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8

김대호 - 가치의 균형

(1) 김대호 - 2024년 국제결혼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 간 결혼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 Facebook



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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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제결혼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 간 결혼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1,176건인데, 전년(2023년) 대비 40%가 증가했단다. 반대로 일본 남성과 한국 여성 간 결혼은 147건에 불과한데, 이게 10년 전의 1/5 수준이란다.
이 통계를 놓고 이러저러한 분석이 있던데, 유투브를 하는 한국남-일본녀 커플들--이런 분들이 제법 눈에 띈다--의 분석 중에 주목할 대목이 있었다.
얘긴 즉, 일본 여성들은 1970~90년대 한국처럼, 낮은 출발선(좁은 집, 월세 살이 등)에 별로 게의치 않고, 둘이 살아가면서 하나하나 늘리고, 올리는 것을 당연시 한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결혼했을 때(1990년)도 이런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공단 근처 월세 닭장방 혹은 반지하 셋방에서 방1칸 전세(화장실은 외부)로, 다시 방2칸 전세로(애 생기면), 이후 15~17평 청약 아파트로 가는 코스를 당연시했다는 얘기다.
지금은 그야말로 꼰대의 '라떼' 얘기로 치부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그 때의 한국의 결혼 문화가 남아 있는 듯 하다.
요컨대 평균화, 일반화, 단순화하면 일본 여성은 대체로 '우리 함께 노력해서 행복하게 살자' 라는 식이라면, 한국 여성은 '당신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줘야돼' 라는 식이란다.
이런 분석이 일리가 있다면, 참 곱씹어 볼만한 구석이 많다. 대한민국이 앓는 중병이 만들어낸 수많은 증상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마 결혼 관련 가치관의 차이 하나만으로도 연애, 결혼, 출산의 문턱을 최소 10~20%는 높이지 않을까 한다. OECD평균의 절반 수준의 출산율은 이런 결혼관과 경제사회적 유연성 감소(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사다리의 감소, 이게 일본 보다 확연히 나쁘다) 두 요인만으로도 0.7 대 출산율의 절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한다.
 
아무튼 대한민국을 죽음, 그것도 자살로 몰아가는 중병은 유식하게 말하면 가치의 균형 개념의 부실, 부재, 혼미다.
죄와 벌, 자유와 책임, 권리와 의무, 이익과 기여, 혜택과 부담, 자리와 실력 등 가치의 균형은 정의(공정•공평)원리, 경제원리, 구원(해탈)원리, 직업윤리 등의 근간이다.

가치의 균형 개념 부재의 대중적 표현은 공짜를 너무 좋아하는 심리다. 
한마디로 도둑놈 심뽀다 
경제적 지대추구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약탈과 강압도 한 배에서 나온 새끼들이다.

모든 문화권에는 가치의 균형을 표현하는 격언, 속담, 사자성어가 무수히 많다. 직업윤리의 원조인 노블레스 오블리제도 있고, No pain No gain도 있고, 내가 요즘 자주 사용하는 음수사원 굴정지인(飮水思源 掘井之人)도 있다.
 
**그런데 내가 과문해서인지 동양권(중국과 조선)에는 의외로 가치의 균형을 별로 강조하지 않았다. 
인간(실은 통치자)이 지켜야 할 5가지 기본덕목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핵심인 측은지심(惻隱至心), 수오지심(羞惡至心), 사양지심(辭讓至心), 시비지심(是非至心), 광명지심(光名至心)은 어디까지나 높은 지위나 경지에 있는 엘리트의 덕목이다. 

