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7

알라딘: [전자책]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3·1 운동에 동참

알라딘: [전자책] 압록강은 흐른다


[eBook] 압록강은 흐른다 - 이미륵의 자전 소설  | 올 에이지 클래식
이미륵 (지은이),이옥용 (옮긴이)보물창고201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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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0원

종이책 페이지수 : 261쪽

책소개

항일 독립운동가였던 이미륵의 대표적인 자전소설이다. 1946년 독일에서 발표되어 지금도 독일의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읽혀지고 있다. 작가 자신의 성장 과정과 역사적인 배경들을 소박하게 서술함으로써 외적인 경험과 내적인 성장 간의 조화를 보여주는 교양소설이기도 하다.

사촌 수암과 보낸 소년 시절, 글과 예의범절을 배우는 학교와 시골 이야기는 어린 주인공의 순수한 인간성이 성숙되는 과정을 잘 보여 준다. 또 구식 문화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인공이 아버지의 안내로 새로운 학문과 세계에 눈뜨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한편 작품 곳곳에 옛것과 새것의 만남, 전통 문화와 새로운 문화의 만남, 옛 학문과 새 학문의 만남과 부딪힘이 그려져 있어, 동서양의 대면을 자기 자신 속에서 완성해 보려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유려하고도 간결한 필치


목차
수암 형 | 독약 | 태어나서 처음 받은 벌 | 남문에서 | 칠성이 형 | 대신 기도해 주는 어머니 | 나의 아버지 | 신식 학교 | 시계 | 방학 | 옥계천에서 | 상복을 입고 | 송림만에서 | 이른 봄에 | 가뭄 | 시험 | 서울 | 구학문과 신학문 | 이별 | 압록강은 흐른다 | 기다림 | 대양에서 | 해안


책속에서
태곳적부터 나의 고국과 이 끝없이 넓은 만주 땅을 갈라놓은 국경의 강은 쉬지 않고 흐르고 있었다. 이 곳은 모든 게 크고 어둡고 진지했다. 반면 우리 고향에서는 모든 게 작고 유쾌했다. 초가지붕을 올린 밝은색 초가집들이 언덕에 살짝 몸을 기댄 채 점점이 흩어져 있었다. 꽤 많은 굴뚝에서 벌써 저녁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저 멀리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산들이 잇달아 줄지어 있었다. 산들은 햇살에 빛났다. 저녁노을 속에서 한 번 더 번쩍 하고 빛이 나더니 산들은 서서히 푸르스름한 안개 속으로 모습을 감춰 버렸다. 나는 먼 남쪽에 있는 수양산이, 계곡과 시내가 있는 그 수양산이 보이는 듯했다. 또한 어렸을 때 저녁만 되면 가서 장엄하면서도 화려한 음악을 듣던 이층 탑 건물도 눈에 아른거렸다.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남쪽에서 바람결처럼 들려오는 게 분명한 그 천상의 소리가.
압록강은 쉼없이 흘렀다.
- 본문 중에서  접기


줄거리

다섯 살 미륵은 사촌 형 수암과 함께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함께 한학도 공부하고, 서예를 배우며 바지에 온통 먹물을 들이기도 하고, 몰래 꿀을 훔쳐 먹거나 연을 만들다 들켜 호되게 꾸지람을 듣기도 한다. 달이 밝은 밤, 마당 한쪽에서 아버지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얻어 마신 술 몇 잔에 취해 어머니 앞에서 귀여운 주정을 부리기도 한다. 고을 근처의 절이나 관청에서 본 아름다운 풍경은 미륵의 유년 시절을 더욱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그러면서 미륵은 조금씩 자라 신식 학교에 다니며 서양에서 건너온 학문의 세계에 빠지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의 소년 시절에는 쉼표가 찍힌다. 어머니의 권유로 다시 공부에 매진하여 의학 전문학교에 진학한 미륵은, 3?1운동에 가담했다가 일본 경찰을 피해 중국으로, 다시 독일로 망명한다. 고향과 가족에 대한 짙은 향수에 시달리던 미륵은 고향에서 온 첫 소식으로 어머니의 부고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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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미륵 (지은이) 

황해도 해주 출생, 본명은 의경. 소년기부터 개화기와 경술국치, 일제치하를 겪고, 끝내는 망명길에 올랐다. 어려서는 한학을 배웠고, 신식 중학교에서 신학문을 처음 접했다. 경성의학전문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했고, 이후 일제의 탄압 대상이 되어 이를 피하고자 압록강을 건너 유럽으로 향했다. 상해임시정부 소속 항일단체였던 대한청년외교단에 가담하여 일본의 식민정책의 부당함을 알리는 외교 시보를 발행했다. 프랑스를 거쳐 1920년 5월, 독일 땅에 도착하여 의학과 동물학을 전공했다.
1931년에 독일 잡지에 단편 「하늘의 천사」를 발표한 뒤 1950년에 위암으로 타계할 때까지, 한국 문화의 역사적 전통성과 독특한 개성을 독일인들에게 소개하는 글과 서양의 이율배반적인 사고와 편견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독일어로 발표했다. 
특히 1946년 발표한 자전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수많은 독일인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았고, 1948년에는 뮌헨대학 동양학부 외래 교수로 초빙되어 한국 민속학 및 동양 철학을 강의하는 교육자로서의 삶도 살았다.
또한 이의경과 이미륵이 동일 인물임이 인정되어 1990년에 독립유공훈장을 받았다. 여전히 독일과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삶과 문학을 기억한다. 매년 뮌헨 인근에 있는 묘소 앞에서 이미륵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리고 있으며, 한독수교 130년을 맞은 2013년에는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단편집으로는 『이야기(무던이)』(독일 에오스출판사, 1972), 장편소설로『압록강은 흐른다』(독일 피퍼출판사, 1946),『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독일 에오스출판사, 1982)가 있다. 접기
최근작 : <새롭게 만나는 우리 명작 한빛문고 18종 세트 - 전18권>,<압록강은 흐른다>,<새롭게 만나는 우리 명작 한빛문고 1~20 세트 - 전20권> … 총 41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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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용 (옮긴이) 

