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의 독서술 - 나이 들어서 책과 사귀는 방법
쓰노 가이타로(저자) | 송경원(역자) | 북바이북 | 20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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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양장본 | 272쪽 | 148*210mm (A5) | 446g | ISBN : 979118540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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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책과컴퓨터' 편집장 출신의 평론가 쓰노 가이타로의 노년 독서 이야기. 70대 이후의 삶과 독서에 대해 리얼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장서 처분, 책 구입 절제하기, 도서관 사용법 등 노년에 책과 사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저자가 편집자로 일하며 인연을 맺은 친구, 동료들의 책에 얽힌 사연과 유명 저자들의 말년에 대한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책을 좋아하지만 책에 파묻혀 죽기는 싫다는 저자는 늙음과 죽음에 관하여 담담하게, 때로는 익살스럽게 이야기하지만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체력과 기력,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독서를 계속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오랜 습관을 바꾸거나 병원 침대에 누워 책을 읽는 모습은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러나 젊을 때는 경험할 수 없었던 노인 독서만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장면은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노년을 앞둔 독자라면 이 책으로부터 한 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이 책을 읽고 노년을 꿈꾸기 시작할 것이고, 누군가는 노년 독서를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할 것이다. 노인의 독서 인생을 리얼하게 그려낸 32편의 일상 기록은 우리에게 또 다른 노년을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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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노인 독서도 꽤 과격하다
1장 노인 독서를 향해 첫발을 내딛다
책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줄이기도 만만찮다
길 위의 독서가 끝나다
새로운 버릇
지독(遅讀)이 옳고 속독(速讀)은 그르다?
월광독서의 꿈
올바른 독서라는 것이 있을까
책 늘리지 않는 법
근처 도서관을 마음껏 활용한다
퇴직 노인, 도서관을 가다
와타나베 스타일, 나카노 스타일
2장 세상일이 다 그런 거지
키가 줄었다
냉혹한 이야기
나의 시대가 물러간다
건망증 일기
한자를 쓸 수 없다
노인 연기가 신통찮다
여러 방향으로 뻗어 나가다 단숨에 얼어붙는다
죽은 자의 나라에서
책에서 책으로 방랑하다
노인에게만 허락된 독서
로맨틱 트라이앵글
3장 노인력이 붙는다는 것
영화는 캡슐 안에서
지금에는 흥미 없다
병원에도 책의 길이 있었다
환각은 찾아오지 않았다
친구는 소중히 해야 한다
쓰는 것보다 읽는 게 좋다
옛날 책을 다시 읽다
무서울 것도 뭣도 없다
낡은 타자기
나이 드는 수업
저자 후기
옮긴이 주
P.13 : 젊을 때의 독서에는 무한한 미래가 있었다. 그런 착각은 60대 중반 정도까지 그런대로 이어졌지만, 일흔을 넘기면서 깨져버렸다. 나에게도 죽음이 곧 닥칠 것이다. 내게 남은 그 한정된 시간 내에 과연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이런 종류의 자문(自問)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인생의 최종 단계에 발을 내디딜 때면 으레 거치는 형식적인 절차 같은 것으로, 결국은 지금까지의 독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한다.
P.175 : 하지만 노인 독서에서 ‘옛날’과 ‘지금’의 연결은 단지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나는 사라져 없어진다. 그런 막다른 길에서 대개는 우연한 계기로 과거의 경험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보게 된다. 조금 괴롭지만, 한편으론 또 하나의 복잡한 방식으로 나의 경험에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P.195 : 정말이지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소설이 내게는 별반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일개 퇴직 노인이 된 내가 그렇다는 것이지 요즘 소설의 질이 옛날보다 떨어졌다는 증거는 되지 않는다.
이현우 (로쟈, 러시아문학 연구자, 서평가)
: 글을 깨친 이후에 하루도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고 자부하지만 노년의 독서, 70대 이후의 독서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100세까지의 독서술』이라는 제목을 보고서도 독서에 대한 맹렬한 권고를 담은 줄 알았다. 하지만 저자 쓰노 가이타로가 말하는 100세는 진짜 100세다!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섰으니 100세 시대도 공상만은 아니다. 저자의 구분법에 따르면 우리의 인생은 10대에서 30대까지의 청춘기, 40대에서 60대까지의 장년기, 그리고 70대에서 90대까지의 노년기로 나뉜다. 20대 초반에 서른 이후의 삶을 꿈꾸지 않은 나는 장년기에 들어서도 노년의 삶은 그려보지 않았다. 무엇을 기대하더라도 그 기대에 대한 좌절과 함께 노년이 시작될 거라는 추측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100세까지의 독서라니?
