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Sun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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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글과 방송으로 윤김의 무속이 일본 쪽이라고 했을 때는 무슨 망상이냐고 오만 욕을 먹었지만, 이제사 뒷북 친다는 소리는 면할 수 있게 됐으니 내겐 약간쯤 다행일수도. 건진의 법당에서 아마테라스가 튀어나온 이상 이제는 공식적으로도 빼박이다.
전에 쓴 대로, 애초에 윤김이 무속은 무속이되 일본을 섬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한 사람들은 한국의 무당들이다. 심지어 일본 귀신으로부터 강산을 지켜달라고 기도를 드리는 무당들도 있었다. 다 계엄 사태 전부터 있던 일이다.
그렇다면 무속이 다 맞단 말인가. 모른다. 무당들의 확신은 직업상 예민하기 이를 데 없는 그들의 감일까, 아니면 모시는 신령의 전언이었을까. 난 모른다. 중요한 건 무속의 진실성 여부가 아니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 세계관을 이야기하는 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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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탄부터.
건진이 일본 신을 모신다는 건 전혀 의아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아마테라스는 좀 놀랐다. 아마테라스는 일본 신화의 주신이다. 그리스 신화로 치면 제우스. 인격화된 일본, 즉 일본 자체이기도 하다. 일본의 뭐가 용하더라 싶어서 선택적으로 모시는 방편을 넘어선다. 이건,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를 섬긴다는 뜻이다.
우리를 36년간 강점한 국가를 섬긴 자가 대통령 부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그 대단한 통일교에 청탁을 받을 정도로 위세를 부렸다는 사실은 지극히 모멸스럽다. 먼 훗날 교과서는 이 사건을 을미사변과 같은 국가적 수모로 기록할 것이다. 일국의 국모가 일본 낭인들에게 난도질당해 죽은 사건에 우리가 아득함을 느끼듯이, 확신컨대 후손들도 이번 사태에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광해군의 총애를 받은 '복동'이나, 명성황후가 끼고 돈 '진령군'은 무당이었을지언정 적어도 일본을 섬기지는 않았다. 건진 사건은 폴란드 대통령이 나치인 것보다도 몇 배 충격적이다.
그렇다면 이 작자들은 어째서 일본계냐. 공통점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일본 무속의 기본 설정은 한국과 같다. 애초에 한일 양국은 조상을 공유한다. 일본의 주류 민족인 야마토인은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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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속의 강력한 특징은 원한이 힘을 발휘한다는 믿음이다. 원한이란 원과 한이다. 귀신의 힘이 원과 한에서 나온다. 이는 곧 에너지이다. 한이 어느 정도 수치를 넘으면 저승에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된다. 당연히 한이 많을수록 힘이 강하다.
뒤주에서 죽은 사도세자는 무가에서 뒤주대왕이라는 이름으로 모셔진다. 최영 장군이 중요하면서도 매우 강력한 인격신인 이유도 마찬가지인데, 평생 도덕적으로 살며 조국을 지켰음에도 이성계에게 죽임당했기 때문이다. 억울한 죽음도 한이고, 조국(고려)를 지키지 못한 것도 한이다.
최영과 비슷한 이유로 우리나라에는 잔다르크를 모시는 무당도 존재한다. 조국 프랑스를 지켰지만 다름아닌 프랑스 왕이 그녀를 영국에 팔아넘겼고, 잔혹한 마녀재판을 받은 끝에 산 채로 화형당했다.
귀신의 원한이 깊을수록 저승에 보내기가 그만큼 힘들다. 원귀는 원이 강할수록 강력하며, 더 비싼 굿을 해야 하고 보다 용한 무당이 출동해야 한다. 비교하자면 서양에서는 악당이 사람을 죽이면 저승에서도 피해자를 조종한다. 한 번 피해자는 계속 피해자인 셈이다. 이런 전통(?)을 반영한 스토리텔링은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피해자는 피해당한 만큼의 원한이 있기에 강력한 원귀가 된다. 한국만의 특징으로, 서양은 물론 중국과도 결을 달리한다. 한국인의 흔한 농담이 있다.
"귀신이 나를 저세상으로 데려간다 치자. 그럼 나는 그 귀신을 가만히 둘 것 같으냐? 영원히 괴롭혀주마." 화자가 인식하지는 않겠지만, 실은 망자의 원한이 이세계에서 힘이 된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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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한국사에도 순장의 역사가 있다. 순장을 당하면 원한 때문에 오히려 주인에게 해코지를 하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한국인의 관념에 순장은 장례의 주인에게 오히려 자해행위가 아닌가? 이는 사실 모순이 아니다.
