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5

강준만의 투쟁 - 진보반동의 시대에 맞서다 윤춘호

그는 진보의 변절자인가 비판자인가…신간 '강준만의 투쟁' | 연합뉴스



그는 진보의 변절자인가 비판자인가…신간 '강준만의 투쟁'

송고시간2024-06-29
송광호기자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는 1990년대부터 명성을 쌓은 대표적인 진보논객이다. 그는 '안티조선운동'을 이끌며 2000년대 초까지 진보 운동 진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강준만은 베스트셀러에 오른 '김대중 죽이기', 월간 '인물과 사상' 등을 통해 진보 운동에 영감을 줬고,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 등장하는 데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2008년 무렵부터 그의 스탠스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진보좌파의 오버, 광기라고 공격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문재인과 안철수가 맞섰을 때는 안철수를 지지했다.

2022년 대선 패배는 민주당의 자해극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진보 진영을 겨냥해 '싸가지 없는 진보'란 표현을 거침없이 썼고, 진보논객 김어준을 '정치 무당'이라 규정하기도 했다.

이런 강준만을 두고 일각에선 '실망을 넘어 환멸을 느낀다'고 그를 비판한 사람이 적지 않았고, 또 한편에선 '진보에 대한 내부 비판'이라며 지지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는 진보의 변절자인가 내부 비판자인가.

SBS 기자인 윤춘호는 신간 '강준만의 투쟁'에서 강준만의 사상 궤적을 추적한다. 그는 강준만이 남긴 약 300권의 저서를 분석하고, 그를 잘 아는 지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책을 완성했다. 강준만과의 인터뷰는 진행하지 않았다.

저자는 "말보다 기록에 의지해 쓰는 글의 미덕을 기대했다"며 그가 "자기 생각에 대해서는 차고 넘치도록 글을 써놓았으니 무슨 생각을 해왔는지 알고 싶으면 글을 보면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강준만이 최근 들어 진보 비판에 열을 올리지만, '보수로 귀순한 진보'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모양새만 보면 보수 같지만, 어느 모로 봐도 보수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강준만은 앞서 "나는 보수에 애정이 없다. 보수가 잘 되게끔 애를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 따라서 보수보다는 진보 비판에 더 끌린다"고 말한 바 있다.

저자는 조국 사태와 박원순 사건에서 단적으로 드러난 것처럼 자신들에게 적용하는 잣대와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잣대가 다른 진보의 위선을 강준만이 비판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즉, 그가 "이 길이 진보의 길이 아니라고, 진보 당신들이 가는 길이 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말해왔다"는 것이다.

개마고원. 268쪽.
===
강준만의 투쟁 - 진보반동의 시대에 맞서다 
윤춘호 (지은이)개마고원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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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268쪽
140*210mm
356g
ISBN : 978895769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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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 정치판의 진영 간 혐오와 증오가 ‘심리적 내전 상태’라는 지경에까지 이르면서 이에 대한 우려 또한 거듭되어왔지만, 이제는 그마저 경종을 울린다기보다 한갓 지겨운 잔소리쯤으로 전락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우리 정치가 언제는 안 그랬던 적 있느냐며, 자유민주주의의 자연스런 현상일 뿐이라고 눙친다. 물론 그런다고 위로가 되는 것도, 문제 해결의 출구가 열리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정치판이 이렇게까지 돼버린 건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이 치킨게임을 언제까지 대책도 없이 조마조마 견뎌야 하는 건가? ‘잠수함의 토끼’ 같은 존재라는 지식인들조차 패가 갈려 서로 정반대의 경고음들만 쏟아내고 있으니, 도무지 어쩌란 말인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런 판국에서 강준만, 그가 단연 눈에 띄는 건 단지 ‘소통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던 데만 있지 않다. 한때 ‘필검을 휘두르는 논객’으로 한국 사회를 들었다 놨다 하며 전방위적 비평 활동을 펼쳐온 지식인인데, 문득 보니 언제부턴가 ‘고독한 선지자’처럼 광야에서 홀로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강준만에게 붙어 있던 명찰이 ‘진보 논객의 대부’‘진보 진영의 대표 논객’에서 ‘어용지식인’‘변절자’‘배신자’로 바뀌어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에 저자 윤춘호는 강준만의 그간 비평 역정을 통해 보고자 하는 바를 “‘달라진 강준만’을 살펴보는 것으로 ‘달라진 한국의 진보’를 생각하는 것이 이 책을 쓰는 첫번째 목적이다.


