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5

알라딘: [전자책]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알라딘: [전자책]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 21세기 페미니즘에 대한 7가지 질문
강남순 (지은이)한길사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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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56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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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페미니즘은 “여성도 인간이라는 급진적 사상”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페미니즘은 여성중심주의인가?’ ‘남성은 성차별의 대상이 될 수 없는가?’ ‘차별 문제는 젠더에만 국한되는가?’. 이 책은 그간 페미니즘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 속에서 쌓여온 오해와 그 해결책,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페미니즘이 무엇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페미니즘은 여성이 경험하는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이론이자 운동이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에서 여성의 참정권 문제가 제기된 이래로, 페미니즘은 많은 변혁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여성이 겪는 제도적․현실적 불평등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차별은 여성에게만 한정된 문제인가. 여성중심주의가 페미니즘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데에서 많은 오해가 생겨난다.

저자 강남순은 “페미니즘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유주의․마르크스․제3세계․흑인․휴머니스트․에코 페미니즘 등 페미니즘은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많은 종류가 있고, 단순하고 쉽게 파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사상이다. 또한 저자는 차별의 범주를 ‘여성’만이 아닌, 남성․성소수자․빈민․어린이․난민․장애인․특정 종교인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로 확대했다. 강남순이 주장하는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은 ‘인간’에 주목한다. 페미니즘의 출발점은 여성이었지만 도착점은 ‘모든’ 인간의 평등이어야 한다. 이 책의 가치는 여기에 있다.



목차


첫 번째 질문: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1 페미니즘, 세계를 ‘거꾸로 뒤집는 혁명’
2 페미니즘은 자명한 것이 아니다
3 페미니즘은 ‘여성주의’인가
4 ‘연장’으로서의 페미니즘:
‘좋은’ 이론은 ‘좋은’ 변혁적 실천이다
5 페미니즘과 여성운동은 같은가
6 페미니즘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두 번째 질문: 성차별이란 무엇인가
1 성차별에 대한 인식: ‘클릭 경험’과 ‘그래-그래 경험’
2 차별을 부정하는 네 가지 방식
3 성차별과 다양한 차별들의 유사성과 상이성
4 성차별의 종류
5 페미니즘의 모토: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이다”

세 번째 질문: 여성혐오란 무엇인가
1 여성혐오에 대한 오해와 이해
2 여성혐오의 인식론적 토대
3 여성혐오 사회에서의 여자: 사창가모델과 농장모델더보기



책속에서


첫문장
여권운동은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커다란 사건 가운데 하나다.




P. 5~6 동일한 한국인이라도, 그 사람의 젠더?계층?장애 여부 등에 따라서 개인들이 느끼는 차별과 배제 또는 자유와 평등의 경험은 천차만별이다. 분명한 것은 개별인으로서의 ‘나’는 한 사회의 가치관이나 제도로부터 분리되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P. 6~7 ‘4B’는 ‘비(非)연애’ ‘비(非)성관계’ ‘비(非)혼’ 그리고 ‘비(非)출산’을 의미한다. ‘4B 운동’은 여자로 태어난 사람들에게 전통적으로 당연하게 기대되는 것들에 대해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4B운동’은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제적 가치에 기반해 구성한 ‘여자의 역할과 의무’ 즉, 남자를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출산하는 여자의 의무와 역할이 마치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가치를 탈자연화하면서, 여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는 선언이다. 접기
P. 82 차별의 종류는 참으로 많다. 그 가운데 성차별, 인종차별, 계층차별 이 세 가지는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논의되는 대표적인 차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차별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더욱 확장되었다. 나이차별주의(ageism), 장애차별주의(ableism), 이성애에 근거하여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heterosexism), 외모차별주의(lookism) 등 다양한 종류의 차별이 등장했다. 이런 다양한 차별은 새로 생긴 종류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며 이제야 비로소 차별에 대한 복합적인 인지가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인간의 권리와 평등, 그리고 차별에 대한 인지가 확장된 사회일수록 다양한 종류의 차별이 사회 전체의 공공주제가 된다. 접기
P. 225 페미니즘이 등장하면서 성차별에 대한 문제제기가 본격화되었다. 개념적으로 보자면 ‘성차별’은 성sex에 근거한 차별이라는 점에서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인류 역사에서 성에 근거한 차별은 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었으며, 사적영역은 물론 다양한 공적영역에서 여성은 성차별 피해자의 위치를 벗어난 적이 없다. 여성에 대한 성차별은 다양한 차별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으며, 그 영향이 가장 복합적으로 확산되었다. 그런데 과연 성차별의 피해자는 오직 여성뿐인가. 접기
P. 242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라고 해도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 나는 페미니즘이 생물학적 ‘본질’
(essence)이 아닌, 사회정치적 ‘입장’(position)에 관한 것임을 주지하는 것은 이론과 운동으로서의 페미니즘의 의미와 방향성을 규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인식론적 출발점이라고 본다. 남성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가. 물론이다. 페미니스트가 되어야만 한다. 페미니즘은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세계를 꿈꾸는 ‘모두’를 위한 이론이며 실천적 운동이기 때문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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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강남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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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Texas Christian University Brite Divinity School)의 교수이다. 미국 드루대학교(Drew University)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신학부에서 가르쳤다. 2006년부터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에서 자크 데리다 사상, 코즈모폴리터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페미니즘과 같은 현대 철학적·신학적 담론들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임마누엘 칸트, 한나 아렌트, 자크 데리다 등의 사상과 연계한 코즈모폴리턴 권리, 정의, 환대 등의 문제들에 학문적·실천적 관심을 두고 다양한 국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 《페미니즘과 기독교》(개정판), 《배움에 관하여》, 《용서에 대하여》, 《정의를 위하여》,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등이 있다. 《용서에 대하여》는 2017년 세종도서로 선정되었다. 《한국일보》, 《시사인》, 《서울신문》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7년 《경향신문》에서 ‘올해의 저자’로 선정되었다. 영문으로 지은 책으로 《Diasporic Feminist Theology: Asia and Theopolitical Imagination》, 《Cosmopolitan Theology: Reconstituting Planetary Hospitality, Neighbor-Love, and Solidarity in an Uneven World》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안녕, 내 친구는 페미니즘이야>,<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21세기 페미니스트 신학> … 총 2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모든’ 인간의 자유ㆍ평등ㆍ정의를 위해 사유하고 실천하는 철학자 강남순
강남순 교수는 “페미니즘의 출발 지점은 ‘여성’이라는 젠더 문제지만 도착 지점은 젠더만이 아니라 인종ㆍ계층ㆍ장애ㆍ성적 지향 등 다양한 근거로 차별받으며 제2등 인간으로 살아가는 주변인과 소수자들이 온전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평등과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라고 말한다.
현재 강남순 교수는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재직 중이다. 학생 1만여 명과 교직원 2,000명은 미국사회의 주류에 속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여성ㆍ유색인종ㆍ성소수자ㆍ이슬람교도ㆍ이주민 등 주변부에 속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학기 중에는 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방학에는 한국에 들어와 강연으로 대중과 만난다. 강남순은 쉴 틈 없이 바쁘지만 더 넓은 세상에서 학문적으로 폭넓게 교류하고, 다양한 모습의 학생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철학자다.

왜 다시 페미니즘인가
페미니즘은 “여성도 인간이라는 급진적 사상”이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시기 여성의 참정권 문제가 제기된 이후 1893년 영국의 자치령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여성의 투표권이 인정되었다. 쿠웨이트에서는 2005년에서야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했다. 어느 시대에서나 페미니즘은 진보적이고 급진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제도와 의식의 변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
2018년 미투(Me too)운동 이후 한국에서도 페미니즘이 유행처럼 퍼졌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계각층에서 여성이 ‘발화의 주체’로 등장했다.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책과 영화도 쏟아졌다. 하지만 그만큼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이분법적 의식과 서로를 향한 혐오, 페미니즘을 향한 오해도 깊어졌다.
이 책은 일곱 가지의 핵심 질문을 통해 페미니즘 앞에서 다투고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페미니즘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에 대한 명쾌한 대답과 해결방안을 제시함으로써 21세기 페미니즘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남성과 페미니즘
일곱 가지 질문 가운데 첫 번째 질문부터 다섯 번째 질문까지는 젠더와 페미니즘의 관계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질문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페미니즘을 ‘여성중심주의’로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페미니즘이 지닌 복합성과 다양성을 제기한다. 페미니즘은 각기 다른 시대와 정황, 페미니스트들의 여러 사회정치적 관점에 따라 매우 상이한 의미와 목적을 지닌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좋은 이론은 좋은 실천이다”라는 주장을 통해(50쪽) 이론과 운동이 각자의 역할을 인지하고 서로 힘을 합할 때 진정한 변화의 가능성을 말한다.

두 번째 질문 ‘성차별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남녀 모두에게 가해질 수 있는 차별에 대해 말한다.

“성차별의 문자적 의미는 생물학적 성에 근거한 차별이다. 즉, 문자적으로 보면 성차별은 여자, 남자 그리고 이러한 전통적인 두 종류의 성의 특성을 한 사람이 모두 가진 ‘간성’(intersex) 등 모든 사람에게 가해질 수 있는 차별이다.” _71쪽.

