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록 - 정세균 에세이
정세균 (지은이)이소노미아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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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수상록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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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에세이 리포트. 2024 결산 + 2025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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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정치가 정세균의 에세이집. 직장인에서 정치신인으로, 초선 국회의원에서 당대표, 국회의장, 국무총리까지 스물여섯 해 동안의 정치인의 '생각'이 담담하게 담겨 있다. 책에 담긴 이야기의 주제가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곳곳에서 여러 가지 가벼운 얘기를 한다. 술, 인형, 영어에 관한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 최고 방역책임자답게 코로나19에 맞선 긴박하고 진지한 싸움이 여러 층위로 펼쳐지다가도 장인, 부인, 자녀 등 정치인의 가족사가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소개된다.
목차
제1장 무엇이 올바른지
쇼맨십 | 소파의 높이 | 마음을 듣다 | 술 | 초갈등사회 | 무엇이 올바른지 | 적폐청산 | 종합선물세트 | 노사정위원회 | 국민기초생활보장법 | 의약분업 |정치의 본령 | 번지면 좋은 거요 | 메르스 | 한일관계의 패러독스 | 훈센 총리 | 소년의 꿈 | 노인의 꿈 | 민주투사에 대한 존경심 | 정세균 정치학교 | 젊은 세대 정치인을 생각하며
제2장 바이러스와 싸우다
어쩌다 국무총리 | 대구에 가자 | 임시병동을 찾아라 | 총리인가 과장인가 | 마스크 5부제 | DUR 시스템 | 국가의 품격 | K 방역 | 유엔참전용사에게 마스크를 | 일본도 돕자 | 위기 속에서 치러진 총선거 | 국경봉쇄에 대하여 | 고통의 무게는 평등하지 않다 | 코리아 프리미엄 | 많이 괴로웠지요 | 이번 추석엔 총리를 파세요 | 종교계, 고맙습니다 | 누가 먼저 골인하느냐 | 손실보상제도의 입법화
제3장 더 훌륭한 나라
재정건전성 | 기본소득론에 대하여 | 소부장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자꾸 얘기하는 까닭은 | 미래 세대를 위한 에너지 정책 | 수소경제 | 목요대화 | 적극행정론 | 검찰개혁 |공공의료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 그린벨트는 후손을 위한 것 | 공공이 공급을 주도해야 | 절차적 정당성 | 통일에 대하여 | 외교력
제4장 민주주의자 정세균
정치 입문 | 재벌개혁 | 노사정 대타협 | 16대 대선 | 참여정부에서 | 마인드 컨트롤 1 | 비정한 사람들 | 18대 대선 | 마인드 컨트롤 2 | 문재인 대통령 | 국가의 복지정책 | 자전거로 출근하는 국회의원 |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 세무사 | 나만 몰랐네 | 국회의 약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 개헌 | 정치란 무엇인가 | 정치인의 귀가
제5장 응, 아저씨가 진짜 세균맨이야
학교 좀 다니게 해주세요 | 그때의 전깃불 | 작은 장학회 | 타고난 것이 그런데 | 장인어른 | 집사람 | 청년실업 | 딸 | 미국에서 자녀 키우기 | 영어 잘하기 | 영어 못하기 | 일은 나눠서 하세요 | 느리지만 부지런한 | 공부를 했으면 됐지 | 응, 아저씨가 진짜 세균맨이야 | 보좌관, 이 녀석들 | 눈물 | DJ 후계자
편집여담
책속에서
수십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술자리가 있었는지 그 숫자를 헤아릴 수가 없어요. 마치 평생 술을 마신 기분입니다. 그래 봤자 주량은 고작 한두 잔에 그칩니다. 남의 이야기나 듣는 것이지요.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서는 무엇이 유리하고 무엇이 불리한지로 분석하지 말고, 무엇이 올바른지를 기준으로 분석하게나. 그러면 단순해진다네.'
사실 당시에는 복지 얘기를 하면 빨갱이로 몰리기 십상이었어요. 아니면 우리가 복지를 논할 형편이 되느냐며 이런저런 반대가 심했지요. 그래도 얼굴을 맞대며 토론을 하다 보면 안될 것 같은 상황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자기 구호를 외치는 것도 좋지만 남을 정성껏 설득하는 일도 이렇듯 중요합니다.