독일 문학을 전공하고 아동문학 작가와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새벗문학상,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 푸른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고래와 래고》, 《알파고의 말》,
《나는 “나표” 멋쟁이!》, 동화책으로는 《내 사랑 치킨치킨》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무리 먹어도 배고픈 사람》, 《여우는 거짓말 안 해!》 외 다수의 아동문학 작품과 시집 《나,
살아남았지》, 《헤르만 헤세 시집》, 청소년 소설 《집으로 가는 길》, 《2백년 전 악녀 일기가 발견되다》, 《데미안》, 소설 《두 번 태어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여러
권, 교양 도서 《우리 함께 죽음을 이야기하자》, 《동물은 왜?》, 《둥글둥글 지구촌 문화 이야기》가 있다. 현재 판타지 장편동화 《백설왕자》를 집필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나는 “나”표 멋쟁이!>,<알파고의 말> … 총 6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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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 독일인들의 기억 속에 아련히 남아 있는 독일문학 작가이자
항일 독립운동가였던 이미륵의 대표적인 자전소설

2008년 11월 14일, 한독 수교 125주년을 맞아 한국 서울방송사(SBS)와 독일 바이에른방송사가 공동 제작한 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가 방송되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올 여름 영화로 상영되기도 했다. 원작은 이미륵 작가가 독일어로 쓴 동명의 자전소설 『압록강은 흐른다』이다. 생전에는 고국의 독자들에게 그가 쓴 아름다운 문장 한 줄 읽히지 못했으나, 60여 년이 지난 지금 독일 뮌헨 근교 그레펠핑의 차가운 무덤 속에 누워 같은 피를 가진 한국인들에게 이 드라마를 통해 널리 알려진 작가 이미륵은 누구인가.
1899년 황해도 해주 만석꾼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경성의학전문학교 3학년 때 3.1운동에 가담하였다가, 일본 경찰을 피해 상하이에 머물며 임시 정부 산하 대한적십자회 십자대 회원으로, 대한민국 청년 외교단 편집원 편집부장으로 활동한 항일 독립운동가. 이후 독일로 망명하여 독일 대학에서 의학, 동물학, 철학, 생물학을 공부하고 이학박사 학위까지 받았으나, 전공과 상관없이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학 등을 가르치며 독일어로 작품을 썼던 독일문학가. 이국땅 독일에서 독일인들의 사랑을 받았고, ‘독일 최초의 한국 문화 대사’라는 별명을 가진 동양인 작가. 그러나 나치 치하의 독일에서 돌아갈 곳도, 더 이상 갈 곳도 없이 끝내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한국인. 그는 광복 이후에도 고국의 흙을 만져 보지 못하고, 6?25가 발발하기 석 달 전 위암으로 타계하여 결국 독일에 영원한 안식처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그가 죽은 지 10여 년 만에 그의 작품이 한국어로 처음 번역되면서 드디어 국내 독자들에게도 그를 사랑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중국 국적으로 독일에 살면서, 독일문학사의 한 면을 장식하였다. 그의 작품은 독일어로 쓰였기에 독일문학에 속하지만, 작품 속에는 이국의 그 어떤 것도 대체할 수 없는 한국의 혼이 살아 있다. 193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 심혈을 기울여 쓴 『압록강은 흐른다』는 그러한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정수로 손꼽히는 자전소설로, 출간 후 독일 문단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 제2차 세계대전 후, 피폐해진 독일인들의 마음을 울린
어느 한국인의 낙원 같은 어린 시절 이야기

『압록강은 흐른다』는 1946년 출간 직후 유럽 신문에 100여 편에 달하는 서평이 실렸고, ‘독일어로 쓰인 올해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 초판은 매진되었고, 독일 문단은 ‘이미륵’으로 술렁였다. 10여 가지 언어로 번역되고, 독일 김나지움 국어 교과서에 부분적으로 실리기도 했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 피퍼출판사에서 처음 펴낸 책으로, 피퍼출판사 사장은 자신이 출간한 책들 중 가장 훌륭한 책들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은 굳이 묘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전 세계인들에게 끔찍한 악몽이었던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나치 정권 하에 있던 독일인들은, 전쟁이 끝난 후 그들의 황폐해진 삶을 무엇으로 위로할 수 있었을까. 그들은 그들이 잃어버린 ‘낙원’의 시간을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었을까. 그때 이미륵의 포근하고 소박하며 간결한 문장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독일인들이 되찾고 싶었던 평온한 삶의 한 자락이 머나 먼 동쪽 나라에서 보낸 어느 동양인의 어린 시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것이다. 전후 독일인들에게 ‘위로’이자 ‘보상’이었던 『압록강은 흐른다』는 그렇게 독일인들의 가슴속에 아련히 남아 있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이미 몇몇 국내 출판사에서 발간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 독문학 박사이며 시인이자 동화 작가인 이옥용 씨가 좀 더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하여 작품의 느낌과 의미를 고스란히 되살려 냈다. 이미륵의 작품을 처음 읽는 독자는 독일인들이 느꼈던 ‘포근하고 소박하며 간결한 문장’의 맛에, 이미 작품을 읽어 본 독자는 다른 번역본에서 읽지 못했던 더욱 촘촘한 번역문의 맛에 젖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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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9.2
     