성차별을 비롯한 모든 차별은 ‘지배의 논리’(logic of domination)에 의해 작동된다. 모든 것을 우월하고 열등한 것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유방식에 의해 구성된 지배의 논리는 일상의 전 영역에서 작동하면서 다양한 ‘지배와 종속’ 구조를 생산·재생산한다.
인종차별, 종교차별, 장애차별, 나이차별 등 여러 모습의 차별과 성차별이 다른 점은 성차별은 공적 영역뿐만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행사되고 경험되는 차별이라는 점이다. 또한 가부장제사회에서 여성이 성차별을 현모양처가 되는 ‘생존의 기술’로 ‘자연화’하고, 재생산에 동참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따라서 저자 강남순은 차별에 대한 인지확장 경험(클릭 경험)을 통한 ‘아하의 순간’ ‘아하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게 될 때, ‘그래-그래 경험’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연대를 구성하고 성차별의 담론이 정치적 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한다. (72-73쪽)

세 번째 질문 ‘여성혐오란 무엇인가’에서는 여성혐오의 역사와 현주소에 대해 다룬다. 고대 철학과 종교에서부터 시작된 여성혐오는 오늘날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가장 노골적인 여성혐오의 시초는 13세기부터 18세기까지 유럽에서 약 500여 년간 지속된 ‘마녀 화형’이다. 『말레우스 말레피카룸』(Malleus Maleficarum)이라는 책은 15세기에 출간된 이후 200년간 성서 다음으로 많이 팔린 마녀사냥 지침서였다. 여기에는 “여성은 태초부터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이며, 남성을 성적으로 유혹하는 ‘위험한 존재’라는 의식”이 드러난다. 저자는 이런 여성혐오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안드레아 드워킨(Andrea Dworkin)의 ‘사창가 모델’과 ‘농장 모델’의 예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사창가 모델’에서 여성은 남성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가치를 지닌 존재라고 본다. 지난해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군 ‘버닝썬 사건’은 여성이 어떻게 성적 대상으로 취급되어 비인간화되고 있는지, 사창가 모델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133쪽)
농장 모델에서 여성은 생물학적 기능, 즉 임신과 양육을 담당하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충족하는 것으로 그 존재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여성혐오 역시 남성뿐만 아니라 가부장제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농장 모델에 한정시키고, 아름답게 꾸미는 일에 몰두하며 스스로를 성(性)상품화하는 여성에 의해서도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네 번째 질문 ‘페미니즘은 하나인가’에서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다양한 페미니즘을 소개한다. 페미니즘은 하나의 단일한 이론이나 운동이 아니며, 페미니즘 안에서도 상충하는 입장들이 공존한다. 모든 이론은 각기 다른 강점과 한계가 있으므로 서로 배타적이거나 상충적일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에게 다양한 페미니즘이 주는 통찰을 이해하고 그 한계까지 짚어 보아야 하는 이중적 과제가 있다고 말한다.

다섯 번째 질문 ‘남성과 페미니즘은 어떤 관계인가’에서는 만들어진 ‘남성성의 신화’, 남성이 경험하는 성차별에 대해 다룬다. 1949년 출판된 『제2의 성』에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는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했다. 저자는 남성 역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갓 태어난 아기를 제일 먼저 ‘여자’와 ‘남자’로 구분한다. 그리고 여자아이에게는 분홍색을, 남자아이에게는 파란색 옷을 입히면서 자연스러운 젠더 분리를 진행한다. 이후 남자아이들은 총이나 자동차와 같은 장난감을, 여자아이들은 인형과 소꿉놀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사춘기 남자아이들은 성인잡지, 포르노, 게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의 이데올로기를 주입받는다.” _144쪽.

이렇게 ‘여성성’과 ‘남성성’은 태어날 때부터 지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통로를 통해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학습되고, 강요되고, 확산되고, 재생산된다. 가부장제사회에서 남성 역시 자신의 개별적 성향과 상관없이 ‘남자다움’을 증명내해야 하는 부담을 가진다. ‘전사’로서의 이미지가 ‘남성성’과 연계되면서, 남성들 역시 자신이 지닌 다양한 성품을 억누르고 균질화된 이미지 속에 자신을 맞추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물학적 남성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성과 남성성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사회 구성주의의 입장을 바탕으로 페미니스트에게 ‘생물학적 당사자성’은 필연적 조건이 아니다. 그러니 이제 남녀평등이라는 공허한 구호만 외치는 것이 아닌, 현실세계의 다양한 차별과 배제에 대한 다층적 학습을 통해 우리 모두가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혐오시대, 평등 사회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성 번째 질문 ‘페미니즘은 어떤 세계를 지향하는가’와 일곱 번째 질문 ‘페미니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평등 사회를 향한 다섯 가지 과제’에서는 저자 강남순이 자신의 철학적 바탕을 이루는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지난 1월 트랜스젠더 여성의 숙명여대 입학과 변희수 하사의 강제 전역 사건이 함께 이슈가 되었다. 이것은 여성혐오에 성소수자혐오까지 더해진 상황이었다.

저자는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목표는 크게 세 가지라고 말한다. 첫째, 성차별을 종식시키는 것, 둘째, 젠더 평등과 젠더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세계를 구성할 충분조건은 이 두 가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간은 ‘젠더’로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빈민가에 사는 한 흑인 여성이 레즈비언이자 장애인이라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우리는 그 사람의 젠더에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이 지닌 주변부인으로서의 여러 가지 삶의 조건 가운데 ‘젠더 정의’ 문제만 주요 관심사로 보는 것은 그 사람의 다른 측면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간과하는 결과를 낳는다.” _264쪽.

세계시민성을 강조하는 코즈모폴리터니즘(Cosmopolitanism)은 한 개별인의 특수한 조건이나 배경이 어떠하든, 모든 이들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지닌다는 인간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사상이다. 따라서 셋째,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의 궁극적 목표는 젠더 정의뿐만 아니라 계층, 인종, 국적, 성적 지향, 장애 등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정의가 실현되는 세계를 지향하는 것이다.
저자 강남순은 페미니즘은 ‘파괴적 무기’가 아닌 ‘변혁적 도구’여야 한다고 말한다. 노예제 폐지, 여성의 참정권, 성소수자의 인권 확장 등 새로운 변화의 역사는 언제나 소수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연대가 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혐오와 차별의 문제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침묵하지 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 그리고 다양한 양태의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는 운동에 연대하는 것이 좀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인간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 함께 존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존재함이란 ‘함께-존재함’을 의미한다.” _289쪽.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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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21세기 페미니즘을 마주한 우리에게 어떤 질문과 과제가 던져져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책이다. 페미니즘이 현대를 어떻게 관통해왔는지 조목조목 짚어주는 페미니즘 교과서!
고요 2020-07-0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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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사에서 나온 페미니즘 서적은 다양하다. 다른 서포터즈 분들이 혜택도서로 페미니즘 서적을 신청해 받아보는 것을 보면서도 ㅡ 그중 '남자' 서포터즈 분들이 많은 건 놀라웠다. 일상에선 페미니즘에 발작하는 남성들만 봐왔기에 ㅡ 여태 그 책들을 읽어보지 않은 건 페미니즘 안에서도 담론이 너무나 다양하고 특정 저자의 특정 페미니즘 담론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활동이 끝나기 전에 '한길사'의 페미니즘 저서를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고 마침 강남순 작가의 이번 신작은 제목이며 목차며 담백해서 좋았다. 편을 가르고 소위 말빨로 남성을 눌러버리는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입이 트이는 페미니즘> 같은 공격적 배타적 접근 방식 말고, 이론 탐구적으로 천천히 페미니즘에 접근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중간중간 울컥 흥분하는 대목이 있었지만 최대한 감정을 누르고 쓰려고 노력했다. 이 감정은 페미니스트로서 나오는 감정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나온 감정이기에. 진정한 연대를 지향하는 페미니즘을 위해 우선은 ‘생물학적 남자’에게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서평은 저자의 담론을 재구성해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저자가 권장한 이 책을 접하는 방식 '아하'의 경험으로 책에 소개된 근본 질문과 깨달음을 정리하고 그 외 페미니즘의 이론적, 지식적 측면에서 얻어갈 수 있는 내용, 마지막 끝맺음말로 이번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번 글은 한 구절 한 구절 버릴 수가 없는 책을 다룬 글이므로 좀 길어질 듯하다.











1. 요즈음 세상에 자기만 열심히 하면 무슨 차별을 받겠어? 사소한 문제에 불필요한 에너지 쏟지 말고 이미 주어진 일에나 최선을 다해.






놀랍게도 저자 또한 페미니즘 이론을 배우기 전 이런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사실 놀라운 건 아니다. 모두가 힘들이지 않으면 편하게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사고의 안일함만을 취하고 페미니즘의 근원 물음에 특히나 거부감을 가지는 이유는, 성차별이 인종차별, 계층차별과는 달리 공적영역을 넘어 심지어 가족 안, 즉 사적영역에서도 행사되기 때문이다. 즉, 모든 삶의 영역에서 뿌리깊게 확산되어 이에 대한 근원적 물음은 곧 일상의 근원적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들이 말하는 '사소'한 문제는 그 광범위함에 비추어볼 때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만큼 일상에 깊이 자리잡은 불편한 진실을 모두가 처음부터 환영할 순 없겠지만 사소한 것이 사소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의 장벽을 넘으면 우리는 사회개혁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






2. 따로 공부할 필요 없이 알 수 있다. 나는 페미니스트이다.(혹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우리는 -ism 즉 '~주의'가 붙은 학문 사조에 대해 감히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유독 페미니즘만은 누구나 그 근원이 되는 배경과 지식을 공부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이는 페미니즘을 이분법적으로 단순화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태도이다. 왜곡된 단순화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하다. 학문적 무지를 인정함은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내적으로 말랑말랑한 상태를 의미하지만 이다/아니다를 단정하는 태도는 다른 사람까지 이분법적 사고로 물들일 위험이 있다. 눈에 보이는 세계는 빙산의 일각일 뿐 나머지 세계에 접근하려면 이론적 조명이 필요하다.



변혁운동이 의식화 과정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만약 의식화가 결여된다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설득할 힘을 가지지 못해 변혁운동의 지속성과 확장성 또한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문적 연구와 이론적 성찰을 실천에 비해 가볍게 치부하는 태도 또한 옳지 못하다. 여기 저자가 언급한 딱 들어맞는 비유가 있다. 냉장고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땐 문제될 것이 없지만 고장이 났을 때는 냉장고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왜 문제가 생겼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론의 역할이다.