먼저 한국사의 순장 건수 대부분은 가야에 집중되어 있다. 신라가 가야를 정복한 후 한국사에서는 순장이 사라졌다. 그나마 가야조차도 수백 수천이 순장당하는 중국과 달리 아주 많아봐야 삼사십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순장자임이 밝혀지는 바람에 과연 강제로 한 것인지 지원자를 받은 것인지 불분명한 상태다.
고구려와 백제는 순장 흔적이 발굴된 적 없다. 다만 고구려 역사에는 순장에 관한 기록이 있다. 그 주인공은 동천왕이다. 이분은 생전부터 고구려 사회에서 대단한 인기남이었다. 그가 승하하자 국가권력이 나서서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순장 자원자들이 넘쳐나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후 고구려는 순장을 강력히 금지하게 된다.
다시 말해, 사실은 순장 풍습에서도 한국적 관념이 적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원과 한은 에너지다' 여기까지는 한국과 일본이 같다. 한국 무속의 고유한 특질이 일본에 건너갔다는 강력한 증거다. 허면 기본 설정은 같은데, 한국과 일본의 무속은 어떤 지점에서 성격이 갈라지는가?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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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건희의 정신세계는 왜 일본 계열인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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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한국과 일본의 무속은 어떤 지점에서 다른 성격으로 갈라지는가? 시간을 좀 옛날로 돌려보자.
577년, 백제 위덕왕은 일본에 율사, 선사, 비구니, 조불공, 조사공... 그리고 '주금사'를 보냈다. 율사는 법학자나 대법관 쯤 되고, 선사는 불교 수행법 전문가, 비구니는 말 그대로 여승으로서 당대의 여성 전문직, 조불공은 불상을 비롯한 불교용품 제작 전문가, 조사공은 불교사찰까지 커버하는 건축가. 아주 잘난 사람들은 다 보냈다.
주금사는 한자로 呪噤師이다.
呪란 '저주할 주'이다. 주문을 외워 무언가를 공격하거나 물리친다.
噤은 '입다물 금'이다. 이쪽이 입을 다무는 게 아니라 저쪽이 입을 다물게 하는 걸로 생각해야 한다. 즉 여기서는 '입다물게 할 금'이다.
이는 주문을 통한 공격과 방어다.
주란 공격이고, 금이란 방어이다.
고려시대에도 주금박사란 관직이 있었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건 주금이 당시에는 과학의 영역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주문을 통해 공격과 방어를 하는 것 - 주문이란 언어다. 체계화된 언어는 학문의 영역이다.
주와 금이 뭐 대단히 신비롭게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가 다 아는 한국 무속에 공격과 방어가 널려 있다.
간단히 말해 불청객을 쫓아내면서 그의 몸에 대놓고 소금을 뿌리면 공격이요, 떠나간 자리에 다시 오지 말라고 소금을 뿌리면 방어다. 귀신 들린 사람의 몸에 귀신이 싫어하는 팥을 던지면 공격이다. 반대로 팥처럼 붉은 옥수수를 말려 문간에 걸어놓으면 알어서 집안에 기어들어오지 말라는 방어가 된다. 그걸 언어로 체계화한 게 주금술인 것이다.
일본에 건너간 주금술은 헤이안시대에 음양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음양술을 펼치는 사람은, 물론 음양사다. 한국의 무당과 일본의 무녀는 巫라는 한자만 같이 쓰지 본질은 다르다. 일본 무녀는 신사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나 알바에 가깝다. 그들은 정해진 제의를 반복하고 계승하는 사람들이지, 우리 무당같은 해결사가 아니다.
한국의 무당에 해당하는 일본의 무엇은, 음양사 혹은 음양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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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음양술에 이르러 한국과 일본의 무속이 다른 길로 갈라진다. 음양사들은 우리 무당들과는 다른 발상을 하게 된다. 자, 원과 한은 에너지다. 그렇다면, 그 강한 에너지를 이용해도 되는 거 아닐까? 망자의 원한을 이용하는 것이 일본 무속(=음양술)의 핵심적 특징이다.
원한을 풀어줘야만 한다.
