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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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집 : 재일 디아스포라의 목소리 
김용규, 서민정, 이재봉 (엮은이), 김석범, 서경식, 최덕효, 정영환 (인터뷰이) 소명출판 2024-02-29




9.3
100자평 1편
리뷰 2편
세일즈포인트 751
일본사 주간 32위
328쪽



한반도와


일본의 정치적·사회적 변화 속에서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 지식인들이 민족과 언어, 문화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대담집이다. 이들의 경험은 개인사와 민족사, 민족사와 세계사, 미시사와 거시사의 교차점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아주 독특한 가치를 갖는다.

재일조선인 지식인들은 20세기 들어 국권의 상실과 민족 분단으로 자신이 살던 고향을 떠나 일본으로 이주하여 식민주의와 분단체제에 의한 억압과 차별을 감내하면서 이를 극복할 비판과 저항의 형식을 창조해온 지식인들이다. 즉, 이들은 ‘자기 민족이 사는 공간’을 떠나야 했던 박탈과 상실의 고통을 경험하면서도 ‘자기 민족이 아닌 민족이 사는 공간’에서도 차별과 억압을 겪어야 했던, 민족과 민족의 사이-경계를 살아온 존재들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소중한 것은 이런 사이-경계의 사유를 토대로 민족 내의 다수자의 체제와 이념의 차별적 폭력성을 집요하게 탐문하면서 그 허구성을 폭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대담을 통해 우리는 민족 문제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 즉 민족 문제를 치열하게 사유하면서도, 민족주의와 탈민족주의, 국가주의와 탈국가주의의 이념적 대립을 뛰어넘는 새로운 지점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를 질문하고자 하였다.



목차


들어가며
제1장 | 김석범과의 대담 - 재일조선인과 준국적 그리고 일본어문학
제2장 | 서경식과의 대담 - 조국, 모국, 그리고 새로운 아이덴티티
제3장 | 최덕효와의 대담 - 초국적 역사 연구에서 마이너리티의 시각
제4장 | 정영환과의 대담 - 재일조선인 역사와 닻으로서의 조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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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서울신문 2024년 2월 23일자 '책꽂이'
문화일보: 문화일보 2024년 2월 23일자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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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엮은이: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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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대담집 : 재일 디아스포라의 목소리>,<인문학의 길찾기>,<번역과 횡단> … 총 26종 (모두보기)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영국문화연구, 세계문학론, 포스트식민주의 등에 관심이 있다. 지은 책은 『문학에서 문화로』, 『혼종문화론』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멀리서 읽기-세계문학과 수량적 형식주의』, 『문화 연구 1983』 등이 있다.


엮은이: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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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대담집 : 재일 디아스포라의 목소리>,<번역과 횡단>,<경계에서 만나다 : 디아스포라와의 대화> … 총 6종 (모두보기)
부산대학교 언어정보학과 교수. 언어와 문화, 통사론 연구, 생태언어학 등의 분야에 관심이 있다. 지은 책은 『토에 기초한 한국어문법』, 『민족의 언어와 이데올로기』(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제약에 기초한 통사론과 의미론』(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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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 이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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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대담집 : 재일 디아스포라의 목소리>,<인문학의 길찾기>,<아름다운 우리 소설 34> … 총 9종 (모두보기)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 근대문학, 재일조선인문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은 책으로 『근대소설과 문화적 정체성』, 『한국 근대문학과 문화체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말이라는 환영-근대 일본의 언어 이데올로기』, 『그녀의 진정한 이름은 무엇인가』, 『버젓한 아버지에게』 등이 있다.


