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3

경계를 넘는 공동체 | 샹뱌오 | Xiang Biao

[전자책] 경계를 넘는 공동체 | 샹뱌오 | 알라딘


[eBook] 경계를 넘는 공동체 - 베이징 저장촌 생활사 
 | 현대의 고전 19
샹뱌오 (지은이),박우 (옮긴이)
글항아리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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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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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경제사 1956~2020
구매가 33,800원




경계를 넘는 공동체
구매가 29,300원




강대국 지정학
구매가 28,500원




중국 고대건축의 이해
구매가 21,000원




한국전쟁의 기원 1
구매가 30,000원


종이책 페이지수 : 896쪽, 

책소개
2022년 대담집 『주변의 상실』로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된 샹뱌오 막스플랑크연구소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의 주저 『경계를 넘는 공동체: 베이징 저장촌 생활사跨越邊界的社區:北京“浙江村”的生活史』가 번역·출간되었다. 이 책은 원저우 출신 농민들의 동향촌이 1990년대 베이징에서 가장 큰 저가 의류 생산·판매 기지로 변모하는 과정에 관한 문화기술지ethnography로, 이후 출간돼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국가와 사회, 중앙과 지방, 도시와 농촌, 통치와 저항의 역동적 관계를 살피는 고전이 됐다.

애초에 베이징대학 석사논문이었던 이 논고로 그는 옥스퍼드대학 박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었으며 나중엔 이 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임용되었다. 이 책은 1998년 단행본을 위한 원고로 완성되어 2000년 중국어판이 나왔고, 2005년 영문판이 나왔으며, 2017년 중국어 개정판이 출간되었는데 번역에는 2017년 개정판을 저본으로 사용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주변의 중국과 삶

서문 1(개정판 서문) 그들이 내실 있는 자신을 보게 하자
서문 2 공식화의 모순: 베이징 저장촌과 중국사회 20년의 변화
서문 3 2005년 영문판 서문(부분 발췌)

제1장 서론: 일상행위 중심의 접근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 ‘특이한’ 공동체 | 현대와 전통 | 총체적 이해와 구체적 이해

제2장 저장촌에 들어가다
만들어지는 공동체 | 계 | 상호작용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기 | ‘원저우에서 온 대학생’ | 이 책이 쓰인 방식

제3장 저우가周家의 하루
그림 보고 말하기: 구역과 확장 | 두 그룹의 사람 | 각자의 연보 | 주택, 시설과 투자 | 하루 일과 | 일간 손님 | 2년 뒤 | 작은 매형네 집

제4장 1984: 베이징에 오다
전사 | 콜럼버스 이야기 | 베이징에 오다 | 느슨한 사슬과 긴밀한 사슬 | 협력 | 노점상 유격전

제5장 1986~1988: 입지를 굳히다
등당입실 | 공략 | 연합: 임대와 인창진점의 경쟁 | 사업자등록증 | 대리판매를 발명하다 | ‘본전이 들지 않는 사업’ | 능력자, 자기 사람, 융자 사람 | 오래 머물면 안되는 곳

제6장 1988~1992: 확장
가죽재킷 열풍 | 선불 판매 | 국경 무역 | 외국인의 마을 방문과 하도급 | 도매점 | 개척: ‘전국적 이동 사업 연결망’의 형성 | 왜 확산형 이동을 하는가? | 원단 시장 | 보조재 시장 | 노무 시장 | 자본 시장 | ‘본가’인가 ‘고향’인가? | 가족의 재편 | 생활 체계 | 주거지 구성 | 분쟁 해결의 방법 ‘개척’ | 집주인과 세입자 | 도주

제7장 1992~1995: 혼돈 속에서 돈을 벌다
대형 쇼핑센터 입주: 관계의 예술 | 대규모 전대 | 소규모 전대 | 영업사원 | ‘징원’ 이야기 | 시장 열풍과 매대 열풍 | 새로운 수법 | 절차 | 보호자 | 사업권의 확대와 경쟁의 심화 | 단지 | 다중 합작과 다방향 투자 | 극도로 혼잡한 공동체 | 자위 조직과 공안 | 패거리의 형성 | 패거리 조직 | 패거리와 거물 | 연락사무소와 연합방범대

