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3

“6·25가 낳은 ‘北 전쟁고아’의 삶, 더 늦기 전에 알리고 싶었어요”

“6·25가 낳은 ‘北 전쟁고아’의 삶, 더 늦기 전에 알리고 싶었어요”

“6·25가 낳은 ‘北 전쟁고아’의 삶, 더 늦기 전에 알리고 싶었어요”
이서현 기자 입력 2020-06-23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 김덕영 감독


2004년 김덕영 감독(55·사진)이 루마니아행 비행기 표를 끊게 된 것은 서강대 철학과 선배인 박찬욱 감독의 ‘제보’ 때문이었다. 당시 다큐멘터리 방송 PD로 일하던 그는 ‘북한으로 송환된 북한인 남편을 기다리는 루마니아인 할머니가 있다’는 이야기를 박 감독으로부터 전해 듣고 6·25전쟁에 얽힌 개인의 비극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6·25전쟁이 낳은 남한의 전쟁고아들은 미국과 서유럽으로 입양되어 갔고, 북한의 고아 5000여 명은 위탁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등 당시 소련의 위성국인 동유럽 국가로 보내졌다. 당시 이 북한 아이들을 가르친 루마니아 교사 미르초유 할머니와 인솔자였던 남편 조정호 씨가 갑작스러운 북한 송환으로 생이별한 사연은 김 감독이 제작해 2004년 지상파 방송사의 6·25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됐다.

김 감독이 미르초유 할머니의 이야기에 더해 동유럽과 북한이라는 두 개의 고향을 지닌 기구한 전쟁고아들의 삶을 추적한 ‘김일성의 아이들’이 25일 6·25전쟁 70주년에 극장 개봉한다. 1952년부터 1960년까지 동유럽에서 생활한 북한 전쟁고아 5000여 명의 흔적을 추적한 분투기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에서 22일 만난 김 감독은 “2004년 동유럽 취재 후 미르초유 할머니에게 남북 이산가족 신청을 통해 남편을 찾도록 노력해 보겠노라 약속했는데 할머니가 한국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통일부가 거절했다. 할머니와의 약속을 못 지킨 것 같아 그 이후 동유럽의 북한 전쟁고아들 이야기가 늘 마음속 숙제처럼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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