난리가 났지요. 이 사람들이 좋아서 눈물을 흘렸어요. 국회의장이 마치 청소노동자의 '친정오빠'가 된 것인데, 이게 보통 노력으로 된 게 아닙니다. 고용의 질을 높이고, 사람들이 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이렇게도 어렵답니다. 우선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전쟁 이후에 우리 대한민국의 아들딸들은 엄마 아빠보다 계속 부자가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다음 세대는 우리보다 가난해질 것 같아요. 나는 그게 걱정이에요. 지금 세대를 정점으로 다음 세대가 가난해진다면 이거 정말 면목이 없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정치가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정치인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처신하고 말하느냐에 따라 사회가 달라져요.
정치는 아무나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사명감을 갖고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명감이나 소명의식이 없으면 정치를 하는 일이 굉장히 힘들고 성과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출세수단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 같아요. 차라리 다른 곳에서 돈을 벌어 그 돈으로 좋은 일을 하는 게 낫습니다. 왜냐하면... 더보기
그날의 풍경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완전히 빈 도시였습니다. 번화가인 동대구역 앞에는 사람 한 명 지나다니지 않았습니다. 상가도 모두 문을 닫고 있었습니다. 하필 비도 좀 내려서 처량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다가 우리 대구가 중국의 우한시처럼 되는 게 아닐까 라는 불안감이 들더군요. 총리라는 사람이 몸으로라도 막... 더보기
그 당시 대구 시민들이 갖고 있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는 실로 엄청난 거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구 시민들의 한결같은 인내가 더 빛났습니다. K 방역은 대구에서 시작된 거예요. 언젠가 대구 사람들을 만나면 위로해 주시고 그때의 일을 칭찬해 주세요.
이때 내가 쓴 정책이 있어요. 마스크 가격을 후려치지 말라는 거였습니다. 너무 싸게 사려고 하지 말라고 조달청에 지시했습니다. 자본주의라는 게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잖아요? 돈벌이가 되면 밤낮없이 일을 하는 거예요. 이익이 남아야 부품을 비싸게라도 사서 공장을 돌릴 게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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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정세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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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쏟아지는 산골에서 태어나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을 마친 후 한걸음씩 전진하는 인생을 살아온 민주주의자.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직장인 생활을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6선 국회의원으로 국회의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제46대 국무총리로 코로나19와 맞서 싸웠다.
최근작 : <[큰글씨책] 수상록>,<수상록>,<열정, 그 길에서 세상의 빛이 되다> … 총 1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정치가의 에세이집이다. 대한민국 대표 정치가의 수준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 책은 그 수준을 보여준다. 우선 읽는 재미가 있다. 에세이에 걸맞게 쉽게 읽히고 잔잔한 유머가 있다. 곳곳에서 독자를 피식 웃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원숙한 정치인의 진지함과 통찰을 선사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어른의 지혜이다.
제1장 <무엇이 올바른지>에 수록된 21편의 에세이는 올바름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다. 소파에서 술잔까지, 소년의 꿈에서 노인의 꿈까지, 정치라는 '고된 노동'을 증거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바라는 마음까지 여러 이야기가 잔잔하게 얽히면서 정치의 풍경이 따뜻하게 펼쳐진다.
제2장 <바이러스와 싸우다>는 2020년 세계를 위협한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 대한민국 정부가 어떻게 싸워 왔는지에 관한 생생한 기록이다. 그것도 다른 곳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방역사령부' 안쪽의 이야기다. 이 장에 수록된 19편의 글만으로도 이 책이 빛난다. 독자로 하여금 '세계적인 K 방역'이라는 게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이런 분이 코로나19에 맞서 대한민국의 방역을 지휘했기 때문이기도 하겠구나, 라는 느낌이 절로 들게 만든다.
제3장 <더 훌륭한 나라>에는 다른 장에 비해 '정치적인 진지함'이 짙게 묻어나는 글이 수록되어 있다. 가히 이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입장이라 할 만한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경제, 사회통합, 통일, 환경, 외교 같은 어려운 주제를 이토록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제3장을 읽는 재미이다.
