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3

알라딘: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B. R. 마이어스 2011

알라딘: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B. R. 마이어스 (지은이), 권오열고명희 (옮긴이)   시그마북스   2011-12-01
  • 정가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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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북한의 정치체제에 대해 명쾌하게 분석한 책.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공산주의, 유교, 그리고 전시용 주체사상 이론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조선인들은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따라서 매우 고결하기 때문에 어버이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인종에 기반을 둔 북한 세계관을 굳이 전통적인 좌우 스펙트럼상에 위치시켜야 한다면, 극좌보다는 극우 쪽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사실 하나만 이해해도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과 냉정시대 방식으로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서구 세계 정책의 헛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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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Part 1 북한의 문화사
식민지 시대, 1910~1945년
소련 점령, 1945~1948년
전쟁과 재건, 1948~1966년
문화혁명에서 김일성 사망까지, 1966~1944년
고난의 행군, 1994~1998년
해방기, 1998~2008년
위기에 처한 북한, 2008년 이후

Part 2 북한 선전을 통한 북한의 이해
1. 조국과 신화
2. 김일성과 신화
3. 김정일과 신화
4. 외부 세계와 신화
5. 남한과 신화
결론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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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필자가 이 책에서 의도하는 바는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공산주의, 유교, 그리고 전시용 주체사상 이론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 북한의 이데올로기는 별로 복잡하지 않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조선인들은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따라서 매우 고결하기 때문에 어버이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인종에 기반을 둔 북한 세계관을 굳이 전통적인 좌우 스펙트럼상에 위치시켜야 한다면, 극좌보다는 극우 쪽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 사실 파시스트(Fascist) 일본의 세계관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북한에 ‘파시스트’라는 딱지를 붙일 생각은 없다. 이 용어를 이용하기가 너무 모호하기 때문이다.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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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친일파가 없었다고 남한 좌파와 미국의 역사가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가 주장하는 바와 달리, 해방 후 평양으로 이주한 거의 모든 지식인들은 어느 정도까지는 일제와 협력한 사람들이었다. 소설가 김사량처럼 특히 적극적으로 협력했던 몇몇 인물들은 사실상 서울에서 쫓겨났고, 북쪽은 그런 협력자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1981년에 북한에서 발행된 한 역사책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는 지난 날 공부나 좀 하고 일제기관에 복무하였다고 하여 오랜 인테리들을 의심하거나 멀리하는 그릇된 경향을 비판 폭로하시면서 오랜 인테리들의 혁명성과 애국적 열의를 굳게 믿으시고 그들을 새조국 건설의 보람찬 길에 세워 주시었다”라는 부분이 나온다. (김일성 형제도 중국에서 일본군의 통역관 노릇을 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소련 점령, 1945~194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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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에 김정일은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여 ‘경애하는 지도자’의 직함을 얻고 그 자신이 주도하는 터무니없는 우상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성스러운 백두산에서의 탄생(실제로는 소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에 대한 효도, 문화 분야, 특히 영화제작에 관한 전문적인 식견과 관련하여 많은 사실이 날조되었다. 외국인들은 부자 간의 권력 승계를 유교적 성향의 또 다른 증거로 보았지만, 김정일은 그의 아버지보다 한층 더 모성적인 인물로 부상했다. 한 소설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세상 어머니들 중의 어머니이시였다.”
-문화혁명에서 김일성 사망까지, 1966~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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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북한의 선전은 지적인 교육 장면들을 아주 싫어한다. 조선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순수하고 선하기에 자신의 본능을 따를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흔히 외세나 지주들에 대항해 격렬한 폭력을 휘두르며 지적인 구속의 틀을 깨부수는 것으로 그려진다. 당 간부들은 가르치는 인물이 아니라 양육하는 인물로 나타나며, 책벌레들은 부정적인 인물들로 묘사된다. 한마디로 스탈린주의가 본능보다 지성을 우위에 두었다면 북한의 문화는 그 반대를 지향한다. 그래서 북한의 삶에 어느 정도 동정하는 시각으로 접근한 영국 다큐멘터리가 2004년 평양에서 상영되었을 때, <정신의 국가A State of Mind>(2004)란 제목을 ‘마음의 나라’로 번역했다.
-1. 조국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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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편히 쉬는 모습은 절대 공개되지 않는다. 그의 옷은 소박하고 검소하며 대개는 단조로운 갈색이며, 지퍼로 잠그는 상의와 그에 어울리는 바지를 입는다. 아버지와 달리 그는 절대 정장을 하지 않는다. 화가들은 항일투쟁과 관련 있는 현장에 혼자 와 있거나 흠모의 마음으로 가득 찬 주민들을 마주하는 김일성을, 약간 외로운 듯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젊은 김정일을 흔히 그린다. 이것이 주는 메시지는 김정일이 조선민족을 너무 사랑해 그들에게 자신의 아버지까지 바쳤다는 것이다.
-3. 김정일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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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을 거의 전적으로 민족주의적이고 도덕주의적인 논리로만 비난을 하는 북한 선전은 남한의 경제적 풍요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과장하기까지 한다. 이것은 분명 나중에 드러날 새로운 사실들에 대비해 인민들에게 일종의 예방접종을 하려는 의도다. 물질적으로 아무리 풍족해도 자유와 정의에 대한 남쪽 동포들의 갈망을 잠재울 수는 없다는 것이 이 선전이 전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시각예술 작품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남측 동포들은 더 이상 쓰레기더미 위의 굶주린 어린이가 아니라, 이른바 통일 깃발을 흔드는 정장차림의 잘생긴 남자이거나 교실 스크린에 비친 김정일의 서명 이미지에 흥분한 우아한 옷차림의 여학생이다.
-5. 남한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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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연합뉴스: 김정일이 권력을 잡은 후 나온 북한 관련 서적 중 가장 중요한 책!
마이크 그라벨 (미국상원의원(1969~1981년)): 마이어스는 북한의 정치체제에 대한 명쾌하고도 잘 정리된 분석으로 세계의 외교정책 담당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북한과 정치적인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느끼는 모든 이해관계자와 리더들, 특히 미국의 당국자들에게 그의 글을 의무적으로 읽게 했으면 좋겠다.
뉴욕 타임스: 자극적이고 매혹적인 분석이다!
드와이트 가너(Dwight Garner)
뉴스위크: 저자의 고심 끝에 나온 연구는 알기 어려운 북한 정권의 심리 상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마련해준다.
크리스토퍼 히친스 (『신은 위대하지 않다』 저자): 이 책은 독자를 사로잡는다. 논지가 훌륭하게 펼쳐지도록 탁월하게 쓰여졌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미국): 매혹적인 문화 관찰,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사회에 대한 예리하고 똑똑한 소개서!
아시아 타임즈: 예리하게 쓰여졌다. 저자의 남다른 통찰력이 엿보인다.
뉴욕 리뷰 오브 북스: 도발적이고 훌륭한 책이다!
동아일보: 동아일보 2011년 12월 03일 '인문사회'
중앙일보: 중앙일보 2014년 4월 1일자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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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 지은이: B. R. 마이어스 
  • 최근작 :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 총 10종 (모두보기)
  • B.R. 마이어스는 뉴저지에서 태어났고, 버뮤다와 남아프리카에서 자랐다. 독일의 튀빙겐 대학에서 북한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독자의 선언(A Reader's Manifesto)』으로 미국에서 유명세를 타기 전에 마이어스는 김일성 치하의 문화에 대한 개척적인 연구라 할 만한 『한설야와 북한문학(Han Sorya and North Korean Literature)』을 출간했다. 지금은 부산 동서대학교 국제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객원 편집자로 있는 <디 어틀랜틱(The Atlantic)>지를 위해 문학비평을 쓰는 것 외에도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월 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기타 학술 출판물에 정기적으로 북한 관련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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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옮긴이: 권오열 
  • 최근작 : <싱글 vs. 커플>,<단독 종합>,<단독 기본> … 총 92종 (모두보기)
  •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한동안 영어 강사로 학원가와 대학을 전전했고 『토익빌딩』 등의 영어 참고서를 저술했다. 이후 10여 년 간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스티브 잡스 이야기』 등 60여권의 책을 번역했다. 번역이라는 것이 어디로 출퇴근할 필요 없이 컴퓨터만 있으면 되는 일인지라 2009년에 과감히 도시 생활을 접고 평소 꿈꾸던 전원 속의 삶을 위해 지리산 자락에 둥지를 틀었다.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평소 꿈꾸던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자기 글을 쓰면서 사는 삶이다. 영어로 밥 먹고 사는 생활에 이골이 나기도 했고, 평생 남의 글만 읽고 남의 표현과 생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삶이 좀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듣는 것은 말하기 위해서이고 읽는 것은 쓰기 위해서이며 배우는 것은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 하지 않던가. 자기를 표현해보고 싶었다.

