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 보편주의적 복지국가를 향한 새로운 좌파 선언의 전략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 보편주의적 복지국가를 향한 새로운 좌파 선언의 전략
주대환 | 장하준 | 오건호 | 조원희 | 장진호 | 이성재 | 홍기표 | 이상이 | 정세은 | 최병천 | 이정무 (지은이) | 사민+복지 기획위원회 (엮은이) | 산책자 | 200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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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초부터 연구와 토론을 거듭해온 ‘사민+복지 기획위원회’가 첫 기획물로 펴내는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은 본격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사회민주주의의 길’과 ‘보편주의적 복지국가 실현’을 탐색하고, 그 신작로를 닦는 설계도와 청사진을 그린다.
기획위원들은 한국 사회의 보수-진보 도그마를 해체해 새로운 생산적인 보수-진보 구도로 재정립하는 ‘뉴-레프트’를 주창한다. 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체제에 대해 긍정하고, 그러한 국가와 시장이 분리할 수 없게 얽힌 실체임을 인정하자고 말하며, 진보 지식인들의 고공 이론 비행을 비판하는 ‘대안 좌파’를 자임한다.
참여한 필자들이 모두 ‘좌파’ 혹은 ‘사회민주주의자’라거나 기회위원들의 의도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은 ‘동인지’가 아니라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의 기록이다. 다만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폭주와 진보 세력의 지리멸렬, 세계 경제의 위기 국면에서 한국 사회.정치의 ‘토호’ 세력인 보수와 진보의 ‘재구성’이나 ‘재인식’이라는 원론적이고 반복적인 처방보다 ‘재정립’이라는 새로운 프레임 짜기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
책을 펴내며
새로운 좌파의 길을 찾는다 - 이종태
1부 한국적 사회민주주의의 길을 찾아서
사회민주주의를 선언한다
:위기의 시대,영광스러운 역사의 초대 앞에서 - 조원희
세계화 시대,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길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 이성재
한국 사회민주주의의 오래된 미래,여운형과 조봉암 - 주대환
1980년대 이후 한국의 진보 운동 담론 비판 - 이종태
진보 정치, '08년 분리'와 '합사개'의 등장 홍기표
시장을 시장주의자에게 맡겨 둘 수는 없다
:'사회-재벌-타협론'의 주창자 장하준 교수에게 묻다 - 장하준·이종태
2부 복지국가의 실현은 어떻게 가능한가
한국의 건강보험 문제와 복지국가 전략 - 이상이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재정 및 조세 개혁의 모색 - 정세은·이상이
'토종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한국판 계급 동맹 시론
:'지역'계급과 '아파트'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하여 - 최병천
사회연대전략의 실패와 한국 노동 운동의 한계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단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오건호·이정무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는 한국의 미래가 될 수 있는가 - 장진호
국가-시민사회 논쟁과 국가주의적 개인주의 옹호
:라르스 트레가르드의 스웨덴 국가주의론 - 이종태
복지국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 언제나 부딪히는 장벽이 있다. 바로 "복지국가에 필요한 막대한 국가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라는 질문 내지 비판이다. 사실 진보적 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다양하고 훌륭한 복지 정책을 개발, 발표해왔다. 그러나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설득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왜 그랬을까? "복지는 좋은 것"이라는 보편타당한 이야기만 되풀이했을 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라는 당연한 의문에 대해서는 누구도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복지의 확대는 정부 재정을 압박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은 정부의 수입, 즉 궁극적으로는 조세 수입의 증가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세상에 세금 더 내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은 없다. 진보적인 정당과 시민단체, 학자들이 아무리 "멋진 복지국가를 만들어 드릴테니, 세금을 더 냅시다!"하고 외쳐도 대다수 국민은 외면하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세금 덜 내고 복지 혜택 덜 받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이 같은 국민들의 반응은 사실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동안 극빈층과 저소득 계층 이외의 시민들(예컨대 중간 소득 계층)은 별다른 복지 혜택을 제공받지 못하면서 세금만 뜯겨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180쪽, '역동적 복기죽가를 위한 재정 및 조세 제도 개혁의 모색' 중에서)
저자 : 주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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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다. 마산중·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였다. 민주화운동으로 청년 시절을 보내고, 부마항쟁을 비롯한 여러 사건으로 투옥된 적도 있다. 1987년을 전후한 시기에는 김철순이라는 가명으로 혁명을 선동하는 글을 썼다. 1992년에 한국노동당 창당준비위원장, 2004년에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라는 큰 감투를 쓴 적도 있다. 2008년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거쳐, 지금은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을 사색하다>, <좌파논어> 등이 있...
저자 : 장하준 (Chang, Ha-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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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이래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2014년에는 영국의 정치 평론지 『프로스펙트(PROSPECT)』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사상가 50인’ 중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저자 : 오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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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2001년부터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에서 사회복지 영역을 담당했다. 이어 사회공공연구소,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금, 재정 분야를 연구했다. 2010년에는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시민복지운동에 나섰고, 2012년부터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난한 노인들의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단체와 힘을 모으는 중이다. 지은 책으로 《내가 만드는 공적 연금》《국민연금, 공공의 적인가 사회연대 임금인가》《대한민국 금고를 ...
저자 : 조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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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런던대에서 「경쟁, 독점자본, 국가의 동학에 관한 가치론적 접근」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현재 국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한다. 한국사회경제학회 편집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겸 대표로 활동한다. 지은 책으로 <가치이론 논쟁>(공저), <한국경제의 위기와 개혁과제>(공저) 등이 있다.
이메일 주소 : chowh@kookmin.ac.kr
저자 : 장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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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국제정치경제, 발전 및 역사사회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조교수(정치사회학, 경제사회학)로 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재직 당시 금융과 기업 지배 구조, 복지와 사회 정책 등을 연구했으며, (사) 금융경제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지냈다.
*주요 논문으로 〈금융 헤게모니로서의 신자유주의〉, 〈복지국가와 금융〉, 〈독일과 스웨덴의 복지국가 비교연구〉, 〈Neoliberalism in South Korea〉, 〈Cyber-K...
저자 : 이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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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소개 :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설립하여 소장을 역임했다. 제15대 국회의원(통합민주당)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2008년 현재 변호사(법무법인 씨엘)로 활동한다.
이메일 주소 : sjfriend@lawfirmcl.com
저자 : 홍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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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소개 : 철도 노동자로 일했다. 민주노동당 인터넷위원회에서 근무했고 권영길 의원실에서 홍보담당을 맡아 일했다. 2008년 현재 인터넷 신문 <레디앙>의 기획위원이며, 진보신당 강원도당 제2창당위원으로 활동한다.
이메일 주소 : hongjaru@naver.com
저자 : 이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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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예방의학으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의료정책 전공으로 보건학석사 학위와 예방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집권여당의 보건의료 정책 전문위원을 역임하며 국민건강보험의 창설과 의약분업의 제도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원장을 지내며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암부터 무상의료’ 정책의 ...
저자 : 정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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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다중격차 2>,<대전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글로벌 금융위기와 대안모델> … 총 7종 (모두보기)
소개 : (충남대학교 교수)
거시경제학 전공으로 소득분배개선에 기초한 성장모델과 그 성장모델의 중요한 수단인 재정정책을 관심분야로 삼고 있다.
저자 : 최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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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소개 : 2008년 현재 진보신당 당원이며 '복지한국 미래를 여는 사회민주주의연대(준)' 회원이며, 성동구 왕십리에 있는 청계벽산아파트 102동 동대표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왕십리/행당 지역에서 서울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이메일 주소 : chuni1970@naver.com
저자 : 이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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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미래의 진보>,<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 총 2종 (모두보기)
소개 :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2002년부터 인터넷신문 『민중의소리』 편집장을 맡고 있다. 2006~2008년 사이에는 월간 『말』 편집장을 겸임했다.
이메일 주소 : chamlife@dreamwiz.com
편자 : 사민+복지 기획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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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소개 : 기획위원장: 조원희(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겸 대표)
편집주간: 이종태(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기획위원: 이상이(제주대 의과대학 교수, 복지국가 Society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 . 최정식[UNI(국제노동조합네트워크)-한국협의회 사무총장] . 이상학(민주노총 연구위원) . 홍기표(《레디앙》 기획위원) . 최해범(사회민주주의연대 회원)
한국 사회와 정치의 새 프레임, 사회민주주의로의 초대!
사회민주주의 + 보편주의적 복지국가를 향한 ‘New-Left’ 선언과 전략
이 책은 말한다 - ‘한국 사회, 보수와 진보의 도그마를 재정립하라’
“사회민주주의는 한 번의 승부에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며, 그런 의미에서 사회민주주의는 혁명의 정치가 아니라 정상 정치(normal politics)를 지향한다. 정상 정치는 당연히 생활 정치라는 새로운 해방 공간을 기획한다. 당장 오지 않을 미래에 관해 끊임없이 말하면서 정작 생활 현실에서는 무능한 진보 정치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_「책을 펴내며」에서
“우리는 영광스럽게 사회민주주의로 초대되었으며 아시아에서 최초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것을 온전히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오직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 기대와 다짐을 실어 기쁘게 외친다.
