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1

18 속국 민주주의론 - 일본은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치다 타츠루,시라이 사토시


속국 민주주의론 - 일본은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치다 타츠루,시라이 사토시 (지은이),정선태 (옮긴이)모요사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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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장본
344쪽
140*200mm
527g
ISBN : 9788997066353

책소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대표적인 리버럴 논객 우치다 다쓰루와 <영속패전론>으로 일본 사회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젊은 정치사상가 시라이 사토시가 일본의 자발적인 대미 종속의 논리와 심리를 철저하게 파헤친 대담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책의 요지는 분명하다. 일본은 미국의 속국이며, 속국화는 더욱더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라이 사토시는 2015년 아베 신조 정권이 헌법도 무시하고 국민의 찬반도 묻지 않은 채 미국 측의 입장을 적극 반영한 안보법안을 밀어붙이는 현실을 개탄하며 ‘속국론’을 들춘다. 아베 정권의 행태는 미국이 시키면 뭐든 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속국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지 않는 것이 일본이 안고 있는 고질병의 근원”이다.

‘속국 민주주의론’이라는 책 제목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일본에서 ‘속국론’은 정계와 언론 매체 모두 언급조차 금기시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말하는 속국 민주주의론의 실체는 미국에 종속되어 있으면서도 스스로 ‘독립국가’라고 믿고 있는 일본의 허구적인 현실 인식이다.


목차


시작하며|시라이 사토시

1. 더욱 속국화하는 일본의 민주주의
가속하는 속국화
주권회복과 부인(否認)이라는 병
천황보다 위에 있는 미국
패전하지 않은 이탈리아
트럼프·샌더스 대 월스트리트
고립주의로 향하는 미국
아베 정권의 개헌 지향과 미국의 반응
속국이어서 어쩔 수 없다
왜 반아베 세력을 결집할 수 없는가
공산당은 당 밖의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야
사회에 포섭되어 있었던 좌익 사상
일본인은 언제 일어설까
진짜를 모르는 정치가들
제비뽑기와 투표이일제

2. 제국화하는 국민국가와 영성(靈性)
글로벌화와 로컬화의 물결
세계와 리듬이 어긋나는 일본
국민국가는 제국화로 향한다
제국화 시대에 일본이 서 있는 자리
중국의 실크로드 진출
일본 문화는 단경기에 태어난다
침체 상태에 있는 프랑스
국민국가 일본을 지탱하고 있는 천황제

3 코스파화하는 민주주의와 소비사회
대중의 유치화(幼稚化)와 데모크라시의 위기
반미에서 친미로 전환하는 지점
돈을 쓸 때만 살아 있다고 느낀다
사회적 가치관의 일원화
코스파라는 병
코스파 편중과 자기책임
현대인은 객관적인 사정을 요구한다
효율성 추구로 잃어버린 고용
공장법 이전의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는 일본

4 진행 중인 일본 사회의 유치화
유치화하는 노인들
단나게이의 부활에 대하여
젊은 세대의 유치화와 이니시에이션의 결락
대학입시의 변질과 학력 저하
고착화하는 계층과 계급
일본을 탈출할 수 있는 인간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일본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파멸 원망
원전 재가동이 상징하는 것
일본인의 자기혐오와 니힐리즘

5 현실과 동떨어진 일본에 대한 처방전
사회의 토대는 윤리이다
신체성을 회복하라
이데올로기보다 인간성
네트워크가 있으면 생활은 가능하다
사회에는 통제되지 않는 부분이 필요하다
회사가 갖고 있던 공동체 기능의 소실
도시와 지방의 문화자본 격차
일본의 농업은 자급자족으로 향한다
악덕 자본가에 대한 천벌
화폐와 신체성
성장 전략론의 오류
리플레이션 정책의 오류
전쟁밖에 수요를 창출할 수 없다