제8장 굴곡과 역조
애심협회의 설립 | ‘골격 세우기’와 계약 전략 | 경쟁 전략의 좌절 | 류가단지 | 잠깐의 풍파 | 갑작스러운 변화 | 자체 철거 단계 | 강제 철거 | 3개월 후 | 단지의 권토중래 | 신열풍

제9장 토론: 관계총
분리와 중첩 | 큰 것과 작은 것의 조화: 공동체의 기본 구조 | ‘잠금’ | 친우로 고객을 잠그다 | 관계총 | 관계 속의 사람 | 비교: 개방 속의 응집

제10장 미래: 신사회공간
신공간 | ‘덧씌우다套’ | 경계를 넘는 공동체

후기 이해하는 지식

감사의 글
부록
참고문헌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접기


책속에서


P. 11 프랑스의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대로, 사람들은 종종 밤의 장막에서 꺼져가는 불빛밖에 보지 못하지만 진정한 역사는 바로 그 장막 안에서 벌어진다고 했다. 사소한 것들의 기본 논리는 사회적 삶을 영속케 하는 핏줄이자 지속적인 사회 변혁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저자 및 역자소개
샹뱌오 (项飚) (지은이)

중국 저장성 원저우 출신으로, 톈안먼 사태 직후인 1990년 베이징대학에 입학해 사회학을 전공했다. 학부와 대학원 재학 때 베이징 성곽 남쪽에 형성된, 인구 10만 명에 육박하는 원저우 출신 상인 집거지인 저장촌浙江村을 드나들며 인류학적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물인 석사학위 논문이 명저로 인정받아, 옥스퍼드대학에 무시험으로 장학금을 받고 진학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공부하며 인도 출신 IT 인력들의 국제적 유동과 인도 사회의 관계를 분석한 박사 논문은 인류학계의 영예인 리즈상을 수상했다. 이후 옥스퍼드대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0년부터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사회인류학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경계를 넘는 공동체: 베이징 저장촌 생활사』 『글로벌 ‘바디 쇼핑’』 『주변의 상실: 방법으로서의 자기』 등이 있다.
『경계를 넘는 공동체』 한국어판 서문에서 그는 “열일곱 살의 중국 청년과 한국 동년배 간의 근접성은 그들과 부모 사이의 근접성보다 더 크다. 두 나라의 젊은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구체적인 삶의 방식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해하는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거대한 역사적 변화 속에서 자신 및 자신과 역사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접기

최근작 : <경계를 넘는 공동체>,<주변의 상실>,<중국과 비중국 그리고 인터 차이나> … 총 5종 (모두보기)

박우 (옮긴이)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성대학교 기초교양학부에 재직 중이에요.
인구 이동, 국가-사회 관계(시민권), 중국 지역 연구 등을 주로 연구해요.
서울의 가리봉동 및 대림동 중국 동포 집거지를 연구한 『한국의 조선족 기업가들 : 고국에서 시민권 찾기』(영문), 『민간 중국 : 21세기 중국인의 조각보』(공저) 등을 썼고, 『경계를 넘는 공동체 : 베이징 저장촌 생활사』를 옮겼어요. 『5층 삼촌』은 박우 선생님이 겪은 이야기와 공부한 내용을 엮어 썼어요.

최근작 : <5층 삼촌>,<세계의 정치와 경제 (워크북 포함)>,<플랫폼 임팩트 2023> … 총 1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베이징 한복판에 형성된 원저우 상인 집거지 ‘저장촌浙江村’
한 줌의 불법 매대에 불과했던 장소가
10만 명의 공동체로 탄생하기까지
그 사회학·인류학적 생활사는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6년간 저장촌에서 직접 생활하고 20년을 추적 관찰한 끝에 탄생한
도시사회의 변화 동학을 통찰해낸 사회학·인류학 명저

2022년 대담집 『주변의 상실』로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된 샹뱌오 막스플랑크연구소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의 주저 『경계를 넘는 공동체: 베이징 저장촌 생활사跨越邊界的社區:北京“浙江村”的生活史』가 번역·출간되었다. 이 책은 원저우 출신 농민들의 동향촌이 1990년대 베이징에서 가장 큰 저가 의류 생산·판매 기지로 변모하는 과정에 관한 문화기술지ethnography로, 이후 출간돼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국가와 사회, 중앙과 지방, 도시와 농촌, 통치와 저항의 역동적 관계를 살피는 고전이 됐다. 애초에 베이징대학 석사논문이었던 이 논고로 그는 옥스퍼드대학 박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었으며 나중엔 이 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임용되었다. 이 책은 1998년 단행본을 위한 원고로 완성되어 2000년 중국어판이 나왔고, 2005년 영문판이 나왔으며, 2017년 중국어 개정판이 출간되었는데 번역에는 2017년 개정판을 저본으로 사용했다.

