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7
Du Hyeogn Cha - 대북정책을 되돌아보자(3): 가장 적정한 가격에 북한 비핵화를 사들여야 정책의...
(1) Du Hyeogn Cha - 우리의 대북정책을 되돌아보자(3):
Du Hyeogn Cha
3 April at 17:14 ·
우리의 대북정책을 되돌아보자(3): 가장 적정한 가격에 북한 비핵화를 사들여야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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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북한의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에 대한 해석과 함께 우리 사회 내에서 가장 큰 논쟁이 일 수 있는 부분은 “대북제재가 과연 통하는가?” 즉 “왜 북한이 이 시점에서 급격히 대화로 선회했는가?”에 대한 답일 것이다.
그 동안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까지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해석으로 나뉘고 있다:
(1) 제재가 작동하고 그 효과에 대한 두려움이 김정은을 협상으로 이끌었다.
(2) 대북 제재는 여전히 효과를 발휘하지 않고 있다, 그들을 협상으로 이끈 것은 “국가 핵능력 완성”에 대한 자신감이다.
왜 굳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해야하는고 하면 그 판단에 따라 우리가 가진 레버리지의 가치가 달라지고, 혹시라도 있을 북한의 약속 위반에 대한 counteraction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1)을 전제로 한다면 우리가 국제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과 개성ㆍ금강산의 재개 key를 쥐고 있다는 것은 평양으로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레버리지가 된다. 오히려 이에 대해 살라미 식의 점진적 해제 혹은 보상을 택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북한의 약속위반에 대비해서라도 북한이 중요한 중ㆍ장거리 미사일 개발ㆍ생산체계를 폐기하거나 축적한 핵물질을 제3국으로 이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때까지는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반대로 (2)의 가정을 중심으로 한다면 한국은 중요한 결심의 기로에 서야 한다. 이제 철저히 북한을 전략적 우위자로 받아들일 것인가 혹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제재의 격상을 의제화시켜야 하는가의 결심을 해야 한다. 즉, 완전한 온건책으로의 회귀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극단적 강경수단의 격상을 준비해야 한다. 북한 핵이 지닌 위험성 특히 그 위험의 정도가 한반도를 넘어섰다는 점에 대해 주변국을 설득하는 작업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다만, (2)의 가정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추가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① 지금까지 ‘핵보유국’이 된 국가들 중 그 능력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시적인 위력시위를 하지 않고 자제한 국가가 있던가? 북한이 지극히 선한 심성을 가지고 있어 이를 자제한 것인가?
② 북한이 ‘병진정책’을 위해 핵 보유국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선택한다면 이는 지속 가능한가? 양보한다면 상식적으로 어떤 수단을 양보할 것인가?
③ 왜 김정은은 더 시간을 두고 애를 태우지 않고 지금 협상에 나섰는가? 등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제재와 압박”이 북한 태도 변화의 동인이었다는 점을 한ㆍ미가 같이 선언했으며, 정부도 그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천명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가정을 바탕으로 정책도 그에 대한 정합성을 지녀야 한다. 되돌아보고 싶은 것은 과연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는가이다. 아니, 적어도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인지되고 싶고 또 자신 “은근히 그 티를 내고 싶은” 분들이 실제로 그 가정을 내면화 했는 가이다. 이에 대한 공개적 커밍아웃이나 분명한 입장정립이 없이는 한국의 비핵화 정책은 결코 대외적인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아, 거 같은 민족인데, 나는 “국가 대 국가”의 관계가 아니고 “민족간의 관계”인데, 뭐 그리 빡빡하게 노느냐고. 평화를 위해 좀 비싼 대가를 치루는 것이 뭐 그리 대수로운 것이냐고, 거시적으로 보자고. 맞다, 거시적으로 보자는 이야기다.
한 국가를 경영하는 이들에 있어 가장 큰 덕목은 공공재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상대 국가에 대한 선의도 철저한 계산을 통해 발휘되어야 한다. 1원이면 살 수 있는 상대방의 양보를 100원을 주고 구입하는 것은 민간이라면 일종의 배임(背任)이며 방만한 경영의 극치에 해당한다. 더욱이 그것이 다수임이 입증되지 않은 일부 세력들의 정서적 만족감을 위해서라면 그 판단은 결코 양해될 수도 간과되어서도 안 된다.
남북한 간의 화해ㆍ협력, 그리고 사회ㆍ문화적 교류와 같은 非정치적 교류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도 실시되어야 한다. 그것이 상호 신뢰의 구축과 동질성의 회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시에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그 동질성과 화합마저도 가.장. 위.험.한. 무.기.가. 해.체.되.어.야.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설정한 원칙을, 한국이 실제로 제재가 통한다는 가정에 입각하고 있는지의 의심을 살 만한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예술단 방북을 위해 우리는 벌써 여섯 번째 제재 예외 조치를 미국과 협의했다. 1월 중순 이후 거의 열흘에 한 번 꼴이다. 중요한 것은 “예외는 잦아지면 일상이 된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가 제재 유예의 명분을 “평창올림픽/패럴림픽 기간”으로 한정했다는 점도. 전세기의 이용이 과연 교류ㆍ협력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육ㆍ해ㆍ공의 통로가 모두 열렸다는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었는지를 자문해 보라.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라. 우리가 교류ㆍ협력과 화합의 열매를 즐기고 있는 사이, 자신들의 일부 손해를 감수하면서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국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질지. 자기의 안전문제와 관련된 카드를 처삼촌 벌초하듯 하는 국가의 정책을 누가 신뢰할 것인지도.
맞다. 그 뻔뻔하고 뻣뻣한 김영철이도 웃음을 띠고 유연할 때도 있다. 같이 받아주라,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 거 아닌가. 다만, 화해가 필요할 때에는 그 분위기대로, 미심쩍은 안보위협이 남아있을 때에도 그대로 굳은 얼굴을 보이는 것은 전형적으로 국가의 협상 능력에 속한다. 대화 때는 그냥 헤벌쭉 웃다가 그 기대가 빗나가면 독한 눈빛으로 회귀하는 초딩급의 전략은 이미 그 이전 정부의 실패에서 그 효용성이 드러났다.
그럼 뭘 원하는가, 그냥 지금은 그 분위기를 그냥 즐기고 싶은가? 그게 아니라면 항상 명심하라, 상대방이 아무리 호의적으로 나오더라도 본 상품을 준비할 거래가 되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그 본 메뉴가 안 나오는 이상, 반찬들이 아무리 화려해도 우리의 젓가락이 나가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가끔 민족간의 감흥에 젖을 수는 있다, 그런데 남북한 관계도 엄연히 국경을 맞댄 국가 간 관계와 유사하다. 국가 간 거래에서 필요 이상의 값을 쳐주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그걸 하지 않아야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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