6학년 읽기 책에 나온 작품. 딸아이가 사 달라고 조른 지가 언젠데 이제야...  구매
소나무집 2010-12-12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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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가 양이 적더라고여. 다른 시리즈도 많이 나오던데 아무튼 책 재밌게 잘 봤고여^^ 그림 누가 그렸는지 잘 그렸더라고여. 책 잘 봤습니다.^^  구매
아카시아꽃 2013-01-07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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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륵선생님의 삶과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  구매
리아 2010-09-0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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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개화기, 옛것과 새것 사이의 조선

 소설의 여러 부분에서, 작가는 구학문과 신학문, 동양의 유교적 사상과 서양의 과학적 사상이 충돌하던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 그중 하나는 ‘나’가 신식학교에 대해 ‘어진이 누나’와 이야기 하는 부분이다. ‘나’는 조선의 전통적 학교였던 서당에 다니다 서양학문을 가르치는 신식 학교에 진학한다. 하지만 가운데 누나였던 ‘어진이 누나’는 신식 학교의 교과서를 보고는, “한자도 없고 깊은 뜻을 지닌 문장도 없어”라며 ‘나’가 쓸모없는 것에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면 기차를 만들 수 있고, 전력을 이용해 불을 켤 수도 있기 때문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용마 형’과 마을을 돌아다니며 신식 학교의 좋은 점을 말하며 아이들을 신식 학교에 보내도록 설득할 때에도 당시 조선인들의 신학문에 대한 인식이 드러난다. ‘용마 형’과 ‘나’는 한 집에 가서 신식 학교의 좋은 점을 말하려고 한다. 하지만 집주인은 곧바로 문을 닫아버리고, 열어주지 않았다. 당시 조선인들은 신학문을 나쁜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리고 신학문과 함께 나쁜 시대가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용마 형’은 나쁜 시대가 아닌, 새로운 시대가 찾아온 것이라고 여겼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어느 관점이 옳은지는 쉽게 말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당시 상황과 결과를 생각해보면 새 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이 더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도 적용된다고 느꼈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 사고의 유연함과 습득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고, 더 나아가 주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문을 할 때에도 이 능력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전 세계에서 새롭게 발견된 내용들이 쏟아지는데, 이 지식들을 따라가라면 당연히 새로운 내용이라도 잘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읽으며 개화기 당시 옛것과 새것 사이의 갈등을 알 수 있었고, 이 갈등 속에서 새것을 받아들이기로 한 지식인들에 의해 조선이 움직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생소하고 처음 접해보는 지식이라도 그것이 논리적으로 옳고 근거가 있으면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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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2017-06-19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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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2학기 읽기에 실린 '옥계천에서' 원작, 수채화 같은 1910년대 새창으로 보기
초등 6학년 2학기 읽기 책 셋째 마당 2단원에 실린 '옥계천에서'의 원작소설이다. 소설보다는 동화라고 해야 더 어울릴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풍경이다. 3.1운동 이후 쫒기듯이 독일로 건너간 이미륵 선생이 독일어로 쓴 자전소설로 1946년 독일에서 출간된 작품이다. 독일인들의 눈에는 동양의 신비로운 풍경이, 우리가 어린왕자에 끌리는 것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어로 쓴 가장 빼어난 문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독일 중학교 고과서에 실렸다.  

우리 교과서 읽기에는 이미륵(1899~1950) 선생과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옥계천에서' 전문을 실었다. 교과서에 실린 정규화 번역의 다림출판사 글보다 이옥용 번역의 보물창고 책이 훨씬 더 매끄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살려냈다. 우리말로 된 '압록강은 흐른다'를 읽고 싶은 소망을 스스로 번역하면서, 작가의 느낌과 생각이나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내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며 작업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말로 쓴 원작이 없으니 최선을 다한 번역으로 접하는 것도 다행이다. 아래 사진은 교과서에 실린 전문이다. 






 아래 사진으로 교과서에 실린 '옥계천에서' 첫 부분을 비교해보면 번역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이미륵 선생의 기억에 남은 유년기 추억부터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던 기억, 신식학교에서 받은 서양식 교육과 경성의전 재학 중 3.1운동에 참여했다 독일로 망명한 것까지 나온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 식민지 조선의 문제를 크게 다루진 않는다.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과 정서를 전달하려고 노력했음이 엿보인다. 자식에 대한 사랑을 조용하고 온화하게 표현하면서 단호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은 참으로 바람직해 보인다. 딸 셋을 낳고 미륵불에서 사십구일 기도를 올리고 얻은 아들이라 아명을 미륵이라 했고, 작가는 이의경이란 본명을 두고 필명으로 썼다.  

사촌 수암형과의 유년기는 그야말로 악동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미륵은 조용히 수암형을 숭배하며 따랐지만 의외로 만만찮은 고집을 보여주는 아이였다. 짖궃은 장난으로 얼룩진 유년기를 아름다운 수채화로 그려내,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다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돌아간 작가의 삶에 짠한 마음이 든다. 신식학교에 가거나 휴교하는 것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뜻에 따라 순종했고, 독일로의 망명도 어머니를 근심시키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단행했는데, 우여곡절을 거쳐 독일에 도착한 6개월 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누이의 편지를 받았으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아버지와 바둑을 두거나 술잔을 나누는 모습이 어찌나 좋아 보이던지 우리 아이들에게도 읽어주었다. 몰래 술을 나누다 어머니에게 들킨 아버지와 두 잔 술에 취한 아들이 나눈 대화는 사랑스런 장면이다.이 장면을 읽고 나서 우리 삼남매에게 제안을 하나 했다. 고2를 앞두고 있는 아들녀석이 학교에 다녀오면 두어 시간씩 하는 컴퓨터 게임을 끊으면, 가족 모두 까투리에서 맛난 안주에 생맥주를 사겠다고 했더니 그날로 게임을 딱 끊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은 넷째 일요일이니, 그 전 토요일에 한턱 쏘는 일만 남았다.^^ 술은 어른한테 배워야 한다고 했으니, 열두어 살에 아버지와 술을 나눈 미륵과 비교하면, 중3, 고2, 대딩이니까 술 한 잔 사줘도 될 나이다. 

