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8

[특별기고] 한반도 갈등의 역사 끝낼 절호의 기회다 : 국방·북한 : 정치 : 뉴스 : 한겨레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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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반도 갈등의 역사 끝낼 절호의 기회다 127 16 등록 2018-03-07 17:40 수정 2018-03-07 19:45 정치

12년 만의 대통령 대북특사가 대결의 질곡에 빠진 한반도 역사를 평화의 길로 되돌릴 희망의 선물을 만들어 가지고 돌아왔다. 특사단은 북핵 상황의 악화로 한 치 앞도 점치기 어려운 한반도 위기 상황을 남과 북이 협력해 기회 국면으로 전 환시키는 중대한 성과를 거두었다. 전운이 감도는 정세로 인해 흥행조차 어려워 보였던 평창겨울올림픽을 오히려 한반도 평화 실현의 마중물로 만든 문재인 대 통령의 의지와 전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암흑과 희망의 갈림길에서 평화 와 공영의 미래에 더 관심을 보인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에 대해서도 평가가 인색 할 이유가 없다. 취임 뒤 북핵 문제를 외교 1순위로 놓고 북한과 거친 공방을 벌 여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단 활동에 대한 후한 평가는 이번 성과가 정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대북특사단의 최대 성과는 북-미 대화의 조건 실현과 4월말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일 것이다. 먼저 특사단은 그동안 군사적 충돌 이외에는 출구가 보이지 않던 북핵문제에서 생산적인 북-미 대화를 이끌 중요한 단서들을 김정은 위원장으로 부터 이끌어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적어도 4가지 점에서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

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 유가 없다는 조건부 비핵화 용의 ② 비핵화를 위한 허심탄회한 북-미 대화 용의 ③ 대화 중 추가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 전략 도발 중단 ④ 4월 예정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이해 표시.

이 정도의 입장 변화라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 다. 조건부 비핵화 용의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있을 수 있으나,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야 한다 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공리(公理)이기에 그것은 검토 가능한 내용이다. 그리고 김정은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 다’고 밝힌 대목은 북한이 북-미 대화의 최대 걸림돌로 인식해온 장애물을 스스 로 제거한 것으로서 그들의 대화 의지를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에 참석, 홍 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4월말 조기 정상회담 개최 합의도 중대한 성과다. 문 대통령이 북쪽의 조기 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 것은 이번 특사단이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조성한 일련의 여건을 이른 시기에 확실하게 정착시켜 평화 국면을 개척해 가겠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평소에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서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며 성급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일부에서는 이 점을 들어서 4월 정상회담에 대해 문제를 지적할 수 있으나, 이미 특사가 만들어 온 성과들이 3, 4월 중에 북-미 대화를 실현시킬 가능성이 높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파고도 쉽게 넘길 것으로 보여 그의 공언 과 모순되는 상황은 발생할 것 같지 않다. "둘째 득남" 현영 출산50일 16kg… "주식"시작하기전 3가지 꼭 지켜라!! 강남재벌들 단체 "카톡방"입금내… 가수"홍진영"봄에 살빼는게가장쉽다 특히 판문점 남쪽 구역인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북 한의 지도자가 남한 구역인 평화의 집에 내려와 정상회담을 한다는 것은 지난 1, 2차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개최된 점을 고려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장소로 판문 점을 선택한 것은 경호 문제나 회담 일정이 촉박한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일 수 있 다. 그러나 판문점 정상회담의 진정한 의미는 남북 정상이 긴박한 정세를 타개하 기 위해 번잡한 형식을 내던지고 내용으로 담판을 짓겠다는 의지를 보인 데 있 다. 4월말 우리는 남북의 정상이 의장대 사열도, 요란스러운 환송 행렬도 없이 서류가방만 들고 참모들을 대동하고 평화의 집에서 만나 현안과 민족의 미래를 두고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는 실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문 대통령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어 조기 정상회담을 수용한 것은 회담 성과에 웬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그는 대북특사 파견을 통해서 이미 여건 조성의 바탕을 마련했다. 여기에 김정은과의 간접대화를 통해 그와 북핵문제를 두고 합 리적 담판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김정은과 만난 외국 정상은 아무도 없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에 집권한 이래 6년여 동안 한차례 의 정상회담도 치르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 만큼 4월말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는 매우 크다. 한편 ‘남과 북이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 하고,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하기로 한 점’도 남북관계의 전 환기적 변화의 가능성을 담은 중요한 합의다. 이 합의로 청와대 문 대통령 집무 실과 조선노동당사 김정은 위원장 집무실 간 직통전화가 개설된다. 이는 혹여 남 북 사이에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할 경우 정상 간 직접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중재를 위해 김 위 원장에게 곧장 전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우리는 김 위원장이 추구하는 남북관계가 그의 선대와 달리 대결 국면이 종식된 국제 표준에 준하는 정상적인 관계라는 점을 읽을 수 있다. 그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정부는 정상 간 핫라인을 적극 활용해 현재의 남 북 군사적 대결 상태를 남북 간 선린관계로 바꾸어 나갈 필요가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 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 면담·만찬한 약 10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가 만찬장 앞에서 특사단과 악수하는 장 면. 연합뉴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핵문제를 진전시키고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하는 길에서 무엇 을 유의해야 하나? 먼저 남북정상회담이 4월말 열리는 것을 고려해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북-미 대화를 실현시킬 필요가 있다. 이미 미국이 특사단을 통해 북 한의 입장 변화를 확인했기 때문에 대화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이 4월 실시 예정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김 위원장이 이해를 표시했기 때문에 사실상 3, 4월 북-미 대화 진행의 걸림돌은 제거된 상황이다. 그러나 북- 미 대화의 재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북-미 대화가 실현되고 나면 곧장 6자회담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 북-미 대화는 북핵문제 해결의 핵심 축이지만 양자 간 불신이 너무 커서 외부 협력이 없는 북- 미 대화가 안정적으로 가동되기 어려우며, 양자 간 타결 가능성도 낮다. 더욱이 합의해도 이행이 불투명하다. 따라서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양쪽을 중재하고 북- 미 대화를 생산적으로 견인할 더 큰 틀이 필요하다. 북-미 대화를 보완할 6자회 담 복원이 필요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미국 등 주변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 진전과 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긍정적 외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과거 6자회담에서 발휘된 중국의 중재자 역할의 회복을 요청하고, 이를 도울 필요가 있다. 또 북-미 대화에 부정적인 일본을 설득해 긍정적인 방향 으로 견인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이번 기회에 정부가 일본 정부에 북-일 관계 진전을 위한 협상을 권유하고 필요하면 북-일 사이 협상을 중재해야 한다. 4월말 정상회담의 원만한 실현을 위한 첫째 조건은 북-미 대화다. 그러나 이밖 에도 정부는 조기 정상회담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국민 설명 노 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북쪽이 어느 정도 양해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 해서도 미국과 협의해 이 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면,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김정은 설득은 그만큼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이종석 전 통일 부장관. 한겨레 자료사진 한반도 평화 국면을 확실하게 다져 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로 보아 4월말 정상회담에서 그는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진전의 일대 전기를 마련하려 할 것이 다. 특히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진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유엔이 대북제 재를 재검토해야 할 수준의 중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평화가 오고 남북공동번영을 지향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말 남북정상회담이 과연 이런 획기적 성과 를 이룰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정부는 정부대로 철저하게 정상 회담을 준비하고, 전문가들은 지혜를 모아 정부에 제안하고, 시민이 성원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결국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한반도에서 갈 등의 역사를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지금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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