사회민주주의 만세! 복지국가 만세! 대한민국 만세!” _「사회민주주의를 선언한다」에서
“한국 좌파는 ‘민족주의 유전자를 제거한 좌파’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좌파는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는 국가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 좌파는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 _「한국 사회민주주의의 오래된 미래, 여운형과 조봉암」에서
“(탈주파들의) 담론이 독자들에게 미치는 사회적 효과는 개인적인 위안과 자기기만, 사회 현실의 정체일 가능성이 크다. 슬프게도 자본주의 질서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승인하지 않고는 현실을 변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_「1980년대 이후 한국의 진보 운동 담론 비판」에서
“한국 경제가 국가 부채의 증가를 어느 규모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한국은 현재 국가 자산이 국가 부채의 두 배 정도로, 세계에서 재정 상태가 가장 건전한 국가라는 사실을 밝힐 것이다. 이는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수입보다 많은 재정을 지출해도 재정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_「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재정 및 조세 개혁의 모색」에서
“노회찬의 ‘복지국가’ 발언은 진보 진영 내부의 지형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더 이상 민족주의자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민족주의와의 결별’을 모토로 만들어진 진보신당에서 새롭게 제시될 수 있는 당의 좌표란 결국 ‘복지국가 건설’로 모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_「 진보 정치, ‘08년 분리’와 ‘합사개’의 등장」에서
“이건희 전 회장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기업집단을 해체하겠다는 겁니다. 각 계열 기업 별로 주주(투자자)들의 권리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건데, 이는 삼성의 금융 자본화가 본격화되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_「시장을 시장주의자에게 맡겨둘 수는 없다」에서
“사회연대전략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대해 자본과 국가에게 책임을 묻는 사업이다. 국가와 자본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어떻게 노동자들이 우위에 서서 책임을 물을 것인가가 핵심이다. ‘우리가 4조 낼 테니 너희가 13조 내라’는 것이다. 요구와 참여는 구별되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은 요구를 하기 위해 참여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노동자들의 참여는 ‘종자돈’이다. 더 강력한 요구 투쟁이라고 봐야 한다.” _「사회연대전략의 실패와 한국 노동 운동의 한계」에서
“트레가르드는 스웨덴 모델을 국가주의라고 단언한다. 이 국가주의는 두 개의 축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강하고 선한 국가’, 다른 하나는 ‘자율적인 개인’들이다. 이 같은 국가와 개인이 사회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스웨덴 복지국가가 설립되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스웨덴 국가는 개인의 해방자다. 그렇다면 개인이 무엇으로부터 해방되었단 말인가. 놀랍게도 시민사회로부터다.” _「국가-시민사회 논쟁과 국가주의적 개인주의 옹호」에서
사회민주주의,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를 꿈꾼다 - ‘새로운 좌파’의 목소리를 엮으며
광복 혹은 건국 60년을 맞이하는 즈음에, 국방부의 군 내 불온서적 차단 대책으로‘불온서적 목록’이 작성되었다는 기사는 어떤 징후로 여겨진다. 이 불길한 징후를 열띠게 성찰하는‘대한민국을 긍정하는 새로운 좌파’의 출현을 소개한다.
올해 초부터 연구와 토론을 거듭해온 ‘사민+복지 기획위원회’가 첫 기획물로 펴내는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은 본격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사회민주주의의 길’과 ‘보편주의적 복지국가 실현’을 탐색하고, 그 신작로를 닦는 설계도와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기획위원들은 한국 사회의 보수-진보 도그마를 해체해 새로운 생산적인 보수-진보 구도로 재정립하는 ‘뉴-레프트’를 주창한다. 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체제에 대해 긍정하고, 그러한 국가와 시장이 분리할 수 없게 얽혀 있는 실체임을 인정하자고 말하며, 진보 지식인들의 고공 이론 비행을 비판하는 ‘대안 좌파’를 자임한다. 물론 이 책에 참여한 필자들이 모두 ‘좌파’ 혹은 ‘사회민주주의자’라거나 기회위원들의 의도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은 ‘동인지’가 아니라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의 기록이다. 다만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폭주와 진보 세력의 지리멸렬, 세계 경제의 위기 국면에서 한국 사회 ? 정치의 ‘토호’ 세력인 보수와 진보의 ‘재구성’이나 ‘재인식’이라는 원론적이고 반복적인 처방보다 ‘재정립’이라는 새로운 프레임 짜기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그 기획 배경을 살펴보자.
촛불과 댓글이라는 ‘부드러운 무기’를 가지고 발현된 시민과 네티즌들의 거대한 목소리로 ‘실용정부’의 야심만만했던 신자유주의 ‘개혁’ 정책들 중 다수가 저지 혹은 지연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여름을 넘기며 이명박 정부의 ‘자본 친화적인’ 프로젝트가 다시금 가동하려는 낌새다. 이 책의 기획위원들은 정부· 여당의 유례없는 조기 레임덕(?)은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신자유주의 개혁의 총체적 파탄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적 국정 운영 노선들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책들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원했지만 현실적 한계로 할 수 없었던 일들, 예컨대 재벌의 돈을 금융 산업으로 끌어들이고 공기업을 사유화하는 작업 등을 실행하려고 출항하자마자 대중의 불만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촛불로 표출된 시민들의 불신임과 고통의 소리를 어떻게 신뢰와 기쁨으로 바꿀 것인가.
정부와 여당의 지지도는 바닥으로 떨어졌으나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지지도는 그만큼 올라가지 않았다. 지금 한국에는 대중을 국민 혹은 시민으로 통합할 수 있는 담론적· 정책적.윤리적 헤게모니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수 세력은 자유주의 또는 신자유주의라는 이상과 금융 세계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의 살 길은 ‘신자유주의 금융 세계화에 대한 발 빠른 적응’이라고 소리높이는 때 진보 세력은 어떤 생산적인 대안도 제출하지 못하고 무기력하다. 이처럼 대안은 부재하고 진보 세력은 점점 더 마이너리티가 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은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진행되어온 금융 주도 세계화의 지구적 지배-순환 체제는 발전의 정점을 지나 이제는 하향 국면 또는 위기 국면에 들어섰으며, 한국 자본주의로 하여금 신자유주의적 미국 경제에 대한 벤치마킹이 아닌 대안적 사회-경제 체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로 표현되는 금융자본주의라는 거대 흐름을 넘어설 설득력 있는 대안과 세계관, 전략은 무엇인가.
실질적 자유와 실질적 평등,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 평등한 생태와 환경적 권리, 평화주의, 경제 성장과 보편적 복지, ‘인민의 집’으로서의 ‘국가 공동체’, 의회.참여 민주주의의 확산을 그 내용으로 한 ‘사회민주주의’가 바로 그 기획의 이름이다. 기획위원들은 진보 세력이 한국 사회의 단순한 비판자가 아니라 담론과 정책을 주도하는 세력으로서 현실의 삶에 기반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구상을 열렬히 개진할 때가 되었다고 선언한다. 해방 정국에서의 분투 이후 오랫동안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합사개’(합법주의, 개량주의, 사회민주주의)란 이니셜로 주홍글씨가 되었던 사회민주주의라는 유령에게 육체를 입히려는 이 역사의 재정립 작업에 ‘진보 친화적인’ 독자들을 초대한다.
총 : 2편
마이페이퍼 > 마이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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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말인지???
청보리 ㅣ 2012-07-04 l 공감(0) ㅣ 댓글(0)
한국에서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좋은 책이다.
freeshuttle ㅣ 2008-10-27 l 공감(1) ㅣ 댓글(0)
총 : 11편
새로운 시대, 새로운 좌파가 필요하다. 키노 ㅣ 2008-12-16 ㅣ 공감(1) ㅣ 댓글 (0)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우리 사회의 좌파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참패를 했다. 오히려 기존의 보수의 이미지를 뛰어 넘는 새로운 보수를 지향한다는 기치를 내건 ‘뉴 라이트’ 출신의 국회의원이 약진을 하였다. 자유민주당은 자신들이 개혁정당이라고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수당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보수가 국정을 장악하여 진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질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이제 우리 사회의 좌파도 새롭게 변신을 할 때가 왔다. 지금은 7, 80년대와 같은 극한 이념이 대립하던 때가 아니다. 그런 구태의연한 이념 논쟁은 이제 쓸모가 없게 되버렸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의 분열은 너무 아쉬운 대목이다. 전 세계가 국경을 뛰어넘어 자국의 이익 창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 시점에서 내부의 분쟁으로 국력을 소모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용주의적인 모습으로 옷을 갈아 입을 때가 된 것이다.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 광풍이 선사한 외환위기로 앞도 뒤도 안보이는 망망대해를 표류 중이다. 물론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지지를 업고 집권에 성공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추구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현하려다 국민들이 밝힌 촛불 앞에 좌초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여당이나 진보당의 지지도가 올라간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국내외적 시대적인 흐름에 맞추어 한국 사회의 보수-진보 도그마를 해체하고 생산적인 보수-진보 구도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쓰여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땅의 진보 세력의 실천에는 ‘이념 정치’는 존재할지 몰라도 ‘정책 정치’는 존재한 적이 없다. 이 땅의 혁명주의 또는 포스트모던 진보 세력은 이념을 가지고 있으되 이를 실현할 정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불임의 정치 세력이며, 인민들의 삶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적 개입 능력을 잉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집권 가능한 정책 역량을 갖추지 못한 국민적 불신의 대상인데, 이와 같은 사상적?정책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이들은 국회와 지방의회 등 제도 정치헤서 영원히 소수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과거 군국주의 전쟁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정작 국가 운영에 관련된 진보적인 정책은 등한시함으로써 권력을 보수 정당에 내주고 주변화해 마침내 소멸한 일본의 사회당이 한국 진보 세력의 미래라면, 끔찍하지 않은가(29쪽).”
