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5

제국의 위안부'는 소설이다. : 최형익

[서울신문_시론] '제국의 위안부'는 소설이다. : 네이버 블로그

박유하교수가 학술적 논쟁을 원한다길래 글 하나 썼다 지면이 한정되어 짧게 적었다 향후 지속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
제국의 위안부는 소설이다.
최형익(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
지난 12월 18일자,
‘뉴욕타임스’가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를 대서특필함으로써 이 책을 둘러싼 논쟁은 국경을 넘어섰다. 

이 책의 연구방법은 사회과학적이라기보다는 문학적이다. 주요 내용 역시 판타지 요소가 두드러지며, 대부분의 소설이 그러하듯이 역사적 사실을 편의적으로 취사선택하고 있다. 그런데 그 결론은 결코 소설적이지 않다. 문제는 이 책이 내린 엄청난 정치적 결론을 그 문학적 방법이 결코 감당할 수 없다는 면에서 애당초 비극을 잉태하고 있었다고 해야겠다. 무엇보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과 그에 대한 엄밀한 해석에서 치명적 오류를 드러낸다.

먼저 위안부 숫자다. 이 책은 기존의 위안부 20만 설을 부정한다. 이게 왜 중요한가하면, 20만의 위안부
를 동원하기위해선 국가의 강제개입 없인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따르면, 20만의 위안부 숫자는
정신대와 위안부를 혼동한데서 비롯된다. 한마디로, 20만은 정신대이지 위안부는 아니라는 게 이 책의
핵심주장이다(49쪽). 하지만, 당시 일본과 조선의 인구를 고려한다면 위안부가 아니라 정신대 수가 20
만 명이라는 박유하 교수의 주장이야말로 작문에 가깝다.
정신대는 중일전쟁이 본격화되면서 1938년 식민지를 포함, 일본국민 전체를 전쟁에 필요한 노동력으로 국가가 동원 할 수 있도록 정한 ‘국가총동원법’에 의거한 것이다. 군국주의자들로 구성된 전쟁내각은 1939년부터 14~25세의 미혼여성을 국가가 동원할 수 있도록 했고, 1944년 8월부터는 12세로 연령을 낮췄다. [일본 인구연감에 따르면, 1940년 기준 일본 인구는 약 7300만 명, 조선은 약2300만 명, 양
국 여성의 평균수명은 약 44세였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양국 여성인구를 절반인 48000만 명으로 잡았
을 때, 이 가운데 12세~25세 여성은 평균 1400백만 명 남짓 된다. 이 가운데 절반을 미혼으로 잡는다
해도, 일제가 정신대로 동원한 여성의 수는 수백만에 이른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정신
대의 수십 분에 일에 불과한 20만 명 위안부 숫자는 절대 큰 수치가 아니다.

이 사실은 이 책에서 직접 인용되고 있는 윤정옥 교수 인터뷰 내용을 통해서도 잘 확인된다. 이 인터뷰에서 윤정옥 교수는 1943년 이화여전 1학년 시절, 학생전체를 대상으로 정신대소집을 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 학생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1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정신대소집을 할 정도라면 일제가 정신대로 동원한 조선여성의 숫자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한편, 박유하 교수는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적의를 드러낸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위안부가 소녀가 아니었음에도 소녀의 이미지로 제작해 마치 소녀가 위안부로 끌려간 것으로 역사적 사실을 오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소녀상은 ‘그때의 조선인 위안부’라기보다는 20여 년의 데모와 운동가가 된 위안부이다.”

이 책에서 소녀의 이미지가 당시의 조선인 위안부 모습과 맞지 않다고 드는 근거가 바로 위안부 평균연
령이 1944년 기준으로 25세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야말로 현실을 완전히 왜곡한 것이다. 일제 말, 여
성의 혼인 적령기와 가임기는 평균 14~18세에 해당했다. 당시 여성의 평균수명이 44세였던 점을 감안
한다면 25세는 현재 50대 이상에 해당하는 중년여성으로, 같은 이유에서 정신대에서 25세 이상을 제외
했다. 그러므로 기림비의 위안부 소녀는 정신대의 동원 대상에 해당하는 미혼여성의 모습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대로 나갔다 위안부로 끌려간 평균 12~16세의 소녀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한 것이라 하겠다.

박유하교수가 그려내고자 했던 위안부의 모습은 중일전쟁 이전, 평균연령 25세의 못 배우고 못살아 “단독으로 찾아가” 대부분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수 천명 남짓의 직업여성들이었다. 
지난 20년간 일본정부에게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 ‘국가폭력에 의거한 전쟁범죄’로서 우리가 기억하는 1939년 중일전쟁 이후 일본국가와 군부가 기획한 위안부 문제와 이 책이 기억하고자 하는 위안부는 전혀 다른 것임이 분명해졌다. 
박유하교수의 머리에서 만들어진 ‘욕망하는 주체로서의 조선인 위안부’ 상은 결과적으로 중일전쟁 이전 그러한 식으로 있어주기를 바라는 박유하교수의 욕망을 위안부에 투사한 것이다. [제국의 위안부는 그래서 소설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

Note: Only a member of this blog may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