원한을 이용할수도 있다.
이 차이가 같은 근원에서 다른 결론으로 갈라지는 Y자의 가운데 점이다.
한국 무속에는 도덕적 가치판단이 존재한다. 선악이 존재하고, 사람도 귀신도 둘 사이의 관계도 선할 수록 좋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원한 살 짓을 해도 안 되지만, 귀신이 원한으로 산 사람을 해코지해도 안 된다. 또한 귀신이 원한에 고통받아서도 안 된다.
그러므로 한국의 무속적 세계관에서는 원한이 있는 귀신과 대화해서 한을 풀어주고 평화롭게 이별하는 일이 중요하다. 전라도의 씻김굿, 영동 지방의 오구굿, 한강 이북의 진오귀굿은 말만 다르지 본질은 같다. 모두 한풀이굿이다. 기회 있으면 흥미를 위해서라도 무당 한 번 찾아가보라. 얼마나 예민하게 공감해주는지 모른다. 그들은 망자의 원한에도 공감한다. 아예 본능적이고 자동적으로 공감하는 나머지 한자로 '감응(感應)'이라 한다. 무가에서는 순우리말화되어 '가망'이라 불린다.
넋두리는 원래 굿판에서 쓰던 말이다. 망자의 넋을 두루 모여 두루 들어준다는 것. 이 단어에서도 우리는 귀신이 '대화의 상대'임을 알 수 있다.
반면, 일본은 귀신의 원과 한을 매우 물질적으로 본다. 막거나 피하거나, 아니면 이용하거나. <파묘>의 장재현 감독은 소문난 종교 덕후다. 이 영화의 일본 도깨비는 고증이 매우 잘 되어 있다. 일본 음양사가 장수로서 살고 죽으며 품은 그의 원한을 이용해, 그를 한반도의 허리를 압박하는 유용한 쇠말뚝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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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의 일제(?) 빌런은 대화의 상대가 못 된다. 음양사에 의해 정해진 역할, 즉 '세팅값'을 수행하는 에너지밖에 없다. 영화에서 무당이 "일본 귀신은 말이 안 통한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실제로 한국 무당들이 하는 이야기이다. 일본 무속은 원혼을 하나의 악의적 에네르기 자체로 본다.
비교해보자.
한국은 인격이 주체다.
일본은 원한이 주체다.
인격이 있기 때문에 원과 한이 생긴다. 이건 한국과 일본이 같다. 누군가의 인격이 원치 않는 삶과 죽음에 동의하지 못하기에 원념이 생기는 거 아닌가. 그런데 한국은 귀신이 되어서도 여전히 인격이 앞에 선다. 반대로 일본은 인격이 원에 잡아먹힌다.
불만 보면 날아들어 타죽는 부나방처럼, 일본의 원귀는 저주하고 파괴하겠다는 의지만 남아있다. <링>의 사다코를 생각하면 된다. 소멸하거나 봉인될 때까지 기계적으로 악행을 반복하기만 한다.
<주온>에 나오는 모자 귀신도, 우리의 장화홍련도 원귀이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장화홍련은 사또에게 민원을 넣는다. 대화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설득하려 하고, 한을 풀고 저승에 가 편하게 쉬려는 목적을 가진다. 그러나 <주온>의 모자는 산 자를 파멸하려는 본능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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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려오는 외침. "아니 한국도 염매라는 풍습이 있었잖은가!"
염매란 아주 나쁜 짓인데, 무당이 고아나 인신매매 혹은 납치한 아이를 굶겨 죽이는 짓이다. 그러면서 아이의 원혼을 대나무 통이나 청동방울 같은 무구(巫具)에 가둬 그 에너지를 이용하는 행위다.
나는 한국 무속은 다 옳고, 일본은 사악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한국에는 현재에도 사악한 무당이 얼마든지 있다. 나는 세계관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염매는 한국의 무속적 세계관에서 엄연히 '악행'이다. 하지만 일본 음양술에서는 '기술'의 영역이다. 선악의 개념이 분명하냐, 흐릿하냐의 차이다.
한국의 무속에서는 '나쁜 짓하면 다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관념적 법칙이 무당에게도 적용된다. 그래서 무당이 영적 능력으로 사악하거나 이기적인 행동을 하면 신에게 벌을 받는다는 '신벌'의 개념이 있다. 이 관념 안에서는 권선징악, 카르마의 법칙이 작동한다. 일본은 그렇지 않다.