나 또한 한길사 덕에 읽을 기회가 없었다면 페미니즘 서적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굳이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분야라 생각하여 그것을 모든 일과 모든 서적의 후순위로 그것을 미뤘을지도 모른다. 바쁜 일상 속 주어진 성찰의 기회에 대해 새삼 다시 감사한 부분이다.








3. 내 경험 좀 들어볼래?






남자다움의 증명으로 성매매 경험을 자랑스럽게 늘어놓은 남성문화가 있다. 음담패설을 무용담처럼 주고받고 단체 카톡방이나 회식이 끝난 자리에서 종종 여성은 성적 놀잇감으로서 지배-피지배 관계에 놓인다. 그러나 정작 행위자들은 그것이 여성혐오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노골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여성혐오를 드러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도 여성혐오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예뻐해주잖아 뉘앙스 등의 발언, 남자의 관심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여자들과 질투 관계에 놓이는 여성들의 태도. 이것들 모두 여성혐오를 내면화한 다양한 모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지배와 종속 관계로 각인시키고, 혹은 스스로 각인하고 결국 남성중심적 가부장제를 강화하는 동조자가 되는 것이다.






4. 남성도 성차별의 피해자이다!






베나타가 주창한 '제2의 성차별'에 따르면 남성도 다양한 폭력의 희생자라고 한다. "남성은 군대처럼 갈등상황이 아닌 곳에서도 생명이 희생되며/ 군대에서 남성에게 품위를 손상시키는 짧은 머리를 하게 하며/ 여성보다 남성에게 육체적 체벌이 더 많으며/ 감옥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으며/ 동성애 남성이 레즈비언 여성보다 더 차별받으며/ 남성은 육아휴직에서 차별받는다." 등의 근거를 든다. 하지만 남성에게 그러한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는 다른 여성이 아닌 남성이다. 즉 성차별에 의한 불이익이라기보다, 진정한 남성됨을 전사(warrior)로 생각하는 남성중심주의적 문화에 의한 불이익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태어날 때 생물학적 남자였던 사람이 남성으로서의 삶을 거부하는 것은 전통적인 남성중심적인 젠더 위계주의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트렌스여성은 트렌스남성보다 편견과 성폭력의 희생자가 된다. 반면 여성이 성폭력의 희생자일 경우 가해자는 여성이 아닌 남성이다. 이처럼 가부장제적 지배논리는 권력을 지니지 못한 남성들에게조차 종속된 삶을 강요하게 하며, 가부장적 가치를 거부하는 남성을 남자답지 못한 남자로 간주한다.



또한 애트우드는 남성중심적인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은 여성이 자신을 비웃을 것을 두려워하지만, 여성은 남성이 자신을 죽일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여성혐오는 매우 구체적인 방식으로 여성에 억압과 차별을 행사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의미의 남성혐오 개념이 존재한 적은 없다. 즉 여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남성이 취급된 역사가 '없다.'








5. 남성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






표면적으로 생물학적 남성은 여성의 성차별 경험에서 당사자성이 결여된 존재이기에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평등하다 구호만 외치고 트랜스여성, 흑인 남성, 성소수자 남성을 배제하는 페미니즘은 지속될 수 없을 뿐더러 공허할 뿐이다. 분노에는 파괴적 분노와 성찰적 분노가 있다. 파괴적 분노는 피해자 의식 속에 침잠하여 관계의 파괴로 이어지는 분노다. 파괴적 분노를 느끼는 여성주의적 페미니즘이 가부장제적 관점과 다른 것은 오직 그 가치의 전도일 뿐 다른점은 없어보인다.



여성의 절대적 피해자성을 주장하기 어렵다. 여성혐오를 재생산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외모,교육,나이 등 요소에 따라 같은 여성이라도 각기 다른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기도 한다. 인종, 성정체성, 계층, 나이, 장애여부으로부터 차별받는 남성도 있다. 또 성소수자 백인남성은 자신의 성소수자성을 내세우며 절대적 희생자 위치만을 강조할 수도 있다. 이러한 교차성 개념은 특정한 상황에서 어떻게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뀔 수 있는지를 보게 한다. 자신의 다차원적 사회적 역할 수행과 책임을 인식하고, 각기가 지닌 인식의 사각지대를 일깨워 대립과 차별의 경계를 허무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페미니즘의 최종 목표이다.



결론적으로 페미니즘은 여성남성간 성차별문제에만 매달리는 협소한 사상이어서는 안 된다. 이는 성차별의 우선적 중요성을 약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성차별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되 다층적 차별을 해결하는 것이 페미니즘의 도착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보편주의와 뜻이 통하는 것 같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코즈모폴리탄 페미니즘은 개별적 정황에서 출발하여 보편 평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보편주의보다 구체적, 실천적 담론이다.








6. 침묵이 답이다.






이 모든 최근의 페미니즘 확산 노력과 미투운동, 추문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는 자들이 있다. 흔히 이 편함을 추구하는 이들을 중립'충'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들은 명백히 사고의 오류를 드러내진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어떤 쪽으로든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침묵은 그들이 목격한 바, 들은 바에 대한 묵인을 의미하고 묵인은 가해행위의 지속성을 촉진한다. 비의도적으로 차별이 난무하는 현실의 현상유지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자기정체성을 넘어서 페미니즘이 요구하는 개별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선 적어도 의도적으로 침묵을 깨는 그 불편한 행위가 어느정도 수반되어야 한다.











<페미니즘에 관한 이론적 지식>

1. 푸리에가 쓴 féminisme은 라틴어의 ‘여성’이라는 단어에서 기원한다. 즉 생물학적 female을 지칭하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요즘 사용하는 정치적 입장을 담은 페미니즘이 아니었다.

2. 트렌스젠더와 반대되는 개념은 ‘시스젠더'cisgender로서 생물학적으로 부여된 성과 사회문화적 젠더가 일치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cisman과 transman 또는 ciswoman과 transman으로 젠더 정체성을 표현하는 표현이 영어권에서 대중화되고 있다.

3. 간성(intersex)가 여자와 남자의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개념의 third sex라면 트렌스젠더는 사회문화적 성별로서 third gender이다.

4. 영어로 여성혐오를 뜻하는 용어는 미소지니(misogyny)이다.

5. 여성혐오의 두 모델

-사창가모델: 성적욕구를 충족시키는 존재

-농장모델:종족 보존을 위한 출산,양육,가사 등의 역할을 하는 존재

6.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페미니즘'들'

-자유주의 페미니즘: 평등한 제도와 법과 같은 객관적 조건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인간 개체성, 독립성을 강조하다 보니 계층, 인종 차별 요소를 보지 못하는 것이 한계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여성의 무임금 가사노동 평가절하하며 대안으로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지불과 가사노동의 사회화를 제시한다. 하지만 임금지불은 가사노동이라는 단순노동 영역에 여성을 더욱 제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또 다른 한계는 여성을 억압하는 것은 남성이 아닌 자본이라고 여김으로써 젠더 관점을 부차적인 것으로 본다.

-사회주의 페미니즘: 자본주의(공적영역 억압)뿐만 아니라 가부장제도(사적영역 억압)까지 비판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성은 왜 억압받고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급진주의페미니즘: 여성억압의 근본원인은 여성의 생물학적기능이다. 임신, 출산, 인공유산, 포르노그라피, 성희롱과 성폭력 등의 문제 해결책을 탈가부장제와 피임, 체외수정 등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본다.

cf) 생물학적 모성이 중요하다고 보는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남성이 유일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출산기능을 축소한다며 계약에 근거한 모성에 반대한다. 출산 기능을 축소화 하는 것은 오히려 남성에게 더욱 강력한 지배도구를 주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펼친다.

한계: 출산 기능을 수행할 때 비로소 정상적인 여성이 된다고 여긴다. 공적활동은 부차적인 것이 되고 비혼이나 무자녀 여성은 비정상적 여성이 된다. 워킹맘인 여성은 전문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7. 페미니스트 보이콧이 필요하다. 이는 경제적 효과만을 의미하지 않고 사회정치적 저항의미를 지닌다. www.ethicalconsumer.org/ethicalcampaighns/boycotts

->인권이나 생태적 관점에서 문제되는 기업이나 상품리스트를 만들어 보이콧을 권한다.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재현하고 성적대상으로 투사하는 영화,음악,잡지 또는 기업에 보이콧 통해 의식 개혁의 계기를 마련한다.









글을 마치며

우리는 모두 인식의 사각지대를 지니고 있는 존재로서 오직 형성 중인 페미니스트이다. 각자의 정황이 다르듯 사실이란 없고 다만 해석만이 있을 뿐이라는 점에서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들은 '모든'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서 '함께 그리고 따로따로' 씨름하고, 성찰하고, 개입하고, 연대하라고 말한다.

강남순 저자의 페미니스트 담론은 극단적이지 않아 만족스러웠지만 다소 이상적, 추상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를 정의하는 고정된 하나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차별과 혐오에 저항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처한 정황의 수만큼의 담론이 존재함을 깨닫는다면 이러한 담론이 최선임도 알게 될 것이다.