인터뷰이: 김석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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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뱃속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1925년 오사카 이카이노, 현재의 이쿠노(生野)에서 태어났다. 1945년 3월 중국의 충칭(重慶)으로 탈출하기 위해 서울로 건너와 선학원(禪學院)에 머물다 일본으로 되돌아갔지만 신생 조국을 건설하는 일에 참가하기 위해 11월 다시 선학원으로 돌아온다. 1946년 여름 학비를 구하기 위해 일본으로 돌아왔다가 그대로 일본에 머물게 된다. 1947년 간사이대학(西大) 전문부 경제과 3학년에 편입 후 1948년 3월에 졸업한다. 1948년 4월 교토대학(京都大) 문학부 미학부에 입학하여 1951년 3월 졸업한다. 일본공산당에 입당 및 탈당(1948년 4월~1952년 2월), 『조선평론(朝鮮評論)』 편집(1951년 12월~1952년 2월, 제3호까지), 『평화신문(平和新聞)』 편집부 및 재일조선인문학회 등에서 일한다. 1952년 12월 『문예수도』에 「까마귀의 죽음(鴉の死)」을 발표한 이후 제주4·3의 형상화가 필생의 작업이 된다. 1965년부터 1997년에 걸쳐 완성된 『화산도(火山島)』 1~7은 그 대표적이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 외에도 『1945年夏』(筑摩書房, 1974), 『萬德幽靈奇譚』(筑摩書房, 1971), 『詐欺師』(講談社, 1974), 『海の底から, 地の底から』(講談社, 2000) 등의 작품집과 『ことばの呪縛』(筑摩書房, 1972), 『民族·ことば·文』(創樹社, 1976), 『在日の思想』(筑摩書房, 1981), 『境を越えるもの』(文藝春秋, 2004) 등 많은 저서를 남기며 지금까지도 문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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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서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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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나의 미국 인문 기행>,<디아스포라 기행>,<[큰글자도서] 내 서재 속 고전> … 총 54종 (모두보기)
1951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부터 도쿄게자이대학(東京經濟大學)에서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인권론과 예술론을 강의하고 도서관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 정년퇴직했다. 『子どもの涙-ある在日朝鮮人の読書遍歴(소년의 눈물)』(柏書房, 1995)로 일본에세이스트클럽상, 『プリーモ・レーヴィへの旅(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朝日新聞社, 1999)으로 마르코폴로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민주주의와 소수자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후광 김대중학술상을 수상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료와 후학들이 그의 퇴임을 기념하는 문집과 대담집인 『서경식 다시 읽기』 1(연립서가, 2022), 『서경식 다시 읽기』 2(연립서가, 2023)를 펴냈다. 그밖에 지은 책으로 『半難民の位置から 戦後責任論争と在日朝鮮人』(影書房, 2002, 국내 번역서로는 임성모 역, 『난민과 국민 사이』, 돌베개, 2006), 『ディアスポラ紀行-追放された者のまなざし』(岩波新書, 2005, 국내 번역서로는 김혜신 역, 『디아스포라 기행』, 돌베개, 2006·2023), 『植民地主義の暴力-「ことばの檻」から』(高文研, 2010, 국내 번역서로는 권혁태 역, 『언어의 감옥에서』, 돌베개, 2011), 『나의 일본미술순례』 1(최재혁 역, 연립서가, 20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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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최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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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 릿쿄대학을 졸업하고 코넬대학 역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포니정재단 펠로우십 프로그램으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영국 셰필드대학 동아시아학부 조교수로 있다. 해방 후 한반도와 일본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에서 연구하고 있으며, 재일조선인 문제를 다룬 박사학위논문 “Crucible of the Post-Empire : Decolonization, Race and Cold War Politics in U.S.-Japan-Korea Relations, 1945~1952”으로 International Convention of Asia Scholars(ICAS) 최우수인문학박사논문상을 수상했다. 주요논문으로 “The Empire Strikes Back from Within : Colonial Liberation and the Korean Minority Question at the Birth of Postwar Japan, 1945~1947”(American Historical Review 126, no.2, 2021.6), 「배반당한 ‘해방’-미군 점령하 ‘재일조선인 문제’와 냉전, 1945~1948」, “Fighting the Korean War in Pacifist Japan : Korean and Japanese Leftist Solidarity and American Cold War Containment”(Critical Asian Studies, 201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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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정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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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동아시아 속 2.8독립선언, 그 역사적 의의>,<해방 공간의 재일조선인사>,<누구를 위한 화해인가> … 총 5종 (모두보기)
1980년 지바(千葉)에서 재일조선인 3세로 태어났다. 메이지가쿠인대학(明治学院大学) 법학부를 졸업하고 히토츠바시대학원(一橋大学院) 사회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리츠메이칸대학(立命館大学) 코리아 연구센터 전임 연구원, 메이지가쿠인대학 교양교육센터 전임강사, 준교수를 거쳐 현재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전문 연구 분야는 조선근대사 및 재일조선인사이다. 주요 저서로는 『朝鮮独立への隘路-在日朝鮮人の解放五年史』(法政大学出版局, 2013, 국내 번역본으로 임경화 역, 『해방 공간의 재일조선인사』, 푸른역사, 2019), 『忘却のための‘和解’『帝国の慰安婦』と日本の責任』(世織書房, 2016, 국내 번역본으로 임경화 역,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제국의 위안부』의 반역사성』, 푸른역사, 2016), 『歴史のなかの朝鮮籍』(以文社, 20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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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경계적 사유와 재일디아스포라의 위치