 
  "술을 조금 마셨다고 애한테 해로운 건 아니에요. 하지만 내가 외로우니 친구가 있어야 해요."
"오늘 한 번만 봐 주는 거예요!"
"아, 시인에게 술은 정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걸 어머니가 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버지, 그렇지? 아니, 아버지께는 존댓말을 써야지요. 그렇지요, 아버지?" 
"그러게 말이다." (79쪽)  
 
 

요즘 도시 아이들에겐 이 책에 나오는 놀이나 정서에 공감하긴 어렵겠지만, 나이가 제법 든 어른들이라면 잊고 있던 유년기의 추억을 되살리기에 좋은 책이다. 바쁜 일상과 도시생활에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유년기의 추억을 되짚어 보는 감흥에 취할 만한 책이다. 박완서 선생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 그려진 유년의 풍경처럼,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수채화를 감상하는 독서였다. '무던이'와 같이 읽어보면 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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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1-18 공감(3) 댓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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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쓴 '조선, 조선인', 압록강은 흐르고...

이미륵. 그가 어찌하여 독일까지 건너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독일에 살면서 얼마나 절절한 그리움으로 조선을 생각하며 이런 수필들을 남기게 되었는지... 잘 보여주는 글이다. 

이 책은 젊은이보다는 인생을 지긋하게 되돌아보게 되는 나이의 중년에게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의 회상이라든지, 농경 사회 특유의 변하지 않는 진한 문화의 흥취는 독한 청국장 냄새를 구수하다고 느낄 정도의 연배는 되어야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이다. 

양반집, 대지주의 아이로 자란 이미륵에게 어린 시절은 그야말로 포근한 태내의 추억이었다.
주변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은 이미륵보다 훨씬 생동감 넘치지만, 결국 그들은 조선의 민중이었고, 이미륵은 고요한 세상의 중심을 매끄럽게 미끄러져 들어가던 사람이었다.
그에게 추억된 고향과 조선은 넉넉하고 아름다운 '고요한 아침의 나라'였던 모양이다. 

이미륵의 이 글은 머나먼 타국에서 고향잃은 <디아스포라>가 되어 날마다 떠오르는 고향의 초가와 저녁 연기, 조선말과 된장국 냄새...를 적은 것이지만, 그러기에 조선의 어린 시절을 명징한 언어로 살갑게 적어낸 작품이라는 데 그 가치가 있다. 

쓰러진 아버지를 침으로 고쳐낸 이의원, 그리고 돈을 밝히던 그의 죽음...(65)을 담담하게 적고있는 그의 글은 옛이야기 들려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한자도 없고 깊은 뜻을 지닌 문장도 없어, 이런 책들을 읽으면 네가 현명해질 것 같니?"(100)
신식 학교를 다니는 동생에게 누이는 이런 말을 한다. 조선인의 어리석은 자부심과 신문화에 대한 깔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한편 이런 자부심조차 강제로 해체당한 불쌍한 조선의 근대는 더 가엾다. 

그의 이 책은 짧은 수필들을 집대성 한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어린 시절, 이 나라는 평화로웠다.(143)"는 것이 그의 생각을 요약한 것 같다. 지주의 아들답다. 가출을 결행했던 그가 무기력하게 소작인들의 시골마을로 돌아갔을 때, <이제 나는 소음으리고는 전혀 없는 이 고요한 마을에 다시 돌아온 것>(154)이라고 느낀 것도, 그가 얼마나 양반집 도령이었는지, 세상의 거센 풍파를 감당할 넉넉한 양수 속에서 배냇짓하던 태아에 불과한 사람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드디어 서울 생활을 하면서 근대 의학을 공부하는 이미륵.
"남쪽 새 일본인 구역인 그곳에서는 아직도 수없이 많은 불빛이 반짝거렸고, 북쪽에서는 옛 조선이 어둠 속에 잠들어 있었다. 삼각산 위에는 칠흑같이 검은 밤하늘이 펼쳐졌고, 오래된 창덕궁은 과거 속으로 침묵하고 있었다."(179)
시골의 책상물림에 비하면, 훨씬 성장한 관찰자의 시선을 보여준다. 역시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 

'언제나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는 없는 노릇'(238)이란 말은 그의 어린 시절이 드디어 성인기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잠들었던 조선인들이 깨어나는 구절이기도 하다. 실제를 방기하고 사변 중심으로 흘렀던 조선의 풍조는 새시대와의 만남에서 처절하게 깨져버렸던 것의 방증이라고 할까? 

그의 글은 3.1운동 이후의 혼란기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데서 마친다.
옮긴이의 글과 연보를 통해 이미륵의 이후 상황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이런 글들을 읽으면 나는 꼭 다른 생각이 든다.
현대처럼 '가족'이라고 하면 아내와 자식들...이 우선인 우리들과는 관점이 전혀 다른 시대의 그들의 글을 읽다 보면, 아내와 자식들에 대한 생각 자체가 지나치게 관념적이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 

정지용의 시 '향수'와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르고...'는 마치 한 가지 주제를 두고 여러 가지 변주를 울리는 한 사람의 작품인 것처럼 들리는 것이다. 