국민대 경제학과 조원희 교수의 위 말은 지금 현재의 진보세력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지금 현재 한국사회는 대중을 통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이념이나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념과 진리의 다양성에 대한 승인, 실질적 자유와 실질적 평등, 사회적 연대, 평등한 생태와 환경적 권리, 평화주의, 노동자 계급 정당을 뛰어 넘는 인민 정당 또는 국민 정당으로의 지향, 경제 성장과 보편적 복지, ‘인민의 집’으로서의 ‘국가 공동체’, 의회민주주의와 참여 민주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한국적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실현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진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부족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현재 상황에서 이 책과 같은 기획물이 나온다는 자체를 반갑게 생각하고, 좀 더 깊은 논의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는 낡은 사고를 떨쳐 버리고 모든 사람이 행복한 그 날을 생각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때가 온 것이다.
내겐 너무 어렵기만 한 좌파~ rora2000 ㅣ 2008-11-27 ㅣ 공감(1) ㅣ 댓글 (0)
한국 사화와 좌파의 재정립, 나에겐 버거운 책을 골랐다. 사실 좌파와 우파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못하기에 이번기회에 뜻이라도 알고 지나가자 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고난 지금도 나에겐 역시 어려운 주제이다.
한국의 좌파는 1972년부터 1987년까지 15년 동안 지속된 군사독재에 맞서 싸운 민주화 운동의 태내에서 자연발생 하였다. 레닌주의를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후진국 러시아 에서 곧장 사회주의를 실현하고자 한 볼세비키 자신들의 지극히현실적인 정치적인 행동을 정당하하고, 재현한것이 레닌주의였다. 정권을 잡은 러시아 볼세비키들은 스스로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면서 사회민주주의 들과 자신을 구분짓고, 국제 공산당 즉 코멘테른이라는 새로운 중심을 세웠다. 그렇게 공산주의와 사회민주주의가 격한 파열음을 내면서 갈라지던 시기의 언어들은 과장되고, 일방적이다. 그리하여 한국 좌파 운동권의 뇌리에는 사회민주주의는 매우 나쁜 금기와 경멸의 단어가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좌파든, 우파든 사실 난 관계없는 사람이다. 그저 우리나라 사회가 어느쪽이든 편을 가르지 말고, 열린마음으로 서로를 대했으면 하는 작은바램이 있을뿐이다. 책을 읽고 난후 좌파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알게된것이 나에게는 큰 이득이 되었던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이책은 나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책이다.
때론 거칠게 들풀처럼 ㅣ 2008-10-13 ㅣ 공감(0) ㅣ 댓글 (0)
사회민주주의는 일반적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한다. 민주적 사회주의는 일찍이 마르크스가 인류사의 궁극적 목표로 제시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완전한 화해와 조화를 이루는 사회, 즉 공동체주의(communism)의 이념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는 교조적인 공산주의와 마르크스-레닌주의와는 길을 달리하는 하나의 정치적 기획이다. ( "사회민주주의를 선언한다"에서 ) (33)
솔직히 말하자. 처음엔 기대하던 내용의 책이 아니었다.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혹하여 이제는 낡은 이념이나 습관으로까지 치부되는 옛? 사상들(NL / PD)까지 포괄한 좀 더 다양한 사회 구성체 논쟁들의 장을 만나보고자 찾은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다양한 소리가 없다. 이 책의 논자들이 다같이 얘기하는 '민주적인 논의'도 없다. 다만 "사회민주주의","복지국가","북유럽식 사민주의"에 대한 일방적인 예찬만 넘쳐날 뿐이다.
그저 익히 듣고 있던 "사회민주주의의 길"만이 진정 우리가 걸어가야할 길임을 설득하고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속에 자연스레 마음은 그 길을 따라 걷지만 아니, 이건 아닌데, 다른 무언가가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나같은 철모르는 386의 한계일까?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두가지중 한가지가 이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결국에는 이 길 밖에 없으리라는 답답하고 불길한 예감이었다. 복지국가=사회 민주주의 국가로 가는 목표에는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그 길로 가는 방법론에서 이 책에서 제안하는 방법들외에 좀 더 빠르게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는 정책이나 방향들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그러던 중 이 책에서 신선한 기획?을 만나게 되었다.
"'토종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한국판 계급동맹 시론"(209~221)이라는 최병천의 글은 그 방향성의 옳고 그름은 차지하고라도 제기된 제안의 참신성이나 실현가능성, 논지 전개과정등에서 다른 원론적인 이야기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프로젝트였다. '진보의 공간적 거점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그가 제시하는 '지역'에의 몰두는 타당성이 있는 지적이며 그 '지역'의 의미에 대한 관점도 신선하다. 특히 '노동계급'과 '지역계급'의 인구학적 규모 비교(216)는 충격적이기까지 하였고 지금까지 왜 진보의 젖줄이 자꾸 선거현장에서 막혀버리고 무너지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짧은 논문 하나에 크게 의지할 바는 아니지만 이처럼 구체적이고 전망이 보이면서도 확실한 대안들이 실제 이루어져나간다면, 우리가 어떤 형태로 생각하던, 원하는 '진보'의 세상, '여럿이 함께'가는 그런 세상, '사회 민주주의 복지국가'도 하루빨리 다가올 것이기에 반가워하는 것이다. 결국 이 논문 한 편만으로도 이 책의 유용성을 다시 평가할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제2, 제3의 '재정립'논쟁이 이어져 더 구체적이고 더 설득력 있는 안들이 쏟아져나오고 실천의 장에서 이뤄지는 날들을 기대해본다.
근데, 이제는 이런 책들이 출간되는 것도 고마워해야 되는 시절인가?
2008.10.13. 밤, '몽양 여운형' 선생이 더욱 그리워지는 ~
들풀처럼
공감할 만한 제안 노란가방 ㅣ 2008-10-11 ㅣ 공감(0) ㅣ 댓글 (0)
자본주의적 경쟁 원칙만이 지배하게 된다면 사회와 개인은 피폐해지고
‘자유’와 ‘평등’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반대로 연대의 공간이 확장될수록
이웃에 대한 연민과 우정, 인간적 여유와 정서적 고양과 같은
소중한 인격적 가치들이 만개할 수 있다.
1. 요약 。。。。。。。
‘좌파의 재정립’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의 좌파 세력에 대한 잘못되거나 편향된 이미지를 재고하고, 좀 더 ‘실현가능한’ 좌파적 정책대안들을 제시하기 위해 쓴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서언 격인 제 1장은 새로운 좌파의 길로 ‘사회민주주의’라는 이념을 제시하고, 그것은 기존의 시장이나 자유라는 소중한 가치들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으면서 평등과 복지 같은 소위 ‘좌파적’ 가치들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임을 밝힌다.
두 개의 묶음으로 구성된 이 책의 첫 번째 부분은 ‘한국적 사회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으로, 여운형, 조봉암까지 올라갔다가 80년대의 민주화 투쟁과 2008년의 민노당 분당사태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을 살피며 각각의 사건들이 갖는 진보정치세력에의 함의들에 대해 논한다.
두 번째 부분은 사회민주주의나 그와 유사한 정책들을 택하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예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우리나라에서의 사회민주주의적 정책들의 실현이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내용을 제시한다.
2. 감상평 。。。。。。。
한국만큼 좌파와 우파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판을 치는 나라도 많지 않을 것이다.(굳이 꼽자면 미국 정도?) 책에도 언급된 것처럼 자신들이 퍽이나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우월하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진보적 지식인들은 ‘파쇼’니 ‘국가주의자’니 하는 식의 선동적 어구들을 남발하고, 우파 인사들도 별로 다르지 않아 ‘평등’이니 ‘공공’이니 하는 말만 써도 금새 ‘빨갱이’ 운운하는 형국이니 말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진심이 담긴 토론 따위는 애초부터 찾아보기 어렵고, 어느새 그저 말을 위한 토론, 말 위에 말을 쌓는 식의 난잡하고 번잡스러움만이 가득 차게 되었다. 결국 정치세력의 근본적인 목표가 단지 정권을 잡고 한 목씩 챙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데 있다는 걸 인식한다면, 좌나 우나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때로는 양보도 하며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는 게 전체를 위해 이롭다는 데 당연히 결론이 모아질 텐데,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의 목표는 꼭 그렇지는 않나보다.
이 책은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사회민주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시장경제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복지나 평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이 생각하는 사민주의의 가장 큰 장점인데, 참 실용적인 발상이 아닌가.(요새 ‘실용’ 운운하며 실은 개인적 이득에 목을 매달고 있는 듯한 어떤 인사들보다 훨씬 더)
‘이 땅의 진보 세력의 실천에는 이념 정치는 존재할지 몰라도 정책 정치는 존재한 적이 없다(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책 속의 한 지적이 기억에 남는다. 적어도 사민주의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확실히 실제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사민주의의 기본 가치와 목표에 어느 정도 공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주장에 대해 약간의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이 운동의 에너지나 역동성의 근원이 ‘인류의 능력’이라는 데 있다.
쉽게 말해 인류의 능력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나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능력’은 모든 사람에게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만약 그랬다면 진작에 온 세상이 사민주의국가로 나아갔으리라), ‘교육받은’, 혹은 ‘훈련된’ 사람들에게 기대될 수 있는 것이다. 체 게바라는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며 함께 투쟁에 참여하기 원했지만, 결국 그의 이 ‘소박한(?)’ 기대는 실패로 돌아가지 않았던가.