이 책은 한반도와 일본의 정치적·사회적 변화 속에서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 지식인들이 민족과 언어, 문화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대담집이다. 이들의 경험은 개인사와 민족사, 민족사와 세계사, 미시사와 거시사의 교차점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아주 독특한 가치를 갖는다. 재일조선인 지식인들은 20세기 들어 국권의 상실과 민족 분단으로 자신이 살던 고향을 떠나 일본으로 이주하여 식민주의와 분단체제에 의한 억압과 차별을 감내하면서 이를 극복할 비판과 저항의 형식을 창조해온 지식인들이다. 즉, 이들은 ‘자기 민족이 사는 공간’을 떠나야 했던 박탈과 상실의 고통을 경험하면서도 ‘자기 민족이 아닌 민족이 사는 공간’에서도 차별과 억압을 겪어야 했던, 민족과 민족의 사이-경계를 살아온 존재들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소중한 것은 이런 사이-경계의 사유를 토대로 민족 내의 다수자의 체제와 이념의 차별적 폭력성을 집요하게 탐문하면서 그 허구성을 폭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대담을 통해 우리는 민족 문제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 즉 민족 문제를 치열하게 사유하면서도, 민족주의와 탈민족주의, 국가주의와 탈국가주의의 이념적 대립을 뛰어넘는 새로운 지점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를 질문하고자 하였다.

왜 세대별로 보고자 했는가?

이 책에서 우리는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 지식인들의 고민과 사유가 역사적으로 그리고 세대적으로 어떻게 변주해왔는가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세대별로 바라보고자 한 이유는 이들을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추상화하기보다는 이들이 각자가 처한 역사적 시대와 정치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간 차별적이고 복합적인 존재들임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대담자로는 『화산도』라는 대작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 김석범(1세대), 『디아스포라 기행』, 『나의 서양미술순례』, 『언어의 감옥에서』 등을 통해 재일조선인의 특수한 위치를 디아스포라라는 보편적 시각으로 풀어낸 작가 故서경식(2세대), 『해방공간의 재일조선인사』와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를 통해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주변에서 중심으로 이동시킨 역사학자 정영환과 『포스트 제국의 시련-1945년에서 1952년까지 미국과 일본의 관계 속에서 탈식민화, 인종, 냉전의 정치학』이라는 논문으로 국제아시아학회의 인문학 분야 최우수 박사논문상을 수상하고 한일 관계를 넘어선 초국적 시각으로 재일조선인 역사를 재조명하는 최덕효(3세대), 이렇게 네 분을 선정하였다. 이 책은 이 네 분을 세대별로 나누어 한반도와 일본 사회에 대한 그들의 경험과 고민을 들어보고, 그 속에서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의 위치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특히 대담자 모두에게 동일한 질문, 즉 민족, 세대, 언어, 문화와 관련된 질문들을 던짐으로써 이들의 디아스포라적 문제의식의 공통점과 차이를 듣고, 이를 통해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의 세대적·역사적 변화를 짚어보고자 하였다.