1연에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듯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울던 고향' 이야기로 '어린 시절의 고향'을 마음 가득하게 담아 두고,
2연에선 '가족'의 중심인 '늙으신 아버지'가 등장한다.
3연에서 '어린 시절의 놀이', 그 유년의 추억이 떠오른다. 여기까지 아주 절절하지만,
4연에서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등장한다. 그미는 나를 보지도 않는다.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을 주울 뿐.'
마지막 연에서 '하늘에 성근 별을 배경으로 초라한 지붕 아래 더러는 앉고, 더러는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원경'으로 고향에서 마음은 멀어진다. 

이런 디아스포라의 노스탤지어에서 차지하는 '아내'의 비중은 어린 시절 친구, 친척에 비하여 하찮고 또 하찮은 것이다.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래 보인다.  

제 마음을 드러내 놓지 않는 것이 남자다움이라 생각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절절한 애비의 마음이 드러난 정약용과 김구의 편지글들은 눈물겹게 정겹다.
김구의 '백범일지'도 결국 두 아들에게 남긴 이야기일 뿐이니... 

근대 조선의 개항기, '한 남성의 미세사'로 압록강은 흐른다. 그렇지만, 그는 결국 조선의 땅을 밟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눈을 감았다. 인간의 삶은 그렇게 슬프고, 또 그렇게 작은 것이다. 

이 책을 만날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제목을 '압록강은 흐르고...'로 번역하는 게 낫지않을까 하는 것이다. '흐른다'로 단정짓기보다는, 이국 땅에서의 작가가 아련한 시선으로 동쪽을 바라보면서 적었을 'Der Yalu fliesst'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읽어 그 의미를 가미한다면... 연결 어미를 붙여 주는 것도 꽤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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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1-05 공감(0)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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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륵 선생님의 일생

독일에서 타계하신 조선의 학자, 이미륵 선생님. 어릴적에 진취적인 아버지 밑에서 신식교육을 받으며 자랐던 그는, 대학생이 되어 유럽행 증기선을 타고서 독일로 향했다. 독립운동가로 떠나서 조국의 땅을 밟지 못한채 세계에 한국에 대해 알린 작가, 이의경. 그의 삶을 그의 자전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통해 살펴본다. 

시작은 미륵 자신과 미륵과 매우 친했던 수암 형의 소박한 어린시절이다. 부유한 지주의 막내아들이었던 미륵은 어릴 적부터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났고, 미륵의 아버지는 동생을 잃고서 동생의 아내와 그 아들, 남편을 잃은 누나와 그 아들등을 보살펴야만 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졌고 결국 그는 미륵이 보는 앞에서 타계했다. 후에 미륵은 아버지가 남긴 재산으로 계속 교육을 받으나, 당시의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우리나라 말을 잃는 것과 역사가 왜곡되는 사실등을 매우 두려워했다. 

재독 교포로서 생을 마감하신 이미륵 선생님의 이야기는 3부작 역사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로 만들어지기도 했으며, 60년가까이의 세월이 넘은 그의 소설은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다. 그가 비록 좋은 환경에서 자라 좋은 교육을 받았던 점은 사실이지만, 그와 같은 환경에서 자신의 재산을 모두 도박이나 노는데 탕진하는 사람도 많다는 점을 보았을 때 그는 정말 좋은 부모님 밑에서 훌륭하게 자라,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는데 공헌한 독립 운동가라는 사실이 실감이 난다. 

우니라아 사람의 작품이 세계 10개국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간결하고 소박한 문체와 마치 낙원같았던 그의 유년 시절을 통해서 사람들은 크나큰 위안을 얻었다. 그는 압록강은 흐른다의 속편인 2부와 3부를 병이 깊어지자 직접 태웠다고 하는데, 그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 1부에서는 유넌시절부터 그의 청년시절까지의 이야기가 나와있지만 2부와 3부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다루었을지 참으로 궁금한 일이다.

지금도 독일에서는 일제의 탄압을 피해서 건너가 우리나라를 알리려 노력했던 사람들의 자손들이 남아 그들의 조상을 기리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강, 압록강은 끊임없이 흐른다. 그 누구도 강의 흐름을 막거나 강을 흐리게 할 수는 없다. 강의 흐름을 막으면 둑이 터질 것이고, 강을 흐리게 하면 다시 새로 흐르는 물이 깨끗이 정화할 것이니 말이다. 언제나 맑고 깨끗하게 흐르는 압록강과 같이 우리나라의 역사도 밝게 흘러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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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철 2009-10-1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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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삶 속에 녹아난 역사 들여다보기


가끔 당연히 읽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책이 사실은 제목이 너무 익숙해 읽지도 않았는데 읽을 걸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아주 당연하단 듯이...

이 책은 한빛문고의 대표적인 도서이기도 하고 고학년들에게 권장도서로 많이 추천되는 책이기도 하다. 애들은 벌써 다 읽었던 모양인지,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책이 바뀌었나 하는 것 같았다.^^

이미 우리나라보다 먼저 독일에서 주목받아 좋은 평가를 받은바 있는 이 책은 방송 드라마로도 방영되면서 잠깐 이미륵 작가가 재조명되기도 하였다.

소박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의 이야기를 자전적 소설로 써 내려간 이야기는 간결한 문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폭발적 반응’이란 카피 문구에 어떤 점이 그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가 궁금했다. 내 이해력 부족인지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독서력 때문인지 책을 덮고 나서도 완전히 그 궁금증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동양적 정서? 전후 독일인의 상처를 보듬어 줄 만큼의 인간미 넘치는 소설적 내용이? 그것도 아니면 유년 시절의 평화로움을 통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일까?

