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7

손민석

손민석

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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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느끼지만 한국인 역사학자들의 일본제국주의 비판의 거의 80% 정도는
 근대 사회에 대한 몰이해로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어떻게든지 비판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앞서서 생기는 참사라고 본다. 자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집요할 정도로 긍정성을 끄집어내려 노력하는데 반해서 일본제국의 통치에 대해서는 그것을 근대성으로 파악하든 하지 않든 부정적으로 평가하려 노력한다. 

이론적 입장이 민족주의에 있든 탈민족주의에 있든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그러니 그 반작용으로 뉴라이트 같은 이들이 나오게 되는건데.. 내가 마르크스를 다시 읽게 된 것도 이런 문제로부터 좀 벗어나서 근대 사회를 설명하는 이해틀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실학을 재평가하든 뭐든 이게 어쨌든 설명을 해야 한다. 전근대적 사고체계로부터 어떠한 이행기를 거쳐서 근대적 사고체계, 우리가 자유주의적 세계관이라 부르는 그 사고체계로 이행하게 되는지, 그 중간적 형태가 무엇인지를 설명을 해야 조선성리학의 역사적 의의가 명료해진다. 

마루야마 마사오 같은 학자가 계속해서 다시 읽히는 건 성리학과 근대 자유주의를 "작위"라는 개념으로 매개해서 그 이행형태와 유형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도 별 관심없던데 이영훈을 내가 계속 염두에 두는 건 이 양반이 마루야마 마사오의 작위 개념을 갖고 정약용의 사상을 개괄하면서 정약용 사상에서는 작위에 해당하는 개념을 발견할 수 없기에 근세적 사고체계에 미달한다고 결론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에 조선성리학은 상품경제의 미발달로 명나라와 일본 막부에서의 유학과 같이 근세적 세계관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인데 무슨 오항녕처럼 조선성리학을 칸트하고 비교를 하고 있으니.. 답답하지.. 답답해.. 
사상사 연구자들하고 대화하다보면 속터질 때가 참 많다..



20Jong-joo Jeong and 19 others

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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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의 <한국 회사의 탄생>은 주변 지인들한테 한번쯤은 읽어보라고 권한 적이 몇 번 있는데 문제는 이 양반이 SNS에서 계속 대단히 정치적인 발언들을 일삼다보니 사람들이 그걸 권하는 나 자체를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연구나 계속 하지. 저자의 정치적, 학문적 입장 자체가 좌파 민족주의라는 건 익히 알려져 있다보니 사실 논지 자체도 일본제국의 식민통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전제로 하고 있을 거라는 건 책 읽기 전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재밌는 사실들이 많은데 국가 주도의 회사설립에서 점차로 민간 주도로 이동해가는 추세를 밝혀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저자는 '지주층'이 회사 설립을 주도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경영의 요체는 회사보다 여전히 토지경영에 있었다는 점에서 식민지적 한계, 일본과의 분업을 고려한 식민지 경제구조의 온존이 관측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토지자본의 산업자본으로의 전환을 그다지 높게 평가할 필요가 없으며 자본가가 여전히 토지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식민지 자본주의가 지니는 한계가 드러난다.
나로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결론이다. 영국조차도 지주제에 기초한 자본주의가 19세기 중엽 이후에 오히려 더 강해졌다. 영국사 연구에서 '신사 제국주의'라 부르는 지주와 금융자본가의 융합이 산업자본가의 이해를 억누르고 제국주의를 유지했다는 이영석의 분석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본래적으로 토지자본의 축적을 전제로 하여 산업자본주의의 발전이 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식민지 조선의 자본가들이 지주제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그렇게 큰 흠이 아니다. 식민지기 지주제의 발달에 식민권력의 의도가 개입해 있다는 점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지적이지만 토지경영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자본은 그저 이윤을 좇을 뿐이다. 산업자본으로의 전환을 위한 자본 축적의 계기로써 토지경영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주제 자체로부터 나오는 수익만을 논하는 게 아니라 토지 자체가 자본공급을 위한 하나의 담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주제의 발달로 토지자본이 축적될수록 담보로써의 토지의 가치 또한 상승하게 된다. 저자는 이 점에 대한 고려를 거의 하지 않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본다. 아무래도 식민지적 경제구조의 정착을 지적하여 식민통치를 비판하려는 의도 때문인 것 같다. 그점만 살핀다면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논지를 펼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참고해 후속작이 나왔으면 한다.

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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