    싱글남인 저자는 몇 가지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싱글라이프, 사랑, 결혼과 관련된 주제가 그 중 하나이며, 『싱글 vs. 커플』은 오랜 시간의 공부, 관찰, 숙고 끝에 그것을 자기 식대로 표현한 결과물이다. 앞으로도 그의 표현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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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옮긴이: 고명희 
  • 1989년에 미국으로 이민, 뉴멕시코 대학에서 예술을 전공했다. 2001년에 귀국해 번역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부산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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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김정일이 권력을 잡은 후로 나온 북한 관련 서적 중 가장 중요한 책!

북한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은 북한 주민들은 무엇을 믿고, 자신과 주변 세계를 어떻게 보는가이다. 그러나 이 질문들은 흔히 간과되기 일쑤이다. 물론 북한에 개인우상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 사실 하나만 가지고 북한의 이데올로기를 이해하기란 어렵다. 북한의 지도자는 무슨 논리로 우상화되는지, 그의 사명은 무엇인지, 그가 이끄는 국가는 어떤 운명을 지니고 있는지 이런 물음에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소위 말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을 이해해 나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공산주의, 유교, 그리고 전시용 주체사상 이론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조선인들은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따라서 매우 고결하기 때문에 어버이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인종에 기반을 둔 북한 세계관을 굳이 전통적인 좌우 스펙트럼상에 위치시켜야 한다면, 극좌보다는 극우 쪽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사실 하나만 이해해도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과 냉정시대 방식으로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서구 세계 정책의 헛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북한의 주요 안보상의 문제는 미국이 아니라 남한의 번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반도의 분단 상태를 무기한 연장하는 것에 큰 불만이 없다. 이것이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다. 그동안 통일을 막아온 주된 세력이 깨닫게 아니라 바로 같은 동포들이란 사실을 북한 주민들이 깨닫게 되면 김정일 정권이 표방하는 세계관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정치체제에 대한 명쾌하고도 잘 정리된 분석!

이 책은 총2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조선에서 처음 시작되는 공식적인 문화의 역사적인 전재 과정을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어머니 같은 지도자들과 자식 같은 조선 민족에 대한 신화로부터 ‘미제의 식민지’인 남한에 대한 선전의 주요 신화를 각각 차례대로 논할 것이다. 2부의 각 장에서는 북한 선전에 등장하는 조국, 김일성, 김정일, 외부 세계, 그리고 남한과 관련된 신화들을 한두 페이지도 압축해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선전의 내용들을 과장된 선전 문구를 흉내 내어 썼지만, 직접적인 용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또한 북한 선전 중 외부 세계와 북한의 관계를 알게 해주는 선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의 정치체제에 대한 명쾌하고도 잘 정리된 분석으로 세계의 외교정책 담당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 북한과 정치적인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느끼는 모든 이해관계자와 리더들은 의무적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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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월비상  2018-03-31
  • 북한 사상은 극우적이며 사회주의적이라 보기 어렵다는 발상 전환은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북한의 이념이 유교, 가부장제가 아니라는 논증은 동의하기 어려웠고, 유교와 가부장 개념을 오해하는 게 아닌가 싶다. 또 약간 옛날 책이라 그런지 남한의 민족주의, 반미감정을 과대평가한 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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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  착선   2013-12-13
  • 흔히 북한을 구성하는 이데올로기를 묻는다면 유교, 공산주의, 주체사상이라고 합니다. 서양 언론인들은 "조지 오웰이 그린 1984의 유교적 구현", "두껍지만 피상적인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껍질로 겉을 감싼 유교의 박물관" 이라는 표현으로 북한을 묘사했고, 김일성이 연설을 통해 소련의 문화에 찬사를 바친 부분이나 문화의 영역에서 소련 문학계의 유행어 등이 사용되는 등의 상황은 외부에서 보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소련의 위성국가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과연 북한 주민들은 유교, 공산주의, 주체사상의 이데올로기를 믿고, 자신과 주변 세계를 그를 통해 바라볼까요? 북한의 지도자는 무슨 논리로 우상화되는지, 그의 사명은 무엇인지, 그가 이끄는 국가는 어떤 운명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마이어스는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공산주의, 유교, 그리고 전시용 주체사상 이론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제시합니다.

    북한의 사상은 일본의 가미카제 이데올로기로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일본은 3.1운동 이후 내선일체를 지배적인 슬로건으로 제시하며 두 민족은 여타의 모든 민족보다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민족주의 정책을 펼칩니다. 이러한 사상에 조선의 민족주의 지식인들은 단군신화와 백두산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일본의 천황숭배와 후지산과 대립시키는 구도로 만듭니다. 역사학자 이영훈의 말처럼 '민족 형성에 요구되는 신화와 상징도 일본의 것들을 의식하면서, 그에 저항하거나 그를 모방하면서 새롭게 만들어' 집니다. 북한의 이데올로기는 일본의 민족주의 사상에서 순수성은 그대로 계승한 반면 자신감은 배제하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즉, 조선민족은 순수한 민족이지만 그 성향은 마치 순수한 어린아이와 같아서 외세의 민족들에게 고통만 당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학적 성향은 부모에게 순종하는 자식의 모습으로, 너무 순수해 스스로는 살아갈 수 없는 민족상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민족상 속에서 그 순수한 조선민족을 지켜주면서 누구보다도 조선인스러운(순수한) 누군가를 갈망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김일성이며, 김일성 우상화입니다.

    공산주의는 북한에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2010년 4월에 승인된 가장 최근의 헌법에는 공산주의라는 말이 완전히 빠져 있다. 유교와의 유사성은 그럴듯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외부인들을 위해 정권이 만들어낸 것이다. -《논쟁》p.457 

    이러한 김일성의 모습은 어머니형의 이미지였으며, 그의 보호 통치하에서 어린이 민족(조선)은 마침내 건겅한 본능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이것은 제국주의 일본의 선전선동처럼 지배적인 이원론은 순수 대 비순수, 깨끗함 대 더러움이였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구 소련의 공산주의의 사상인 대중 스스로에게 혁명의식을 고취시키는 부분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또한 1950년대 김일성은 공산주의자로 구성되어 있던 옌안파와 소련파를 숙청했으며, 더욱 민족주의적인 부분을 강화시킵니다. 이러한 성향은 극우적인 형태로 나타나며, 길거리에서 외국인들에게 돌팔매질을 하거나, 북한 주민과 결혼한 소련 여성을 지방 경찰들이 구타하는 경우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타 민족에 대한 물리적 위협은 쿠바의 흑인 외교관마저 예외는 아니였습니다. 이러한 인종차별적 요소들이 북한의 결속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이것이 바로 정권이 원하던 것이였습니다.

    1966년 중국에서 문화혁명이 시작되면서 중국과 북한 사이의 관계가 악화됩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일성은 내부의 안전을 더욱 공고히 한 필요성을 느꼈고, 중국의 마오쩌둥이 공산주의 사상가로서 명성이 높았기 때문에 그에 대항하는 무언가가 김일성에게 필요했습니다. 독창적인 무언가를 찾던 김일성 숭배 선전자들은 주체라는 애매한 단어를 상기시킵니다. 이런 온건한 민족주의는 당시 동유럽 공산권에서도 팽배했기 때문에, 북한이나 소련에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공산주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서양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것이 북한 민족주의에 대한 대담하고도 획기적인 선언으로 잘못 해석하고 맙니다. 이러한 반응을 본 북한은 주체사상을 마르크스사상에 대한 김일성의 독창적인 기여로 요란하게 선전을 합니다. 이런 주체사상은 지나치게 진부하고 지루할 뿐만 아니라 북한 우상화 이데올로기인 부분에서 대치됩니다. 따라서, 주체사상은 외부에 보여주기식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내부의 사람들에겐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연구자들에게는 주체사상의 비일관성, 지루함, 그리고 애매함이 굉장히 진지하다는 인상을 주었으며 1945년부터 표방된 극단 민족주의가 실질적인 이데올로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단순해 보였기 때문에 이 주체 이론이 북한 주민의 삶을 지배한다는 것이 사실로 받아들여집니다.

