 그 행정경계가 분명함에도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여긴 서울이지만 사실상 서울이 아니고 저긴 서울은 아니지만 사실상 서울로 봐야한다는 둥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거기엔 문화적 역사적 동기도 있을테고 요즘 같으면 부동산 관련한 경제적 욕망이 가장 강할 것이다.

여러 시각중 저자는 진정한 서울을 사대문 안으로만 보려는 가장 편협한 시각을 가장 경계한다. 여기엔 다섯가지 편견이 포함되는데 조선 후기 중심주의, 사대문 안 중심주의, 왕족양반 중심주의, 주자학 중심주의, 남성중심주의들이 그것들이다. 이런 시각은 그 외의 다른 지역들과 중심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역사와 현실에서 소외시킨다. 구체적 지역은 사대문 밖, 1936년[영등포일대], 1963년[강남을 포함한 남부, 서부, 북부일대] 이후 확장한 대경성과 대서울에 편입된 지역과 과거 한성백제시대와 현대 한국 시대의 서울, 계급이 중인, 평민, 노비인 사람들의 유적과 유물들이 그것들이다.

저자는 이런 편협한 서울주의에 맞서 대서울주의를 제창한다. 그래서 책제목이 서울 선언이다. 그리고 이런 시각으로 지난 20년간 서울을 바라보고 갖게된 단상과 사진들을 통해 이 책을 엮었다. 그래서 이 책의 거의 1/3은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은 언제 어디를 찍든 항상 밝고 아름답게 의도된 사진이 아니라 그저 무심하게 대상을 담아낸 사진들이다. 그래서 극히 어둡기도 하고 예쁘지도 않으며 보이는 그대로 추하다. 하지만 그래서 있는 그대로이며 서울에 속한 일반 평민들의 모습이 잘 담겨져있다.

저자가 서울을 걷기 시작한 이유는 일반사람들이 주인으로 살아가는 서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유구한 역사에도 유물과 유적이 상당히 부족한 편인데 많은 한국인들은 이를 한국전쟁과 일제 강점기 그리고 잦은 외침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는 상당히 사실이지만 저자에 의하면 해방과 전쟁후 우리 스스로 근대화와 개발, 그리고 그 과정에서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중심에서 쫓아내는 과정에서 상당수 유적과 유물이 파괴되었다. 그리고 그 수는 우리 아닌 다른 세력에 의해 잃어버린 것 이상일 수도 있다. 강남과 강동구 일대를 개발하면서 수 많은 백제 왕족과 귀족들의 유물이 파괴되었고 은평구를 개발하며 발견된 상당수의 조선시대 평민 묘들이 그대도 파괴되었다.

파괴한 것은 오래된 유물만은 아니다. 사실 서울은 지난 100여넌간 조선의 왕도였으며 근대화로 빠르게 변모하였고, 이후 일본제국의 제3도시 경성이었으며 해방후 대한민국의 수도로써 빠르게 변화했다. 짧긴 하여도 이같은 변화로 다층적인 유적과 건축물들이 남아있을터인데 이에 대한 보전과 관리 역시 무척이나 소홀하다. 이것만 잘 되었어도 서울이 지금처럼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보이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유적이나 유물을 무조건 보존하고 복원하려는 주의의 사람은 아니다. 저자는 우리의 문화유적이 파괴되고 일대가 개발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일단 그렇게 되어서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생겨난 것은 그대로 바라보기를 원한다. 풍납토성 일대가 개발되어 풍납토성과 현대적 아파트, 상가가 공존하는 기이한 형태를 그래도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왕조의 궁을 복원한다고 과거 필요해 의해서 생겨난 도로를 다시 끊는다던가 삶의 터전이었던 일대를 부수고 궁으로 환원하는 걸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것은 조선을 과거 일반 백성의 나라가 아닌 왕과 지배층의 나라로 보는 시각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배층의 의도가 담겨져 왜곡된 형태로 남겨진 네 공간을 비판한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북촌, 서대문형무소, 선감학원들이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정부로 부터 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곳이지만 충청, 전라, 경상도의 한옥형태만을 복원했고 여기서 조선지배층만을 조선으로 여기고 이를 남기려는 의도를 지적한다. 북촌에 대해서는 과거 평민들의 마을이었음에도 현재는 마치 양반계층들의 집이 남아있는 것처럼 왜곡된 부분을 지적한다. 서대문형무소는 독립투사를 고문하고 투옥한 일제의 잘못만을 기억한체 1987년까지 이곳이 운용되며 독재정권에 의한 민주주의 투사를 재판하고 투옥하며 사법살인까지 한 곳이라는 기억이 지워진 것을 비판한다. 선감학원은 전혀 몰랐던 곳인데 안산지역의 한 섬에 존재한 곳으로 경기도가 운용하고 지역의 품행이 불량하거나 아니면 멀쩡한 아이들을 부모가 있음에도 집단으로 가두어 수용한 곳이다. 당연히 아이들의 의문사도 많았으며 국가가 자행한 폭력의 상징같은 곳이다. 이곳을 기리는 안내문은 있지만 지극히 피상적이며 잘못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 점등을 저자는 모종의 의도가 있다고 파악한다.

