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 - 시장주의와 반공주의를 넘어, 비판적 중국 연구의 새로운 시각
이반 프란체스키니,니콜라스 루베르 (지은이),하남석 (옮긴이)한겨레출판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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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200쪽
책소개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비해서는 다소 누그러졌으나 여전히 중국에 대한 감정은 부정적이다. 한국만의 상황도 아니다.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기에 서구에서는 이미 21세기 버전의 황화론(黃禍論)이 등장했다. ‘친미 대 친중’이 언제나 중요했던 정치권에서도 ‘친중 공산주의자’ 프레임이 어느 때보다 노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디어와 정치권에서 반중 정서가 확산되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중국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냉전 시기의 반공주의에 입각하여 중국의 민주화?시장화를 들여다본 근대화 연구, 미국이라는 제국주의 국가와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에 맞서고 있는 중국을 진보적 변화의 주축으로 보는 관점의 연구, 역사적 사회주의 체제를 일종의 전체주의 사회로 간주하는 시각에서의 연구, 중국의 혁명사 속 대안적 근대화를 밝히는 연구를 비롯하여 중국을 거대한 시장이자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간주하는 상업주의적, 시장주의적 접근 등이 주를 이뤘다.
학계에서 현재 가장 새롭고 첨예한 논의를 이끌어가는 신진 연구자들이 제시한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는 기존의 중국 논의들이 결국 중국을 ‘우리와 다른 타자’로 상정해왔음을 비판하며, 오늘날의 중국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중국을 분석 대상이 아닌 분석 도구(방법)로 간주하여야 한다고 말하는 연구 방법론이다. 중국의 특수성과 세계와의 연관성을 함께 살피는 시좌 안에서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농촌과 도시, 제국과 제3세계의 이분법적 딜레마를 넘어 중국의 실재에 다가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양태, 세계가 중국을 변화시키는 양태를 드러내는 키워드로 노동, 디지털 감시(감시 자본주의), 신장 위구르, 일대일로 및 중국의 해외 투자, 교육을 꼽으며 이 책은 비판적 중국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목차
역자 해제_중국, 어떻게 볼 것인가?
들어가며
1. 지구적 시각에서 살펴본 중국의 노동
2. 디지털 디스토피아
3. 신장 위구르
4. 일대일로
5. 학계
나가며
저자 후기
주
책속에서
P. 25 중국은 세계의 일부인가? 서구의 많은 정치 담론과 미디어, 대중의 인식에 따르면 그 대답은 ‘아니오’로 보인다. 지
구적 사회・경제 체제에 통합된 지 40년이 지나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경제체가 된 지금에도 중국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는 중국을 ‘실재’ 세계 외부에 존재하는 근본적으로... 더보기
P. 37~38 이 책에서 우리는 중국이 진공 상태나 세계 외부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함으로써 이러한 프레임들의 한계를 극
복하고자 한다. 미조구치 유조는 중국을 분석하는 이들이 단지 자신의 야심과 불안을 반영하기 위해서 중국을 납작하게 묘사하는 것을 “중국 없는 중국학”이라고 명명하며 이와 같은 분석이 만연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미조구치 유조가 내세운 “중국을 방법으로 하는 중국학”을 따라 “중국 없는 중국학”의 분석을 넘어서려 한다. 그에 따르면 “중국을 방법으로 하는 세계란 중국을 하나의 구성 요소로 하는 세계이다.” 나아가 우리는 이 견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단순히 중국의 존재를 그 자체로 세계의 한 구성 요소로 인식하기보다는 중국이 지구적 역사, 과정, 현상, 추세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접기
P. 39~40 이 책의 요점은 중국이 오늘날 자본주의 동역학에 따라 작동하는 세계 체제의 대안이라기보다는 그 체제의 필수적인 일부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데 있다. 이러한 중요한 연결점과 연관 관계를 파악하고 지도화하지 않으면 우리의 분석은 실패할 것이며, 현대 중국과 지구적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중첩된 형태의 야만에 대한 우리의 비판과 투쟁은 힘을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날 중국을 논의하기 위한 대안적인 분석 틀과 방법론적 접근으로 ‘글로벌 차이나’를 제안한다. 다시 말해 중국 사회, 국내 및 대외 정책과 관련된 문제를 우리가 현재 위치한 후기 자본주의 단계에 내재해 있는 보다 광범위한 추세와 기저의 동역학과 연관해 해석하는 일련의 틀을 채택하는 것이다. ‘글로벌 차이나’global China(소문자g)라는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서, 중국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로부터 점점 더 고립되어간다고 인식되던 마오쩌둥 시대에도 중국은 항상 ‘글로벌’했다고 손쉽게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글로벌 차이나’Global China: (대문자G)라는 개념을 중국과 세계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 중국의 국제적 관여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이론적 틀로 적용하고자 한다. 접기