    북한에서 안내원을 난처하게 하는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주체사상을 설명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 p.15 

    겉으로 보이는 주체사상,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과 다르게 민족주의 국가인 북한의 모습을 여러 북한의 문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관점은 북한의 선전을 통해 북한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민족주의적 관점은, 모든 외국인들은 열등하다는 사실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으며 늘 비난하는 대상은 언제나 일본과 미국입니다. 이러한 반일, 반미감정을 통해 자국의 민족주의적 유대감을 결집시키고, 나아가 국가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1990년대 이후 정보차단벽이 무너지기 시작하며 남한이 더 높은 수준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이 알게 됬음에도 체제유지를 할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민족주의적 결집이 큰 역할을 합니다. 심지어 남한주민의 경제적 풍요를 과장해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상황은 북한을 공산주의 국가라고 가정할 경우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미 2001년에 나온 북한의 소설에서 남한은 멋진 집과 차를 가지고 온갖 풍요로운 여가를 지내는 것으로 묘사가 됩니다. 하지만 풍요는 표면적인 것이며 물처럼 깨끗한 북한 주민과 달리 남쪽은 정신적인 부분에서 썩어있고 미국의 노예들이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은 그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그리워하며, 결국 북한이 더 살기 좋은 곳이라는 논리를 폅니다.

    햇볕정책은 김정일의 군대와 핵개발에 도움을 주면서도 그를 난처한 상황에 내몰리게 했다. 그는 남한이 더 우호적인 관계를 원한다는 사실을 좀처럼 인정할 수가 없었다. 남한이 미제의 꼭두각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그렇다고 남한 대통령을 계속 비난함으로써 원조의 흐름을 끊어놓는 위험을 무릅쓸 수도 없었다. 그래서 남한 선전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조선중앙통신으로 하여금 남한에 대한 비방을 중단하도록 했다. - p.55 

    이런 민족주의적 특성은 공산주의와 다르며, 일본이나 독일의 파시즘과도 성격이 다릅니다. 자기 민족을 다른 민족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세계의 틀을 다시 짜려 한 일본과 독일의 파시즘에 비해 아이들같이 순수하며 외부세계에 취약하다는 세계관은 이러한 제국주의적인 성격을 나타내기 힘들게 합니다. 즉, 우리는 순수하니 다른 더러운 민족은 건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외세주의가 필요한 것은, 이런 순수한 폐쇄정책에 따른 경제적 빈곤을 해명하기 위한 적으로서 일본, 미국 등의 대상이 필요합니다. 극단적인 민족주의는 인간의 가장 저열한 본능에 호소하는 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계층을 아우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실제 이데올로기인 한 지도자를 민족적 미덕의 완벽한 화신으로 찬양하는 것은 그를 모든 학문의 최고 권위자로 찬양하는 것(스탈린)보다 덜 황당한 것이며 반미주의 또한 다른 나라의 선전 신화보다 역사적 근거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바라볼때 북한을 위협하는 진정한 것은 군사적 위협이나 경제적 압박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외부의 시각에서 볼때 흔히 할 수 있는 북한보다 우월한 경제적 풍요를 보여주면 주민들이 동요할것이라던가, 북한 주민들이 주체사상과 같은 비합리적인 선전을 믿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마이어스는 말합니다. 북한에 대한 제대로 된 대응을 하는 것, 그것은 북한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며, 북한 세계관을 굳이 전통적인 좌우 스펙트럼상에 위치시켜야 한다면, 극좌보다는 극우 쪽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마이어스는 우리가 북한 체제를 대단히 극단적이고 병적인 우파의 현현으로 봐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책을 통해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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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랄랄라~   2012-01-03
  •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북한문제가 김정일의 최근 사망 소식과 함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김정일의 사망소식도 갑작스러운 특보로 접하게 되었고,  이전에 이미 후계자로 거론되던 김정은의 최근 소식도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자주 듣게 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해 손에 잡힐듯 잘 안다고 하기에는 많은 부분 의문이 남는다.  사실 이전에 워낙 오랜 기간 분단된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 그다지 많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연평도 사건과 천안함 사건 등을 계기로 한 층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련의 여러 사건들이 우리와 너무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갈수록 더 그들의 속내가 궁금해졌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전에 '통일전망대' 같은 프로그램을 만나도 잘 보지 않고 지나치던 경우와는 다르게 꼭 한 번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그들에 대해 너무 많이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전체적인 윤곽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외국인 북한 전문가의 눈에 비친 북한이라는 나라와,  내가 그나마 조금 알고 있는 그것이  과연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요즘 모 개그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불편한 진실' 이라는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생각되었다.  그들 북한 주민들의 생각이 어떠하며  왜 그들이  지금처럼 모든 것이 소통되는 시대에도 여전히  지탱되고 있는가를  아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든 것을  자기들의 선전용으로  듣기 좋게, 믿을 수 밖에 없도록 바꿔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상식이 되어   돌아가고 있었다.  수뇌부들이나  그 이상의  지도자들에게   주민들을 속이고,  자신들의  힘을  계속  지켜가는 방법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방법으로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 속에는 자주 그들의 문학작품이나  선전용 그림을 만나게 된다.  또한 여러가지 방송이나  행사,  포스터 등을 통해 철저하게 왜곡되어가는  그들만의  방식이  북한 주민의 다수에게 아직도  먹히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김정일 사망소식이 들리는 그 순간  북한의  조짐에 대해 이런 저런 방송을 많이 접하게 되었지만,  아직은 별 이상없이  김정은의 위치가  굳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삼대세습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들이 왜 자신들의 권력을 여전히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해 책을 통해  절실히 알게 되었다.  언제까지 그들만의 방법이 통할까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하면서  북한에 대해, 그들이  지속되어지고 있는  이상한 현실에 대해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되었다.   특히 모성적인 지도자의 숭배를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동안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내용으로  북한이라는 나라의 사상에 대해  또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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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n***r | 2012-01-03 | 신고
원문주소 : https://sarak.yes24.com/review/5890392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북한문제가 김정일의 최근 사망 소식과 함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김정일의 사망소식도 갑작스러운 특보로 접하게 되었고,  이전에 이미 후계자로 거론되던 김정은의 최근 소식도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자주 듣게 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해 손에 잡힐듯 잘 안다고 하기에는 많은 부분 의문이 남는다.  사실 이전에 워낙 오랜 기간 분단된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 그다지 많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연평도 사건과 천안함 사건 등을 계기로 한 층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련의 여러 사건들이 우리와 너무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갈수록 더 그들의 속내가 궁금해졌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전에 '통일전망대' 같은 프로그램을 만나도 잘 보지 않고 지나치던 경우와는 다르게 꼭 한 번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그들에 대해 너무 많이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전체적인 윤곽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외국인 북한 전문가의 눈에 비친 북한이라는 나라와,  내가 그나마 조금 알고 있는 그것이  과연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요즘 모 개그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불편한 진실' 이라는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생각되었다.  그들 북한 주민들의 생각이 어떠하며  왜 그들이  지금처럼 모든 것이 소통되는 시대에도 여전히  지탱되고 있는가를  아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든 것을  자기들의 선전용으로  듣기 좋게, 믿을 수 밖에 없도록 바꿔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상식이 되어   돌아가고 있었다.  수뇌부들이나  그 이상의  지도자들에게   주민들을 속이고,  자신들의  힘을  계속  지켜가는 방법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방법으로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 속에는 자주 그들의 문학작품이나  선전용 그림을 만나게 된다.  또한 여러가지 방송이나  행사,  포스터 등을 통해 철저하게 왜곡되어가는  그들만의  방식이  북한 주민의 다수에게 아직도  먹히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김정일 사망소식이 들리는 그 순간  북한의  조짐에 대해 이런 저런 방송을 많이 접하게 되었지만,  아직은 별 이상없이  김정은의 위치가  굳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삼대세습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들이 왜 자신들의 권력을 여전히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해 책을 통해  절실히 알게 되었다.  언제까지 그들만의 방법이 통할까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하면서  북한에 대해, 그들이  지속되어지고 있는  이상한 현실에 대해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되었다.   특히 모성적인 지도자의 숭배를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동안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내용으로  북한이라는 나라의 사상에 대해  또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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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북한이 극우라고? 그래서 뭐?
평점2점 | YES마니아 : 로얄 x***2 | 2011-12-07 | 신고
원문주소 : https://sarak.yes24.com/review/5703067

  제목이 특이해 읽어 보았는데, 무척 의아함과 불쾌감이 강하게 남는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는 무엇일까?

 

  <극우는 민족주의다.

 

  민족주의는 허구요 사기다.

 

  북한은 민족주의를 주창한다.

 

  북한은 나쁜 나라다?>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과도한 혐오와 증오로 점철된 이 책의 내용들을 보고 느낀대로 조목조목 비판해 볼까 한다. (강조하지만, 저자는 한국의 민족주의와 파시즘을 문제 삼았지, 민족주의와 파시즘 자체를 문제삼은 것이 아니다.)

 

  1. 북한 얘기를 하면서 왜 조선의 민족주의와 소중화 문제를 거론할까?

 

  책장의 첫머리는 북한의 시조인 김일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그래서 도대체 저자가 왜 삽입했는지 알 수 없는 조선왕조와 중국과의 사대 관계로 시작한다.

