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9

O동 O호세요? 임대 사시는 분에겐 커피 안 팝니다 | 1b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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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동 O호세요? 임대 사시는 분에겐 커피 안 팝니다

“행복(임대)주택 입주민이 왜 헬스장 오냐네요?”
525,193 읽음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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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낙인’ 찍는 서울 임대주택
메세나폴리스, 임대 가구는 불나도 옥상 대피 못해
커피 사러 가면 “몇 동 몇호세요”하며 안팔아



서울 강남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아너힐즈가 2019년 8월 입주를 시작했다. 단지는 23개동 1320가구 규모로, 2016년 8월 분양 당시 청약 경쟁률이 100.6대 1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전용 49㎡ 85가구는 행복주택이다. 행복주택이란 주변 시세보다 20~40%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대학생·신혼부부·사회초년생 등 청년층과 노인, 취약계층도 입주할 수 있다.




2019년 상반기 모집한 디에이치아너힐즈 행복주택 입주 대상은 신혼부부다. 이들이 부담해야 할 돈은 보증금 1억3040만원과 월 임대료 48만9000원이다. 같은 면적의 일반물량 매매가는 8억원대다. 283명이 신청해 청약 경쟁률 3.3대 1을 기록했다.


디에이치아너힐즈 임대 동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 글.

출처(왼)현대건설 제공, (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당첨 확인하고 좋아했는데 가 보니 상가 건물”




작년 8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디에이치아너힐즈 행복주택 당첨자가 고민을 올렸다. 임대 동을 분양 동과 달리 아파트가 아닌 상가처럼 지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디에이치아너힐즈 일반 동은 여느 아파트처럼 33층이지만, 임대 동 2개는 7층 건물이다. 두 동이 나란히 후문에 있어 상가처럼 보이기도 한다. 글을 올린 사람은 “부부만 산다면 물어볼 일도 아니지만, 3살인 아이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차별 대우받을까 걸린다”고 걱정했다.




아파트 단지에 분양·임대 물량을 함께 조성하는 것을 소셜믹스(social mix)라 한다. 임대아파트 슬럼화를 막기 위해 2003년 처음 도입했다. 경제 수준이 다른 입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게 만드는 취지도 있다. 일반 동과 분양 동을 따로 지은 곳도 있지만, 한 아파트에 층별로 임대·분양 가구를 나누는 곳도 있다. 최근에는 임대 세대에 관한 차별 대우 때문에 입주민 사이에 갈등이 나오고 있다.


마포구 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

출처조선DB


“불나도 임대는 옥상 못 가요, 완강기 쓰세요”




서울 마포구 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는 4~10층에 임대 가구 주민이, 11층부터 29층까지 분양 가구 주민이 산다. 617가구 가운데 77가구(12%)가 임대다. 메세나폴리스에서 임대 세대 주민은 건물 옥상까지 올라갈 수 없다. 비상계단이 10층까지만 있기 때문이다. 계단은 물론이고 엘리베이터도 따로 쓴다. 그래서 임대 가구 주민은 불이 나도 옥상으로 대피할 수 없다. 집마다 있는 완강기를 이용해 각자도생해야 한다.




주민들은 완강기 사용에 회의적이다. “대부분 연세가 많고 휠체어 탄 장애인도 있는데 어떻게 완강기를 이용하느냐”는 것이다. 메세나폴리스 건설사 관계자는 MBC와 인터뷰에서 “안전에 관해 임대 세대가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 인정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메세나폴리스가 법을 어겼냐면 그건 아니다. 1층부터 옥상까지 이어지는 계단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양가구 주민만 이 계단을 이용할 수 있다. 교묘히 법망을 피해간 셈이다.

출처(왼)워크맨, (오)유튜브 댓글 캡처


안전 문제뿐 아니다. 임대 세대 주민은 단지 카페도 이용할 수 없다. 한 주민은 “카페가 생겨서 커피를 사러 가니 몇 동 몇 호냐 물어보고, 임대에 계신 분은 판매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 MBC에 말했다. 다른 입주민은 차별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것도 황송하니 그런가 보다 하고 산다”고 했다. 메세나폴리스는 2019년 11월 유튜브 ‘워크맨’ 배달 알바 편에서 또 한 번 논란을 모았다.




“행복주택 입주민이 왜 헬스장 오나요?”




최근에는 단지 커뮤니티 시설 이용을 두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선 임대 세대 주민이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12월22일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 등 일부 시설이 먼저 개장했는데, 분양주택 입주민들은 “우리만 쓰기에도 벅차고 좁다”는 반응이다. “행복주택 입주민까지 시설을 이용하게 해야 하느냐”는 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입주자대표회의는 행복주택 입주민에게 “나중에 등록 기간을 알려주겠다”고 공지했다.


송파 헬리오시티와 카페에 올라온 커뮤니티 글.

출처조선DB,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 시설 이용이 막히자 행복주택 입주민들은 서울주택도시공사에 민원을 냈다. 공사는 한 달간 입주자대표회의에 협조공문을 세 차례 보냈다. 법 규정상 행복주택 입주민도 단지 시설을 사용할 권리가 있고, 서울시가 재건축 조합에서 행복주택을 살 때 관련 지분도 함께 샀다는 것이다. 재건축 추진 당시 행복주택을 포함한 전체 가구 수를 기준으로 커뮤니티 시설 면적을 계산했다고 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정비를 마치고 3월쯤 행복주택 주민을 대상으로 이용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4월 ‘2019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높이겠다”고 했다. 서울은 임대주택 의무비율이 10~15%인데, 10~20%로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재량으로 10%포인트까지 늘릴 수 있게 한다. 기존에는 5%포인트 범위에서 추가로 부과할 수 있었다. 임대 가구 비율이 늘면 임대 가구와 분양 가구 사이의 갈등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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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adimir Tikhonov
12 hrs ·
세계 곳곳에서 이런저런 시위를 벌어시는 분들은 대개 그 타깃으로 "최상위 1%"를 삼습니다. 재벌 대주주, CEO, 고급 임원, 부동산 대부호 등등등. 신자유주의 체제가 무한대로 부추기는 저들 1%의 제도화된 탐욕이 다수의 삶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다 맞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1%대99%" 구도는 좀 지나친 단순회이기도 합니다.

제가 지금 <한국 대중 문화> 수업을 준비하면서 직업적 필요성 차원에서 보고 있는 <SKY 캐슬> 주인공들과 같은 "최상위 5%"도 있고, 강남은 아니더라도 7-8억 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잘 나가는 전문직에 댕기면서 아파트 임대 등으로 추가 소득을 좀 올리는 "최상위 20%"도 있습니다. 임대 아파트 입주자들의 인간적 존엄성을 짓밟고 그들을 대놓고 차별하는 이 속칭 "잘 사는 사람들" 말이죠. 

네, 물론, 그들이 끼치는 사회적 해악이야 삼성가의 "재이 리" (한국명 이재용)나 한진가의 "히더 초" (한국명 조현아)보다 당연히 크지 못합니다. 갖고 있는 부의 규모나, 안심하고 짓밟을 수 있는 "밑엣사람"의 수가 더 적으니까 당근이지요. 

그런데....그들이 마음가짐이나 정신상태, 세계관은, 재벌 깡패 세계의 주범들하고는 정말이지 하등의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중상층인 그들이야말로 신자유주의적 질서의 가장 대중적인 수혜자 집단입니다. 모든 것을 빼앗긴 사람들이 이 질서를 바꾸려고 한다면 중상층 대부분의 저항은 아주 필사적일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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