저장촌의 형성, 확장, 굴절, 재도약

베이징 저장촌은 저장성 원저우 출신 농민들이 구성한 국내 이주민 집거지다. 이 책은 현장 연구 및 생활사 연구 방법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저장촌의 형성, 확장, 굴절 그리고 재도약의 과정을 설명한다. 의류 산업이 책을 관통하는 실마리다. 저자는 의류 산업으로 연결된 사람 간의 관계가 이 산업의 분업과 함께 어떻게 재설정을 거듭하면서 지역 공동체로 발전했는지에 대해 답하고자 한다. 일종의 경제와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탐구서이기도 하다.
이 책은 국내 독자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중국 정부의 정책, 개혁 개방의 이론, 공산당의 이념 등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한다고 해도 저장촌 사람들의 생활에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사회의 힘들이 구조 변동의 추동력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중국 사회의 사소한 내용을 토대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한국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저자는 중국 사회의 가장 근저의 문화에 근거하여 남부 중국의 전통적이고 뿌리 깊은 농촌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베이징이라는 체제 전환의 대도시에서 또 다른 뿌리를 내리는 이 과정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일상의 말투, 대화의 구조, 삶의 관습 등은 심지어 중국 내에서도 보편화된 익숙한 내용이 아니다.

평범한 이들의 대인관계, 삶의 철학으로 개혁개방 시기를 이해하다

『경계를 넘는 공동체』는 많은 사소한 내용을 통해 1980~1990년대 개인의 삶의 경험을 포함하여 사회생활 수준의 변화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1980~1990년대의 중국, 특히 중국에 대한 국내외의 서술은 주로 국가 정책과 주요 사건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소한 일들은 종종 간과되었다.
이 책에 묘사된 사소한 것들, 즉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이해하는 방식, 대인 관계를 다루는 방식 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대로, 사람들은 종종 밤의 장막에서 꺼져가는 불빛밖에 보지 못하지만 진정한 역사는 바로 그 장막 안에서 벌어진다고 했다. 사소한 것들의 기본 논리는 사회적 삶을 영속케 하는 핏줄이자 지속적인 사회 변혁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이 층위를 봐야만 우리는 ‘중국’과 그 14억 인구를 단순히 최고 지도자의 틀에 갇힌 존재로 상상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삶이 바다에 띄워져 있는 작은 배에 불과해서 불어오는 바람과 밀려오는 파도에 즉시적이고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의 자율성과 삶의 본질적인 동기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10년 만에 6가구에서 10만 명 거주 공동체로 성장

저장촌은 1980년대 후반 중국 동남부 저장성의 농촌 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형성한 베이징의 한 집거지다. 초창기에는 베이징의 여러 정부 부처에서 강제 퇴거 조치를 취했지만 10년이 채 되지 않아 6가구에 불과했던 저장촌이 10만 명이 거주하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가족공방과 소규모 무역에 의존하던 저장촌은 중국 북부와 동북부 전역에 중저가 의류를 공급하는 중심지가 되었다.
저장촌은 어떻게 이런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 그들은 주로 번화가의 노점에서 옷을 판매했다. 당시에는 불법이었다. 주변이 그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그들은 옷을 팔기 쉬운 곳을 알아가야 했고, 공중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해야 했으며(당시에는 공중화장실을 찾기 매우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도시 경찰을 피하는 방법을 알아야 했다. 그들은 차츰 동네에 있는 국영상점 직원들과 친해지고 심지어 친구가 되었다. 이를 통해 나중에 이 상점들과 협력하고 나아가 상점의 매대를 임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도시를 변화시킨 평범한 사람들의 힘