친언니가 한번은 회사에서 무거운 짐을 들 일이 있을 때 일부러 자기가 든다고 말했다. "여자들은 그들에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을 외치면서도 이럴 때만 여자이고 싶어한다." 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란다.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명하기 위해 오직 여성만이 노력해야 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증한다. 진정한 의미의 페미니즘은 이분법적으로 단순화된 이론이 아님을 우리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충분히 이해했다. 우리는 젠더적 우열을 가리고 지배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페미니즘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한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는 차별과 억압에 저항할 뿐이다.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이론적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필요성을 남성들이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그들이 이미 지배적 위치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지배-종속적 관계를 아직도 상당히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누군가는 BC 2세기부터 시작된, 이미 유구한 역사를 지닌 가부장제도를 되돌릴 수 없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언제나 시작점은 존재해야 하고 이미 변혁의 움직임은 시작되었다. 지난 근대 역사 동안 인류가 이룩한 건 법적 재산권, 교육 기회의 평등권 등 눈에 보이는 법과 제도였다. 하지만 이는 평등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다. 구체적 방법으로 '모두'가 진정한 평등을 누리는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변화, 즉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과 관점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하고 남은 21세기 페미니즘의 과제는 바로 이것이다. 근대 객관적 변화와는 달리 토론과 자기성찰, 부단한 학업 등을 통해 아주 조금씩 변화가 가능한 부분이며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설득-자각-연대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탄탄하고 왜곡 없는 초기 이론적, 실천적 작업은 쉼없이 구르고 굴러 생각보다 빨리 이 사회에 뿌리 깊에 잔존하는 지배-피지배 사고의 고리를 끊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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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lovekse 2020-02-28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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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피뢰침




대부분의 토론이 허무해 보이는 이유는 치열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치열하지 않은가. 토론이 아니라 곡해와 억지로 들어차기 때문이다. 왜 토론이 발생하지 않고 엉뚱한 비난이 오가는가. 단어와 개념을 정확하게 정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토론하기 때문이다. 공동이 합의한 개념이 부재하거나 각기 다른 정의로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 토론의 방향은 상실되고 따라서 토론에서 승리하려면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효율적이다. 그게 자신의 지지자를 결속시키는 더 좋은 방법이다. 나름의 전략적 선택이다. 그렇게 점점 토론은 내용의 질보다 발언의 강도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런 토론은 지겹다. 건물을 짓는데 재료도 없이 사람을 고용해놓은 꼴이다. 답답하다. 어떤 대화이건 상대방과 맥락을 공유하고 개념어를 정의하고 시작해야 대화가 옆으로 새지 않는다.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는 페미니즘으로 대화를 시작하기 전 공통 기반을 확립할 때 필요한 책이다. 무엇보다 소통의 생산성을 방해하는 개념의 오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목처럼 페미니즘 앞에서, 페미니즘을 내뱉기 전에, 관련된 질문을 가볍게 훑으며 그 내용을 맛보는 책이다.



편집부에서도 이 점을 고려해 챕터마다 Key Ideas Box를 마련해 속성으로 개념을 복기할 수 있게 했다. 그래도 안심하지 못했는지 각 챕터는 이미 짧은 편이다. 대부분 다섯 장을 넘지 않으며 가장 긴 챕터가 15장 정도 된다. 달리 말하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것이다. 게임을 하다가도 세이브 포인트가 나타나면 게임을 종료했다가 다시 시작해도 그 부분에서 시작할 수 있듯이 책을 읽다가 언제 덮어도 다시 읽기 시작할 수 있는 지점이 수북하다. 짧은 챕터만큼이나 스트레이트한 단문으로 한 번 더 진입장벽을 낮췄다.



강남순이 사용하는 설명의 도입부는 대체로 개념과 이론의 최초 출처로부터 현재적 의미를 갖추게 된 경위다. 약간은 어원학적인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예를 들면 1837년 페미니즘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샤를 푸리에와 어원으로서 라틴어 fémina를 언급하면서 이때의 페미니즘은 "생물학적인 여성의 자질을 지칭하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요즘 사람들이 사용하는 페미니즘처럼 정치적 입장을 담은 개념이 아니었다."(61쪽)는 사실을 밝힌다. 이후 페미니즘이 여러 정치적 입장으로 분화하면서 의미의 복합체가 되었고 페미니즘'들'을 설명한다.



여기에 근거를 확립하는 방법은 주로 출처를 각주로 처리해 구체적인 사실 아래에서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그 각주 중 몇몇은 책도 있지만 인터넷 기사 링크도 있다. 그런데 과연 링크를 검색해볼 독자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차라리 인터넷 기사는 미주로 넣고 기사 일부를 직접 인용해 주석으로 처리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나한테 Key Ideas Box, 어원으로 시작하는 설명, 예시의 출처 처리 등은 과도한 친절로 보였다. 2006년 출간된 (사)한국여성연구소의 『새 여성학 강의』(동녘)마저 "요즘은 여성학에 대한 독자들과 학생들의 이해가 깊어졌기 때문에 기초적인 설명은 과감히 줄이고 깊이 있는 논의와 내용을 담고자 했다"(7쪽)는데 2020년에 나온 이 책이 기본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독자를 상정한 것은 시대적 흐름을 신속히 파악했는지 의문케 한다.



따라서 책의 문장도 도전적이거나 문학적이기 보다 건조하고 안전한 편이다. 심지어 비슷한 문장이 조금 바뀌어 복제되는 경우도 있다. 문장의 반복은 독자를 지겹게 만드는 동시에 저자의 성실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그 예문은 다음과 같다. 135쪽의 "많은 여자를 만나는 '남자 바람둥이'를 의미하는 영어는 '우머나이저'womanizer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러한 개념에 상응하는 '여자 바람둥이'라는 '매나이저'manizer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은 남성중심적 성과 권력이 사회에 오랫동안 깊숙이 자리 잡아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문장은 219쪽에서 이렇게 반복된다. "많은 여성과 관계를 가지는 남자, 즉 우머나이저womanizer는 결국 남성의 권력과 특권의 상징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영어 표현에 '우머나이저'에 상응하는 '매나이저'manizer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에서 여성이 남성과 같은 의미의 권력과 특권을 가지고 불특정 다수의 남성과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가지는 경우는 없었다는 것을 드러낸다."



이 책이 오롯이 설명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 자신의 주장도 있다. "모든 페미니즘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 지향점을 드러내는 담론이며 실천"(270쪽)으로서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이 대표적이다.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은 "국적, 젠더, 인종, 종교, 성적 지향, 장애 등의 경계를 넘어서는 권리 확장과 연대를 강조"(267쪽)한다.



이 주장의 신선도보다 내가 눈여겨본 것은 번역어에 대한 설명 누락이다. 강남순은 왜 여성주의가 아니라 페미니즘으로 음역했는지 왜 미소지니가 아니라 여성혐오로 번역해 사용하는지 설명하던 저자였다. 강남순은 "페미니즘을 '여성주의'라고 번역하지 않고 페미니즘으로 음역한다. '여성주의'라고 번역할 경우 '여성중심주의'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그러나 페미니즘과 달리 미소지니를 번역하지 않고 음역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본다."(140쪽) 그러므로 미소지니는 페미니즘과 달리 생소하고 생소한 만큼 설명이 덧붙여져야 하는데 그러면 오해가 잦아지고 무관심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친절이 코즈모폴리터니즘에서는 발휘되지 않는다. 왜 세계시민주의가 아니라 코즈모폴리터니즘으로 음역해야 하는지 설명하지 않아 의문이다. 책에서는 "코스모스의 시민 또는 세계 시민으로 번역되는 이 개념은 후에 여러 철학자들에 의해 코즈모폴리턴 사상으로 발전한다고"(268쪽) 스치듯 언급될 뿐이다.



그렇다면 개념을 충분히 예리하게 설명했는가.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은 160쪽에 26가지의 페미니즘 이론과 함게 소개된다. 그 중 국제international/global 페미니즘이 있다. 그렇다면 코스모폴리턴 페미니즘과 국제 페미니즘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설명해줘야 할 텐데 이 부분 역시 생략되었다. 되려 "코즈모폴리터니즘과 보편주의universalism를 혼돈해서는 안 된다"(269쪽)며 보편주의와 비교한다. 보편주의가 인간의 추상적 관념에서 출발하는 한편 "코즈모폴리터니즘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가적 경계를 넘어선 연대, 환대, 권리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같은 쪽)라는 비교는 코즈모폴리터니즘을 비슷한 것과의 차이로 개념을 날카롭게 설명하는 정확한 서술이 아니라 반대 개념을 이용해 이미 있는 차이를 반복 설명하는 소극성을 띤다. 물론 각주로 자신의 저서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21세기 영구적 평화를 찾아서』(새물결플러스, 2015)를 달았지만, 책 제목 뿐이니 부대적인 정보다. 역시 인용을 각주처리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이 책을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페미니즘 관련 유튜브 영상 수십 개를 합쳐도 이 책 한 권을 대체하지 못한다. 다만 도서로 분야를 옮기면 소위 입문서가 생각보다 많다. 나는 아직도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교양인, 2013)을 읽었을 때의 충격과 아름다움을 잊지 못한다. 박소현, 오빛나리, 홍혜은, 이서영이 쓴 『지극히 사적인 페미니즘』에서는 기대치 못한 이론의 확립과 함께 페미니즘의 사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공적 담론으로 이어지는 그릴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 책의 경쟁력은 최신의 맥락과 역동적 현장을 전달하는 신속성보다는 요약과 정리, 편집에 달려있다. 따라서 이 책의 가장 훌륭한 점은 Key Ideas Box다. 굳이 문장에 줄을 치고 포스트잇을 붙이지 않아도 지하철과 버스에서 짧게 나눠 읽어도, 혹은 거의 읽지 않고 훑어보더라도 Key Ideas Box만 보면 된다. 이 점이 이 책의 좌표를 알려준다. 이 책은 논쟁을 촉발하는 벼락 같은 책이 아니라 그 번개를 차분히 정리하고 명확하게 모아주는 피뢰침 같은 책이다. 다시, 피뢰침은 벼락을 더 열심히 맞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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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식 2020-03-06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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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라는 과목의 교과서




페미니즘이라는 과목의 고등학교 교과서 같은 책.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고 정립하기 어려웠던 개념들을 깔끔하고 알기 쉽게 정리해주어서 너무 잘 읽힌다! 페미니즘 입문 도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 페미니즘과 관련된 기초적인 논의들을 설명해주는 게 목적인 책이라, 각 챕터 뒤에는 키워드 박스로 주요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굳이 분석하면서 읽지 않아도, 뒤에 키워드 박스가 잘 정리되어 있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독서 시간 = 힐링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막 책의 모든 내용을 흡수하려고 애쓰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정말 내가 고등학교 때 사탐 공부하듯이 정리하고 필기하면서 읽었다.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다양한 시각과 그를 정의하는 언어들은... 어디에서도 쓰일 수 있을 듯.



