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다산·동학의 하늘철학, 한국에서의 하늘을 묻다
K스피릿
입력 2022.03.02
기자명정유철 기자
[신간] 조성환 지음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퇴계·다산·동학의 하늘철학"(소나무 간)
우리의 하늘에 밝게 떠 있는 달은 한때 한국인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태백이 놀던 달’이라고 했다. 우리가 달을 찾은 것은 윤극영의 창작동요 ‘반달’이 나온 후이다. 오래 전 한 아동문학가의 강연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그럼 ‘하늘(天)’은 어떤가?
조성환 지음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퇴계·다산·동학의 하늘철학》(소나무, 2022)은 한국의 ‘하늘’을 다룬다. ‘하늘(天) 관념’을 중심으로 한국사상의 특징을 고찰하고자 하는 시론이다.
저자는 “종래의 한국사상사 서술이 중국사상사라는 거대한 숲에 가려져 그 독자적인 서술을 드러내는 데 소홀해 있었다”고 본다. 그 원인의 하나로 학자들의 시각이 중국이나 일본학계가 만들어놓은 기존의 틀이나 문제의식을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는 경향이 컸기 때문으로, 또 하나로 한국학계 내부에 거시적 시각의 사상사 연구의 부재를 그 원인으로 들었다.
이런 원인들이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한국철학’이라는 범주가 ‘동양철학’ 또는 ‘중국철학’이라는 범주에 가려졌고, 그래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워졌다고 본다. 중국의 ‘천(天)’과 한국의 ‘하늘’이 어떻게 다른지, 또는 중국철학의 ‘허심(虛心)과 한국철학의 ’실심(實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와 같이, 한중일 삼국 내의 비교사상 또는 비교철학적 작업은 소홀히 해왔다는 것이다. 이를 좀더 깊이 보면 이렇다.

[신간] 조성환 지음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퇴계·다산·동학의 하늘철학"(소나무 간)
우리의 하늘에 밝게 떠 있는 달은 한때 한국인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태백이 놀던 달’이라고 했다. 우리가 달을 찾은 것은 윤극영의 창작동요 ‘반달’이 나온 후이다. 오래 전 한 아동문학가의 강연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그럼 ‘하늘(天)’은 어떤가?
조성환 지음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퇴계·다산·동학의 하늘철학》(소나무, 2022)은 한국의 ‘하늘’을 다룬다. ‘하늘(天) 관념’을 중심으로 한국사상의 특징을 고찰하고자 하는 시론이다.
저자는 “종래의 한국사상사 서술이 중국사상사라는 거대한 숲에 가려져 그 독자적인 서술을 드러내는 데 소홀해 있었다”고 본다. 그 원인의 하나로 학자들의 시각이 중국이나 일본학계가 만들어놓은 기존의 틀이나 문제의식을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는 경향이 컸기 때문으로, 또 하나로 한국학계 내부에 거시적 시각의 사상사 연구의 부재를 그 원인으로 들었다.
이런 원인들이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한국철학’이라는 범주가 ‘동양철학’ 또는 ‘중국철학’이라는 범주에 가려졌고, 그래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워졌다고 본다. 중국의 ‘천(天)’과 한국의 ‘하늘’이 어떻게 다른지, 또는 중국철학의 ‘허심(虛心)과 한국철학의 ’실심(實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와 같이, 한중일 삼국 내의 비교사상 또는 비교철학적 작업은 소홀히 해왔다는 것이다. 이를 좀더 깊이 보면 이렇다.

조성환 지음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퇴계·다산·동학의 하늘철학". 입각표지. [이미지=소나무 제공]
“일반적으로 한국철학이라고 하면 전부 중국철학에서 기원한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고려시대의 불교와 조선시대의 유교는 전부 중국에서 수용된 것이다. 퇴계가 사용하는 개념이나 표현도 전부 중국의 주자(朱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치부해버리고 말면 ‘사상사‘를 서술할 수 없게 된다. 사상사는 철학사나 종교사라는 학과적 경계의 밑바닥에까지 내려가는 작업을 요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개념을 써도 함의가 같을 수 없다. 유학(儒學)의 천(天)과 동학의 천(天)이 같을 수 없고, 주자의 리(理)와 퇴계의 리(理)가 동일할 리가 없다. 이러한 차이를 밝히는 작업이야말로 ‘한국사상사’ 서술의 관건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사상사 서술방법론에 관한 사례연구일 뿐만 아니라,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밝히는 시론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철학과 중국철학을 비교하는 ‘한중비교철학’이라는 방법을 취하면 종래에 한국철학사나 중국철학사에서 당연시되어 왔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
이 책에서 말하는 ‘하늘철학’이 그러한 예이다.