‘70세부터의 독서’을 뜻하는 ‘100세까지의 독서’, 곧 노년의 독서는 가장 어려우면서 비장한 독서다. 노안은 기본이고 쇠약해져 가는 신체를 이끌고서 책과 마주하기에 노년의 독서는 어렵고 난감하다. 또한 손에 든 책을 이제 다시 읽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비장하다. 매번 ‘이번이 마지막일지 몰라’를 되뇌는 독서!
어렵고 비장하기에 노년의 독서는 과격하다. 극강의 독서다. 저자는 이 강력한 독서의 실제를 실감 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비록 청춘기의 독자들에게는 와닿지 않을 테지만, 예비 노년, 곧 장년기 독자부터는 한 수 배울 만하다. 진정 노인을 위한 독서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7년 12월 14일자
저자 : 쓰노 가이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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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100세까지의 독서술>
소개 : 1938년 후쿠오카현 출생. 와세다대학 졸업 후, 극단 ‘구로 텐트’에서 연출가로 활약하는 한편 쇼분샤의 편집책임자로서 우에쿠사 진이치, 리처드 브라우티건 등 1960~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한 책들을 잇달아 세상에 내놓았다. 그 후 <계간 책과컴퓨터> 편집장, 와코대학 교수 및 도서관장을 역임했다. 현재 평론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이상한 시대 <원더랜드>와 구로 텐트의 나날』『하나모리 야스지전』『하기 싫은 일은 안 한다』『제롬 로빈스가 죽었다』『전자책을 우습게 보지 마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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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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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 총 7종 (모두보기)
소개 :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일본어교육과 일본근대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번역가 및 외서 기획자로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책들을 소개하려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왜 케이스 스터디인가』『아들이 부모를 간병한다는 것』(공역) 등이 있다.
책에 파묻혀 죽기는 싫다!
70대 독서광 노인의 유쾌한 책 이야기
누구나 나이가 들고 노인이 된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이들은 나이가 들면 자신이 좋아하는 책만 읽으며 한가롭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한구석에 품고 산다. 70대 노인이 된 저자 쓰노 가이타로는 이런 환상을 가진 이들에게 코웃음을 치며 자신이 직접 경험한 노인 독서의 현실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 책에는 노인이 되면서 겪은 많은 변화와 그에 대한 저자의 심경이 잘 담겨 있다.
저자는 나이 듦과 죽음에 관해 담담하지만 익살스럽게 표현한다. 어느 날 친구의 부고를 전해 듣고 달려간 작은 셋집에서 그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친구의 유해가 누워 있는 침대는 온통 책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심지어 그 침대조차 단단한 책을 수백 권 쌓아 올린 후 그 위에 널빤지를 얹어 만든 것이었다.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의 친구처럼 책에 파묻혀 죽고 싶지는 않다며 장서를 정리한다. 또 도서관 예약 대기자가 50명 정도 되는 책은 직접 사거나 “여생이 얼마 안 남은 내 처지를 생각해서 읽는 것을 포기한다”고 표현한 부분은 우리에게 슬픔 대신 웃음을 선사한다.
노인이 들려주는 만년 독서의 과격함
이 책에서 저자는 “노년 독서도 꽤 과격하다”고 말했는데, 그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독서광 노인의 책 이야기가 펼쳐진다. 퇴직하면서 주머니 사정이 급변한 탓에 예전이라면 바로 사들였을 책을 사지 못하고 고민만 하다가 결국 도서관으로 향한다. 이제는 반사 신경이 약해져 예전처럼 노련하게 길을 걸으며 책을 읽을 수도 없다. 때로는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병원 침대에 누워 책을 읽기도 한다.
조금은 짠해 보이는 만년 독서이지만 젊은 시절에는 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경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중년 무렵에는 동경하는 마음으로 읽었던 저자의 책을 그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 다시 읽으며 동년배로서 친근감을 느끼고, 젊을 때는 도저히 읽히지 않아서 포기한 책을 나이가 들어 다시 펼쳤을 때, 술술 읽히기도 한다. “죽음도 노쇠도 단순한 비극이 아니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희극도 익살극도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신체의 노화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노년 독서는 더 즐겁고 풍부해질 수 있다.
진정 노인을 위한 독서가 여기에 있다.
