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2

Park Yuha - 관동대지진에서의 조선인 학살에 대해 직접 알고 싶은 분들께

Park Yuha - 관동대지진에서의 조선인 학살에 대해 직접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쉽게... | Facebook

관동대지진에서의 조선인 학살에 대해 직접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쉽게 읽히면서도 사태를 이해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속이 불편해질 만큼 끔찍한 이야기들이 이어지지만, 조선인들을 무차별 폭력으로부터 지키려 했던 일본인의 이야기나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것으로 속죄해 온 이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조금은 마음정화도 된다.
나는 오래전에 일본이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사죄를 하면 좋겠다고 쓴 적이 있다. 바로 <제국의 위안부>에서다.
이 문제 자체를 깊게 다루진 않았지만 다른 논문에서 ’지배자의 공포‘에 대해 언급한 무렵이기도 해서, 차별과 제거욕망을 만드는 ‘지배’의 문제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이 사건이 일본의 식민지지배사죄의 중심에 놓이기를 바라면서 언급했다.
하지만 일본은, 정부도 국민도 아직 그 준비가 된 것 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참사 ‘100주년’이 특별히 유감스럽기도 하다.
다만, 사죄란 사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그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조건적 비난이 현상황을 호전시킬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더 밝혀져야 할 게 많지만 우선은 희생자 숫자.
한국에선 대부분 사람들이 조선인 희생자가 6000명 이상이라고 믿고 있지만, 이 ’양심적‘인 책조차 그 숫자는 ‘1000명 단위‘ 일 것이라고 말한다.
신고/입건된 사건의 사망자는 233명이지만 신고가 안/못 된 희생자까지 넣어서 생각하면 그럴 것이라는 것.
한국의 피해자조사에서도, 인명이 특정된 건 아직 수백명 수준이다.
물론 수천명이 수백명이 된다 해서 사건의 심각성이 경감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사태를 만든 ’구조‘자체 니까.
6000이라는 숫자는, 관동대지진사태가 실은 10만명 이상의 일본인들이 희생당한 자연재해였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 오히려 현실미를 갖는 것 아닐까 싶다.
당시 지진으로 인해 무려 30 만채 가까운 집들이 불탔고, 사상자 90프로는 화재가 원인이었다는 통계도 있다.
그리고 또하나.
이 때 자연재해가 아닌 인간폭력의 희생자가 된 이들중엔 조선인뿐 아니라 중국인, 그리고 일본인 사회주의자/아나키스트들도 있었다는 점.
끔찍한 국가/민중 폭력의 대상은 꼭 조선인만이 아니었다.
1910년, 한일합방의 해는 일본에선 이른바 대역사건이라는 명목으로 사회주의자들이 일시에 검거된 해이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해엔 처형. 당시 국가폭력은 내외부를 가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13년후 일본인 아나키스트가 백주에 살해당한 것도, 천황제를 위협하는 공산주의—이른바 ’불온’ 사상을 조선인들에게 주입시킨 것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대지진 2년후에 공산주의자들을 억압하는 치안유지법이 공식적으로 시행된 건 그런 연장선상의 일이다.
조선인 학살도 그런 역사 속에 놓고 봐야 조금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당시 일본은, 가난한 사람들이 ‘적화’되기 쉽다고 생각했다.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태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혼란한 정국에서의 정보 오발신이 낳는 피해’ 는 특히,
과거 일만도 남의 일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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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g-Hee Han
    시의적절한,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꼭 찾아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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