P. 42 중국은 더 넓은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읽혀야 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다. 즉, 중국을 이해해야만 지구적 자본주의를 이해할 수 있고, 지구적 자본주의를 이해해야만 중국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개념적, 방법론적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P. 44~45 전 세계적으로 우리는 권위주의화, 억압적 기술의 발달, 대량 구금 체제의 일상화와 같은 심각하게 불안한 추세를 목도하고 있다.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중국에 돌리기는 쉽다. 물론 중국의 행위자들이 이 모든 것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만, 이러한 추세들은 단지 한 국가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의 경우는 서로 연결된 지구적 현상, 즉 더 광범위한 힘들에 의해 형성되는 현상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본질주의적, 그쪽이야말로주의적, 산파술적 접근법을 넘어 이 암울한 전환을 조장하는 중국의 역할을 주의 깊게 기록하고(그리고 고발하고), 중국의 발전이 다른 지역의 사건들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강조해야 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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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반 프란체스키니 (Ivan Franceschini)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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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당대중국연구센터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메이드 인 차이나 저널'(The Made in China Journal)과 '글로벌 차이나 인민 지도'(The People's Map of Global China), '글로벌 차이나 펄스'(The Global China Pulse) 창립자이자 공동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의 노동 문제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와 활동을 병행해왔으며, 《중국 공산주의의 유산들》(Afterlives of Chinese Communism, 2019), 《신장 원년》(Xinjiang Year Zero, 2022), 《프롤레타리아 중국》(Proletarian China, 2022)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온라인 사기 산업에서 벌어지는 현대판 노예제도에 관한 새 책을 집필 중이다. 접기
최근작 :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 … 총 5종 (모두보기)
니콜라스 루베르 (Nicholas Loubere)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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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룬드대학교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연구센터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메이드 인 차이나 저널'(The Made in China Journal)의 공동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대출을 통한 개발》(Development on Loan, 2019)을 썼다. 최근에는 19세기 골드 러시에서 현재 암호화폐 채굴 현상에 이르기까지 자원 채굴 광풍에 중국이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중국의 지구화 과정과 형태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작 :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 … 총 7종 (모두보기)
하남석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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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학교 중국어문화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대 중국의 체제 변동과 대중 저항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팬데믹 이후 중국의 길을 묻다》(공저) 《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차이나 붐》 《제국의 충돌》 《아이폰을 위해 죽다》(공역)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중국의 신자유주의 논쟁과 그 함의> <1989년 천안문 사건과 그 이후> <시진핑 시기 중국의 청년 노동 담론> 등을 썼다.