“종래에 경천사상 또는 하늘철학이라고 하면 중국철학의 전유물로 생각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한반도에서도 뿌리 깊었고, 중국 유교의 전래를 통해 더욱 심화되고 강화되었다. 심지어는 ‘성속(聖俗)의 분리’가 진행되었다고 하는 근대에서조차도 하늘은 건재하였다. 아니 오히려 부활된 느낌이다. 그것이 바로 인내천(人乃天)을 종지로 하는 동학·천도교의 출현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에는 근현대에 들어와서는 천(天) 개념이 사어화(死語化)되었다.”
이 현상을 저자는 원래 한반도에서는 하늘에 대한 관심과 동경이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고, 일본은 원래부터 천(天)의 관념이 희박했기 때문으로 본다. 이러한 주장들을 ‘퇴계-다산-동학’의 문헌들을 통해 입증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저자는 ‘‘퇴계-다산-동학’에서는 일관되게 하늘에 대한 외경[畏天]과 섬김[事天]의 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퇴계에서 주자학의 언설로, 다산에서는 천주학의 수용으로, 동학에서는 자생학의 형태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전통은 그 뿌리를 추적해가면 고대 한반도의 제천행사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대 한반도인들은 황제나 임금이 아닌데도 ‘누구나’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내고 축제를 벌였다. 그것도 개별적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개인적이 아니라 공공적으로 거행하였다. 이를 종교학자 정진홍은 ‘하늘-경험’이라 불렀다.
저자는 “고대 한국의 하늘축제에서 보이는 공동체적 성격을 ‘하늘공동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하늘은 ‘동방’이라고 하는 하나의 ‘공동체’를 묶어주는 상징적인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고대 한국인들은 집단적으로 하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하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늘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건국신화에서는 하늘을 시조(始祖)의 고향으로 생각했고, 하늘과의 교감과 협동이 중시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하늘사랑이 외래문화의 수용과 더불어 쇠퇴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고려시대에는 왕권과 이념의 바탕으로서의 하늘의 모습이 두드러지고, 그 결과 팔관회에서는 비록 하늘-경험과 불교적인 것의 종합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된 것은 아니었고, 단지 비가 오기를 바라는 비정기적인 제천의례를 하는 정도였다.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채택한 조선에서는 지배층의 경우 한국인의 하늘 경험은 급격하게 쇠퇴한다.
이 하늘 경험이 동학으로 다시 나타났다. 동학은 자체 사상체계를 ‘하늘’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동학은 조선성리학이 그 효력을 다해갈 무렵인 조선말기에 한반도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생적으로 등장한 주체적인 사상이었다.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는 자신의 사상을 유도(儒道)나 불도(佛道)와 대비하여 ‘천도(天道)’라 명명하고, ‘하늘’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한국)의 세계관(道)은 생명과 평등 그리고 존엄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보편적인 가치를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인간은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우주적 생명력인 ‘하늘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동등하게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하늘 경험’을 “하늘을 그리다”로 명명하였다. 여기서 ‘그리다’는 ‘그리워하다(思)’와 ‘그리다(描)’의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하늘을 그리워하고 두려워하며, 마음속에 그리고 언설로 표출하였다. 그것이 오늘날에는 그리스도교(기독교, 천주교)의 성행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움의 대상은 ‘하늘님’이다. 그래서 저자는 “하늘에 대한 그리움은 자유를 상실한 일제강점기에 극에 달하였고, 그것이 종교적으로는 동학(하ᄂᆞᆯ) 천도교(한울), 대종교(한얼) 등으로 분출되었으며, 문학적으로는 소월이나 만해의 ‘님의 문학’으로 표현되었다고 본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의 기억속에 희미해진, 그러나 무의식 속에 남아 있는 고대 한국인들의 ‘하늘경험’을 하나씩 되살려 한국의 ‘하늘섬김전통’을 ‘천학(天學)’이라는 범주로 한국사상사를 기술하는 데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를 확인하며 중국과 한국의 천관(天觀)을 비교, 고찰하여 한국사상과 중국사상의 차이를 그러낸다.