 

  저자는 조선의 선비 등 지식인 계층은 스스로를 작은 중국이라는 뜻인 소중화라고 불렀고, 따라서 조선의 민족주의는 매우 희미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제 시대가 되자 역시 지식인들은 일본을 찬양하는 친일 선전에 열심이었다고 덧붙인다.

 

  여기에 저자는 이영훈의 글과 해방 이후 발표된 소설 꺼삐단 리을 근거로 들면서 한국인들은 민족주의에 회의적이고, 친일적인 성향을 가졌는데 왜 민족주의를 내세우느냐며 문제삼는다.

 

  그러나 조선이 소중화라고 칭했다고 해서 그게 곧 조선이 중국의 일부라는 뜻일까? 조선과 중국은 엄연히 다른 나라였다. 조선시대 중국, 명나라는 오늘날 미국과 같은 세계 최강대국이자 최고의 문명 국가였고, 그런 명나라를 닮고자 하는 것은 조선 선비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오늘날 한국이 정치와 경제와 군사와 문화와 사회 등 여러 면에서 미국을 닮고자 노력하는 것도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미국의 일부이며, 한국의 민족주의는 별 것도 아닌 형편없는 것이라고 무식하게 말할 수 있을까?

 

  조선이 정말 자국을 중국의 일부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민족의식이나 민족주의가 희박했다면 뭐하러 한 나라의 최고 통치자인 세종대왕이 독자적인 글자인 한글을 만들어 배포했을까?

 

  이렇게 말하면 저자나 민족주의 혐오자들은 한글은 가난하고 무지한 천민들만 썼지, 왕족이나 양반 같은 계층들은 안 썼으며, 조선 시대에 한글은 아무런 쓸모도 없는 글자였다고 매도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효종 임금이나 사도세자, 정조, 명성황후 같은 조선의 왕족들도 서로 간에 보내는 편지를 한글로 썼으며, 한글로 만들어진 불경이나 소설 등도 조선 시대에 무수히 출판되었다는 사실은 알까? 한글 소설을 써낸 김만중이나 박지원 같은 양반들은 조선인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인이었나?

 

  참고로 김만중은 우리말을 버리고 다른 나라의 말을 통해 시문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조선 시대에는 민족주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는데, 어떻게 김만중 같은 사람이 활동할 수 있었을까? 김만중은 타임머신을 타고 현대에서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사람이었나보다.

 

  또, 이영훈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일제의 통치가 축복이었다.", "안중근과 김구는 테러리스트다.", "조선이 망한 건 반일 때문이다."라는 식의 친일 발언을 연일 터뜨리며 큰 비판을 받았던 뉴라이트 계열의 인물이다. 그런데 이 뉴라이트가 일본의 극우 세력인 도요타 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일제 식민 시절을 찬양하는데 앞장서는 조직이라는 건 저자가 알고 있으려나?

 

  소설 꺼삐딴 리만 해도 그렇다. 소설의 주인공이 친일파였다가 친소파였다가 친미파로 카멜레온적인 변신을 한다고 해서, 그걸 가지고 모든 한국인들은 기회주의자에 친일파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일제 식민 시대를 살던 사람들 중에서는 일본에 건너가 살았지만 민족 정신에 눈을 떠 일본 임금을 암살하려 폭탄을 던진 이봉창도 있었고, 조선 본토에서 농민 계몽 운동을 하다가 상해 임시 정부에 가담하여 상해 홍구 공원에서 일본군 요인들을 폭살한 윤봉길도 있었으며, 자기 전 재산을 독립 투쟁에 바쳐가며 희생한 이희용 일가도 있었고, 일본군에 강제 징집당했다가 탈출해서 수천 킬로미터를 도망쳐 광복군에 투신한 장준하도 있었다. 이들은 한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의 외국인이었으나 보다.

 

  저자의 논지대로라면 일본에서 나온 '돌아오지 않는 강'이나 '배틀로얄' 같은 소설들을 예로 들면서 일본은 신분 차별이 극심하고 국민들 간에 불신을 조장해서 정부의 노예로 만드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야만 국가라고 욕해도 될까?  

 

 

  2. 일본은 한국 문화를 말살하려 하지 않았다?

 

  저자는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이 한국 문화를 말살하려 했다고 아는 것은 사실이 아닌, 잘못된 인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말살이라는 단어가 총이나 칼을 들고 대량 살육을 자행될 경우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1941년 이후,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 돌입하면서 일본은 분명히 조선인들에게 조선어와 한글 사용을 금지시키고, 일본어와 가나 사용을 강요했다. 이는 조선의 언어와 문자 문화를 말살하고 조선인을 일본 문화에 강제로 동화시키고자 했던 문화 말살 정책이었다.

 

  이런 게 말살이 아니라면 저자가 생각하는 말살의 개념은 대체 뭘까?

 

 

  3. 한국이 외국인 혐오증 국가?

 

  저자는 북한만 아니라 남한(한국)도 비슷한 맥락에서 본문 내내 까고 있다. 그 중 하나로 2007년 조선일보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칼을 들고 한국인 소녀를 위협하는 장면을 넣었다며 남한이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나라라고 욕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의 나라인 미국의 애리조나 주에서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에게 주는 혜택을 폐지하고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하라고 요구하는 주민들이 나서서 시위를 벌였고, 주 의회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법안을 채택했으니 미국도 외국인 혐오 국가가 되는 것일까?

 

  일본에서는 청소년들이 몰려 다니며 몽둥이로 브라질인을 구타해 죽인 사건도 있었고, 알제리인에게 방을 빌려 주지 않거나, 목욕탕 같은 공공 장소에 출입을 금지하는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일본도 외국인 혐오 국가가 되는 것일까?

 

  프랑스에서는 르팽 같은 극우 정당이 활동하고, 독일과 러시아에서는 히틀러를 찬양하고 터키인 같은 외국인 이민자들을 살해한 네오 나치가 득세한다. 그렇다면 프랑스나 독일, 러시아도 외국인 혐오 아니 외국인 살해 국가가 되는 것일까?

   

  추신: 한국은 현재 국회에서 날치기를 하면서까지 미국과의 FTA를 추진했으며, 모든 초등학교에 의무적으로 외국인 영어 강사들을 등록하게 하였다. 한국의 국가 정책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신문에 난 만평 하나 가지고 한국이 외국인 혐오 조장 국가라면, 저자가 생각하는 외국인 혐오 조장 국가와 그렇지 않는 국가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설마 외국인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나 내용을 전혀 싣지 않은 언론을 가진 나라라면 그런 나라는 이 지구상에 단 한 곳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일본만 해도 자국 내의 불법 체류 외국인들이 범죄를 저지른다며 그들을 보면 신고하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제작하고 TV에 중계하며, 브라질에서 온 이민자들이 범죄를 저지르니 조심하라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대형 마트 같은 공공 장소에서 틀어준다. 서구 선진국인 덴마크에서조차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하마드의 터번 밑에 폭탄이 숨겨진 만화를 신문에 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저자의 기준으로 볼 때, 일본이나 덴마크도 한국 같은 외국인 혐오를 언론에서 조장하는 국가인가 보다. 어허! 이것 참 야단났네~ 0_0;

 

  마치며: 북한을 비판하고 싶다면 북한 체제의 잔인함과 폐쇄성, 억압성과 빈곤 문제를 거론해도 될 터인데, 엉뚱하게 민족주의를 거론하며 북한과 더불어 남한까지 싸잡아서 매도하고 있는 저자의 주관에 전혀 동조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민족주의가 모든 악의 근원이라면 한국에서는 한글과 한국어를 금지시키고, 국제 공용어인 영어와 알파벳만을 사용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 역사상 가장 많은 일본인을 살육한 반일 민족주의자의 영웅인 이순신과 대마도를 정벌하여 일본인들을 죽이도록 지시한 세종대왕을 기리는 모든 유적지를 파괴해야 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생각같아서는 이 책에 별점 0점을 주고 싶은데, 별점에 0이 없어서 할 수 없이 1점만 준다.

 

  아, 그리고 저자가 참고한 이영훈 같은 인사가 몸담고 있는 뉴라이트가 어떤 단체인지, 몇 개 요약해서 따로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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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페이퍼 (2편)

  •  로쟈   2013-01-19
  • 오후에 배송된 책에는 알라딘에서 제작한 팜플렛 '미리보는 2013 인문교양'(상반기)도 포함돼 있었다. 나도 <아주 사적인 독서>(웅진지식하우스)와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현암사)가 각각 1월과 3월에 예고돼 있다(안 그래도 <아주 사적인 독서>의 마지막 교정을 보던 참이었다. 책은 문학고전 강의를 묶은 것이다). 그밖에 기대를 모으는 타이틀도 적잖게 눈에 띄는데, 근간 예정으로는 권헌익, 정병호의 <극장국가 북한: 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창비)가 있다. 찾아보니 이 책이다.

