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서울 서대문구에 15억 집을 보유한 노인의 소득이 국민연금 월 250만 원 불과해 소득 기준으로 보면 빈곤층, 즉 하우스 푸어라는 기사를 냈다. (다만, 사실을 드러낸 후 나름의 대안도 언급하긴 했다)
이 노인은 국민연금에서 집 담보 대출 원리금(150만 원), 집 관리비, 각종 공과금 등을 내면 쓸 수 있는 돈이 60만~70만 원 뿐인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게다가 집·연금 때문에 기초연금 대상에도 들지 못한다. 외식·여행도 끊었고 휴대폰 요금제를 6만원에서 4만원으로 낮추기까지 했다고 한다.
근데 이 상황에도 대체 왜 집을 안 팔고 자린고비 생활을 하고 있는 걸까? 대출 원리금이 엄청 많아서? 아니었다. 15억 중 1.4억만 대출이었다. 즉, 집의 90%가 온전히 본인 자산이었다. LTV가 10%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부채 없이 순자산이 14억 원 [A$1.5 M]을 초과하면 그는 한국에서 그 어떤 기준을 토대로 봐도 상위 5%에 안에 든다.
세계적으로, 14억 원 넘는 자산을 가진 사람은 이렇게 불린다. 백만장자(millionaire). 달러로 100만 달러 이상 가진 부자라는 뜻이다.
근데 백만장자에 해당하는 사람이 부동산 유동성 때문에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없다며 하우스 푸어라고 자조하는 꼴을 보니 오늘날 한국의 문제는 바로 여기서 출발하는 게 아닐까 싶다.
금융 관점에서 생각해 봤을 때, 이 집 팔고 그 절반인 7억 원만 배당주에 넣어도 월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엄청나게 늘어 난다. 연 배당금이 2000만 원을 넘게 되면 세금이 더 늘 수는 있지만 그래도 6800만 원 상당까지는 버틸만하다. 거기에 국민연금 소득을 더 하면 그 어떤 도시에서도 족히 생활할 수 있다.
남은 돈으로 다른 곳에 좋은 신축 아파트를 사면 된다. 서울을 계속 고집하고자 한다면 전·월세로 갈 수 있는 곳 널렸다.
근데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 버틸만하니까 그렇다.
최근 김원장씨가 쓴 새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글을 읽었다. 그 분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지만 굉장히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인용한다.
“재건축을 통한 공급은 한계가 있습니다. 진짜 공급은 집주인들이 팔고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가격이 안정됩니다. 선진국은 대부분 소득 피크(Income peak)를 지나면 코어 지역의 집을 팔고 나옵니다. 보유세를 감당하기 어려우니까요. 우리는 보유세가 낮고 해마다 집값이 오르니 절대 팔지 않습니다. 대치동 선경 미도 우성 집주인분들 다수가 70, 80대입니다. 그러니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천천히 올려야 합니다. 그만큼 거래 관련 세금을 내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팔고 떠나면서 제대로 공급이 생깁니다.”
나는 이 기사에 등장하는 부동산에 묶인 노년을 해방시켜주고 싶다. 진짜 공급이 되면 부동산 시장은 되려 안정될 것이다. 그럼 청년들에게 좋다. 팔고 나오면? 생활비 걱정은 끝나기 때문에 부동산에 묶인 노년에게도 금상첨화다.
버틸 수 있을 정도니 이런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거래 관련 세금 낮추고, 지옥 같은 보유세로 지금처럼 버틸 수 없게 만들자. 주마다 다르지만 미국은 일반적으로 매년 주택 가격의 2%를 보유세로 낸다. 물론, 이 노인은 7.5억 원에 아파트를 구매했으니 미국식으론 그걸 기준으로 잡고 2% 때린다. 공제 이것저것 하고 나서 이 노인에게 월 100만 원 가까운 보유세를 요구한다면, 그리고 그걸 특히 서울의 부동산 보유자들을 시작으로 잘 준비해서 시행한다면 한국 부동산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 같다.
정말 진지하게 이건 ㅅㅂ 존나 잘못됐다.
지난해 기준 한국 65세 이상 노인은 가구당 평균 5억1517만원의 자산을 갖고 있고, 이 중 부동산이 4억1278만원(80%)이었다. 노인 가구(599만3354가구)의 부동산은 2474조원으로 전체(8488조원)의 29.2%이다.
이런 돈을 깔고 있으면서 하우스 푸어 드립치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버틸 수 없게 해야 한다. 이런 구조가 아예 불가능하고 용인될 수 없도록 지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결과 결국 팔고 나가면 그 사람의 여생도 훨씬 편하다.