디아스포라의 위치가 존재하는 한 디아스포라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세대의 시각에서 역사적 경험과 이해를 구분 짓고 그 차이를 분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세대의 관점은 일본사회에서 재일조선인의 존재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약화되거나 동화되지 않을까 하는, 즉 은연중에 세대의 변화에 따라 애초의 디아스포라의 문제의식이 변질되고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목적론적인 시각이나 세대 간의 단절을 전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대 개념이 가질 수 있는 한계를 경계하면서 이 개념을 중립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하였다. 재일조선인 지식인을 바라보는 데 세대의 개념은 한계 못지않게 장점도 있다. 세대 개념과 디아스포라의 위치를 잘 종합하여 살펴볼 경우, 세대의 시각은 일본 내의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의 변화하는 사고와 역사적 경험을 복잡한 변화의 과정으로 읽어내는 한편,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의 선후배 세대의 문제의식이 어떻게 계승, 발전하는지, 또 어떤 점에서 달라지는지를 드러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대담자와 질문자 모두가 강조하고자 한 것은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디아스포아의 ‘위치’와 ‘맥락’이 존재하는 한, 세대가 달라져도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의 문제의식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민주의적 유산이 남아있고 국가주의의 차별과 억압이 존재하는 한, 디아스포라의 위치와 맥락은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위치와 맥락을 염두에 두면서 디아스포라적 사고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는가, 그리하여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디아스포라의 정치학을 제기하고자 하였다.


