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2
하와이 AAS 다녀와서 1) 지식에 대한 지식
하와이 AAS 다녀와서1) : 네이버 블로그
하와이 AAS 다녀와서1) 지식에 대한 지식
2011. 4. 5. 7:51
https://blog.naver.com/heutekom/150106072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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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준석(유오성 분)이와 동수(장동건)가 서로 ‘니가 가라’며 다정하게 양보하던 하와이,
그러다 끝내 안 간다 개기다 칼침 '마이 묵고' 동수가 쓰러지도록-
그렇게 아름다운 하와이. 제가 다녀왔습니다.
와이키키해변에서 오뤼지널코리안스똬일로 술도 한잔 마셨습니다.
1897년에 미제의 식민지가 되고 1959년에 USA의 50번째 주가 된 하와이에서 AAS(Association of Asian Studies)가 열렸습니다. 제70주년 기념 행사여서 무려 760여 개의 패널이 있었고(그러니까 대략 30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된 셈입니다.), 4천여 명의 한국학ㆍ중국학ㆍ일본학ㆍ인도학ㆍ동아시아학 연구자들이 모였다 합니다.
저는 뭐 이런 거 했습니다만, 새로운 거 아니고요. 이전에 이미 발표했던...;
SESSION 309. “Rethinking Korean Socialist Culture in the Twenty-First Century”
1. Reading Colonial Leftist Literature after the Cold War
Sunyoung Park,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2. The Development of Mass Intellectuality: Reading Circles and Socialist Culture in 1920s Korea
Jung-hwan Cheon, Sungkyunkwan University
3. “"The Revolution of Sensibility”": Emotion in Korean Proletarian Literature
Youkyung Son, Ajou University
4. Everyday Life in Extraordinary Times: North Korea in the 1940s
Suzy Kim, Rutgers University
Discussant:
Namhee Lee,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물론 배울 게 많았습니다. 박노자 교수처럼 전부터 안면이 있는 해외 한국학자도 간만에 재회하고, 이남희ㆍ박화숙 선생님처럼 명성만 들어왔던 해외 한국학자와도 처음 인사를 나눴습니다. 또한 평소 한국에서 친하게 지내거나 존경하는 이상경ㆍ김재용 선생, 김현주 선생 같은 분들과도 색다른 기분으로 어울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 거 자체가 ‘배울 거’기도 하지만요;
이전까지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았거나 ‘말로만 들었던’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화두로 안고 돌아오게 됐습니다.
(1) 영어(능력)와 한국학 : 한국 학자들의 영어 관련 분열증과 혼란
저는 우리말로 발표했습니다. 한글 수고와 영어 번역문을 나눠주고요. 그런 제게 한국 학자들이 면전에서 보여준 반응은, ‘당당하게 우리말로 잘 했다’고 하기도 하고, 심지어 부러워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후자는 영어로 된 발표문을 읽는 것에 부담감을 가진 한국인 연구자들입니다. 그들 중 다수는 미국인들 앞에서 영어답게 읽기 위해 번역된 논문을 여러 번 읽고 발표를 연습했습니다.(아마 다수의 일본인들도 그랬겠지요. AAS에서 볼 수 있는 진풍경 가운데 하납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어땠을지 모릅니다. 저 천모라는 자식은 국수주의자거나 촌스러워서 영어 발표도 못하네- 라든가, 그래도 미국에 왔으니까 영어로 발표해야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냥 한국에서 하듯 편하게 발표한 저 자신도 괜히 신경이 쓰입니다. (06년 밴쿠버 학회에서는 그렇게 했듯,) 하와이에서는 영어 원고를 읽는 정도는 ‘싸비스’ 해줘야 되는 게 아닌가. 당장 올 5월에 어바인에서 열릴 학회에서는 영어로 읽어줄까, 영어 PPT를 준비할까? 등등의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영어 실력도 '딸리고'...&^;)
이 자체는 단순한 문젭니다. 다들 그 정도 능력은 있으니까 상황에 맞게 해주면 되고, 청중의 수준과 구성을 고려하면 되니까요. 제가 본 것 중에는, 들으면 웃음이 절로 나는 콩글리시지만 누구보다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거침없이 잘 말하셔서 공감을 얻었낸 김 선생이나, 차분하게 우리말로 원고를 읽으면서도 미국인들을 배려한 이 선생 같은 모범례도 있었습니다.
좀더 근본적인 데 문제가 우리 앞에 있습니다. 한국사ㆍ한국문학ㆍ한국문화에 대해 진정 깊이 있는 글쓰기나 토론은 우리말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앞으로 한 30년 동안은 그럴 듯합니다. 영어로 해도 물론 어느 정도 되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성의 국사나 한국문학 연구자들에게 영어를 강요할 수도, 그만한 능력을 가지게 할 수도 없습니다. (대학을 한국에서 나온 ‘정상적인’ 모국어 사용자라면, 얼마 정도 노력해야 수준 있는 영어 논문을 쓰고 토론에 거침없이 참여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우리 한국학 연구자들도 영어 광증, 영어 파시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사는 심지어 한국문학ㆍ한국사 연구자들도 영어로 ‘공개강의’하거나 ‘총장 면접’해야 하는 경우가 이미 많습니다.(물론 요식행위에 그치는 경우도 허다) 영어로 논문을 쓸 수 있거나 강의할 수 있으면, 교수가 되는 길이 지금 당장 100배쯤 넓어질지 모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렵니까? 그래도 ‘영어 능력’ 좀 가지는 게 맞지 아니하겠습니까?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트랜스내셔널’한 감각 자체고, 자기 스스로의 ‘내용’이지만요.
이는 '학문 후속 세대'에게는, 관건적인, 그러나 벌써 닥쳐버린 문제입니다.
(TO BE CONTINUED)
(2) 중국학의 위세
(3) 미국에서 한국학을 공부한다는 것(한국학자가 된다는 것)
(4) 미국과 북한학(제국주의적 시선과 일부 남한 사람들의 태도)
#AAS하와이#교육·학문#영어파시즘#영어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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