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6

손민석 | 문재인 정부 권경애 변호사 나치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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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석

 
원래 서평글에 넣어서 쓸까 했는데 뺀 부분 중에 내가 정말로 논의하고 싶었던 지점은 
파시즘을 대중에 의해 근대국가가 해체되는 방향으로 보는 팩스턴, 브로샤트 등의 입론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이들은 근대국가와 대중을 구별해서 본다. 근대국가가 대중에 의해 점차적으로 분권화되며 해체되는 방향으로 사태가 진행된다고 본다는 점에서 근대국가보다는 대중(과 그들을 격발激發시키는 정치인들)을 문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라울 힐베르크처럼 근대국가 자체에 폭주의 가능성이 내재해 있고 그것이 일련의 정치적 조건 속에서 점차로 구현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국가가 해체되는 방향으로 독해하는 게 아니라 근대국가가 사회의 통제로부터 점차 벗어나 폭주하는 과정으로 독해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근대국가 자체가 본래적으로 폭주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본다면 근대국가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개인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보았을 때 나는 이쪽이 더 설명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본다. 이 정부에서 유독 법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다시 말해서 정치가 실종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그것이 행정부 중심의 시스템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근대국가가 해체되는 게 아니라 행정부 중심으로 보다 강고하게 결집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본다.

 첨언하자면 내가 만약 권경애 변호사와 같은 내용으로 책을 썼다면 나치즘이라고 하지 않고 미국의 뉴딜, 루즈벨트 대통령을 가져왔을 것 같다. 이 정부는 의식적으로 루즈벨트 정부를 흉내내려 노력해왔고 문재인도 루즈벨트 대통령을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많이 얘기했다. 실제로 루즈벨트는 독재자라는 비난을 많이 받았고 법원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자 법관을 갈아치우려는 시도를 하는 등 내가 느끼기에는 상당히 유사한,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대통령이다. 나였더라면 진보성이 빠진 루즈벨트, 루즈벨트의 부정적 측면만 닮았다, 루즈벨트의 부정적 측면은 동시대의 나치즘과 비슷하다 뭐 이런 식으로 말했을 것 같다. 그러면 좀 반발이 덜 했을 것 같기도. 
 아무튼 쓴 건 많은데 자르고 잘라서 올리다보니 아, 또 괜히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이래서 글은 안 쓰는 게 최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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