목차


머리말│강준만을 주목하는 이유 4

1장_ 변절과 배신? 나는 달라진 게 없어요 17
진보의 ‘화양연화’ 시절│김어준, 당신은 정치무당이야!│방송의 중립에는 좌우가 없다│왜 강준만은 이재명에게 불공정한 잣대를 들이댈까│‘보수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갔다

2장_ 문화권력자를 꿈꾸었던 사람 43
호남 출신이자 이북 실향민의 아들│한국 사회를 뒤흔든 『김대중 죽이기』│약자들의 대변자를 자임하다│실명 비판, 토론과 논쟁 그리고 보상과 문책│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법으로 말하던 지식인

3장_ 언론과의 싸움은 권력과의 싸움 67
진실 앞에 중립은 없다│공영방송이 지켜야 되는 것│안티조선운동의 명과 암│나는 진보와 다른 DNA를 갖고 있는 건가

4장_ 나는 광기에 굴복할 수 없다 91
노무현 영전에서 통곡하지 않은 이유│‘진보의 반동 시대’ 문이 열리다│스스로를 퇴출시키다│진보와의 틈이 더 벌어진 이유

5장_ 독설에서 소통으로 113
“겸손, 겸손, 겸손 이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요”│소통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서다│나는 당파성을 버렸다│진보의 싸가지를 말하다│문재인 정권은 진보 반동의 절정│‘조국 대전’에서 중립을 지키다

6장_ 봉쇄수도원의 삶 135
수도자의 비장감, 싸움꾼의 처절함│강준만은 우물 안 개구리│나는 그런 자리 필요하지 않습니다│말하는 것에 콤플렉스가 있다고│제자들에 대한 생각, 제자들의 생각│체념의 미덕, 그 쓸쓸함

7장_ 문제의 본질은 대중과의 불화 165
정치의 무덤 위에 핀 촛불│대중의 언어로 말하는 엘리트주의자│팬덤 정치는 진보 반동시대의 특징│전문가는 죽지 않는다지만…

8장_ 반주류 지식인 187
지식인의 일관성은 미덕이 아니다│지방은 서울의 내부식민지│강준만이 지식인 사회의 ‘왕따’라고│동지로 만나 적으로 헤어진 유시민│강준만의 존재감은 왜 약해졌을까

9장_ ‘역사가’ 강준만, 언론인 강준만 217
역사가, 강준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미국사 17권을 2년에 쓴 괴력│언론인 강준만

10장_ ‘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 239
강준만 가라사대 문체│반복과 인용│강준만이 강준만을 밀어내는 역설│강준만 다작의 비밀은│글쓰기가 아니라 사는 것이 어렵죠│강준만의 글에서 강준만이 제대로 안 보이는 이유

후기│‘신화’ 아닌, 여전한 ‘현역’ 260
참고 자료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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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윤춘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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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언론인이다. 서울대에서 역사를 공부했고 SBS에서 30년 남짓 기자로 일했다. 인생 2막은 전업 작가로 살려고 한다. 자신의 몸을 써서 일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그런 사람들의 삶을 다루는 글을 쓰려고 한다. 지금까지 『봉인된 역사 -대장촌의 일본인 지주들과 조선 농민』(2017), 『다산, 자네에게 믿는 일이란 무엇인가』(2019), 『어떤 어른 -그사람, 성찰하는 꼰대』(2021)를 썼다.