이 나라는 근본부터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하우스 푸어 방지법 만들어서 가처분 소득 부족하면 부동산 강제로 주택연금에 넘기고 돈 주자. 물론 헌법상 불가능한 걸 알지만 그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15억 집 가진 노인 "소득은 국민연금뿐, 생활비 걱정" [부동산에 묶인 빈곤 노년]](https://external.fadl3-1.fna.fbcdn.net/emg1/v/t13/2189481896038931898?url=https%3A%2F%2Fimgnews.pstatic.net%2Fimage%2F025%2F2025%2F08%2F21%2F0003463339_001_20250821105808597.jpg%3Ftype%3Dw800&fb_obo=1&utld=pstatic.net&stp=c0.5000x0.5000f_dst-emg0_p294x294_q75_tt6&_nc_gid=nKPlUQww32C0XyRNBGCzZQ&_nc_oc=Adk0Z4X_wW4CGvEvLePDXEY5l8o-OI7yPGSowIHSEQB6DKoRckfwoFWbt_l3tbNMIz8w18cw4jyGbIYTM3-CwxrE&ccb=13-1&oh=06_Q3-2AYmdFtADo8j6nj4KdTJkeN_1hSWRmBLfh2TbP0mLWaUh&oe=68A98423&_nc_sid=c97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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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집 가진 노인 "소득은 국민연금뿐, 생활비 걱정" [부동산에 묶인 빈곤 노년]
15억 집 가진 노인 "소득은 국민연금뿐, 생활비 걱정" [부동산에 묶인 빈곤 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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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용
말씀대로라면 그걸 팔고 가격이 30%가량 낮은 지역으로 이사가더라도 보유세 2% 적용하면 지출이 더 늘어나고, 다소 혜택을 주더라도 그대로죠.
말씀하신것과 같이 주식시장에서 고배당주를 매수하다던가 하는 것은 안정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수십개 이상으로 분산하더라도 그것들 하나하나가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분산으로 인한 변동성 축소는 그다지 없고, 일반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나마 할 수 있는건 인덱스 ETF정도인데, 그 또한 변동성이 크기에 젊은 사람이면 몰라도 노인층이 안정성을 고려해 보유를 택할 대상은 아닙니다.
고연령층에게는 국채나 수익형부동산 등이 적당한데, 일반인들에게 국채는 메인이 되기 어렵죠. 수익형 부동산이 중심이 되는 가운데 국채는 보조적 역할 정도.
세계 어느 나라든 사람사는 세상에서는 다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주가지수 인덱스 배당이든, 국채 이자든, 월세 수익이든 간에 전부 현금 흐름의 양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들은 각각 있긴 해도 '낮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죠.
현실에서 보유세를 갑자기 크게 올리거나 할 경우, 결국 대부분의 경우는 그래도 버틴다 or 현금 동원력이 어느정도 있을 경우 임대 내놓고 자신도 임대로 들어가는 것이 됩니다.
자가 부동산이 임대 공급으로 전환되는 것은 그 공급자 자신이 또 다른 곳에 대한 수요가 됨으로써 효과가 서로 상쇄됩니다.
그게 아니라 자가 부동산이 매도 공급으로 전환되는 것 또한 그 자신이 다른 곳의 매수 수요가 되죠.
공급이라는건 기본적으로 '주택수의 순증'을 의미합니다.
그게 아닌 공급은 아주 일시적으로 살짝 튀는 정도의 효과를 발생시키는거라, 길게보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양적(주택수)가 아니라 금액 측면의 유동성이라는 점에서도 진정한 의미의 공급이라는건 시중의 유동성을 실제로 흡수하는 신축의 공급을 의미합니다.
그게 아닌 기존주택 시장에서의 매수/매도라는 것은 반드시 그 상대편의 유동성 감소/증가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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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Young Ko
일평생 집 값이 올랐으니 여기서 나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빈집을 끌어안고 라면먹으면서 나는 가난하다 엉엉 돈 안 쓰고 살지요 젊은이들은 살 공간도 없고 살 수도 없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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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hui Kim
아이고 그러니까요 복지직 공무원 입장에서도 반듯한 건물 갖고 있으면서 어렵다고 한풀이하는 분들 만나면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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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jung Oh
노인홈 (실버타운?) 제도는 한국에선 어떤가요? 일본이나 미국은 많이 노인홈으로 가시는 걸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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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chul Cho
기자들 수준이 저정도면 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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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jae Oh
저는 이 기사도 동규님과 비슷한 취지로, 이런데도 집 안팔고 버티는게 뭔가 잘못됐다, 유동화 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쓴 기사로 이해했는데 너무 선해(?)한 걸까요? 설마 자산 충분하면서 자기 스스로 하우스푸어라는 사람들 얘기에 진지하게 공감하는 기사일거라고는 생각이 안 들었거든요
노년층이 자산 깔고만 앉아있는게 사회적 비용이 심해도 너무 심하니 (저는 한국의 여러 사회문제의 근본원인이라고까지 생각하는 편) 어떤식으로든 유동화, 다운사이징 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그 대책까지 나름 잘 제시하고 있어서 괜찮게 읽었거든요. 물론 본문에서 언급하신대로 반발이 크더라도 결국은 보유세 필요하다고 보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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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jae Seon
그런데 엄밀히 틀린 말도 아니에요. 저렇게 노인들이 도시에서 깔고 있을 이유도 없어요. 영주나 제천 등 지방도시로 가면 3억짜리 아파트도 많습니다. 문제는 [늙을수록 병원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이이에요.