난 저자들처럼 북유럽 복지선진국들의 자세한 상황이나 현실에 대한 조예가 거의 없지만, 그 나라들은 정말로 책에서 그려지고 있는 것처럼 유토피아 혹은 천국의 모습일까. 인간성의 호의에 기댄 사회민주주의는 과연 만능일까? 사상교육(혹은 개조)으로 가능한 무엇이나 인간들이 만드는 낙원(역사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소수의 ‘이기적 낙원’은 있었다)이라는 개념이라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여기에 ‘모든 이념은 상대적으로만 진리’라는 포스트모던적 명제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부분도 자칫 ‘인류의 공통적 가치관’, ‘도덕’, ‘윤리’, ‘선함’과 같은 소중한 부분들을 배제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도 우려가 든다. 모든 이념이 상대적으로만 진리라면 우리는 왜 다른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어야(혹은 다른 이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전부(全部)가 아니면 전무(全無)라는 말이 아니다. 세상은 항상 그 가운데 어딘가에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그 중간의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 실현성이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좌파적 대안’이라는 말 자체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어리석음만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제안이다. 사민주의자들이 생각의 유연성을 잃고 교조주의로 변하지 않는다면 언젠간 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사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자유혼 ㅣ 2008-10-10 ㅣ 공감(0) ㅣ 댓글 (0)
기대했던 것만큼 생각이 확연하게 ‘정립’되지는 않는다. 여러 사람의 글을 모아 놓은 것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이전에 읽었던 후마니타스의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같은 경우, 여러 사람과의 인터뷰와 글들을 모아 놓았어도 이런 정도의 ‘위화감’은 없었다. 나름대로 주제의 흐름이 있었고,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주제 자체가 생소하고 어려워서 그런지, 쉽게 읽히지도 않았고 모종의 ‘위화감’이 느껴졌다. 실려진 글들이 ‘중구난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파악한 것 몇 가지가 있다.
- 사회주의가 공산주의와 다르다는 것: 나만의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사회주의=공산주의’라는 생각이 있다. 책을 펼치며 처음 대하게 되는 조원희의 글에 계속해서 나오는 ‘인민’이라는 표현도 눈에 거슬린다. 이 표현은 이후에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으로 보아 좌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인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 민주주의를 거부하거나 거절하지 않고, 민주제도 안에서 활동하고자 한다는 것: 공산주의는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반면, 사회주의는 아니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정확하게 표현하면 ‘사회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배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간단하게 ‘사회주의+민주주의=사회민주주의’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둘의 양립은 장점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약점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실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했는데, 이 책은 이 부분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 사회민주주의는 특별히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는 것: 사회민주주의는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반발하지 않지만,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크게 반발하는 듯 보인다. 그것이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거부는 아니라 할지라도, 자본주의가 갖는 한계 내지는 폐해에 대한 강한 반발로 나타난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완벽한 제도나 체계가 아닌 한 분명 한계와 폐해를 가질 수밖에 없고, 사회민주주의는 바로 이 점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회민주주의가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 사회민주주의는 복지 국가와 시민 사회, 그리고 환경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NL과 PD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오지만 어쩌면 이것은 ‘정권’ 창출을 위한(이것은 나의 생각이다) 수단으로서 ‘복지’와 같은 주제가 강조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전혀 관심 밖의 일을 ‘수단’으로 끌어들인 것은 아니다. 복지나 환경의 문제는 사회민주주의에서 기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 ‘본래의’ 관심이라기보다는 ‘주변적’인 관심사에 전심전력하는 것은 결국 ‘정권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복지나 환경, 시민 사회에 대한 강조는 분명 필요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시민 사회에 대한 마지막 글은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웠지만…
다양성은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상류층에 밀착된 정권이 형성된 경우에는 더더욱! 서민과 노동자, 농민을 위한 정당이 존재해야하는 필요성은 인정된다. 그리고 그것이 폭력적인 방법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름대로 생각하고 지양하는 idea(이상향)을 이루고자 정직하게 전진해 나가는 모습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이 부분에서 사회민주주의가 자신들의 주장을 ‘대화’로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하고 지지한다. 비록 NL과 PD의 분열이 있기는 했지만, 이들이 적절한 정당을 형성하고 적합한 방식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또 하나의 소득은 여운형과 특히 조봉암에 대한 소개였다. 새로운, 흥미로운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읽으며 메모한 것들, 괄호 안의 숫자는 페이지)*****
1. 유럽의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현안인 산업 공동화와 출산율 저하, 대량 실업과 빈부 양극화 등의 문제를 이미 1930-40년대에 겪었다. 생활 정치의 문제에 직면하여 그들은 대안 없는 혁명주의나 철학적 개인주의로 도피하지 않았다. 그들은 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고자 싸우는 과정에서 지식인들의 머릿속에나 존재하는 ‘혁명적인 추상적 인민’이 아니라, 변덕스럽고 이기적인 욕망으로 가득 찬 현실의 인민을 발견했다.(29-30)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떠올린 두 가지. ① 아들 블룸하르트, ② 민중신학이 말하는 ‘민중’의 개념.
2. 마르크스는 철학의 근본 문제를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는데…(30) - 이론으로서의 철학이 아니라 실제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철학! 내가 보기엔, 너무 이론에 치우치는 것도 별로 좋지 않고, 너무 실천에만 치우치는 것도 별로 좋지 않다.
3. 사회민주주의는 일반적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한다. 민주적 사회주의는 일찍이 마르크스가 인류사의 궁극적 목표로 제시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완전한 화해와 조화를 이루는 사회, 즉 공동체주의(communism)의 이념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는 교조적인 공산주의와 마르크스-레닌주의와는 길을 달리하는 하나의 정치적 기획이다. … 실질적 자유와 평등, 그리고 연대는 사회민주주의의 3대 기본 가치다.(33, 36) - 사회민주주의를 잘 설명해주는 명제로 보인다.
4. 자본주의적 경쟁 원칙만이 지배하게 된다면 사회와 개인은 피폐해지고 ‘자유’와 ‘평등’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36) - 자본주의의 한계와 폐해를 잘 지적해 주었다. 문제는 사회민주주의가 과연 이러한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5. 이렇듯 모든 시민이 복지국가 혜택을 누릴 수 있기에 북유럽의 보편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은 다른 모델보다 비교적 높은 세율에도 불구하고 조세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납세 의무가 잘 이행되고 있다.(42) - [부동산 계급사회]를 읽으면서 심각하게 생각했던 조세의 문제와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부자들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그들의 것을 무조건 빼앗듯이 조세하는 것은 지혜롭지는 못하다.
6. 미국과 영국으로 대표되는 자유지상주의적 민주주의는 국가에 대한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시 한다. 또한 개인의 자유가 사회적으로 실현되려면 제한 없는 사유재산권, 계약의 자유, 이윤 추구 동기 이외엔 별다른 규제가 없는 시장경제 시스템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지상주의적 민주국가에서는 전체 사회의 지속 가능성보다는 시장과 경제 성장을 강조한다. 따라서 일상생활과 사회/경제/정치/문화 영역에서의 기본권 보장을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영국을 제외한 대다수 서유럽 국가들로 대표되는 사회민주주의는 ‘조정된 자본주의 시장경계’와 복지 제도를 통해 독립적 개인인 사회 구성원들의 기본권을 사회 연대적으로 실현하고자 한다.(48-49) - 여기서 말하는 것과는 무관해 보일 수도 있는데… 어떤 모임에서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에서 본 내용과 관련하여, “개인이 종교적인 이유나 신념 때문에 집총 거부를 한다면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가 이상한 사람이 된 적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 군대를 가지 않겠다는 것은(그것의 실제적인 이유와 상황을 ‘불문’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어찌 되었든 결론은 ‘군대를 가야 한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나를 제외한 다수의 생각이었다. 그 상황에서 그들은 우익 나는 좌익이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오히려 내 쪽이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시 하는 우익이요, 그들이 나와는 반대에서 국가라는 ‘집단’을 강조하는 좌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좌익이냐 우익이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실상은 좌익인 우익, 또는 우익인 좌익도 많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7. “부유한 자산 계층의 소득 중 일부를 세금으로 징수, 제3자(예컨대 빈민)에게 재분배하는 현대 국가의 보편적 기능은 자유지상주의자들에게는 사유재산권 침해에 해당된다. … 이에 따라 자유지상주의자들에게 민주주의는 정치 영역에서만 인정되는 개념으로 전락한다. … 사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 타도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산주의(혁명적 사회주의)와 다르다. 오히려 이 지점에서 사회민주주의가 고민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의 보편적 권리 실현이라는 과제를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와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다.”(51, 52) - 앞에서 나왔던 조세의 문제는 다른 사람에 의해서도 지적된다. 여기에서 ‘정치로서의 민주주의’와는 별개의 체계인 ‘경제로서의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이 제시되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 생각된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었던 [촌논들의 제국주의]와 [부동산 계급사회]가 절로 떠올랐다.
8. 그런데 “대타협은 말이 되는데, 한국에서는 조건이 안 돼서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분들은 어떤 대안도 내놓아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어떤 대안이든 그것이 실현되기 위한 사회적 조건이 있게 마련인데, 그 조건이 이미 충족되어 있는 경우는 없거든요, 정치 부문이나 운동 세력이 그런 사회적 조건을 적극적으로 창출해내야 하는 겁니다.(146) - 장하준 교수의 말인데, ‘조건을 적극적으로 창출해내야 한다’는 것은 무척 공감되는 말이다.
9. 진보적인 정당과 시민단체, 학자들이 아무리 “멋진 복지국가를 만들어 드릴테니, 세금을 더 냅시다!”하고 외쳐도 대다수 국민은 외면하고 믿지 않는다. … 그동안 극빈층과 저소득 계층 시민들(예컨대 중간 소득 계층)은 별다른 복지 혜택을 제공받지 못하면서 세금만 뜯겨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180) - 복지와 조세와 연관된 딜레마를 소개한다. 이런 점을 본다면 이들이 제시하는 ‘선 복지 확대, 후 조세 확대’는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2008년 초부터 연구와 토론을 거듭해온 ‘사민+복지 기획위원회’가 첫 기획물로 펴내는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은 본격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사회민주주의의 길’과 ‘보편주의적 복지국가 실현’을 탐색하고, 그 신작로를 닦는 설계도와 청사진을 그린다.