자... 이제 3편에서 결론을 만나보자. (계속)
#일본 #무속 #무당 #윤석열 #김건희 #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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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건희의 정신세계는 왜 일본 계열인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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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편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이제 일본 무속(=음양술)에서 원과 한이 쓸만한 에너지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원과 한이 유용한 에너지라면, 세상에 많을수록 좋지 않은가? 음양술사 입장에서 말이다.
그렇다. 그런데 유용할만큼 퍽 강한 원과 한은 조우하기도 힘들고, 채집하기도 힘들다. 막된 말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그런 게 흙처럼 어디서나 널려 있는 건 아니다. 원과 한이 유용한 에너지원이라는 발상에서 또다른 발상이 나온다. 있는 원을 쓰면 좋지만, 없으면 만들어서 써도 되지 않을까?
원과 한은 풀어내야 한다. 한국이다.
원과 한은 만들수도 있다. 일본이다.
이제 건진 이야기를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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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의 본명은 전성배. 한국불교 일광조계종 소속이다. 아니... 거기 소속이랍신다. 일부러 정통인 대한불교조계종과 비슷한 이름을 지었다고 의심하지 않으면, 그는 바보일 것이다.
한국불교 일광조계종이라는, 얼핏 근본 있어 보이나 실제로는 아무 근본 없는 종단은 주제넘게 대한불교종정협의회 소속이다. 어쩐지 정통인 '대한불교종단협의회'와 한 글자만 빼고 똑같다. 이역시 노림수였다고 의심하지 않으면, 그는 멍청이일 것이다. 덧붙여 일본어를 좀 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종정'이라는 단어도 참 일본식이긴 하다.
일광조계종이나 종정뭐시기나, 껍데기뿐인 건 너무 뻔한 사실. 원래 사기꾼은 명함을 파는 데 공을 들인다. 건진의 법당(?)도 그럴듯한 명함이었다. 일견 멀쩡해 뵈는 불단 뒤의 비밀 신당, 그러니까 '본당'이 아마테라스를 모시고 있었으니까.
건진 이 작자, 권력에 유착하기 위해 노력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이놈은 2011년에 '육영수 여사 탄신 86주년 숭모제 및 기념식'이라는 행사를 주관했다. 박근혜, 근영, 지만 3남매가 모두 참석했다. 이런 데 좋다고 따라오는 이 남매들의 지적능력도 참... 할말하않이다.
하지만 건진은 박근혜의 정신을 차지하는 싸움에서 최순실에게 밀렸다. 최순실은 박근혜의 정신적 지주였던 사이비 목사 최태민의 딸이었으니 건진에게 불리한 싸움이었다. 국가에 기생해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자리인데, 그런 자리를 강남 복부인 최순실이 양보할 리가. 그러나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서 건진은 드디어 국가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되었다. 그 전에, 2018년.
2018년 건진은 충주에서 '2018 수륙대제'란 이름의 행사를 열었다. 역겨운 건, 수륙대제라는 이름을 감히 훔쳐 썼다는 점이다. 수륙대제는 고려 현종대왕이 거란의 침공을 막아낸 후 전사한 장병들의 제사를 유가족 대신 지내주는 보훈사업에서 시작된 행사다. 전사자들에서 시작되어 이 땅에서 죽은 적군까지, 더 나아가 모든 인간, 마지막에는 하늘 땅 바다에 살았던 모든 중생의 넋을 위로하게 된 행사가 수륙대제다.
조국을 지키다 흘린 피에서 시작된 행사의 이름을, 조국을 식민지배한 국가의 주신인 아마테라스를 모시는 술사가 훔쳐 쓴 것이다. 그리고 이 사이비 행사에서 저질러진 주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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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은 이 행사에서 살아있는 황소를 끌고 와서는, 소의 가죽을 산채로 모두 벗기는 짓을 저질렀다. 황소는 눈이 뒤집히고 혀를 내민 채 죽고 말았다. 극심한 고통에 의한 쇼크사로 추정된다. 초현실적인 얘기지만 사진, 목격자, 증인이 여러 뉴스 보도로 교차검증된 팩트다. 이 짓을 저지를 때 윤석열과 김건희의 이름이 적힌 연등이 내걸려 있었다.
