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서 범죄시 되는 소개팅
北에서 범죄시 되는 소개팅 [2008-01-17 ]
하나의 채널밖에 볼 수 없는 북한에서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가 있다. 예전
에는 홍콩영화나 인도영화가 인기였다면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남한의 영
화나 드라마가 불티나게 팔렸다.
북한의 영화나 연속극들은 모두가 김부자의 우상화와 신격화를 위한 내용으로서
인민들의 정서나 생활, 사랑이야기를 담을 수 없다. 사랑도 오직 ‘장군님’을 위해
해야 하고 혁명을 위해 해야 한다는 것이 김정일의 영화예술론이다.
김정일의 ‘영화예술론’은 북한의 영화발전을 규제하고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반동
이론이다.
북한에서 ‘영화예술론’에 어긋나게 작품을 잘못 써서 감옥에 가거나 산
골로 추방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 대표적 예로 ‘석개울의 새봄’의 저자인 북한 문학의 거장 천세봉이 있다. 천세
봉은 ‘안개 흐르는 새 언덕’이라는 작품에서 수령형상을 내세우지 않았다는 어처
구니없는 이유로 감옥살이를 해야만 했다.
북한 인민들은 이미 북한 영화의 허구성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남한의 영화나 드
라마가 북한 인민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사람들은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외부세계의 사상세계와 문화
적 소양을 익혀나가고 있다.
얼마 전 본 기자와 전화통화를 한 북한 주민 김씨(23세)는 요즘 북한에서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옷차림이나 문화생활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이
를 통제하는 당국의 감시도 높아졌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북한주민들의 외부세계에 따른 진보적 사상적의식과 가장 낡은 김정
일 수령절대주의와 대치한 상태에서 김정일 측근세력들은 합법적인 폭력기관을
동원하여 탄압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말이다.
한 가지 예로 북한에서는 지금 청소년학생들 속에서 ‘소개팅’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그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조혼을 장려하지 않는다, 장려하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억제하고 탄압한다.
특히 학생들 속에서 남녀 간의 연애는 사상투쟁의 대상이다. 이는 대학생들도 마
찬가지이다. 원칙적으로 대학기간에 연애도 할 수 없고 결혼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여기서 30대의 결혼적기에 있는 제대군인 남학생들인 경우 어쩔 수 없이
제외되고 있지만, 여학생인 경우에는 사상투쟁의 대상이고 심지어 퇴학처분을 받
게 된다
보통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일을 더욱 신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북한의 청소년들도 다를 바 없다. 남한의 영화에서 나오는 소개팅을 보며, 당국이
통제수단을 피하여 소개팅 바람에 호감을 가진다. 특히 새것에 민감한 청소년들
은 외부세계에서나 자유로운 소개팅이 참으로 새로워 보일 것이다.
지난 해 말 평안남도 평성시의 문화중학교에서는 소개팅 사건으로 학교 청년동맹
비서와 담임교원이 해임 철직되는 사건도 있었다. 남한에서는 자연스러운 문화가
북한에서는 범죄시되는 증거이다. 아마 북한의 청소년들은 지금도 중국, 남한, 일
본,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나라의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누리는 생활이 왜 북한에
서만은 범죄시 되는지 의문을 품고 살 것이다.
이금룡 기자 krlee2006@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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