최근작 : <강준만의 투쟁>,<어떤 어른>,<다산, 자네에게 믿는 일이란 무엇인가> … 총 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강준만을 왜? 강준만은 왜?
진보반동에 대한 내부고발 투쟁기

우리 정치판의 진영 간 혐오와 증오가 ‘심리적 내전 상태’라는 지경에까지 이르면서 이에 대한 우려 또한 거듭되어왔지만, 이제는 그마저 경종을 울린다기보다 한갓 지겨운 잔소리쯤으로 전락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우리 정치가 언제는 안 그랬던 적 있느냐며, 자유민주주의의 자연스런 현상일 뿐이라고 눙친다. 물론 그런다고 위로가 되는 것도, 문제 해결의 출구가 열리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정치판이 이렇게까지 돼버린 건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이 치킨게임을 언제까지 대책도 없이 조마조마 견뎌야 하는 건가? ‘잠수함의 토끼’ 같은 존재라는 지식인들조차 패가 갈려 서로 정반대의 경고음들만 쏟아내고 있으니, 도무지 어쩌란 말인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런 판국에서 강준만, 그가 단연 눈에 띄는 건 단지 ‘소통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던 데만 있지 않다. 한때 ‘필검을 휘두르는 논객’으로 한국 사회를 들었다 놨다 하며 전방위적 비평 활동을 펼쳐온 지식인인데, 문득 보니 언제부턴가 ‘고독한 선지자’처럼 광야에서 홀로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강준만에게 붙어 있던 명찰이 ‘진보 논객의 대부’‘진보 진영의 대표 논객’에서 ‘어용지식인’‘변절자’‘배신자’로 바뀌어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에 저자 윤춘호는 강준만의 그간 비평 역정을 통해 보고자 하는 바를 “‘달라진 강준만’을 살펴보는 것으로 ‘달라진 한국의 진보’를 생각하는 것이 이 책을 쓰는 첫번째 목적이다. (…) 강준만이 서 있는 곳이 진보가 아니고, 강준만이 말하는 것이 진보가 아니라면, 그것은 강준만의 변화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진보의 좌표가 변하고 진보의 영역이 줄어들었기 때문 아닐까”라고 말한다. 지식인 강준만의 변화 역정을 더듬어가다 보면, 거기서 우리 진보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의 방향타 역시 읽어낼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다.

회색의 소통지대 넓히기와 내부비판의 슬픈 운명

충돌하는 두 진영 간에 화해와 소통이 가능하려면 중간파・중도파의 존재는 필수다. 그런데 그 중간파의 약점과 앞날을 강준만은 잘 알고 있다. “제공할 이익이 없고, 피를 끓게 하는 담론을 생산해낼 수 없”기 때문에 “한국처럼 ‘급변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사회에서 이익과 공정 분배를 선호하고 피와 열정을 멀리하는 중간파의 운명은 고독과 고립”(124쪽)뿐임을 너무도 잘 안다. 그런데도 강준만은 “나 또한 과거에 뜨거운 당파성을 갖고 글쓰기를 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과도한 격정과 그에 따른 극단적 당파성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절감한 이후엔 ‘소통’을 역설”(123쪽)할 수밖에 없다며 그 운명을 자진해서 받아들였다.

