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1
"처형명령은 최상부에서…"
이도영 박사가 공개한 미국립문서보관소의 대전형무소 학살사건 관련 전문
(편집자주/ 이는 미국문서기록보존소에서 지금까지 비밀문서로 취급돼오다 99년 12월16일 비밀해제된 문서. 미국문서기록보존소는 흔히 대외비, 3급, 2급, 1급 등 4등급으로 문서를 분류하는데, 이 문서는 2급 비밀문서로 분류돼 있었다. 또 정보의 평가등급도 미 육군 무관이 직접 보고 찍은 만큼 가장 믿을 만한 정보인 ‘A-1’. 이 문서와 함께 18장의 사진도 보관돼 있었는데, 이들 사진은 군(헌병)과 경찰이 수형인들을 총살집행한 뒤 땅 속에 삽으로 파묻는 광경 등이다.)
2급 비밀 문서번호 R-189-50
북한 라디오 방송은 최근까지 남한에서 무자비한 만행과 대량처형이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비록 이런 주장은 아마도 과장된 것이 많으리라. 하지만 전쟁 이후 남한 경찰에 의한 상당히 잔인한 처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보고에 따르면 서울이 북한 인민군에 떨어졌을 때 인민군들은 수천명의 수형인들을 감옥으로부터 석방시켰다. 진격해 들어오는 적군들에 의해 수형인들이 석방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이 함락된 뒤, 2∼3주 내에 수천명의 정치범들이 처형되었다는 것이 육군 무관부의 믿음이다. 처형명령은 의심할 바 없이 최상부로부터 내려진 것인데, 왜냐하면 그것은 최전선지역에 국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한 군대에 의한 전쟁포로들의 처형은 전선에 있는 군대에 의해서 현장에서(포로를 잡자마자 그 자리에서: 역자주) 해치우는 식으로 국한돼왔다. 그리고 전선으로부터 철수한 뒤의 전쟁포로에 대한 총체적 처리는 양호한 것으로 육군 무관부는 믿는 바이다. 전에서의 1800여명의 정치범들의 처형은 3일 동안 진행됐으며, 1950년 7월 첫주에 일어났다. 사진은 극동사령부 본부 소속 연락장교인 아보트 소령에 의해서 무관부의 라이카카메라를 사용해 찍은 것들이다. 사진의 현상과 인화는 무관부 사무실의 멤버들에서 이뤄졌다.
사인
BOB E. EDWARDS
중령 GSC
육군 무관부
18매의 처형사진이 동봉됨.
한겨레21 2000년 01월 20일 제2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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