동시에 저장촌의 유동인구도 저장촌 주변의 복잡성을 의도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남쪽에 위치한 저장촌의 토지와 주택은 중앙정부 부처, 베이징의 시, 구, 가도, 향진, 주민위원
회, 군부 등 여러 기관에 속해 있었다. 이러한 기관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있었고, 서로 다른 지침을 따랐다. 예를 들어, 저장촌이 위치한 구정부가 이주민을 추방하고자 할 때 구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부처(예를 들어 베이징시의 회사들)는 이주민에게 건물을 계속 임대해줬다. 수도의 특히 복잡한 행정 관계는 유동인구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유동인구는 주변의 다양한 빈틈을 발견하고 촌민위원회와 성공적으로 합작하여 주택 단지와 간이 공장을 건설했으며, 파산한 국유기업과 의류 및 직물시장을 건설하는 데 합의했다. 행위자들이 자신을 주변의 깊숙한 곳까지 들이밀수록 새로운 활동 공간이 더 크게 열렸다. 『경계를 넘는 공동체』에서 묘사한 것처럼 저장촌이 베이징성 바로 남쪽이라는 이 주변에 자리하여 전국적인 의류 생산 및 무역 연결망을 구축한 것이다. 『경계를 넘는 공동체』는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주변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켰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보잘것없는 작은 인물도 큰 힘을 가질 수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보기 위해, 그리고 역사를 만들기 위해 의지하는 것이 바로 주변이다.

각 부와 장의 구성

이 책의 역자는 박우 한성대 교수로 “서울의 가리봉동-대림동 중국 동포 집거지”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은 이 분야 전문가다. 역자는 후기에서 “논문을 작성할 때 참고한 책 두 권이 있었다. 한 권은 화이트의 『길모퉁이 사회Street Corner Society』이고 다른 한 권은 샹뱌오의 이 책이다”라고 밝혔다. 이 분야 전공자들에겐 하나의 전범을 제시해주는 책인 것이다.
역자는 국내 독자들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책을 크게 네 개의 부분으로 재분류했다. 첫 번째 부분은 책의 제1장과 제2장이다. 저자의 연구 배경과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일상 행위에 대한 관찰을 시작으로 저장촌이 중국 사회의 체제 전환이라는 시대 배경 아래에서 어떤 조건들에 의해 출현했는지, 이 집거지는 국내외 다른 집거지와 어떻게 다른지, 나아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관계는 어떻게 서로 중첩되어 하나의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는지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계’를 모르고 중국 사회를 논하지 말라

이런 문제의식 아래 저자는 지역 공동체 연구의 이론들을 차용했다. 저자가 비중 있게 다룬 두 연구는 남부 중국의 농촌 공동체를 다룬 페이샤오퉁의 연구와 내가 위에서 언급한 미국의 이탈리아 이주민 공동체에 대한 화이트의 연구다. 저자는 자신이 관찰한 저장촌이 기존 연구에서 보여준 것과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저자는 이 차이가 공동체를 구성한 사람들의 연결망적 특징에서 비롯되었다면서 ‘계’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저자가 사람간의 복잡한 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논문을 준비하는 학생, 정부 기관의 인턴, 사회 사업자, 기업 고문이라는 네 가지 역할을 수행한 덕분이었다. 다양한 역할은 일반적인 사회 조사자보다 더 깊고 넓게 사람들의 관계를 관찰할 수 있게 했고 직접 찾아다니지 않아도 누군가 먼저 이야기해줌으로써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해줬다.
두 번째 부분은 제3장으로서, 저자는 저장촌을 관찰하기 위한 첫 관문 또는 연구의 시작으로서 ‘저우가周家’의 하루를 설명한다. 저우가 구성원의 일상생활, 가족 구성원 관계의 변화가 주요 내용이다. 저우가는 두 자매의 가족과 그들이 공동으로 고용한 노동자를 포함한 ‘가족’이다. 두 가족은 처음에는 함께 살았지만 이후 분가했다. 분가한 뒤 두 가족은 각자 자신의 새로운 연결망을 형성하여 사업을 이어나갔다. 저우가에는 동네의 다양한 사람이 드나들면서 정보를 교환했다. 물건을 사고파는 일련의 절차들이 또한 저우가의 일과에 녹아 있다. 저우가는 저장촌 경제 활동의 압축판이기도 했다.
세 번째 부분은 제4장부터 제8장까지다. 책의 부제에 언급된 생활사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저자는 시기별 개인의 연보를 중심으로 이들의 종적이고 횡적인 삶의 관계들을 그림으로써 저
장촌의 발생과 변화의 연결성 및 그 논리를 드러내고자 했다. 저자는 1984년을 시점으로, 누가 처음 베이징 저장촌에 왔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농민들의 이동은 문화대혁명 후반과 직후, 그리고 개혁 개방 초기에 모두 있었다. 사람마다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저장촌 초기의 흔적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저자는 누가 먼저 왔는가보다 어떤 사람들(가족 또는 집단)이 먼저 저장촌에서 의류 산업을 시작했는지에 더 주목했다.

