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엽 | 백낙청 | 이일영 | 이남주 | 김연철 | 이태호 | 김현미 | 유재건 | 이승환 (지은이) | 정현곤 (엮은이) | 창비 | 201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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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담론총서'의 다섯번째 책. 창비담론총서는 2000년대 이후 창비가 본격적으로 제기해온 '이중과제론', '87년체제론', '신자유주의 대안론', '세계문학론' 등 비판적 담론들을 단행본으로 묶어낸 시리즈로, 각계 전문가들이 실사구시의 자세로 당대 우리 실정에 맞는 이론과 주체적인 시야를 확보하고자 애써온 산물이다.
한국사회 변혁의 운동노선이자 실천전략으로서 변혁적 중도론의 개념과 현시점에서의 실천과제를 제시하는 서장, 변혁적 중도론의 이론적 기반인 분단체제론에 대한 이해와 변혁적 중도의 관계를 정리한 제1부 '분단체제와 변혁적 중도론의 제기', 분단체제론을 역사성, 체제론, 남북관계, 경제권 등으로 나눠 고찰한 제2부 '분단체제론의 지평', 변혁전략, 사회운동, 현실정치, 새로운 운동주체의 구상 등 변혁적 중도론의 현실적합성을 탐색한 제3부 '변혁적 중도주의의 실천'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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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변혁적 중도의 실현을 위하여_정현곤
제1부 분단체제와 변혁적 중도론의 제기
분단체제의 인식을 위하여_백낙청
변혁과 중도를 다시 생각할 때: ‘한국사회 미래 논쟁’에 부쳐_백낙청
2013년체제와 변혁적 중도주의_백낙청
제2부 분단체제론의 지평
한반도 분단체제의 독특성과 6·15시대_유재건
분단체제와 87년체제의 교차로에서_김종엽
분단체제와 북한의 변화_김연철
새로운 ‘한반도경제’를 위하여: 네트워크 경제모델의 제안_이일영
제3부 변혁적 중도주의의 실천
분단체제 변혁의 전략적 설계를 위하여_이승환
신자유주의적 권위주의 국가와 생활정치_김현미
87년체제 극복과 변혁적 중도의 정치_이남주
전환을 위한 새로운 연대, 새로운 주체: 모두의 안녕을 위한 따뜻한 연대_이태호
주 | 필자 소개 | 수록글 출처 | ‘창비담론총서’를 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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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종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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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분단체제와 87년체제>,<한국현대 생활문화사 세트 - 전4권>,<한국현대 생활문화사 : 1980년대> … 총 34종 (모두보기)
소개 :
1963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등으로 있다. 지은 책으로 『웃음의 해석학, 행복의 정치학』 『연대와 열광』 『시대유감』 『우리는 다시 디즈니의 주문에 걸리고』 『에밀 뒤르켐을 위하여』 『左충右돌』 『스포츠,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공저) 『문화읽기』 (공저) 『촛불이 민주주의다』 (공저) 『21세기의 한반도 구상』 (공저) 『A4 두 장으로 한국사회 읽기 2006~2008』 (공저)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 (공저) 『변혁적 중도...
저자 : 백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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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 1997년 요산김정환문학상
최근작 : <문명의 대전환과 후천개벽>,<변혁적 중도론>,<시민사회의 기획과 도전> … 총 59종 (모두보기)
소개 : 문학평론가, 서울대 명예교수, 계간 『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 브라운대와 하바드대에서 수학하고 하바드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했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등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민족문학과 세계문학』1·2 『통일시대 한국문학의 보람』 『문학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일』 『흔들리는 분단체제』 『어디가 중도며 어째서 변혁인가』 『2013년체제 만들기』 『백낙청 회화록』(전5권)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공저) 등 다수의 평론집이 있다.
저자 : 이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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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뉴노멀 (큰글씨책)>,<뉴노멀>,<변혁적 중도론> … 총 23종 (모두보기)
소개 :
한신대학교 글로벌협력대학 교수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과학 저널 ≪동향과 전망≫ 창간에 참여해 편집을 맡고 있고 ≪창작과 비평≫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대안적 지역경제 모델로 ‘한반도경제론’을 제기하고 연구하는 한편, 청년과 함께하는 ‘사회혁신’ 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 『혁신가 경제학: 시대의 흐름을 바꾼 혁신가 열전』(2015), 『새로운 진보의 대안, 한반도경제』(2009), 『중국농업, 동아시아로의 압축』(2007), 『북한 농업개혁...