기획위원들은 한국 사회의 보수-진보 도그마를 해체해 새로운 생산적인 보수-진보 구도로 재정립하는 ‘뉴-레프트’를 주창한다. 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체제에 대해 긍정하고, 그러한 국가와 시장이 분리할 수 없게 얽힌 실체임을 인정하자고 말하며, 진보 지식인들의 고공 이론 비행을 비판하는 ‘대안 좌파’를 자임한다.
참여한 필자들이 모두 ‘좌파’ 혹은 ‘사회민주주의자’라거나 기회위원들의 의도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은 ‘동인지’가 아니라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의 기록이다. 다만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폭주와 진보 세력의 지리멸렬, 세계 경제의 위기 국면에서 한국 사회.정치의 ‘토호’ 세력인 보수와 진보의 ‘재구성’이나 ‘재인식’이라는 원론적이고 반복적인 처방보다 ‘재정립’이라는 새로운 프레임 짜기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
책을 펴내며
새로운 좌파의 길을 찾는다 - 이종태
1부 한국적 사회민주주의의 길을 찾아서
사회민주주의를 선언한다
:위기의 시대,영광스러운 역사의 초대 앞에서 - 조원희
세계화 시대,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길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 이성재
한국 사회민주주의의 오래된 미래,여운형과 조봉암 - 주대환
1980년대 이후 한국의 진보 운동 담론 비판 - 이종태
진보 정치, '08년 분리'와 '합사개'의 등장 홍기표
시장을 시장주의자에게 맡겨 둘 수는 없다
:'사회-재벌-타협론'의 주창자 장하준 교수에게 묻다 - 장하준·이종태
2부 복지국가의 실현은 어떻게 가능한가
한국의 건강보험 문제와 복지국가 전략 - 이상이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재정 및 조세 개혁의 모색 - 정세은·이상이
'토종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한국판 계급 동맹 시론
:'지역'계급과 '아파트'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하여 - 최병천
사회연대전략의 실패와 한국 노동 운동의 한계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단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오건호·이정무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는 한국의 미래가 될 수 있는가 - 장진호
국가-시민사회 논쟁과 국가주의적 개인주의 옹호
:라르스 트레가르드의 스웨덴 국가주의론 - 이종태
복지국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 언제나 부딪히는 장벽이 있다. 바로 "복지국가에 필요한 막대한 국가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라는 질문 내지 비판이다. 사실 진보적 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다양하고 훌륭한 복지 정책을 개발, 발표해왔다. 그러나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설득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왜 그랬을까? "복지는 좋은 것"이라는 보편타당한 이야기만 되풀이했을 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라는 당연한 의문에 대해서는 누구도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복지의 확대는 정부 재정을 압박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은 정부의 수입, 즉 궁극적으로는 조세 수입의 증가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세상에 세금 더 내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은 없다. 진보적인 정당과 시민단체, 학자들이 아무리 "멋진 복지국가를 만들어 드릴테니, 세금을 더 냅시다!"하고 외쳐도 대다수 국민은 외면하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세금 덜 내고 복지 혜택 덜 받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이 같은 국민들의 반응은 사실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동안 극빈층과 저소득 계층 이외의 시민들(예컨대 중간 소득 계층)은 별다른 복지 혜택을 제공받지 못하면서 세금만 뜯겨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180쪽, '역동적 복기죽가를 위한 재정 및 조세 제도 개혁의 모색' 중에서)
저자 : 주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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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주대환의 시민을 위한 한국현대사>,<좌파논어>,<대한민국을 사색하다> … 총 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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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다. 마산중·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였다. 민주화운동으로 청년 시절을 보내고, 부마항쟁을 비롯한 여러 사건으로 투옥된 적도 있다. 1987년을 전후한 시기에는 김철순이라는 가명으로 혁명을 선동하는 글을 썼다. 1992년에 한국노동당 창당준비위원장, 2004년에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라는 큰 감투를 쓴 적도 있다. 2008년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거쳐, 지금은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을 사색하다>, <좌파논어> 등이 있...
저자 : 장하준 (Chang, Ha-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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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이래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2014년에는 영국의 정치 평론지 『프로스펙트(PROSPECT)』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사상가 50인’ 중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저자 : 오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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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2001년부터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에서 사회복지 영역을 담당했다. 이어 사회공공연구소,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금, 재정 분야를 연구했다. 2010년에는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시민복지운동에 나섰고, 2012년부터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난한 노인들의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단체와 힘을 모으는 중이다. 지은 책으로 《내가 만드는 공적 연금》《국민연금, 공공의 적인가 사회연대 임금인가》《대한민국 금고를 ...
저자 : 조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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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한국경제, 재생의 길은 있는가>,<한국경제의 위기와 개혁과제> … 총 3종 (모두보기)
소개 :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런던대에서 「경쟁, 독점자본, 국가의 동학에 관한 가치론적 접근」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현재 국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한다. 한국사회경제학회 편집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겸 대표로 활동한다. 지은 책으로 <가치이론 논쟁>(공저), <한국경제의 위기와 개혁과제>(공저) 등이 있다.
이메일 주소 : chowh@kookmin.ac.kr
저자 : 장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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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위기의 한국사회, 대안은 지역이다>,<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 총 3종 (모두보기)
소개 :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국제정치경제, 발전 및 역사사회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조교수(정치사회학, 경제사회학)로 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재직 당시 금융과 기업 지배 구조, 복지와 사회 정책 등을 연구했으며, (사) 금융경제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지냈다.
*주요 논문으로 〈금융 헤게모니로서의 신자유주의〉, 〈복지국가와 금융〉, 〈독일과 스웨덴의 복지국가 비교연구〉, 〈Neoliberalism in South Korea〉, 〈Cyber-K...
저자 : 이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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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소개 :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설립하여 소장을 역임했다. 제15대 국회의원(통합민주당)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2008년 현재 변호사(법무법인 씨엘)로 활동한다.
이메일 주소 : sjfriend@lawfirmcl.com
저자 : 홍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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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소개 : 철도 노동자로 일했다. 민주노동당 인터넷위원회에서 근무했고 권영길 의원실에서 홍보담당을 맡아 일했다. 2008년 현재 인터넷 신문 <레디앙>의 기획위원이며, 진보신당 강원도당 제2창당위원으로 활동한다.
이메일 주소 : hongjaru@naver.com
저자 : 이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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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이상이의 복지국가 강의>,<복지국가는 삶이다>,<복지국가가 내게 좋은 19가지> … 총 13종 (모두보기)
소개 :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예방의학으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의료정책 전공으로 보건학석사 학위와 예방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집권여당의 보건의료 정책 전문위원을 역임하며 국민건강보험의 창설과 의약분업의 제도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원장을 지내며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암부터 무상의료’ 정책의 ...
저자 : 정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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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다중격차 2>,<대전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글로벌 금융위기와 대안모델> … 총 7종 (모두보기)
소개 : (충남대학교 교수)
거시경제학 전공으로 소득분배개선에 기초한 성장모델과 그 성장모델의 중요한 수단인 재정정책을 관심분야로 삼고 있다.
저자 : 최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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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소개 : 2008년 현재 진보신당 당원이며 '복지한국 미래를 여는 사회민주주의연대(준)' 회원이며, 성동구 왕십리에 있는 청계벽산아파트 102동 동대표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왕십리/행당 지역에서 서울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이메일 주소 : chuni1970@naver.com
저자 : 이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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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미래의 진보>,<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 총 2종 (모두보기)
소개 :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2002년부터 인터넷신문 『민중의소리』 편집장을 맡고 있다. 2006~2008년 사이에는 월간 『말』 편집장을 겸임했다.
이메일 주소 : chamlife@dreamwiz.com
편자 : 사민+복지 기획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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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소개 : 기획위원장: 조원희(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겸 대표)
편집주간: 이종태(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기획위원: 이상이(제주대 의과대학 교수, 복지국가 Society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 . 최정식[UNI(국제노동조합네트워크)-한국협의회 사무총장] . 이상학(민주노총 연구위원) . 홍기표(《레디앙》 기획위원) . 최해범(사회민주주의연대 회원)
한국 사회와 정치의 새 프레임, 사회민주주의로의 초대!
사회민주주의 + 보편주의적 복지국가를 향한 ‘New-Left’ 선언과 전략
이 책은 말한다 - ‘한국 사회, 보수와 진보의 도그마를 재정립하라’
“사회민주주의는 한 번의 승부에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며, 그런 의미에서 사회민주주의는 혁명의 정치가 아니라 정상 정치(normal politics)를 지향한다. 정상 정치는 당연히 생활 정치라는 새로운 해방 공간을 기획한다. 당장 오지 않을 미래에 관해 끊임없이 말하면서 정작 생활 현실에서는 무능한 진보 정치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_「책을 펴내며」에서
“우리는 영광스럽게 사회민주주의로 초대되었으며 아시아에서 최초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것을 온전히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오직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 기대와 다짐을 실어 기쁘게 외친다.