다툼을 중재하는 ‘거물’이라는 존재


1986~1988년으로 이어지는 설명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베이징에서 자리를 잡았는지에 대해 답했다. 구체적으로 저장촌에서 만든 옷이 어떻게 베이징의 주류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는지, 옷을 만드는 사람과 옷을 파는 사람 간에는 어떤 사업적 관계가 형성되었는지, 이곳에서 발을 붙이려면 어떤 사람과 많이 어울려야 하는지 등에 관한 이야기다. 이 시기에 저장촌에서 만든 제품들이 베이징의 상가에 진출했다면, 1988~1992년 저장촌의 확장 과정에 대한 설명은 저장촌의 상품이 중국의 다른 지역 그리고 해외까지 수출됨으로써 생산과 판매의 연결망이 더욱 길고 복잡하게 변화한 양상을 다룬다. 이 시기 저장촌에는 의류 생산과 관련된 부대 산업이 확장되고 인구도 더욱 많이 유입되면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은 저장촌 내부의 상황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었다. 사람 간의 분쟁이 증가하고 가족 내의 갈등도 증가했다. 저장촌과 출신지 사이의 관계도 재편되었다. 1992~1995년에 대한 설명에서 저자는 저장촌이 극도로 혼잡한 공동체가 되었다고 했다. 왜냐하면 저장촌 내부, 저장촌과 베이징의 시장, 저장촌과 전국 시장, 저장촌과 외국 시장의 관계가 고도로 중첩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저장촌 내부의 주택 단지 건설이라는 부동산업까지 추가되면서 저장촌 사람들의 관계는 더욱 복잡한 수준으로 교착되었다.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치안 문제도 심각해졌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과 근절하려는 사람 사이의 경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1995년, 저장촌은 중앙 정부 및 베이징시 당국에 의해 강제 철거되었다. 하지만 이 공동체는 잠깐 위축되었을 뿐, 얼마 지나지 않아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고 동시에 새로운 모습을 창출했다. 그 비결은 역시 저장촌 사람들이 형성한 연결망의 특징에 있었다.
네 번째 부분은 제9장과 제10장이다. 저자는 계와 계의 중첩, 또는 관계의 관계로서 관계총 개념을 제안한다. 중국 사회의 복잡한 관계망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부각되는 부분이다. 관계총은 개인과 집단의 발전을 촉진하는 매개로 작용하는 동시에 관계를 통한 개인의 행위를 제약하는 제도로 작용하기도 한다. 저자는 관계총이 일종의 신사회공간으로서 체제 전환기의 사회 문
제의 완충지대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개혁의 심화는 신사회공간의 출현을 동반할 것이고 이러한 신사회공간은 개혁의 성패를 평가하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자신과 저장촌 사람 간, 자신과 독자 간 이중 대화라고 말한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국내 독자의 앞에 놓이는 순간 한국 독자와의 대화까지 중첩된 삼중 대화가 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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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론은 현실에 없다”… 독창적인 생활사 연구 보고서