위와 같은 공간들은 현재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소수자들을 일반 시민의 기억에서 지워버리면서 선비나 양반 사대부 같은 소수의 남성지배자들이 조선시대부터 현대한국에 이르는 역사를 주도했고 이로 인해 이들이 여전히 현재의 한국사회를 이끌어 갈 권리가 있다는 의도의 세계관을 제시하는 곳들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전체는 아니지만 서울의 여러지역을 탐색하고 글을 남겼다. 저자는 자신도 그랬다지만 대부분의 서울시민들이 사실상 슬럼가에서 생활하는 것과 다름 없는 수준에 놓여있으면서도 자신들이 그러한 집단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마치 일반 중산층처럼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을 지적한다. 아무래도 그런 상태에선 집권층에 대한 비판이나 현실개선이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일것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한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도 아니고 권력과 사람이 집결하고 문화와 자본의 중심이자 사람들의 욕망이 가장 결집하는 그런 곳도 아니다. 그저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그들이 주인으로서 자신이 살았던 흔적과 기록을 남겨야 하는 공간, 단지 그런 것이며 그런 것이 누군가에 의해 왜곡되거나 파괴되어서는 안되는 곳, 그런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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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18-11-11 공감(29)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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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보는 독특한 시각.. 미덕 많은, 불편하게 하는 ‘서울선언‘




여기도 서울이다, 나의 서울 답사 40년, 서울 걷기 실전편, 서울,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등으로 이루어진 김시덕 교수의 ‘서울 선언’은 찬란한 우리 문화 유산을 찬미하려고 쓴 책이거나 아픈 근대의 흔적을 반추하려고 쓴 책이 아니라 역사성과 상징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건물이나 공간의 그늘에서 그 의미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사라져 가는 건물과 공간들을 환기시키기 위해 쓴 책이다.



한국을 떠날 생각을 하게 할 정도의 트라우마(직장에서의), 한 군데에 정착하지 못하고 서울 4대문 밖을 계속 이사를 다닌 이력, 몇십 년 전부터의 서울 걷기, 전공(문헌학) 및 관심사(전쟁),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와 에릭 홉스봄의 ‘만들어진 전통’, 손정목의 ‘한국 도시 60년의 이야기’, 황두진의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를 비롯한 많은 책들.. 이 요인들이 ‘서울 선언’의 탄생에 역할을 했다.



그런 한편 제행무상(諸行無常), 여실지견(如實知見), 무차별(無差別) 등은 저자의 논의를 이해하게 하는 주요 용어들이다. 본문을 통해 알 수 있듯 서울은 고대, 근대, 현대가, 빈(貧)과 부(富)가, 4대문 안과 밖의 차별적 위상이 공존하는 대도시, 변화가 상존하는 역동적 공간이다.



위의 문장이 알게 하는 현실에 즉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 제국(帝國)이 아닌 공화국(共和國)인 한국의 수도 서울은 그 정체성에 걸맞은 의식과 제도 등이 필요하고 모든 동네, 모든 건물이 그 모습 그대로 전부 뜻깊고 전부 읽어낼 거리가 무궁무진하다(33 페이지)는 것이다. 저자는 조선 시대 궁궐과 왕릉, 양반의 저택과 정자들을 주로 거론해 온 것은 대단히 편협한 귀족주의적 세계관의 산물이라 말한다.