pink1208 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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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귀한 책이 나온 줄도 모르고...! 기획하신 한국의 교수님들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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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본색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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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출판에서 나온 <대담집-디아스포라의 목소리>를 읽었다.최덕효, 정영환 선생의 대담에서는 오랜만에 정말로 큰 지적 도전을 느꼈다. 책에서 3세대로 분류한 이 역사학자들이 벌이는 ‘대담한 기획’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최덕효 선생의 박사 논문은 존 다우어의 ‘패배를 껴안고’에 대한 일종의 카운터 내러티브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나는 이 책이 일종의 일본의 자기기만이라고 느꼈는데, 어쩌면 역사상 단 한번도 가난해본 적이 없는 나라의 가난 서사라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최덕효 선생의 논문 작업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내가 존 다우어의 책에 느낀 불편함의 이유를 알아챘다. 이 책에는 ‘재일조선인’이 빠져 있었다. 패배가 아니라, 패배의 패배를 껴안고 살았던 이들의 목소리는 배제되었다. 최덕효 선생의 기획은 한편으로 서준식의 ‘옥중서신’에 대한 카운터 내러티브기도 했다. 서준식은 옥중 소감에서 한반도가 본류, 자이니치는 지류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최덕효는 자이니치 중심의 역사 서술을 기획한다. 실로 대담하고 놀라운 기획이 아닐 수 없다.정영환 선생의 논문에 대해서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는 재일조선인사를 자이니치의 시각에서 새롭게 서술하고자 한다. E.P 톰슨과 에드워드 사이드를 계승하며 제3세계와 재일조선인을 연결하고, 유럽중심주의자인 에릭 홉스봄과 대결하려 한다. 김용규 선생님의 잘 준비된 질문과 풍부한 사전 조사, 이재봉 선생님의 예리한 질문이 돋보였다. 특히 김용규 선생님의 질문은 두 학자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큰 얼개를 그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서경식 선생님과의 인터뷰는, 3세대 학자들과의 대담보다는 훨씬 더 어두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2023년에 있었던 두 번째 대담은 선생의 악화된 건강 탓인지 몰라도 다른 인터뷰나 강의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냉소적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리고 인터뷰는 늘 그런 것이라 해도, 서경식의 답변은 질문을 조금씩 빗겨 가기도 하고, 질문의 의도를 되묻는 방식으로 우회하기도 한다. 질문과 답 사이의 묘한 어긋남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것이 불편하기 보다는 흥미로웠던 이유는, 인터뷰어들과 친밀한 관계였다는 점을 되새겨볼 때 선생님의 사적 대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읽을 때보다 두 번째 읽을 때 의미가 좀 더 다가왔는데, 다시 읽었을 때 선생님의 발언에 선생님의 억양과 말의 스타일이 비로소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책에 또 다른 인터뷰어인 서민정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책이 만들어지기 전에 선생님의 발언을 검토하시겠냐는 물음에 서경식 선생님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고 한다. 즉 두 편의 대담에 대해서 다시 읽거나 고쳐쓰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김상봉 선생님과 대담을 하셨던 <만남>에서 자신의 발언을 되짚고, 혹시나 실수를 하실까봐 나 같은 사람에게 녹취를 맡기자고 제안하셨던 것에 비하면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선생님은 대담해지신 것일까, 아니면 조금은 지쳐계셨던 것일까.물론 그 때문에 가장 서경식의 목소리에 가까운, 그래서 책의 제목인 재일조선인의 목소리를 실현하고, 또 서경식의 목소리를 귀에서 재생시키는 그런 대담이 되었다. 단, 높은 수준의 주의력이 독해에 요구된다는 것도 그 결과라 할 수 있다.그리고 122쪽 이후의 서경식 선생이 말하는 ‘조국’-론은 서경식의 디아스포라-론으로 읽힌다. 정말로 흥미롭다. 특히 144쪽.“그런데 그것만 보면 안 되죠. 이 사람이 서양을, 서양 르네상스를 우리와는 다른 어떤 시점으로 보고 있는 것인가를 보게 되면, 이 사람의 독창성이라고 할까, 특징을 볼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앞으로 재일조선인에 대한 연구도 그런 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재일조선인이라는 존재를 연구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재일 조선인이 어떻게 세상을 보고 있는지를 자신에 비추어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서양이 그런 경향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재일조선인에 대한 연구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봅니다”나로서는 책 전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서경식이 유럽과 아메리카를 다니며 인문기행과 미술관 다니며 음악회를 다닌 또 하나의 이유를 알게 되는 지점이자, 여러 선생님들과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어떤 방향으로 꾸려가야 할지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구절이었다. 서경식 선생님과의 2부 대담은 나로서는 너무나 값진 대화의 기록이었다.책을 읽으며 발견한, 몇 가지 이상한 점을 남겨둔다. 아무래도 대화를 녹취로 풀다보니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인데 맥락상 이상한 것들이 꽤 있다. 내가 가장 이상했던 부분은 90쪽이다. ”아까 얘기했던 귀화 안 해서 반갑다든지 하는 그런 이야기라기보다, 저는 문제적인 발언일 수 있지만, 일본이라는 나라가 어디보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였으면 귀화를 거부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았을 것 같아요“.‘내가 충분한 주의력을 기울이지 않아서인지, 나는 인용한 부분의 마지막 문장을 몇 번을 곱씹어 읽었다. 대화의 맥락상, 일본이라는 나라가 재일조선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였다면 귀화를 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문제적인 발언을 예고했다면 더더욱이 그렇다. 그런데 이 구절만 보면, 귀화를 거부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는 귀화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가 된다. 즉 일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나라라면 귀화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는 거다. 논리적이지 않은 연결인데, 서경식 선생님이 이렇게 실제로 말씀하신 것이면 앞서 말했듯이 수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편집 과정에서 이런 부분은 확인이 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잘못 독해했을 가능성도 물론 있다. 다른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이외에도 271쪽, 김용규 선생님의 발언에도 모호한 점이 있었다.”디아스포라라든지 ‘제3의 길’, 이런 것은 서경식 선생님도 별로 좋아하시지는 않는 것 같던데, 그래도 한편으로는 2세대, 3세대의 경우, 재일조선인의 특수한 경험이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있는 디아스포라의 경험들과의 공통성 등도 함께 고민하면서 자신들만의 특성들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습니다.“디아스포라를 서경식 선생님이 좋아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역시 녹취과정의 실수일 수도 있고, 많은 부분이 생략되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서경식 선생님은 90년대 일본에서 유행한 디아스포라 담론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셨고, 이 개념을 해체해 서경식이 다시 재발명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서경식은 디아스포라의 경험들과 공통성을 중심으로 연대를 추구했는데 그가 이를 싫어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역시 편집 과정에서 좀 더 살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책의 자잘한 실수들.사실 녹취를 풀어낸 책의 특성상 굉장히 많을 수밖에 없긴 한데, 몇 가지만.1) 262쪽 ”정체성을 대신 증명하고나“-> ”정체성을 대신 증명하거나“2) 263쪽 ”에릭 홉스봄 Eric Hobsbawn"- > "Eric Hobsbawm'어마어마한 품이 들어간 책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부록으로 실린 최덕효 선생의 ’월경하는 재일‘은 꼭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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