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이 코로나 이후 실직 또는 임금 줄었다…취약층 소득↓ | 연합뉴스
국민 절반이 코로나 이후 실직 또는 임금 줄었다…취약층 소득↓
송고시간2020-12-11 12:00
차지연 기자
'한국의 사회동향'…78% "방역 위해 인권은 후순위로"
실직 ㆍ 휴폐업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우리 국민 중 절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가 올 때마다 저소득 취약계층의 소득 감소가 더 컸는데,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이런 양상은 반복됐다.
◇ 절반은 일자리 잃고 임금 감소…취약층 소득이 더 크게 감소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0'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조사 결과 일반 국민 중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일자리를 잃지 않고 동일한 임금을 받았다는 답변은 50.3%였다.
'일자리는 잃지 않았지만 임금이 줄었다'는 답변은 26.7%, '일자리는 잃지 않았지만 무급휴가 상태였다'는 답변은 9.0%, '일자리를 잃었다'는 답변은 14.0%로 임금이 줄었거나 일자리를 잃은 경우가 49.7%에 달했다.
1998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때마다 임시·일용직과 소득 5분위 계층 중 1분위(하위 20%)의 소득 감소가 컸던 경향은 이번 코로나19 위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1분기 가처분소득의 전년 동기대비 증감률은 임시·일용직이 -3.4%, 상용직이 3.7%였다. 소득 1분위는 0.2%, 소득 5분위는 6.5%였다.
소비지출 증감률도 소득 1분위(-5.4%)가 소득 5분위(-2.1%)보다 컸다.
코로나19 위기에서는 소비지출 중 준내구재인 의류·신발 항목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이후 노동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취업자가 줄고 비경제활동인구는 급증했다. 고용 감소가 가장 큰 계층은 여성, 20대 이하, 임시직 근로자였다.
구직급여 수급자는 3월 60만명을 넘고 6월 이후 70만명을 넘어섰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올해 7월 약 39만명에게 지급됐는데 지난해 같은 달 4천명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코로나19 위기에서는 교육서비스업의 타격이 특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 제공]
◇ 관광 카드매출·출입국자 큰폭 감소…고속도로 통행량은 늘어
올해 1∼5월 관광 관련 카드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감소했다. 여행업이 -80.5%, 관광쇼핑업이 -68.3%, 카지노업이 -55.4%다.
여행이 뚝 끊기면서 1∼8월 내국인 출국자와 외국인 입국자는 약 80% 감소했다. 특히 1∼9월 방한 외래객 수는 233만명으로 82.0% 감소해 관광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도심과 가까우면서 자연친화적인 근린생활 공간과 관광자원을 보유한 지방자치단체는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간 장거리 이동에서 철도·고속버스 이용은 줄고 고속도로 통행량은 늘었다. 승용차 이용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낮다고 인식해서다.
KTX 이용객 수는 3월 117만여명으로 1년 전보다 71.3% 줄었다. 4월부터 회복했지만 5월에도 250만여명으로 작년보다 44.0% 적었다.
고속버스 승객 수 감소폭은 3월 첫째주 67.2%, 5월 넷째주 40.8%였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4월 셋째주 전년 대비 13.3% 감소했으나 5월 넷째주부터는 전년보다 오히려 늘었다.
[통계청 제공]
◇ '방역 위해 인권은 후순위' 78%…코로나 대응지수는 OECD 1위
5월까지는 '코로나19 확진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 '확진으로 받을 비난과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컸으나 6월에는 확진 두려움(64.1%)이 비난에 대한 두려움(58.1%)보다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과 인권 문제를 두고는 '인권은 후순위로 미뤄둬야 한다'에 동의하는 답변이 78.2%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코로나19 대응지수(인구 100만명당 치사율, 재생산지수, 통제효율성 등을 합산·평균해 만든 종합지수)는 한국이 0.90으로 33개국 중 1위였다.
마스크 착용 준수율 94% 등 국민들이 감염 예방 수칙을 잘 따르고, 정부가 봉쇄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정보통신기술(ICT) 이용 감시 정책 등으로 대응해서다.
[통계청 제공]
◇ 배달음식 증가, 재활용품 늘어…교사 절반이 '원격수업은 효과 적어'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밥'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 배달음식 소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8월 온라인 음식서비스 매출액은 1조7천101억원으로 2017년 1월과 비교하면 약 9배 늘었다.
택배 물동량도 늘어 지난해 연간 1인당 54박스였다.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로 보면 연간 1인당 99박스로 주 2회 택배를 이용하는 셈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재활용 가능 품목 폐기물은 올해 1∼3월 전년 동월 대비 평균 9.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이 늘었는데, 초등학교 교사 54.5%, 중·고등학교 교사 47.3%는 원격수업 효과가 등교수업 50% 미만이라고 평가했다.
OECD에서 '인터넷 대역폭이나 속도가 충분한 학교에 다닌다'고 보고한 학생 비율은 한국이 83.4%로 평균 62.3%보다 높았다. 가장 높은 것은 중국(95.8%)이었다.
다만 충분한 자격을 갖춘 기술보조 직원이 있는 학교의 비율은 한국이 36.9%로, OECD 평균 47.6%를 하회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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