입력:2024-02-08 

[책과 길] 경계를 넘는 공동체
샹뱌오 지음, 박우 옮김
글항아리, 896쪽, 3만9000원
중국 베이징에 있는 저장촌 거리 모습. 중국 동남부 저장성의 농촌 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모여들며 1983년부터 형성된 집거지로 1990년대 중반엔 10만명의 공동체로 성장했다. 글항아리 제공
‘경계를 넘는 공동체’는 중국 인류학자 샹뱌오(Xiang Biao·52)의 책으로는 두 번째로 국내에 소개된다. 지난 2022년 샹뱌오의 대담집 ‘주변의 상실’이 번역돼 자기, 주변, 생활, 로컬 등을 키워드로 한 샹뱌오의 독창적 학문이 주목을 받았다. 중국 동남부 저장성의 농촌 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베이징에 형성한 집거지인 ‘저장촌’을 다룬 ‘경계를 넘는 공동체’는 샹뱌오의 주저다. 이 연구로 샹뱌오는 2005년 영국 옥스퍼드대 인류학과 교수에 임용됐고, 2021년부터 독일 막스플랑크 사회인류학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책은 저장촌에 대한 장기간의 현장조사를 기반으로 집필됐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저장촌의 형성, 확장, 굴절, 재도약의 과정을 서술한다. 저장촌 사회와 경제의 중심에는 의류 산업이 있다. 샹뱌오는 가내 수공업과 불법 매대로 시작된 저장촌의 의류업이 10만명의 지역 공동체로 발전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들여다본다. 또 남부 중국의 전통적이고 뿌리 깊은 농촌 공동체 구성원들이 베이징이라는 대도시에서 또 다른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주민 공동체에 대한 연구가 새로울 건 없다. 하지만 샹뱌오가 저장촌 연구에서 발견해낸 개념들은 매우 독창적이고 구체적이며, 사람과 집단의 실제 행동 논리를 설명하는 새로운 언어를 제공한다.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에 의존하여 자신의 경제적 행위를 ‘전개’한다는 것이다.” 샹뱌오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저장촌에 머물며 조사한 것이 이 한 문장에 요약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장촌의 발전에 결정적인 하나의 핵심적인 연결고리는 없을까? 나는 행위의 새로운 단위를 발견했다. 나는 이것을 ‘계(系)’라고 부른다. 계는 한 명의 행위자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관계의 조합으로서 ‘관계총(關系叢)’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그에 따르면, 저장촌에서 하나의 계는 두 개의 아계를 포함하고 있다. 한쪽은 친우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친우권’, 다른 한쪽은 사업적 협력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권’이다. 그는 친우권과 사업권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라며, 계를 “사람들의 일상행위의 주요한 단위이자 사회적 의식을 형성하는 기반”이라고 규정한다.

중국에서 ‘꽌시’라고 말하는 관계의 중요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관계는 보통 두 개의 점(행위자) 사이의 연결로 이해된다. 하지만 샹뱌오는 저장촌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계들을 분석하며 관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해석을 제시한다. “사람이 관계를 맺을 때 그는 이미 존재하는 많은 관계를 동반한다. 당신의 관계망과 나의 관계망이 어떤 관계인지가 당신과 나 사이의 관계의 본질이다.”

사회적 관계를 사람들의 일생활의 단위로, 경제적 행위의 기반으로, 초보적 공공성의 매개로 파악한 샹뱌오의 연구는 사회과학이 상정하는 핵심 개념들을 뒤흔든다. 그는 현재 사회과학은 “사람을 독립된 원자로 간주하고 완전한 자주적 행동 능력과 자주적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나는 중국 사람으로서, 나의 삶에 대한 관찰과 반성을 통해 사회생활을 이해할 때… 사람은 통일되고 일관된 이익과 원칙을 가지고 있지 않고 통일된 명확한 경계도 없다”고 말한다.

또 호혜, 쌍방향성, 교환 등의 개념은 사회학과 인류학 이론의 주류 용어인데, 이는 사람의 실제 일상 행동과는 거리가 있고 사람들 행동의 진짜 논리로 간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가 저장촌에서 관찰한 이주민 사이의 도움은 개인에 대한 호혜나 쌍방향성, 교환 등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며 “도움이 본질적으로 자신이 처한 관계총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는다.

샹뱌오는 “우리가 상상하고 이론으로 규정하는 현실은 없다”고 강조한다. 또 전통과 현대, 농촌과 도시, 특수와 보편, 개인과 구조 등 대립하는 개념들 사이에 “우리가 상상하는 것 같은 경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의 관찰에 따르면 “행위자는 관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구성된다.” 그리고 “집단은 그 구성원에 의해 만들어지며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있다.”