어떤 이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노년 독서가 지극히 현실적이라 조금은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내가 꿈꾸던 만년 독서는 이런 게 아닌데?’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이 바로 노년 독서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독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읽고 싶은 책을 구하기 위해 여러 도서관을 돌아다니거나, 오랜 독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체력과 기력,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독서를 계속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오랜 습관을 바꾸거나 병원 침대에 누워 책을 읽는 모습은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러나 젊을 때는 경험할 수 없었던 노인 독서만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장면은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노년을 앞둔 독자라면 이 책으로부터 한 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이 책을 읽고 노년을 꿈꾸기 시작할 것이고, 누군가는 노년 독서를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할 것이다. 노인의 독서 인생을 리얼하게 그려낸 32편의 일상 기록은 우리에게 또 다른 노년을 꿈꾸게 한다.
죽어간 사람들 이야기가 마음에 드는...어려운 책 진도 안나갈때 딱인 책같읍니다 잔잔한 선수의 목소리... 아주 좋아요~
우주로 ㅣ 2017-12-27 l 공감(1) ㅣ 댓글(0)
총 : 3편
삶과 독서에 대한 고찰 지식소믈리에 ㅣ 2018-05-11 ㅣ 공감(0) ㅣ 댓글 (0)
“과연 100세까지 책을 읽어야할까?” “그렇다면 어떻게 읽어야할까?” 이 책을 처음 접하고 구매를 결정한 뒤 생긴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른 세대의 독서 형태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그 세대에 맞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100세까지 독서술’을 주제로 다른 이유는 바로 저자의 80세 노년을 맞이하면서 자기 그 동안 읽어온 책읽기에 대한 회상과 현재의 일상을 전하는 에세이다. 이 책에 대해 처음 흥미를 느꼈던 것은 50대인 중년으로서 과연 노년에 어떻게 책과 함께 보내는 방법(?)이었다.
실용서 위주의 일본 서적 구매하면서 느끼는 점(때론 후회하는 점)은 원하는 내용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그 점만 제외하면 내용이 빈약하거나 본문에 나오는 사례가 우리와 동떨어져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주제인 노년기 독서 성향(형태)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책의 간략하게 소개하면 일생동안 책 읽기를 즐겼던 저자는 70세 이후에 제정이나 신체 변화에 맞게 독서 방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런 와중에 몇 가지 독서 대한 화두를 던진다. 예를 들면 ‘속독과 지독’, ‘소장한 책 줄이기’, ‘기력이 떨어진 노년기에 적합한 독서법’ 등은 내가 관심을 갖는 주제다.
나는 위와 같은 세 가지 주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먼저 책에서 ‘속독’에 대해서 빨리 읽어서 좋은 점은? 대체로 평론가들이 쓴 독서 안내나 독서일기에서 ‘빨리 그리고 많이 읽을 것’을 권장한다. 그 이유는 정보량이 필요한 전문가들 입장에서(혹은 자기계발 목적) 많은 독서량은 필연적이다. 그래서 속독은 당연시 한다. 일정한 기간 동안 쌓인 배경 지식은 이해력을 높여 자연히 속독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천천히 읽기(지독, 슬로리딩)는 의미를 짚으며 읽기에 필요하다. 본문에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전한다. ‘책에서 무언가 감동을 느낄 때는 천천히 때론 더욱 더 읽기 속도가 느려진다. 마치 급커브에 브레이크를 건 기차처럼 거의 멈춤 듯 속도를 죽이고 읽고 있을 때이다.
또한 히라노 게이치의 ‘책 읽는 방법’에서 ‘슬로리딩’을 강조하면서 “독서란 단순히 피상적인 지식으로 인간을 꾸며주는 것이 아니라 사려 깊고 현명한 인간으로서 깊이를 더해주는 도구다. 그 뿐만 아니라 천천히 읽을 때 더욱 즐거워진다.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책 읽기 속도는 독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같다고 한다. 그 이유는 조용히 찾아오는 기쁨도, 발견도, 비평도, 천천히 읽을수록 그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 읽기는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바쁜 세상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에서 독서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인용문은 독서를 식욕에 비유한 것이다. 800년 전에 주자의 “주자어류”의 ‘독서법편’에서 “독서도 식욕이 당기는 대로 잡다한 것을 때를 가리지 않고 한 번에 먹으면 배가 더부룩해져서 낭패를 본다.”라든가 “요즘 사람의 독서는 아직 거기까지 읽지도 않았는데 마음은 이미 저 앞에 있다. 마음이 조급해져 늘 쫓기는 것 같다.”라고 했다.