마치며|우치다 다쓰루
옮긴이의 말
접기


책속에서



P. 5`6 속국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지 않는 것이 일본의 대미 종속이 갖는 특수성이자 고질병의 근원이라는 것은 우치다 선생과 제가 공유하는 견해입니다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이러한 ‘말 바꾸기’는 그야말로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P. 18~19 꼭두각시 정권인 자민당 쪽에서 보면 미군이란 자기들을 지켜주는 최강의 파수견이나 다름없습니다. 자기들의 권력을 지켜주는 훌륭한 파수견에게는 맛있는 먹이를 주어야만 합니다. 어차피 자신의 속이 쓰릴 일이 아니니까 선심성 예산이든 뭐든 점점 늘려서 어떻게든 지금처럼 그곳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바로 그런 구조입니다. 자민당이 자칭 ‘보수’니 ‘내셔널리스트’니 하면서 외국의 군대가 계속 주둔하고 있는 상태-본래의 내셔널리스트에게는 굴욕적인 상태?를 조금도 해소하려고 하지 않는 배경에는 이러한 구조가 있습니다. 접기
P. 33~34 아베 정권이 국민의 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안보 관련 법안을 고집하는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누구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는 것인가. 누가 보아도 국민이 아니라 미국을 향하고 있는 듯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존황양이(尊皇攘夷)가 아니라 존미양이(尊米攘夷)라고나 할까요. 나카소네 시대에는 양이의 대상이 되는 이적(夷狄)으로 소련이 있었습니다만 이미 사라진 마당에 이제는 중국을 그 자리에 놓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접기
P. 63~64 그 문제에 관해 한일 양국이 사전에 사무 차원에서 세세한 합의를 한 다음 인내심을 갖고 결론을 찾았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으니까요. 어느 날 갑자기 합의해버렸습니다. 그것은 누가 보아도 한일 외교 당국자가 미국 정부에 불려가 다짜고짜 “너희들 언제까지 그렇게 꾸물대며 시끄럽게 할 거야! 이쪽은 이런저런 일로 많이 바쁘단 말이다. 하찮은 일로 속을 썩이다니. 빨리빨리 끝내란 말이야”라고 호통치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하룻밤 사이에 마무리 지을 수가 없지요. 접기
P. 329 어떻게든 경제를 성장시켜야겠다는 아베노믹스에 만약 성공의 길이 있다면 그것은 군사적 케인스주의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이지요. (…) 따라서 끝까지 경제 성장을 추구하려면 모든 것을 잃은 상태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전쟁이지요. 지진처럼 천재(天災)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자연에 맡겨야 합니다. 그럴 수는 없을 테니까 결국은 전쟁밖에 없습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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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8년 3월 3일자 '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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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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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비판적 지성. 1950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불문과를 졸업하고 도쿄도립대학 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중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어려운 자유》를 읽고 감명을 받아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프랑스 현대사상을 전공했다. 1990년부터 고베여학원대학 종합문화학과에서 가르치다가 2011년 정년퇴임한 뒤, 현재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교토세이카대학 객원교수로 있다.
우치다 타츠루는 탁상공론과 진영 논리를 거부하고 현실에 굳건히 발을 디딘 채 동시대인의 고민에 답하려는 ‘거리의 사상가’를 자처한다. 타자에 대한... 더보기


최근작 : <인구 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시민들의 생각법>,<사쿠라 진다> … 총 204종 (모두보기)

시라이 사토시 (白井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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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早稻田)대학 정치학과를 졸업 후 이토쓰바시(一橋)대학 대학원에서 사회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정치학 및 사회사상. 일본 학술진흥회 특별연구원, 분카가쿠엔(文化學園)대학 조교수 등을 거쳐 현재 교토세이카(京都精華)대학 총합인문학과 전임 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 《미완의 레닌(未完のレ-ニン 〈力〉の思想を讀む)》, 《‘물질’의 봉기를 목표로-레닌(「物質」の蜂起を目指して――レ-ニン、〈力〉の思想)》, 《일본열화론(日本劣化論)》, 《‘전후’의 묘비명(「戰後」の墓碑銘)》, 《영속패전론》, 《속국민주주의... 더보기


최근작 : <사쿠라 진다>,<속국 민주주의론>,<전후 일본의 이해> … 총 4종 (모두보기)

정선태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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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국민대학교 글로벌 인문대 한국어문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개화기 신문 논설의 서사 수용 양상》, 《심연을 탐사하는 고래의 눈: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그 외부》, 《근대의 어둠을 응시하는 고양이의 시선: 번역·문학·사상》, 《지배의 논리 경계의 사상》 등이 있으며, 역서는 《동양적 근대의 창출: 루쉰과 소세키》, 《일본 문학의 근대와 반근대》, 《가네코 후미코: 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일본 제국의 아나키스트》, 《일본어의 근대》, 《도조 히데키와 천... 더보기