     

     

     

    북한의 3대 세습체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다룬 책인데, "이 책의 저자들은 그 카리스마 권력이 60여년간 생존해낸 능력을 해설하며, 그들이 비록 도덕적, 윤리적으로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패가 본질적으로 하나의 새롭고도 급진적인 또 다른 북한혁명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북한을 다룬 그동안 연구 중에서 단연 최고로 꼽을 만하다는 평이다.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인류학을 강의하는 권헌익 교수의 책은 작년에 <학살, 그 이후>(아카이브, 2012)가 처음 번역된 바 있다. '1968년 베트남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인류학'이란 부제의 책이었다. 그밖에도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2008), <또 다른 냉전>(2010)의 저작을 더 갖고 있다.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은 주제들이기에 연이어 소개되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북한 관련서도 작년부터 조금씩 모으고 있는데, <극장국가 북한>이 분기점이 될 듯싶다. 어떤 방향으로 독서를 해나가야 좋을지 가늠해보는. 일단 기본서로는 역사문제연구소에서 기획한 <북한의 역사 1,2>(역사비평사, 2011)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 현대사>(웅진지식하우스, 2004)를 꼽아두고 있다.

     

     

     

    북한 관련서는 부지기수이지만, 건축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임동우의 <평양 그리고 평양 이후>(효형출판, 2011)와 크리스천 포스토펜의 <이제는 평양건축>(담디, 2012), 북한의 문화사와 그 이데올로기를 다룬 B. R.  마이어스의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시그마북스, 2011) 등이 내가 관심을 갖고 구입한 책들이다. 연구 보고서를 넘어서 대중적인 관심을 높여줄 수 있는 책들이 더 많이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13. 01. 19.

     

     

    P.S. 개인적으로 기대를 갖는 근간은 러시아의 북한 연구자 안드레이 란코프의 <진짜 북한>(옥스포드대출판부, 2013)이다. 영어와 러시아어로 활발하게 북한 관련서를 출간하고 있는 연구자인데, 몇권의 책은 한국어로도 번역돼 있다. 저자의 기본 시각은 북한이 '실패한 스탈린주의 국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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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극단적 민족주의…극좌보다 극우”
보수성향 마이어스 교수 책내
순수혈통 기반한 지배이념이
‘어버이 지도자’ 우상화 분석
수정 2019-10-20 17:20
펼침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스탈린주의와 같은 강경한 공산주의, 유교사상에 기반한 가부장주의, 자주독립을 강조하는 주체사상 등을 지목해왔다.

여기에 보수적 성향의 미국 출신 북한학 연구자가 도발적인 문제 제기를 했다. 브라이언 마이어스 부산 동서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논문을 우리말로 옮겨 출간된 책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에서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는 인종과 혈통에 기반하고 있는 극단적 민족주의”라며 “전통적인 좌우 스펙트럼 위에 놓자면 ‘극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마이어스는 “조선인들은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따라서 매우 고결하기 때문에 어버이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단 한 문장으로 북한의 이데올로기를 압축해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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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북한의 다양한 사료 및 대내용 선전 자료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선전용 예술작품 등에 나타나는 ‘순수함·순진함’에 대한 강조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 가깝게 묘사되는 김일성의 이미지에 주목했다.

소설 속에서 전투병의 모습조차 어린애처럼 천진한 이미지로 그려지는 등 나약하지만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함을 지키고 있는 민족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들로 하여금 단합하여 외부의 ‘오염세력’에 맞서도록 해주는 지도자의 모습이 함께 강조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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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시절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젊은 김일성은 실제 전투에 참여하는 모습보다는 항일 군인들의 식량과 안전에 자상하게 신경 쓰는 모습으로 자주 다뤄진다고 한다.

또 여기에는 “남한의 다민족·다문화사회론은 우리 민족의 혈통마저 흐리게 하고 민족 자체를 말살하려는 반민족적 책동” (2006년 <로동신문> 논평)이라고 공식적 비판을 할 정도로 인종과 혈통을 중시하는 세계관이 자리잡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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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결국 북한의 개인우상화는 공산주의·유교사상·주체사상과 거리가 먼, 인종을 기반으로 한 극단적인 민족주의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남을 침략하기 위해 나서는 제국주의적 파시즘과는 다르고, ‘외부 세계에 취약한 우리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어버이와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통치 논리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런 통치 논리가 지배하는 북한 사회는 미국·남한에 대한 적대 자체를 존재의 기틀로 삼기 때문에 “회유든 위협이든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피상적으로만 파악됐던 북한 이데올로기를 색다른 관점으로 분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지만 미국 보수주의의 전형적인 시각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로 읽힌다.

지은이는 2008년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반미주의’로 단정하는 등 한반도 전체의 민족주의와 그에 따른 반미정서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북한 정권 수립 초기의 역사에 대해서도 김일성만을 중심으로 삼아 단편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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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책, 문장을 만나다] 21회
이정주 기자 | 기사입력 2016/06/24 [13:46]
[편집자 주] 2016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연재기사 '책, 문장을 만나다'에서는 군포시민신문·군포시민이 추천하는 도서를 매주 독자에게 소개한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의 수위가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의 핵무장은 거침없이 계속되고 있다. 고립을 무릅쓰면서 북한이 무력도발과 핵무장 등에 박차를 가하는 까닭이 무엇인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다.

 

북한의 좌충우돌 행보를 설명하기 위해서, 북한 체제의 기반이 되는 이념적인 배경이 무엇인지 다양한 분석들이 나온 바 있다. 예컨대, 스탈린주의, 주체사상, 유교전통 기반의 가부장주의 등의 진단들이다. 미국 출신 북한 연구자인 B.R.마이어스는 자신의 저서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를 통해,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는 인종과 혈통에 기반하고 있는 극단적 민족주의라고 말한다.

 

그는 북한 특유의 극단적 민족주의는 전통적인 좌우 스펙트럼에서 보면, '극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 체제의 개인숭배가 가지고 있는 기형성에 대해서 낱낱이 파헤친다. 이를 통해 김일성을 조선민족 중 가장 순수한 조선인으로 선전하는 북한의 행태가, 극우 파시즘 체제의 과거 일본에서 일본민족의 순수한 상징으로 히로히토 천황을 숭배하던 것과 놀랍도록 닮은꼴임을 밝혀낸다.

 

이처럼 북한의 체제의 기반이 되는 이데올로기의 실체는 일본 제국주의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며, 나치당이나 일본군국주의자들에게서 강한 영향을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이 미국을 악마화시켜 '미제국주의'라는 가상의 적으로 전시동원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귀축영미'가 일본을 침략해 황국신민(皇國臣民)을 지배할 것이라는 과거 일본제국의 모습과 동일하다.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은 '내선일체'와 '황국신민'이란 이념을 조선인들에게 주입시켰고, 일종의 선민의식과 천황숭배를 통한 지배와 통제 방식이 당시 조선사회에 뿌리내렸다. 이러한 제국주의의 흔적이 지금의 북한에 짙게 남아있는 것이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는 식민지 시대부터 2008년 이후 위기에 처한 북한까지 북한의 문화사를 살펴보고, 일제강점기의 조선에서 처음 시작되는 공식적인 문화의 역사적인 전개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더불어 조국과 신화, 김일성과 신화, 김정일과 신화 등 북한 선전에 등장한 다양한 신화를 알아보고, 북한 내부용 선전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여 북한 정권의 심리 상태를 알기 쉽게 풀어냈다.

 

저자는 북한의 대내용 선전 자료에서 인용한 "조선인들은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따라서 매우 고결하기 때문에 어버이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한 문장으로 북한이란 집단의 정체성을 압축해서 설명한다. 이처럼 이 책은 유교적 가부장이나 주체사상, 스탈린주의 등에 가려진 북한 정치체제의 실체와 기원이 북한식 인종주의와 극우주의임을 적나라하게 밝혀낸다.

 


▲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 시그마북스
 

▶책 정보 :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 B.R.마이어스 지음 | 시그마북스 | 2011년 12월 1일 출간

▶지은이 : 저자 B.R.마이어스는 독일의 튀빙겐 대학에서 북한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이외에도 <한설야와 북한문학(Han Sorya and North Korean Literature)> 등의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디 어틀랜틱(The Atlantic)〉,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월 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등 다양한 매체와 학술출판물에 정기적으로 북한 관련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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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북한 전문가가 쓴 북한 서적은 판타지다

[기고] <평양의 수족관>·<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불가사의한 국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아시아인스터튜트 이사장  |  기사입력 2020.01.26.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75397

1.
잠시 시간이 있다면 교보문고의 영어 도서 섹션에 가보는 것이 좋다. 영어 도서 섹션의 중간에 위치한 해외 독자들을 위해 영어로 출간된 북한 관련 도서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들은 밝은 색상의 매력적인 표지들로 덮여 있다.