어쨌건 그건 행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 문제이고, 내가 이 책에서 두드러지게 보였던 것은 자전적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조각조각 흘린 역사를 꿰어 맞추는 재미였다. 딱히 역사 소설이 아닌 자전 소설에서 흔하다면 흔할 수도 있겠지만 유난히 이 책에서 그러한 부분이 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어릴 적 한학을 배우며 사촌형인 수암과 개구 졌던 유년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전반부에 분량을 많이 할애하여 묘사하였고 이후 신대륙에서 들여온 유럽의 학문을 배우기 위해 신식학교를 들어갔고 모든 게 낯설기만 했다. 유리창 많은 교실, 고등 산수, 지리학, 천문학 등은 그동안 공자 왈, 혹은 맹자 왈,로 시작하는 한문으로 쓰인 고전과는 너무나 달랐다. 이렇게 옛것과 새로운 것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풍습과 우리 강산의 모습 등 문화적인 면을 조금 더 부각시킨 듯 했다.(관찰사 취임식이나 아기를 낳고 싶어 하는 여자들을 위해 대신 기도해 주는 여자인 대원 어머니에 대한 부분, 초가지붕을 이을 새끼 꼬기 등)

그리고 미륵의 아버지는 가부장적이며 공명심 많고 엄격한 선비였지만 새로운 학문에 대한 편견이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미륵이 신학문을 배우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임금님의 옥새가 찍힌 포고문을 통해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합병되었다는 사실에 집 안팍의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그 와중에 아버지마저 돌아가신다. 이것으로 미륵의 유년은 마침표를 찍는다.

미륵은 어머니의 바람대로 공부를 계속하여 서울 의학 전문학교를 다니게 된다. 이때 삼일 운동에 참여하여 전단을 돌린 미륵은 일본 경찰을 피해 고향으로 간다. 어머니는 미륵에게 유럽으로 가라고 권유하고 일단은 중국으로 도피하여 독일로 가는 여정이 그려진다.

어머니가 며칠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편지를 받는 그림이 고향 송림만에 휘몰아치는 눈 오는 풍경에 오버랩되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산수화 같은 풍경과 정적(?)이 느껴진다. 여전히 압록강은 흐를 것이다. 앞으로도. 그리고 우리의 역사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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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09-11-26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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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지은이),와이 (그림),엄혜숙 (옮긴이)
계수나무2021-11-30 원제 : Der Yalu Fliesst


책소개

이미륵의 대표작으로, 1946년 독일에서 발표되어 지금도 독일의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읽혀지고 있는 작품. 작가 자신의 성장 과정과 역사적인 배경들을 소박하게 서술함으로써 외적인 경험과 내적인 성장 간의 조화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교양소설이다.

사촌 수암과 보낸 소년 시절, 글과 예의범절을 배우는 학교와 시골 이야기는 어린 주인공의 순수한 인간성이 성숙되는 과정을 잘 보여 준다. 또 구식 문화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인공이 아버지의 안내로 새로운 학문과 세계에 눈뜨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한편 작품 곳곳에 옛것과 새것의 만남, 전통 문화와 새로운 문화의 만남, 옛 학문과 새 학문의 만남과 부딪힘이 그려져 있어, 동서양의 대면을 자기 자신 속에서 완성해 보려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유려하고도 간결한 필치의 독일어로, 우리 나라의 풍습과 산하, 그리고 인정을 서정적인 문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목차
이미륵 문학선집을 기리며 - 그는 한국 최초의 문화 대사였다

내 사촌, 수암
독약
저녁 산책
칠성
두 어머니
아버지
신식 학교
시계
여름 방학
옥계천에서
옛날 아이
송림 마을에서
가출
가뭄
입학 시험
서울
구학문과 신학문더보기

책속에서
나는 사흘이 넘도록 밖에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가는 길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다. 송림 마을의 산줄기가 보이는 곳까지 단조로운 황톳길이 끝없이 뻗어 있었다. 이제 나는 아무런 소음도 없는 고요한 이 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어디선가 암소 우는 소리가 들렸고, 굴 바위에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한밤중에 창문을 열자 해안까지... 더보기
저자 및 역자소개
이미륵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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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해주 출생, 본명은 의경. 소년기부터 개화기와 경술국치, 일제치하를 겪고, 끝내는 망명길에 올랐다. 어려서는 한학을 배웠고, 신식 중학교에서 신학문을 처음 접했다. 경성의학전문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3·1 운동에 동참했고, 이후 일제의 탄압 대상이 되어 이를 피하고자 압록강을 건너 유럽으로 향했다. 상해임시정부 소속 항일단체였던 대한청년외교단에 가담하여 일본의 식민정책의 부당함을 알리는 외교 시보를 발행했다. 프랑스를 거쳐 1920년 5월, 독일 땅에 도착하여 의학과 동물학을 전공했다.
1931년에 독일 잡지에 단편 「하늘의... 더보기
최근작 : <새롭게 만나는 우리 명작 한빛문고 18종 세트 - 전18권>,<압록강은 흐른다>,<새롭게 만나는 우리 명작 한빛문고 1~20 세트 - 전20권> … 총 41종 (모두보기)
와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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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에서 태어났으며,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다. “우리 독도에서 온 편지”, “목장”, “할아버지 방패”, “풀꽃”, “나는 지금 네가 보고 싶어”, “무던이”, “압록강은 흐른다”, “어머니”, “이미륵의 이야기”, “외쏙독이”, “떠돌이 개 깽깽이” 등의 작품을 쓰고 그렸다. 오랫동안 방송 광고 필름(CF)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직접 쓴 시나리오로 영화도 연출 제작했다.
최근작 : <엄마를 위하여> … 총 16종 (모두보기)