야마무라 오사무의 ‘천천히 읽기를 권함’에서 “책 읽기의 기본은 통독이다. 한 권의 책은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읽는 것이다. 통독하면 독서를 했다고 자신의 마음을 납득할 수 있다. 띄엄띄엄 골라 읽는다거나 건너뛰고 읽어서는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애당초 내용을 골라 훑어 읽는 것을 독서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게 필요한 부분을 띄엄띄엄 읽는 것도 독서라고 강조한다. 요즘처럼 다양한 책들이 나오는 현실에서 책 내용의 일부분만 읽거나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전체를 다 읽는 것도 독자 자신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속독이냐 지독하는 독서법에 대한 논쟁은 결론을 내린다. 이제는 어떻게 읽느냐(how) 보다는 무엇을 얻고(what) 깨달았는지(why)가 올바른 독서라고 볼 수 있다. 내적인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에 주제는 소장한 책 줄기다. 저자는 두 가지 방법을 말한다. 공격적인 방식과 방어적인 방식이다. 공격적인 방식은 팔거나 기증하는 등 책을 직접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도 한 평생 책을 모은 장서가로서 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방식인 방어적인 방법은 신간 구매나 관심이 가는 책을 더 이상 늘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체력과 제력이다. 나이가 70세가 넘으면서 전보다 독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왕성한 독서량을 보인 저자도 어쩔 수 없이 책 읽기에 한계를 느낀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고정 수입 없는 상황에서 도서 구입은 부담 아닌 부담으로 노년의 삶에 양향을 준다고 한다. 노년기에 지출 범위는 다양하지 않지만 연금이나 기타 최소한의 수입으로 이전처럼 읽고 싶은 책을 전부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노년기(70세 이후)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도서관을 활용하는 방법을 적극 추천한다. 읽고 싶은 책은 언제든지 신간 희망도서를 신청하고 도착하기만 기다리면 된다. 어쩌면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기력이 떨어진 노년기에 가장 알맞은 독서 방법이라고 한다.
70세 노년기에는 체력과 수입 감소로 독서의 부담감이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막상 노년기를 보내면서 당초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독서량이 줄어든 사실을 자연히 알게 된다. 다른 이유는 수입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책들에 대한 욕심보다는 소장 책들을 다시 읽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구매할 당시 처음 마음과 읽고(통독) 난 뒤 느낌이 사뭇 달랐다. 앞서 언급했던 느낀 점 이외에 현재 내 자신의 독서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내가 소장한 책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 노년기까지 어떤 책을 보관해야 하는지? 그러면 50세부터 70세 이전 장년기 20년 동안 나의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와 함께 나의 재정과 체력도 점검하는 기회가 됐다.
현재 2017년 5월 현재 1,285권을 소장하고 있다(e-book 58권 포함). 향후 20년 동안 1,000권 이상 책이 늘어나지 않겠지만 기존에 처리할 도서와 새로 구매할 책들을 감안하면 1,000권정도 소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지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실용서보다는 시대를 초월하는 인문서가 위주로 채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서관 이용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아직까지 몇 군 데 도서관을 대출 위주로 가끔 이용한다. 최근에 신축된 도서관은 대출 뿐 만 아니라 독서 환경도 많이 좋아졌다. 사실 절판된 도서나 그 외에 구하기 힘든 책들을 주로 읽지 않는다면 책 읽기는 그리 힘든 작업은 아니다. 다만 지적 의지와 독서 습관의 문제일 뿐이다.
이 책의 제목인 ‘100세까지의 독서술’보다는 ‘나이가 들어서 책과 사귀는 방법’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그 이유는 100세라는 숫자보다 ‘나이’에 따른 책 읽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나이 만50세를 기반으로 향후 적어도 20년 동안 만이라도 남은여생을 책과 함께 제대로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책 읽기 속도는 독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그 이유는 조용히 찾아오는 기쁨도, 발견도, 비평도, 천천히 읽을수록 그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 읽기는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바쁜 세상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70대 이후의 독서 생활 marine ㅣ 2018-02-03 ㅣ 공감(4) ㅣ 댓글 (1)
일본은 출판 시장이 워낙 방대해서 그런지 세세한 분야의 오밀조밀한 책들이 참 많은 것 같다.
너무 조잡스러운 게 아닌가 싶다가도 한국책들 보다 훨씬 선택의 폭이 넓은 것 같아 부럽기도 하다.