저자 : 이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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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중국, 새로운 패러다임 (양장)>,<변혁적 중도론>,<중국, 새로운 패러다임 (반양장)> … 총 18종 (모두보기)
소개 :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성공회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중국 시민사회의 형성과 특징』『동아시아의 지역질서』(공저)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중국의 신발전관」등이 있다.
저자 : 김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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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변혁적 중도론>,<북한, 어디로 가는가?> … 총 3종 (모두보기)
소개 : - 고려대 정외과 졸업, New School 대학원 수학, 고려대 대학원 정외과 박사과정 졸업(정치학 박사)
- 현 한남대학교 교수/ 국방전략연구소장/ 행정복지대학원장
- 전국 대학 통일문제연구소 협의회 상임회장
- 역서: 『21세기 미국의 국방전략』(학술정보사, 2008년) (공역),
- 저서: 『Political Dynamics & Economic Development in Korea 』(Jung Design Press, 2008)
저자 : 이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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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변혁적 중도론>,<봉인된 천안함의 진실> … 총 3종 (모두보기)
소개 :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겸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지은 책으로 《시민평화백서 2010》(공저) 등이 있다.
저자 : 김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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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아름다운 사람>,<지그문트 바우만을 읽는 시간>,<일상의 여성학> … 총 23종 (모두보기)
소개 :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문화인류학, 여성학 전공. 주요 저서로 《글로벌 시대의 문화 번역》(2005),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2007 공저), 《국경을 넘는 아시아 여성들》(2009 공저), 《친밀한 적: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일상이 됐나》(2010 공저),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2014), 《젠더와 사회》 (2014 공저)가 있다.
저자 : 유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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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변혁적 중도론> … 총 8종 (모두보기)
소개 : 서울대학교에서 서양사를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현재 부산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창작과비평》의 편집위원이다. 옮긴 책으로 <고대에서 봉건제로의 이해>(공역),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상 . 하)>(공역), <근대세계체제 2>(공역)이 있다.
저자 :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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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포스트 통일, 민족적 연대를 꿈꾸다>,<변혁적 중도론> … 총 3종 (모두보기)
소개 : 이승환은 경제학과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80년대 말부터 남북관계와 통일평화운동에 몸담아 왔으며, <민화협> 공동의장,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공동대표와 정책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문익환, 김일성 주석을 설득한 이력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민간통일운동의 현황과 과제」, 「6월 항쟁 20년, 남북 및 북미 관계의 변화와 통일담론」, 「이명박정부 이후의 대북정책 구상」, 「시민참여형 남북연합의 추진을 위하여」 등이 있다.
편자 : 정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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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학생운동, 1980>,<변혁적 중도론>,<남북교류협력의 재조명> … 총 4종 (모두보기)
소개 :
1986년 건대항쟁 당시 서울대학교 자민투위원장으로 본관에 상주하면서 농성 전 과정을 책임진 당사자이다. 그 후 이부영, 장기표, 김근태가 주도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에 가담했고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의 사무국장을 지냈다. 10여 년간 구로동에서 구로청년회, 구로사랑민주협의회, 참세상을여는노동자연대를 창립해 민주, 인권운동을 했다. 2000년부터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에 관여, 사무처장으로 평양, 개성, 금강산을 오가며 남북화해를 위해 일했다. 2010년에 시민운동으로 자리를 옮겨 시민평화포럼 운영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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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적 중도’를 통해 한국사회 대전환을 꿈꾼다
분단체제 타파와 민주세력 혁신을 위한 해법
‘창비담론총서’의 다섯번째 책이 나왔다. 창비담론총서는 2000년대 이후 창비가 본격적으로 제기해온 ‘이중과제론’ ‘87년체제론’ ‘신자유주의 대안론’ ‘세계문학론’ 등 비판적 담론들을 단행본으로 묶어낸 씨리즈로, 각계 전문가들이 실사구시의 자세로 당대 우리 실정에 맞는 이론과 주체적인 시야를 확보하고자 애써온 산물이다.
