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9

Jung-hwan Cheon - 메모 = 추석 특선 영화 . <남한산성> . 1. 새롭거나 깊이있는 역사적...



Jung-hwan Cheon - 메모 = 추석 특선 영화 . <남한산성> . 1. 새롭거나 깊이있는 역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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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October at 08:49 ·



메모 = 추석 특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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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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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롭거나 깊이있는 역사적 상상(해석)이나 형상(재현)은 없었다. 역사영화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지거나 낡았다는 뜻이다. 지루해서 몸을 비틀고, 껐던 스마트폰을 켜 시계를 보았다. 물론 김윤석이나 이병헌의 팬이라면 보러 가도 좋겠다. 엄청나게 대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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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원작에 충실한 편인 듯한데, 그래서 오히려 더 재미가 없는 것 아닌가? <최종병기 활>이나 <역사평설 병자호란> 같은 뛰어난 호란 소재 서사가 나와 있는 마당에 김상헌-최명길을 대립축으로 한 이 영화는 너무 늦었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김훈식 역사관, 김훈식 미학은 시효를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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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전과 주화론의 대립이 기실 허구이며, 둘 다 결국 이씨왕조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피해는 고스란히 조선 (여성과) 민중의 것이라는 생각은 영화 속에 없지는 않으나 너무 약해 없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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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이 ‘우리 같은 것들은 먹고 살게 해주기만 하면 된다’(서날쇠)거나, ‘먹고사느라 힘드니 청이건 명이건 어떤 놈들이어도 괜찮다’거나(뱃사공) 또는 불만은 많되 저항을 조직하진 못하는 투덜이들이거나(칠복) 민들레 풀꽃과 비슷한(나루) 따위의 존재라는 생각은 물론 전근대적이고 반민주적이며, 국가와 민중 간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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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남한산성>에 그러한 혐의가 있다. 민들레 어쩌고 하는 영화의 에필로그는 그의 센티멘털리즘과 (거짓) 민중주의가 어떻게 혼동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김훈은 2000년대식 ‘생존주의’를 굳이 마초이즘과 결합시키기도 했었다. IMF가 초래한 '가부장적 생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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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런데 맥락주의자로서 이 영화 수용이 북핵 위기의 문화정치를 보여준다 생각하니, 지루한 장면들이 외려 참을만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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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병자호란과 조선왕조의 위기가 남한이 아닌, 북한에 대한 알레고리라 바꾸어 생각하니까 영화가 상당히 교훈적이고 좀 유머러스하게 느껴졌다.
남한엔 지켜야 할 (그놈의)‘종묘사직’이나 이념적 명분 따위가 없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왕조와 이른바 ‘주체사상’도 있지 않은가? 군주가 무능하면 어쩌고 하는 홍준표 류의 텍스트에 충실한 해석도 보라. 이 영화는 왕도주의자들이나 엘리트 기득권층에게는 좋은 텍스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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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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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안부’ 할머니는 어떤 시민이었을까? 그리고 그들은 ‘증언’ 이전에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미 여성주의 비평가들이 지적했듯, 이런 중대한 문제를 재현의 범위에 넣고 다룬다는 점에서 영화는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 그 가치는 의심할 바 없다. 그러나 만듦새에 한계가 많다.


왜 그녀가 8천 건이나 민원을 제기했는지, 왜 상가 재개발에 맞섰는지 등의 서브 플롯은 불충분하고 유기적이지 않다. 그래서 그녀와 국가 사이의 ‘관계’가 무엇인지(최근의 비평이 주로 그런 측면에 초점을 둔다) 등은 관객이 해석하고 채워넣어야 할 몫이지 영화가 스스로 그것을 감당하진 않는다.
위대한 이야기에 대한 부족한 형상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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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분명 진일보 했으나 아직 ‘위안부 할머니’의, 성인으로서의, 시민으로서의 삶을 이 사회가 충실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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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교적 작은 문제지만 영화의 ‘사운드’가 상당히 견디기 어려웠다. 미 하원에서의 증언이라는 ‘speak’(영어)의 ‘형상화’에는 온 힘을 기울였지만, 정작 충남 서산(얼마나 강하고 풍부한 방언이 있는가) 출신이라 설정된 할머니의 한국어(방언)는 들어주기 곤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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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부정적 의미의 ‘서울사람’(모든 지방을 ‘시골’ 하나로 퉁치는)인지, 나문희 씨 연기의 한계인지, 충청과 호남 말의 어미나 어휘 몇 개를 대충 섞어 말하면 곧 사투리라는 안이한 생각이 확연히 드러나 있다.
한국에서 방언은 과연 어떤 존재의 어떤 면모를 드러내는 요인인가? 왜 ‘위안부 할머니’는 ‘촌사람’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감상적이고 유치한 음악. 눈을 감고 영화를 좀 들어보니 더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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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Hyesook Park, 백승종 and 143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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