나 스스로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이걸 정말 학문적으로 각 잡고 공부해본 적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중심이 없었고, 커뮤니티나 SNS에 올라오는 ‘그럴싸한 글’을 그대로 흡수했다. 이게 문제라는 건 알았지만, 페미니즘/여성학은 역사가 깊고 그 갈래도 너무 다양해서 어떻게 공부를 하면 좋을지 몰랐다.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는 이런 나에게 완벽한 책이다. 페미니즘 관련 논의를 보며 이해가 안 됐던 부분, 궁금했던 질문들을 잘 풀어서 설명해준다.



Q. 왜 페미니즘은 그 자체로 정치적인 것인지? / 페미니스트가 왜 정치적 지표가 되는지?



페미니즘은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전제에서 출발한다. 즉, 여성은 그들의 생물학적 성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받고 배제되고 있으며, 이러한 차별과 배제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 전제다.

그 변화는 제도와 법을 바꾸는 ‘객관적 변화’ 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식과 가치관이 바뀌는 ‘주관적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A. 인류 문명사에서의 지배와 종속의 매커니즘 (가부장제)을 부수고, 차별과 배제가 확실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제도/법의 변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객관적 변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변화’까지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Q. 페미니즘은 여성도 인간이라는 급진적 사상이다. 라는 정의는 많이 봤는데, 왜 이런 당연한 주장에 ‘급진적’이라는 단어가 붙는가?



그런데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인간’ 이라는 주장이 왜 ‘급진적’인가. 어찌 보면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주장을 하는 것 아닌가. 여기에서 우리는 도대체 ‘인간’임을 주장하는 것이 왜 급진적 개념이 되는가를 생각해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

즉 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법적, 사회문화적, 생물학적, 제도적 차원에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대우와 위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또한 법이나 제도저 평등과 같이 ‘보이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가치관과 같이 ‘보이지 않는 차원’에서도 남성과 동등한 평등이 보장되어야 비로소 우리의 구체적인 일상체게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평등, 자유, 권리를 동등하게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

...

페미니즘이 ‘여성도 인간’이라는 주장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근원적인 문제와 인식에 이의제기를 하게 된다. 우리가 ‘자연스럽다’라고 생각하는 것에도 물음표를 붙이면서 ‘탈자연화’가 시작되며, 근원적인 물음, 즉 ‘뿌리물음’을 시작하면서 페미니즘은 시작된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또는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왜’라는 물음표를 붙여보는 것이 바로 뿌리물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뿌리물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탈자연화’다.



A. 일상용어 - 자연화 - 왜?라고 묻지 않게 됨 - 당연시.

당연한 것에 물음을 던진다. 그래서 뿌리물음 - 급진적인.




강남순 교수님은 책 전반에 걸쳐서, ‘페미니즘은 젠더는 물론 인종, 계층, 장애, 성적 지향 등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인간이라는 급진적인 개념이다. 라고 이야기한다. 전반적으로 이 의견에 동의하지만..! 저번에 매니큐어 하는 남자 리뷰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나는 조금 다른 스탠스를 가지고 있다. 페미니즘은 무엇보다도 가부장제에서 빼앗긴 여성의 파이를 되찾자는 운동이다. 즉, 다른 소수자들보다 우리가 먼저 챙겨야 할 건 셍물학적 ’여성‘ 의 파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모든 인간의 평등‘ 은 맞지만, 이제 그 중에서도 우선순위는 명확하다! 는 게 나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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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란 2020-03-15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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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사]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_강남순









페미니즘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 페미니즘의 모든 것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 따라서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궁금한 입문자들에게 훨씬 다양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본 책을 통해 배우고 정리한 부분들을 중심으로 개괄적인 책 소개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1. 페미니즘은 정치적 입장이다.

→ 페미니즘을 정치적 입장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정치적 입장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 했던 것 같다. 사회적 위치와 권리, 이익 등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누려야할 당연한 가치들을 주장하는 행위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성, 더 나아가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사회적 입장을 대변하는 페미니즘은 정치적 입장이다.






2. 페미니즘은 단순 여성중심주의와 다르다.

→ 페미니즘의 시작은 여권 회복일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역사적으로 존중받지 못 했던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각자가 가진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여기서 '다름'이란 누군가와의 비교에서 드러나는 차이가 아니라 그 자체가 가진 고유의 특성을 말한다.






3. sex와 gender의 차이

→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sex와 gender의 의미로 확장하지는 못 했던 것 같다. sex로서의 구분은 여자/남자, gender로서의 구분은 여성/남성. 예전에 친구가 인원 파악을 하면서 '여성분들은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말했었는데, 당시 '왜 여성이라고 말하지?' 의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야 미안해...!ㅠ






4. 남자들이 말하는 역차별의 진실

→ 남성이 아닌 남자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생물학적으로 남자로 태어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얻게 되는 특권에 대해서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남자로 태어나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말하는 경우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자들이 겪는 차별과는 확연하게 그 결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들의 불이익은 남성상으로부터 야기된,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발현되는 반면, 여자들의 불이익은 여성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 남성으로부터의 억압이라는 점에서 뿌리부터 다른 문제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밖에도 페미니즘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에 대해 폭넓게 다루고 있는 책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크게 7가지의 질문으로부터 담론을 끌어내며, 우리의 삶 속 '자연화'된 문제들을 수면 위로 꺼내놓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용어를 대하는 자세였는데, 번역과 음역 사이에서의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단어 하나를 사용할 때에도 그 의미를 곰곰히 생각하고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단어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 그만큼 페미니즘과 관련해서 많은 시간 공부를 하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책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다보니,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페미니즘 입문자가 아니라면, 더욱 지루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본 책의 목차는 7가지의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읽다가 지루해지면 관심 있는 다른 질문으로 건너가면 된다. 이는 개인적으로도 활용했던 방법!











이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담론이 된 페미니즘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두는 것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필요한 것은 대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이다. 개략적으로나마 대상에 대해 이론적인 개념을 정립하고 나서야, 진정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는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기 전, 도대체 페미니즘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훌륭한 개론서라 할 수 있다. 그대에게 필요한만큼의 지식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제공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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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딩 2020-03-0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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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마주하고 있는 모두에게




블로그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나의 생각을 여러 번 기록한 바 있다. 나는 페미니스트다. 대학 강의에서도 페미니즘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내가 페미니스트임을 숨기려고 한 적 없다. 그동안 다양한 책을 읽었다. 페미니즘 책을 읽으며 화장을 꼭 해야만 할 것 같은 과거의 나, 친가 제사에 가면 꼭 일을 해야 할 것 같았던 과거의 나는 해방되었다. 페미니즘은 확실히 내 삶을 바꿨다.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은 그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까지 바꿔주고 있다.



그러나 숙명여대의 트렌스젠더 입학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 이후 페미니즘에 대한 나의 혼란이 시작되었다. 과거의 사건들은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의 대립이었다면, 그 사건을 달랐다. 본인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서로 싸웠다. 그래서 혼란스러웠다.



이것은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대한민국에서는 처음 마주한 문제였기 때문에 발생한 논쟁이기도 하다. 어쨌든, 나는 트렌스젠더 수술까지 마친, 법적으로도 여성으로 인정받은 사람이 대체 왜 여대에 입학하면 안 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트렌스젠더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해서 <젠더는 없다> 따위의 책을 읽어보기도 했다. (그 책은 읽다보니까 너무 짜증이 나서 끝까지 읽지도 않았다.) 그게 페미니즘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페미니즘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저들과 무엇이 다른가, 내 생각은 어디서 나온걸까?



소수자를 차별하자는 의견에서 느껴지는 직접적인 불쾌함과 부정의함을 어떻게 페미니즘을 통해 설명할 수 있을지 헷갈렸다. 그러다 보니 나 역시도 나모르게 페미니즘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예전에는 페미니즘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많은 사건들을 겪을수록 그 시야가 흐릿해지는 느낌이었다.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는 이런 나에게 정답을 제시해 주었다. 잠깐 잊고 있었던 관심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나는 책을 굉장히 아끼는 사람이다. 소장하는 책을 고르는데도 까다롭고, 내가 가진 책들에 웬만하면 필기도 잘 안한다. 강박적일 정도로 책을 접고 뭔가 묻히는 걸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익는 동안 연필을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이 좋아서, 필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밑줄을 긋고 별표를 치고 읽는 동안 떠오른 의문들을 책 구석에 적다. 읽는 중간중간 다른 페미니즘 책들을 꺼내 읽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공부를 해가며 책을 읽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데 오래 걸렸다.





페미니즘은 '여성도 인간이라는 급진적 사상'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페미니즘의 도착점은 여성만이 아니라, 젠더, 인종, 계층, 성적 지향, 장애, 국적, 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인간이라는 급진적 사상이어야 한다.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p67




그래. 페미니즘은 모든 사람이 인간이라는 급진적 사상이다. 여성의 임금 차별을 이야기하는 것만이 페미니즘이 아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뉴욕 한복판에서 흑인 남성에게 뺨을 맞는 동양인 여성의 이야기도, 완전히 수술까지 마쳐 여성이 된 트렌스젠더가 여대에 입학을 포기하게 된 것도 모두 페미니즘의 영역이다. 우리는 모두 어떤 부분에서는 소수자에 속해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강자에 속해있다.



나는 동양인이고 여성이지만, 동시에 비장애인이고 고학벌이며 이성애자다. 따라서 나는 여성으로서의 나, 동양인으로서의 내 권리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페미니즘과 함께 맞설 것이나, 비장애인이며 이성애자인 나 역시도 모른 척 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누군가의 차별 위에 올라서 있을 수 있다는 걸 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 그렇다. 이게 바로 페미니즘이 필요한 이유다.



페미니즘은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능을 한다. 첫째, '탈자연화'의 기능이다. 페미니즘은 그토록 오랫동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여겨왔던 행위, 사유방식, 관계방식이 근원적으로 성차별적이며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탈자연화'를 통해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어떤 현상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할 때부터 '왜'라는 물음표는 박탈된다.