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퇴계·다산·동학의 하늘철학》 “한국에서의 하늘”이라는 시각으로 ‘하늘철학’을 이야기한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하늘을 찾아주려고 한다.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일반적으로 한국철학이라고 하면 전부 중국철학에서 기원한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고려시대의 불교와 조선시대의 유교는 전부 중국에서 수용된 것이다. 퇴계가 사용하는 개념이나 표현도 전부 중국의 주자(朱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치부해버리고 말면 ‘사상사‘를 서술할 수 없게 된다. 사상사는 철학사나 종교사라는 학과적 경계의 밑바닥에까지 내려가는 작업을 요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개념을 써도 함의가 같을 수 없다. 유학(儒學)의 천(天)과 동학의 천(天)이 같을 수 없고, 주자의 리(理)와 퇴계의 리(理)가 동일할 리가 없다. 이러한 차이를 밝히는 작업이야말로 ‘한국사상사’ 서술의 관건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사상사 서술방법론에 관한 사례연구일 뿐만 아니라,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밝히는 시론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철학과 중국철학을 비교하는 ‘한중비교철학’이라는 방법을 취하면 종래에 한국철학사나 중국철학사에서 당연시되어 왔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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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하늘철학’이 그러한 예이다.
“종래에 경천사상 또는 하늘철학이라고 하면 중국철학의 전유물로 생각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한반도에서도 뿌리 깊었고, 중국 유교의 전래를 통해 더욱 심화되고 강화되었다. 심지어는 ‘성속(聖俗)의 분리’가 진행되었다고 하는 근대에서조차도 하늘은 건재하였다. 아니 오히려 부활된 느낌이다. 그것이 바로 인내천(人乃天)을 종지로 하는 동학·천도교의 출현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에는 근현대에 들어와서는 천(天) 개념이 사어화(死語化)되었다.”
이 현상을 저자는 원래 한반도에서는 하늘에 대한 관심과 동경이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고, 일본은 원래부터 천(天)의 관념이 희박했기 때문으로 본다. 이러한 주장들을 ‘퇴계-다산-동학’의 문헌들을 통해 입증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저자는 ‘‘퇴계-다산-동학’에서는 일관되게 하늘에 대한 외경[畏天]과 섬김[事天]의 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퇴계에서 주자학의 언설로, 다산에서는 천주학의 수용으로, 동학에서는 자생학의 형태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전통은 그 뿌리를 추적해가면 고대 한반도의 제천행사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대 한반도인들은 황제나 임금이 아닌데도 ‘누구나’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내고 축제를 벌였다. 그것도 개별적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개인적이 아니라 공공적으로 거행하였다. 이를 종교학자 정진홍은 ‘하늘-경험’이라 불렀다.
저자는 “고대 한국의 하늘축제에서 보이는 공동체적 성격을 ‘하늘공동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하늘은 ‘동방’이라고 하는 하나의 ‘공동체’를 묶어주는 상징적인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고대 한국인들은 집단적으로 하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하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늘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건국신화에서는 하늘을 시조(始祖)의 고향으로 생각했고, 하늘과의 교감과 협동이 중시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하늘사랑이 외래문화의 수용과 더불어 쇠퇴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고려시대에는 왕권과 이념의 바탕으로서의 하늘의 모습이 두드러지고, 그 결과 팔관회에서는 비록 하늘-경험과 불교적인 것의 종합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된 것은 아니었고, 단지 비가 오기를 바라는 비정기적인 제천의례를 하는 정도였다.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채택한 조선에서는 지배층의 경우 한국인의 하늘 경험은 급격하게 쇠퇴한다.