북한 관련 서적에는 세 가지 장르가 있다. 첫 번째는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고 무기를 사용하여 한국, 일본 및 미국을 공격하려 하는 호전적인 군사 독재국가로 북한을 묘사한 유사 학술 서적이다. 이 책들은 독자층이 다소 제한되어 있으며 북한의 의도나 군사력을 진지하게 비교 분석하기보다는 한국, 일본 및 미국이 고가의 무기 시스템을 구매해야 함을 사람들에게 설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출판되고 있다.

이러한 무기 시스템의 구매는 단순히 북한에 대한 오해의 결과가 아니며 군수 산업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은행 및 다른 투자자들이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일반인들이 낸 세금을 사용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의도적으로 그러한 이미지를 널리 홍보하는 것이다.

나는 많은 이들이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이 지루한 책들을 정말 끝까지 읽었을 것인가에 대해 의심이 든다.

북한 관련 서적의 두 번째 장르는 수많은 지독한 시련과 끔찍한 고통을 겪은 후 한국이나 미국에서 자유를 찾은 용감하고 고결한 사람들이 북한의 압제적이고 범죄적인 환경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을 묘사한 책들이다. 대개 탈북자들이 서구 작가의 '도움'을 받아 쓴 이러한 이야기들은 극적인 반전과 서사 구조를 조합함으로써 북한을 세계의 다른 어느 나라보다 끔찍하게 보이도록 만들었고 서양과 서구 문화가 안전하고 평화롭고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함을 시사함으로써 위험하고 무서운 북한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은 모험 소설로 더 잘 분류되며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섹션들이 포함되어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더욱 강렬하고 호소력을 갖도록 서구 편집자들에 의해 각색되었다. 이러한 책들은 북한에서의 생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들처럼 가슴 아프거나 끔찍한 장면들을 설명하는 데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책들이 북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지에 반해서 한국에 머무르도록 강요당하는 방법과 한국이나 미국에서 학대 및 조종당하는 방법 또는 지배 계급이 노동자와 농민을 학대하는 전 세계의 다른 많은 개발 도상국들과 북한 사이의 유사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묘사하지 않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에서 북한은 여전히 독자적인 상태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2.
나는 약 2년 전 서울에서 열렸던 공개 행사에서 작가로서 새로운 경력을 쌓으려고 노력하는 한 탈북 여성 옆에 앉을 기회를 가졌다. 그녀는 탈북자 중 가장 유명 인사는 아니지만 탈북자의 이야기를 출판 시장에 내놓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행사에 에이전트와 함께 왔는데 이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녀는 행사를 위해 진한 화장을 하고 매력적인 드레스를 입었다. 그녀는 북한에 있는 형제 자매들의 대변인이라기 보다는 모델이나 가수가 되려고 노력 중인 사람처럼 보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가 청중의 질문에 답변했을 때 나라 전체가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억압적이고 폐쇄적이며 전체주의적임을 시사하면서 북한에 대한 모든 것들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북한의 어떤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말을 할 수 없었고 지나치게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자란 나라를 묘사하기보다는 정해진 대본에 따라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북한 탈출' 이야기를 읽으려고 시도할 때마다 나는 인위적인 구성에 금방 질려버리게 된다. 나는 북한에 가본 적은 없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북한을 기상천외할 정도로 악의 소굴로 보이도록 윤색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비록 극소수지만 이 이야기들 중 일부는 북한의 검소하고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았으며 스마트폰이 없는 생활의 미덕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탈출' 소설 장르는 필연적으로 북한이 자유롭고 개방된 시장 경제를 채택하지 못했고 정부가 자유 무역을 개방하려는 의지가 없으며 자유 무역을 위한 시장 개방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결여된 것이 현재 북한이 직면한 기근과 빈곤의 원인임을 암시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 경제가 미국과 한국에 미친 엄청난 피해를 살펴본다면 코카콜라와 디즈니 상품의 소비가 국가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 세계인들은 이른바 자유 무역에 매우 적대적이다. 더욱이 한국에서 대량 광고를 통한 소비문화의 홍보로 인해 엄청난 불행이 발생했다.



▲ 책 <평양의 수족관>(국내 미번역)과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 ⓒ프레시안

3.
그러나 또한 우리는 북한 사회의 잔인성이 미국, 일본, 한국에서처럼 부와 지위의 찬미에서 비롯된 지배 계급들의 이기심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소비재 상품의 보유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문화의 진흥은 북한이든 한국이든 관계없이 사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그러한 문을 여는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의문을 제기해야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그토록 가난한 시기에 그러한 소비 주도 경제에 문을 여는 것이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북한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시장 경제라고 말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 소비에 집착하는 한국이 어떤 의미에서든 북한의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강철환이 피에르 리굴로의 도움을 받아 쓴 베스트셀러 <평양의 수족관: 북한 강제 수용소에서 보낸 10년(The Aquariums of Pyongyang: Ten Years in the North Korean Gulag)>을 살펴보자. 저자 강철환은 자신과 가족들이 어리석고 세뇌된 북한 사람들과는 대조적으로 매우 강인하고 유능했음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북한의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아서 북한을 탈출할 수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을 때에 느꼈던 안도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

북한 감옥의 야만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북한 감옥이 전 세계의 다른 감옥들보다 더욱 끔찍한 곳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어쨌든 이 책에서 칭찬하고 있는 미국은 북한을 비롯한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인구를 감옥에 수감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감옥은 악랄하고 위험하여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 감옥들의 잔혹성에 대한 비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저자에게 그러한 비교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다음으로 우리는 성매매범들로부터 학대받았던 탈북 여성의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다룬 박연미의 저서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In Order To Live: A North Korean's Journey to Freedom)>(정지현 옮김, 21세기북스 펴냄)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 책은 대부분 실제 사건들에 기반한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는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북한이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 듣고 싶어 하는 서구 독자들에게 영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으로서 박 씨의 책을 읽었을 때 북한을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소개하기 때문에 필자와 같은 독자들이 이 책에 끌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북한은 한국인이나 미국인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제도와 도덕이 붕괴되는 데에 대한 두려움과 우려를 투영할 수 있는 장소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여성 학대가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눈을 감도록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서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인간적 경험을 무시하고 북한을 정말로 특이한 공포의 대상으로 그리고 있다.

우리는 북한인들이 겪고 있는 기아와 박탈 또는 자유의 부재를 미국의 흑인들이나 멕시코의 원주민 또는 한국에 사는 캄보디아 이민자들의 경험과 비교한 적이 없다. 그러한 비교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북한을 이해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비유는 문제의 진정한 원인이 북한의 이데올로기보다는 무자비한 시장의 속성이나 부의 집중에서 비롯되었음을 시사할 것이다.

4.
북한 관련 서적들의 세 번째 장르는 제3자들의 보고서나 단기간의 북한 여행을 통해 스스로 관측한 바에 근거해 작성된 서방 전문가들의 글로 이러한 글들은 북한의 모든 측면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전체주의적이며 범죄적 특성을 가진 것으로 다루고 있다. 그런 책들의 범위는 다양하며 일부는 다른 책들보다 더 객관적이지만 대부분은 이 고립되고 끔찍한 나라가 얼마나 기괴하고 으스스하며 기이하고 잔인하며 비인간적인지를 허구적으로 묘사한 이야기들로 되어 있다. 이러한 책들은 북한의 지역별로 다른 문화나 지리적 차이를 제제로 설명하지 않으며 현직 정부 관리, 정책, 인프라나 핵무기를 제외한 과학 기술에 대해 상술하고 있지 않다. 북한과 관련된 인기 있는 영어 도서에서 지난 500년간 북한의 각 지역이나 도시의 고유한 특성이나 지역별 제도적 변화에 대해 설명한 것을 본 적이 없다. 프랑스나 독일에 관련해서는 그러한 지역적 특성이나 제도적 측면을 다룬 책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지 북한은 전혀 하나의 국가로 취급되지 않는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들은 북한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차라리 다른 나라들과 달리 동양에 대한 환상으로 국가 전체를 나타내려는 문학적 프로젝트에 가깝다.

이러한 분석을 위한 접근 방식은 서양인들이 터키와 아랍에서 시작해서 나중에는 인도, 중국, 일본으로 확대된 동양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데에서 시작된 '오리엔탈리즘'의 오랜 전통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 서양인들은 이러한 ‘동양’ 문화를 유럽의 모든 규범으로부터 벗어났으므로 매력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이하고 알 수 없는 신비한 세계로 보기를 원했다.

19세기와 20세기 오리엔탈리즘의 전통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고 오히려 에드워드 사이드의 고전 연구 <오리엔탈리즘>에서 입증된 것처럼 국내 문화와 정치를 정당화하고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가장 중요했다.