사회민주주의 만세! 복지국가 만세! 대한민국 만세!” _「사회민주주의를 선언한다」에서
“한국 좌파는 ‘민족주의 유전자를 제거한 좌파’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좌파는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는 국가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 좌파는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 _「한국 사회민주주의의 오래된 미래, 여운형과 조봉암」에서
“(탈주파들의) 담론이 독자들에게 미치는 사회적 효과는 개인적인 위안과 자기기만, 사회 현실의 정체일 가능성이 크다. 슬프게도 자본주의 질서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승인하지 않고는 현실을 변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_「1980년대 이후 한국의 진보 운동 담론 비판」에서
“한국 경제가 국가 부채의 증가를 어느 규모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한국은 현재 국가 자산이 국가 부채의 두 배 정도로, 세계에서 재정 상태가 가장 건전한 국가라는 사실을 밝힐 것이다. 이는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수입보다 많은 재정을 지출해도 재정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_「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재정 및 조세 개혁의 모색」에서
“노회찬의 ‘복지국가’ 발언은 진보 진영 내부의 지형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더 이상 민족주의자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민족주의와의 결별’을 모토로 만들어진 진보신당에서 새롭게 제시될 수 있는 당의 좌표란 결국 ‘복지국가 건설’로 모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_「 진보 정치, ‘08년 분리’와 ‘합사개’의 등장」에서
“이건희 전 회장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기업집단을 해체하겠다는 겁니다. 각 계열 기업 별로 주주(투자자)들의 권리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건데, 이는 삼성의 금융 자본화가 본격화되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_「시장을 시장주의자에게 맡겨둘 수는 없다」에서
“사회연대전략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대해 자본과 국가에게 책임을 묻는 사업이다. 국가와 자본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어떻게 노동자들이 우위에 서서 책임을 물을 것인가가 핵심이다. ‘우리가 4조 낼 테니 너희가 13조 내라’는 것이다. 요구와 참여는 구별되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은 요구를 하기 위해 참여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노동자들의 참여는 ‘종자돈’이다. 더 강력한 요구 투쟁이라고 봐야 한다.” _「사회연대전략의 실패와 한국 노동 운동의 한계」에서
“트레가르드는 스웨덴 모델을 국가주의라고 단언한다. 이 국가주의는 두 개의 축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강하고 선한 국가’, 다른 하나는 ‘자율적인 개인’들이다. 이 같은 국가와 개인이 사회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스웨덴 복지국가가 설립되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스웨덴 국가는 개인의 해방자다. 그렇다면 개인이 무엇으로부터 해방되었단 말인가. 놀랍게도 시민사회로부터다.” _「국가-시민사회 논쟁과 국가주의적 개인주의 옹호」에서
사회민주주의,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를 꿈꾼다 - ‘새로운 좌파’의 목소리를 엮으며
광복 혹은 건국 60년을 맞이하는 즈음에, 국방부의 군 내 불온서적 차단 대책으로‘불온서적 목록’이 작성되었다는 기사는 어떤 징후로 여겨진다. 이 불길한 징후를 열띠게 성찰하는‘대한민국을 긍정하는 새로운 좌파’의 출현을 소개한다.
올해 초부터 연구와 토론을 거듭해온 ‘사민+복지 기획위원회’가 첫 기획물로 펴내는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은 본격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사회민주주의의 길’과 ‘보편주의적 복지국가 실현’을 탐색하고, 그 신작로를 닦는 설계도와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기획위원들은 한국 사회의 보수-진보 도그마를 해체해 새로운 생산적인 보수-진보 구도로 재정립하는 ‘뉴-레프트’를 주창한다. 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체제에 대해 긍정하고, 그러한 국가와 시장이 분리할 수 없게 얽혀 있는 실체임을 인정하자고 말하며, 진보 지식인들의 고공 이론 비행을 비판하는 ‘대안 좌파’를 자임한다. 물론 이 책에 참여한 필자들이 모두 ‘좌파’ 혹은 ‘사회민주주의자’라거나 기회위원들의 의도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은 ‘동인지’가 아니라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의 기록이다. 다만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폭주와 진보 세력의 지리멸렬, 세계 경제의 위기 국면에서 한국 사회 ? 정치의 ‘토호’ 세력인 보수와 진보의 ‘재구성’이나 ‘재인식’이라는 원론적이고 반복적인 처방보다 ‘재정립’이라는 새로운 프레임 짜기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그 기획 배경을 살펴보자.
촛불과 댓글이라는 ‘부드러운 무기’를 가지고 발현된 시민과 네티즌들의 거대한 목소리로 ‘실용정부’의 야심만만했던 신자유주의 ‘개혁’ 정책들 중 다수가 저지 혹은 지연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여름을 넘기며 이명박 정부의 ‘자본 친화적인’ 프로젝트가 다시금 가동하려는 낌새다. 이 책의 기획위원들은 정부· 여당의 유례없는 조기 레임덕(?)은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신자유주의 개혁의 총체적 파탄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적 국정 운영 노선들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책들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원했지만 현실적 한계로 할 수 없었던 일들, 예컨대 재벌의 돈을 금융 산업으로 끌어들이고 공기업을 사유화하는 작업 등을 실행하려고 출항하자마자 대중의 불만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촛불로 표출된 시민들의 불신임과 고통의 소리를 어떻게 신뢰와 기쁨으로 바꿀 것인가.
정부와 여당의 지지도는 바닥으로 떨어졌으나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지지도는 그만큼 올라가지 않았다. 지금 한국에는 대중을 국민 혹은 시민으로 통합할 수 있는 담론적· 정책적.윤리적 헤게모니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수 세력은 자유주의 또는 신자유주의라는 이상과 금융 세계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의 살 길은 ‘신자유주의 금융 세계화에 대한 발 빠른 적응’이라고 소리높이는 때 진보 세력은 어떤 생산적인 대안도 제출하지 못하고 무기력하다. 이처럼 대안은 부재하고 진보 세력은 점점 더 마이너리티가 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은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진행되어온 금융 주도 세계화의 지구적 지배-순환 체제는 발전의 정점을 지나 이제는 하향 국면 또는 위기 국면에 들어섰으며, 한국 자본주의로 하여금 신자유주의적 미국 경제에 대한 벤치마킹이 아닌 대안적 사회-경제 체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로 표현되는 금융자본주의라는 거대 흐름을 넘어설 설득력 있는 대안과 세계관, 전략은 무엇인가.
실질적 자유와 실질적 평등, 독립적 개인들의 연대, 평등한 생태와 환경적 권리, 평화주의, 경제 성장과 보편적 복지, ‘인민의 집’으로서의 ‘국가 공동체’, 의회.참여 민주주의의 확산을 그 내용으로 한 ‘사회민주주의’가 바로 그 기획의 이름이다. 기획위원들은 진보 세력이 한국 사회의 단순한 비판자가 아니라 담론과 정책을 주도하는 세력으로서 현실의 삶에 기반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구상을 열렬히 개진할 때가 되었다고 선언한다. 해방 정국에서의 분투 이후 오랫동안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합사개’(합법주의, 개량주의, 사회민주주의)란 이니셜로 주홍글씨가 되었던 사회민주주의라는 유령에게 육체를 입히려는 이 역사의 재정립 작업에 ‘진보 친화적인’ 독자들을 초대한다.
총 : 2편
마이페이퍼 > 마이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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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말인지???
청보리 ㅣ 2012-07-04 l 공감(0) ㅣ 댓글(0)
한국에서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좋은 책이다.
freeshuttle ㅣ 2008-10-27 l 공감(1) ㅣ 댓글(0)
총 : 11편
새로운 시대, 새로운 좌파가 필요하다. 키노 ㅣ 2008-12-16 ㅣ 공감(1) ㅣ 댓글 (0)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우리 사회의 좌파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참패를 했다. 오히려 기존의 보수의 이미지를 뛰어 넘는 새로운 보수를 지향한다는 기치를 내건 ‘뉴 라이트’ 출신의 국회의원이 약진을 하였다. 자유민주당은 자신들이 개혁정당이라고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수당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보수가 국정을 장악하여 진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질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이제 우리 사회의 좌파도 새롭게 변신을 할 때가 왔다. 지금은 7, 80년대와 같은 극한 이념이 대립하던 때가 아니다. 그런 구태의연한 이념 논쟁은 이제 쓸모가 없게 되버렸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의 분열은 너무 아쉬운 대목이다. 전 세계가 국경을 뛰어넘어 자국의 이익 창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 시점에서 내부의 분쟁으로 국력을 소모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실용주의적인 모습으로 옷을 갈아 입을 때가 된 것이다.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 광풍이 선사한 외환위기로 앞도 뒤도 안보이는 망망대해를 표류 중이다. 물론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지지를 업고 집권에 성공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추구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현하려다 국민들이 밝힌 촛불 앞에 좌초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여당이나 진보당의 지지도가 올라간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국내외적 시대적인 흐름에 맞추어 한국 사회의 보수-진보 도그마를 해체하고 생산적인 보수-진보 구도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쓰여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땅의 진보 세력의 실천에는 ‘이념 정치’는 존재할지 몰라도 ‘정책 정치’는 존재한 적이 없다. 이 땅의 혁명주의 또는 포스트모던 진보 세력은 이념을 가지고 있으되 이를 실현할 정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불임의 정치 세력이며, 인민들의 삶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적 개입 능력을 잉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집권 가능한 정책 역량을 갖추지 못한 국민적 불신의 대상인데, 이와 같은 사상적?정책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이들은 국회와 지방의회 등 제도 정치헤서 영원히 소수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과거 군국주의 전쟁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정작 국가 운영에 관련된 진보적인 정책은 등한시함으로써 권력을 보수 정당에 내주고 주변화해 마침내 소멸한 일본의 사회당이 한국 진보 세력의 미래라면, 끔찍하지 않은가(29쪽).”