이 하늘 경험이 동학으로 다시 나타났다. 동학은 자체 사상체계를 ‘하늘’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동학은 조선성리학이 그 효력을 다해갈 무렵인 조선말기에 한반도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생적으로 등장한 주체적인 사상이었다.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는 자신의 사상을 유도(儒道)나 불도(佛道)와 대비하여 ‘천도(天道)’라 명명하고, ‘하늘’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한국)의 세계관(道)은 생명과 평등 그리고 존엄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보편적인 가치를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인간은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우주적 생명력인 ‘하늘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동등하게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하늘 경험’을 “하늘을 그리다”로 명명하였다. 여기서 ‘그리다’는 ‘그리워하다(思)’와 ‘그리다(描)’의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하늘을 그리워하고 두려워하며, 마음속에 그리고 언설로 표출하였다. 그것이 오늘날에는 그리스도교(기독교, 천주교)의 성행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움의 대상은 ‘하늘님’이다. 그래서 저자는 “하늘에 대한 그리움은 자유를 상실한 일제강점기에 극에 달하였고, 그것이 종교적으로는 동학(하ᄂᆞᆯ) 천도교(한울), 대종교(한얼) 등으로 분출되었으며, 문학적으로는 소월이나 만해의 ‘님의 문학’으로 표현되었다고 본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의 기억속에 희미해진, 그러나 무의식 속에 남아 있는 고대 한국인들의 ‘하늘경험’을 하나씩 되살려 한국의 ‘하늘섬김전통’을 ‘천학(天學)’이라는 범주로 한국사상사를 기술하는 데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를 확인하며 중국과 한국의 천관(天觀)을 비교, 고찰하여 한국사상과 중국사상의 차이를 그러낸다.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퇴계·다산·동학의 하늘철학》 “한국에서의 하늘”이라는 시각으로 ‘하늘철학’을 이야기한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하늘을 찾아주려고 한다.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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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퇴계ㆍ다산ㆍ동학의 하늘철학
조성환 (지은이) 소나무 2022-01-27



252쪽
책소개
‘하늘(天)’ 관념을 중심으로 한국사상의 특징을 고찰하고자 하는 사상사적 시론이다. 이 시론은 종래의 한국사상사 기술이 중국사상사라는 거대한 숲에 가려져 그 독자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데 소홀해 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흔히 조선사상사는 중국 주자학의 수용과 전개라는 구도로 서술되곤 한다. 그래서 주자학의 용어를 원용한 ‘주리론-주기론’이라는 다카하시 도오류식의 분석틀을 사용하거나, ‘중국성리학의 조선화’라는 유학사의 맥락에서 기술되어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을 접하면서 드는 의문은 “만약에 그것이 전부라고 한다면 굳이 ‘한국철학’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이 한국 땅에서 벌어진 현상이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라면, 그냥 ‘동아시아유학사’ 내지는 ‘조선유학사’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의 근저에는 “과연 한국철학과 중국철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대단히 본질적이며 상식적인 물음이 깔려 있다. 과연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왜 지금까지 무시되어 왔는가? 이러한 물음들이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기본적인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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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_ 한국학 어떻게 할 것인가?
I. 도학에서 천학으로
1. 한국철학의 특징을 찾아서
2. 동방의 제천의례 논쟁
3. ‘천학’이라는 범주
4. 이 책의 구성
II. 조선의 하늘철학
1. 한국인의 하늘사랑
하늘축제
하늘경험
‘하’의 탄생
역사 속의 하느님
2. 조선정치와 하늘철학
경건함으로 다스려라
하늘님을 대하듯 하라
하늘을 참되게 대하라
3. 퇴계의 하늘철학
성인에 대한 믿음
하늘에 대한 효도
리(理)와의 감응
다카하시 스스무 학설 비판
4. 퇴계 이후의 하늘철학
윤휴의 사천유학(事天儒學)
다산의 상제유학(上帝儒學)
실심(實心)과 천학
5. 동학에서 ‘천교’로의 전환
천교(天敎)의 등장
천도(天道)의 탄생
천도와 천교
천인(天人)과 시민(侍民)
하늘의 개별화와 일상화
III. 한국사상의 풍토와 한국인의 영성
참고문헌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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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조성환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한국의 철학자들>,<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동북아 인물전> … 총 23종 (모두보기)