~ 둘째, 페미니즘은 사적, 공적 영역에서 다양한 '변혁적 균열'을 낸다.

~ 셋째, 페미니즘은 긍정의 언어, 즉 대안적 세계를 제시한다.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여섯 번째 질문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들은 서점에만 가도 아주 많다. 당장 인터넷 서점에 '페미니즘'만 검색해봐도 우리가 아는, 혹은 모르는 책들이 줄을 서 있다. 거대한 도서 시장에서 페미니즘이라는 영역은 아주 큰 부분이다. 이때,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는 이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가?



카드뉴스 마지막 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 책은 '페미니즘을 잊은 사람들에게, 페미니즘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이 세상이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질 수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모두 완벽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페미니즘의 정의라는 가장 기본부터 시작해 페미니스트들이 잊고 있던 지점, 누군가를 공격하느라 외면하고 있던 지점을 짚어 준다. 따라서 나와 같이 '페미니즘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준다.

또한,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어려운 철학자나 개론 근거로 들지 않고, 매 장 끝마다 'Key Ideas Box'를 붙여 친절하게 요약까지 해준다. 강의로 따지면 '중간고사 전에 시험에 낼 부분을 다 알려주는 꿀강'이다. 내용은 진중하지만 문체 자체는 편안하기 때문에 '페미니즘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적절하다. 페미니즘을 오해하며 애써 그것에 대한 언급을 피해온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일 수 있겠다.



그래, 제목 그대로다. 페미니즘 앞에 서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한번 페미니즘을 '제대로' 마주해 보라고 손을 내민다. 페미니즘이 기본적 소양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21세기에, 이 정도도 모르고 살아갈 수는 없다. 우리 한번, 이 책의 손을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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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dus000704 2020-03-1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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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고요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때 내가 기대한 건 내 마음의 고요, 내 마음의 평화였다. 내가 생각한 요가, 내가 기대한 요가는 명상에 집중하는 것이었고 마음 수련이었다. 요가 시작 첫날부터 빈야사로 나를 굴리는 바람에 그 날 냄새나는 땀을 한바가지 흘리고 집에 돌아가 그 늦은 밤에 양푼에 밥을 비벼 먹고서는 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괜히 시작했구나, 했다.




요가를 한 후 마지막 자세는 '사바아사나' , 송장자세 였다. 시체처럼 가만히 누워 호흡을 가다듬고 쉬는 자세인건데, 이 자세를 할 때면 슬며시 잠이들 것 같고 참 좋았다. 어떤날은, 고백하자면, 살짝 운 적도 있다. 온갖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바람에. 그러니까, 온갖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안되는 게 바로 요가인건데, 나는 그걸 2년이 지나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라고 선생님은 늘 이르시지만, 나는 사람이 어떻게 아무 생각도 안할 수가 있나...하게 되어 버리는 것. 요가를 하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힘든 동작 하면 동작 때문에 아무 생각도 안나지 않아?' 라고 내게 묻지만, 나는 '이 힘든 동작이 내가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살이 많아서일까, 다리가 짧아서일까, 고기를 많이 먹어서일까' 하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다. '그렇다면 좀 더 하면 잘되는걸까, 시간을 들이면 되는걸까, 그렇다면 그 시간은 얼마여야 하는가...'




요가에서는 호흡과 명상으로 처음에 수업을 시작하고 또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호흡할 때도 내 마음의 평안은 찾아오질 않는다. 모든 아사나에서 선생님은 집중되는 신체 부위를 들여다보라 하는데, 들여다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만 바라보라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눈을 감고 가만 바라보는 게 가능한가..이것은 도대체 얼마나 되어야 가능해지는 것인가, 하면서 머릿속은 전쟁터...




쉽게 말해, 마음의 고요 따위는 찾아 오지 않는다는 거다, 내게.




































































마음의 고요를 찾기 위해, 각기 다르다는 커피 맛을 느껴보기 위해, 나도 알라딘 커피를 주문했다. 회사에서 주로 마실거라 드립백으로 했다. 사무실에 커피메이커가 있으니 원두를 갈아 주문할까, 생각했다가, 걍 간편하게 드립백으로 하자, 하고 주문한 것. 그리고 매일 다른 커피를 마시는거야! 알라딘에서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한 게 최근의 일도 아닌데 굳이 지금에 와서야 내 스스로 먹을 커피를 주문하게 된 건, 최근에 나온 <산수유> 커피가 포장이 너무 예뻤기 때문이다.































































알라딘에 커피가 새로 나올 때마다 여동생에게 보내줬는데 커피의 맛을 좋아하고 향을 좋아하는 여동생은 그 때마다 감상을 내게 들려줬더랬다. 이건 가벼워, 산미가 강해 등등... 여동생은 커피의 맛을 음미하는 걸 좋아해서 핸드 드리퍼도 구매해놓고 천천히 내려 마시길 즐긴다. 식구들이 모두 잠든 밤에 홀로 깨어 커피를 내리고 첫 한모금을 마시는 순간은 너무나 행복하다고 한다. 여동생이 그렇게나 좋아하니 커피를 선물해주는 내 마음도 흡족해, 그렇다면 이 기쁨을 나도 한 번 느껴볼까, 하고 주문한건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람은 다 다르다니까? 나는 핸드 드립이 내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또한번 정말이지 절실하게 깨달았다.







드립백을 내가 처음 마셔본 것도 아닌데, 뜨거운 물을 붓고 쫄쫄쫄 내려지기를 기다리는 게 너무 싫은 거다. 막 초조해지는 거야. 으앗 초조하다 초조해, 빨리 내려져라.

여동생에게 얘기하니 처음에 물을 부어 뜸을 들여야 한단다. 2,30초쯤. 내가 그걸 안했기 때문에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는 게 아닌가. 그래서 다음날에는 뜸까지 들였어. 그리고 먹었는데도 나는 여동생이 말하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여동생은 물을 한꺼번에 많이 붓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드립백으로 내릴 수 있는 양은 200미리 정도인데 많이 내리지도 말라고, 종이필터가 커피 기름을 걸러주는데 물을 많이 부으면 나중에 기름까지 나온다는 거다. 으앗, 나는 텀블러에 한가득 내리는데, 그래서 내 커피에 기름이 둥둥 떴구나!! 그리고 아까워서 나는 텀블러 한가득 내리는데...




언니, 조금만 내려서 맛을 봐봐, 많이 내리지 말고.




라는 말을 듣고도 나는 아니, 아까워 죽겠는데, 이게 하나에 천오백원인데, 어떻게 조금만 내려서 맛을 보라는거야, 텀블러 한가득 내려야지... 하고 적게 내리는게 잘 안된다. 그래도 오늘은 <산수유>내리면서 스맛폰의 시간 켜놓고 30초를 맞춰 뜸을 들이고, 물도 가득 붓지 않고, 그리고 텀블러 가득 내리기 전에 150미리 정도 됐을 때 한모금을 맛봤다. 내가 커피맛을 잘 구분 못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그간 내린 것과는 좀 달랐다. 산미가 더 강했달까.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다시, 맛 봤으니까 됐어, 하고는 뜨거운 물을 또 부으면서 텀블러를 채운다.




쫄 쫄 쫄 쫄







하아- 나는 다시는 드립백을 사지 않겠어. 이거 진짜 승질 나빠지게 하네. 아, 나는 역시 핸드드립 타입이 아니야 ㅠㅠ 여동생은 홀빈을 사서 자기가 갈아서 핸드드립으로 먹는데, 아니, 여동생도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정도로 성격이 급한데 얘는 어떻게 그게 되지? 나는 왜 그게 안되지? 아아... 커피를 핸드드립 하면서 향을 음미하고 또 맛을 음미하는 것은 얼마나 고요한 일인가. 그러나 내게 그 고요는 허락되지 않는 것 같다. 요즘 며칠간 드립백으로 커피 내려 마시면서 나는 내 성격이 점점 더 포악해질 것 같다. 이거 내려지기 어떻게 기다리지? 커피메이커에 원두를 넣고 물을 넣어 버튼을 누르면 어쨌든 지 혼자 내려진다. 다 내려지면 나는 가서 커피를 따라오면 돼.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도 마찬가지. 캡슐 넣고 물 넣고 컵 대기시키고 버튼 누르면 어쨌든 지이이잉 하면서 지 혼자 내려지고 나는 다 내려지면 가져오면 돼. 그런데 핸드드립은 내리는 동안 내가 다른 걸 일절 할 수 없게 하는 거다. 다 내려지면 물 또 부어야 하고 다 내려지면 물 또 부어야 하고...근데 내려지는 속도가 느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성질 나빠진다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몇차례나 자꾸 살폈다. 뭐야, 아직 이것밖에 안내려졌어? 뭐야, 아직도 이정도야? 아아... 내 마음에 고요는 이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는 것이구나. 난.. 핸드드립 체질이 아니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적성에 안맞아 이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드립백도 이런데, 홀빈 사서 직접 갈아서 핸드드립으로 내려마시는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할까. 그렇게 하면서 초조하지 않은가요. 나는 세상 돌아버리겠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나의 개취에 대해 순위를 매기자면 이렇게 되겠다.




프랜차이즈 아메리카노>네스프레소 캡슐커피>커피메이커>핸드드립





핸드드립은 꼴찌야!!







난.... 고요할 수 없니?







몇몇 친구들에게 우울한 요즘 기쁨을 주겠다며 알라딘 드립백 선물했는데... 그들의 성질도 나빠지게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휴...







































































코로나19 때문에 요가를 안간지 한달 째 되어가는 것 같다. 덕분에 시간이 갑자기 예전보다 많아져버려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최근에는 <열정의 무대>와 <빌리 엘리어트>를 다시 보면서 좋아했다. 역시 발레가 짱이야! 빌리 엘리어트는 수작이다. 대단한 명작이야. 이거 안본사람 없게 해주세요, 이러면서 감탄하다가, 타고타고 가다보니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라는 영화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어? 이건 책으로 있는 건데? 하고 검색해보니, 맞았다.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거였다. 책으로 나올 당시에도 나는 '좀비' 때문에 읽을 생각을 1도 안했는데, 이게 영화로도 나왔구나... 하고 영화 줄거리를 보니, 오만과 편견 줄거리를 그대로 가져오고 대신, 엘리자베스 자매들을 좀비에 맞서 싸우는 전사로 그려낸 모양이었다. 우앗. 흥미로워. '맞서 싸우는' 이런 거, 너무 좋잖아? 그래서 영화를 볼까... 했는데, 좀비가 걸린다.