제4장 <민주주의자 정세균>은 마치 재미있는 역사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직장 생활을 하던 사람이 어떻게 정치에 입문했으며 정치인으로서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 수 있다. 제5장 <응, 아저씨가 진짜 세균맨이야>에는 저자의 성장기와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 장에 수록되어 있는 18편의 글은 '정세균 에세이'의 백미다.
국가대표 격의 정치인이 있다면 그 사람은 평소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일까? 정치적인 주장 뒤편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어떤 실력이 있길래 사람들이 그 사람 주위에 모이는 것일까? 아니, 거꾸로 어떤 사람이어야만 국가대표 격 정치인의 반열에 오르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물론 '정세균표' 해답이다. 연대기 순으로 기록된 자서전은 아니다. 정치적 주장을 일삼는 논설도 아니다. 마치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저자와 독자 사이의 간격이 없는, 그저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로 답한다.
가난한 산골 소년이 있다. 이 소년은 금방 자라나 노인의 꿈을 꾼다. 저자는 자신의 영웅담에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직장인에서 정치신인으로, 초선 국회의원에서 당대표, 국회의장, 국무총리까지 스물여섯 해 동안의 정치인의 '생각'이 책에 담담하게 담겨 있다. 글 속에 담긴 저자의 행보를 읽노라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어려운 일이 어렵지 않은 일처럼 느껴지도록 한다는 게 보통 공력이 아니다. 독자는 왠지 모르게 안심하는 기분에 젖는다. '아, 이런 사람이 정치 지도자라면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아닐까. 책에 담긴 이야기의 주제가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곳곳에서 여러 가지 가벼운 얘기를 한다. 술, 인형, 영어에 관한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 최고 방역책임자답게 코로나19에 맞선 긴박하고 진지한 싸움이 여러 층위로 펼쳐지다가도 장인, 부인, 자녀 등 정치인의 가족사가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소개된다. 정치인의 책이다 보니 정치적인 얘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저마다 재미가 있다. 어째서일까? 그것은 아마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가져야 할 식견과 통찰력과 인품이 글 속에 배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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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그의 진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ekwjd0104 2021-04-23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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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yoonjoon21 2021-04-23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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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로 남을 국가대표 격의 정치인 이야기
sehoon0311 2021-04-28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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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정치와 외교의 뒷이야기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일본 총리가 소파 높이에 차이를 둬서 꼼수를 부린 것, 마스크 2부제는 어떻게 5부제로 바뀌었는지, 코로나로 인한 중국 입국을 막지 않은 이유가 뭔지,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기 위해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었다.
sudpol 2021-04-30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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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히는 국가대표 격의 정치인 이야기
이 책은 원래 1년도 더 전에 다른 이름으로 세상에 나오려 했다. "정치인의 책"이 우리사회 리더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양서로서 "읽히는" 게 아니라 돈봉투를 모으기 위해 만들어져 라면받침으로 쓰이다 "버려지는" 문화를 바꾸고 싶다는 편집자의 의지로 시작된 프로젝트라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선거를 앞두고 내는 보통 정치인 책의 문법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 막 나오는 책들을 보면 그 특징을 알 수 있는데, 흑백에 가까운 어두운 배경에 저자의 얼굴이 표지 전체를 채우거나 초록빛 자연같은 배경에 저자의 상반신이 나오고, 비장한 정치구호가 타이틀로 달리는 게 그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의 얼굴은 커녕 빛이 내려앉은 옷자락과 옥색배경이 표지의 전부다.
제목은 <수상록>. 검색창에 치면 몽테뉴의 저술이 가장 위에 나오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적은 글'이라 설명한다. 저자가 총리를 마치며 수정된 제목인데, '수상'이 행정부의 수장을 뜻하기도 해서, 말하자면 총리의 기록이라는 언어유희가 가미된 셈이다.
그렇다면 왜 이 프로젝트는 미뤄졌는가. 저자가 '갑자기' 총리에 지명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또 '갑자기' 코로나라는 소용돌이에 우리사회가 빨려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국회의장을 한 사람이 총리로 가는 게 맞느냐고들 했지만, 당의장을 하다가 장관으로 입각한 경험도 있는 그는 본인을 필요로 하는 때에 "격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기꺼이 쓰이길 마다하지 않은 것 같다.