엄혜숙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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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독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인하대학교와 일본 바이카여자대학에서 아동 문학과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그림책 번역과 창작, 강연과 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 《비에도 지지 않고》, 《은하 철도의 밤》, 《작가》, 《끝까지 제대로》, 《난 커서 어른이 되면 말이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 등이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세탁소 아저씨의 꿈》, 《야호, 우리가 해냈어》, 《나의 초록 스웨터》 등의 그림책과 산책 일기 《100일 동안 매일》이 있습니다. 접기
최근작 : <떼쟁이 쳇>,<교실에서 권정생 읽기>,<똑똑 누구야 누구?> … 총 50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미륵 문학 선집1-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의 대표작으로, 1946년 독일에서 발표되어 지금도 독일의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읽혀지고 있는 매혹적인 작품이다. 작가 자신의 성장 과정과 역사적인 배경들을 소박하게 서술함으로써 외적인 경험과 내적인 성장 간의 조화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교양소설이다. 사촌 수암과 보낸 소년 시절, 글과 예의범절을 배우는 학교와 시골 이야기는 어린 주인공의 순수한 인간성이 성숙되는 과정을 잘 보여 준다. 또 구식 문화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인공이 아버지의 안내로 새로운 학문과 세계에 눈뜨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한편 작품 곳곳에 옛것과 새것의 만남, 전통 문화와 새로운 문화의 만남, 옛 학문과 새 학문의 만남과 부딪힘이 그려져 있어, 동서양의 대면을 자기 자신 속에서 완성해 보려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에는 읽다 보면 저절로 가슴이 따뜻해지는 장면이 여러 곳 나온다. 아버지와 아들이 달밤에 나무 아래에서 시를 읊으며 술을 마시는 장면이라든가, 함께 냇가로 가서 목욕하는 장면은 어떤 세계 명작에서도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또 미륵이 서울로 공부하러 가기로 마음먹자, 학교 친구들과 선배들이 돌아가며 미륵에게 자신이 잘하는 과목을 가르쳐 주고 함께 공부하는 장면도 인상 깊다. 서로 경쟁적이 되어 공부하는 요즘 학생들에게 진정한 공부란 어떤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압록강은 흐른다"의 줄거리
유려하고도 간결한 필치의 독일어로, 우리 나라의 풍습과 산하, 그리고 인정을 서정적인 문장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모두 2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대 역사의 격동기인 구한말에 태어난 주인공 '나'는 어릴 때는 서당에서 한학(漢學)을 공부하였으나 개화의 급박한 물결과 함께 신식 중학에서 서양식의 교육을 받게 된다 그러나 건강이 나빠져 학교를 중단하고, 혼자서 강의록으로 계속 독학하여 의학 전문 학교에 입학한다. 3학년이 되던 해 3·1운동이 일어나 '나'는 피끓는 젊은 학도로서 조국의 기구하고도 불행한 운명에 울분을 품고 동료 대학생들과 더불어 전단을 인쇄하고 살포하는 등 항일 운동을 주도한다. 그러나 단말마적인 일제의 폭압에 결국 '나'는 상해로 망명하고, 상해에서 다시 우여곡절 끝에 유럽으로 향한다. '나'는 파리에 도착하여 독일에서의 학업을 꿈꾼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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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8.9
     
이틀만에 다 읽었다... 이미륵 선생의 마음을, 책을 읽어야 느낄 수 있다  구매
산강바람 2009-08-12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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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그 강가에서 새창으로 보기 구매
다하지 못한 말을 아마 글로 남겼으리라. 먼훗날 고국의 모든 이가 격동의 한 세월 속에 살았던 선생과 당시 우리 민족의 아픔을 두고두고 기억하여, 다시는 고국 잃는 설움 갖지 말라고 그런 바램으로 썼으리라. 218쪽, 마을  길 멀리까지 선생을 바래다주는 어머니와 헤어지는 장면, 어머니의 당부 말씀을 읽을 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넌 겁쟁이가 아니란다." 

내내 말없이 길을 가다가,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너는 때로 낙심하는 일이 있었지. 그래도 너는 네 일에 성실했다. 나는 너를 크게 믿고 있단다. 용기를 내거라. 너라면 쉽게 국경을 넘고, 결국에는 유럽에 도착할 수 있을 게다. 내 걱정은 하지 말아라. 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마. 세월은 정말 빨리 간단다. 우리가 다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너무 슬프게 생각하지 말아라. 너는 나에게 정말로 많은 기쁨을 주었단다. 자, 얘야! 이제는 혼자서 네 길을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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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강바람 2009-08-12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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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정규화/다림) 새창으로 보기 구매
우리나라 출신의 독일 작가가 모국과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쓴 작품이다. 일찍이 범우사에서 반복하여 소개하였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게 뭐지, 하며 가벼이 넘겼는데 문득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때마침 아이들에게 읽힐 만한 적당한 책도 찾고 있었기에 주저하지 않고 펼쳐들었다.

 

구한말 황해도 해주 출신의 작가는 경성으로 유학 왔으나 삼일운동에 가담한 후 체포를 피해 유럽으로 도피한다. 독일에 정착한 작가는 현지인들에게 낯선 자신의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소개를 겸하여 자전적인 작품을 독일어로 집필한다. 이 소설은 당대 가장 빼어난 독일어 문학작품으로 평가받아 교과서에도 수록될 정도였다. 이 정도까지 대략적인 작품 소개라고 할 수 있다.

 

1940년대의 독일 사람에게 있어 작가는 낯선 나라의 일개 동양인에 불과했을 것이며, 한국, 혹은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라는 인식밖에 없었을 것이다. 제아무리 유구한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식민지는 찰나에 불과하다고 강변해봤자 그들에게 먹혀들 리 없을 터이니 작가는 차라리 모국을 배경으로 아름답고 정겨운 경치와 소박하고 따뜻한 사람들, 화려하지 않지만 은근하고 독자적인 문화를 지닌 나라와 사람들을 글로써 소개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 것이다.