이 책은 한국사회 변혁의 운동노선이자 실천전략으로서 변혁적 중도론의 개념과 현시점에서의 실천과제를 제시하는 서장, 변혁적 중도론의 이론적 기반인 분단체제론에 대한 이해와 변혁적 중도의 관계를 정리한 제1부 ‘분단체제와 변혁적 중도론의 제기’, 분단체제론을 역사성, 체제론, 남북관계, 경제권 등으로 나눠 고찰한 제2부 ‘분단체제론의 지평’, 변혁전략, 사회운동, 현실정치, 새로운 운동주체의 구상 등 변혁적 중도론의 현실적합성을 탐색한 제3부 ‘변혁적 중도주의의 실천’으로 구성되었다.
어디가 중도이며 어째서 변혁인가
서장 「변혁적 중도의 실현을 위하여」는 언뜻 상충되는 것으로 보이는 ‘변혁’과 ‘중도’의 개념과 의미, 변혁적 중도론의 이론적 기반인 분단체제론과의 관계, 포용정책 2.0과 2013년체제론 검토에 이어 이 담론의 실천을 위한 과제를 점검함으로써 한국사회 변혁의 운동노선으로서 변혁적 중도론의 의미를 분명히 한다. 이를 위해 서장 첫머리에서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으로 변혁적 중도론에 대한 이해의 진전과 그 현실화 방안의 탐색을 든다.
변혁적 중도론을 이해하는 데에서 관건은 변혁과 중도의 관계 설정이다. 변혁의 급진성과 중도의 보편성이 결합하는 논리적 근거는 분단체제하 남한사회의 현실 그 자체에서 비롯한다. 자본주의 세계체제하 한반도에 분단체제보다 더 나은 체제를 건설하고자 지구적 차원에서 한반도 전체를 보는 시각이 변혁이라면, 중도는 그에 따라 남한사회를 운용하는 실천노선이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장에서는 변혁적 중도주의의 한반도판인 ‘포용정책 2.0’과 남한사회 개혁판인 ‘2013년체제론’을 함께 점검하여 포용정책 2.0이 강조하는 국가연합과 시민참여형 통일의 중요성과 2013년체제론이 제기한 한반도평화체제·평화복지연대·정당간 연합의 의미와 한계를 짚는다. 그렇다면 북핵문제와 경색된 남북관계, 민주화의 퇴행 등 험난한 지형 속에 남한사회 개혁을 추구해야 하는 현실에서, 운동노선이자 실천전략으로서 변혁적 중도주의 실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선 정치적 실행력의 확보와 세력연대의 실체화, 즉 변혁적 중도주의를 실천하는 정치적 주체의 형성을 꼽을 수 있다. 노동·농업 분야 할 것 없이 각 정치세력들 간 ‘최대연대’는 현실이 요구하는 최고의 실천방안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분단체제론의 이해와 변혁적 중도론의 진전
제1부는 변혁적 중도론의 근거이자 이론적 기반인 분단체제론에 대한 이해를 돕고 분단체제의 특수성에서 비롯하는 변혁적 중도주의 논의의 진전을 보여주는 백낙청의 글 세편을 시기순으로 엮었다. 「분단체제의 인식을 위하여」(1992; 1994)는 계간 『창작과비평』 77호 특집 글과 관련 글들의 논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분단체제론을 정리한 것이다. 일반적인 ‘체제’(system) 개념과 분단체제의 차이점, NL/PD로 대변되는 운동노선의 한계를 짚고,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한반도적 작동방식이자 남북 각 사회체제에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규정력을 매개하는 것으로서의 분단체제에 대한 정교한 이해를 주문한다. 「변혁과 중도를 다시 생각할 때」(2007; 2009)는 6월항쟁 20주년(2007년)을 맞아 87년체제의 성취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논의들이 무성할 때, 한국사회 분석에서 한반도적 시각의 필요성을 환기하고 분단체제 변혁이라는 목적과 여러 개혁세력들 간 연대를 통한 중도의 구현을 촉구한 글이다.