그냥 독서술도 아니고, 100세까지의 독서술이라는 제목에 끌려 읽게 됐다.
아직 70대라는 노년에 접어 들지 않아서 그런지 확 와 닿지는 않지만, 40대의 영락없는 장년기인지라 젊음보다는 노년 쪽에 좀더 관심이 가긴 한다.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모토가 사회적 성공도 아니고 재산 증식도 아니고 자녀 교육도 아닌, 종교 등은 더더욱 아닌, 오직 독서인 나에게 다른 독서인들의 삶과 방식은 항상 궁금증이 생긴다.
여러 독서 에세이를 많이 읽어 왔지만 노년의 독서는 처음 접했다.
저자에 따르면 30대까지는 청년기, 40~60대는 장년기, 70대 이후는 노년기라고 한다.
시간의 절대적 부족이 독서 생활에 가장 큰 적인 만큼, 노년이 되어 은퇴하면 마음껏 책을 읽을 시간이 생기다는 점은 무척 기대가 된다.
저자도 수입 감소 대신 시간적 여유를 노년의 장점으로 꼽는다.
수입 감소는 생각보다 훨씬 타격이 큰지 책도 왠만하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고 한다.
나는 원래 도서관파라 돈 걱정은 안 하긴 하지만 약간 두려운 마음이 들긴 한다.
저자는 지역 도서관의 네트워크, 이른바 상호대차 시스템을 통해 많은 책을 빌려 읽는다.
전에 살던 안양시가 상호대차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정말 유용했다.
안양시립도서관 대여섯 곳을 검색하면 왠만한 책들은 다 있어 신청을 하면 하루 이틀이면 가까운 도서관에서 대출할 수 있다.
이사오기 직전 바로 집 앞에서 도서관이 개관해서 정말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이사 온 인천시는 이런 상호대차 제도가 없어 너무 아쉽다.
도서관도 정말 멀어 한 번씩 대출하려면 큰 맘 먹고 가야 한다.
도서관도 주거 환경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저자는 도서관에서 대략 한 달에 30여 권, 1년이면 400권 정도 대출을 한다.
하루에 한 권 꼴이다.
역시 열혈 독서인답다.
제일 걱정이 바로 노안인데 하루 한 권 정도는 충분히 읽을 수 있는 것 같아 약간 안심이 된다.
시간이 나면 동네 서점을 산책하고 근처 영화관이나 집에서 매일 영화를 본다고 한다.
이 정도 노후라면 그럭저럭 괜찮을 것 같다.
나이 들어서 책 읽는 즐거움 『100세까지의 독서술』 키치 ㅣ 2018-01-23 ㅣ 공감(22) ㅣ 댓글 (2)
부모님이 눈이 침침하다고 하실 때마다 '나이 들어서 책 읽기'가 얼마나 이루기 힘든 목표인지 생각한다. 나 역시 부모님을 닮아 시력이 좋지 않고 요즘 들어 눈이 부쩍 침침해서 이러다 나이 들면 영영 책을 읽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공포 섞인 걱정을 할 때도 있다(하여 오디오북이나 팟캐스트 듣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100세까지의 독서술>의 저자 쓰노 가이타로도 나이 들어서 책 읽기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토로한다. 출판사 편집자, 잡지 발행인, 대학교수, 도서관장 등을 역임하며 평생 책과 관련된 일을 해온 저자는 60년 넘게 길을 걸으면서 책을 읽었다. 잠들기 직전까지 책을 읽은 건 물론이다. 일흔을 넘긴 지금은 길을 걸으면서 책을 읽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절대 하지 않는다. 지병 때문에 약을 먹으면 눕자마자 잠이 쏟아지므로 자기 전 독서도 관뒀다.
그 대신 이제는 환한 낮에 도서관 책상 앞에 앉아 공짜 책을 읽는다. 연금생활자인 까닭에 예전처럼 읽고 싶은 책을 넉넉히 살 수 없는 건 아쉽지만, 예전처럼 책 살 돈을 벌기 위해 책 읽을 시간을 줄여가며 일할 필요도 없다. 옛날에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며 '쌤통이다. 이런 독서, 젊은이들은 절대 못 할걸.'이라고 비웃는 것도, 병원에 입원한 틈을 타 그동안 읽지 못한 책을 실컷 읽는 것도 나이 들어서 책 읽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라고. 저자의 말이 맞나 틀리나 알기 위해서라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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