국민대 경제학과 조원희 교수의 위 말은 지금 현재의 진보세력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지금 현재 한국사회는 대중을 통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이념이나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념과 진리의 다양성에 대한 승인, 실질적 자유와 실질적 평등, 사회적 연대, 평등한 생태와 환경적 권리, 평화주의, 노동자 계급 정당을 뛰어 넘는 인민 정당 또는 국민 정당으로의 지향, 경제 성장과 보편적 복지, ‘인민의 집’으로서의 ‘국가 공동체’, 의회민주주의와 참여 민주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한국적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실현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진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부족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현재 상황에서 이 책과 같은 기획물이 나온다는 자체를 반갑게 생각하고, 좀 더 깊은 논의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는 낡은 사고를 떨쳐 버리고 모든 사람이 행복한 그 날을 생각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때가 온 것이다.
내겐 너무 어렵기만 한 좌파~ rora2000 ㅣ 2008-11-27 ㅣ 공감(1) ㅣ 댓글 (0)
한국 사화와 좌파의 재정립, 나에겐 버거운 책을 골랐다. 사실 좌파와 우파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못하기에 이번기회에 뜻이라도 알고 지나가자 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고난 지금도 나에겐 역시 어려운 주제이다.
한국의 좌파는 1972년부터 1987년까지 15년 동안 지속된 군사독재에 맞서 싸운 민주화 운동의 태내에서 자연발생 하였다. 레닌주의를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후진국 러시아 에서 곧장 사회주의를 실현하고자 한 볼세비키 자신들의 지극히현실적인 정치적인 행동을 정당하하고, 재현한것이 레닌주의였다. 정권을 잡은 러시아 볼세비키들은 스스로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면서 사회민주주의 들과 자신을 구분짓고, 국제 공산당 즉 코멘테른이라는 새로운 중심을 세웠다. 그렇게 공산주의와 사회민주주의가 격한 파열음을 내면서 갈라지던 시기의 언어들은 과장되고, 일방적이다. 그리하여 한국 좌파 운동권의 뇌리에는 사회민주주의는 매우 나쁜 금기와 경멸의 단어가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좌파든, 우파든 사실 난 관계없는 사람이다. 그저 우리나라 사회가 어느쪽이든 편을 가르지 말고, 열린마음으로 서로를 대했으면 하는 작은바램이 있을뿐이다. 책을 읽고 난후 좌파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알게된것이 나에게는 큰 이득이 되었던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이책은 나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책이다.
때론 거칠게 들풀처럼 ㅣ 2008-10-13 ㅣ 공감(0) ㅣ 댓글 (0)
사회민주주의는 일반적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한다. 민주적 사회주의는 일찍이 마르크스가 인류사의 궁극적 목표로 제시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완전한 화해와 조화를 이루는 사회, 즉 공동체주의(communism)의 이념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는 교조적인 공산주의와 마르크스-레닌주의와는 길을 달리하는 하나의 정치적 기획이다. ( "사회민주주의를 선언한다"에서 ) (33)
솔직히 말하자. 처음엔 기대하던 내용의 책이 아니었다.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혹하여 이제는 낡은 이념이나 습관으로까지 치부되는 옛? 사상들(NL / PD)까지 포괄한 좀 더 다양한 사회 구성체 논쟁들의 장을 만나보고자 찾은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다양한 소리가 없다. 이 책의 논자들이 다같이 얘기하는 '민주적인 논의'도 없다. 다만 "사회민주주의","복지국가","북유럽식 사민주의"에 대한 일방적인 예찬만 넘쳐날 뿐이다.
그저 익히 듣고 있던 "사회민주주의의 길"만이 진정 우리가 걸어가야할 길임을 설득하고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속에 자연스레 마음은 그 길을 따라 걷지만 아니, 이건 아닌데, 다른 무언가가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나같은 철모르는 386의 한계일까?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두가지중 한가지가 이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결국에는 이 길 밖에 없으리라는 답답하고 불길한 예감이었다. 복지국가=사회 민주주의 국가로 가는 목표에는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그 길로 가는 방법론에서 이 책에서 제안하는 방법들외에 좀 더 빠르게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는 정책이나 방향들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그러던 중 이 책에서 신선한 기획?을 만나게 되었다.
"'토종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한국판 계급동맹 시론"(209~221)이라는 최병천의 글은 그 방향성의 옳고 그름은 차지하고라도 제기된 제안의 참신성이나 실현가능성, 논지 전개과정등에서 다른 원론적인 이야기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프로젝트였다. '진보의 공간적 거점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그가 제시하는 '지역'에의 몰두는 타당성이 있는 지적이며 그 '지역'의 의미에 대한 관점도 신선하다. 특히 '노동계급'과 '지역계급'의 인구학적 규모 비교(216)는 충격적이기까지 하였고 지금까지 왜 진보의 젖줄이 자꾸 선거현장에서 막혀버리고 무너지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짧은 논문 하나에 크게 의지할 바는 아니지만 이처럼 구체적이고 전망이 보이면서도 확실한 대안들이 실제 이루어져나간다면, 우리가 어떤 형태로 생각하던, 원하는 '진보'의 세상, '여럿이 함께'가는 그런 세상, '사회 민주주의 복지국가'도 하루빨리 다가올 것이기에 반가워하는 것이다. 결국 이 논문 한 편만으로도 이 책의 유용성을 다시 평가할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제2, 제3의 '재정립'논쟁이 이어져 더 구체적이고 더 설득력 있는 안들이 쏟아져나오고 실천의 장에서 이뤄지는 날들을 기대해본다.
근데, 이제는 이런 책들이 출간되는 것도 고마워해야 되는 시절인가?
2008.10.13. 밤, '몽양 여운형' 선생이 더욱 그리워지는 ~
들풀처럼
공감할 만한 제안 노란가방 ㅣ 2008-10-11 ㅣ 공감(0) ㅣ 댓글 (0)
자본주의적 경쟁 원칙만이 지배하게 된다면 사회와 개인은 피폐해지고
‘자유’와 ‘평등’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반대로 연대의 공간이 확장될수록
이웃에 대한 연민과 우정, 인간적 여유와 정서적 고양과 같은
소중한 인격적 가치들이 만개할 수 있다.
1. 요약 。。。。。。。
‘좌파의 재정립’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의 좌파 세력에 대한 잘못되거나 편향된 이미지를 재고하고, 좀 더 ‘실현가능한’ 좌파적 정책대안들을 제시하기 위해 쓴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서언 격인 제 1장은 새로운 좌파의 길로 ‘사회민주주의’라는 이념을 제시하고, 그것은 기존의 시장이나 자유라는 소중한 가치들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으면서 평등과 복지 같은 소위 ‘좌파적’ 가치들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임을 밝힌다.
두 개의 묶음으로 구성된 이 책의 첫 번째 부분은 ‘한국적 사회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으로, 여운형, 조봉암까지 올라갔다가 80년대의 민주화 투쟁과 2008년의 민노당 분당사태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을 살피며 각각의 사건들이 갖는 진보정치세력에의 함의들에 대해 논한다.
두 번째 부분은 사회민주주의나 그와 유사한 정책들을 택하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예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우리나라에서의 사회민주주의적 정책들의 실현이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내용을 제시한다.
2. 감상평 。。。。。。。
한국만큼 좌파와 우파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판을 치는 나라도 많지 않을 것이다.(굳이 꼽자면 미국 정도?) 책에도 언급된 것처럼 자신들이 퍽이나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우월하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진보적 지식인들은 ‘파쇼’니 ‘국가주의자’니 하는 식의 선동적 어구들을 남발하고, 우파 인사들도 별로 다르지 않아 ‘평등’이니 ‘공공’이니 하는 말만 써도 금새 ‘빨갱이’ 운운하는 형국이니 말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진심이 담긴 토론 따위는 애초부터 찾아보기 어렵고, 어느새 그저 말을 위한 토론, 말 위에 말을 쌓는 식의 난잡하고 번잡스러움만이 가득 차게 되었다. 결국 정치세력의 근본적인 목표가 단지 정권을 잡고 한 목씩 챙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데 있다는 걸 인식한다면, 좌나 우나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때로는 양보도 하며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는 게 전체를 위해 이롭다는 데 당연히 결론이 모아질 텐데,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의 목표는 꼭 그렇지는 않나보다.
이 책은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사회민주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시장경제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복지나 평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이 생각하는 사민주의의 가장 큰 장점인데, 참 실용적인 발상이 아닌가.(요새 ‘실용’ 운운하며 실은 개인적 이득에 목을 매달고 있는 듯한 어떤 인사들보다 훨씬 더)
‘이 땅의 진보 세력의 실천에는 이념 정치는 존재할지 몰라도 정책 정치는 존재한 적이 없다(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책 속의 한 지적이 기억에 남는다. 적어도 사민주의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확실히 실제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사민주의의 기본 가치와 목표에 어느 정도 공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주장에 대해 약간의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이 운동의 에너지나 역동성의 근원이 ‘인류의 능력’이라는 데 있다.
쉽게 말해 인류의 능력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나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능력’은 모든 사람에게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만약 그랬다면 진작에 온 세상이 사민주의국가로 나아갔으리라), ‘교육받은’, 혹은 ‘훈련된’ 사람들에게 기대될 수 있는 것이다. 체 게바라는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며 함께 투쟁에 참여하기 원했지만, 결국 그의 이 ‘소박한(?)’ 기대는 실패로 돌아가지 않았던가.