실지 지방을 누구보다 많이 다니는 저로서는 90살 먹고도 밭일 하면서 깡소주 마시는 노인들 많이 봅니다.
도시에서 노인들은 노동할 일이 없어요.
그게 건강을 헤치고 결국 병원 들락날락하다 요양원에서 24시간 묶여있다 죽게만듭니다.
서울 사람들 지방가면 죽는줄 알아요.
이걸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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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gyong Park ·
이런 글을 싸질러 놓고 부동산 전문가라 불리고 싶은 모양이다.
거래세를 대폭 낮춰야 하지만 보유세역시 낮춰야 한다.
세금을 낮출수록 사회 경제 전반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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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geneKoh84
예전에는 아이들 대학가면 상급지에서 나와서 보다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이 자유로웠습니다. 불과 박근혜 대통령시대까지도요. 지금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세금과 신뢰할 수 없는 제도 때문입니다. 계속 부동산정책이 바뀌고 세금은 높아지는데 세상이 어찌될 줄 알고 계속 몸은 기운 빠지는데 이동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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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미국이 주택 가격의 2%를 보유세로 낸다는 얘기는 어디서 나온 얘긴지 모르겠구요. 대부분 1%고 아주 비싼 곳들 중 그런 곳이 있는 거겠죠. 보유세라는 것이 매년 내는 건데 1%도 비싼 겁니다. 또, 미국은 월세가 매매가의 7-12%라는 얘기는 왜 쏙 빼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미국은 집을 월세를 주면 팔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이런 저런 내용보다 이 글 쓴 사람의 사고방식 자체가 너무 이상합니다.
"버틸 수 없게 해야 된다." "뺏아야 된다."
이것도 결국 좌파적인 시각이죠. 왜 뺏으려 하나요?
국민의 사유재산입니다. 언제 팔지는 산 본인이 하고 싶을 때 결정하는 겁니다.
국민들 재산을 자기 걸로 생각하니까 저딴 소리가 나오죠.
미국이 보유세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인구밀도가 낮아 매년 현금 세입이 없으면 나라를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황 파악도 못하면서 이런 얘기 하는 정신나간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살기 힘듭니다.
그리고 한국도 종부세 최고세율은 매년 매매가의 거의 2.5%인 거 아시죠?
종부세 때문에 어느 정도만 넘어도 매년 매매가 1%는 넘습니다.
그나마 매년 보유세도 무식하게 많이 내고 양도세로 집을 뺏아야 된다는 병신같은 현재 좌파들보다는 "조금" 낫네요.
보유세 올리면 전세 다 없어지고 월세율 현재 매매가 3% 미만에서 5%로 뛸 거라는 점은 알아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미국은 집값이 특별하게 싼 곳만 보유세가 비쌉니다. 주 지출은 일정한데 집값이 싸면 세출을 유지 못하거든요. 대표적인 곳이 뉴저지죠. 근데 맨해튼 중심가까지 30분 거리밖에 안되는데 집 가격은 거의 1/5라 그런 겁니다. 그렇게 내도 맨해튼에 집 사는 것보다 지출이 크게 적으니까 그런 겁니다. 집값이 비싼데 보유세 비싼 나라 없습니다. 비교하려면 홍콩과 비교해야죠. 홍콩은 보유세 0%, 양도세 0%, 증여상속세도 0%입니다. 그런데도 금리 급등하고 경기 안좋아지면 버틸 수 없는 집주인이 집을 패대기쳐서 엄청나게 할인된 가격으로 쏟아집니다. 보유세랑 상관 없습니다. 홍콩은 그런데도 매매가 대비 월세율이 5%구요.
시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저딴 식으로 얘길 하니 답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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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kang Moon
광주의 은둔형 활동가.. 아직도 문재앙류 개소리를 하는걸 보니 김수현 시즌3의 예고편인가.. 그래 조선놈들은 삼세번인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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