「2013년체제와 변혁적 중도주의」(2012; 2016)는 2012년 4·11총선의 야권 패배 이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변화한 현실을 토대로 변혁적 중도주의 논의를 진전시킨 글이다. 한국사회 개혁과 분단체제 변혁의 염원이 팽배한 가운데, 1) ‘변혁’이 빠진 개혁 내지 중도 노선 2) 전쟁에 의존하는 변혁 3) 북한만의 변혁에 대한 요구 4) 남한만의 독자적 혁명이나 변혁에 대한 치중 5) ‘민족해방’으로 단순화한 변혁 6) 전지구적 기획과 국지적 실천을 매개하는 분단체제 극복운동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노선 등 6가지를 배제함으로써 변혁적 중도주의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변혁적 중도주의에 입각한 대선 검증기준을 제시한다. 사실상 이 글의 논지는 2012년 대선 패배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 참담한 후과에도 불구하고 국민대중의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문제의식과 이를 구체화할 시민 각자의 적공 및 집단적 지혜에 대한 희망을 덧붙여 드러낸다.
이론으로서의 심화와 관점의 확장
제2부에서는 변혁적 중도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분단체제론을 역사성과 사회체제 면에서 고찰하고, 남북관계와 경제 부문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탐색한다. 유재건의 「한반도 분단체제의 독특성과 6·15시대」는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을 기점으로 삼은 ‘6·15시대’라는 시대 구분이 남북을 아우르는 하나의 시대를 설정함으로써 남북관계 및 통일에 세계사적 중요성을 부여하는 의미를 지님을 밝히고, 한반도적 시각을 결여한 우리 사회과학계의 논의와 진보적 지식인들의 한반도문제 인식의 한계를 지적한다. 평화와 통일을 분리해 통일세력의 헤게모니를 강조하거나(민경우) 일체의 통일논의를 민족주의로 비판하는(최장집) 입장은 세계 자본주의체제 내 지역 지배체제의 시야를 결여한 점에서 치명적 한계를 가지며, 한반도 분단현실에서 세계체제를 변혁할 독특한 창조적 가능성이 있음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김종엽의 「분단체제와 87년체제의 교차로에서」는 민주화의 완료와 정상적 작동으로 요약되는 87년체제에 근거한 사회 인식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등장으로 한계에 봉착했으며, 좀더 적확한 현실 인식을 위해서는 분단체제와 87년체제라는 이중의 틀이 요구됨을 주장한다. 87년체제가 야기한 ‘흔들리는 분단체제’는 남북의 적대적 의존을 평화적인 상호의존으로 변형하는 형태로 드러나는 한편, 남한 수구보수세력의 적극적인 반북·친북 도식의 활용으로 이들이 분단체제 유지를 통해 기득권을 수호하는 세력임을 분명히 한다. 이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분단체제를 안정화하는 데 힘쓸 것이나 이 모든 수단 자체가 ‘흔들리는 분단체제’의 산물로서, 이들의 시도는 무산될 것이다. 여기서 김종엽이 주문하는 것은 지난 시대 발전주의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분단체제 인식의 복잡성을 감당하는 민주세력의 자기성찰과 융합이다.
「분단체제와 북한의 변화」에서 김연철은 분단 이래 김정은체제까지 북한에서 분단체제의 작동방식과 영향을 분단·전후·냉전 이후로 대별해 고찰하고 북한의 경제개혁과 향후 변화 방향, 국제무대에서 쟁점이 되는 인권문제와 북한의 위상, 분단극복에 필요한 남북의 구체적 노력을 제시한다. 분단이 북한에서 경제의 결핍과 구조적 왜곡, 사회의 군사화뿐 아니라 냉전의 적대적 환경에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과 달리 노동과 전투의 동일시를 불러왔다는 분석은 흥미롭다. 세계질서의 변화와 분단체제의 동요에 따라 북한도 변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변화가 지연되는 정치체제와 달리 경제·사회·문화의 변화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를 분단체제 극복의 동력으로 견인하려면 남북의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남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글의 주장이다. 이일영의 「새로운 ‘한반도경제’를 위하여」는 2013년체제론으로 촉발된 경제구상으로, 진보적 경제학계 일각에서 제기한 반(反)신자유주의 연합을 넘어 국가주의를 초월한 경제모델을 상정한다. 세계체제와 분단체제, 국내체제라는 환경변화 조건을 고려해 평화질서·남북연계·혁신국가라는 과제를 설정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이 과제를 수행할 전략·제도·조직을 구상한다. 특히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경제개혁에서 연착륙 가능성이 낮은 북한의 상황을 고려하여 국가적 차원의 연합·통합 이전에 네트워크에 의한 연계를 누적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일영은 인천-개성-해주, 부산-광양-제주, 인천-칭다오-다롄, 부산-후꾸오까-오오사까 등 중점도시를 연결하는 ‘동북아 지중해경제’를 구상하는 한편, 남한 내적으로는 발전주의의 산물인 위계적 구조를 해소할 기업 간 및 조직 간 네트워크 관계 설정, 재벌 견제와 중소기업의 육성,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할 광역경제권 형성 등을 통해 네트워크형 ‘한반도경제’ 모델을 향후의 발전적 대안으로 제시한다.