최근작 :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팬데믹 이후 중국의 길을 묻다>,<도시로 읽는 현대중국 1> … 총 12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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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활력소, 서구 자본주의 모델의 대안, 글로벌 민폐 국가, 사회주의 독재 국가…
환상과 환멸을 넘어, 비판적 중국 연구는 가능한가?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비해서는 다소 누그러졌으나 여전히 중국에 대한 감정은 부정적이다. 한국만의 상황도 아니다.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기에 서구에서는 이미 21세기 버전의 황화론(黃禍論)이 등장했다. 지난 20년간 세계 각국의 반중 감정에 관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시진핑 집권 이후부터 주요 국가들에서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가 고조되기 시작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반중 감정이 심화되었다. 한국에서는 2016년 사드 배치를 기점으로 한중 관계가 점차 악화되었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지난 30년을 지나 지금의 젊은 세대 사이에선 혐중 정서가 만연하다. 정치권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 세계적으로 민족주의, 애국주의, 포퓰리즘 흐름이 거세지면서 한국에서도 ‘친중 공산주의자’ 프레임을 활용해 반중 정서 쇼비니즘에 올라타는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노골적이다.
미디어와 정치권에서 반중 정서가 확산되어온 가운데 학계에서는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냉전 시기의 반공주의에 입각하여 중국의 민주화?시장화를 들여다본 근대화 연구, 미국이라는 제국주의 국가와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에 맞서고 있는 중국을 진보적 변화의 주축으로 보는 관점의 연구, 역사적 사회주의 체제를 일종의 전체주의 사회로 간주하는 시각에서의 연구, 중국의 혁명사 속 대안적 근대화를 밝히는 연구를 비롯하여 중국을 거대한 시장이자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간주하는 상업주의적, 시장주의적 연구 방법론이 주를 이뤘다. 이 책은 이러한 시각이 중국을 우리와는 다른 특수한 장소, 이데올로기, 문화로 타자화하는 시선에서 비롯되었음을 짚으며,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교차하고, 도시와 농촌이 공간적으로 뒤섞이고, 제국과 제3세계적 양태가 겹쳐진 오늘날의 중국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미 세계 속에 깊게 연루된 중국으로부터 더 나은 공동의 미래를 상상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중국과 관련한 오늘날의 논쟁은 우리와 같은 편인지 다른 편인지 가르려는 사람들이 점차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비판적 이해와는 양립할 수 없는 시각이다. 이 책은 중국을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지구 내에 위치시킴으로써 흔히 ‘중국적인 것’으로만 읽히는 문제들이 실제로는 지구적 자본주의의 복잡한 역학 관계와 상호 연결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현재의 중국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중국은 무엇인가’ 대신,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가 중국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중국은 자본주의 체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로 질문을 바꾸기를 제안한다.”
-본문 중에서
‘중국은 무엇인가’에서 ‘중국과 세계는 어떻게 얽혀 있는가’로
오늘날의 중국을 왜곡 없이 바라보는 인식론적 전환
기존 논의의 한계를 극복할 연구 방법론으로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는 중국을 분석 대상(목적)이 아닌, 세계 공동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주체로 간주하며 지구적 자본주의의 거대한 역동을 이해하는 수단(방법)으로 바라보는 일종의 관계적 관점이다. 서구적 기준으로 아시아를 재단하는 방식을 비판하며 아시아를 수단으로 삼아 서구를 조명한 시도인 ‘방법으로서의 아시아’(다케우치 요시미), 중국을 일반화해 분석 대상으로 삼는 대신 중국을 세계 내 하나의 구성 요소로 보고 각 요소들이 서로를 상호 참조하는 다원적 세계를 인식의 기반으로 두는 ‘방법으로서의 중국’(미조구치 유조)의 계보를 잇는 작업이기도 하다. 즉,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는 근본적으로 세계가 정적이고 고유한 각각의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는 기존의 인식론 대신, 사회적 실재를 역동적이고 연속적이며 과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중국 고유의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된 특수성은 고려해야 하지만, 이를 따로 떼어내 세계와 분리된 요소로 놓고 그 특성만 강조하는 것은 이롭지도 정확하지도 않다고 보는 입장이다.
닫힌 체계의 이론 틀이 아닌 만큼 중국과 세계의 복잡한 연루를 꿰어내는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의 키워드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테지만, 이 책에서는 지금 주목해야 할 다섯 가지 쟁점으로 노동, 디지털 감시(감시 자본주의), 신장 위구르, 일대일로 및 중국의 해외 투자, 교육을 꼽는다.