서강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중국철학을 공부한 뒤에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한국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철학과 강사,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의 전임 연구원,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책임 연구원을 거쳐 현재 원광대학교 HK+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 근대의 탄생》과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키워드로 읽는 한국철학》, 《동북아, 니체를 만나다》(공저) 역서로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인류세의 철학》(공역) 등이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철학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 책은 ‘하늘(天)’ 관념을 중심으로 한국사상의 특징을 고찰하고자 하는 사상사적 시론이다. 이 시론은 종래의 한국사상사 기술이 중국사상사라는 거대한 숲에 가려져 그 독자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데 소홀해 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흔히 조선사상사는 중국 주자학의 수용과 전개라는 구도로 서술되곤 한다. 그래서 주자학의 용어를 원용한 ‘주리론-주기론’이라는 다카하시 도오류식의 분석틀을 사용하거나, ‘중국성리학의 조선화’라는 유학사의 맥락에서 기술되어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을 접하면서 드는 의문은 “만약에 그것이 전부라고 한다면 굳이 ‘한국철학’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이 한국 땅에서 벌어진 현상이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라면, 그냥 ‘동아시아유학사’ 내지는 ‘조선유학사’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의 근저에는 “과연 한국철학과 중국철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대단히 본질적이며 상식적인 물음이 깔려 있다. 과연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왜 지금까지 무시되어 왔는가? 이러한 물음들이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기본적인 동기다.
“일반적으로 한국철학이라고 하면 전부 중국철학에서 기원한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고려시대의 불교와 조선시대의 유교는 전부 중국에서 수용된 것이다. 퇴계가 사용하는 개념이나 표현도 전부 중국의 주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치부해버리고 말면 ‘사상사’를 서술할 수 없게 된다. … 똑같은 개념을 써도 함의가 같을 수는 없다. 유학의 천(天)과 동학의 천(天)이 같을 수 없고, 주자의 리(理)와 퇴계의 리(理)가 동일할 리가 없다. 이러한 차이를 밝히는 작업이야말로 ‘한국사상사’ 서술의 관건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사상사 서술방법론에 관한 사례연구일 뿐만 아니라,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밝히는 시론이기도 하다.” (13쪽)
“우리는 주자나 양명이 아닌 퇴계나 다산이 딛고 서 있는 사상적 풍토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야말로 ‘사상사’의 본령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결정적 힌트는 유학이라는 틀을 벗어난 동학이 제공한다. 동학은 주자학이라는 중국적 사유가 그 시효를 다한 상태에서 드러난 한국적 사유의 표출이다. … 그래서 우리가 “한국사상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를 생각할 때에는 먼저 ‘유학’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사상은 “중국의 영향이 전부”이고 “유학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이상 한국사상의 특징은 포착하기 어렵고, 따라서 한국사상사의 서술은 점점 어려워진다. ‘유학’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조선유학을 바라보지 않는 이상, 조선유학의 특징도 잡아내기 어렵고 동학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놓치게 된다.” (215~216쪽)
우리에게 ‘하늘’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에 접근하는 하나의 단서로서 필자가 주목한 사상은 ‘동학’이다. 동학은 조선성리학이 그 효력을 다해갈 무렵인 조선말기에 한반도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생적으로 등장한 주체적인 사상이었다.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는 자신의 사상을 유도(儒道)나 불도(佛道)와 대비하여 ‘천도(天道)’라 명명하고, ‘하늘’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한국)의 세계관(道)은 생명과 평등 그리고 존엄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보편적인 가치를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인간은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우주적 생명력인 ‘하늘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동등하게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학이 자신의 사상체계를 ‘하늘’을 중심으로 전개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탈아입구로 대변되는 서구화와 더불어 사상언어로서의 하늘 관념은 사어(死語)가 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중국철학 역시 선진시대 이래로 ‘천(天)’에서 ‘도(道)’로(제자백가), ‘도(道)’에서 다시 ‘리(理)’로(신유학), 그리고 ‘리(理)’에서 다시 ‘기(氣)’로(청대실학), 그 진행이 점점 ‘하늘’의 초월성이 약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갔다. 이렇게 보면 동학의 탄생은 동아시아 사상사에서는 하나의 ‘사상사적 역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특이한 현상에 대해 과연 어떠한 사상사적 설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이 해결하고자 하는 하나의 과제다. 그리고 이 과제는 처음에 제기했던 중국철학과는 다른 한국적인 철학이 과연 무엇인지, 그런 것이 있기나 하는지라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 두 가지 물음, 즉 동학의 탄생에 대한 사상사적 설명, 그리고 한국철학의 특징 찾기를 위해 필자는 ‘하늘철학’을 제시한다.