영국은 인도가 매우 낙후되어서 합리적으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인도를 식민지로 만들 권리가 있었다. 그러나 진실은 영국이 주로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인도를 착취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는 것이다. 영국인들은 인도나 터키를 기이하고 흥미롭지만 부패하고 비이성적인 문화로 묘사함으로써 그러한 동양 국가들보다 훨씬 더 기이하고 잔인하게 여겨왔던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잔인한 식민지 전쟁에 참여했을 때 우월감을 느낄 수 있었다.


▲ 책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와 <불가사의한 국가>. ⓒ프레시안

5.
북한은 이 북한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미국에서 정확히 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코카콜라를 마시지 못하거나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을 볼 수 없는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사회가 묘사될 때 그러한 설명은 북한에 대한 설명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과 미국의 소비 지향 문화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한다. 대중문화. 북한 연구 서적을 읽는 독자들은 돈이 충분하다면 자신이 이러한 모든 소비재에 접근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 상태를 기이하고 권위주의적인 북한과 대비해 이를 정당화하는 것은 증가하는 자살과 과도한 경쟁에서부터 시작해 SNS 중독 및 가정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현재 한국을 휩쓸고 있는 심각한 병폐들로부터 사람들의 주의를 돌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들로 언론 매체들은 여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끔찍한 북한에 관한 이야기는 한국의 현상을 정당화하는 데에 이용된다. 그렇다고 북한에 비극이나 잔인성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구의 전문가들이 쓴 두 권의 북한 관련 유명 도서인 브라이언 R. 마이어스의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The Cleanest Race)>(권오열·고명희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과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정치학자 빅터 차의 <불가사의한 국가(The Impossible State)>(김용순 옮김, 아산정책연구원 펴냄)를 살펴보자.

북한 전문가를 자칭하는 브라이언 R. 마이어스는 미국 언론에 현 통치자 김정은 및 그의 아버지 김정일과 할아버지 김일성에 대한 극단적인 개인 숭배가 북한을 얼마나 지배하고 있는지에 대해 기고하면서 북한의 정치 선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한민족의 순수성에 대한 강조가 2차 대전 이전 일본의 파시즘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주장한다.

마이어스의 책에서 많은 부분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그것이 특이하게 기이하고 무서운 나라의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북한의 구호에서 인종적 순수성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오해와 차별을 부추기는 것이 위험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이어스의 책은 북한의 인종 정책과 미국이나 유럽 정치에 사용되는 인종 정책 사이의 유사성을 전혀 밝히지 않는다. 그러한 비교는 지나치게 계몽적이지만 저자가 자신의 독자들이 보기를 원치 않았던 정치에서 ‘인종적 순수성’의 문제는 후진적인 북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마이어스는 축구 경기나 학생 집회에서 드러나는 북한의 행동을 심하게 병든 정치 체제를 대표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의 책 속에는 북한이 자신들 나름의 방식으로 북한인들을 이해하거나 또는 북한 문화의 왜곡이 억압적인 정부뿐만 아니라 북한이 겪었던 잔혹한 전쟁과 외부적 요건으로 인해 강요되었던 지독한 고립의 결과였음을 분석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다.

그러나 내게 있어 이 책의 모든 전제는 지성에 대한 심한 모욕으로 여겨진다. 그렇다. 인종적 순수성을 지향하는 북한의 이데올로기는 뭔가 불안한 것이 있다. 그러나 무자비한 경제 확장을 목적으로 외국에서 수백만 명을 살해하고 자유와 민주주의의 명목하에 천연자원 확보를 위해 전쟁에서 열화우라늄의 사용을 정당화하는 미국의 이데올로기는 어떨까? 그것은 위험한 이데올로기이다. 그러나 마이어스의 책에서는 '북한은 미국이 제국주의 및 팽창주의 이데올로기를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한 북한 전문가들에게는 북한을 스탈린 시대 러시아나 나치 독일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마이어스는 북한이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미국에 대한 적대감이 필요하다고 시사한다. 물론 그 진술은 사실이다. 북한의 정치 지도자들은 미국에 대해 저항한다는 명목으로 주민들을 모으고 그들의 권력을 정당화한다.

물론 미국이 지속적으로 북한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종전 평화 조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치인들이 이러한 주장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이어스가 제기하지 않으며 제기할 수도 없는 질문은 미국이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북한을 이용하는지 여부이다.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질문은 터무니없을 수도 있겠지만, 물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질문이다. 미국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자국 내의 지독한 부의 편중을 줄이거나 수천 개의 핵무기로 인한 핵전쟁 위험을 줄이는 데에 자원을 할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미국에서는 광적인 무기 구축 사업에 점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무기 제작은 몇 안 되는 미국 내 제조 산업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군사화가 정당화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상상화된 북한의 위협은 경제 왜곡을 정당화하는 데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북한은 미국의 광기 어린 경제 정책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는 위협이다.

6.
다음에는 CSIS의 우수한 한국 전문가 빅터 차와 그의 판타지 소설 <불가사의한 국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이 책에서는 북한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나라로 너무 기이하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서 붕괴되어야 마땅한데 계속 유지되고 있는 사회로 소개하고 있다. 빅터 차에게 있어 북한의 미스터리는 그것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전기 사용이 극도로 제한되어 자동차가 많지 않기 때문에 '불능' 도시로 간주되는 평양의 거리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최대한 빨리 자동차를 제거하고 전기 사용을 크게 제한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서 북한 청소년들이 기업의 이익 증대를 추구하기 위해 중독되도록 독려하는 스마트폰에 빠져들지 않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 여부를 묻는 것은 좋은 질문이다.

또한 이 책은 북한 주민들의 상대적으로 검소한 생활을 기이하고 후진적인 것으로 여김으로써 부패한 미국 문화를 조장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았던 미국 원주민들을 ‘야만인’으로 묘사하면서 광물 자원을 착취하고 야생 동물들을 무차별적으로 사냥해 멸종에 이르게 했으며 거대 도시들을 건설해 환경에 큰 피해를 가져왔던 서구인들과 매우 유사하다.

이 책은 자유롭고 개방된 국가인 미국과 대조적으로 북한이 조잡하고 조작된 선전을 통해 김 씨 일가의 학정에 대해 사람들을 오도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해서 실제로는 자동차를 운전하고 큰 집에서 살면서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면 자유롭지 못하다고 제시함으로써 미국 사회의 깊은 모순으로부터 사람들의 주의를 돌리도록 하는 선전 선동의 걸작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불능' 국가는 실제로 잔인하고 억압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 자신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증가하는 광기와 국내에서의 통치 붕괴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은 미국 정치의 오랜 부패의 결과일 뿐이며 그 기원은 2000년 선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은 미국의 활동을 제어할 수 없다.

빅터 차에게 북한은 미국에서 점점 확산되고 있는 권위주의에 대한 실질적 불확실성을 투영할 수 있는 장소이다. 미국인들이 신문을 선전으로 가득 채우는 방식에 대해 스스로 정직할 수 없다면 대상이 '미국'이 아닌 '북한'일 경우에는 적어도 이 진실을 간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내부의 사회적 모순을 그처럼 생경한 북한에 전달, 계획하는 것은 많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미국으로 알려진 '불능' 국가에 대해 더욱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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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인터뷰 ]
“북한은 인종론에 기초한 극우정권 친일파 우대, 김일성 우상화에 이용했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저자 B.R. 마이어스
기자명조성관 편집위원  
입력 2011.12.21 
호수 2186

‘조선인들은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따라서 매우 고결하기 때문에 어버이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저자 브라이언 R. 마이어스가 정리한 북한 이데올로기의 핵심 골자다. 저자는 부산 동서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마이어스 교수는 책에서 “북한이 이념적으로 공산주의 중국이나 동유럽보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적대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말한다.

북한 체제를 보는 그의 시각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북한을 연구해온 학자들 중에는 북한 체제가 표면적으로는 마르크스의 계급사상에 바탕을 둔 공산주의로 보이지만 본질은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관점이 유교적 가부장적 수령독재체제로 해석하는 것이다. ‘어버이 수령’이라는 용어를 분석한 결과다. 마이어스는 주체사상도 전시용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북한의 이데올로기가 공산주의, 유교사상, 전시용 주체사상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연구했다.

지난 12월 9일 마이어스 교수는 약속이 있어 서울에 왔다. 주간조선 편집실에서 마이어스 교수와 만났다.

마이어스 교수는 미국 뉴저지주 출신이다. 미군인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 버뮤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랐다. 1980년대 말 독일 보흠대학에서 소련학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부전공으로 한국학을 공부했다.