자제, 성찰, 수신을 통해 달성해야 하는데, 인간의 인식과 윤리의 한계상 위선과 거짓이 필연이다. 
일반 백성에게 이런 덕목을 적용하면 국가적, 사회적 폭력과 강제가 횡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각설하고, 
8월 15일이면 기승을 부리는 친일청산 시비도, 한반도 북쪽과 남쪽 좌파의 반미 감정도 본질은 같다. 해방에 기여한 바는 지극히 미미하면서도, 해방된 나라의 권력을 자신들이 독식하려다가 좌절된 한이다.
해방과 독립이 자신들의 별것 아닌 희생과 헌신의 결과로 규정하고, 국내외에서 온갖 고난을 무릅쓰고 근대화(실력양성)와 독립을 위해 노력한 수많은 사람을 개무시까지 하다가 욕망을 채우지 못한데 대한 복수 보상 심리의 발로라는 얘기다.
 
한국 4050의 특이한 표심도 그렇다. 
대한민국이 가진 문제(예컨대 R&D 예산 삭감 등)는 확실히 잘 알고 비판도 곧잘 한다. 선진국 잣대를 들이매면 한국의 후진성이 오죽 심하겠는가!
그런데 우리가 먹는 우물(한강의 기적 등)을 누가 어떻게 팠는지도 모르고, 현재 문제의 원인에 대한 깊은 천착도 없고, 이를 해결할 대안도 외면하면서, 단지 윤정부와 주류보수 세력을 조롱하고 혐오하고 적대만 한다는 사실이다. 아버지가 온갖 궂은 일을 다해가면서, 천신만고 끝에 집안을 일으켰는데, 철부지 자식이 아버지를 혐오하고 적대하는 꼴이다.

국정기획위의 국민보고대회 자료를 넘겨보다가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도출한 그림을 보면서도 참으로 씁쓸했다.
건국이라 쓰고, 임시정부와 정부수립을 썼다. 3.1운동과 건국전쟁인 6.25가 빠졌다. 이승만정부라는 이름도 빠졌다. 산업화에서는 전두환, 노태우 정부가 빠졌다. 간명하게 표현하려다 보니 빠진 것이 아니라, 실제 역사인식 내지 정신세계의 표현이 아닐까 한다. 그러니 국민통합을 할래야 할 수가 없는 역사인식이 아닐까 한다.
또 하나 우려스러운 것은 국민행복이라는 말이 가진 무방향성이다. 이는 민주화, 자유화, 개방화, 선진화, 7대강국, 정의사회, 공정사회 등과 달리 국가적 에너지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고, 정부를 채찍질하는 말이 아니다. 행복은 대단히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객관적 지표를 좋게하는 것 보다 주관적 인식(기대 수준)을 바꾸는 것이 훨씬 나은 해법이다. 행복은 국민의 입과 눈과 귀를 닫고, 기대를 낮추면 올라간다. 북한이 지상낙원이 되고, 부탄의 행복도가 세계 최고인 이유다.
윤통은 현실인식 착오로 인해 목적(반국가세력 척결)도, 수단(비상계엄)도 잘못 설정하여 정치적 자살을 해 버렸다. 그런데 윤통을 조롱하고, 증오하고, 더 나아가 국힘당과 보수우파를 내란세력으로 몰아 정치적 대량 학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역사현실인식과 목적및 수단은 적절하게 설정했을까? 

과연 정치적, 국가적 자살로 내달린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까? 대한민국을 객관적으로 살피는 해외의 보편 지성과 양심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민주공화국을 지탱하는 근간인, 제반 가치의 균형이 철저히 무너진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가치의 균형을 잡는 것이 소명인 정부와 다수당이 이를 더 심하게 무너뜨리는데, 주권자 국민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국가적 자살을 피할 도리가 있을까?
 
항상 느끼지만 한국 주류•보수의 치명적인 약점은 잘 알아도, 치명적인 강점은 의외로 잘 모르더라. 그것은 가치의 균형 개념이 덜 망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염치도 알고, 예의도 알고, 공화도 알고, 덜 독선•위선적이고, 더 포용적이고, 선진문명도 알고, 국제감각(국제 눈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형편없는 취급을 받으니 여러모로 참담하고 씁쓸한 광복 80주년, 독립 77주년이다. 민주공화국과 민주주의가 이렇게 참담하고 목마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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