난,

난,

난,

난,

좀비 무서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좀비가 너무 무서워서 영화를 보고 싶은데 못보겠다. 좀비 보고 잠 못자면 어떡하지 ㅠㅠ 못보겠어 ㅠㅠ 그런데 보고싶다 ㅠㅠ 낮에 점심 먹으면서 볼까 ㅠㅠ 밤에 보면 꿈꾸고 잠자리 사납고 잠꼬대하고 가위눌릴텐데 ㅠㅠㅠ 아니, 왜 하필 좀비야 ㅠㅠ 드라큘라는 안무서운데 ㅠㅠ 좀비 무서워 ㅠㅠ 보고싶다 ㅠㅠ 그런데 좀비 무섭다 ㅠㅠ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그렇다면 책으로 읽을까, 하다가, 아아 안돼 책 읽을 시간 없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읽어야 된단 말이야, 그러면 영화를 보자, 궁금하다, 엘리자베스가 전사래, 좀비 때려잡는다니 얼마나 좋으니, 그렇지만 좀비 무서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래가지고 내가 시도를 못하고 있다 ㅠㅠ

누가 여기 나오는 좀비 안무섭다고 귀엽다고 좀 해줬으면 좋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덕분에 책의 소개도 읽어보게 됐는데, 저자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가 매우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는 오만과 편견에 좀비를 가져오더니, 얼라리여~ 저 링컨 책 좀 보라지.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의 책 소개를 보자면 이렇다.








미국 제 16대 대통령으로서 노예해방을 이끈 영웅 에이브러햄 링컨. 그가 사실은 뱀파이어 헌터였다면? 그가 말한 '노예'가 흑인뿐만 아니라 미국인 모두를 지칭한 것이었다면? 사악한 뱀파이어의 노예가 되어 피를 빨릴 미국인들을 위해 그가 총대를 멘 것이라면?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은 링컨의 전기와 뱀파이어 장르를 교묘히 혼합한 소설이다.

이야기는 작가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가 에이브러햄 링컨의 비밀 일기를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 비밀 일기는 링컨이 열두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해 암살되던 그날까지 기록했던 것인데, 여기에는 링컨이 처음으로 뱀파이어의 두개골을 박살냈던 일화는 물론, 뱀파이어들이 단체로 흑인 노예들의 목을 물어뜯으며 피의 향연을 벌이던 날까지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다.

뱀파이어를 처단하기 위해 코트 안에 무시무시한 도끼를 숨기고 다녔던 '착한 에이브' 링컨.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은 신화적인 영웅 링컨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역사적인 사실, 뱀파이어와의 전쟁 픽션 등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알라딘 책소개 中










으앗. 너무 특이하잖아. 재밌겠다. 이 책은 읽어봐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좀비 무서워 ㅠㅠ 아 좀비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누가 내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좀 주었으면... 피쓰........






































































어제는 로쟈님의 페이퍼를 통해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란 책이 나왔음을 알게됐다. 강남순 저자의 신작이라는데, 그전부터 종교와 페미니즘에 관한 책을 써왔던 작가라고 했다.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들을 읽으면서 이 땅에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로 산다는 것, '결혼하며' 산다는 것에 대해서 갈등과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종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나는 현재 어떤 종교도 갖고 있진 않지만, 한 종교의 절실한 신자이면서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도 갈등과 고민의 연속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종교와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참에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며칠전에 사둔 책도 여러권이고 또 종교와 페미니즘에 대해 사둔 책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게 많아... 그리고 그것들을 아직 다 읽지도 않았지.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또 읽고 싶은, 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까. 정말이지 책을 사고싶고 읽고 싶은 욕심은 똥구멍까지 찬 것 같다. 어제는 내 안의 이 욕심이 너무 괴로웠다. 왜, 왜, 가지고 있는 책들을 쌓아두고서, 읽지도 않고서, 그러면서 어째서 또 새로운 책을 넘보는거야? 왜? 도대체 왜? 그래도... 그래도.... <젠더와 종교> 한권만..살까? 흑흑 ㅠㅠ







난 뭘해도 어떻게해도 마음에 고요따위 찾아오지 않는 것 같아 ㅠㅠ

고요는 내 적성이 아니야 ㅠㅠ





























점심엔 쭈꾸미 비빔밥이나 먹어야겠다. 아 빨리 점심시간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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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3-12 공감 (34)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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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집, 공적 영역

























































공간적인 차원에서 이 세계관(성리학적 세계관)은 여성에게 안을, 남성에게 밖을 할당한다. 그러면서 여성이 집 밖을 마음대로 나다니는 것을 금기시한다. 하지만 여성의 자리가 집 안이라는 말이 곧 집이 여성에게 속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성은 공적으로 성원권이 없기 때문에 사적인 공간을 가질 수도 없다. 다만 남성의 사적 공간인 집에 그의 소유물의 일부로서 속해 있을 뿐이다. ‘삼종지도’와 호주제(성균관 유생들의 격렬한 반발 속에서 2005년에야 폐지되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뿌리 깊게 남아 있는, 혼자 사는 여자에 대한 편견과 낙인은 안/밖의 구별이 결코 대칭적이지 않으며, ‘집 안에 있다’는 것은 곧 ‘남자의 지배 아래 있다’는 뜻임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이 이데올로기적 구별의 핵심적 기능은 여자가 자기 집을 갖는 것 – 자기 이름으로 된 재산과 자기만의 공간을 갖는 것 – 을 막는 데 있다. (『사람, 장소, 환대』, 75쪽)






여자는 집안일, 남자는 바깥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는 부인은 ‘안사람’ 남편은 ‘바깥 사람, 양반’이라는 호칭이 만연하다. 이렇게 무심히 쓰고 있는 일상용어는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 용어가 담고 있는 가치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만든다.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64쪽)






여성이 공공 영역에서 배제된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본 자유주의자들은 노동시장을 개혁하는 작업에 자신들을 포함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또한 여성들이 정치적인 직무를 맡을 수 있도록 장려하면서 해당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부서를 창립 당시 설치하였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페미니즘』, 143쪽)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와 『초보자를 위한 페미니즘』을 읽었고, 『사람, 장소, 환대』를 읽는다.






페미니즘에서는 흔한 이야기들, 여자=안, 남자=밖의 ‘자연스럽고’ ‘익숙한’ 일상용어들이 여성에게는 억압으로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장소’의 개념을 통해 사회학자에게서 듣게 되니 느낌이 각별하다. 밖을 나다니는 여성에 대한 혐오는, 그녀가 직업을 갖고 있느냐, 갖고 있지 않느냐에 상관하지 않지만, 계약관계에 의한 사회적 일을 하고 있지 않는 나같은 사람은 다른 차원의 위축감을 느낀다. 경력이라는 것도 하도 오래 전 일이라 경단녀라 부르기도 뭣하지만, ‘그래도 좋겠다’, ‘부럽다, 쩜쩜쩜’ 같은 말을 들을 때면 악의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도, 마음이 좀 그렇다.












































『여성성의 신화』를 마무리하고 베티 프리단은 학교로 돌아가 박사학위를 따기로 마음먹는다.(642쪽) 자원봉사와 어머니회 활동 같은 부차적인 일들을 통해서는 여성 스스로가 원하는 사회 내 지위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여성들에게 대학으로 돌아가라고 했던 자신의 제안을 실천한 셈이다.



신학, 법학, 의학은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도 여성의 진출에 소극적이었고, 정확히 말하자면 절대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신학, 법학, 의학을 포함해 어느 분야에서든 전문가로서 인지되기 위해서는 ‘박사’ 학위가 필수 조건이다. 박사는 자신이 연구했던 지극히 협소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을 뿐이지만, 일단 ‘박사’, ‘닥터’가 되고 나면 그녀/그의 사회적 발언은 다른 무게를 획득한다. 물론 여성은 ‘박사’임에도 무시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지만 말이다.





2017년 한국에서 여성의 공무원시험 합격 비율은 46.5퍼센트이나,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은 6.5퍼센트에 불과하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2018년 2월 17일 발표한 ‘유리 천장 지수’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6년째 꼴찌다.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96쪽)









여성이 공적 영역에 진출해 남성과의 정치적 평등을 이룩해야 한다는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주장의 한계에 대해서 모두들 한 마디씩 보태기에 바쁘지만, 그 한계와 제한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 페미니즘조차 아직 그 실현이 요원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 다른 김영란, 또 다른 강경화, 또 다른 추미애, 또 다른 심상정, 또 다른 김현미, 또 다른 진선미, 또 다른 김진애, 또 다른 이수정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고, 한 다스가 필요한 또 다른 이재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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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7-22 공감 (3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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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이번 호 특집은 인신공양과 희생양에 대해 살펴본다. 수백 년 전에만 벌어졌던 일이 아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세계 곳곳에서 인신공양이라는 악습이 발생한다. 누군가의 이익과 욕망을 위해 타인을 ‘제물’로 희생시키는 행위는 일반적인 범죄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잘못된 신념과 함께 인간을 철저하게 물화시키는 냉혹한 논리가 동기로 작동하는 범죄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이에 대한 숙고는 어떻게 우리가 다수의 이름으로 소수를 배척하고 희생시키는 ‘희생양’의 닫힌 구조 안으로 자진하여 들어가는가, 라는 질문으로도 이어진다. 한국의 심청과 성덕대왕신종부터, 혹은 영국의 위커맨과 인도의 칼리 여신과 미국의 ‘제비뽑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살펴봄으로써, 인신공양과 희생양의 충격적인 결론으로부터 또 다른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28호를 구입한게 엊그제일 같은데 지금 29호가 출간되었다! 똑같은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그 시간들의 기억이 순삭되는 지극히 보편적인 뇌과학의 현상을 내게서 보는 듯 하다. 인신공양과 희생양이라니. 어쩌면 엔번방과도 연결지을 수 있는 내용이 되려나. 아아,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자꾸만 생겨난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이렇게 두 권이다. 오랫만에 사무실에 혼자 있으면서 책만 읽으려니 너무 집중하는 것 같아 잠시 딴짓 중. 아니 뭐, 사실 그렇게 집중을 한 것도 아니지만.