1989년 그는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현장을 목격했다. 베를린장벽 붕괴는 곧 소련의 붕괴였다. 소련학은 하루아침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학문이 되었다. 그는 전공을 북한학으로 바꿨다. 소련학과 한국학을 공부했으니 다른 분야보다는 북한학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북한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된 연구 논문은 ‘한설야와 북한문학(Han sorya and North Literature)’. 이 책은 김일성 치하의 북한문화에 대한 개척적 연구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산주의와 파시즘은 전체주의라는 점에서 똑같다. 마이어스 교수는 “마르크스·레닌주의는 극우정권의 인종론과 양립할 수 없다”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북한 정권은 인종론에 바탕을 둔 극우정권이라는 얘기다. 독자들은 의아해 할 것 같다. 마이어스 교수는 “한국 독자들은 이 사실을 알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 또 무슨 얘긴가.

“북한 정권은 그동안 남한의 이승만 정권를 가리켜 친일파를 숙청하지 않은 친일정권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김일성 치하의 북한문화를 연구하면서 확인했다. 김일성은 친일파를 숙청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일성은 이승만 정권보다 친일 인텔리를 환영했고 그들에게 관대했다.”

금시초문이었다. 혹시 마이어스 교수가 미국인이다보니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 물었다. “김일성은 친일 인텔리에게 정부의 고위직을 주고 그들로 하여금 우상화작업을 하게 했다. 일제가 해왔던 것처럼 히로히토와 같은 우상화 작업을 해나갔다. 일본 제국주의가 우상화에 동원한 수사(修辭)를 그대로 빌려왔다.”

2009년 평양에서 벌어진 퍼레이드가 북한 TV뉴스에 나왔다. 저자는 그때 군중들이 들고나온 격문 ‘그의 품을 떠나 못살아’를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이것이 공허한 수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북한 정권은 제국주의 일본이 태평양전쟁 시기에 식민지 조선의 선전선동에서 아주 흔하게 사용하던 것과 똑같은 ‘결사’니 ’육탄’ 같은 용어들을 점점 더 대담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일성 우상화는 겉으로 보기에는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스탈린 정권 시절 동구 공산권 국가에서는 경쟁적으로 거대한 스탈린 동상을 세웠다. 평양 만수대에 있는 김일성 동상과 흡사했다.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중국과 소련의 개인숭배가 지도자의 위대성이 변증법적 유물론에 대한 탁월한 이해력으로부터 초래된다고 한 반면, 북한 선전은 김일성의 위대성은 그가 민족적 가치들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처럼 말한다. 즉 그는 역사상 가장 순진하고 자연스러우며 다정하고 순수한 조선인이라는 것이다.’

북한 정권은 김일성의 미덕이 선천적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증조부는 1866년 그 유명한 미국 군함에 대한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또한 김일성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이러한 미덕을 드러냈다고 선전한다.

인종주의는 틈이 없다

저자는 김일성 우상화에 동원된 수많은 ‘현지지도 그림’을 분석했다. 대부분의 현지지도 그림은 날짜 미상이다. 우상화를 위한 조작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공통점이 있다. 화가와 작가들이 그려내는 김일성의 외모는 여성적 특성이 강하다. 어린아이를 안고 있고, 군인들이 넓은 가슴에 기대어 있고, 팔에 매달려 있는 여학생들을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 주민들이 배우는 노래 ‘초소에 수령님 오셨네’라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의 1절을 보면 마이어스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소에 수령님이 찾아오시여/ 다정하게 우리들을 품에 안고서 / 뜨거운 사랑을 부어주시니 / 너무 기뻐 그이 품에 얼굴 묻었네 / 아! 그이는 우리 어버이 / 아! 그 품에 안긴 아들은 / 언제나 어디서나 행복합니다!’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 정권이 마르크스·레닌주의 정권이라면 차라리 상대하기가 편하다고 강조했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너무나 어렵고 복잡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융통성이 생긴다. 그러나 인종주의는 융통성이라는 틈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종주의 정권과 형식적인 대화나 조약을 맺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기대할 수 없다.”

1938년 히틀러는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뮌헨협정을 체결해 체코슬로바키아를 사실상 합병했다. 이어 소련과 독·소불가침 조약을 체결했다. 영국·프랑스·러시아 등은 유럽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환호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협정문과 조약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모든 협정과 조약을 파기했다.

마이어스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이 왜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에서 결과를 얻지 못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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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상화 정책 알아야 체제 본질 이해”
By DailyNK -2012.01.10

“조선인들은 혈통이 지극히 순수하고, 따라서 매우 고결하기 때문에 어버이(김일성·김정일) 같은 위대한 영도자 없이는 이 사악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시그마북스(刊)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의 저자 B.R. 마이어스 씨는 이같은 북한의 선전문구를 제시하면서 북한의 이념적 정체성을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좌익세력의 ‘공산주의’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주체사상’을 내세워 ‘극우적인’ 민족성을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북한의 정체성은 ‘좌’인가, ‘우’인가? 저자는 북한의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우상·선전 정책을 통한 북한의 정체체제·이념 이해가 북한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북한을 ‘극우의 나라’라고 단정 지으면서 북한의 김일성 부자 선전·우상화 정책과 사례에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저자는 “북한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북한 주민들은 무엇을 믿고, 그들 자신과 주변 세계를 어떻게 보는가이다. 그러나 이 질문들은 흔히 무시되기 일쑤이다. 북한의 우상·선전화 정책은 이 같은 주민들의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단순히 북한에서 개인 우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북한을 이해할 수 없다. 북한을 알려면 우상·선전화 정책을 통해 그들의 이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자는 ‘김일성 신화’ ‘김정일 신화’ 등 북한 선전에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우상화 사례를 제시하고 이를 면밀히 분석, 북한 정권의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풀어냈다. 또한 책에 함께 수록된 김일성 부자의 다양한 우상·선전화(畵)를 함께 보여주면서 그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전문적인 지식이 결여된 연구자들은 북한을 일반인들에게 잘못 소개해 왔다”면서 “조선인을 세계 가장 ‘순수한’ 민족으로 추켜세우는 북한의 노골적이고도 귀에 거슬리는 인종 이론에도 불구, 북한 정권을 ‘강경 공산주의’ ‘스탈린주의적’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라는 책을 통해 북한 이념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 서양의 북한 전문가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인다.


그는 “서양의 북한 전문가 대다수가 북한 이념과 관련된 1차 자료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한국어 실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학자들은 군사·경제·핵 문제와 관련된 주제들만 연구하려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책을 통해 식민지 시대부터 최근까지의 북한 문화사를 소개하면서 북한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외부인’의 시각에서 평가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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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E북리뷰
      [E-Book, ePub, 전자책]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오렌지디지트
        2014. 1. 13. 14:28

            흔히 북한을 구성하는 이데올로기를 묻는다면 유교, 공산주의, 주체사상이라고 합니다. 서양 언론인들은 "조지 오웰이 그린 1984의 유교적 구현", "두껍지만 피상적인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껍질로 겉을 감싼 유교의 박물관" 이라는 표현으로 북한을 묘사했고, 김일성이 연설을 통해 소련의 문화에 찬사를 바친 부분이나 문화의 영역에서 소련 문학계의 유행어 등이 사용되는 등의 상황은 외부에서 보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소련의 위성국가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과연 북한 주민들은 유교, 공산주의, 주체사상의 이데올로기를 믿고, 자신과 주변 세계를 그를 통해 바라볼까요? 북한의 지도자는 무슨 논리로 우상화되는지, 그의 사명은 무엇인지, 그가 이끄는 국가는 어떤 운명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마이어스는 북한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공산주의, 유교, 그리고 전시용 주체사상 이론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제시합니다. 북한의 사상은 일본의 가미카제 이데올로기로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일본은 3.1운동 이후 내선일체를 지배적인 슬로건으로 제시하며 두 민족은 여타의 모든 민족보다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민족주의 정책을 펼칩니다. 이러한 사상에 조선의 민족주의 지식인들은 단군신화와 백두산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일본의 천황숭배와 후지산과 대립시키는 구도로 만듭니다. 역사학자 이영훈의 말처럼 '민족 형성에 요구되는 신화와 상징도 일본의 것들을 의식하면서, 그에 저항하거나 그를 모방하면서 새롭게 만들어' 집니다. 북한의 이데올로기는 일본의 민족주의 사상에서 순수성은 그대로 계승한 반면 자신감은 배제하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즉, 조선민족은 순수한 민족이지만 그 성향은 마치 순수한 어린아이와 같아서 외세의 민족들에게 고통만 당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학적 성향은 부모에게 순종하는 자식의 모습으로, 너무 순수해 스스로는 살아갈 수 없는 민족상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민족상 속에서 그 순수한 조선민족을 지켜주면서 누구보다도 조선인스러운(순수한) 누군가를 갈망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김일성이며, 김일성 우상화입니다.
출처: https://orangedigit.tistory.com/entry/EBook13-2 [오렌지디지트 | BIGSpacer® 데이터분석랩: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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