강준만은 ‘소통 전도사’다. 대략 2005년을 기점으로 ‘독설의 전사’에서 ‘소통 전도사’로 변신했다. 10:0의 승자독식이 아닌,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51:49의 지혜를 나누자고 말해왔다. 누구보다 독한 언어로 남을 공격하고 공격을 받기도 했던 사람인데 진영 간 소통을 위해 자신의 당파성까지 포기한다고 선언했으니 강준만의 호소를 귀 기울여 들을 만도 하건만 ‘소통 전도사’ 모습은 대중들에게 스며들지 못했다. 오히려 소통을 말할수록 그의 존재감은 줄어들었다. ‘소통’을 말하기 위해 ‘진보 싸가지론’을 들고 나오기도 했는데 소통은 온 데 간 데 없고 ‘싸가지’라는 말만 남았다. (9쪽)

이른바 87년 민주화 체제 이후, 화해와 소통 문제에서는 그래도 진보가 보수보다는 나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보수는 역사 발전에 거꾸로 걸음하는 경우가 많아 ‘반동’이란 단어에 쉽게 붙들렸다. 그런데 진보마저 변화・발전이란 자기 정체성에 반하는 수구적・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강준만의 진단이다.

민주화 투쟁가들은 민주화의 은인이다. 하지만 그들의 습속과 자질은 민주화 이후의 정치엔 맞지 않는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게 세상이다. (…) 이들은 보수를 거대한 적으로 내세워 시효가 끝난 민주화 투쟁 모델을 연장하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화하고 있다. 보수의 한심한 수준과 행태에도 책임이 있지만 그게 진보의 면책 사유가 될 수 없다. (37쪽)

바로 그와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참여정부 이후 오늘에까지 20여 년을 ‘진보반동의 시대’라 명명한다. “무엇보다 진보는 ‘우리들이 아무리 못해도 저들보다는 낫다’는 도덕적 우월감을 버리지 않”음으로써, 성찰의 끈을 놓아버려 ‘내로남불’을 당연한 듯 저지르는 데까지 이르렀단 것이다.

권력 만능주의와 정서적 급진주의에 빠져 갈등과 대결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권력을 잡으려 했던 진보 퇴행의 시대, 집권기 동안 진보다운 의제 설정이나 문제 해법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든 진보 무능의 시대, 조국 사태와 박원순 사건에서 단적으로 드러난 것처럼 자신들에게 적용하는 잣대와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잣대가 다른 진보 위선의 시대. 이 모든 것을 묶어 ‘진보 반동’이라고 부른다고 강준만이 달리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7쪽)

저자가 진보반동의 시대라 부르는 시기는, ‘전기’ 강준만(‘실명비판’을 무기삼아 왕성한 비평 활동을 벌이던 1995년~2004년) 이후의 ‘이행기’ 강준만(『인물과 사상』의 막을 내리고 ‘소통’을 화두 삼기 시작하던 2005년~2011년)과 ‘후기’ 강준만(가열찬 ‘진보 비판’에 진력해온 2011년~현재) 시기에 정확히 겹친다. 강준만이 진보에서 스스로를 퇴출시킨 후, 그의 글이 불편하고 그의 존재가 거북해진 ‘옛 지지자들’로부터 배신과 변절의 딱지를 받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홀대와 푸대접은 강준만이 ‘내부고발자’라는 증거”에 다름 아니라며, 진보의 위선과 퇴행에 대한 강준만의 비판 사례들도 촘촘히 거론한다.

팬덤정치라는 反정치의 위험

내부비판을 일종의 계파 싸움으로 치부한 채 자기교정의 메커니즘을 뭉개온 우리 정치, 그렇게 소통의 출구 자체가 봉쇄됨으로써 우리가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다는 강준만의 문제의식은 자연스레 ‘팬덤정치’를 타깃 삼게 된다. 책임 없는 대중에게 중요한 의사결정을 맡기는 팬덤정치는 대의정치와 정당정치를 멍들게 할 뿐이란 점에서다. 심각한 ‘참여 격차’의 문제는 짐짓 모른 체하며 참여의 미덕만 강조하는 건 위선이거나 기만 아니겠냔 것이다.