 

이 예술인이 발걸음을 조금씩 옮기며 흥이 나서 조용한 밤을 향해 타령을 계속 불어 대는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고, 말소리 또한 내지 않고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새 일본인 거리 남쪽에서는 수많은 불빛이 반짝거렸고, 북쪽의 옛 한국인 지역은 어둠 속에 잠들어 있었다. 삼각산 위에는 벨벳처럼 검은 밤하늘이 펼쳐졌고, 옛 창덕궁은 과거 속으로 잠겨 들었다. (P.164)

 

번역본만으로도 이토록 아름다운 글인데, 빼어난 독일어 원문으로 표현된 문장을 접한 이국인들의 감회는 어떨지 궁금함을 자아낼 정도다.

 

모국을 떠나온 지 약 이십 년이 지나버린 시점. 작가 자신의 입장에서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머나먼 조국에 대한 한 가닥 인연과 추억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으리라. 나이 들수록 선연해지는 향수와 어린 시절의 갖가지 추억은 그에게 가슴 속에만 담아두지 않고 글로 형상화하여 주변에 공유하길 요구하지 않았을까. 그리운 가족과 친구들을 비록 현실에서는 재회하지 못하더라도 문장 속에서나마 영원히 기억하고 싶었으리라.

 

이 작품은 또한 성장소설에 해당한다. 일개 철부지였던 소년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구한말 시골의 정서, 건강 악화로 인한 요양 생활과 일제 지배가 시작된 후 변질되는 사회 세태, 부모와 속 깊게 교감하던 장면들, 그리고 유학생활과 식민지배에 대한 반감과 전환되는 인식. 일경의 단속을 피해 불안과 초조에 숨어 지내던 체험, 그리고 목숨과 일생을 건 출국 시도. 연대기 순에 따른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어린이에서 소년을 거쳐 타지에 홀로 남게 된 당당한 청년에 이르는 성장은 개인과 시대를 함께 아우른다.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초기에 이르기까지 아직 때 묻지 않은 옛날의 우리네 사람들의 삶과 문화와 정서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으면 충분할 것이다. 두드러지거나 대단한 게 아님에도 문득 회상하면 정겨움이 배어나오는 그 아련함. 우리 아이들이 과연 그것을 알 수 있을까. 이미 백 년도 훌쩍 경과한 첨단 현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한편 그것을 알지 못한다면 참으로 딱하고 불쌍함마저 드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작가 이미륵의 독일에서의 삶도 평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의 혼란과 나치의 대두, 그리고 히틀러 치하의 독일과 제2차 세계대전. 그런 그가 꿋꿋이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잊지 못할 모국과 고향, 가족에 대한 그리움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작가가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지병으로 세상을 뜬 것은 차라리 다행이라고 하겠다. 비록 갓 오십을 넘은 이른 나이지만, 가뜩이나 별 볼일 없는 신생 국가가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사분오열되는 모습을 목도한다면 가슴은 찢어지고 말았을 테니.

 

표제는 작가가 중국으로 탈출하며 바라본 압록강의 풍경에서 가져왔다. 이제 떠나면 다시는 보지 못할 수도 있는 모국. 국경선을 따라 쉼 없이 흐르는 강줄기는 처연함마저 안겨준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 고국을 이 무한한 만주 벌판과 분리시키고 있는 국경의 강은 쉬지 않고 흐르고 흘렀다. 이쪽은 모든 것이 크고 어둡고 진지했으나, 저쪽은 모든 것이 작고 맑게 보였다. 초가집들이 언덕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벌써 저녁 연기가 이 집 저 집의 굴뚝에서 솟아올랐다. 저 멀리 맑은 가을 하늘 아래에 산들이 잇달아 늘어서 있었다. 산은 햇빛에 빛나고 있었고, 황혼의 아름다운 빛에 물들었다가 서서히 푸른 노을 속으로 잠겨 갔다. (P.187~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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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대나무 2018-06-12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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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고전은 있다. 새창으로 보기
어린 시절,

그 어린 시절이 사람마다 다르게 채색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주인공 미륵에게는 일제강점기로 접어드는 격동의 시간이라기보다는

그냥 시대가 변해가는, 모든 것이 신기한 따름인

티없는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일 뿐이다.너무도 어린아이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상>권을 읽었을 때는 그런 따뜻한 느낌.

 

그러다 <하>권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누구도 시대를 비껴나갈 수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상>권의 아름답고 순수한 이야기 때문에 그랬는지

<하>권을 읽을 때는 참으로 더 가슴이 아팠다.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문장 속에서도 까닭없는 눈물이 나올뻔했다.

 

생각해보니 좋은 글이 우리에게도 많이 있었구나 싶었다.

 

내 어린시절의 고전에는

전부 외국 동화나 외국소설이었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넘 재미있게 허클베린 핀이나 톰소여의 모험, 빨강머리 앤등을

읽었지만.... 목마름? 그런 것이 있었던것 같다.

아마도 그건 우리 고전에 대한 목마름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에게 우리의 아주 오래된 옛 고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우리 동화도 더 많이 읽혀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교과서에 실려 있어서 정말 궁금했었는데

전체를 읽어보니 오히려 생각보다 더 좋은 글이었구나 싶다.

 

잠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수업시간에 단편적인 부분만 읽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자유롭게 읽어오고 기억에 남는 장면을

자유롭게 얘기해본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우리가 공부하는 목표가 거기에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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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 2013-02-0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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