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로빈슨이 가본 가난이 없는 국가 - 토론마당 : 커뮤니티 : 한겨레
조앤 로빈슨이 가본 가난이 없는 국가
76.*.114.223
Hojeong Nam 님의 글을 페북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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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jeong Nam님이 새로운 사진 2장을 추가했습니다.
다음 글은 케인즈 이후 영국 캐임브리지 학파의 가장 뛰어난 경제학자로 인정되
는 조앤 로빈슨(Joan Robinson 1903~1983)이 1965년 조선을 방문하고 먼슬리
리뷰지에 기고한 글을 번역 한 것의 일부이다.
조앤 로빈슨은 자본주의 경제 이후의 경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중국, 쿠바와 조
선의 경제를 연구했다. 그녀는 러시아 경제를 긍정적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녀는 중국의 정치 경제에 관하여 1970년대 이후 긍정에서 비판 적 입장으로 변
했으며 중국과의 관계를 끊다시피 하였다. 그녀는
쿠바와 조선을 계속 연구했고 쿠바보다는 조선의 경제 시스템이 효과면에서 더
탁월하다고 보았다. 그녀는 말년에 이르기까지 조선을 지속적으로 옹호했었던
매우 드문 서방의 주류 경제학자였다. 로빈슨 교수는 사회주의자나 페미니스트
가 아니었다. 그녀는 케임브리지학파를 대표하는 주류경제학자로 1970년대에
노벨 경제학상의 단독 수상자로 가장 유력시 되었으나 결국 상을 수상하지는 못
했다. 이에 관해 그가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실은 그녀가 조선을
두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조앤로빈슨이 말한 "코리아 미라클"에서 아
마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이 모방되었을 것이다.
-조앤 로빈슨이 가본 가난이 없는 국가-
"<코리안 미라클>
지금부터 11년 전인 1953년, 평양에서는 2개 이상의 건물이 나란히 서 있는 경우
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들은 인구 1명당 1톤 또는 그 이상의 포탄이 그들
의 머리 위로 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오늘날 평양의 모습은 어떠한가.
...길은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으며, 전력공급시설과 수로 역시 잘 정비돼 있다.
도대체 빈민가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동해안의 도시 함흥도 방문했다. 해군의 포격으로 거의 폐허가 되었던 곳이라 한
다. 그러나 지금 함흥은 노동자들을 위한 주택시설, 새로 지은 교량과 공원을 갖
춘 말끔한 도시로 변모했다. 평양보다 더 잘 정돈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함흥은
화학공업지역의 중심지다. 공장시설은 매연 방지를 위해서 도심과는 좀 떨어진
곳에 건설됐다. 공장 노동자들의 출퇴근을 위해 협궤철도도 부설했다. 다른 지역
도 이곳 함흥과 마찬가지로 짧은 기간 동안 새로운 산업기반을 조성했다.
그들은 무얼하고 있었을까
초유의 사태를 놓고 각오를 새롭
게 해야 할 때다
변화창출을 위한 신호탄이 될 것
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농촌의 모습이다. 농촌은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회
색 지붕과 하얀 벽의 농가들이 정연하게 늘어서 있다. 모든 마을에 학교, 병원, 공
공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드물게 초가가 눈에 띄는데 이곳은 공사장 간이사무실
로 이용된다. 7개년계획 기간 동안 모든 초가들이 개량됐으며, 전체 가구의 70%
에 전기가 공급됐다.
전체 노동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농업인구가 현재는 50% 이하로 줄어
들었다. 의무교육기한은 7살에서 14살까지로 조정되었는데 조만간 16세로 더 길
어질 전망이다. .. 노동자들에게는 완벽한 사회보장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연금
수혜자들은 직장에서 일을 하든, 은퇴해서 집에서 쉬든 상관없이 임금의 50%를
연금으로 받는다. 저소득 농민들은 협동농장을 통해 생활을 보장받고 있으며, 의
료서비스도 무료로 실시되고 있다. 바로 이곳이 가난이 없는 국가라 생각된다.....
이러한 개발전략은 북 스스로가 고안해낸 것으로, 최근 몇년간의 흉작으로 정책
방향 전환을 꾀하는 중국이 배워갔다고 한다.
개발계획을 추진하는 방식은 중국과 유사하다. ....이를 통해 소련에서 여러 차례
발생했던 제품에 대한 시비를 줄이고, 마지막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뒤따랐던 초
과노동을 방지했다.