문헌학의 의미를 궁구(窮究)해야 할 부분이 여기이다. “저 같은 문헌학자는 어떤 문헌의 사료적 가치가 높은지 낮은지, 문학적 가치가 높은지 낮은지를 판단하기 전에 눈 앞에 있는 문헌이 자신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31, 33 페이지)란 문장을 보라.



저자가 인용한 인상적인 논의들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의 한 부분이다. 앤더슨은 하나의 나라에 포함되어 있는 여러 지역은 처음부터 필연적으로 서로 간에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우연한 이유에서 특정 국가에 편입된 뒤에야 그 특정 국가의 내부에 존재하는 다른 지역들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는 말을 했다.



1963년에야 오늘날의 서울이 갖추어진 것처럼 현재 서울의 역사라는 것도 원래부터 존재하던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진다(28 페이지)는 말을 하는 저자에 의하면 현대 서울의 대부분은 1936년과 1963년 이후 서울이 된 지역들(50 페이지)이며 현대 한국 시민들의 대부분은 평민과 노비의 후손(51 페이지)이다.



백제 시대의 서울을 증언하는 삼성동 토성이 1970 – 1980년대 강남 개발 와중에 무참히 파괴된 사실을 지적(65 페이지)하는 저자에 의하면 서울의 백제(서울에 존재한 최초의 국가) 유적이 파괴된 것은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뒤도 아니고 임진왜란 때도 아니고 바로 우리 한국인들이 정부를 세운 현대 한국 시기이다.(69 페이지)



'서울 선언'에서 인상적인 또다른 부분은 저자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부터 꽤 체계적인 생각을 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서울이 자가용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121 페이지)



본문을 통해 알 수 있듯 조선 시대의 구도심 사대문 안, 식민지 시대의 신도시인 명동, 일본군과 미군이 주둔한 서울 속의 외국 용산, 현대 한국의 신도시인 강남을 관통하는 406번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의미 있으리라. 종로 2가가 저자가 처음으로 의식적으로 답사한 서울이라는 말(124 페이지)은 흥미를 느끼게 한다.



서울을 이야기한다면서 19세기 4대문 안팎의 한양만 이야기하는 것은 어른이 되어 버린 사람의 어릴 적 이야기만 하는 것과 마찬가지(148 페이지)라고 말하는 저자가 세 번째 장에서 첫 번째 순서로 언급한 곳은 청계천이다. 이 하천은 오늘날의 서울이 시작된 곳으로 19세기 말 그 남쪽에는 일본인들의 신도시가 만들어졌고 북쪽에는 오늘날 북촌의 원형이 만들어졌다.



어떤 특정 지역이 대규모로 재개발되지 않는 한 도시 공간은 금세 바뀌는 듯 하면서도 쉽게 바뀌지 않는 법(161 페이지)이라는 말, 도시는 이렇게 길고 질기게 흔적을 남긴다(163 페이지)는 말 등은 인상적이다. 한편 조선 신궁은 헐릴 만하지만 현대 한국에 세워져서 수많은 서울 사람들이 들른 남산 식물원을 헐고 조선 시대의 성곽을 복원하는 데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말(177 페이지)은 어떤가.



평양에서 미션 스쿨 계통의 숭의 여학교로 개교했다가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자진 폐교한 학교(181 페이지)인 숭의여자대학은 1953년에 서울에서 다시 개교할 때 정부로부터 일본이 남긴 경성 신사 터를 학교 부지(敷地)로 제공받았다.(183 페이지) 신사 참배 거부로 폐교한 학교가 신사 터에 세워져서 식민지 시대에 대해 정신적인 복수를 완수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케이스라고 저자는 말한다.(183 페이지)



이 부분을 보며 생각한 것은 1905년 을사 늑약, 1907년 고종 퇴위, 1910년 한일강제병합 등이 논의되었고 후에 이완용 별장으로 사용된 태화관(泰和館)에서 3.1 독립 운동 선언을 한 사례이다.