최근작 : <지배의 논리 경계의 사상>,<백석 번역시 선집>,<1898> … 총 37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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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포르투갈, 시간이 머무는 곳 (특별 리커버 에디션)>,<아일랜드에서 멈추다>,<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등 총 39종
대표분야 : 에세이 47위 (브랜드 지수 28,774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본은 미국의 속국이다!
일본 사회의 금기어 ‘속국론’을 들추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대표적인 리버럴 논객 우치다 다쓰루와 『영속패전론』으로 일본 사회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젊은 정치사상가 시라이 사토시가 일본의 자발적인 대미 종속의 논리와 심리를 철저하게 파헤친 대담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책의 요지는 분명하다. 일본은 미국의 속국이며, 속국화는 더욱더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라이 사토시는 2015년 아베 신조 정권이 헌법도 무시하고 국민의 찬반도 묻지 않은 채 미국 측의 입장을 적극 반영한 안보법안을 밀어붙이는 현실을 개탄하며 ‘속국론’을 들춘다. 아베 정권의 행태는 미국이 시키면 뭐든 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속국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지 않는 것이 일본이 안고 있는 고질병의 근원”이다.
‘속국 민주주의론’이라는 책 제목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일본에서 ‘속국론’은 정계와 언론 매체 모두 언급조차 금기시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말하는 속국 민주주의론의 실체는 미국에 종속되어 있으면서도 스스로 ‘독립국가’라고 믿고 있는 일본의 허구적인 현실 인식이다.
왜 일본 사회에서 이와 같은 모순이 지속되고 있는 걸까.
저자들에 따르면, 그 이유 중 하나는 ‘패전’을 ‘종전’으로 바꿔 부르는 데서 드러나는 역사수정주의적 욕망이다. 패전을 부인함으로써 일본은 스스로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라이 사토시는 이렇게 말한다.

일본 측의 최대 문제는 일본이 미국의 속국이라는 현상을 긍정하면서도 그 원인이 패전이라는 사실을 의식 속에서 확실하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패전의 부인’이야말로 전후 일본인이 지닌 역사의식의 핵심이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던 것입니다. 그것을 순수하게 체현하고 있는 사람이 아베 수상입니다. 변함없이 대미 종속 노선을 따르면서도 “일본이 져서 그렇게 됐다”라는 역사인식을 부정하려 합니다. 그러나 아베와 같은 사고가 일본인의 압도적인 다수의 세계인식을 대표하고 있는 이상, 아베 정권이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36~37쪽)


천황 위에 군림하는 미국

또 하나는 패전 후 일본과 단독 강화한 미국이 냉전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본을 ‘속국화’하는 전략을 택했고, ‘평화헌법 9조’를 두어 일본을 철저하게 틀어쥐면서 미국이 천황보다 우위에 군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라이 사토시는 이를 ‘존미양이(尊米攘夷)’에 다름 아니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아베 정권이 국민의 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안보 관련 법안을 고집하는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누구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는 것인가. 누가 보아도 국민이 아니라 미국을 향하고 있는 듯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존황양이(尊皇攘夷)가 아니라 존미양이(尊米攘夷)라고나 할까요. (…) 그러니까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일본의 천황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나의 지론입니다. 일본의 천황보다 위에 워싱턴이 군림하게 되었고, 워싱턴이 사실상 천황이 되어버렸지요.(33~34쪽)

일본이 미국의 속국이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미군기지가 패전 후 7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존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기지의 75퍼센트가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데도 본토의 일본인들은 미군기지의 존재를 일상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기에 이 사실을 잊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아무리 회피하려 해도 머잖아 반드시 한계에 이를 것입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본토의 일본인은 오키나와에서 벌어질 한층 더 격렬한 반기지운동 또는 독립운동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우리들은 자결, 즉 자기결정을 바라는 오키나와의 요구는 본래 우리들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내걸어야만 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터입니다.(8쪽)

하지만 오키나와 문제뿐만 아니라 과거 중일공동성명에서 독자외교를 펼친 다나카 가쿠에이의 실권이나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최근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갑작스런 한일합의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사건들은 미국의 존재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우치다 다쓰루는 2015년 말 위안부 문제에 관해 아베 정권이 말을 바꾸며 갑작스런 한일합의에 이른 것에 대해 이는 한일 외교 당국자가 미국 정부에 불려가 “다짜고짜 호통치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하룻밤 사이에 그 문제를 마무리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에는 바짝 엎드리면서도, 이웃나라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러 국가들에게는 오만불손하고 배타적인 내셔널리즘으로 일관하는 일본의 뒤틀린 대외 인식 역시 주일 미군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기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저자들은 전쟁과 패전이 가져온 불편한 현실에 눈 감고 침묵한 채, 허구적인 민주주의 환상에 취한 것이야말로 일본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한다. 우치다 다쓰루는 이렇게 말한다.