총리로 지명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통'을 필요로 했던 것 같다. 애초 김진표 의원이 유력한 상황에서 선회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결말은 '경제통총리'가 아니라 '코로나총리'로 이어졌고, 대중이 세균과 바이러스의 다름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이 그 이름때문에라도 굳어졌다.
그렇게 "백신을 기다려 온 세균"의 이야기가 제2장 '바이러스와 싸우다'에서 펼쳐졌다. 지금이야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작년 초에는 엄청난 대란으로 공적 마스크니, 마스크 5부제니 하면서 마스크를 '구해다' 썼더랬다.
국무회의에 마스크 2부제 안건이 올라왔는데, 저자는 국가의 수급 능력을 고려해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며 5부제를 대안으로 냈다고 한다. 사실 국무회의에 올라오는 안건이라면 이미 수많은 회의와 부처간 논의를 마친 것이라 그냥 '의례' 통과된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 거다.
그런데 저자는 그냥 통과시키지 않고 전례없는 국무회의 정회를 거쳐 5부제를 관철시켰다고 한다. 이후에 이게 중대본 회의에서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대구에 코로나가 심각했을 때, 대통령이 만류했음에도 주저없이 들어간 대목도 고집있는 저자의 면모가 드러났다. 대통령의 뜻은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 외에는 마땅한 출구전략이 없는 상황에서 총리가 거길 들어가는 게 괜찮겠냐는 거였다. 저자는 대구로 갔고, 지금 돌이켜보면 대구 시민들의 모범적인 대응 덕에 결국 사태가 진정되었다. 그는 대구사람들을 만나면 위로와 칭찬을 전해달라고 한다.
저자의 고집은 제1장 '무엇이 올바른지'에서도 여실없이 드러난다. 일본과 외교를 할 때 소파의 높이를 같게 맞추지 않으면 만나지 않겠다고 한 대목도 그랬고, 국회 청소노동자를 직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번지면 좋은 거요"라며 노동자들의 오랜 숙원사업을 의장임기내에 해결한 것도 그랬다.
1장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종합선물세트'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더니 그게 아니고 보수도 진보도 부패로 망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 요즘(민주당을 편의상 진보라고 치자), 수많은 정치인의 손에 불법정치자금을 쥐어주는데 성공했지만 정세균 딱 한 사람은 실패했다는 한보사태 청문회 증언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스스로 도덕적으로 우월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며 인터뷰도 다 거절했다지만, 수많은 '사과 하나 없는 사과상자' 혹은 '과자 하나 없는 과자상자'를 받았을 정치인들을 생각하면 한숨과 함께 대비된다. 선당후사라는 말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는(?) 저자 답게 정당정치에 이롭게 처신했단다.
정치를 대하는 이러한 저자의 태도는 제4장 '민주주의자 정세균'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이어진다. "사장까지 하고 정치에 입문하라"는 쌍용그룹 회장의 말에 "국회는 다른 분야에서 용도가 다 끝난 사람들이 가서 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도전을 택한 그다. 다른 직업이었으면 진작 정년은퇴할 나이에 정치에 '입문'하는 일은 너무도 흔한데 말이다.
물론 재벌그룹 출신 경력을 십분활용해서 재벌개혁과 노사정 대타협에 분명한 기여도 했단다. 20년이 훌쩍 넘는 정치인생동안 굵진한 한국 현대사와 함께 한 저자의 일정을 잠깐 엿볼 수 있었다.
자, 이제 그의 지나간 역사 말고 미래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 궁금하다면 제3장 '더 훌륭한 나라'를 펼쳐 훑으면 된다. 실제로 그냥 훑어질만큼 분량도 내용도 많지 않은데, 그래도 정치인의 책에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현안에 대한 생각은 바로 여기서 엿볼 수 있다.