강준만은 ‘정치화된’ 소수가 소극적인 다수를 제압하는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그 위험성은 더 커졌다. 참여정부가 그런 위험성을 실제로 보여준 첫번째 사례였고 문재인의 문빠, 이재명의 개딸이 지배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그런 위험성이 더 극적으로 드러난 모습일 것이다. 민주당 안에서 이어지고 있는 팬덤 정치의 득세는 왜곡된 형태의 대중 참여이고, 그 근저에는 반지성주의가 흐르고 있다고 본다. (183쪽)

따라서 팬덤정치는 곧 반정치에 다름 아니라며 이에 극히 부정적인 강준만이 ‘팬덤정치의 CEO’ 이재명에게 보다 냉혹한 비판을 가하게 된 건 당연하다. 이런 비평행위는 또 진영에 따라 서로 반대로 해석되는 아이러니를 낳기도 한다. 그러는 가운데 새삼, 강준만은 도대체 왜 저러는지, 세상은 또 강준만을 왜 그리 대하는지를 하나씩 둘씩 깨닫게 된다.

보수 진영에서 강준만을 후하게 평가할 때 쓰는 표현이 ‘스스로를 성찰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진보 지식인’이다. 그러나 ‘난 보수 같은 것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래서 보수를 비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수라고 할 수는 없다. 당파성을 버렸다고 하지만 여전히 진보의 영지 안에서 사는 사람이다. 몸은 때때로 오른편으로 기울기도 하지만 뿌리는 단단히 왼쪽에 두고 있는 사람이다. (39쪽)

영원한 현역의 삶

강준만은 현재도 <한겨레> <경향신문> <시사저널> <신동아> <무등일보> <영남일보> 등에 칼럼과 기고를 왕성히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두 달이 멀다 하고 신간을 쏟아내는 다작은 읽는 속도보다 쓰는 속도가 빠르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이미 300권에 가까운 저서가 바로 그 증거다. 이 지칠 줄 모르는 생산력의 원천을 강준만 자신은 읽고 쓰기 중독자라서 그렇다고 말하는데, 이에 저자는 오로지 읽고 쓰는 데 바쳐지는 봉쇄수도원의 삶 같은 일상, 인정욕구의 실현으로서 세상과의 소통이자 자기 존재증명이 되고 있는 책, 다독 과정에서 생성되는 나름의 자료 분류법 등에서 찾는다. 그 밑바닥에는 ‘진보 전문가’로서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에 대한 ‘무한대의 책임’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강준만의 끊이지 않는 작업으로 인해 그의 저서들을 제때 따라 읽어올 수 없었던 독자들에게는 이 책 『강준만의 투쟁』이 그간의 결과물들을 압축적으로 소화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이밖에도, 인간 강준만의 다양한 면모와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도 소개하여 지식인 강준만의 비평 역정과 그 전모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해보는 계기도 될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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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가볍지 않은 주제인데 글이 매끄러워 술술 읽힙니다. 일독하길 권장합니다.
0810kimyj 2024-06-27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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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으니 강준만의 저서 수백권을 참고했어도 걍 상식 수준의 얄팍한 얘기만 하고 있음. 왜 진보를 대하는 강준만의 태도가 달라졌는지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부재하니 깊이가 전혀 없는 논의로만 점철돼 있음. 저자 또한 호남 출신이란 걸 감안함 참 안타까운 부분.
까마귀 2024-09-28 공감 (0) 
까마귀 2024-09-2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상적인 얘기만 하는 책이지만, 그래도 특출난 점을 하나 꼽자면 그간 베일에 가려진 강준만의 개인적인 면모를 드러내려고 노력했다는 점. 제자 등 강준만 주변인들을 취재하는 등 공력을 들임. 그러나 강준만의 거부반응 때문에 극히 적은 내용만 게재돼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점이 큰 아쉬움.

진보에 대한 강준만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걸 설명하려면, 그 이전에 호남을 대하는 진보의 태도가 바꼈다는 걸 캐치할 줄 알아야 가능함. 이걸 감지못한 건 저자의 능력 부족도 있지만, 강준만의 문제도 큼. 메시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줄 모르니, 비평가들이 알아먹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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