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2

150219 Jung-hwan Cheon - * 박유하 선생님께 저는 처음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부터 비이성적인 마녀사냥에...

Jung-hwan Cheon - * 박유하 선생님께 저는 처음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부터 비이성적인 마녀사냥에...

* 박유하 선생님께
저는 처음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부터 비이성적인 마녀사냥에 반대해 박 선생님을 옹호했고, 동시에 선생님께서 생각을 좀 바꾸시기를 바란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책에 대한 판금이나 이재명 성남시장 등의 비이성적인 선동에 대해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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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쪽에선 ‘친일파’ ‘매국노’로 극단적으로 매도되고 ‘판금’의 위기에 처하고, 반대로 다른 한쪽에선 ‘가장 양심적인 학자’에 희생당한 사람 또 ‘한나 아렌트’에 비유되며 칭송되는 현실을 동시에 보자는 거였고, 그 안에서 무엇을 성찰하거나 바꿀지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아래에서도 썼던 바, 딜레마 중 하나가 상황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박유하라는 ‘개인’을 비판하게 되는 점이라 했습니다. 이는 비이성적인 민족주의와 집단의식을 비판하는 것과 또다른 문제를 야기한다고 썼습니다. 더구나 당장 고난을 겪는 와중이신데 아프게 해드린 것 같아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 지식인 사회나 '아사히 ' 서평 등 일본에서의 상황에 대해 거론한 것은, 이 또한 박선생님께서 정말 진지하게 고려하셔야 할 ‘위험한 상황’일 수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이 ‘동상이몽’은 그야말로 ‘2차 파동’을 야기하는 중요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의 상황이나 일본어 본이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제가 다 섬세하게 알지는 못하니 인용으로써 이야기했습니다. 길고 진지한 정영환 선생님의 서평 중에서 국가(군)와 동원 문제를 거론한 대목들은 한국어본을 제가 읽었을 때 기본적으로 가졌던 생각과 다르지 않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매춘’ ‘동지’ 등의 용어와 용법, 법적 책임이나 ‘국가(군) 동원’에 대한 관점 등에 대해서는 제가 처음 책을 읽었을 때의 생각은 지금껏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책 전체에 대한 생각도 그렇습니다. 이 책은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가르쳐주어 좋은 책이라 할 수 있지만, 선생님의 거창한 의도(‘한일 화해’나 위안부 문제 해결 등)에는 걸맞지 않는 한계와 모호함을 지닙니다.
- 8만부 운운한 건 제가 확인 못한 것입니다. 아래 포스팅에 사실관계에 틀림이 있으면 지적하기를 바란다 했고, 그 문장은 삭제했습니다. 이 대목은 죄송합니다. 제가 인용한 연구자는 다음과 같이 해명했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한 연구회에서 연구자들 사이에서 나온 이야기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들었고, 출처는 아사히의 관계자였다고 합니다만, 그것을 전해 들었을 때 일본어/한국어 통역의 문제도 있고 해서 정확한 숫자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저자가 아니라고 하시니 아닌 것이 맞겠지요. 정확하지 못한 숫자를 인용해 이 글을 보신 분들께 여러 가지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말씀대로 바로 지금 답해야 할 이유는 없고, 또한 선생님의 글과 행동이 비교적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려 하는 분들이 가진 의구심들에 대한 답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미 책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은 흘러넘친다 생각하여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 직접 구체적으로 쓰진 않았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읽고 논해보겠습니다.
모쪼록 거대한 집단 사이에 낀 한 사람의 연구자가 과도하게 매도ㆍ비판당하거나 ‘판금’ 조치를 받는 현실은 무척 아픕니다. 박유하 선생님, 건강을 지키시며 계속 싸우십시오. 그런데, 박선생님 자신이 판결문을 인용하여 쓰신 바 “시민사회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기를” 더 바랍니다. 그것이 현재로서는 어떻게 가능한지? 도대체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저자나 <나눔의 집>이 한발 물러나거나 진심으로 성찰하는 모습이 전제돼야 하겠지요. 어떤 해결을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이만 줄입니다.
11 comments
Comments
Jae-Ryoung Kim '논의'와 '논쟁'의 경계에서 고심하시는 천교수님. 아픈 마음을 읽습니다. 안개 낀 강가에서 안부를 묻습니다. 게다가 설 날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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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y
Eung Gyo Kim 박유하 선생님, 천 선생님의 글을 진지하게 받으시면 합니다. 이런 조심스럽고 솔직한 글에서 선생님을 진정 존대하는 마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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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y
Youngran Ko 아래 글이 박유하 선생님의 '마녀 사냥'의 재료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어젯밤에 Jung-hwan Cheon선생님이 포스팅하신 글의 마지막 부분 「<제국의 위안부>는 올곧게 ‘진실’을 향해 있다기보다, 한일의 서로 다른 맥락과 관계 사이에 힘겹게 ‘낑겨’ 있는 듯하다.」에 관해서는 정말 심각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일본어판의 판매부수에 대한 정확한 숫자는 모릅니다. 아마존 판매순위 (어제 오후에서 밤사이에) 200-300위를 왕복하는
 것 같습니다. 「기노쿠니야 서점 인문대상2015 독자가 선정한 베스트30」의 27위 였습니다. 11월 출간된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선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주요 일간지는 대부분 호의적으로 다룬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 현상을 '박유하=친일'이라는 문맥으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일본어판은 주변의 성실한 연구자들이 공개 비공개 연구회를 하면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인문학자라면 꼭 읽어야하는 책이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박유하 현상'이라 말해도 될 상황이고 '박유하'를 '통해서' '한국보기'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유하 선생님의 책을 선생님의 '의도'를 통해서만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일간의 서로 다른 '수용' '해석'의 문맥에 관해서도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https://www.kinokuniya.co.jp/.../pres.../201501261408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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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yEdited