현지인이 언제나 현지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어떤 경우는 그 지역에 관심을 갖고 찬찬히 조사한 외부인이 현지인보다 더 잘 알 수 있다(255, 257 페이지)는 말은 또 어떤가. 저자는 서울과 그 주변의 경기도 일부 지역까지를 대서울이라 부른다.(311 페이지)



대한민국 정부와 서울특별시는 빈민과 노동자들을 서울의 끝으로 밀어내서 그들과 그 밖의 서울 시민들을 분리하려 했지만 서울의 끝에서 봉기한 그들의 용기와 희생은 현대 한국의 역사를 크게 전진시켰다. 현대 한국의 변화는 언제나 서울의 땅끝에서 시작되었다.(313 페이지)



4장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문제 많은 아파트 단지에서 살고 싶어 하는 이유를 묻는다.(363 페이지) 그리고 아파트 단지에 의해 바뀌기 전의 서울은 자연스럽고 그 후의 서울은 인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묻는다.(371 페이지)



‘서울 선언’의 놓칠 수 없는 미덕 중 하나로 불편한 말들이 많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충청, 전라, 경상의 삼남의 기와집만 한옥입니까? 초가집은 한옥이 아닌가요? 20세기에 만들어진 북촌의 개량 한옥은? 뗏집은? 너와집은? 또는 가난한 한국 시민들이 만든 토막집은? 하코방은?”(373 페이지) 같은 말이 우선 그렇다.



또한 “식민지 시기에 일본군 성 노예로 희생당한 여성들의 추모 시설을 서대문 형무소에 함께 건설하자는 주장에 대해, 그녀들의 희생을 기리면 ‘우리 민족이 적극적인 항일 투쟁을 한 민족이기보다 일제에 의해 수난당한 민족’이라는 ‘왜곡된 역사 인식을 관람객들에게 주게 된다면서 남성 위주의 독립 운동 관련 단체들이 반대 움직임을 전개한 적도 있”다는 말(384 페이지)도 그렇다.



저자가 중점 비판하는 부분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잊고 싶은 것은 역사에서 지워버리는 일을 태연히 하는 사람들의 행태이다.(383 페이지) 근대 한반도 주민들의 한옥 집단 거주지였던 북촌 한옥들을 조선 시대 양반들의 거주지인 것처럼 선전하는 것도 그 하나이다.



마지막 장(4장)의 마지막 부분(3. 역사 왜곡에서 서울을 지켜라)은 지금이 마치 조선시대인 것처럼 현대 한국을 잠식하는 사례들이 나열된다. 조선 왕릉 자체도 아닌 그 주변 묘역을 확장, 복원한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만들어진(1966년 설립) 태릉 선수촌을 철거한 사례, 조선 왕조의 의례 공간인 사직단을 확장, 복원하기 위해 1968년부터 운영해온 종로 도서관을 철거하려 한 사례 등이다.



‘서울 선언’은 서울을 다룬 책들 가운데 단연 독특한 책이다.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만 설득력이 있기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책이다. 아니 무시할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근원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뛰어난 책이다. ‘전쟁의 문헌학’ 같은 저자의 다른 책 등 관련 자료들을 찾아 읽어야겠다. 앞서 가는 사람들 뒤에서 서울을 걷고 걸으며 기록하는 일을 하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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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의스케치북 2018-09-09 공감(1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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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서울 선언