1장에서는 1990년대 중국이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한 후의 중국 노동 체제를 살펴본다. 중국의 노동 착취가 세계적으로 ‘바닥을 향한 경주’를 촉발했다는 주장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중국의 노동 구조와 노동권이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어떻게 형성되었고 역으로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를 어떻게 바꾸어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알아본다.
2장 ‘디지털 디스토피아’에서는 중국의 디지털 감시 기술을 포용금융(신용) 시스템의 렌즈를 통해 살펴보고, 이것이 중국만의 독특한 디지털 디스토피아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알고리즘 거버넌스와 감시 자본주의 궤적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동시에 이에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3장에서는 신장 위구르족 및 기타 소수민족에 대한 대량 억류 사태를 분석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과의 유사성과 공모 관계를 알아본다. 이렇듯 불안하고 부당한 상황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다국적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4장에서는 예외적이고 특수한 것으로 간주되어온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해외 투자 계획들이 어떻게 서구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미 활용되어온 프로젝트, 아이디어, 운영 방식에 기대어 구축되었는지 알아보고, 이외 중국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제도들이 기존 서구의 모델을 어떻게 모방하고 참조해왔는지를 분석한다.
5장에서는 중국의 해외 영향력 확대, 서구의 중국 내 영향력 확대 수단이 된 학계를 화두로 가져온다. 대학, 출판, 연구의 신자유주의화가 어떻게 검열을 용인하고 학문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는 장이다.
중국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양태, 세계가 중국을 변화시키는 양태에 면밀히 다가가며 이 책은 결국 ‘친미 대 친중’의 낡고 오래된 진영론에서 벗어나 ‘더 나은 공동의 미래’를 상상해보기를 제안한다. 특별히 한국어판에는 중국 연구의 현황과 앞으로의 연구 과제를 상세히 밝힌 공저자의 후기와 국내 소장학파 핵심 연구자이자 이 책을 번역한 하남석 교수의 촘촘하고 친절한 해제까지 실려 깊이를 더했다. 이 책을 경유해 독자들은 ‘글로벌 민폐 국가’ ‘인권 탄압국’ ‘저물어가는 거대 시장’으로서의 중국이 아닌, 우리가 사는 세계가 무엇을 소외하여 무엇을 축적하고 있는지, 그 거대한 구조에 깊이 연루된 중국의 역동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 접기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
이번에 중국의 글로벌 경제,외교,사회,환경까지 분석 정리한 서적이 출간되어 읽게되었다. 이반 프란체스키니와 니콜라스 루베르공저의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였다.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는 현대 중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으로, 중국을 단순한 분석 대상이 아닌, 세계 역사와 자본주의의 중요한 주체로 재조명한다. 이 책은 전통적인 서구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중국과 세계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저자는 독자들에게 중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가 현대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첫 번째 장에서는 1990년대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 잡은 중국의 노동 체제를 분석한다. 저자는 중국의 노동 구조가 어떻게 지구적 자본주의와 상호작용하며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본다. 특히 중국의 노동 착취가 세계적으로 '바닥을 향한 경주'를 유발했다는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를 탐구하면서, 노동권의 형성과 변화 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는 노동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공하며,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중국의 역할을 더욱 명확히 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중국의 디지털 감시 기술을 포용금융 시스템을 통해 살펴본다. 저자는 중국의 디지털 감시가 단순히 중국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감시 자본주의의 흐름 속에서 확장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디지털 기술이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침해하는지를 탐구하며, 이러한 체제가 전 세계적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지를 조명한다.