.. 교육시설에 대한 투자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96개 고등교육기관이 설립됐
다. 현재 약 25% 정도의 주민이 풀타임 학생이며 이들 중 2%는 대학교와 기술교
육기관에 다니고 있다. 기업소는 초급부터 고급까지 파트타임 학생을 위한 단계
별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농촌에도 학습당이 마련돼 있다.
모든 공장에서는 1시간의 점심시간을 포함한 8시간 노동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
다. 노동이 격렬하거나, 건강에 해가 되는 노동을 하는 경우에는 6시간 노동의 원
칙이 적용된다. 1년에 보름간의 휴가를 받으며(격렬한 노동이나 건강에 해가 되
는 노동을 하는 경우에는 1개월), 건강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공장관리자는 노동자에게 주거공간과 탁아시설 그리고 각종 생활용품들을 공급
한다. 때문에 누구나 집안일에 대한 걱정 없이 생산과 학습에 몰두할 수 있다. 북
이 내세우는 ‘수령관’이 사람을 교묘하게 착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당에 대한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달리 이해될 수 있으
리라 본다.
높은 생산성은 초과노동보다는 열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북 인구의 51%,
노동력의 49%가 여성이다. ...탁아소와 유아원이 잘 갖추어져 있어 북의 여성노
동자들은 육아부담 없이 일에 전념할 수 있다. ...여자아이들은 전통적인 역할에
서 벗어나, 학교에서 공부에 열중하고 철강공장에서 크레인을 몰며 체육관에서
이북 사회의 장기인 애국 매스게임에 참가한다.
도시와 농촌간의 소득차는 별로 크지 않다. 고급기술자의 소득이라 해도 단순노
동자에 비해 2배 정도 많을 뿐이다. 이같은 소득수준의 평등은 가격정책에 의해
더욱 촉진되고 있다. 도시에서 쌀의 가격은 정부 구매가격의 5분의 1 이하다. 소
비품 가격에도 정부보조금이 지원된다. 농촌 사람들이나 아이들에게는 생활필수
품에 대한 면세혜택 형태의 정부지원이 이루어진다.
우선, 특수한 민족성을 지적할 수 있다. 북 인민들은 ‘주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자기들 방식으로 자신들의 문제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
한다. 쿠바는 북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고 혁명에 대한 열정도 같지만 경제개발
속도는 북에 비해 훨씬 더디다. 북 인민들의 민족적 자부심과 긍지는, 태양이 작
렬하는 적도의 자연환경에서 거리낌없고 개방적인 스타일의 쿠바와는 분명히 다
르다. 그것은 경제개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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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외부 원조로 초래된 유해한 결과는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원조에 의존하는 나라는 농업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품도 비축해야만 한
다. 그로 인해 절름발이 사회구조로 전락할 수 있다. 이 구조는 경제성장에 매우
불리하다. 그리고 외부 원조가 바로 부패와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이는 원조 자금
을 통제하려는 관리들의 경쟁을 유발시킨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보면 어떤가? 북은 1천2백만의 인구가 전체 산업 범위를
구성하고, 기계 생산의 93%를 자급하고 있는 나라다. .. 기계류의 경우는 일부 품
목만 특화생산하고 나머지는 수입하는 것이 교과서적인 정책이다.
그러나 북은 정치적인 이유로 이같은 정책을 채택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외의존
적인 경제에 머무르기를 원치 않았다. 그런데 북의 이같은 자력갱생 정책은 상당
한 장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심리면에서 보자면, 수입품은 외세에 대한 경외감만 자극할 뿐 식민지 근성
을 버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규모의 경제가 북에서는 별로 중요하
지 않은 것 같다.
정부시스템은 다른 사회주의국가와 비슷한 형태를 띤다. 그러나 한 개인에 대한
절대적 숭배와 지지는 다른 나라들보다 월등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 지도자에 대
한 숭배는 곳곳에 걸린 지도자의 사진, 거리 이름 그리고 탁아소에서 아이들이 부
르는 지도자 찬미 노래에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은 북에서 독재자이
기보다는 ‘민족의 메시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아무것도 없는 식민지 치하에서 20세기 사회주의국가로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가
져다주었을 혼돈을 생각해 보라. 하지만 그는 실용적인 비전을 일관되게 제시했
고 아무도 이에 대해 반대하거나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없었다. "
번역문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
먼슬리 리뷰 원문 출처: https://archive.monthlyreview.org/…/view/MR-016-09-
1965-01_2
사진: 경제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경제학자에게 속지 않기위한 것이다.
맑스주의는 맑스주의자들의 아편이다. -조앤 로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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