샹뱌오는 사소하고 구체적인 사실들을 통해 현대 중국인들의 실제 모습을 보게 하고, 사회과학의 추상적 관습에 충격을 가한다. 샹뱌오는 “우리가 세상을 인식할 때 점점 더 추상적인 개념에 의존하는 반면, 우리 주변의 구체적인 삶에 대한 인식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면서 “나는 장기간의 관찰만이 사실의 미세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유일한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썼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3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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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5 경향포럼
“AI는 답 못하는 ‘의미 지향적 질문’…우리 스스로 답해야”

수정 2025.06.25 
윤기은 기자

기조 강연 -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 사회인류학연구소장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이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경향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AI에 ‘과의존’하는 젊은 세대
삶에 대한 질문에 확답 못해
인간으로서 무력해졌다는 뜻

관찰·경험서 나오는 질문으로
개인과 사회 연결하는 법 훈련
사회적 회복력으로 AI에 대응

“자유란 무엇인가? 진실이란 무엇인가? 좋은 인생이란 무엇인가? 분명한 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질문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생각하죠. 이건 ‘우리’가 대답해야 하는 질문입니다.”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은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초가속 시대의 도전 - 공포를 넘어 희망으로’를 주제로 열린 <2025 경향포럼>에서 “개인의 경험과 관찰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이 질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의미 지향적 자기 심화 질문’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노동·이주 인류학 권위자인 샹 소장은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의 노동 양상을 분석한 저서 <글로벌 보디 쇼핑>으로 2008년 미국인류학회의 앤서니리즈상을 받았고 논문 ‘약탈적 군주들’로 2012년 윌리엄 L 홀랜드상을 수상했다.


샹 소장은 인류가 세계에 던질 수 있는 질문의 종류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다. 첫 번째는 김치 담그는 법,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 등 인공지능(AI)이 명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이다. 다른 유형은 삶의 방향성을 탐구하는 질문이다. 그는 후자의 경우 답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인간들이 AI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경험과 관찰을 통해 답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샹 소장은 일상생활을 AI에 의존하는 젊은 세대가 이러한 의미 지향적 질문을 던지지 않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삶이 어떤지 물어보면 길을 잃은 느낌이 들 수 있다. 의미 중심의 질문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기술적으로는 활성화됐을지 몰라도 인간으로서 완전히 무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종종 이런 유형의 질문이 철학자나 종교 지도자, 정치 지도자에게서나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런 질문은 우리의 행동과 연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샹 소장은 AI 시대에 인류가 효율적인 업무 수행에만 초점을 맞춰 일을 진행하면서 일상생활이 파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가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 같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잊게 한다”며 “타인과의 관계, 현재와 미래, 일상을 기반으로 하는 인류의 일상생활은 파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샹 소장은 의미 지향적 질문을 상실한 인류는 인생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없고 그렇게 되면 개인에게 많은 심리적인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AI 시대의 젊은 세대가 주체성을 갖게 하기 위해 교육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립 광저우 미술 아카데미를 예로 들었다. AI가 이미지와 영상을 만드는 상황에서 이곳 학생이 새 시대에 적응하게 하려면 학교가 전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목을 교육하고 사회적 역동성을 이해시키는 사회 계열 강의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샹 소장은 또 의미 지향적 질문을 던지는 힘을 기르기 위해 젊은이들이 일상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식당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 복도를 유심히 살펴보는 등 주변을 깊이 관찰해야 한다”며 “사적인 일상의 경험을 통해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될 것이고 이 질문은 한 개인이 자신과 사회를 연결하는 방법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실험은 젊은이들을 취직시키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AI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회복력을 다시 세우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AI 자체라기보다 AI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너무 약하다는 사실”이라며 인류가 코로나19 대유행을 이겨냈듯이 AI 시대에 대응하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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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o Xiang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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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Biao Xiang’s main research addresses various types of migration and mobility– internal and international, unskilled and highly skilled, and for reasons momentous and mundane– in China, India and other parts of Asia. Through the lens of migration, he has examined a wide range of political economy issues, including state-society relations, labour, social reproduction, and mobility governance.

Biao Xiang studied sociology at Beijing University, China, and received his PhD in social anthropology from the University of Oxford, UK. He was Professor of Social Anthropology at Oxford before he joined MPI in 2021.

Xiang is the winner of the 2008 Anthony Leeds Prize for his book Global Body Shopping and the 2012 William L. Holland Prize for his article ‘Predatory Princes’. His 2000 Chinese book 跨越边界的社区 (published in English as Transcending Boundaries, 2005) was reprinted in 2018 as a contemporary classic, and 自己作为方法 (Self as Method, co-authored with Wu Qi) was ranked the Most Impactful Book 2020 in China according to the website Douban. Through public-facing articles and interviews, his ideas regularly generate wide discussions in China and beyond. Xiang’s work has been translated into Japanese, French, Korean, Spanish, German and Ita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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