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묻따풀 학당
《한국말 : “깨달음”과 “깨침”》
사람들은 불현 듯 어떤 것을 깊고 넓게 알아차리게 되었을 때, “깨달았다”, “깨쳤다”라고 말한다. 이런 까닭으로 무엇인가 제대로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깨달음과 깨침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사람들이 깨닫는 일과 깨치는 일을 잘 하려면, 그것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일인지 잘 알아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깨닫는 일과 깨치는 일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일이냐고 물으면, 많은 이들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깨닫다”는
“1. 사물의 본질이나 이치 따위를 생각하거나 궁리하여 알게 되다.
2. 감각 따위를 느끼거나 알게 되다”로 풀이되어 있고,
“깨치다”를
“1. 이치 따위를 깨달아 알다”로 풀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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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풀이에 따르면,
“깨닫는 일”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생각하거나 궁리하거나 느껴서 알게 되는 일을 말하고,
“깨치다”는 일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깨달아서 아는 일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풀어내는 것을 가지고는 깨닫는 일과 깨치는 일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일인지 잘 알아볼 수가 없다.
한국말에서 “깨닫다”와 “깨치다”는 누구든지 말의 짜임새를 잘 살펴보게 되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 또렷하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런 것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상태에서, “깨닫다”와 “깨치다”의 뜻을 “각(覺)”이나 “오(悟)”와 같은 한자 낱말에 기대어서 “學”, “見”, “忄”, “吾”와 같은 것을 끌어다가, “어떤 것을 생각하거나 궁리하여 깊고 넓게 알아보는 것” 따위로 풀어내고 있다.
“깨닫다”와 “깨치다”는 모두 “깨”에서 비롯하는 어떤 일을 가리킨다. 이때 “깨”는 “깨다=깨는 것”으로서, 사람들이 잠이나 술이 깨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사람들은 잠이나 술이 깨게 되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눈이 또렷하게 보이고, 귀가 또렷하게 들리는 상태에 놓인다. 사람들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닫는 일“로 나아가게 되면 “깨닫는 일”이 되고, “치는 일”로 나아가게 되면 “깨치는 일”이 된다.
한국말에서 “깨다”는 “까다”와 뿌리를 같이 하는 말이다. “까다”는 사람이 밤을 까거나 새끼가 알을 까는 것과 같은 일을 말한다. 이때 무엇이 어떤 것을 까는 일은 어떤 것을 감싸고 있는 꺼풀을 벗겨냄으로써 속에 있던 것이 드러나는 일을 말한다. “깨다”는 “까+이+다”로서, “까게 되어지는 일”을 말한다. “깨다”는 어떤 것을 감싸고 있는 꺼풀이 벗겨져나감으로써, 속이 드러나게 되는 일을 말한다.
사람들은 잠이나 술이 깨게 되면, 머리를 감싸고 있던 꺼풀이 벗겨져나감으로써, 머리가 맑게 차려지는 것과 함께 눈이 잘 보이고, 귀가 잘 들리게 된다. 사람들은 이러한 눈과 귀로써 어떤 것을 감싸고 있는 겉의 안에 있는 것까지 꿰뚫어서 알아보고 알아들을 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사람들이 “닫는 일”을 하게 되면, “깨닫는 일”에 이르게 되고, “치는 일”을 하게 되면, “깨치는 일”에 이르게 된다.
“깨닫다”에서 “닫다”는 “내닫다”, “치닫다”, “맞닫다” 따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떤 것이 다른 것으로 나아가서 만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최봉영 한국말 : “깨달음”과 “깨침”
[“깨닫다=깨+닫+다”는 “깨서 닫는 일”로서, 사람들이 머리가 맑게 차려진 상태에서, 어떤 것으로 나아가서 눈으로 살펴보고, 귀로 살펴듣는 일을 함으로써, 어떤 것을 깊고 넓게 알아보고 알아듣고 알아차리는 일을 말한다. ]
“깨치다”에서 “치다”는 여러 가지 뜻이 어우르진 말이다. “종을 치다”나 “북을 치다”에서 “치다”는 어떤 것이 나아가서 부딪히는 일을 말하고, “그물을 치다”, “천막을 치다”에서 “치다”은 어떤 것을 베풀어 펼치는 일을 말하고, “난을 치다”, “먹줄을 치다”에서 “치다”은 금을 그어서 그리는 일을 말하고, “값을 치다”, “셈을 치다”에서 “치다”는 어떤 것의 값을 매겨서 여기는 일을 말한다. 이러한 “치다”는 사람들이 무엇과 부딪치는 일을 바탕으로 삼아서, 무엇을 이리저리 다루어서, 무엇으로 여겨서 알아보는 일을 말한다. 이렇게 볼 때,
[ “깨치다=깨+치+다”는 “깨서 치는 일”로서, 사람들이 머리가 맑게 차려진 상태에서, 어떤 것을 부딪치는 방식으로, 이리저리 다루어서 겪어봄으로써,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일을 야무지게 하여, 무엇으로 여겨서 알아보는 일을 깊고 넓게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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