몽유병자들은 주말에 다른 모든 걸 팽개치고 책만 손에 잡고 줄창 읽기에 매달리며 읽어야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주말은 지나버렸고, 오늘 저녁에 어느 부분까지 달릴 수 있는지 한번 봐야겠다. 이제는 저녁이면 피곤해서 잠자느라 책읽을 시간을 못내고 있지만.

소설의 순간들,은 매우 독특하다. 소설집,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건 에세이와 소설의 경계선에 있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 것 같은데 이제 흥미진진한 전개를 넘어 절정에 이르렀다. 도대체 절정에서는 어떤 이야기의 전개를 보여줄것인가.







































그래도 사람은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 아니라며 변화와 성장을 거부하는 성인들의 ㅅ애각과 마음의 능력을 뇌과학과 발달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세상과 자신에 대한 고정된 해석을 잘 바꾸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새로운 해석을 통해 얼마나 극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 보여준다.

배심원단. 마이클 코널리.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의 다섯번재편. 자신이 변호해 석방한 의뢰인이 음주운전으로 무고한 시민 두사람을 죽이자 극심한 죄책감에 빠진 변호사의 이야기.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치밀한 복선과 반전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니 읽고 싶어지네.

야생의 위로,는 오늘 받은 책. 슬쩍 넘겨봤는데 생각보다 그림이 마구 넘쳐나는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박하게 손그림이 있고 꽃사진이 있어서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근래들어 식물관련 책들을 꾸준히 읽을 수 있어 좋다.















겹치는 책은 [더 패치]

"그럴싸한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책상 앞에 앉아본 적이 없다"

뉴요커 전속 작가로 서른두권의 책을 냈고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45년간 글쓰기수업(창의적인 논픽션)을 진행해온 저자의 책이 국내에 처음 번역되었다. 저자가 그동안 써왔던 글 25만 단어를 샅샅이 훑어 75%를 잘라내 개고해서 엮은 이 책은 자신이 평생 써온 글이 어디에서부터 출발했는지를 밝히는 일종의 메타자서전이다. 지질학이나 청어떼같은 지루하고 낯선 주제를 그 분야의 문외한인 독자에게도 중요한 주제가 되게 만드는 저자의 재능은 어디서 왔을까.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라는 부제는 일종의 힌트.

















1991과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역시 겹치는 책.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의 진실을 파헤친 책. 과거보다 발전한 한국의 사회상만 생각했다가는 아직도 의아할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질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통찰력 있게 설명한다.

1991년 12월 25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 연방 해체를 선언했다. 74년간의 소련 공산주의가 막을 내렸고 다민족 제국 소련은 20개 민족국가로 바뀌었다. 이 책은 소련의 베트남전이 된 1979년 아프간 침공을 시작으로 보수파의 1991년 8월 쿠데타까지 제국에 균열을 낸 일련의 사건들을 소개한다.

















































인간의 피안,인데 하오징팡 해설집,이 옆에 쓰여있어서 뭔가했네. 초판 한정으로 하오징팡이 직접 쓴 해설집을 준다고 하니 순간 초판이 절판되기전에 구매부터 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잠시. 펭수의 시대에 이런 책들도 나오는구나 하는 마음과는 또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들과 미미여사의 글을 읽으니 다시 쌓아놓고 읽고싶어지는데 어쩌다 책 읽는 시간을 티비에 뺏기고 잠에 뺏겨버렸을까. 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생활은 똑같은 것 같은데 책읽기가 예전과 같지는 않다. 일단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려다가 스누피뺏지 욕심에 미뤄둔 책들이 많은데 이걸 어쩔까.. 싶어.



















































































































































교육이 학생은 물론 사회구성원 떤 의미이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물음.

콜롭비아 카르타헤나에 있는 몸의 학교, 비가 오면 호수가 범람해 학교에 못가는 아이들을 위한 방글라데시 플로팅스쿨,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러시아 에벤족의 유목학교, 마사이 소녀들을 악습에서 구한 나닝오이 여학교등 세계의 낯설고이상한 학교들을 방문해 그곳 학생들의 생기와 희망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낸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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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20-03-30 공감 (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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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과 종교


신학자이자 여성주의 철학자 강남순 교수의 신작이 나왔다.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한길사). ‘21세기 페미니즘에 대한 7가지 질문‘이 부제다. 제목과 부제에서 책의 관심사와 겨냥하는 독자층을 어림할 수 있다.

앞서 펴낸 책들 가운데서는 종교와 페미니즘을 다룬 책들이 눈길을 끈다. 소장하고 있는 책은 댓권이 넘지만 책장에서는 <젠더와 종교>(동녘)를 빼냈다. <페미니즘과 기독교>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다른 주제의 책들도 썼지만 내게 저자는 ‘페미니즘과 종교‘라는 주제로 특화돼 있다. 이 분야, 혹은 주제와 관련해서 가장 심도있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저자라는 뜻이다.

<젠더와 종교>만 하더라도 부제가 ‘페미니즘을 통한 종교의 재구성‘이다. 저자의 관심과 문제의식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 ‘페미니즘을 통한 삶의 재구성‘을 기도하려는 것이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의 취지로 보인다.

궁금한 것은 저자의 문제의식에 자본주의 현실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는지다.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이제 페미니즘이 맞닿아 있지 않은 영역은 없다. 페미니즘은 인간사의 모든 결을 다루는 운동이며 이론이기 때문이다˝라는 단언대로라면, 인간사의 모든 문제, 아니 핵심문제에 대한 진단과 인식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과연 그러한가를 확인해보려고 한다.

일정이 연기된 상태지만 내달부터는 버지니아 울프를 필두로 한 여성문학 강의도 앞두고 있어서 일련의 페미니즘 책들을 독서목록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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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20-03-11 공감 (2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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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중딩의 일독을 금함










나는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편이다. 읽다가 도중에 탈락하는 아쉬운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지만, 항상 도전에 방점을 찍는다. 오전에는 읽기 어려운 책,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책, 형광펜 밑줄이 필요한 책을 위주로 읽는다. 대체로 페미니즘 책들이 선정된다. 가끔, 가뭄에 콩 나듯 영어책을 읽는 경우도 있다. 오후에는 좀 가벼운 책들을 읽고, 저녁에는 손에 잡히는 책을 읽는다. 주중 패턴은 이렇고, 주말에는 소설 또는 가벼운 책들을 읽는다. 『나의 사촌 레이첼』이나 『레베카』 같은 특별한 책들은 ‘위대한 고전’, ‘불멸의 역작’이기에 이런 패턴을 간단히 무시한다.























































주중에는 강남순 교수님의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를 읽었다. 책의 물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페미니즘과 기독교』가 쉽게 읽히지 않아 도중에 포기했는데, 이 책은 술술 넘어간다. 이 책이 훨씬 더 작고 가볍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하릴 없는 생각을 해본다. 인덱스가 이정도면 구입각이다.






















































『초보자를 위한 페미니즘』은 희망도서로 신청했는데 도서관에서 구입해 주었다. 삽화가 많이 나오고, 페미니즘의 개념과 주요 저서, 저자들에 대해 보기 좋게 설명해 놓은 책이다.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면 좋을 듯 싶어, 역시 구입각이다.






『사라진 후작』과 『왼손잡이 숙녀』는 비연님 서재에서 알게 된 ‘에놀라 홈즈 시리즈 1, 2권이다. 추리/미스터리소설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아직 애거서 크리스티도 한 권도 안 읽은 1인이지만 책 표지가 너무 예뻐 읽기를 시작했다. 『사라진 후작』에서 후작 말고 엄마가 사라졌다. 거기까지 읽었다.




























































페미니즘 친구가 ‘페미니즘 공부하는 사람들은 버지니아 울프를 기본으로 읽는데, 전체를 다 읽는다’고 알려줬다. 『댈러웨이 부인』에 실패했고, 『파도』를 실패했고, 『올랜도』를 실패해서, 그래서! 『등대로』를 대출했다. 될 때까지 가는 거다.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는 3. 비극의 전주곡, 죽음의 공포 ‘여자’ 파트만 읽어보았다. 야생의 엔키두는 6일 낮, 7일 밤 동안 진짜 ‘성교육’을 받은 후 직립 보행 인간이 된다고 한다. (342쪽)








오늘의 선택은 『야밤의 공대생 만화』. 다락방님 리뷰를 읽고 재미있을 것 같아 대출했는데, 너무 너무 재미있다. 역시 만화는 그림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한 것 같다. 재미로 그렸는데 이런 방식으로 읽히고 소비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담주부터 중간+기말고사인 중딩 모르게 조심조심 읽어야겠다.































































오늘의 구입은 나의 여신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자메이카 여인숙』과 『새』. 『새』는 절판되어 알라딘 중고로 구입했는데, 상태가 생각보다… 좋았으면 좋을 것을. 겉표지가 떨어지기 직전인데, 상태는 ‘상’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조금 아쉽다.






















알라딘에는 내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 읽고 있는지, 읽을 예정인지를 알고 있는 ‘빅데이터 친구군’이 존재하는데, 이들의 정확성은 <알라딘 추천마법사>보다 훨씬 더 높다고 한다. 토요일 오후, 현재기온 30도. 구름많음. 선풍기가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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