난 저자들처럼 북유럽 복지선진국들의 자세한 상황이나 현실에 대한 조예가 거의 없지만, 그 나라들은 정말로 책에서 그려지고 있는 것처럼 유토피아 혹은 천국의 모습일까. 인간성의 호의에 기댄 사회민주주의는 과연 만능일까? 사상교육(혹은 개조)으로 가능한 무엇이나 인간들이 만드는 낙원(역사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소수의 ‘이기적 낙원’은 있었다)이라는 개념이라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여기에 ‘모든 이념은 상대적으로만 진리’라는 포스트모던적 명제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부분도 자칫 ‘인류의 공통적 가치관’, ‘도덕’, ‘윤리’, ‘선함’과 같은 소중한 부분들을 배제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도 우려가 든다. 모든 이념이 상대적으로만 진리라면 우리는 왜 다른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어야(혹은 다른 이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전부(全部)가 아니면 전무(全無)라는 말이 아니다. 세상은 항상 그 가운데 어딘가에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그 중간의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 실현성이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좌파적 대안’이라는 말 자체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어리석음만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제안이다. 사민주의자들이 생각의 유연성을 잃고 교조주의로 변하지 않는다면 언젠간 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사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자유혼 ㅣ 2008-10-10 ㅣ 공감(0) ㅣ 댓글 (0)
기대했던 것만큼 생각이 확연하게 ‘정립’되지는 않는다. 여러 사람의 글을 모아 놓은 것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이전에 읽었던 후마니타스의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같은 경우, 여러 사람과의 인터뷰와 글들을 모아 놓았어도 이런 정도의 ‘위화감’은 없었다. 나름대로 주제의 흐름이 있었고,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주제 자체가 생소하고 어려워서 그런지, 쉽게 읽히지도 않았고 모종의 ‘위화감’이 느껴졌다. 실려진 글들이 ‘중구난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파악한 것 몇 가지가 있다.
- 사회주의가 공산주의와 다르다는 것: 나만의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사회주의=공산주의’라는 생각이 있다. 책을 펼치며 처음 대하게 되는 조원희의 글에 계속해서 나오는 ‘인민’이라는 표현도 눈에 거슬린다. 이 표현은 이후에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으로 보아 좌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인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 민주주의를 거부하거나 거절하지 않고, 민주제도 안에서 활동하고자 한다는 것: 공산주의는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반면, 사회주의는 아니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정확하게 표현하면 ‘사회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배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간단하게 ‘사회주의+민주주의=사회민주주의’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둘의 양립은 장점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약점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실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했는데, 이 책은 이 부분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 사회민주주의는 특별히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는 것: 사회민주주의는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반발하지 않지만,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크게 반발하는 듯 보인다. 그것이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거부는 아니라 할지라도, 자본주의가 갖는 한계 내지는 폐해에 대한 강한 반발로 나타난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완벽한 제도나 체계가 아닌 한 분명 한계와 폐해를 가질 수밖에 없고, 사회민주주의는 바로 이 점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회민주주의가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 사회민주주의는 복지 국가와 시민 사회, 그리고 환경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NL과 PD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오지만 어쩌면 이것은 ‘정권’ 창출을 위한(이것은 나의 생각이다) 수단으로서 ‘복지’와 같은 주제가 강조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전혀 관심 밖의 일을 ‘수단’으로 끌어들인 것은 아니다. 복지나 환경의 문제는 사회민주주의에서 기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 ‘본래의’ 관심이라기보다는 ‘주변적’인 관심사에 전심전력하는 것은 결국 ‘정권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복지나 환경, 시민 사회에 대한 강조는 분명 필요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시민 사회에 대한 마지막 글은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웠지만…
다양성은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상류층에 밀착된 정권이 형성된 경우에는 더더욱! 서민과 노동자, 농민을 위한 정당이 존재해야하는 필요성은 인정된다. 그리고 그것이 폭력적인 방법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름대로 생각하고 지양하는 idea(이상향)을 이루고자 정직하게 전진해 나가는 모습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이 부분에서 사회민주주의가 자신들의 주장을 ‘대화’로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하고 지지한다. 비록 NL과 PD의 분열이 있기는 했지만, 이들이 적절한 정당을 형성하고 적합한 방식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또 하나의 소득은 여운형과 특히 조봉암에 대한 소개였다. 새로운, 흥미로운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읽으며 메모한 것들, 괄호 안의 숫자는 페이지)*****
1. 유럽의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현안인 산업 공동화와 출산율 저하, 대량 실업과 빈부 양극화 등의 문제를 이미 1930-40년대에 겪었다. 생활 정치의 문제에 직면하여 그들은 대안 없는 혁명주의나 철학적 개인주의로 도피하지 않았다. 그들은 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고자 싸우는 과정에서 지식인들의 머릿속에나 존재하는 ‘혁명적인 추상적 인민’이 아니라, 변덕스럽고 이기적인 욕망으로 가득 찬 현실의 인민을 발견했다.(29-30)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떠올린 두 가지. ① 아들 블룸하르트, ② 민중신학이 말하는 ‘민중’의 개념.
2. 마르크스는 철학의 근본 문제를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는데…(30) - 이론으로서의 철학이 아니라 실제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철학! 내가 보기엔, 너무 이론에 치우치는 것도 별로 좋지 않고, 너무 실천에만 치우치는 것도 별로 좋지 않다.
3. 사회민주주의는 일반적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한다. 민주적 사회주의는 일찍이 마르크스가 인류사의 궁극적 목표로 제시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완전한 화해와 조화를 이루는 사회, 즉 공동체주의(communism)의 이념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는 교조적인 공산주의와 마르크스-레닌주의와는 길을 달리하는 하나의 정치적 기획이다. … 실질적 자유와 평등, 그리고 연대는 사회민주주의의 3대 기본 가치다.(33, 36) - 사회민주주의를 잘 설명해주는 명제로 보인다.
4. 자본주의적 경쟁 원칙만이 지배하게 된다면 사회와 개인은 피폐해지고 ‘자유’와 ‘평등’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36) - 자본주의의 한계와 폐해를 잘 지적해 주었다. 문제는 사회민주주의가 과연 이러한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5. 이렇듯 모든 시민이 복지국가 혜택을 누릴 수 있기에 북유럽의 보편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은 다른 모델보다 비교적 높은 세율에도 불구하고 조세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납세 의무가 잘 이행되고 있다.(42) - [부동산 계급사회]를 읽으면서 심각하게 생각했던 조세의 문제와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부자들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그들의 것을 무조건 빼앗듯이 조세하는 것은 지혜롭지는 못하다.
6. 미국과 영국으로 대표되는 자유지상주의적 민주주의는 국가에 대한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시 한다. 또한 개인의 자유가 사회적으로 실현되려면 제한 없는 사유재산권, 계약의 자유, 이윤 추구 동기 이외엔 별다른 규제가 없는 시장경제 시스템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지상주의적 민주국가에서는 전체 사회의 지속 가능성보다는 시장과 경제 성장을 강조한다. 따라서 일상생활과 사회/경제/정치/문화 영역에서의 기본권 보장을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영국을 제외한 대다수 서유럽 국가들로 대표되는 사회민주주의는 ‘조정된 자본주의 시장경계’와 복지 제도를 통해 독립적 개인인 사회 구성원들의 기본권을 사회 연대적으로 실현하고자 한다.(48-49) - 여기서 말하는 것과는 무관해 보일 수도 있는데… 어떤 모임에서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에서 본 내용과 관련하여, “개인이 종교적인 이유나 신념 때문에 집총 거부를 한다면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가 이상한 사람이 된 적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 군대를 가지 않겠다는 것은(그것의 실제적인 이유와 상황을 ‘불문’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어찌 되었든 결론은 ‘군대를 가야 한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나를 제외한 다수의 생각이었다. 그 상황에서 그들은 우익 나는 좌익이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오히려 내 쪽이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시 하는 우익이요, 그들이 나와는 반대에서 국가라는 ‘집단’을 강조하는 좌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좌익이냐 우익이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실상은 좌익인 우익, 또는 우익인 좌익도 많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7. “부유한 자산 계층의 소득 중 일부를 세금으로 징수, 제3자(예컨대 빈민)에게 재분배하는 현대 국가의 보편적 기능은 자유지상주의자들에게는 사유재산권 침해에 해당된다. … 이에 따라 자유지상주의자들에게 민주주의는 정치 영역에서만 인정되는 개념으로 전락한다. … 사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 타도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산주의(혁명적 사회주의)와 다르다. 오히려 이 지점에서 사회민주주의가 고민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의 보편적 권리 실현이라는 과제를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와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다.”(51, 52) - 앞에서 나왔던 조세의 문제는 다른 사람에 의해서도 지적된다. 여기에서 ‘정치로서의 민주주의’와는 별개의 체계인 ‘경제로서의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이 제시되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 생각된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었던 [촌논들의 제국주의]와 [부동산 계급사회]가 절로 떠올랐다.
8. 그런데 “대타협은 말이 되는데, 한국에서는 조건이 안 돼서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분들은 어떤 대안도 내놓아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어떤 대안이든 그것이 실현되기 위한 사회적 조건이 있게 마련인데, 그 조건이 이미 충족되어 있는 경우는 없거든요, 정치 부문이나 운동 세력이 그런 사회적 조건을 적극적으로 창출해내야 하는 겁니다.(146) - 장하준 교수의 말인데, ‘조건을 적극적으로 창출해내야 한다’는 것은 무척 공감되는 말이다.
9. 진보적인 정당과 시민단체, 학자들이 아무리 “멋진 복지국가를 만들어 드릴테니, 세금을 더 냅시다!”하고 외쳐도 대다수 국민은 외면하고 믿지 않는다. … 그동안 극빈층과 저소득 계층 시민들(예컨대 중간 소득 계층)은 별다른 복지 혜택을 제공받지 못하면서 세금만 뜯겨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180) - 복지와 조세와 연관된 딜레마를 소개한다. 이런 점을 본다면 이들이 제시하는 ‘선 복지 확대, 후 조세 확대’는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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