왜 이런 짓을 할까. 소의 고통은 그대로 원한이 된다. 그 원의 에너지를 채집해 사술에 사용한다 - 이는 정확히 일본의 음양술이다. 한국 무속의 세계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 굿은 원한을 풀지, 만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굿에서 도축되는 제물은 최대한 정결해야 한다. 즉 인도적인 방식으로 도축되어야 한다. 닭을 잡아 신성한 닭피를 뿌린다고 해도 단칼에 닭목을 긋지, 산 채로 가죽을 천천히 벗기는 방식은 한국의 무속적 세계관을 역행한다. 무가에서는 그런 짓을 '부정하다'고 한다.
이 행사에 관한 사실을 접했을 때, 나는 김건희가 일본 무속의 추종자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진심으로 하는 얘긴데, 한국 전통 무속을 믿지 않아도 된다. 그런 걸 다 미신이라고 치부하는 사람 앞에서 딱히 내가 할 말도 없다. 그런데 한국 무속의 세계관이 그렇게 천박하지 않다. 우리 무속은 잔인하지 않다. 오히려 매우 인간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
한국 무속의 기준에서, 건진과 김건희와 윤석열이 추구한 술법은 부정하고 불결하다.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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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속(=음양술)에는 히토바시라(人柱 인간기둥)라는 술법이 있다. 건축물이나 공공시설을 지을 때 산 사람을 파묻거나 건설 자재로 쓰는 방식을 말한다. 이는 산 사람이 인위적으로 죽을 때 발생하는 원념의 에너지를 건축물의 수명을 위해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물론 인신공양 풍습은 동서고금에 보편적이고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엄마가 제 아기를 쇳물에 바쳤다는 에밀레종 설화도 있잖은가. 문제는 동서고금에 보편적으로, 인신공양은 '고대'의 풍습이라는 점이다. 일본의 히토바시라는 법적으로도 불과 300년 전까지 존속했고, 실제로는 100여년 전까지도 관습적으로 행해졌다.
망자의 원념이 유용한 에너지가 된다 - 일본 음양술의 세계관이다.
그런데 말이다. 윤김 부부의 집은 아크로비스타다. 이 자리가 옛 삼풍백화점 자리다. 이때문에 히토바시라 효과를 위해 아크로비스타를 집으로 선택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거다. 물론 우리나라 무당들을 중심으로 처음 나온 이야기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내 욕심 같아서는 윤석열을 고문해서라도 진상을 알고 싶긴 하다. 그게 정의롭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내 욕심과 상상과 망상이 그 모냥이라고 하자.
삼풍백화점 붕괴가 1995년 6월 29일이다.
윤석열 대통령 출마 선언이 2021년 6월 29일이다.
"6월 29일"
만에 하나, 만만에 하나 '만약에' 윤김이 히토바시라 효과를 위해 그 날을 선택한 거라고 친다면 역시나 한국 무속과는 정 반대다. 아크로비스타의 시행사인 대상그룹은 건물을 올리기 전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의 원혼을 위로하는 진혼제를 두 번이나 치렀다.
그렇다, 원과 한은 풀어야 하고 넋은 위로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렇다. 어느 이웃나라와는 다르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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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이태원 참사 현장에 '한국 경찰의 보호와 안내'를 받아가며 등장해 '제의를 치른'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보도된 일본의 사이비 종교인 천리교 사제 얘기까지 해야하나 싶지만 이러다가는 내가 음모론자가 될 것 같아 그만두겠다.
대통령실에 반입된 민물장어 160인분(!) 이것도 백주대낮에 보도된 팩트다마는 첨언하지 않겠다. 한국 무속이나 유교 제의에서는 민물고기를, 부정하다고 보기 때문에 제물로 쓰지 않는 전통이 있다는 '사실'만 언급하고 말겠다.
확인된 팩트와 내가 아는 지식으로만 이야기를 꾸리는 걸로 하고, 기분이라든지 감이라든지 하는 얘기는 다 접어두겠다. 이번 글타래가 도매급으로 넘어갈 여지를 남길 이유는 없으니까. 그래도 한 가지 사실만큼은 확실히 알겠다.
윤석열 정권이, 국민과 헌법의 힘으로 중단된 사실이 역사적 다행이라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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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김건희 #건진 #일본 #아마테라스 #무속 #이태원 #아크로비스타
Daesong Lim
천운이 나라를 구했다는 감을 바꿀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새로룬 사실들...
잘 읽었습니디 꾸벅
3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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