국가주권이 없다는 것을 전제해야 “어떻게 해야 주권을 탈환할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물음이 분명해집니다. 하지만 주권이 없는데도 ‘있다’고들 하고, 모두가 그렇다고 믿는 척하는 한 주권을 탈환할 방법은 없습니다. 정확한 현실 인식에 기초하지 않는다면 현실 개혁이니 뭐니 가능할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현실 인식이 어긋나 있습니다.(37쪽)

한국도 일본과 다를 바 없다!

“일본은 미국의 속국”이라며 자국의 상황을 자학에 가까울 만큼 냉정하게 비판하는 저자들의 주장을 읽다보면, 우리의 상황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주일미군이 자민당을 지키는 파수견이라면, 주한미군은 무엇인가. 일본 극우 세력의 혐한 발언과 우리의 극우 세력이 쏟아내는 북한 혐오 발언은 무엇이 다른가. 이 책의 옮긴이 정선태가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가 지속적으로 깊이 있게 ‘일본이라는 텍스트’를 다양한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저자들은 ‘속국론’을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이 처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상황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예를 통해 예리한 비판을 이어간다. 이들이 지적하는 대중의 유치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소비사회화와 비용 대비 효율만 따지는 코스파라는 병폐, 경제 성장론의 허구성 등은 우리가 처한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눈여겨볼 만하다. 교육의 상품화를 비판하며 대학마저 시장으로 바뀌어버린 상황에 대한 저자들의 자조 섞인 한탄은 점차 계급화하고 있는 한국의 입시 교육을 떠올리게 한다. 돈을 쓸 때만 살아 있다고 느낄 정도로 철저히 소비사회화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실존 방식은 우리 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성장 전략론에 매달리는 아베 정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아베노믹스에 만약 성공의 길이 있다면 그것은 군사적 케인스주의”일 뿐이며, 수요를 창출하려면 결국 전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는 대목은 섬뜩한 통찰을 엿보게 한다.
이 책에 따르면, 일본은 대미 종속을 강화하며 전쟁과 파시즘의 위험이 심화되고 있다. 저자들의 바람대로 일본은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다시 구축할 수 있을까. 이들이 주장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 상호호혜와 증여의 확산, 신체성의 회복, 윤리적 주체의 확립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판단은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의 몫이다. 접기





식민 36년의 PTSD 탓 일지도 모르겠지만 특별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곤,일본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그런 면에서 일본은 한국을 비추는 ‘지저분한‘ 거울이다.특히 많은 이들이 나쁘다고 가치평가를 내린 일일 수록 빼박이다.

Ajna 2018-03-08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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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술자리에서처럼 둘이서 ˝일본은 미국의 속국이니까 어쩔 도리가 없다˝는 얘기만 줄기차게 반복. ‘좌익‘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스튜디오 지브리를 ˝공산당원인 도쿠마 야스요시가 지원했다˝는 둥 자잘한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기는 그닥.
madwife 2018-11-23 공감 (1) 댓글 (0)





[마이리뷰] 속국 민주주의론


일본에서 대표적인 자유주의 사상가인 우치다 다쓰루와 얼마전 한국에서 ‘영속패전론’으로 큰 관심을 끈 시라이 사토시가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생각을 서로 대담으로 교환해 나온 글이 바로 이 ‘속국 민주주의론’입니다. 제가 일본어 검색이 수월하지 못해 일본 포탈에서 검색을 못했지만 추측하기로는 2016년경에 먼저 일본에서 출간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책 말미에 실린 우츠다 다쓰루의 후기가 2016년으로 나와있어 짐작을 해봤습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지레짐작으로 샌프란시스코 강화 체제라고 불리우는 소위 ‘전후 체제’와 그 정치적 배경이 되었던 뿌리깊은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비판으로 여겨졌는데요. 미국을 종주국으로 자신을 속국으로 표현한 제목도 그렇고 이 주제가 과연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 참으로 기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완독하고 나니 본글의 의미 중 절반 정도는 진행 방향이 상이하다고 봐야겠습니다.