“고대 한반도인들은 황제나 임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누구나’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내고 축제를 벌였다. 그것도 개별적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개인적이 아니라 공공적으로 거행하였다. 이 책에서는 “하늘을 그리다”라고 명명하였다. 여기에서 ‘그리다’는 ‘그리워하다[思]’와 ‘그리다[描]’의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하늘을 그리워하고 두려워하며, 마음속에 그리고 언설로 표출하였다.”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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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퇴계ㆍ다산ㆍ동학의 하늘철학
조성환 (지은이) 소나무 2022-01-27



252쪽
책소개
‘하늘(天)’ 관념을 중심으로 한국사상의 특징을 고찰하고자 하는 사상사적 시론이다. 이 시론은 종래의 한국사상사 기술이 중국사상사라는 거대한 숲에 가려져 그 독자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데 소홀해 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흔히 조선사상사는 중국 주자학의 수용과 전개라는 구도로 서술되곤 한다. 그래서 주자학의 용어를 원용한 ‘주리론-주기론’이라는 다카하시 도오류식의 분석틀을 사용하거나, ‘중국성리학의 조선화’라는 유학사의 맥락에서 기술되어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을 접하면서 드는 의문은 “만약에 그것이 전부라고 한다면 굳이 ‘한국철학’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이 한국 땅에서 벌어진 현상이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라면, 그냥 ‘동아시아유학사’ 내지는 ‘조선유학사’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의 근저에는 “과연 한국철학과 중국철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대단히 본질적이며 상식적인 물음이 깔려 있다. 과연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왜 지금까지 무시되어 왔는가? 이러한 물음들이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기본적인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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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_ 한국학 어떻게 할 것인가?
I. 도학에서 천학으로
1. 한국철학의 특징을 찾아서
2. 동방의 제천의례 논쟁
3. ‘천학’이라는 범주
4. 이 책의 구성
II. 조선의 하늘철학
1. 한국인의 하늘사랑
하늘축제
하늘경험
‘하’의 탄생
역사 속의 하느님
2. 조선정치와 하늘철학
경건함으로 다스려라
하늘님을 대하듯 하라
하늘을 참되게 대하라
3. 퇴계의 하늘철학
성인에 대한 믿음
하늘에 대한 효도
리(理)와의 감응
다카하시 스스무 학설 비판
4. 퇴계 이후의 하늘철학
윤휴의 사천유학(事天儒學)
다산의 상제유학(上帝儒學)
실심(實心)과 천학
5. 동학에서 ‘천교’로의 전환
천교(天敎)의 등장
천도(天道)의 탄생
천도와 천교
천인(天人)과 시민(侍民)
하늘의 개별화와 일상화
III. 한국사상의 풍토와 한국인의 영성
참고문헌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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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조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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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의 철학자들>,<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동북아 인물전> … 총 23종 (모두보기)
서강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중국철학을 공부한 뒤에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한국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철학과 강사,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의 전임 연구원,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책임 연구원을 거쳐 현재 원광대학교 HK+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 근대의 탄생》과 《하늘을 그리는 사람들》, 《키워드로 읽는 한국철학》, 《동북아, 니체를 만나다》(공저) 역서로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인류세의 철학》(공역) 등이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철학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 책은 ‘하늘(天)’ 관념을 중심으로 한국사상의 특징을 고찰하고자 하는 사상사적 시론이다. 이 시론은 종래의 한국사상사 기술이 중국사상사라는 거대한 숲에 가려져 그 독자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데 소홀해 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흔히 조선사상사는 중국 주자학의 수용과 전개라는 구도로 서술되곤 한다. 그래서 주자학의 용어를 원용한 ‘주리론-주기론’이라는 다카하시 도오류식의 분석틀을 사용하거나, ‘중국성리학의 조선화’라는 유학사의 맥락에서 기술되어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을 접하면서 드는 의문은 “만약에 그것이 전부라고 한다면 굳이 ‘한국철학’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이 한국 땅에서 벌어진 현상이기 때문에 ‘한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라면, 그냥 ‘동아시아유학사’ 내지는 ‘조선유학사’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의 근저에는 “과연 한국철학과 중국철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대단히 본질적이며 상식적인 물음이 깔려 있다. 과연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왜 지금까지 무시되어 왔는가? 이러한 물음들이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기본적인 동기다.