나는 특히 재정건전성과 기본소득에 대해서, 4차산업혁명과 수소경제에 대해서 저자의 보다 깊은 생각을 알고 싶어졌다. 다음 대선에서 기본소득, 안심소득, 기본자산, 신복지 등 다양한 이름을 단 복지대안이 쟁점이 될 것 같기 때문이고,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 된 것 처럼 디지털경제, 수소경제 강국이 될 여지가 충분할 것 같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매체나 공간을 통해서 알 기회가 있겠지 싶다.
<수상록> 전체가 짧고 쉬운 글로 쓰였지만, 제5장 '응, 아저씨가 진짜 세균맨이야'는 손에 든 책이 단숨에 읽히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다. 학교를 못 다닐만큼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아내와 장인어른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감정까지 진솔하지만 가벼운 언어로 던져놓았다.
특히, '세균'이라는 이름은 어릴 때부터 많은 놀림을 당했으리라 아주 확신할 수 있는 이름이다. 요즘이야 유산균이라든지 장내 유익균이라든지 균이 다 나쁜 게 아니라고 널리 알려졌지만, 옛날엔 그리고 어린 아이들 사이에선 세균은 얼마나 불결한 대상이었을까.
하지만 저자는 청년들이 이름때문에, 그리고 외모때문에 선물한 세균맨 인형과 루피 인형(검색창에 "정세균 루피"을 쳐보시라)을 '명예보좌관'으로 여기며 아직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한편 지지난 총선때는 '소독차'를 타고 종로 유세를 다녔다고. 세균맨이 소독차에 올랐지만 죽기는커녕 여론조사 결과를 30% 뒤집었다.
어찌되었든 나는 저자가 우리사회에서 '정치내 유익균'이 되었으면 한다. 여태까지 그가 쇼맨십이 부재해 미처 알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최근 이란 선박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아마 다른 정치인이었다면 본인의 귀국에 맞춰 함께 오는 그림을 어떻게든 연출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저자는 하루라도 빠른 석방이 국익에 이롭다며 쇼할 기회를 쉽게 버렸다.
코로나 방역사령관으로 불린 그는 얼마 전에 퇴임했는데,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가 지금으론 보이지 않아 민심은 결코 좋을리 만무한 것 같다. "백신 문제를 뒤로 하고 대권 욕심에 사퇴했다"는 야당의 공격에 "사퇴는 대통령과 오래 전 얘기한 것이다"는 대꾸로 결코 달래질 것 같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정말 세균맨의 장담처럼 백신 수급이 계약대로 그리고 백신 접종이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것 말고는 답이 없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내가 저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 우리사회에 필요한건 소리만 요란한 개혁도 아니요, 질 나쁜 포퓰리스트도 아니요, 일자리와 부동산을 축으로한 "다음 세대를 고민하는 정치"라고 생각해서다. 일자리에서 공공부문 어쩌고로 숫자를 채우는 것이나 부동산 시장에서 욕망을 통제하려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다.
<수상록>이 양서 그 자체로 평가받기엔 아무래도 시기가 좋지 않은 것 같다. "대선 나가려고 낸 책"으로 읽힐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자의 진심을, 편집자가 전심으로 엮은 이 책이 조용하지만 계속 읽혔으면 한다. 1시간 만에 우리사회 주요 리더의 목소리를 단숨에 읽는다? 유튜브를 1.75배속으로 재생해도 쉽지 않을 일을 이 책은 해냈기 때문이다.
#정세균 #수상록 #정세균에세이 #이소노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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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hoon0311 2021-04-28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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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록
대구에서 코로나가 터졌을 때 여기저기 공포가 확산됐었다. 제일 처음에는 메르스를 떠올렸는데 메르스보다 훨씬 전파력이 강하다는 말에 막막했던 기억이 있다. 바이러스는 마스크 대란으로 이어지며 계속 소식이 이어졌지만 사실 두려움이 더 커서 집중해서 듣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백신 공급 이슈가 나올 만큼 시간이 흐르자 당시 그 때의 일이 궁금해졌다.
나는 이 에세이에서 그나마 상황이 어떻게 되었고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대구 시민을 위로해 주라는 저자의 문장이 있다. 어떻게 보면 그냥 넘길 수도 있는 그 문장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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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만세 2021-04-2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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