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3

북녘 배낭여행 | 항구도시 남포, 자전거 타고 구석구석! 2015년 9월호 | 통일한국



북녘 배낭여행 | 항구도시 남포, 자전거 타고 구석구석! 2015년 9월호 | 통일한국

북녘 배낭여행 | 항구도시 남포, 자전거 타고 구석구석! 201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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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배낭여행 7
항구도시 남포, 자전거 타고 구석구석!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한층 주춤해진 9월이 찾아왔다. 한여름 때보다 하늘도 조금 더 높아진 것 같다. 가을의 초입을 맞아 친구와 함께 남포시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01 남포항 02 서해갑문 전경

남포시는 북한 서부 대동강 하류연안에 위치한 시로, 시의 남서부 일부 지역은 서해에 면해 있는 곳이다. 동서 간의 길이는 34km이고, 남북 간의 길이는 37km이며 면적은 829㎢로서 국토면적의 0.68%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행정구역은 5구역 1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포시에는 북한에서 가장 큰 국제무역항인 남포항이 있다고 해서 자전거를 챙겨 남포로 향하는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남포항에 도착했다. 남포항은 북한에서 가장 큰 국제무역항답게 북한의 대외화물수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수심이 평균 9~11m로 깊고 대동강 어귀로부터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서해갑문 댐이 방파제 역할을 하므로 배들을 잘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남포항에서는 1만t 이상의 대형선박 여러 척을 동시에 접안하고 상하선작업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남포항은 많은 배들과 사람들로 분주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소가 누워있는 와우도? 남포 전경이 한 눈에!

남포항을 둘러보고 본격적인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였다. 첫 번째로 향한 곳은 와우도였다. 와우도는 예로부터 북한 서해안의 명승지 중 하나로 알려진 곳으로 그 모습이 마치 소가 누워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와우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명승지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 무색하지 않게 와우도는 여러 개의 낮은 봉우리들과 기암절벽, 모래밭과 소나무 숲이 대동강과 서해바다에 어울려 그 풍치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또한 와우도에는 멋진 경치와 더불어 해수욕장, 뱃놀이장, 백사장을 비롯한 낚시터, 농구장, 탁구장 등의 문화체육시설들이 꾸려져 있어 이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냥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와우도이지만 와우도의 산마루인 와우봉에 오르면 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고 하여 올라보니 탁 트인 남포시의 전경이 화폭처럼 안겨오는 느낌을 받았다.


03 와우도유원지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서해갑문이었다. 서해갑문은 대동강 하류 끝살뿌리-피도-광량만 사이의 20리 바다를 가로막아 건설한 바다갑문으로 1986년 6월에 준공되었다. 서해갑문이 건설됨으로써 대동강 하류에 큰 인공호수가 생겨나게 되었고 그 풍부한 물로 간석지의 물 문제를 비롯해 대동강 하류유역의 관개용수문제와 공업용수, 식수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며 가뭄과 홍수의 피해도 막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대동강과 재령강의 수심이 깊어지고 갑문 댐 위로 철길과 도로가 통과해 서해안 일대의 교통운수발전에도 새로운 전망이 열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서해갑문이 건설되기 전에는 남포에서 황해남도 은률군까지 무려 200km를 돌아가야 했지만 지금은 8km만 가면 된다고 한다. 여러 모로 서해갑문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더불어 바다위에 놓인 서해갑문의 도로를 자전거를 타며 쌩쌩 달려보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가슴을 뻥~ 뚫어 주는 것 같았다.

벽화무덤 보니 고구려 기개 그대로 느껴져

시원한 바닷바람을 실컷 쐰 후 나와 친구는 남포시 화도리로 향했다. 화도리에 도착해 먼저 찾아간 곳은 고구려 벽화무덤인 ‘수렵총’으로 더 익숙한 사냥무덤이었다. 북한에서는 수렵총을 사냥무덤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사냥무덤은 무덤 칸의 벽과 천장에 인물풍속 및 사신도가 그려져 있는 외방무덤이다. 사냥무덤을 둘러보니 동쪽 벽에는 윗부분에 해와 세발까마귀, 그 밑에 말 탄 사람과 청룡이 그려져 있었고, 서쪽 벽에는 윗부분에는 달과 두꺼비, 그 밑에는 사슴을 쫓아가며 활을 쏘는 사냥장면과 백호가 그려져 있었는데 ‘사냥무덤’이라는 이름이 바로 이 서쪽 벽에 있는 사냥하는 그림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남쪽 벽에는 마주선 두 마리의 주작, 그리고 북쪽 벽에는 북두칠성과 그 밑에 주인공의 실내생활도와 현무가 그러져 있었다. 한편 천장에는 구름무늬와 초롱무늬 등이 그려져 있었다. 벽화들은 오래전 고구려시기에 그려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의 섬세함이 전달될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사냥무덤을 둘러보다가 문득 무덤에 그려진 벽화를 과거 교과서에서 봤었던 기억이 떠올라 책으로 봤던 것을 실제로 보고 있다는 점에 감회가 새로웠다.


화도리 꾀꼴새

사냥무덤을 둘러 본 후 찾아간 곳은 같은 화도리에 위치한 화도리꾀꼴새(꾀꼬리)번식지였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니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화도리꾀꼴새번식지에 도착하자마자 꾀꼬리의 청아한 ‘꾀꼴~ 꾀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꾀꼴새번식지는 화도리 소재지에서 약 3km 정도 올라가 있는 북쪽 수원지를 중심으로 주암산골의 전 지역이 포함된다고 한다. 이곳은 남쪽의 과일밭과 논을 제외하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맑은 꾀꼬리의 울음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려보니 작고 선명한 노란색의 꾀꼬리를 찾을 수 있었다. 사실 그동안 꾀꼬리의 생김새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꾀꼬리를 보면서 꾀꼬리가 울음소리뿐 아니라 생김새도 예쁜 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남포여행은 화도리꾀꼴새번식지를 마지막으로 마무리 지었다. 자전거 여행은 처음이었는데 다행히도 남포시는 준평원에 가까울 정도로 지대가 낮아 자전거를 이용해 둘러보기 편리했다. 조금 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면, 이번 여행에서 미처 둘러보지 못한 남포의 구석구석을 다시 한 번 자전거로 누벼보고 싶다.


사냥무덤 안방서벽(좌), 사냥무덤 안방동벽(우)

※ 본 여행기는 가상으로 제작된 것입니다.

박지혜 / IPA 온라인 홍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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