세 번째 장에서는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억압과 그와 관련된 국제적 맥락을 분석한다. 저자는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과의 유사성을 살펴보며, 다국적 기업들이 어떻게 이러한 불안한 상황을 조장하고 이용하는지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다. 이는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인권 문제가 어떻게 억압되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논의로, 현대 사회에서의 기업의 윤리적 책임에 대한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네 번째 장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해외 투자 계획을 분석한다. 저자는 이러한 계획들이 서구 자본주의의 기존 모델을 어떻게 참조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며, 중국의 새로운 제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를 설명한다. 이는 중국의 경제적 야망이 단순한 자국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와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중국의 해외 영향력 확대와 그에 따른 학문적 검열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대학과 연구 분야의 신자유주의화가 어떻게 검열을 정당화하고, 학문의 자유를 위협하는지를 분석한다. 이는 현대 중국과 서구 학계 간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각을 제공하며, 미래 연구 방향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현재의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매우 복잡하고 다층적인 주제다. 중국은 그 자체로도 방대하고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배경을 가진 국가일 뿐 아니라, 국제 정세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우리가 그들과 같은 편인가?'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을 넘어서, 보다 포괄적이고 비판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중국은 최근 몇십 년 간 급격한 경제 성장을 경험하며, 전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동시에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서구 국가들에서 '황화론'이라는 개념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현상은, 중국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가 반영된 결과이다. 한국에서도 반중 정서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혐중 정서가 확산되었다. 이는 과거의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한국의 정치권에서도 반중 정서를 활용하는 모습이 두드러지며, 이러한 경향은 사회 전반에 걸쳐 민족주의와 애국주의의 부흥을 가져왔다.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로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의 한 축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의 중국은 경제적 성장을 통해 국제 사회와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세계 경제의 복잡한 역학 관계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가 중국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과 관련된 오늘날의 논쟁은 친구와 적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보다 비판적인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특정한 이데올로기적 시각에서 벗어나, 중국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복합적인 상황, 도시와 농촌의 상호작용, 제국과 제3세계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우리는 중국의 미래에 대한 보다 풍부한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 총리뷰
저자는 중국과 세계의 복잡한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친미 대 친중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더 나은 공동의 미래를 상상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쟁점을 제기한다. 이 책을 통해 중국이 '글로벌 민폐 국가'가 아닌, 복잡한 구조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임을 깨닫게 된다. 더불어 중국의 역동성과 그에 따른 사회적, 정치적 함의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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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gi386 2024-11-05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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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혐오. 결코 다르지 않은, ‘진짜 중국‘을 있는 그대로, 세계 안에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장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 권위주의 정부 이미지로는 북한과 더불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나라. 경제 규모로도 인구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신흥강국을 넘어 새로운 패자로 떠오르는 나라. 동시에 불신과 혐오, 혹은 유럽 제국주의를 무찌를 공산국가의 희망으로 불리는 나라, 중국.
세계 어디든 '메이드 인 차이나'를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엄청난 저임금 인력으로 밀어붙여지는 물량공세와 당-국가가 주도하는 계획경제, 정부에서 개인으로 이어지는 촘촘한 조직체계까지.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을 생필품과 소모품, 완제품부터 부자재까지 모든 영역에, '차이나'가 붙어있다.
p.18 무엇보다 이들이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를 통해 강조하는 측면은 중국이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의 한 구성요소라는 점이며,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과 그 역으로 중국이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를 또 어떻게 변화시켜나가고 있는지 그 상호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p.25 지구적 사회・경제 체제에 통합된 지 40년이 지나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경제체가 된 지금에도 중국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는 중국을 ‘실재’ 세계 외부에 존재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타자’로 상정하며 계속되고 있다.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중국은 일반적으로 상황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외부 세력으로 묘사된다.
수천 년의 역사는 차치하고라도, 현대 중국, 좁게는 마오쩌둥 집권 이후 중국의 이미지는 저가상품이나 노동착취, 전방위적 인해전술 등 황화론에 동원되는 모든 수사에서 부정적 영역에 위치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수사만 보아도 경제파트너와 '공산당 악마'를 정신없이 오가지 않는가.