변혁적 중도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침
제3부는 통일운동, 생활정치, 제도정치와 시민사회운동 영역에서 드러나는 변혁적 중도주의의 구체적 양상과 과제를 살펴본다. 「분단체제 변혁의 전략적 설계를 위하여」에서 이승환은 변혁적 중도주의를 ‘분단체제 극복이라는 변혁적 과제를 광범한 시민이 참여하는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과정 속에 추진해가는 전략적 태도’로 파악한다. 그리고 그 중점과제로 분단·전쟁의 산물인 남북 안보국가를 통제할 시민주체의 역량 강화, 남북 간 상호통제가 가능한 두 주권국가의 느슨한 연합으로서의 남북연합을 제시한다. 남북연합과 시민참여를 일체화하여 추진하기 위해서는 통일운동·시민운동 구분을 넘어선 시민사회운동의 적공과 함께 다양한 사회주체의 활동공간을 확장할 제도적 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 김현미의 「신자유주의적 권위주의 국가와 생활정치」는 분단체제하 한국사회를 신자유주의 정치·경제논리와 권위주의적 가부장제의 문화논리가 결합된 사회로 파악하고, 2008년 촛불시위부터 최근 세월호 참사 관련 운동에 이르기까지를 돌아보며, 생존과 생활의 언어를 지닌 다른 정치주체의 탄생을 사회학적으로 고찰한다. 2008년 촛불시위 과정에서 주권자로서 개별화된 시민들은 사회 공동의 문제에 대한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정치감각을 일깨웠다. 이는 세월호 참사에서의 뼈아픈 성찰을 거쳐 신자유주의가 낳은 삶의 불안정성·피폐함과 싸우는 사람들의 연대로 이어진다. 누구나 자신의 삶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정치에 참여하며,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이 시장주의와 권위주의에 잠식되지 않은 생활정치의 상상력을 현실화할 바탕이라는 것이다.
이남주의 「87년체제 극복과 변혁적 중도의 정치」는 변혁적 중도주의를 제도정치의 구체적 현실에 적용, 분석한 글이다. 이명박정부와 더불어 시작된 87년체제의 퇴행과 수구보수 역행의 원인을 분단체제와의 연관 속에서 변혁의 과제를 정확히 설정하지 못한 데서 찾고, 분단체제 극복의 토대로서 민주주의의 활성화,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체제의 재조직이라는 대전환과 야권의 새판짜기를 주문한다. 이태호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연대, 새로운 주체」는 사회 양극화의 심화, 남북간 적대와 군사적 긴장 고조, 민주주의의 퇴행이 개발연대와 87년체제를 관통하는 부국강병론과 분단체제가 덧씌운 안보 프레임에 사로잡힌 때문으로 보고, 이 미몽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이태호는 ‘성장에서 행복으로, 안보에서 안녕으로’라는 전환의 토대를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시민들에게서 발견한다. 2013년의 ‘안녕들 하십니까?’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운동, 탈핵운동, GMO식품 반대운동, 동물권운동, 성소수자운동 등에서 보이는 사회적 약자들 간의 공감과 연대는 어떤 목적의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과 가치로서 의미를 지닌다. 이들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것은 시민사회운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기반이자 수구보수에 대항하는 효과적인 대항연합과 주체를 형성하는 전략이다.