Park Yuha Jung-hwan Cheon 답신 고맙습니다. 우선 간단한 확인만 드린 건데 충분히 답을 얻지 못한 듯 합니다. 가능하면 다른 부분에도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역시 실은 천선생님이나 위의 고영란 선생님, 이재명시장의 선동적인 글에 정영환선생글을 "비판자료"로 제시한 임경화 선생, 선생님처럼 가처분판결직후에 판결이 당연하다는 듯한 의견을 올린 박노자 교수, 그리고 그 외 몇몇 비판학자들과 대화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 왔습니다. 하지만 고발 이후 8개월동안 한번도 적어도 저를 불러 논의하는 자리는 없었습니다. 뒤늦게나마 그런 계기가 되어 반갑게 생각합니다. 
다만 페북에서 가능할지는 좀 더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듯 합니다. 오늘은 설날이고, 주말에는 일본 다녀와야 하니,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오늘은 쉬시지요. 나중에, 이 글 포함, 앞서의 질문에서 하지 않았던 더 중요한 질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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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y
Park Yuha Youngran Ko 22일에 리츠메이칸 대학에서 제 책을 테마로 심포지엄을 합니다. 시간과 여유 되시면 오시지요. 
일본에서의 수용이 저의 의도와 다른 경우도 있다는 건 저 역시 의식하고 있고 불편합니다. 하지만 제 의도와 "가장 다른" 수용은 양극단을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극우와 진보학자/운동가의 일부. 양쪽 다 극단적인 비난이지요. 그런 현상에 대한 논의도 되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논의되지 않고 있고, 저에 대한 고발과 연계되어 있는 건 극우가 아니라 진보쪽이라는 상황에 대한 논의는, 연구회에서 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기회되면 알려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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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ran Ko Park Yuha샘, 답장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22일 너무나 가고 싶은데 저희 학교 입시 일정이 담주에 끝납니다. 비공개 회의가 계속되는 중이랍니다. 연구회는 아주 성실하게 발제를 하면서 우선 일본어의 문맥을 생각하는 모임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위안부'를 수업 재료료 쓰거나 말하는 것에 대한 억압, 압력이 심한 상태라는 것은 선생님도 잘 아시지요. 일본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인 문맥도 같이 고려해야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금년은 걱정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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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hwan Cheon 고영란 샘 말씀대로 이 문제에 나타난 한일 인식의 격차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연대나 ‘역사문제 해결’에 관한 발판이나 스펙트럼이 될 듯하네요. 반대일 수도 있고. 일본(지식)인들이 <박유하 선생(의 시각)을 통해 한국을 본다>는 것 뿐 아니라, 이번 판금 조치 등 때문에 <박유하 사태(?)를 통해 한국을 본다>는 것도 문제겠네요. 일본에서 사는 분들은 더 첨예하게 느끼실 수밖에 없겠고. 
일본어 본의 수정과 책의 전반적인 논리적 문제점
에 대해서는 링크를 참고하세요. 정영환 교수의 글이 번역이 돼 있군요. 그리고 ‘근본적’ 문제들에 대해서는 말씀대로 여기 페이스북서 토론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비판 중에는 이미 ‘근본적’ 시좌의 문제도 스며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민감해야 대화의 가능성이 열리겠지요. 
http://asianpeace.blog.me/220061049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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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hwan Cheon 김재룡 민망한 말씀이고요, 저도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김샘은 2014년에 만난 분 중에 가장 멋있는 선생님이셨어요.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셔서 학생들 잘 가르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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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young Ryu 이번 박유하논란에서도 확인되듯, Jung-hwan Cheon 교수의 관심은 언제나 “巨惡”을 향해있군요. 위안부에 대한 우리의 “왜곡된 기억”이라는 小惡을 거론하는 것은 “식민지지배와 제국주의”라는 거악을 도와주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천교수의 논리는 그래서 전혀 새로운 게 아니군요. 천교수가 항상 충실히 대변하려고 하는 진보진영은, 정규직-비정규직문제에서도 세금-복지문제에서도 언제나 그런 논리였지요. “거악”을 지목하는 일이 “소악”들에게 좋은 알리바이를 제공하고, 그 알리바이가 쌓이고 쌓여 문제를 더 심화-고착시켜 결국 아무런 진보도 이루어낼 수 없게 돼버리는데도 말이지요. 박유하 교수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진보진영의 진영논리를 충실히 대변하는 사람들과 겹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얼마전 세금논란에서도 천교수는 ‘나무보다는 숲을 보라’고 했지요. 여기서 "숲"은 부자와 재벌이고 “나무"는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더 토해낸 정규직들일테구요. 정규직들에게 세금 더 내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부자와 재벌을 도와주는 꼴이 된다는 말이었지요. 거의 모든 문제에서 언제나 “거악”만을 지목하는 천교수의 이런 태도가 과연 “진보”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천교수는 진보진영의 진영논리를 충실히 대변합니다. 진보진영을 충실히 대변한다는 말을 다르게 말하면 진보진영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체화하고 있다는 말도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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