#김시덕 #서울선언 #장단편의책리뷰 #리뷰
나는 서울에 산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대서울’ 어드메에 살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살던 동네가 뉴타운 재개발 지역이 되고, 20여년 가까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모습이 변해가는 것을 보고 있다. 늘 그런 변화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허둥지둥 하는 마음 밖에는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저는 이런 변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울이라는 도시가 살아있다는 증거로서 받아들입니다. 다만 40여 년 간 저라는 사람을 만들어 준 공간들이 없어지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사라지지 않을 뿐입니다. 제 마음 속의 그 안타까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지금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이것이 서울이란 도시가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의 기회일 터입니다.”(p.401) 저자가 변하는 서울을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다. 그는 그 변하는 서울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위해 서울을 쉼 없이 걷는다.
종종 오고가다 “사대문 안이 진짜 서울이고, 이 지역은 원래 서울이 아니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했다. 그러면 속에서 ‘그래서 어쩌란 말인지?’라는 부아 같은 게 올라오곤 했다. 아직도 조선시대에 사시는 분들이다. 이 책에서 던지고 있는 첫 질문이 그것이어서 반가웠다. 사대문 안만 서울인가? 그렇다면 그 이후에 확장된 서울은 어떠한가? 그리고 조선시대 이전의 서울의 공간은 어떻게 볼 것인가? 저자는 상대적으로 사료가 많은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서울에 대한 기억이 구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자료가 적은 조선 이전의 서울의 모습이나, 1936년의 행정 구역 개정으로 편입 된 경성부 주변의 경기도 일부 지역, 1963년 행정 구역 개편에 의해 서울 주변의 경기도 일부 지역이 대거 서울특별시에 편입 된 것 등 확대되어온 서울의 모습을 반영하는 ‘서울 이야기’는 아직 많지 않다.
어쩌면 저자가 확장된 의미의 ‘대서울’을 이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며 기록하고 있는 것은 그런 생각 때문이 아닐까. 이 변화의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 그것에 의해 서울이 규정되고, 서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답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 그리고 더 나아가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의미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 같은 것들. 사대문 안의 서울이 포괄할 수 없는 ‘대서울’의 이야기들 속에는 여러 가지 공간-농업도시, 공업도시로서의 서울-과 시간-개발 이전과 개발 이후- 그리고 여러 가지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들-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등-이 공존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서울로만 서울의 기억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그래서 사대문 안에서 조선시대라는 과거의 기억과 개발이 된 이후의 깨끗한 서울의 모습 정도로 서울의 이미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이야기 하는 <서울선언>은 고정되어 있는 의미로서의 선언이라기 보다는 변화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확장하는 서울에 대한 이야기이자, 공화국 수도의 시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서울’에 대한 선언이다. 서울에 대한 책은(아니, 그 어떤 도시라도) 1년에 한 번씩 새로 나온다 해도 부족하지 않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시간과 공간의 의미에서 뿐 아니라 서울을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함을 반영하는 새로운 텍스트들, 서울 답사기, 서울에 대한 이야기들은 더 많아질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나부터 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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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편 2018-11-09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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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설명하는 서울선언이다.


답사책의 성격이 있지만, 기행문이 아니다.
장소성을 균형있게 담지않는 불친절한 책이다.
포토에세이집이라고 하기에는 사진과 글이 건조하다.

그런데 서울이란 도시를 재구성하고 말하고하는 내용을 잘드러낸 선언문이다. 문장은 격하지 않되 하고 샆은말은 회피하지 않고 다하고 있다.

4대문안 조선시대 한양에서 벗어나 20세기의 시대적 변화인 1936년 일제시대 <대경성>과 1963년 대한민국 <대서울>이 현재 서울의 밑그림을 만들었음을 손수 걸어다니면서 설명하고 증명한다.

4개 파트로 구상된 책 구성상 순서대로 읽어도 되지만, 나는 머리글과 파트1를 읽고 파트3의 성남부분으로 넘어갔다. 어쩔수 없는 지역의 관심속에 종합시장 사거리에서 바라본 성호시장의 단층 슬레이트 건물에서 열심히 살아간 어머니세대 고난의 흔적과 철거를 기다리는 현재의 압력이 상존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또하나는 성남은 서울의 일부라는 설명에 동의한다.

김시덕교수의 고향은 주공아파트와 공장이라고 설명해듯이, 서울의 발자취를 찾아가는데 변방과 서민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서울끝에서 시작한 빈민의 역사, 공장, 농사, 노동자투쟁, 종교시설에서 당시 역사적 사실을 들춰내고 해석한다. 아시겠지만, 저자는 이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은 90대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참사를 대하는 우리시대 자세에서 알 수 있다. 성수대교 추모비는 차를 타고 가야지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의 불편함과 양재동 시민의 숲에 조성된 삼풍백화점 추모비 위치의 상이성에 대해서도 가참없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이 책의 장점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완고함을 강화시켜주는 참고서가 아니라 그동안 알고 있던 4대문안 서울만이 서울이라는 주장을 허무는데 “답사”라는 방식과 약15년간의 시간을 투자했다는 점이다. 파트1과 4에서 몽촌토성에 마타난 진정한 서울의 풍경과 은평뉴타운에서 드러난 서울의 역사 허구성과 진정한 대안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400페이지 글이 3시간정도 시간이면 정독 가능하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문장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평점 4.5 (만점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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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lbird 2018-07-0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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