■ ‘창비담론총서’ ‘창조와 저항의 자세’를 가다듬는 ‘거점’의 역할을 다짐하며 출범한 창비는 한국이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한 현실대응력이 한반도의 중장기적 발전전망과 연결되어야 온전히 작동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거대담론과 구체적 실천과제 논의를 아우르면서 비판적이고도 균형잡힌 담론을 개척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제1권 이중과제론(이남주 엮음) | 제2권 87년체제론(김종엽 엮음) | 제3권 신자유주의 대안론(최태욱 엮음) | 제4권 세계문학론(김영희·유희석 엮음) | 제5권 변혁적 중도론(정현곤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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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1편
[마이리뷰] 변혁적 중도론 베터라이프 ㅣ 2017-04-27 ㅣ 공감(0) ㅣ 댓글 (0)
얼마전에 짤막한 기사로 ‘변혁적인 중도‘ 라는 사회, 통일과 관련된 새로운 운동론을 접했습니다. 기사에선 약간의 대안으로 평가하고 있었는데, 이 변혁적 중도를 주장하는 분중에 백낙청 선생이 있더군요. 백낙청 선생의 글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복거일씨와의 영어 공용화론에 대응해 펴낸 글을 읽었던 것이 떠오르는군요. 그 이후에도 여러 사회 비평서들을 읽다가 백낙청 선생의 글을 따로 보기도 했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중도‘와 그것을 지지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개인적 사상과 생각의 자유를 지지해서 노골적인 반대라기보다는 납득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죠. 혹여 이런 저의 선입견 때문에 글을 대충 보고 치울까봐 평소와 다르게 훨씬 집중해서 글을 소화했습니다 ^^; 글 서두에 백낙청 선생이 언급했지만 변혁은 개혁보다는 조금더 온건하고 대중들의 자발적 개선이나 변화를 설명하는 듯 했습니다. 중도는 사회부터 민주주의, 통일까지 분화되어 여러 의미로 쓰여지고 있었는데 저는 사회와 통일과 관련해서 설명하는 부분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내의 수구세력인 정상적인 보수인들까지 흡수해 거대하게 세력화가 되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자는 것이 중도의 의미다.‘ 라는 이런 정도로 해석이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이해력이 딸리지만 대충 의미는 그러하리라 예상됩니다. 그리고 뒤를 이어 여러 학자들이 변혁과 중도를 담은 한국 사회와 한반도 통일, 한반도 경제 등과 관련해 유의미한 주장들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책의 큰 골격은 변혁적인 중도주의와 한반도 분단체제에 대한 정의와 이를 극복해보고자 하는 담론입니다. 글에서도 부가 설명이 되어있지만 지금 대체로 쓰이고 있는 ‘분단체제‘ 라는 표현보다 ‘분단현실‘ 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낙청 선생은 2012년 즈음에 ‘지난 10년의 개혁 성과를 완전히 뒤엎거나 6. 15 공동 선언을 폐기할 거라고 걱정하지 않는다‘ 라고 예측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왔습니다. 일전에 제가 썼던 글에서도 밝혔지만 이명박 정부는 겉으로는 북한의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남북관계에 아무런 일을 하지 않은 정권이었습니다. 이것은 당시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기인한 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수구세력이 북한을 지렛대를 삼고 계층적 이념 논쟁을 강화한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종북 몰이가 그러합니다.
우리 나라도 이제 ‘종북 몰이‘나 ‘빨갱이‘ 같은 얼토당토 않는 이념적 낙인찍기는 그만하고 진정으로 ‘진보 대 보수‘의 건설적 토론과 열린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을 원효대사의 ‘화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관계에서 실리적 대화와 그들을 개방으로 이끄는 역할을 남한이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실리라는 것은 지금 북한의 자원과 항만과 도로를 비롯한 대규모 건설 이익이 죄다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남북 대화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면 정말로 여러가지 이익이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재, 안보 측면에서 많은 이득이 생기지요. 죄솓합니다. 글이 조금 한데로 빠졌습니다. 끝으로 냉전이후 분단체제에 대한 기원과 한국 사회가 냉전이 해소됐음에도 오랫동안 분단체제의 특수성에 놓여있었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되는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약간의 학술 논문의 형태로 편집이 되었지만 글 자체는 난해하지 않은 표현들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읽기에 어렵지 않은 글이라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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