“일반적으로 한국철학이라고 하면 전부 중국철학에서 기원한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고려시대의 불교와 조선시대의 유교는 전부 중국에서 수용된 것이다. 퇴계가 사용하는 개념이나 표현도 전부 중국의 주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치부해버리고 말면 ‘사상사’를 서술할 수 없게 된다. … 똑같은 개념을 써도 함의가 같을 수는 없다. 유학의 천(天)과 동학의 천(天)이 같을 수 없고, 주자의 리(理)와 퇴계의 리(理)가 동일할 리가 없다. 이러한 차이를 밝히는 작업이야말로 ‘한국사상사’ 서술의 관건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사상사 서술방법론에 관한 사례연구일 뿐만 아니라,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밝히는 시론이기도 하다.” (13쪽)
“우리는 주자나 양명이 아닌 퇴계나 다산이 딛고 서 있는 사상적 풍토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야말로 ‘사상사’의 본령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결정적 힌트는 유학이라는 틀을 벗어난 동학이 제공한다. 동학은 주자학이라는 중국적 사유가 그 시효를 다한 상태에서 드러난 한국적 사유의 표출이다. … 그래서 우리가 “한국사상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를 생각할 때에는 먼저 ‘유학’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사상은 “중국의 영향이 전부”이고 “유학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이상 한국사상의 특징은 포착하기 어렵고, 따라서 한국사상사의 서술은 점점 어려워진다. ‘유학’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조선유학을 바라보지 않는 이상, 조선유학의 특징도 잡아내기 어렵고 동학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놓치게 된다.” (215~216쪽)
우리에게 ‘하늘’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에 접근하는 하나의 단서로서 필자가 주목한 사상은 ‘동학’이다. 동학은 조선성리학이 그 효력을 다해갈 무렵인 조선말기에 한반도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생적으로 등장한 주체적인 사상이었다.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는 자신의 사상을 유도(儒道)나 불도(佛道)와 대비하여 ‘천도(天道)’라 명명하고, ‘하늘’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한국)의 세계관(道)은 생명과 평등 그리고 존엄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보편적인 가치를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인간은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우주적 생명력인 ‘하늘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동등하게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학이 자신의 사상체계를 ‘하늘’을 중심으로 전개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탈아입구로 대변되는 서구화와 더불어 사상언어로서의 하늘 관념은 사어(死語)가 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중국철학 역시 선진시대 이래로 ‘천(天)’에서 ‘도(道)’로(제자백가), ‘도(道)’에서 다시 ‘리(理)’로(신유학), 그리고 ‘리(理)’에서 다시 ‘기(氣)’로(청대실학), 그 진행이 점점 ‘하늘’의 초월성이 약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갔다. 이렇게 보면 동학의 탄생은 동아시아 사상사에서는 하나의 ‘사상사적 역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특이한 현상에 대해 과연 어떠한 사상사적 설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이 해결하고자 하는 하나의 과제다. 그리고 이 과제는 처음에 제기했던 중국철학과는 다른 한국적인 철학이 과연 무엇인지, 그런 것이 있기나 하는지라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 두 가지 물음, 즉 동학의 탄생에 대한 사상사적 설명, 그리고 한국철학의 특징 찾기를 위해 필자는 ‘하늘철학’을 제시한다.
“고대 한반도인들은 황제나 임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누구나’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내고 축제를 벌였다. 그것도 개별적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개인적이 아니라 공공적으로 거행하였다. 이 책에서는 “하늘을 그리다”라고 명명하였다. 여기에서 ‘그리다’는 ‘그리워하다[思]’와 ‘그리다[描]’의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하늘을 그리워하고 두려워하며, 마음속에 그리고 언설로 표출하였다.”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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