글은 전체적으로 총 5장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5장이 일종의 결론과 제언으로 파악되니, 앞의 4개의 장이 주요한 내용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더 들어가면 앞의 1장과 2장이 현재 일본 정치에 대한 분석과 비판, 3장과 4장은 오늘날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일본인들과 일본사회에 대한 분석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논하고 있는 아베와 그 자민당 정권에 대한 비판은 대체로 ‘전후체제’를 부정하면서 일본의 국격이 크게 훼손당했다는 평가와 함께 ‘역사수정주의’를 수술칼로 삼아 일본을 크게 수술대에 올려놓고 있는 것을 침착한 논조로 비판학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인에 의한 입장에서 이러한 아베의 정치적 수단이 오로지 미국에 크게 기대고 있는 부분으로 그동안 역대 일본 정권과 정치권이 미국에 쓴소리를 하지 못하고 일종의 ‘예스맨’ 과 같은 행동을 보여왔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얼마전에 있었던 집단 안보 개념에 대한 인식 변화와 헌법 개정 논의 등과 같은 부분에서 아미티지와 나이와 같은 저팬 핸들러들에 의해 미국의 이익에 동조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고 보고 있더군요. 이러한 과정을 통한 일본의 보통 국가화가 일정 부분 미국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이 두 우치다와 시라이 두 사람이 동시에 동의하는 것은 사뭇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결론적으로 아베의 이러한 일본의 국가정치적 행보가 자신이 원하는 일본의 국격에 완전히 부합되는 것이겠죠. 종전 체제를 부정하고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무력화 시키려다가 미국의 압력 때문에 바로 철회해야만 했지만 기저에 깔려 있는 인식이 어떤지는 충분히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은 이러한 일본의 행보를 미국의 손아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비판하고 있는데요. 저같은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아베의 이익과 미국의 요구가 서로 교집합이 아닌가 여겨지는데, 일단 두 사람은 세계에 공인되는 주권 국가가 미국의 종속된 형태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하는 듯 보였습니다.

글과는 약간 논외로 ‘저팬 팬들로’로 유명한 리처드 아미티지와 조셉 나이가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훈장을 수여 받았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습니다. 속된 말로 뭔가 짜고치는 고스톱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일본 정치권이 미국의 손아귀에 놓여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일례라고 여겨지더군요.

다만, 대담의 일부 중에 과거 같은 일본의 식민지에 처해있던 대만의 사례를 들어 우치다는 ‘의도적으로 일본의 영향력을 지우려 했던 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아직도 대만의 많은 이들이 일본어를 유창하게 사용하고 일본을 동경하고 있다는 식으로 일본 제국 시절의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 국가마다 다르다는 평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우선적으로 전제되어야 할 것은 민족 스스로의 의지 없이 식민지 상태에 처해 일본인들 스스로 성스러운 전쟁이라 여겼던 참혹한 시기에 2000만명에 이르는 무고한 희생자를 낳은 것은 무슨 말로도 용납할 수 없는 것이죠. 나쁜 식민지 통치, 더 나쁜 식민지 통치 등으로 개별 평가해야 된다는 식의 일본 내부의 주장은 역사를 기만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물론 조선에 의한 식민지 통치를 어찌됐든 근대화의 초석이 되지 않았나 하는 식의 주장에는 따끔한 일침을 하고는 있더군요. 여기서 일본의 문제는 우익이나 일반 국민이나 할 것 없이 일본에 의한 가혹한 식민지 통치에 대해 일관된 관점이 없이 사소한 부분을 일일이 거론하며 그것을 부정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겠죠. 고도의 민주주의화 된 선진국이라는 일본이 이러한 역사적 모순에 빠져있다는 것은 실로 이웃 국가의 국민으로서 개탄할 만합니다. 이런 것들을 개인의 사상의 자유라고 옹호하는 것은 더욱더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일전에 아베는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져 있지 않다. 나라와 나라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라고 말한 것처럼 인식의 행태가 어떠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본이 현재 미국의 정치적 속국임을 인정하고 그것을 비판하고 정상적인 주권 국가가 되기 이전에 그러한 이익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일본 정치권이 교묘하게 이에 영합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일본 국민 스스로 좀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정치인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현재 일본이 일본인들 스스로 자기혐오주의와 반지성주의에 너무 매몰되어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듯 합니다. 젊은이들이 소비주의에 빠져있고, 대학내의 학력 저하 문제, 노인들의 유치주의 등과 같은 사회 곳곳에 이러한 문제들이 있어 이것을 먼저 해결해야 된다고 여깁니다. 그에 대한 해결방안이 5장에 논의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독립적이고 주권의 실질적인 현실화는 지식인이라고 할 것 없이 모든 국민들이 원하는 일일 겁니다. 전후 ‘요시다 독트린’ 으로 비롯된 안보를 미국에 일임해 경제를 부흥해왔던 일본으로서는 그 동안의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일본은 아마 탄생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전쟁 특수가 일본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것은 부인해서는 안되죠. 오키나와의 희생을 바탕으로 본토인들이 안락을 누려왔다는 주장을 펼쳤던 다카하시 데쓰야처럼 이러한 것들을 외면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국가적 위신에만 올인하는 것은 ‘전후의 일본’ 에게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역사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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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18-02-25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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