그러니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중국의 모든 부정적 측면은 그들의 '사회주의 정부'에 기인하는가? 신제국주의 체제에서 벌어지는 북미유럽권의 경제적, 문화적 폭력은 동북아와 남반구 국가의 '미개'와 얼마나 다른가?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파악하며, 어떻게 해법을 찾을 것인가?
p.19 중요한 것은 중국을 따로 떼어놓고 자본주의 국가인지 사회주의 국가인지 규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하나의 구성 요소로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으며, 또 이 체제를 어떻게 변화시켜나가고 있는지 그 연결점과 연관 관계를 세심히 살펴보는 것이다. 그 속에서 현재 중국과 지구적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중첩된 형태의 야만에 대한 비판과 투쟁의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p.112 다시 말해 수용소는 예외적인 것이 아니며, 자본주의 체제가 중국에 의해 타락했다는 징후도 아니고 단지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특징일 뿐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위구르 인권정책법과 인공지능 및 안면 인식 관련 중국 기업 블랙리스트는 매우 상징적이고 의심할 여지 없이 중요하지만, 인권 침해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기보다는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실체'는 정말 중국만의,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만의 문제일까? 자본주의 체제와 '서방 선진국'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일인가? 그들의 이름으로 묶이는 문제들은 (애초에 사회주의의 반대말이 아니지만) '자유주의의 승리'로 종식될 수 있는가?
물론 두 저자 모두 위구르 강제수용소와 국내외의 노동자 착취, 개인정보의 무단 사용 등 현존하는 문제를 부정하지 않는다. 강력한 실질적 일당독재의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고수하며 전방위적 영향력 침탈의 시도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결국 문제는 반사적 혐오와 황화론적 공포를 걷어낸 자리에 드러나는 실체의 정확한 이름이, 그 뿌리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p.92 자본주의 정치경제에 내재된 불평등과 예속의 형태를 고착화하고 악화시킬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부자와 권력자가 휘두르는 감시와 사회경제적 통제의 억압적인 도구가 계속 날카로워짐에 따라 이 체제가 공유하고 있는 합리성, 관행, 잠재적 결과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이러한 기술을 재편하고 이러한 기술에 집단적으로 맞서 싸울 수 있는 우리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p.156 중국의 사례들이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신자유주의적 대학을 포섭하는 방식, 즉 주로 공공 자금을 투입해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연구 인프라를 운영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최소한의 자원을 들여 자신들의 의제를 추진하는 방식과 어떻게 유사하게 가고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제들은 종종 이 기관들이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치들과 명백하게 모순되는 경우가 많다.
좋든 싫든, 현시대의 각국은 중국에 대해 무시로 일관할 수도, 공산주의 연방의 향수에 젖어 무조건적으로 편을 들 수도 없다. 두 저자는 이상화와 적대시 두 관점 모두에 내재된, 중국을 '우리'와 유리된 존재로 타자화하는 시선을 걷어낼 것을 제안한다.
제목의 의미는 곧 중국을 대상이 아닌 분석 도구로 간주해 중국과 그들 체제의 문화적, 역사적 특수성과, 세계와의 연관성을 두루 살펴야만 기존의 선입견과 이분법적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실재하는 중국의 실체를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다는 뜻이다. '진짜 중국'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반중 반공산주의'의 이름 아래 되풀이되고 모방되는 폭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것이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p.44 중국을 논의할 때 담론적 차원과 물질적 차원 모두에서 중국과 지구적 자본주의의 동역학들을 뒷받침하는 의미 있는 공통점과 상호 연관성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우리는 믿는다. 적어도 바로 그 지점이 우리가 여전히 행동할 힘을 찾아낼 수 있는 자원이다.
p.139 '패권, 제국, 신식민주의 측면에서 포괄적이고 거대한 일반화에 손쉽게 의지하는 것'에 대해 경고한다. 동시에 '세밀하고 근거를 갖춘 경험적, 비교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일대일로의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강박을 줄이고 대신 중국 행위자들의 현장에서의 실제 행동에 초점을 맞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고착화된 선입견을 넘어 숨겨진 유사점과 연결점을 발굴하고, 중국의 지구화 패턴이 기존의 배열과 공식에서 구축되고 진화하는 방식을 밝혀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서제공: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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뫕 2024-11-02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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